먹이. 먹이. 먹이. 어찌됐건 사람인 그들을 쥐에 비유하는 것은 조금 내키진 않지만... 쥐를 꿰어내어 잡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쥐덫이 있다. 쥐덫이란 무엇이더냐, 쥐가 관심가질 만한 것을 놔두고 툭 하고 건들면 재빠르게 작동하여 쥐를 콱 잡아버리는 덫이다. 내가 떠올린 방법은 쥐를 잡아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지언정 자유 마카오에 있는 '헌터'를 확실하게 꿰어낼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유 마카오에도 훈타가 있고, 훈타가 있음 그 훈타의 힘을 빌리는 '의뢰'가 있는 법이제? 그라믄... 의뢰를 요청하는 건 어떻다고 보는데?" "어차피 목표는 쥐를 꿰어내어 그들이 선택지를 내밀든 내가 내민 선택지를 고려하든 하는 거니까 말이다. 의뢰 내용은 뭐 거창한게 아이여도 별 문제 없어 보이는데."
"아...그냥 보너스는 아니고...음, 이건 나중에 얘기해주지. 내가 말하기 전에 알게 될 수도 있겠지만..."
강산의 표정에서 조금 난감한 기색이 떠오른다. 특수 협력 의뢰 건 자체를 모른다? 그렇다면... 확인해봐야 할 게 있었다.
"류 씨, 혹시 내가 우리 반 단톡방 있다고 말해줬던가?"
조심스레 물으며 헌팅 네트워크의 단톡방에 초대된 인원을 확인해본다. 목소리가 조금 떨리는 것 같다... 특수 협력 의뢰 건은 단톡방에 공유되었을 테니 단톡방에 있는 인원이라면 한 번쯤은 이 내용을 알아야 하지 않나? 강산도 본가에 있을 때 단톡방 내용을 보고 그 건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까. 설마 초대가...누락됐나...?
>>489 사실 아직도 이 행동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참을 내달리고, 원했던 결과가 부정되어가는 느낌. 그러면서도 그것을 내려놓은 순간의 후련함. 이제 내달릴 수 없다는 생각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도 달릴 수 있게 되었다는 그런 감정의 후련함입니다. 의무, 그런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준혁의 마음은 그보단 조금 더 가볍습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의 이름. 그리고 그 곳에서 나오는 무게에서 벗어났습니다. 항상 완벽해야만 한다는 욕심과 생각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렇게 현준혁이란 인간은 드디어 현준혁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준혁은 단지 북해길드의 후계자. 그런 이름 하나로 버텨온 겁니다. 자신의 잘못과 실수들을 묻어두고, 자신의 장점과 특기만을 내세우며 달려온 겁니다.
" ...... "
그런 준혁을 현중석은 가만히 바라봅니다. 어떤 감정일까요. 지금까지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히 취해온 못난 아들이 미친 걸까 고민하는 걸까요? 아니라면, 지금의 자신을 책망할 단어들을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 입이 떨어지기 전까지 준혁은 조금의 두려움과 고민으로 기다립니다. 길드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준혁이 가지고 돌아온, 북해의 상징을 벽에 걸린 이무기 조각에 돌려줍니다. 천천히 하늘로 승천하는 그 용의 모습은 조용히 바라봅니다. 긴 침묵을 마치고 그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 처음 무기를 잡았을 때의 난 이미 기틀을 닦아놓은 분들의 손을 따라 걸었다. 최초의 헌터, 헨리 파웰이 헌터의 이름을 만들고 그의 동료 미웰이 이터니티를 만들어 헌터라는 이름을 공고히 했을 때. 나는 그들이 닦아준 나의 길에 보답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그들을 따라 게이트에 들어갔고 겨우 한 마리의 몬스터에게 작은 상처를 만들었을 뿐이었다. "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입니다.
" 아무리 노력해도 나보다 강한 이들 투성이었다. 이터니티는 1세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역사가 있었고 그 역사의 주축들이 여전히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해라. 그 말과는 어울리지 않도록 나와 자신의 사람들을 챙기던 이들이었다. 그게 이터니티. 최초의 길드였고... 내가 사랑했던, 내 최고의 길드였다. "
" 그런 이들을 지키고 싶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앞에서 그들이 챙기던 사람들을 챙기고 싶었다. 그래서 앞서나갔고 무기를 들었다. 그렇게 싸우고 살아남고 성장했다. 어느순간 내 등 뒤를 보며 달리는 이들이 있었고 나를 돌격대장이라 부르며 나와 같이 서길 바라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즈음이었을거다. 최초의 헌터. 헨리 파웰이 암살당한 것이. "
" 누구도 몰랐다. 두 자루의 검을 들고 언제나 위기를 돌파하던 그 남자가 죽을 거라곤 말이다. 나 역시도 그 의미를 이해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터니티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모든 헌터의 아버지라 불리던 그 남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서 자신의 자식들을 사랑했으니까. 이기적으로 행동해라.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겨라. 그런 말을 하던 그 남자의 마지막은 정말 이기적인 죽음으로 마쳤다. "
" 그 뒤에 나는 신 한국으로 돌아와 당시 지역 인사의 딸이던 네 어머니와 결혼했다. 그리고 너와 네 형, 네 동생을 낳았지. 길드를 세워 천천히 성장시켰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니... 두려워지더군. 지금 내가 이루어낸 것이 이터니티의 때처럼 무너질까봐. 그래서 나는 네 형을 물아쳤다. 채찍질했지. 그 결과 네 형은... 가디언이 되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겠다는 그 말에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 순간에도 나는 길드를 걱정하고 있단 사실을 알았다. "
아마도. 저 목소리는 울음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티는 나지 않음에도 단지 울지 않기 위해서, 조금의 걱정도 시키지 않기 위해서 눈물을 참고 있다고 느껴지는 말을 듣습니다.
" 그렇기에 나는 너에게 더 엄격히 대했다. 재석.. 네 형처럼 망가질지 모른단 생각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녀석이 나를 향해 거래를 운운하고, 부탁을 뱉고, 감사를 말했고... "
" 이제는,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구나. "
현중석은 천천히 고갤 끄덕입니다. 이건 어색한 고백입니다. 미련을 버린 준혁에게, 자신도 미련을 가졌더라고. 부족한 아들이라는 준혁의 말에 부족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남긴 것입니다.
더 말하는 대신 준혁은 고개를 숙이고, 문 밖으로 나옵니다. 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모습을 지켜본다면 울음이 나올 것 같아서. 빠져나왔을 뿐입니다. 알듯, 모르듯. 많이 비틀어진 관계였을지도 모르지만.
두 사람은 어느정도, 서로를 이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레벨이 1 증가합니다. 현재 레벨은 33입니다. 훼룡창이 알 수 없는 감정에 반응합니다. 훼룡창에 의문스런 질문이 담깁니다. - 스스로에게 물어 답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 유럽에서 '시체와 칼날의 노래'와 관련된 게이트들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 죽음, 불완전한 불사, 시체와 관련된 무언가들의 효과가 증가합니다. ▶ 유럽에서는 유찬영의 가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망념의 효율 증가 효과가 사라지며, 영향력에 의해 정신력이 쉽게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쉽게 회복할 수 없습니다. ▶ 바티칸이 시체와 칼날의 노래 교단의 흔적을 밟기 시작합니다. 그에 따라 바티칸의 사제들과, 그들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교단의 사제들 역시 활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 유럽에서 기사재전이 열립니다! 수많은 기사들이 모여, 누가 최고의 기사인지 가리는 대회가 발생합니다! 그에 따라 신규 세력인 '기사단'이 등장하며 캐릭터들은 특정한 계기를 통해 기사단에 소속되거나, 기사단의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 특별반을 통해 정식으로 'UGN'의 의뢰가 도달했습니다. 이 의뢰는 다른 의뢰와 공통으로 수락할 수 있으며 '죽은 심장의 태아'를 수색하는 의뢰입니다. 이 보상으로써 UGN은 의념 각성자가 의념기를 각성할 수 있는 '유찬영의 파편'을 대가로 걸었습니다. 의뢰의 수락은 모두의 자율이나 의뢰를 수락할 시 UGN의 명령을 우선하여 처리하여야만 합니다.
나의 가족, 나의 길드, 나의 사명 이제는 너무나 멀게나마 느껴지는 것 내려놓은 순간 너무나 후련하면서도,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
아버지의 길드를 누구보다도 자랑스럽게 여긴것은 자신이었기에 그것을 내려놓는다고 다짐하였어도, 그 순간이 찾아오자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지금도, 북해길드는 준혁에게 너무나 소중한 자신의 집이자 고향입니다. 누구보다 존경하는 아버지가 일구어낸 길드이며 언젠가 자신이 선망하는 형이 돌아올 길드이며 장로님도, 여동생도, 모두 너무나 소중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붙잡고만 있으면, 스스로를 좀먹어 갈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준혁은 기나긴 시간동안 붙잡고 있던 짐을 내려두려 합니다.
헌터 따위보다 가디언이 더 대단하다, 라고 주장하던 건방진 녀석과 싸웠던 일. 형과 함께 길드를 더 번성시키고자..둘 다 헌터가 되자고 약속했던 일. 삼촌과 함께 지내면서 여러가지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던 일. 전부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490 불안과 여러 감정들로 혼란스러울수록 유하는 자신의 품에 있는 스승님의 의복을 꽉 붙잡습니다. 위대했던 스승님, 그 분의 마지막을 알리는 이가 무너져선 안될 테니까요. 꾹 참으면서, 일그러진 공간 속으로 천천히 걸음을 내딛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유하의 온 몸이 찢기고 마음 깊숙한 곳까지 헤집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지독한 공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유하의 눈 앞에서 거대한 옥좌에 앉은 남자는 당연히 그 자리에 어울리는 남자입니다. 어쩌면 이 좁은 땅에서 벗어나 한 세계의 주인이라 보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남자입니다. 처음 의념을 각성한 순간. 자신이 진짜 드래고니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날. 자신의 한계가 타인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던 날이 떠올립니다. 그 순간에 좋아했던 것이 겨우 반딧불이가 제 불빛을 가지고 반짝인다 믿던 것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숨을 마시려 하던 행동조차 잊을 만큼 갑작스러운 충격에 유하는 기침을 뱉으며 목을 긁습니다. 살갖에 손톱이 박혀들고 그 고통이 느껴지고서야 겨우. 유하는 겨우 한 줌의 숨을 마신 채 땅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 머리를 감정 없이 땅에 조아린 순간에야 겨우. 몸을 미친 듯 억누르던 압박감이 조금은 줄어듭니다. 이 거대한 공간에 있는 것은 유하와 단 한 사람입니다. 그 한 사람의 존재감이 이 공간 전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툭, 툭, 툭, 옥좌를 손가락으로 두드릴 때마다 거대한 의념의 파동이 공간 전체에 울립니다. 오만한 드래곤의 피는 앞에 선 존재의 힘 앞에 일찍이 굴복해버렸고 유하의 심장만이 두근거리며 겨우 유하를 돕고 있었을 뿐입니다.
" 고갤 들어라. "
유하는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위치를 바라봅니다. 두 눈에는 의지가 조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당연해 보이는 듯 덤덤한 눈으로 그는 유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의 등 뒤로 이따금 피어나는 붉은 날개는 무형의 존재일 의념이 의지를 가지고 모여들어 수십만의 조각이 하나의 날개로 피어나는 듯 보였습니다. 그 하나하나가 유하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대한 마도를 한참이나 위에서 내려볼 수 있을 강대한 힘입니다. 문득 무의식에 유하는 헛웃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왜? 지금까지 나아가고, 쌓아올린 모든 것은 저 남자에겐 조금의 감상도 느끼지 못하게 하니까요.
죽을 것 같은 감각 속에서도 유하의 의념은 기꺼이 그에게 반응합니다. 정체 모를 청량감에 의해 유하의 고통과 상처가 씻겨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마치... 억지로 막힌 벽을 두드려, 밀어내어 뚫게 만드는 듯한 감각입니다.
하유하의 레벨이 1 상승합니다. 현재 하유하의 레벨은 35입니다.
" 이름은? "
유찬영이 유하에게 묻습니다. 지금부터 모든 묘사와 표현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