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재하 눈 동그랗게 뜬다. 눈이 4개인 뱀은 필히 요괴일 터인데, 다른 요괴도 있다니 어찌 놀랍지 않을 수 있을까. 무위를 짐작하기 어려운 객이, 다른 요괴도 데리고 있다니. 역시 중원은 넓고 기이한 사람은 많다. 언젠가 재하도 다른 요괴와 함께 야행 할 수 있을까. 그래, 범무구와 함께 다닌다면 천마님을 믿는 다른 요괴도 필히 생겨나겠지.
"방법이라 함은…… 아?"
원인을 박살낸다, 라. 재하 병 맞부딪치며 눈 굴려 호수 본다. 원인을 박살내면……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제일상마전에게 반항하며 사실 만나는 사람이 있다며 도혜를 차버리면 되는 건가? 가능하다면 당연히 하겠지만 박살이 나는 쪽이 본인이 되겠지..?
"나쁘지 않은 방법이어요. 그러니 건배."
아니면 다른 사람을 박살내버리면 되는 일이겠지. 그 사건을 만들어낸 제오상마전의 수하를. 재하 술병 주둥이 입에 가져다 대며 술 호쾌히 목에 때려 넣는다. 눈앞 귀인 말술이듯 이쪽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겠다.
"네에, 있지요. 범무구, 이리 오시지요." "……." "괜찮답니다."
검은 피부에 거대한 체구, 탱화 속 요괴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도깨비 하나 풀숲 사이에서 몸 드러낸다. 재하는 다소곳이 손 모으며 미소 지었다.
"범무구라 하옵디다. 형제와도 같은 사이옵지요."
// 너무.. 늦어서 죄송해용.. 어제 달린 것도 있는데() 숙취가 넘.. 심해서.. ㅇ<-<
사람들로 가득한 저녁의 한 객잔. 워낙 사람들 사이에서 주인장의 요리가 맛있다고 소문나 최근 들어 사람이 많아져있는 가게다. 그리고 그런 소문을 듣고 그 역시도 이곳에 들렸고. 한참동안 기다리다가 겨우 자리가 하나 나서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려고 하니 누군가가 눈에 들어온다.
'최근 중원에서 미의 평균이 올라가기라도 한 것인지.'
평생 한명 만나기도 힘들만한 미인이 그가 아는것만 이미 세명. 이제는 네명이다. 정말 중원에서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다 그건 차치해두기로 했을까.
"소저. 곤란해보이시는데, 자리가 없으시면 이곳에 합석하시는게 어떻습니까?"
가게 안으로 막 들어온 여인을 향해 말을 걸었다. 사실 자리가 없어서 정말 곤란했든, 아니든 별로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 단순히 흥미가 생겨서 그랬을 뿐이다.
저런 미인이, 무림인이기까지 하다면 절대 재미없을 수가 없었으니. 지원은 여인을 향해 빤히 시선을 보내며 입으로만 웃어보였다. 합석하지 않겠냐는 제안과, 무언의 압박을 가하면서.
수아는 최근 소문난 식당에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지금 하는 행동거지가 이래서 그렇지 수아는 본래 아가씨, 시서회악같은 재미없는 건 관심도 주지 않고 맨날 싸돌아다니기만 했어도 일단은 아가씨였습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비싼 음식을 먹고 싶었던 수아는 친구와 오기 전에 탐방을 하러 요즘 소문난 식당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얼굴빨로 먼저 자리를 얻은 수아는 식당의 문을 열고 식당 내부로 들어섰고 그 순간 누군가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웃고 있는 한 남자, 키는 크지만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한 흑발 흑안의 남자는 수아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아는 그 남자를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깨달았습니다. 저건 '못이긴다'. 자신이 한 열명쯤 있고 저게 불리한 상황이고 운이 아주 좋으면 동귀어진정도는 노려볼 수 있겠지만 자신이 열명쯤 있다는 가정을 하는 것 만으로도 저 남자와 자신 간에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수아는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그의 눈에 담겨있는 웃음기를 보고 깨달았다.
'...지금 나가면 죽는다.'
수아는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경지의 부조리함에 대한 분노를 속에서 삼키며 그 남자의 식탁으로 다가갔습니다. 얼굴에는 그 남자처럼 미소를 띠우고 말이죠.
가득 찬 죽통의 물이 떨어지며 작은 물줄기를 만들어낸다. 흐르는 물들이 이어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며 삶과 풍류의 여흥 따위를 말하는 이들을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으나 마음으로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느린 것과 그걸 통해 이뤄지는 아름다움이라. 그는 여전히 꽃을 보는 법도, 아름다운 비녀를 사는 것 따위의 행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만 이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늘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그가 지금에 들어서는 이해하려 하는 것도 있었다. 술酒. 과거부터 꽤나 길게, 남자가 되기 위해선 배워야 한다는 핑계로 시작한 술은 지금에 다달라서도 그에게 썩 만족스런 친구가 되었다. 술이라는 친구는 조용하다. 자신에게 말을 걸지도 않으며 그를 괴롭게 할지언정, 답답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이 기분을 알게 된 것이 팔을 잃었을 때었고, 주독에 빠져 희망을 잃어가던 나를 가문의 이들이 무시하기 시작했던 것도 그즈음이었을 것이다. 잔 위로 찰랑거리는 물결들을 보고 그것이 데운 술이면 향을, 찬 술이면 가벼이 혀를 축이는 것으로 그 맛을 느낀다. 좋은 술은 달아오르는 기분보다도 띄어올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사람의 마음을 끌어올리고 질이 떨어지는 술이라 하더라도 어지러운 현실을 잊게 만드니. 이런 혼탁한 세상에 무림인과 무림인 아닌 이들이 술에 취하려 하는 것은 아마 이런 이유일 것이다.
살아가는 것이 만족스럽지 못하는 때에 비록 괜찮다 하며 내 기분 생각해주는 것이 술 외에 더 있을 수 있겠나. 이 가벼운 한 잔에 가족 있는 자는 부양의 걱정을 덜고, 친구 잃은 이는 그 명복을 빌며, 내일을 걱정하는 이에겐 지금을 볼 수 있게 하니. 왜 술을 주인 마냥 의존하는 자들이 생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잔을 내려놓는다. 생각이 길어지는 것은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에도 여하 다르지 않다. 슬프게도 이 머리는 고상한 책략이나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모략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고 계략을 세워 상대를 책잡는 것을 좋아하니. 거기에 칼 따위를 휘둘러 무언가를 빼앗는 것도 내가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였다. 소가주라는 이름을 얻는 데에도 가장 확실했던 방법은 어중간한 포섭도, 교류도 아니라 내 친족을 칼을 휘둘러 죽일 수 있다는 공포. 그 공포가 사람들을 압박하기에 충분했었다. 그러니 나에게도 이 술이라는 존재는 역설적으로 미래를 읽으려는 나를 현실로 끌어내리는 도구이기도 했다. 가문을 차지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것도 술이 있었을 때요. 지금 생각이 필요한 것도 이유이니. 좋다. 술의 혼탁함을 받아 손을 더해보자. 아마도 개방은 내 협력을 탐탁치 않아함에도 좋은 기회라 여길 것이다. 소가주. 근본보다는 실리를 따지기 좋은 개방의 거지들에게 있어서 소가주라는 인물은 두 가지 이미지로 비춰졌을 것이다. 모용세가의 정당한 소가주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광인, 그만한 심계를 가지고 계락을 세워 그 자리를 차지해낸 모략가. 그리고 개방이 기대한 것은 후자의 일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늙은 거지를 보내 소가주의 심계를 떠보고, 이후 젊은 거지를 통해 소가주의 수준을 떠보려 한 것이다. 거기에 손속을 겨뤄보잔 대답에서 호승심을 보였다는 것은 아마도 상대 역시 내 실력에 조금의 경계를 가졌음을 알 수 있는 수단이다. 무림인에게 손속을 겨룸이란 두 가지 의미이다. 서로를 인정하여 실력을 겨뤄보던지, 생사를 가늠하고자 서로의 목을 노리던지. 나는 그렇기에 늙은 거지에게는 딱딱한 모습을, 젊은 거지에게는 호승심을 보였다. 늙은 거지는 나에 대해 '손해를 보길 싫어하는 인물이나, 그 손해를 얼마든지 뒤집으려 하는 인물'로 보았을 것이고 젊은 거지에게는 '상대의 실력을 가늠코자 하는, 어쩌면 경계가 필요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내가 내민 조건. 북방철기대라는 조건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아니, 훌륭한 조건이었을 것이다. 하오문은 이를 통해 모용세가와 개방이 협력관계에 있다는 거짓 정보를 하나 심어줄 수 있으므로 그들은 꾸준히 모용세가를 경계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비는 정보를 비집고 들어가고자 하는 것도 아마 개방이 원하는 결과일 것이다. 그럼 여기서 내가 보여줄 모습은 무엇인가. 단순하다. 약속은 그대로 지키면 그만이고,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적당히 여기에서 손을 떼어도 그만이다. 소가주라는 악명 덕에 내 이름에 악평이 하나 더 늘어나겠다만 이미 뒤집어 쓴 악명을 지우려 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 악명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더 쓸모가 있다. 비룡과 무림제일미의 결혼, 그 사이에서 모략질을 하며 말리기 위해 중간에 끼어든 것도 그런 이유이다.
이것만으로도 비룡이란 인물은 내가 정도에 있음을, 소가주라는 악명을 뒤집어쓴 것에 이유가 있음을 생각할 것이다. 그는 모략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이와 같이 내가 하오문을 통해 보여줄 것은 단 하나. 모용세가의 소가주는 바라는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그 악명을, 조금 더 강하게 끌어쓰는 것이다.
길게 이어지는 생각에 따라, 비어지는 술병의 마지막 잔이 따라졌다. 음행주陰杏酒라는 이름이 부족하지 않듯 입에선 술이 남긴 은행향이 가득했다. 현실에서, 현실을 향해 밀어넣던 생각을 마치듯 잔 위에 찰랑이던 술을 입에 털어넣는다. 그리고 곧, 그의 두 눈이 비취빛으로 물들곤 사라진다.
똑, 죽통의 물이 다시금 떨어진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예술이다마는 그럭저럭 지금의 풍류를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흥도 이 이상 즐기려 하면 독이 될 뿐이다. 이제는 다시금 미래를 보아야 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남을 방법일 것이다.
새로운 것과 함께하며 온전한 편으로 만든다. 인간과 달리 힘으로 억누르면 시선에 얽매일 필요도 없기도 하니 차라리 인간 보다 몇 배는 낫거니 싶기도 하다.
"귀인 또한 호쾌하십니다."
무례한 방법이 때로는 호쾌함이 되기도 했다. 재하는 술에 대해 관대하였으니 더욱. 여지주 특유의 단맛이 혀를 감돌자 작게 입맛 다신다.
"그렇지요? 참으로 귀여운 아이옵지요. 심미적인 감각이 뛰어나시옵디다."
재하 드물게 너스레를 떨며 맑게 웃었다. 그 누구도 범무구를 귀엽다 하지 않았는데! 저런 모습이 징그럽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둥그렇고 부리부리한 눈도 그렇고, 매끈한 피부도 그렇고. 기특하고 사랑스러운 동생이 어디가 추하다는 건지. 재하는 요괴가 귀엽다는 공식은 고사하고 추하디 추한 못난이도 저 정도면 사랑스럽지 않나 생각하는 스스로의 심미안이 잘못 됐음을 모르는 게다...
"청이? 이름부터 사랑스러워라. 보여주신다면 영광이옵지요."
범무구는 그런 재하를 한번, 미호를 쳐다보며 천마님께서 날 버렸거니 생각하고 있었다. 내 의사가 반영되는 일이 없는데요.. 버티려무나, 범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