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들을 사랑한다. 이 말에는 거짓이 없다. 거센 바람이 아이들을 잠들게 하는 곳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내 숨결을 불 뿐이다. 단지 조금의 열을 가진 숨이 그들의 볼깨에 닿아 잠드는 아이들의 웃음을 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가치는 다할 것이다. 그러니 단지 바라는 것은 하나다. 아이들의 나를 알아주길.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나를 기억해주길. 그렇다면 이 숨이 터져나갈 때까지, 아이들을 위해 내 숨을 불어나갈 테니.
나름 빠방한 털옷까지 구매하는데 성공한 나. 행군이도 있고 위아래 두꺼운 털옷 풀세트를 맞췄기 때문에 '이 정도면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어림도 없다. 의념으로 강화된 한기는 포켓몬 구 싸라기눈 처럼 틱 대미지를 선사하는데... 근데 이것도 조금 챙겨 입었으니까 이 정도.....인건가...?
솔직히 손유가 '그렇게 얇게 입고 오다니...' 같은 뉘앙스의 발언을 할 때 마다 두...두껍게 입고 온건데요....? 같은 생각을 했다. 그렇다....이 곳은 마굴이었다. 오죽하면 가디언 조차 오기 싫어하는 오지.... 전생 군인 소년 윤시윤은 혹한의 최전방에 배치된 것이다.... 플레이어인 나 또한 혹한의 최전방에서 근무했던 고로, 리얼 패닉이 새록새록....
<손유씨>
처음엔 잠이나 자고 있었던 데다가, 첫인상 묘사는 꽤 무서웠지만. 그 이후로 막상 행보는 되게 잘 챙겨주는 느낌?
아니 근데 이 사람 하는게 뭐랄까... 오지에서 근무하는 말년병장이 생각지도 않게 들어온 이등병을 데리고 다니는....그런 느낌인데...ㅋㅋㅋ 그래도 '아니 뭐야, 뭔 너같은게 왔어. 아오.' 하고 갈구는 타입이 아니라. '음.....고생 좀 하겠군...' 이러면서 살갑게는 아니더라도 챙겨줄거는 다 챙겨주는 타입 같기도... 처음에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상대를 구분하려고 한다...라는 묘사가 꽤 의미심장해서 신경 쓰인다.
그런걸 분간하는 스킬이나 특성, 혹은 성향 같은게 있는 걸까? 그래도 묘사에도 나오기도 했고, 손유씨는 기본적으로 선 성향 같고. 같은 성향끼리라 잘 대해주는 걸지도 모르겠네.
스킬은 현재 선보인 것으론 열기에 관련된 한자를 새겨 효과를 발휘하는 인챈트랑 화폭에 그림을 그려 힘을 불어 넣으니 집으로 가는 길이 드러나는 것. 이를 보건데 아마도 마도사일까? 특수한 비전을 쓰는? 그림이나 문자를 통해 일종의 언령이나 실체화를 시키는 스킬로 추정은 하고 있음.
개인적으로 궁금한건, 진지까지 있는거에다가 말하는투만 봐도 이 곳에서 오래 지냈던 것 같은데. 어쩌다가 본인 말마따나 이런 오지에서 일하는 괴짜가 된건지. 얽혀있는 사연이 궁금하네. 무서운 사람이라는 첫인상에 비해서, 은근 잘챙겨주고 상냥한게 좋았어. 이후로도 잘 지내고 싶다.
<재....재현형?....재현형??>
어제였나 쯔음에 캡틴이 살짝~ 이쪽은 타락한 신과 관련이 되어 있다....라는 얘기는 했는데. 아니 ㅋㅋㅋㅋ 재현형?? 재현형....!!? 종교계 캐릭터들(또리, 린)이나 연관되어있을 법한 내용과 맞닥뜨린 나. 신은 막강한 존재면서도, '신앙' 과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저번에도 언뜻 나왔던 걸로 기억. 쥬도님도 분명 소멸을 걱정하고, 확고한 신앙을 부러워 하는 내용이 있었던가...
그러고 보니 종교계에겐 의미심장한 '그리스' 에 대해서도 슬쩍 언급 되었네.
'그 존재가 실은 존재하지 않았단 식으로 배신을 받는가.' ' 그리스의 신화는 유독 신비롭게도, 그와 관련된 신들이 단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요. '
그리스 신화는 분명 엄청나게 메이저한 편이니 신앙이 부족했을리는 없지. 그러나 의념의 존재로 신이 '주시의 영역'으로 넘어왔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그 신앙의 대상은 사실은 없었다...란 식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었을까.
고찰에서 현실로 돌아와서. 그래서 일단....현재 사건의 원흉은 아이슬랜드의 고신古神. 의념으로 구현된 신은 잊혀지는게 두려워하여, 망념화한 괴물이 되었다.
아니 그.....
일반 의념각성자도 망념화하면 가디언 아니면 손대기 힘든 괴물이 되고. 뛰어난 의념각성자가 망념화하면 최악의 사태라고 불러도 괜찮은 괴물이 되는데. 신이.....망념화를 하면....어떻게 되는거지....??
심지어 그 게이트는...
" 그 신이라는 존재가 신앙을 받던 시절. 그 순간의 재현을 담은 이야기겠지. "
신으로써의 권능을 가지고 있던 찬란한 전성기의 시절을 재현한....상태라고....!? 한랭 저항을 뚫는 공포의 혹한 조차도, 게이트에서 '흘러 나온 한기' 정도라고....!?
그 안은 도대체 어떤 지옥도가 되어 있는걸까....신님, 아이들 다 죽어욧...
한가지 더 염려되는건....'재현형' 이라는 부분이네. 몬스터와 단순히 싸워서 이기는걸로 끝이 아니고, 그 사건을 재현해야만 하는 게이트라고 알고 있는데. 그럼 '신이라는 존재가 신앙을 받던 시절' 을 재현한 게이트에서. 신을 쓰러뜨리는 걸로 해결이 되는걸까...?
뭔가,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단 말이지.
일단은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이어지고 있어. 토고쪽은 뒷사회 느와르물 같은 내용인데, 나는 혹한의 서바이벌을 하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