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세계관 자체가 포괄적이거나 방대할 수밖에 없는 무협같은 세계관은 어물정 넘기거나 하는 식으로 설정의 구멍을 채워용. 초절정이 몇명인데 이들 나이가 몇이고 이런것도 있을거고.. 그렇게 하려면 창작자가 너무 크게 고통받아용. 좋게는 호기심을 채우는 건데 나쁘게는 스트레스 주실 수도 있는 질문이에용..
교국에 들어서지 아니하면 제 아이 볼 수 없게 함은 정파의 도련님에게 있어 가장 큰 처벌이자 선포였다. 그만큼 귀한 아이니 귀히 여기라는 선포. 지금 상황을 들은 재하의 심사가 어찌 꼬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당신이 받아들이기엔 그런 뜻일 테다. 단호한 대답에 재하 눈동자가 점차 작아지다 다시 돌아온다. 당신은 보지 못했겠지만. 재하는 눈을 내리깔았다. 역시 당신은 다른 사람이고,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놓칠 수가 없는 모양이다. 당신에게 애교스러움 보이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으니, 이는 아직은 속에 숨겨둘 비밀이다.
"그리 걱정이 되었다면 다음부터는 부드러이 대해주시면 되는 것이지요. 아니하여요?"
재하야, 당신이 부르는 제 이름 두 글자에 그만 장난기가 동하고 만다. 당신이 내심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것 같았기에 더욱이. 꾀꼬리 노래하듯 보드라웁고 낭랑한 목소리로 속삭이니 은야는 앓는 소리를 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꿀물이라도 가져올 터이니 기다리십시오."
더는 못 듣겠으니 자리 잠시 비워주겠단 뜻임을 어찌 재하 모를까. 기회다 싶어 뺨에 닿는 손 다시금 느릿하게 기대며 눈 휜다. 뺨을 조물거리는 손길에 휘었던 눈도 잠시 감긴다. 손을 잡을 적엔 가늘게 뜨인 눈빛에 아쉬움이 비쳤으나 어찌하겠는가, 떠난 손 다시 볼 위에 얹기에는 사람 마음이란 것이 참 간사하여 알량한 자존심이 서고 만다.
"할아버지라."
피식 웃는 모습에 동그랗게 뜨인 눈에 호기심 깃든다. 할아버지, 재하에게도 할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있었지. 나 노인. 무공도 배우지 아니한 일반인이요, 재하의 삶에 가장 큰 기댐목이 되어주었던 사람 중 하나였던. 기루 사람들과 달리, 재하를 온전히 재하로만 봐주었던 상냥한 사람. 그렇기 때문에 할아버지를 무서웁다 생각하기엔 조금 거리가 있었던 모양이다. 대신 다른 것이 떠올랐는지 고개를 기울인다. 고이 퍼진 머리카락이 접힌다.
장난기 동한 모습을 눈치채지 못 할 그가 아니었으나, 그는 언제나처럼 제 정인의 장난기에 당해주고 만다. 당해준다기보단, 당해버린다에 더 가까운 것이지만. 애교스러운 모습에 피식 웃음을 흘리며 그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그래도 장난친다는 것은 나름대로 그 자신을 배려해주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감사할 따름이었다.
"다음에 또 같이 있을 기회가 있다면, 그리해야겠지."
희미하게 웃으며 말한 것은 언젠가 또 이렇듯 함께 할 시간을 갖자는 무언의 약속이었다. 낭랑한 목소리가 듣기 감미롭기만 했는데 곁에 있던 이에게는 아니었나보다. 아니, 오히려 그녀에게 또한 감미롭기에 견디기 어려운 것일까.
"...루주께서 가시기도 하셨으니."
결국 루주가 방을 나서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는 작게 속삭이며 짓궂은 표정 지었다. 재하의 눈빛에 아쉬움 스친 것을 보았기에 뺨에 다시금 볼을 얹는 대신 이마에 작게 입을 맞추었고. 보는 눈이 없으니 한층 더 대담해진 것인지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그저 즐거운 듯 재하를 눈웃음 지으며 바라보았다.
그러다 재하가 말한 것에 당황했는지 잠시 눈 크게 뜨고.
"아니, 그. 그것과는 다른 것이다. 애초부터 그건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
마음이 풀어진 탓인지 감정 변화가 둔해졌다 싶다가도 이렇게 7년 전과 같이 쉬이 당황하는 모습이 나왔다. 어젯밤의 영향인걸까.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 한 것은. 그는 한참이나 변명하려는 듯 횡설수설하다가 재하를 약간 원망하듯 바라본다.
"...날 놀리는게 재미있나보구나 재하야."
입 비죽거리지만 별로 삐진 것 같지는 않다. 발칙한 입술 손가락으로 한번 꾹 누르며 손장난 치고는
"어렸을 때는 할아버지께서 하지 말라는 짓만 하고 다녔으니 말이다. 그럴 때면 형님이 나를 끌고가, 할아버지께 잔뜩 혼났지..."
마치 혼잣말을 하듯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때의 추억이 떠오르기라도 한 것인지 아련한 표정과 함께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그 당시에는 별로 좋지 못한 기억이었을지 몰라도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라 지금 떠올려보면 하나의 추억으로 남아있었던가.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면 버릇이 나빠질 텐데도, 그걸 알면서도 고분고분 받아주시니 참 나쁜 분이기도 하여라. 재하 야살스럽게 웃어 보이다가도, 희미한 미소와 함께 당신이 제안하는 이야기에 속눈썹 살포시 들어 올리듯 하며 눈 마주한다. 사랑스러운 나의 도련님. 도련님은 재회할 날을 다시금 약조하고 있으시나 은연중에 대담한 밀회에 대한 동의를 내포하고 있으니, 어찌하여요. 남의 아내에 대하여 함부로 생각하는 것은 좋지 못함을 아는데도, 알량하고 편협한 시선일지언정 지금의 나는 아내분보다 훨씬 행복한 느낌이니. 재하의 미소는 사붓이도 가늘어진다. 아직 답하지 아니하였으나 필히 저 가는 웃음의 뒷말을 이을 날이 오겠지.
"누이가 가시었다 하였는데 대협의 기개도 같이 가버린 것인지……."
입술이 이마에 닿을 적엔 사랑스러이 속삭인다. 마음에 들었지만 욕심이라도 내고 싶었는지 가감 없이 속삭이는 꼴 맹랑하다. 이윽고 종알거리는 것도 명확히 당신 놀리고 싶었던 모양인지 낭랑하기 그지없다.
"정말 기억이 나지 않으시어요? 궁금한데…… 아쉬웁기도 하여라."
횡설수설 대는 것이 재미나기도 하였던지, 원망하듯 바라보는 눈길에 기어이 목을 타고 웃음소리 흘렀다. 눈이 긴 호선을 그으며 물 흐르듯 맑게 웃더니만 쿡쿡, 겨우 갈무리하곤 다시금 터져 나오려는 목구멍 속의 소리를 삼키려 무진 노력한다. "네에, 기실 도련님께서 반응하시는 것이 참으로 귀여웁기에." 살랑살랑 봄바람 흐르듯 장난스럽게 얘기하곤 입술을 누르는 손장난엔 눈을 깜빡. 하고 크게 감았다 뜨며 작게 앙탈 부리듯 하더니 합 다문다.
"형님..께서요? 그러하였군요……."
여전히 어렵다. 아련하고 희미한 미소. 재하는 저 미소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할아버지께서 혼을 내는 것도, 하지 말라는 짓을 하는 것도 있을 수 없던 일이니. 다만 당신에게 있어 추억으로 남아있으니 아마 재하의 기억에서 좋은 일만 남았듯 그와 비슷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재하 눈 고이 내리 깐다.
"형제가 있는 것은…… 어째서인지 조금은 부럽사와요. 물론 소마에게 피가 이어지지 않은 동생이 있긴 하지만……."
처음으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곤, 그것이 자신도 생경한 일이었는지 눈을 느릿하게 깜빡인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나.
야견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상인의 어깨춤을 퍽, 소리 나게 두들겨주고는 등을 돌린다. 손에는 이번 달 상납금이 담긴 주머니가 여럿. 평소라면 이런 수금은 아랫 것들에게 맡기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이렇게 실제 구역을 돌아보는 걸로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서...
“망할! 야! 빨리 고진이 형님 불러와! 저 곱상한 창잡이, 최소 이류 이상이라고!”
이렇게 파계회 부하들에게 걸린 시비를 볼 수 있다던가. 아무래도 부하놈들이 평소대로 저잣거리에 나타난 무인에게 껄렁 대다가 상대를 잘못 만난 모양이다. 간만에 몸을 움직이고 싶기도 했고. 어떤 자인지 살펴보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