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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우체부

2023-01-05 12:38:38 - 2024-08-07 00:49:27

0 신임 우체부 (v3eKLywuEk)

2023-01-05 (거의 끝나감) 12:38:38

전임 우체부는 어디갔담? 우체통이 이렇게 꽉 찼는데.
배달은 전처럼 할 테니까 보내고 싶은 편지 있으면 넣어놔.
아참, 난 종이 못 먹어서 배달만 할거다.
📭

36 이름 없음 (aiJCS98FF.)

2023-02-28 (FIRE!) 23:19:33

>>35

6시간 전 보안관이 찾아왔어. 너도 기억하지? 폭스트롯이란 놈 말이야, 괴상한 형광 분홍색 눈알을 끼고 있는. 아무튼 네가 시킨 대로 말했더니 별 의심 없이 갔어. 거주지 안쪽을 살짝 노출하긴 했지만 특별히 뭔가 알아챈 것 같지도 않았고. 혹시 몰라서 미리 수상한 물건은 전부 치워놨으니 망정이지. 방탄유리로 만든 젖병을 들켰다면 변명하느라 애먹었을 거야.

이쪽도 당분간은 얌전히 숙이고 지낼 예정이야. 얼마 전 서버를 뒤지다 폐기 자료 A5-394에서 쓸 만한 정보를 찾았어. 혹시 인간 물건을 모으는 수집가를 만나면, '공갈 젖꼭지'라는 게 있는지 알아봐 줄래? 고무로 되어 있고, 돌출부와 고리로 된 손잡이가 있어. 이걸 입에 물리면 울음을 멈추는 모양이야.

해독 결과가 나오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바로 보내줘. 내가 과연 신인류 영아에게 적합한 음식을 먹이고 있는 걸까 고민하는 건 제법 피곤한 일이거든.

단속 때문에 바로 다리 파츠를 구하긴 어려울 거야. 네 건 이미 단종된 모델이니 더더욱. 일주일 안으로 최대한 구해 볼게. 그러니까 그 전에 돌아오지 않도록 노력해 봐.
그리고 쟁여둔 마약은 전부 내 거야. 넘보면 손가락을 날려버릴 줄 알아.

농담이게, 아니게?

sector [deceased]
[deceased]

―X.

37 이름 없음 (7jT16jmP2.)

2023-03-15 (水) 19:50:30

나를 찾는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당신의 연인이었던 사람과 배신자 중 어느 쪽을 찾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찾을 수 없을 겁니다. 나는 영원히 숨기로 했거든요.
당신에게서만 숨는 건 아닙니다. 거기서만 배신자가 된 건 아니라서요. 어딜 가도 개죽음 당할 건 마찬가지라서 숨는 겁니다. 역시 아직은 죽고 싶지 않은 것 같네요.
사실 잘 숨어있으려면 이 편지도 보내지 않는 편이 낫긴 합니다. 세상에 살아있다는 흔적이 없을수록 좋으니까요. 그래도 한때의 정을 생각해 보냅니다.
나를 찾지 마세요. 어차피 당신은 나 못 찾습니다. 드물게 없던 일 취급하면 없던 일이니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요.
내부에서 빼돌린 정보는 모두 태웠으니 걱정하지 말고요. 내가 괜히 돌아갈 곳이 없는 게 아닙니다.
우연히라도 마주친다면 좋겠지만… 역시 그랬다간 내 목이 날아가겠죠. 그러니 영영 마주치는 일 없이 삽시다. 잘 지내요.

38 이름 없음 (RSFmuKiHQw)

2023-03-19 (내일 월요일) 00:41:03

장코르타스 붉은 늪지뱀, 사람 팔뚝보다 굵직하고 사람 키를 훌쩍 넘길 만큼 기다란 놈들이 대여섯마리씩 무리를 이루고 다닙니다. 대부분 뱀은 단독생활을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만큼 큰 뱀이 무리로 생활한다는 건 신기한 일이죠. 뱀은 육식동물에 연비도 나빠서 이런 덩치들이 무리지으면 굶어죽기 십상인데, 무리생활이 유지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해명된 바가 없습니다. 장코르타스 늪의 기이할 정도로 과밀한 생태계 덕분이라는 설도 있고, 장코르트라 수원지의 부족화된 밤정령들로부터 받은 주술적 영향이라는 설도 있고, 그냥 죽지 않고 늪 아래까지 유영할 수 있는 독특한 신체구조로 늪 아래 가라앉은 시체들을 포식할 수 있어서라는 설도 있죠.

이 늪지뱀들은 독사는 아니지만, 독낭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분비샘이 없어서 독소를 만들어내지 못해요. 왜 이런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는가도 아직 밝혀진 바는 없지만, 흔히 '여왕'이라고 부르는 특이한 희귀성 돌연변이 때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늪지뱀 무리 중에서도 희귀하게 8마리 이상이 모여 있는 무리에서나 종종 발견되는 변종이죠. 몸 색깔은 은빛에, 자웅동체, 여러 특수성이 많은데, 이 은빛 늪지뱀은 분비샘이 있어서 출혈독을 쓸 수 있습니다. 일반종에 굳이 독낭이 있는 것도 그렇고, 이 은빛 늪지뱀이 섞인 무리만 규모가 큰 것도 그렇고, 마치 일반종의 특성 자체가 이 변종만을 위해 구성된 것 같다고 해서, 저희는 붉은 늪지뱀 종의 여왕이라고 여기죠.

이 '여왕'이 섞인 늪지뱀 무리의 모습, 끔찍히도 위험하지만, 동시에 1번 보면 잊을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신화상의 마물 히드라도 이 늪지뱀 무리의 모습에서 따왔다고 하죠. 히드라의 존재가 입증된 바는 없지만, 어쩌면 반대로 이 늪지뱀들이 히드라의 후손일지도 모르고요.

그 다음은 비틀린 해협에서 발견되는 육각 서펜트, 서펜트 주제에 뿔이 나 있어서 육각 서펜트라고 부릅니다. 정확히 3개의 뿔이 나 있는데 양쪽으로 갈라진 모양이 특이해서 6개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대륙 남서해의 열네 영물 중 하나죠.

영물이라고는 하지만, 대양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비틀린 해협에서만 희귀하게 나타나는데, 이건 아무래도 다른 바다괴물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서펜트 치고는 작아서 해역의 패권 다툼을 할 만한 종은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아주 작아서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종도 아니고, 일단은 서펜트, 웬만한 선박도 둘러싸고 찌그러뜨리는 체급인지라 결국 바다괴물들이 적은 해역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거죠. 비틀린 해협은 언데드들이 창궐하는 마경이지만 적어도 바다괴물이 살기에는 너무 좁은 곳이거든요.

아무튼, 적어도 비틀린 해협에서는 최상위 포식자고, 더없이 위험하면서 희귀한 서펜트죠. 다른 서펜트들처럼 비늘 색은 다양하지만 일단 모계 유전으로 색이 이어진다는 게 정설입니다. 그 중 은빛 비늘이 관측된 건 가장 최근의 기록이 27년 전이었는데, 서펜트의 수명과 생애를 생각하면 슬슬 당시의 서펜트가 후손을 볼 시기더군요.

이렇게 해서, 장코르타스 붉은 늪지뱀의 '여왕' 변종 성체를 1마리, 그리고 비틀린 해협의 육각 서펜트 중 은빛 비늘을 가진 개체 유생을 1마리, 편지와 함께 보냅니다.

의뢰하신 은빛 용, 그러니까 실버 드래곤은 역사상 관측된 적도 없고 존재가 증명된 적도 없습니다. 대체 왜 실버 드래곤을 찾으시는지, 무엇을 목격하셨던 건지는 모르지만, 분명 비슷한 생김새의 은빛 희귀생물을 오인하셨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신같은 사람이 저같은 밀렵꾼 나부랭이에 의뢰할 정도로 그 은빛의 생물을 찾으시는 이유는 감히 짐작할 수도 없지만, 모쪼록 이번에야말로 보내드린 생물들 중에 찾으시는 게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확인하고 연락 주세요.

39 이름 없음 (hYYeVO.aZM)

2023-03-23 (거의 끝나감) 16:31:02

언니, 언니, 언니!

검술 수행이 질리면 가끔은 아카데미에도 좀 들러.

우리, 보고 싶지도 않아?

하나

40 이름 없음 (LtcYsT7smo)

2023-03-23 (거의 끝나감) 20:00:34

>>38
안타깝게 원하던 생물은 아니었지만, 어떤 방식으로 배송한 것인지 상품들이 오래 살아 움직여 자세한 관찰이 가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계약자들은 시체나 사지 부속 따위를 배송하는 경우, 혹은 목격담 따위를 저술하여 보수를 받는 경우가 잦았는데 첫 계약에서 이러한 일 처리를 보여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참으로 놀랍고 만족스러운 성과에 추가금을 이체하여 두었으니 수령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같이 동봉된 쇠막대는 난장이들이 새로 만든 천둥막대라는 아티펙트입니다. 파는 것은 아니기에 겉모습은 볼품없어 보일지 몰라도, 의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번 사용하면 몽둥이로 쓰기도 어려운 녀석이니 필요한 때에 적절히 쓰시고 다시 반납하여 주십시오.

의뢰의 내용에는 변동사항이 없습니다. 경비가 필요하다면 내 앞으로 청구하여 주시고, 좋은 소식으로 다시 접하길 바랍니다.

41 이름 없음 (6sbdgSV50w)

2023-03-26 (내일 월요일) 23:18:25

>>40
생물을 의뢰주에게 배송해드릴 때는, 특수한 동결처리로 신진대사를 극도로 제한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장기적인 관찰이나 사육이 가능하도록 수신자 측에서 받은 동물을 적절한 환경에 풀어놓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처리만을 합니다만, 저번에 보내드린 종들은 모두 취급하기에 대단히 위험한 종이었기에 부득이하게 수신받은 뒤 적절한 조치를 해도 장기간 살려두기는 어려울 정도로 강한 동결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만약 앞으로 위험성이 낮은 생물을 보내드릴 일이 있다면, 그 경우 소생시켜 사육하시는 것은 의뢰주의 자유입니다.

보내드린 두 생물 모두 원하던 생물과 일치하지 않은 것은 유감입니다. 물론 의뢰는 계속 진행될 것이고, 의뢰주의 요구를 충족하는 생물의 확보는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청원컨대 요구하시는 생물에 대한 조금 더 정확한 디테일에 대한 설명을 바라고 있습니다. 말씀해주실 수 있는 한, 답신에 적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 보내주신 천둥막대라는 물건은 감사히 사용하겠습니다. 밀렵은 물자의 지속성이 중요한 작업이라 충전수단이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지만, 중요할 때에 요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의뢰 수행을 위해 조만간 남부의 코발트 사막에 갈 예정입니다. 정복자의 비에서부터 시작해 대륙 최남단까지 펼쳐진 코발트 사막은 유독성을 띄는 푸른 모래 때문에 죽음의 땅이라고도 불리는 곳이죠. 하지만 별칭에 어울리지 않게도, 사실 웬만한 숲보다도 밀도 높은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는 땅이기도 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찾기 어려운 뭇 독성 생물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천국같은 장소라서 말입니다.

아마도 그곳에 후보가 될 또 다른 생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확보하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42 이름 없음 (spKTu3Kv1Q)

2023-03-27 (모두 수고..) 09:07:42

>>41
향후 의뢰 대상과 무관하게 동결 처리의 정도를 낮출 수는 없을지 알고 싶습니다. 계약자께서 의뢰주의 보신을 생각해 주는 것이 꽤 기쁘지만, 나에게는 스스로를 적절히 보호할 수단이 있으며, 과도한 동결로 대상의 육체에 손상이 이는 일은 가장 기피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배송 과정에서 의뢰 대상이 깨어날 것을 걱정한다면 빙결 학파의 마법사를 파견해 드릴 수 있습니다. 홀로 일을 처리한다는 것이 무언가 숨기고 싶은 것이 있음을 알기에, 원하는 위치에 대기시키다 우체부처럼 사용해도 좋다는 말입니다. 마법사를 부리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러기 위해 내 인장을 드린 게 아니겠습니까?

의뢰의 진행을 위하여 원하는 생물의 정보를 더 자세히 말해달라 하였으나, 이미 전달한 내용 이상의 것이 없습니다. 거대한 은색 비늘의 생물이고, 내가 관측할 당시에는 날개가 있었습니다. 오해라는 가능성에는 열려 있으나, 헛것을 보았다고 생각하지는 않기에 지속해서 의뢰를 수행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천둥막대의 지속성은 나 역시 아쉽지만, 마법사인지 무인인지 조차 알려지지 않은 계약자에게 드릴 수 있는 도움이란 꽤 한정적이지 않습니까? 차라리 원하는 아티펙트가 있다고 말을 하여준다면 대여해 드리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고려한 후 답신해주길 바랍니다.

장코르타스 늪에서, 비틀린 해협. 이번에는 코발트 사막이라니 발이 참 빠르십니다. 앞으로의 소식은 동봉한 편지지와 봉인을 함께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중간에 편지 내용이 새어버리면 피차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다소 귀찮으시겠지만 의뢰의 연장이라 생각해주시길.

그럼 계약자의 의뢰 성공과 안전을 기원하며 이만 편지는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경비가 필요하다면 내 앞으로 청구하여 주시고, 좋은 소식으로 다시 접하길 바랍니다.

43 이름 없음 (MvgE2hzywI)

2023-03-27 (모두 수고..) 10:51:44

>>42
대륙 최남단까지 내려와 기존의 방식으로 편지를 전해드리기 어려워졌기에 부득이하게 다른 배송수단을 사용 중입니다. 마법사를 보내준다고 하셨으니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동결처리의 강도를 약화해서 보내드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고, 발생할 책임소지는 의뢰주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다행히 이번에 보내드릴 생물은 맹수가 아니기에 약한 수준의 동결처리만을 해 두었습니다. 그것을 보신 뒤 예의 빙결 학파 마법사분과 상의하셔서 앞으로의 동결강도를 결정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에 보내드리는 생물은 파시도 도마뱀입니다. 더 익숙한 이름으로는 샐러맨더라고 하지요. 서해 폭풍의 고향에 서식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코발트 사막에도 소수 개체가 서식합니다. 그것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유는, 이것들이 무풍지대에 서식하기 때문입니다.

코발트 사막에서 활개치는 독물들도 중심부의 무풍지대에서는 살지 못합니다. 알려진 바 그 무풍지대에서 사는 생물은 유일하게 파시도 도마뱀 뿐입니다. 물리적 실체가 없는 특수한 불정령에 몸을 내줘서 어떤 생물도 살지 못할 극한의 환경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그 이야기는 조금 틀린 설입니다.

파시도 도마뱀은 모든 종류의 실체 없는 정신체들을 몸에 받아들입니다. 어떤 정신체를 받아들이느냐는 환경에 따라 다릅니다만, 폭풍의 고향에 사는 파시도 도마뱀들이 불정령을 받아들였기에 불에 씌인 샐러맨더로 알려진 거지요. 코발트 사막의 파시도 도마뱀은 그 반대입니다. 열사지대에서 버티기 위해 냉기의 정신체가 씌여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 냉기 파사도 도마뱀, 얼음처럼 차가운 은빛으로 빛나는 도마뱀을 보냅니다. 몸에는 운반을 위한 저강도의 동결처리만 해놓았고 해동하면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겠지만, 몸 색은 거무튀튀할 겁니다. 별도로 동봉한 상자를 열면 전기분리한 정신체가 다시 도마뱀에게 들어가 은빛을 되찾습니다. 그렇게 되면 도마뱀이 위험한 마법적 공격을 시도할 수 있으니 통제된 환경에서 상자를 열어주십시오.

말씀하신 마법사분은 왕묘의 고산맥 남서부의 8번째 프론티어 루트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해당 장소의 공식 공간이동 좌표는 (887, 614, 3116, 14)이고 비공식 좌표는 (FE-4942)입니다. 파시도 도마뱀의 정신체를 분리하기 위해 천둥막대를 사용했으니 다음 편지로 반납하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도구를 보내주시거든, 기능은 어떤 종류든 상관없습니다만 장기간, 다회 사용 가능한 도구일수록 좋습니다.

44 이름 없음 (skWgjb7O6U)

2023-03-27 (모두 수고..) 12:04:32

>>43
답신을 읽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저주받을 땅에 발을 딛고 그곳의 토착 생물을 구분할 능력이 범인에게도 있었더라면 분명 그 푸른 모래 위에 거대한 식민지가 세워졌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솔직히 말하여, 더 이상 답신은 오지 못하리라는 생각 또한 가졌는데 계약자, 아니, 당신을 과소평가했음을 알았습니다.

파시도 도마뱀으로 이야기를 돌려보자면, 안타깝게 원하던 생물은 아니었습니다. 원하던 생물의 유생이라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였기에 적절히 처리하였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아티펙트를 활용하였는지는 묻지 않겠으나, 나로서는 천둥막대를 정신체 분리에 활용하는 방법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더군요.

여러번 나를 놀라게 한 놀라운 능력은 뒤로 하고, 아무것도 묻지 않은 체 입이 무겁다는 것 하나로 의뢰를 준 나의 잘못이 있지만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혹여나 어떠한 마탑에 적을 두었거나, 연이 있습니까? 나의 의심이 합리적임을 당신은 이해해주리라 믿습니다.

마법사는 이동에 필요한 정도의 조치를 유지할 수준의 마법만을 시행할 것입니다. 당신처럼 입이 무거운 친구이니 너무 염려 마시길. 나의 눈으로서 당신을 살피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마법사 친구가 다른 아티펙트를 가져갈 것입니다. 하나는 용골석 가루이고, 또 하나는 과충전 내구 설계가 진행된 완드입니다. 요구에 맞추었으나 불필요하다면 팔아 치워도 좋습니다. 작은 선물이라 생각하시길.

언제나 그렇듯 경비가 필요하다면 내 앞으로 청구하여 주시고, 좋은 소식으로 다시 접하길 바랍니다.

45 이름 없음 (X3MsnMVOQU)

2023-03-27 (모두 수고..) 14:32:48

>>44
저는 그저 밀렵꾼일 뿐입니다. 어떤 공식적인 단체의 회원도 아니고, 특정 마탑에 속해있지도 않습니다. 간혹 마법사들의 의뢰를 받는 경우나, 저술을 출판하기 위해 익명으로 마탑에 투고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로 인해 커넥션을 만든 적은 없습니다. 의뢰주의 의심은 이해합니다만, 제 신분에 대해 너무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하지는 말아주십시오. 의뢰주께서 과묵한 조력자를 필요로 한 것과 같은 맥락의 이유 때문입니다.

예의 마법사를 만나서 새로운 생물과 천둥막대를 넘겨주었고, 용골석 가루와 완드도 수령했습니다. 용골석은 오래 전부터 구하려 했던 물건인지라, 정말 뭐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두 물건 다, 앞으로의 탐색에 요긴하게 쓰이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보내드리는 생물은 사자새입니다. 설명이 필요하진 않겠죠. 맹금류의 왕으로 유명하며 개체수는 적어도 대륙 전체에서 드물게 목격되는 위엄 있는 생물이니까요. 그렇지만 철새와 같이 광범위하게, 그러나 불규칙적으로 여러 장소에 나타나는 사자새의 서식지, 비행경로에 대해서는 아직도 거의 해명되지 않았지요. 거의 별똥별과 같이, 희귀하면서도 계절과 날씨조차 무시하고 온갖 장소에서 목격되기에, 단독생활을 하는 각각의 개체가 환경에 상관없이 국가 하나 정도의 영역을 정하고 그 영역 하의 창공에 왕처럼 군림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설이 나올 정도입니다.

워낙에 왕에 매칭되는 새인지라 그런 속설도 무수히 돌아다니는 거겠지요. 하지만 좀 더 믿음직한 학설에 한정한다면, '86년 주기설'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86년이라는 긴 주기의 이동경로가 있으나 우리의 일생에 비해 주기가 너무 길어 지금껏 규칙성을 찾을 수 없었다는 설입니다. 그런 만큼 아직 모든 비행경로가 이 학설에 일치한다는 검증은 되지 않았습니다. 못해도 수백년 뒤에나 검증될 이야기일 테지요.

이 86년 주기설에 따르면 사자새는 각 개체가 다른 이동경로를 가지기는 하지만, 각 주기의 1년차에는 모든 개체가 같은 장소를 지납니다. 왕묘의 고산맥은 하늘의 왕이 죽고 다시 태어나는 장소로 여겨져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있는 장소입니다. 사자새의 죽음과 부활이 연상되는 설이죠.

원래 찬란한 금빛으로 빛나는 사자새이지만, 왕묘의 고산맥에서 막 털을 갈아, 혹은 새로이 태어나 은빛의 깃털을 가진 이 사자새는, 솔직히 말씀하신 모습과 그닥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찾으시는 생물이 혹 파충류보다는 조류에 가깝지 않을지 고려한 것이니 부디 확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남해의 맛있는 갈치도 한 상자 보냅니다. 특별히 다를 것 없이 진짜 은색 갈치입니다. 원래 후보가 될 다른 생물 하나를 추가로 남서해에서 구하려 했으나, 사자새의 이동주기를 맞추기에 시간이 부족해 대신 갈치만 한 상자 샀습니다.

그러니 저는 다시 남서해로 가겠습니다. 다음에 마법사를 보내실 곳은 다시 구름이 저무는 항구의 7번 부두, 공식 좌표 (887, 312, 7423, 7), 비공식 좌표 (FB-735)로 부탁드립니다.

46 이름 없음 (fUPc8r5omw)

2023-03-27 (모두 수고..) 22:42:02

>>45
알겠습니다. 이 이상으로 의심을 표현하는 일은 없을테니 안심하여 주시길. 누군가에게 나의 의뢰 내용이 나돌지 않는 이상 당신이 흑마법으로 농노 몇백을 갈아 마시느니, 제국 귀족의 코를 자르고 도망쳤느니 하는 일이 있었더라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용골석의 가공되지 않은 원본은 저 또한 수량이 한정적이므로 흔쾌히 제공하기는 힘들지만, 가루야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용들은 죄다 죽이고 발골당한지 오래라 박물관에 박제되어 있거나 나같은 괴짜의 창고에나 남아있지 않습니까? 천둥막대는 잘 받았습니다. 지금은 대여해드린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자새는 문헌으로나 보았지 실물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 꽤 즐거웠습니다. 은빛 깃털 또한 가치가 좋아 이리저리 사용할 용도가 떠오르나, 애석하게도 내가 보았던 것이 조류일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파충류나, 그에 준하는 생물로 한정을 짓되 해양생물은 제하도록 합시다. 서로의 수고도 덜고 좋지 않습니까? 내가 찾는 생물은 실버 드래곤임이 틀림 없고, 적어도 그에 준하는 생물이여야 내가 본 것이 착각이었노라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갈치는 잘 받았습니다. 이러한 선물을 받는 것은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조리장이 물고기를 다루는 법을 알아 요리하였지만 비리고 짠 것이 영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걸 좋다고 은근한 기대를 보내오는 눈길에 호응하여 줄 수 있었으니 썩 나쁘지 않은 선물이라 여길 수 있겠습니다.

원하는 좌표에 마법사를 보내려고 하였지만, 마법의 바람이 변덕스러운 탓에 꽤 멀리 떨어진 곳에 보내고야 말았습니다. 죽지 않았더라면 2주일 안으로 도착할 것입니다. 그 이상의 소식이 없다면 당신의 판단에 따라 추가적인 마법사를 기다리거나, 동결정도를 높여 의뢰를 진행하십시오. 다음 답신이 갈 때에는 틀림 없이 마법사가 가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하는 말은 이제 생략하겠습니다. 답장을 기다리겠습니다.

47 이름 없음 (.2gdafdfDI)

2023-03-28 (FIRE!) 19:26:07

>>46
지금 막 답장을 받아 답신을 급하게 씁니다. 원래라면 당초 목표했던 생물을 잡아서 같이 보내드려야 할 텐데, 남서해도 크라켄이 날뛰는 철이라 시간이 끌린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 듯 합니다. 해양생물을 제하기로 하고, 동시에 파충류로 한정짓는다는 전제는 대단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만, 그에 대해 곤란한 점이 있어 어렵지만 부탁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디.

단도직입적으로, 상당액의 경비가 필요합니다. 제 주요한 활동반경은 본래 대륙 서부를 중심으로 합니다만, 앞으로는 북부로 이동하는 게 탐색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남서해의 구름이 저무는 항구에서 북동부 칼레시까지 이동할 계획인데, 대륙을 거진 가로질러야 할 여정이고, 또 북동부에서는 기존에 보수를 지급받던 제 구좌가 동결되어 있으므로 현재의 자금사정으로 거점을 바꾸기에는 애로사항이 다소 있습니다.

그리고, 제국 귀족의 코 운운하신 건 분명 농담이시겠지만 제가 제국과 불미스러운 관계에 있는 것은 사실임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국의 행정체제를 이용할 수 있는 신분도 아니고 지하 커넥션도 없는지라, 북부에서는 구좌를 개설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주로 북동부 극지의 여러 동굴이나 산을 위주로 활동할 예정이기에 공권력과 충돌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 자족해 온 보급 문제를 다소 의뢰주분께서 부담해주지 않으신다면 이전같이 광범위한 활동은 힘들어질 듯 해 불가피하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기본 탐사장비와 용골석 가루를 적절히 가공하면 탐사와 수렵에 필요한 대부분의 도구는 자족 가능합니다. 지속적인 식량 공급이나 이동수단, 의류 등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우선 저는 서안을 따라 용의 추락지까지 북상할 예정입니다. 만일 마법사를 보내신다면 추락지의 등뼈 여관으로 보내 주십시오. 공식 좌표는 (516, 441, 6, 3122)이고 유명 관광지이기 때문에 비공식 좌표는 없습니다.

48 이름 없음 (iylN8FF9fM)

2023-03-28 (FIRE!) 22:16:03

>>47
충실한 당신의 모습에 나는 꽤 감동스럽습니다. 요청한 내용 그대로 이행하고는 싶으나, 다소 귀찮은 방법으로 들어드릴 수 밖에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당신에게 보내려던 마법사 친구, 죽지 않고 잘 살아있더군요. 그런 관계로 이번에는 두 명을 보내겠습니다. 새로 가는 친구는 우채부로 쓰시고, 얼굴을 본 친구는 구좌와 하인 대용으로 쓰십시오. 어떤 관계로 연기하실지는 재량에 맡기겠지만 나에게도 들렸으면 합니다. 들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북부에 행정 개편안을 시험적용한다고 하더군요. 이전처럼 행정 관료 몇 구워삶아서 될 일이 아닌지라 품이 더 드는 일은 어쩔 수 없겠습니다. 대신이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한도는 없습니다.

그와 별개로 개인적인 사정을 이야기해 준 것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국에 척을 진 능력자라면 몇 가려지는 것이 있으나 호기심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지요.

용골석 가루와 편지를 함께 용의 추락지로 보냅니다. 그럼 다음 답신 기다리겠습니다.

49 이름 없음 (Jsxv3AP..A)

2023-03-28 (FIRE!) 22:23:03

잘 지내나요? 염소가 포동포동하게 살 찌는 겨울이 지나서, 따뜻한 봄이 왔네요. 가끔씩은 춥지만 이제 털실로 짠 겉옷을 벗어도 될 것 같아요. 두껍게 걸치니 더워지더라구요.

요즘은 아이들이 산타클로스를 믿질 않아서, 저도 덩달아서 할 일이 적어졌어요. 나쁜 애들을 잡아가봤자 늬우치기는 커녕 금방 포기하고, 다른 애들을 괴롭히기만 하고 해서, 결국 선물 공장은 폐업했어요. 그래도 아이들에겐 엄마 아빠가 선물을 주고 있으니 괜찮을 것 같아요.
그래도 최근엔 경력을 살려서 우편 배달부로 취직했어요! 부릉부릉 오토바이를 타고 가방에 편지를 잔뜩 담아서 연인들에게 연애 편지를 날라주는거에요. 로맨틱 하죠? 저도 엄청 마음에 들어요.

있죠, 그 쪽은 어때요? 추운가요, 더운가요? 즐거운가요, 슬픈가요? 포동포동 살찌는 염소는 있나요? 첫 눈은 봤나요?
전 따뜻한 체리 파이를 너무 많이 구워먹어서 동글동글 살이 쪄 버렸어요. 너무 많이 구웠으니까, 다음에 만나면 많이 나눠 드릴게요. 또 봐요.

염소 올림.

50 이름 없음 (.2gdafdfDI)

2023-03-28 (FIRE!) 23:22:40

>>48
오랜만에 보고합니다. 낮선 친구와 관계하기는 익숙하지 않지만, 덕분에 그럭저럭 호사를 누리게 되었군요. 별장을 빌려 피서를 가는 남해 귀족이라는 콘셉트로 활동 중입니다. 과거 생태조사를 위해 마련했던 별장이 있어 그 곳을 거점으로 활동 중입니다. 당시에는 사정상 쓸 수 없게 되었건만 의뢰로 바쁜 지금에서야 다시 사용하게 된 셈이지요. 의뢰주께 감사드립니다.

너무 호사스러움에 대해 이야기해서 의뢰를 방기 중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닌지 두렵습니다. 북부의 환경과 생태에 대해서는 깨우치지 못한 부분이 많아 여러모로 타겟 설정과 확보가 더뎠습니다. 아마도, 이전과 같이 명쾌한 설명을 해드리는 것도 어려워질 듯 합니다. 아무튼, 최근의 성과입니다.

방패산맥 비룡을 잡았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용이 발골된 시기 이래로 비룡 또한 용의 아종으로 여겨져 대대적 사냥의 대상이었던 때가 있었고, 북풍을 막는 최초의 방벽이라 불리는 방패산맥 너머 극지까지 비룡들의 권역이 후퇴한 것도 이미 오래 전의 일입니다. 근래의 누적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룡과 용은 신체구조는 물론 생물학적 계통에 있어서도 서로 많은 차이가 있는 종으로 밝혀지고 있고, 예전같은 우행이 줄면서 비룡들의 권역도 다시 방패산맥 인근까지 넓혀졌지만요.

그런데 그 학설, 예전 조사 때는 몰랐는데 지금 다시 조사해보니 수상합니다. 비룡의 개체수가 꽤 늘어 여러 개체를 포획 후 확인했데, 일단 골격 구조부터 잘 알려진 용의 골격과 완전히 다른 계통이라 보기 어려웠습니다. 두 번째로, 생물학적 계통이 용과 다르다는 이론 상, 비룡이 속하는 생물군은 이런 혹한에서 살기 어렵습니다. 이런 당연한 모순이 왜 지금껏 검증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용골석 가루가 반응합니다. 가루를 대면 비룡의 뼈에 미량이 붙어 절단면이 수복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실마리가 잡힐 듯도 합니다. 예전보다 역량이 늘었기 때문인지,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느낌입니다. 일단 잡은 비룡은 보내드립니다. 비록 은빛 개체는 아니지만, 다음 번에는 보다 근접한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니 넓은 아량으로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다음에는 아마 아키마 대동굴을 조사할 듯 합니다. 우체부와의 접촉 장소는 칼레시로 합의했으므로 좌표는 적지 않겠습니다.

저의 신원에 대해 일부 밝힌 것에 대하여 그렇게 괘념치 않으셨으면 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저는 밀렵꾼일 뿐입니다. 사소한 행정적 마찰로 제국 내 신원이 범죄자나 다름없게 되었을 뿐, 잘 알려진 국가의 적대자인 것도 아니니까요.

51 이름 없음 (Ie7V5UtnjM)

2023-03-29 (水) 22:22:37

보고 싶어 바보야!!!!!

52 이름 없음 (fRQzG9fsmY)

2023-03-30 (거의 끝나감) 19:03:37

아직 꿈꾸고 있니?

53 이름 없음 (lM0Hh1XKo.)

2023-03-31 (불탄다..!) 00:28:49

>>50
내 비원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그까짓 돈은 얼마든지 써버리십시오. 적당히 수상한 정도라면 당신의 새로운 친구가 무마해줄수 있을 것입니다. 나도 나름 고심하여 보낸 이라 능력이 꽤 출중함을 보셨으리라 믿습니다.

답변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는 양해를 바랍니다. 비룡과 답변을 받고, 여러가지 실험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용골석에 의한 치유는 아마 지역적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서는 가루가 아닌 원본이 접촉하여야만 수복현상이 일어났고, 수복현상의 대상으로 쓰여진 용골석은 모든 마법적 가치를 잃었습니다. 내가 이 소식을 듣고 당장이라도 방패산맥으로 향하고 싶었지만 쉽게 움직일수 없다는 점이 너무나도 애석하더군요.

필요하다면 마법사를 몇명 더 보내겠습니다. 당신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실제 의뢰 대상이 얼마나 강대한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군요. 그놈에게 다가가 죽기 보다는 차라리 당신이 살아서 목격담을 전해주는 편을 원하고 있고, 실수로라도 의뢰 대상이 크게 상처입어 죽거나 그 가치가 훼손되는 상황에 도달하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일이 잘 끝난다면 원하는 보수를 말하십시오. 뭐가 되었건 드리겠습니다. 나는 이 말을 지킬 능력이 있는 사람임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다음 답신을 고대하며 글을 끝냅니다.
그럼 이만.

54 이름 없음 (mGpAPTgpaQ)

2023-04-02 (내일 월요일) 03:30:01

볼튼 짝사랑 클럽(고등부) 대모집

☞ 전교생 환영! 학원 재학생 누구든 가입 가능 (단, 교직원은 법적, 윤리적 이유로 인해 불가함.)

☞ 홀 더닝 왕립학원의 고등부 5학년생 아실리 영 볼튼을 짝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5년 전에 처음 공식 개설되어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는 초등부부터 고등부까지 약 200명의 인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 클럽 활동 일정
시간: 둘째주, 넷째주 화요일 저녁 만찬 이후 자정까지
장소: 겨울에는 보일러실, 여름에는 미술품 보관실에서 모입니다.
활동내용: 세레나데 연습, ‘이주의 볼턴’ 조별 스피치, 볼턴 스피드퀴즈, 팬레터 제출, 검술 수련(친위대 지원 시에만 해당)
활동혜택: 공식 경로와 심사를 거쳐 볼턴에게 팬레터 전달! 영예로운 볼턴 친위대 활동 가능! 회원들과의 연결(롤링페이퍼 등)으로 외롭지 않은 짝사랑! 우수회원 선정 시 볼튼의 초상화까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기회!

☞ 학기 도중 참여는 클럽원 3명 이상의 추천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단, 초등부 신입생의 경우 클럽원 1명의 추천도 인정합니다.)

☞ 신청서 양식
이름:
나이/학년:
친위대 지원 여부:
볼턴을 짝사랑하게 된 계기: (짧고 간략하게. 10000단어 넘어가는 글은 다 읽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다짐:

☞ 위의 양식에 따라 신청서를 작성하여 키티 템즈(클럽 회장), 메이 콘웰(클럽 부회장), 제레미 윌리엄슨(고등부 부장) 중 한 명의 기숙사 방에 제출하세요.

55 이름 없음 (UcjeUAZ6TM)

2023-04-23 (내일 월요일) 13:56:26

친애하는 2학년 3반 학우 여러분, 반장으로서 긴히 한 마디 공지드립니다.

사물함에 우유 넣어둔 새끼 누구야!!!!!!!!!!!!!!!!!!!!!!!!!!!!!!!!!!?!?!!!?

56 이름 없음 (u78Fs2r9RY)

2023-06-05 (모두 수고..) 20:39:53

마왕. 당신이 바라던 대로 세상은 절망의 수렁 속으로 빠졌습니다.
나라는 무너졌고, 빛바랜 왕궁은 일말의 영광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나는 패배한 용사가 되어 완전히 비참하게 무너졌습니다. 도주하고 또 도주하고 있어요. 누군가 나를 원망하는 자들에게 잡혀 살해당하고 개의 먹이로 던져질 날까지.
더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아 결국 마왕에게 서신을 보내는 용사라니 참 우스꽝스럽습니다. 당신이 왜 나를 살려뒀는지. 또 왜 나를 풀어줬는지 알 수 없지만, 지루한 일상의 여흥으로 날 세상에 던져놓은 것이라면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언제까지 편지를 보낼지 모르겠지만 부디 내 꼴이 당신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주고 있기를 바랍니다.

57 이름 없음 (bKFha7gKEY)

2023-06-05 (모두 수고..) 22:01:56

드디어 여섯 번째야. 여덟 명의 검귀들 중 여섯이 쓰러졌어. 이제 남은 둘만 처리할 수 있다면, 소위 '일류' 수준의 솜씨로부터 황제의 신변을 보호할 수 있는 존재는 한 사람도 남지 않게 되는 거야. 사실상 우리가 황제의 목을 움켜쥐는 셈이지.

이제서야 할 말은 아니지만, 더는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와버리고 말았네. 솔직히 어떻게 여기까지 일을 진행시킬 수 있었는지도 아직 실감나지 않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조금이라도 해낼 수나 있을지 그저 막막할 뿐이었던 게 겨우 2년 전이었는데, 어떻게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네. 이제 정말 조금만 더 나아가면 그 새끼의 죄 많은 심장을 검은 천칭에 달 수 있단 거잖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네가 없었더라면 절대 여기까지 올 수 없었으리라는 것뿐이겠지. 몇 번이고 한 이야기지만, 너에게는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어. 네가 없었더라면 나는 복수는 커녕, 여전히 슬럼 구석을 떠돌며 하찮은 목숨을 태우고 있었겠지. 하지만 네가 함께해 준 덕분에, 소망의 문턱까지 올 수 있었어. 그렇기에 이 세상에서 오직 너만이, 내 죄 많은 심장을 내주더라도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친구.

그런데, 여섯 번째 검귀에게서 이상한 말을 들었단 말이지. 그 황제의 사촌이던가 뭐라던가, 칼로는 황통에 난 최고의 재능이라는 카라메 공작이라는 양반이 말이야. 목이 떨어지기 직전에 하는 말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흘러넘기려 했는데, 도무지 그럴 수가 없는 말이었어. 그러니까, 확실히 답신해주길 바라.

네가 바로 여덟 번째 검귀라는 고발, 거짓말이지?

친구가

58 이름 없음 (tekzvCMPsU)

2023-07-20 (거의 끝나감) 19:27:16

도깨비님, 도깨비님.
도깨비님한테 간절히 부탁을 드리면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준다고 하셨죠?
제발 제 목걸이 좀 찾아주세요.

보답으로 맛있는 복숭아를 드릴게요.

60 이름 없음 (bjXndqB/NA)

2023-07-27 (거의 끝나감) 19:05:24

이 편지는 172신년 베리타 공국에서 시작되어 사람과 사람의 손을 타고 일년에 세상 한바퀴를 돌았으며 지금은 당신에게로 옮겨진 이 편지를 쓰는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내 친구도 믿었기에 아무런 부담없이 널 내 친구에게 소개 시켜줬고 그런 만남이 있은후로부터 우리는 자주 함께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렸던 것뿐인데.......

(뒷부분이 찢어져있다.)

61 이름 없음 (4uVT8gS0o.)

2023-08-20 (내일 월요일) 15:39:04

(잠자리 날개처럼 얇고 투명한 비늘이 봉투에 들어있다. 비늘의 겉면엔 반짝이는 가루가 묻어있다.)

잘 지내지! 잘 지낼 거라고 믿어. 우리 헤어진 지 일주일도 안 됐으니까.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너도 도착했겠네.
아무튼 이것 봐! 룸메가 나한테 준 거야. 요정이 줬다나 뭐라나. 아니, 진짜 요정이 준 거면 이걸 왜 나한테 줘? 근데 진짜일 수도 있으니까... 혹시 몰라서 너한테 보내 봐. 너 이런 거 모으는 거 좋아하잖아.
용건은 이게 끝! 이번에 한다는 연구 잘하고 내 생각도 때때로 해~ 나중에 또 보자!

추신: 유니콘 이름 결정했어. 이름은 막시무스 콩키두스 2세. 어때?

62 이름 없음 (rSChAqfEms)

2023-08-21 (모두 수고..) 19:34:04

왕국에서 그대에게 보낸 서신을 보았소.
몰래 훔쳐본 무례를 용서해주시오. 단언컨대 그대의 비밀을 캐려는 의도는 아니었다오.

예전에 인간의 모습으로 도시를 구경할 때, 한 연극에서 장미는 이름이 어떻든 그 향기와 형태는 그대로라는 말을 들었소. 그대에게는 어떻소? 그대에게 장미란, 장미의 이름 자체가 중요한 것이오?

그대가 나를 죽이기 위해 찾아왔더라도 나는 그대가 반가웠소. 함께 보낸 시간과 나누던 대화에서 느낀 즐거움은 나에게 진실이었다오. 비록 그대가 용사냥꾼이더라도, 국왕에게 나의 핵을 바치면 후대까지 미칠 보상을 약속받았다 한들 말이지.

나는 동굴에 머물러 있겠소. 나의 급소는 두 눈 사이 이마의 틈이라오. 그곳에 칼을 꽂는다면 나는 다시 눈을 뜰 수 없겠지.
괜찮다면 나는 그곳에서 떠나지 않을 터이니, 그대가 좋아하던 그 꽃을 들고 찾아와준다면 고맙겠소.

63 이름 없음 (K98JyduMLo)

2023-08-21 (모두 수고..) 22:10:22

>>62
나의 소중한 친구. 당신은 언제나 내게 무례한 적 없었어요. 그러니 사과하지 말아요.

그 향기와 형태가 장미라 이름 붙었기에 우리에게 기억되고 전해지듯, 이름이란 기억과 기록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만일 내가 당신에게 장미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그건 당신이 내게 장미처럼 아름답고 향기롭다는 뜻이겠죠. 그러니 나는 이름이 중요하다 말하겠어요.

나는 어려서는 저주받은 아이라 불렸고, 자라서는 용을 사냥하는 사냥꾼이라고 불렸죠. 일평생을 이름처럼 살아온 나는 당신을 그저 사냥해야 할 용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불러왔어요.
당신의 이름을 알기 위한 작은 노력조차 하지 않고.

나 역시 당신과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즐거움과 기쁨으로 가득했어요. 당신의 지식은 온 만물을 뛰어넘었고, 그 속에 담긴 지혜는 역사를 이끌던 현자도 감히 따라올 수 없겠죠. 당신과 함께하며 나는 그 어떤 금이나 보석과는 비견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받았어요.

왕국의 서신을 보며 오랜 시간 생각했어요.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같았죠. 왕국에서 전해올 보상은 짧은 시간 머물다 사라지겠지만 당신이 준 모든 것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는 걸.

나의 친구. 당신의 허락을 받지 않고 멋대로 친구라고 부른 점도, 당신에게 내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점도 미안해요. 하지만 당신에게 미움 받고 싶지도, 더 이상 당신을 용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았어요.

부디 허락한다면 나는 용의 약점이나 내가 받을 금의 무게 따위가 아닌 당신의 이름을 알고 싶어요.

달이 모두 차오른 밤이 되면 당신이 있는 곳으로 찾아갈게요.

64 이름 없음 (bG90zPX1m2)

2023-08-23 (水) 19:29:53

<아카데미아 공지>
최근 영혼이 물질이라는 괴소문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학생들은 그러한 괴담에 휩쓸리지 않으리라 믿지만, 혹여 심신이원론에 대해 부정하는 학생이 있으면 교내 마법부에 알려주세요.
몸과 영혼이 송과샘으로 소통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이학년 학생들은 강령술을 배워야 하는 나이로서, 영혼에 대한 불신이 심해지면 마법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P.S. 우리의 명석하고 올바른 정신이 참된 진리에 다가갈 수 없음을 주장하는 학설(학설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이 최근 경험론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돌고 있습니다. 마법부 학생들은 그러한 주장에 귀를 귀울이지 말고 연역적 방법을 연마하는데 집중하세요.

65 이름 없음 (FeseJZ9/YI)

2023-08-23 (水) 19:36:23

[이번달 이사장님의 말씀]
아직도 케케묵은 영혼의 존재를 주장하며 방구석에서 그림이나 그려대는 장소가 버젓이 학교라는 이름을 붙이고 존재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학생 여러분, 명심하세요. 느끼는 것이 참된 것이고 관측 가능한 것이 곧 원리입니다. 마법학교는 본인들의 망상이 과학적 진실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지만 근래 몇십년간 우리 기술부가 마법진, 진흙, 몇백년 묵은 나무 없이 얼마나 많은 진보를 이뤄냈는지 보세요.(아직도 마법학교에서 치료를 하려면, 약 한알이 아니라 며칠에 걸친 기도와 수련으로 회복해야 합니다. 세상에!)
우리 학생들은 어리석은 뜬구름 잡기에 열중하지 말고 현실을 연구하는데 집중하세요. 명석한 직관같은 헛소리를 하는 학생은 이주일간 화장실 청소입니다.

66 이름 없음 (s5gPKgvKMg)

2023-08-23 (水) 20:03:35

릭 씨. 전에도 말했지만 당신은 너무 다혈질이에요. 같이 기껏 데이트 하러가서 식사 메뉴를 빨리 고르라고 호통쳐버리면 베라 양이 무슨 기분이겠어요?
뭐 당신 기분은 이해해. 첫 데이트니 긴장도 돼고 웨이터의 시선도 신경쓰였겠죠. 그렇다고 잘했단 얘긴 아니에요.
베라 양과 다음 데이트는 나랑 하기로 한 거 알죠? 방해하면 가만 안 둘 거예요. 하지만 약속한 대로 멀리서 구경하는 건 봐줄게요. 두고 봐요. 오늘 베라 양과 나는 분위기 타서 첫 키스까지 갈 거거든요.
- 리사

67 이름 없음 (HM2jxIZmns)

2023-08-24 (거의 끝나감) 02:47:13

교차로에 있던 모습을 봤습니다.
첫 눈에 반했습니다.
저와 교제해 주세요.

같은 말은 절대로 @%#^&

(쓰다 버린 듯 구깃구깃 접힌 쪽지다)

68 이름 없음 (h1fUBg5rog)

2023-08-24 (거의 끝나감) 19:38:10

이것은 경고문입니다.

윗층에 매일 22시를 지나면 기타를 치는 분이 계십니다.

한번만 밤에 기타치다가 걸리면 죽여버리겠다.

온건하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한 번 얘기한 이후로 드럼까지 치고 있어.

이번에는 너같은 놈이라도 명예가 있겠구나 싶어서 넘어가는데

다음번은 없습니다 쓰레기새끼.

PS. 사실 이미 소장은 넣었습니다.

69 이름 없음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19:46:34

>>68

드럼은 나 아님.
-1604호 기타

70 이름 없음 (d6EV5QColY)

2023-08-31 (거의 끝나감) 02:21:27

내 말 믿어주는 사람은 전국에서 너뿐이니까 편지 보낸다.
모든 집마다 방이 하나씩 더 있어. 나한테만 보이는 방이 말이야.
우리집에도 방이 하나 더 있었나 봐. 나한테만 보이고 나만 들어갈 수 있는 방이. 내가 이걸 어떻게 알게 됐냐면 가끔 그 방에 들어가 있으면 가족들이 나를 못 찾더라고.
나는 모두에게 그 방이 보이는 줄 알았지. 근데 아니었어.
그 방에서 이상한 점이 있다면 방에 있던 물건을 가지고 나올 수 없다는 거? 하지만 다른 물건을 갖고 들어가는 건 돼.
얼마 전 새 집으로 이사한 친구네 초대받았는데 그 집에도 있는 것 같더라고.
폐가 같은 곳은 잘 모르겠어.
어떻게 된 건지 나도 잘 몰라. 초능력 같은 건가?!

72 이름 없음 (Zhr7XBaoBo)

2023-09-23 (파란날) 18:23:12

[현실차원시간보호협회] 가입 감사 및 보안 질문 답변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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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회원님,

더 넓은 우주, 현실차원시간보호협회에 가입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제부터 함께 달려갈 동안 동반자로서 회원님의 원활한 협회 활동을 도와드리겠습니다.

현실차원시간보호협회는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목표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하실 수 있는 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현재 저희 협회는 헌터 여러분과의 적극적 협력으로 저희의 미션인 “현실유지, 차원안정, 시간질서” 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원님의 기여 또한 현실유지 방해요소를 제거하여 저희의 비전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저희 현실차원시간보호협회에서는 회원님의 보안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회원님의 안전을 위해, 아래 5개의 보안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해 주십시오. 이러한 절차는 신원 확인 및 보안을 강화하기 위함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보안 질문 1.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보안 질문 2. 당신의 고향 차원과 고향 행성은?
보안 질문 3.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색은?
보안 질문 4. 당신의 취미는?
보안 질문 5. 당신은 차원 및 시간을 불법적 수단을 통해 무단으로 여행하며 현실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해치는 불법 차원 및 시간 여행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보안 질문의 답변을 작성하시면, 이 통신에 대한 답장으로 답변을 제출해주시면 됩니다. 답변이 확인되면 적어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저희 협회가 곧 담당 에이전트를 배정해 드릴 예정입니다.

귀하의 소중한 기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저희 협회와의 멤버십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성공을 거두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3 이름 없음 (fc8.HO.noA)

2023-11-06 (모두 수고..) 00:03:45

영원히 18살일 너에게

낙엽도 많이 지고 비도 오고
요즘엔 네가 더 보고 싶다
그래서 네가 있는 곳으로 가려고
가면 반겨줘야 해
늙었다고 놀리지 마

금방 보자 안녕

74 이름 없음 (e8phoTNNvo)

2023-12-03 (내일 월요일) 18:18:13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집을 비웃고 바른 현실을 깨우쳐 드리고자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망국의 잔재로 사라지기 위해 참된 새 시대를 거부하는 우행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터입니다.

가짜 평화와 풍요로 만민을 기만한 공화정부는 파멸해 마땅했기에 무너진 것입니다.

황폐해진 국토와 굶주린 이들의 신음이 가득한 현 상황이, 그들 공화정의 잘못이 아니면 누구의 잘못이겠습니까?

제정만이 국가를 위한 길임을 아셨기에 폐하께서는 군을 통해 공화정을 타도하여 제위에 오르는 노고를 감수하셨을 따름입니다.

가히 영웅적이라 할 수 있는 그런 결단에 찬사를 보내고 돕는 것이 우리 식자들의 소명 아닙니까?

당치도 않은 공화정부의 그릇된 향수에 미쳐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진정 바른 길입니까?

신이 존재한다면 마땅히 공화정을 몰아내고 위대하신 폐하께 찬사를 보냈음이 당연할진데 말입니다.

을씨년스러운 야산의 가택에 숨어 시간을 흘려보낸다 한들 폐하의 손 닿지 않는 곳은 이 나라에 없습니다.

추한 수구에의 집착은 버리시고, 폐하께서 자비로 당신을 대하는 동안 출사하는 게 좋으리라 믿습니다.

적이 아닌, 같은 길을 걷고 동문수학한 학문적 아군으로서 당신에게 참된 나라를 위한 길을 충고하려는 것입니다.

중앙으로 돌아와서, 부디 폐하께 머리를 조아리고 그 분의 업적에 경의를 표하십시오.

이토록 만민에 헌신한 분이 그간 없었건만, 어찌 박수를 치지는 못할 망정 침을 뱉는다는 말입니까?

야인으로서 낭비되고 있는 당신의 아까운 인생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움직이시길 바랍니다.

75 이름 없음 (5ctzqyRzUc)

2024-01-30 (FIRE!) 16:53:24

사랑하는 아버지께.

제국의 수도는 시나브로 봄입니다. 가지 끝에 달린 꽃망울이 긴 꿈을 꾸는군요. 아름다운 일입니다.
모르는 세상은 외롭지만 한편으로 상쾌합니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저를 알지 못합니다. 괴물과 대화하던 아이, 종종 문고리를 휘던 아들은 없습니다. 도서관이라는 곳도 참 좋습니다. 책을 무료로 공개하다니! 처음에는 제국 사람들은 다 부자인 줄 알았지 뭡니까.

이곳의 사람들은 밤마다 무슨 꿈을 꿀까요? 어쩌면 잠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여관 밑이 술집인데 새벽까지 소란스런 손님들로 붐빈답니다. 신기한 일이에요. 고향에서는 해가 지면 집 아니면 가끔 양들 울음소리에 축사로 가지 않았습니까?
아버지는 무슨 꿈을 꾸고 계신가요.

여섯살 즈음 교회를 다녀오고 며칠간 앓아누웠던 적이 있지요. 살면서 그런 날은 이전에도, 이후로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그때 꾼 꿈이 생생합니다. 몽롱했는데도 말이에요. 따뜻한 품... 그 전에는 조금 흐릿한, 하지만 손끝에 닿은 감각만은 확실했던. 단단하고 예리한 뿔의 촉감.

아버지, 아니 용사 울자르님. 저는 이곳에서 비밀을 알았답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제가 누구인지 말이에요.

사랑하는 아버지, 당신만큼 저도 세상을 사랑한답니다. 당신이 저를 사랑하듯 말이에요. 그때 저를 죽일 수 있었지요? 그럼에도 거둬 작은 마을로 내려왔죠. 저도 아버지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답니다.
저를 믿으시죠, 아버지?
믿으신다면 어째서 그날, 여섯 살 아들과 손을 잡고 교회에 가던 그날.
아주 깊고도 강력한 낙인을 제 몸에 새기셔야 했나요?
하기사 이제는 무의미한 말이로군요.

운명은 거스를 수 없습니다. 예언가가 그날 당신에게 말했잖아요.
전쟁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새 시대의 적은 누구의 자식일까요?

오랜만에 얼굴을 뵙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의 아들, 테오.

76 이름 없음 (QlmQasNx4E)

2024-02-01 (거의 끝나감) 20:10:21

그분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어.
부디, 새 세상에서 그대가 할 일을 찾길. 성혈의 맥은 이로서 끝이다.

77 이름 없음 (5WP75PXxQo)

2024-02-02 (불탄다..!) 12:51:28

섬 생활은 어떻습니까?
이야, 그 무서운 선배님이 은퇴라니 깜짝 놀랐지 뭐에요!
너굴 주식회사였나? 거기서는 패키지 잘 해주덥니까?
저 놀러가면 챙겨주실거죠?
초대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선물 하나 보냅니다.

애교만점 후배 보냄

78 이름 없음 (Mec7PiaPNA)

2024-02-02 (불탄다..!) 23:47:13

>>76
너무 많은 것을 잃으신 분이라지만, 나는 옛 세상의 것이라 새로운 세상이라곤 살아낼 수 없습니다.

업화에 영원토록 불타더라도 나는 여전히 그분이 필요합니다. 나와 함께하는 형제 자매들도 그분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 모두 안식이 필요하지만 나는 눈앞에 아른거리는 관경에 감히 멈출 수 없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성혈의 맥은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져야, 마지막 신앙인이 전인 없이 죽어서야 끝날 것 입니다.

79 이름 없음 (3hU9qrcRQU)

2024-02-03 (파란날) 00:06:16

>>78
그대는 아직 꿈 속에 사는군. 그렇기에 아직 숨이 붙어있는 것인가.

좋을대로 하게. 그대 목은 성문에 걸리지 않기를.

80 이름 없음 (2KpKPT/DFI)

2024-02-10 (파란날) 00:44:11

[외부메세지]

좋은 꿈 꾸고 있니?
인센스를 바꿨어. 네가 궁금하다고 했던 그 제품이야.
설탕이나 꿀처럼 달콤한 향이 난다고 하더라.
정말 그럴까... 회사 말을 믿고 싶어.
최소한 포장지는 참 예쁘더라. SNS에서 인증 챌린지를 할 정도로 말이야.

한번씩 쓸데없는 의심이 들어. 네가 정말 거기 있을까?
한번씩 받는, 네가 보냈다는 답장이... 정말 네가 보낸 편지일까?
어쩌면 너는 이미 "원시적인" 의미에서 영원히 떠났고,
내가 보는 건 단지 네 정보를 학습한 언어 모델이 생성한 환각에 불과하지 않을까.

미안.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했지.
넌... 이번에도 안심하라고, 너는 잘 지내고 있다고 다정하게 말해주겠지?

나도 잘 지내고 있어.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사랑해. 네가 내 곁에서 숨쉴 때와 마찬가지로.

- XΔ080

81 이름 없음 (GlX.KrCSg6)

2024-02-22 (거의 끝나감) 03:33:06

>>80

아. 나도 맡아보고 싶다. 당장이라도 튀어나와 안아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써본 후기도 꼭 알려줘야 해.

또 고민이야? 이럴때 꼬집어 줘야 하는데, 몸이 없는건 이래서 불편하다니까. 요즘 우울한 일 있는 건 아니지? 평소에 힘든 일이 있어도 자꾸 숨기려는 버릇이 있으니까.

있지, 이런 감정이 언어모델에서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따듯하고 왠지 모르게 간질거리는 감정 말이야. 그건 아무리 많은 언어를 학습해도 지어낼 수 없잖아. 아무리 많은 확률을 연구해도... 그러니 안심해도 괜찮아. 알겠지?

나도 잘 지내고 있어. 그러니 잘 지내야 해.
사랑해.

오늘따라 보고 싶다.

-L0VE

82 이름 없음 (rwmoh3oWJg)

2024-02-22 (거의 끝나감) 03:39:40

>>81 아이폰에선... 스포처리한게 안보이네... 열받게...

83 이름 없음 (hbF6sdHsFk)

2024-04-22 (모두 수고..) 05:53:05

부인 보시오.

편지를 전달한 이가 그대를 너무 놀라게 하지 않았다면 좋겠소. 아무도 몰래 전달하기 위해서이니 이 편지를 다른 이에게 보이지 말아 주시오. (그나저나 궁의 보안이 너무 약한 것 아니오? 연못 근처 담장의 구멍은 막는게 좋겠소.)

이런 식으로 편지하게 되어 미안하게 생각하오. 그러나 내가 열다섯 살이 다 되어가도록 그대 얼굴을 보기는 커녕 목소리조차 제대로 듣지 못하였지 않소. 까마득하게 어릴 적 혼례식에서 가림막 너머로 본 것을 제외하면 말이오.

아니, 우리가 대단한 부부의 정을 나누자고 결혼한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 서로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부부가 어디 있소? 그대가 세간의 소문을 들었을지는 모르겠다만 - 내가 그, 또래에 비해 학문이 얕고 재주가 변변찮은 것은 맞으나, 살면서 그런 부부일랑 듣지도 못하였소.

그러니까, 내 말은, 마주앉아 정답게 대화하지는 못하더라도 편지 정도는 나눌 수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요. 혹여라도 들키는 날엔 전부 내가 시작했다고 하시오. 내 전부 책임지리다! 설마하니 폐하께서 하나뿐인 조카에게 대단한 벌을 내리실까.

그, 최근 나에게 여러 일이 있었는데... 그 바람에 갑자기 내 마음이 조급해져 이러는 것이라, 부디 부인이 이해해 주시오.

위청

84 이름 없음 (Jic96vN9mI)

2024-08-06 (FIRE!) 23:37:55

상처 주고 밀어내서 미안해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85 이름 없음 (9b71wwwwp6)

2024-08-06 (FIRE!) 23:51:20

사랑하는 부인,

벤터스의 겨울은 유난히 날씨가 춥고 험합니다. 저택에 있는 부인은 따뜻한 방 안에서 편안히 잘 계시겠지요?
최근 사냥에서 질 좋은 모피를 얻었습니다. 부인이 기거하는 저택으로 갈 마차에 먼저 실어보낼 테니 확인하시길.

최근 부인에게 귀여운 애완동물이 생겼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습니다. 제법 아끼는 모양이더군요.
그러나 경고하건대, 너무 큰 사랑을 쏟지 않기를 바랍니다.

부인의 저택에 당도하자마자 부인께서 사랑해 마지않는 그것의 목을 비틀고 싶지는 않으므로.

일주일 뒤에 행복하게 웃는 얼굴로 부인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사랑을 담아.

당신의 베니안.

86 이름 없음 (Fw8YZwZwIY)

2024-08-07 (水) 00:49:27

>>85
당신에게.

벤터스의 매서운 겨울이 부디 나를 위해 당신에게 자비를 보여주시기를.
저는 당신의 걱정 덕분에 따뜻하다 못해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잘 관리되고 있는 이 거대한 저택 안에서 무척 잘 지내고 있어요.
마차 소식은 오늘 아침에 들었어요. 당신이 보낸 마음이 아직 제게 도착하지 않았지만, 내 남편은 원하는 걸 손에 넣고야 마는 인물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으니 미리 인사를 전할게요.

놀라게 해주고 싶어 최대한 조용히 데리고 있었는데, 당신의 반응을 보니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 무척 기쁘네요.
상처 입은 것이 가여워 잠시 거두었을 뿐이라 금방 놓아주려 했는데... 우연히 정이 들어 좀 더 곁에 두게 되었어요.
어찌나 영리한지, 이런 면은 꼭 당신을 닮은 것 같던데 그래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걱정 말아요.

당신이 도착했을 때는 모든 게 정리되어 있을 테니까요.

당신의 농담 실력은 여전히 대단하네요.
그곳에서 사냥에만 몰두하지 마시고 농담하는 방법도 배우며 좀 더 느긋하게 벤터스를 즐기다 오시기를 바라요.
나는 아직 당신을 위한 선물을 전부 준비하지 못했으니까요.

부디 당신의 귀가가 늦어지기를 바라며.

당신의 부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