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많이 봐줘도 20년 이상 살아온 느낌은 아닌데 말이지. 이런걸 애늙은이라고 하는건가? 저런 말을 사용한다고 못알아들을만큼 멍청하지 는 않지만 어린 아이가 어른인척하는 것 같아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 체구도 작은 편이라 ... 이런걸 괴리감이라고 하는건가. 말없이 여자를 바라보던 나는 어깨를 으쓱하였다. 인간을 잡아먹는 요괴라곤 하지만 쓸데없이 죽이는 것도 취향에 맞지 않는 일이니까 말이다.
" 나는 딱히 어울려줄 생각은 없는데 말이지. "
우연히 만난 요괴랑 어울린다니 보통 인간이라면 듣자마자 경기를 일으킬 말이었지만 눈 앞의 여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고 있었다. 이런 것만 봐도 인간 마을에서 살지는 않는 것 같았다. 저 마을에서 이런 말을 하면 미친 사람 취급할 것 같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어울려줄 생각은 없다고 말했지만 내가 이렇게 대답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이미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
" 요괴들은 험악하다네. 굳이 마을까지 들어가서 인간들을 잡아먹기도 하니까 말이지. 내가 취미가 없어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진즉에 잡아먹혔을걸세. "
안일하게 행동하는 것인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로써는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조언이었다. 요괴가 이런 말을 해주는 것도 우습긴 하지만 말이다.
상태가 꽤 호전되었답니다......... 여러분 덕분이에요.............!! 제가 부재하는 동안에도 스레가 정전되지 않게 많이 애써주셔서 무척 고마워용........ 좀 더 상태를 지켜보고 괜찮겠다 싶으면 다시 들르러 올게용! 그때부터 밀린 일들 하나둘씩 처리하는 거죵...
갱신합니다! 상태가 어느 정도 나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그리고 캡틴이 왔을 때 어장이 조용하면 그렇잖아요? 캡틴이 없을 때도 열심히 떠들고 일상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물론 캡틴이 없으면 조용해지는 감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만... 할 수 있는 만큼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후후훗, 그런가요? 그럼에도, 요괴 씨 정도 되는 분께는 그 정도는 별 것 아니 겠지만요"
아리스는 요괴의 말에 장난스러운 태도로 살짝 웃어 보이며 동시에 양팔을 뒤로 돌려 뒷짐을 진 채로 허리를 살짝 숙이고는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 보통의 자세로 되돌아왔습니다
"그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네요."
아리스는 말을 나누는 요괴의 말에, 능글맞은 듯한 미묘한 표정을 한번 지어 보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그에게는 없을 지라도, 아리스에게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녕 그녀와의 회화가 싫증 나거나 흥미를 잃었다면 이대로 무시하고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을 겁니다. 혹여나 그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괴 씨가 그녀를 신경 써주어서 행하는 것이라면 되려 기뻐해야 할 일일 겁니다. 인간에 마음을 살펴 봐주며 배푸는 요괴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러한 인물이 있다면 그녀의 목표의 달성과 성취에 대한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니 말이죠
"아무럼, 그것이 요괴의 본문이라고 하니까요? 그렇게 해야 하는 것.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 아아~ 그들과 친분을 가질 없다니, 안타까운 일이죠. 그에 비하면 저는 운이 좋네요. 이렇게 요괴 씨와 담화를 나눌 수 있으니 만큼. 요괴가 왜 그렇게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
아리스는 요괴 씨의 충고에 긍정하면서 살며시 재차 또 한번 웃으며 왼손을 가슴에 얻고 오른팔을 들어 올리고는 손을 펼쳐 보이며 마치, 연극과도 같은 언행을 취하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리스는 요괴가 그러한 존재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요괴라는 정체성에 얽매인 그러한 행위에 고찰하고 싶어할 정도이죠. 요괴들에게는 그게 당연하고 평범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요괴들에게 있어서 왜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의문을 갖고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이는 없습니까? 아리스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녀 나름의 각종 추론들은 증명할 수 있는 기회는 또 어떻습니까?
떠보는 듯한 느낌, 내 의중이 어떠한지 계속해서 들여다보려는 느낌을 받아 눈쌀이 찌푸려진다. 콱 잡아먹어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자니 귀찮아진다. 결국은 눈 앞의 이 어린 인간이 어디까지 하나 지켜보자는 생각에 표정을 풀고 말했다.
" 요괴의 본분 같은게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좀 다른 모양이군. "
인간을 잡아먹는건 인간이 살기위해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본디 인간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장 크게 느끼고 그 두려움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 요괴이니까. 그렇다고 인육을 먹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지만 본분이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할 것 같다.
" 주어진대로 살아가는 것뿐이네. 인간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것에 대해 큰 고찰을 하지 않는 것처럼 요괴들도 마찬가지지.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
대체 이 인간이 나에게 뭘 원하길래 이렇게 대화를 빙빙 돌려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실 보통의 인간은 마주치면 도망가기 바쁘니까 이렇게 인간과 대화할 일이 드물기도 하다. 다시 한번 눈을 가늘게 뜬 나는 결국 한숨을 작게 내쉬고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환상향에서, 요괴란 인간의 혈육을 취함으로서 인간에게 경외심을, 마음을 삼키고 받으며 스스로를 안녕케하고 드높이나 그렇기에 인간에게 매어있는 이들, 이라고들 하죠. 그 요괴의 의사가 어떻든 무관하게. 마치, 처음부터 그러기 위해서 존재했다는 듯이. 그건, 바깥 세계에서 환상은 현실에서 잉태했음에도 그저 거짓이라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 것처럼."
아리스는 요괴 그 말에 시선과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리고는 중얼거리듯 그렇게 말했습니다. 요괴란 무엇입니까?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서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이렇게 실재하여 이야기까지 나누고 있지만 요괴는 환상에서 비롯한 존재입니다. 정서적이며 개념적이고 존재한다고 믿어지기에 존재하는 관념의 상(象)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그러한지는 모릅니다. 그저 그렇게 생각할 뿐입니다. 환상이란 환상이기에 그런 것입니다
"그래요, 요괴든 인간이든 그렇게 살아가곤 하죠. 그 삶에 방식에 대해서 굳이 고찰할 이유는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반대로, 할 수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도 없겠죠. 그것이 바로 그러한 예외를 따르는 인요들 이겠지요. 그렇다면 왜 하지 않을까요? 이 환상향이 영원을 지새우는 곳이기에? 변화란 모든 것을 쇠락하게도 할 수 있기에?"
아리스는 다시 요괴에게 시선을 맞추고는 그 말에 긍정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와 동시에 의아하여 묻듯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요괴 씨가 말한 것처럼 그건 굳이 따로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해봐야 아무것도 없는 그런 것. 생물은 무언가를 먹어야만 살 수 있고 그렇게 합니다. 왜 생물이 양분을 필요로 하는지. 그러한 것에 굳이 의문을 갖는 것은 삶을 유지하는데 있어 그다지 실리적이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들은 이를 굳이 사색하고 탐구하며 새로운 결론에 도달함으로서 자신들과 세상을 계속 변화시켜 왔습니다. 그것이 좋든 나쁘든지 말입니다
"어머, 원하는 것인가요? 새로운 요괴 친구가 있으면 좋겠네요. 후훗."
아리스는 그 요괴의 물음에 살짝 장난스러운 동시에 미묘한 웃음과 미소를 띄우며 말했습니다. 그 말 자체는 정직하게 원하는 그대로 였습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다양한 요괴들과 친분을 맺는 것은 즐거운 일이 될 겁니다. 거기에 인간 친구들도 있다면 더욱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나 보단 둘이 더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요괴와 인간이라는 서로의 정체성에서 얼마나 그렇게 될 수 있는 가. 그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