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그 부분은 이제 본격적으로 이벤트가 시작되면 공지할 생각이었지만.. 웹박수로 보내는 거랍니다. 일상으로 주면 누군지 바로 들통이 나니까요. 그래서 웹박수로 내가 누구누구이고 누구누구에게 이런 선물을 보냈다는 것과 캐입으로 메시지를 첨부해주시면 제가 바쁘지 않으면 0시에 마니또 결과로 다 올릴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월요일에 보내면 화요일 0시에. 화요일에 보내주면 수요일 0시에요!
본의아니게 3성 갓챠캐에 비유 되어버린 오구치군. 과연 3성 성능 좋은 놈답게 이야기의 화두 역시 잘 이어준다. 신으로 오랫동안 떠받들여진 것을 생각하면 사교성이 굉장히 좋다 할 수 있겠다. 이런 부류는 둘 중 하나이다. 인간 곁에 머무르며 오랫동안 그들을 관찰했거나, 오랫동안 인간 흉내를 해왔거나. 오구치의 경우는 전자에 해당했다.
"우와ㅡ 본격적이잖아."
채신머리 없게 혼잣말로 중얼거리기를 잠시, 태세를 돌변하여 놈 역시 반짝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무사히 잘 돌아왔습니다!"
마치 과거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한때, 놈이 영험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인파가 몰렸다. 꽃처럼 피어오르던 손짓과 달아오른 양 볼들. 나를 칭송하며 속닥거리는 아낙내들이나, 철없이 뛰어놀던 아이들까지. 말 그대로 문전성세였다. 그 당시와 비교하자면 초라한 규모지만 이곳과 신사는 닮아있다고, 놈은 감히 생각해본다.
아무튼 모든 것은 신속 정확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이 넘어가고, 정신없이 살랑거리는 치마폭이며 리본이며 알 수 없는 용어들의 향연이 귀와 눈을 어지럽힌다. 할 수 있는 것이 몇 없어, 범인이라면 촌뜨기처럼 눈만 깜빡일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이 곳에 앉은 놈은 범인이 아니라 신인지라...
"모에 레벨? 그런 것도 있어요? 있지, 있지. 나는 무슨 레벨이에요? 레벨업 많이 하면 좋아해줄거예요?"
뻔뻔스레 꽃받침을 만들어 능청스레 묻더라. 과연 저보다 새파랗게 어린 인간 등처먹으러(아님) 내려온 놈 답다. 그러면서도 내심 자본주의의 위용에 혀를 내두르는 것이다.
"에ㅡ? 레벨 낮으면 먹지도 못해요? 어렵네!"
인간들은 돈 내고 이런 걸 하는거냐? 모에모에큥ㅡ을 하는 걸로 언짢아할 놈이 아니다. 그렇지만서도 가끔 인간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놈의 결론이다. 어찌되었건 놈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은 이런 걸로 자존심 구길 대단한 놈도 아니고, 수치로운 일이라 멋대로 판단해버리는 것 역시 옹졸한 일이다 싶다. 솔직히 말해서 이 상황을 아예 안 즐기는 것도 아니었다.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큥!"
그러니 한치의 망설임 없이 상큼하게 외쳐보는 놈이었다... 놈의 옆으로 가상이 별이 반짝 튀어오른 것 같다만 기분탓일거다.
사실은 영국에서 태어난 런던 출신이지만.. 굳이 밝히진 않는다. 밝히면 우리 가족의 정체가 밝혀지고 나 역시 더 튀게 되니깐. 특히 나하고 우리 엄마, 많이 닮았거든. 백인이라는 것만 아버지에게 받았지.. 피지컬과 얼굴은 전부 엄마에게 물려받았다. 이미 엄마와 닮은 외모에서 충분히 의심이 가능한데, 과거라도 철저하게 숨겨야 가족이 안 밝혀지지.
"에이, 죽이긴 뭘 죽여요. 그래도 심도 있다는 말을 들으니깐 기분은 좋네요."
당연하지, 내가 하는 태권도인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겸손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런데 사에씨는 아마 운동을 하러 체육관에 온 거겠지? 들고오는 물건들을 보면.. 나는 이제 슬슬 끝났으니깐 퇴장해줘야겠지. 아무래도 혼자일 때가 연습이 잘 될 테니깐.
"아! 절대 그런거 아니에요. 기분 안 나뻤어요. 훔쳐본 것도 아닌데요, 뭘. 저 운동 다 해서 괜찮아요."
라고 말하더니, 후다닥 탈의실로 달려가서 1분도 안 되어서 공항점퍼로 환복을 다 하고 나왔다.
"자넨 해고야." 우루하 쿄스케: 아이고 편집장님 편집장님 제발요 제발 먹여살려야 할 처자식은 없지만 농발거미와 집먼지진드기와 대장균이 있어요 제발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제가 개가 되라면 개가 되겠습니다 벌써 이렇게 무릎을 꿇고 도게자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원하신다면 불판 위에서라도 도게자하겠으니 제발 딱 한번만 제발
"네게 충성하겠어." 우루하 쿄스케: 아니, 굳이 그럴 필요 없는데...
"과거의 네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면 뭐라고 말할래?" 우루하 쿄스케: 글쎄...? 어느 시점까지 과거인진 모르겠지만, 결혼 이전이시라면... 촉 오는 그분이랑 결혼 하시면 됩니다, 하고 말씀드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