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잠시의 기다림과 함께, 곧 무언가를 담은 트럭이 천천히 다가옵니다. 중경 한가의 위험 표식이 찍힌 트럭이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올 때. 토고는 트럭에서 풍기는 기묘한 압박감에 침을 삼키고 맙니다. 곧 트럭이 멈추고 두 명의 남자가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내립니다. 둘 모두 무기를 패용한 것은 만약 문제가 일어난다면 즉시 대응하려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곧, 컨테이너의 문이 천천히 열리고 안에서 두 명의 가디언이 더 나타납니다. 그들의 중앙에는 팔다리를 구속당한 체. 흔들리지 못하도록 고정된 인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천천히 두 가디언은 고정을 풀고 남은 가디언은 구속복 그대로 그를 들어 옮깁니다. 마침내 땅을 딛고.
" 후우...... "
천천히 구속복의 균열이 발생함과 동시에 사진 속 인물을 빼닮은 남자가 입꼬리를 올립니다.
" 다음 번에는 조금 부드럽게 대해주게나. 너무 흔들거리니 멀미 때문에 고생을 했거든. "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그 목소리는 꽤나 듣기 좋은 저음이었습니다. 높지 않고 잔잔한, 그런 목소리 말입니다. 어차피 의념 각성자이기에 멀미는 하지 않겠지만, 나름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한 농담에 가까워 보이는 행동입니다.
" 다음은 대충 알고 있네. 개목걸이를 스스로 차는 취향은 없지만 그러지 않으면 그대들이 나를 죽이려 들지 않겠나. 프로페서, 저 빌런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하면서 말이야. "
그 말과 함께 프로페서는 가디언이 쥐고 있던 목걸이를 빼앗아 스스로 써냅니다. 의념의 제약과 함께 몸이 무거워짐에도, 조금 휘청이길 끝으로 피로한 미소를 짓습니다.
" 걱정하지 말게나. 나는 루트가 꽤 맘에 든다네. 뿌리. 더러운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두어 지지대 역할을 하게 한다. 그리고 그 영양분을 잎과 줄기에 공급한다는 그 이름이 꽤 맘에 들거든. 아, 대신 슐리카 양은 조금 걱정이 되더군. 고문 기술자는 고문을 즐기게 되면 안 되지 않나. 그런데 그녀는 요즘 꽤 고문을 즐기는 것 같더군. 거짓말이라 믿을지도 모르네만, 심리 상담은 받아보라고 해주게나. "
가디언들은 그런 프로페서의 말을 무시하고, 그는 어깰 으쓱이며 토고를 바라봅니다.
" 그래. 이 학생이 내 이번 수업의 대상인 듯 하군. 자유 마카오와 가디언이 아닌 인원이 하나. 그에 더해 신참 가디언이 이곳에 있다라... 아하. "
그는 불쑥 토고에게 고개를 들이밀며 묻습니다.
" 나는 수수깨끼를 좋아한다네. 자. 내 수수깨끼를 맞추면 상을 주도록 하지. 쥐구멍에 빛이 새어들면 쥐는 어떻게 반응할 것 같나? "
워매 커다란 거. 토고는 잠시 뒤 다가온 트럭에 휘파람을 살짝 불었다. 중경 한가으이 위험 표식이 찍힌 트럭은 그 표식만 해도 생물재해가 눈 앞으로 다가오는 듯 했다. 보통 사람이람면 바로 웅성거리거나 주변 치안 담당자의 말에 따라 대피했을지도. 트럭이 멈추고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사람이 내린다. 그리고 트럭의 컨테이너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가디언이 두명 더 나온다. 총합해서 4명. 4명의 가디언을 대동해야 할 정도의 인물.
프로페서가 드디어 눈 앞에 당도했다.
프로페서는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며 가디언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 같았다. 가디언들은 일말의 반응도 하지 않고 그는 양시준 소위에게서 들었던 것처럼... 스스로 목걸이를 차는 광인이었다. 신사답게 미친놈. 빌런들은 전부 다 정신이 맛이 간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전쟁 스피커나 프로페서나. 그가 나를 바라보고 나를 학생이라 칭하며 불쑥 다가와 수수께끼를 낸다.
수수께끼는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쥐구멍에 빛이 새어들면 쥐는 어떻게 반응하느냐? ..이거 진짜 대답해야 하나? 상을 준다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토고는 잠시 고민한다. 사실, 수수께끼에 대한 답은 진작에 나왔다. 자신만의 답이. 하지만 이걸 대답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로 고민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 그러다 결국 토고는 입을연다.
"요걸 수수께끼라 불러도 되는 깁니까? 크크... 아이다. 다른 걸로 비유하면 수수께끼는 맞겠네예. 쥐새끼, 지 사는 곳에 빛 들어오믄 도망가지예."
토고는 그의 반응에 농을 던진다. 전쟁 스피커를 쥐새끼 취급하며 이론을 말하는 그. 하지만 맞는 말이긴 하다. 자유 마카오는 이미 쥐굴이라 볼 수 있다. 쥐가 넘치고 넘치는 쥐굴. 그 중에서 특정 쥐 한 마리만 잡기는 엄청 힘들지. 그러니 쥐굴부터 막아야 한다. 그는 그런 말이 하고 싶은 것인가?
"여윽시 교수님은 다르네. 마, 그래도 일단 쥐구멍부터 내는 막으려고 했는디. 원래 쥐 잡는 법은 쥐구멍이란 구멍은 죄다 막고 안에 불 피우는 거 아이겠나?" "진짜로 불 피우믄 초상집 다 태워뿐다고 불은 못 피우것지만 쥐구멍을 막는 건 기본이라 내는 생각하는디 우리 교수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교?"
" 첫째. 찾으려는 것을 쥐라는 영역에 국한하지 말게. 쥐굴을 이해하려면 쥐새끼가 아니라 통로를 봐야하네. 통로가 어떻게 짜여졌고, 어떤 쥐가 사는가. 쥐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기뻐하는지 쥐굴은 어렴풋이 우리에게 알려준다네. "
즉, 토고와는 달리 그는 전쟁 스피커를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이 자유 마카오를 쥐굴로, 그 안의 이들을 쥐새끼로. 그리고 토고나, 전쟁 스피커와 같은 '외부의 것'을 빛으로 말한 겁니다.
" 두번째. 그 말은 마음에 드는군. 쥐구멍을 막고 모든 굴에 불을 피운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네만 이 쥐굴이라는 사회에 대고 본다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되겠어. 쥐굴에 빛이 새어드는 것을 신경쓰는 쥐는 없네. 하지만 쥐굴에 연기가 새어드는 것은 경계할 쥐가 투성이지. "
가볍게 양손을 모아 턱을 괴면서, 프로페서는 토고를 바라봅니다.
" 찾고 싶은 게 있다면 다른 쥐들을 나오게 하게. 쥐굴의 사회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쥐들이지. 그러니 불을 피우고, 연기를 피워대게. 쥐를 잡으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네. 무시하지 못할 존재가 되고 나면 저들은 몇 가지의 선택지를 둘 것이네. 이유를 묻거나, 학생을 제압하려 들겠지. 자, 이 대답이 세번째일세. "
" 두 번째 수수깨끼. 가족이란 이름으로 끈끈한 쥐들과, 풍족한 먹이를 약속한 쥐들. 어느 쥐를 꿰어낼텐가? 그 이유는? "
'자유 마카오와 가디어니 아닌 인원이 하나.' 라는 말이 그런 뜻이었나. 자신과는 다른 사고방식. 그런 건 익숙했지만 이번 건 뭔가.. 뭔가 다르다. 처음부터 영역을 따로 두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자유 마카오는 쥐들의 소굴이다. 쥐들의 소굴에 간섭하는 것은 우리와 '전쟁 스피커' 이 둘이다. 흠... 확실히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전문적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으니 편하긴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의지하게 된다. 이는 경계해야 한다.
"소굴이야 얼마든지 맨들면 되지마는, 지 목숨이 나가게 생겼는데 안 그러겠나?"
토고는 턱을 매만진다.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도권이 넘어가버렸다. 사실 그러든가 말든가 상관없긴 하지만.. 주도권보다는 행동권을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수께끼로 자꾸만 자신을 알아내려 하는 것 같아 그것도 기분 나쁘고 두번째 수수께끼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끈끈한 쥐들과 풍족한 먹이를 약속한 쥐들... 어느 쥐를 꿰어내야 하는가...
"내는 후자다." "이유는 간단한데 가족이란 끈이 너무 끈끈하믄 역으로 물어뜯으려 할기고, 너무 헐거우면 언제든지 잘라낼 수 있다. 단순히 꿰어내는 것만 따지자면 제일 쉽겠지마는.. 꿰어내는 것 자체가 이용해먹으려고 하는 거 아이겠나?" "그래서 후자를 택한 이유는, 쥐들이 원하는 게 딱 그거라서 그렇다. 먹이." "결국 쥐들도 똑같은 생물이다. 생존 본능이 있는 생물. 태풍 치는 날 바깥에서 자는 한이 있어도, 하루 배불리 먹는 걸 우선시 여긴다. 내 손에 무언갈 쥘 수 있다면 쥐는걸 우선시 여긴다."
토고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조금 껄끄러웠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쥐'라면 저럴테니까.
"이번엔 몇 점이고? 하다보니 오기 생기는데 기왕 하는거 고득점을 노려봐야 하지 않겠나?"
" 나는 계속 이렇게 자네가 놓치는 부분과, 그 이유에 대해 물으며 자네에게 답을 요구할걸세. 왜? 나는 가르치는 이이지 맞추는 이가 아니기 때문일세. 어떤가. 자네는 내 언어를 통해 쥐의 사회와 모습, 그리고 자네의 위치를 알게 되었네. 그럼 뭐가 필요하겠나. 어떻게 쥐를 끌어당길건지 물었지. "
토고의 생각따윈 관심도 없다는 듯 프로페서는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자. 이제 쥐를 사람으로 보게. 현재의 만족과 미래의 기적을 바라는 이들. 마침 이 자유 마카오에도 그런 이들이 '우연히' 있지 않나. "
먼저 나를 위해 이렇게 고생해준 캡틴 정말로 고마우이... 우연찮게? 1세대 빌런을 잡기 위해 1세대 빌런의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이게 뭐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가세요~ 하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 편하긴 한데... 뭔가.. 뭔가... 뭔가???? 진짜 말로 설명은 못하겠지만 뭔가 꺼름칙해. 막 누가 "너도 사실은 좋아했잖아." 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 자꾸 건드는 느낌? 이게 참치로써는 좋아. 이렇게 하면 되겠네! 음음! 하고 방향을 대강 정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캐릭터적으로 보면... 저런 기분이 드는거지. 아씨... 꼴받네? 근데 반박 못허니까 짜증나네;; 이런 느낌?
그리고 심리학자답게 인간 심리를 잘 파악하는 기분. 처음부터 전쟁 스피커가 목적이구나 하는 걸 아는 기분이야. 신입 가디언이라는 건 양시준 소위를 말하는 건가? 흘러가다 나왔지만 가디언들 얼굴 죄다 알고 있을 것 같은게 대학은 안 갔지만 학생들을 여러 의미로 생각하는 교수 같아.
그리고 난 온화 선교회가 가족이란 이름으로 끈끈하게 엮어진 세력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네 히히 머쓱타드... 이번 부분에선 약간 토고랑 생각하는게 다르기도...
마지막으로 현재의 만족과 미래의 기적을 바라는 이들... 흠... 길드 연합인가?
량가는 량가라는 이름 때문에 미래의 기적은 바라지 않을 거고..
온화 선교회는 향상하려는.. 그런 끼미가 안 보여.
그럼 남은 건 길드 연합인데.. 자유 마카오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그런 걸 다 파악하는 거 자체가 진짜 무섭다.. 어쩌다 토고는 빌런들이랑 엮이게 도ㅓㅣㄴ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