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96102> [1:1/HL/스팀펑크] 삭풍의 경계 : 1 :: 104

◆Jo9md./Tkg

2022-12-11 01:36:22 - 2022-12-25 22:12:11

0 ◆Jo9md./Tkg (GtodfljZHw)

2022-12-11 (내일 월요일) 01:36:22

>>1 아르센 A. 벨리어드
>>2 샤론 G. 디네부르

53 아르센주 (xIMMo/CdRk)

2022-12-16 (불탄다..!) 22:51:51

# 뭐 묘사도 안나올거고 그냥 같이 잤다~ 수준만 할거니까 괜찮지 않을까!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 벨리어드 가문은 재정적 지원은 충분히 받고 있는 편이야~ 엘 셀리르 성벽을 담당하고 있는 가문이기도 하니까. 물론 수도에 살고 있는 귀족들에 비하면 좀 부족하긴 하지만 말이야 ... 영지민들은 사냥이나 양 목축업 같은걸로 생계를 담당하고 세금을 내고 있어! 그러니까 그런 모습도 쉽게 상상할 수 있을꺼야~

54 샤론주 (gkfX4TPvqs)

2022-12-16 (불탄다..!) 23:01:38

#응 그럼 상관없지ㅎ 내가 너무 상상해서 셀프 손발퇴갤했을뿐.. 😅ㅋ
##재정이 충분하다니 다행이야 군대의 힘은 돈에서 나올거 같아서..ㅎ 앞에 일상에서 병사들한테는 술 보급이 더 좋을거라고 아르센이 독백한게 기억에 남아서 물자가 넉넉했으면 했나봐 아 그러고보니 성벽밖의 병기들이 어택땅해서 성벽이 훼손되지는 않는거야? 그병기들 화력 쎌거 같은데

55 아르센주 (xIMMo/CdRk)

2022-12-16 (불탄다..!) 23:35:05

# ㅋㅋㅋ 그래도 손을 잡는다거나 껴안는다거나 하는건 나중엔 할 수도 있지 않을까?
## 돈은 다 중앙정부에서 내주니까 괜찮아~ 가문의 개인 사병들이 아니니까. 사실 먹고 사는건 다들 문제 없는데 아무래도 북쪽 출신들이다 보니 술을 좋아한다는 설정이라서 말이야. 성벽 밖에 있는 친구들은 성벽이 온존할땐 공격하지 않아. 일종의 억제제 역할을 하는거거든 성벽이.

56 샤론주 (4JZx6S/wWs)

2022-12-16 (불탄다..!) 23:51:03

#그럴만한 맥락이 나오면 그렇겠지? 손은 첫일상에서도 잡긴했고ㅎ
##황제폐하 재벌이시네 하긴 황제의 권력은 빵빵한 재력과 군사력에서 나올거같긴 해 엘 셀리르는 인위적인 수단으로는 파괴되긴해도 오래되어서 부식되거나 풍화되지는 않는거야? 반대로 복구는 인위적으로는 안되고 자연적으로만 되고? 너머의 병기들은 성벽이 무너지면 그너머에 적군이 온거라는 식으로 AI가 들어간건지도 모르겠다ㅋ

57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00:18:30

# 제국은 땅이 넓으니까 들어오는 세금도 많은 편이지~ 엘 셀리르는 사실 내구도 상당히 높은데 기술력의 발달로 엘 셀리르를 무너뜨릴만한 폭발력의 폭탄이 생겨버려서 그래. 복구도 인위적으로 가능은 하겠지만 만든 기술이 기술인만큼 고치는 것도 ... 그 정도가 필요하지~ 그래서 현재에는 그냥 자연 수복만 기다려야해

58 샤론주 (WozZ989k5E)

2022-12-17 (파란날) 00:25:59

#주말 좋다 느긋하게 썰풀이도 되고 히히 근데 방금 좀 울적한 생각이 들어버린게 제국이 막 팽창정책 펴고있잖아 그게 반대로 말하면 침략자포지션일텐데 그럼 테러하는 적대국사람들이 해석하기에 따라선 일종의 독립투사잖아 뭔가 슬프네 (제국이 잘못했다!?)

59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00:40:25

# 역사는 승자와 패자로 이루어져있으니까 말이야. 제국이 이렇게 팽창하다가도 어느정도 한계를 느끼고 평화협정을 추진할 수도 있고 아예 통일을 목적으로 할 수도 있겠지! 지금은 본격적인 전쟁보다는 제국이 하도 팽창하다보니까 주변국이랑 분위기가 너무 안좋은 상태고! 독립투사일수도 있지

60 샤론 - 아르센 (i9R86fbHQo)

2022-12-17 (파란날) 01:12:07

>>43 기차에서는 내내 졸다시피 했다. 지난밤을 꼬박 지샌 여파였다.

예식이 끝난 뒤의 피로연은 다시 생각해도 치가 떨렸다. 공작 각하는 물론이고 하객들까지 그에게 앞다투어 술을 권하니 보기만해도 취하는 느낌이었다. 말렸어야 했는데 웃고 있어도 힘든게 느껴졌는데 공작 각하께서 일부러 만취하게 만들려는 눈치라 감히 거스를 엄두가 안났다. 그렇게 동조한 대가일까? 그가 거의 인사불성에 가까워지자 공작 각하께서는 신랑 신부를 보내주자면서 별실에 넣어버렸다. 그순간의 수치스러움이란! 아무리 그를 당신의 사람으로 만드는게 급해도 이런식으로 한방에 넣는건 너무 얄팍한 수 아닌가! 봉변 아닌 봉변을 당한 그를 볼 낯이 없었다. 그가 취하다못해 완전히 잠들고만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막무가내이시니 바로 나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가만있자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그러고보면 결혼이 결정된뒤로 내내 정신없이 바빴다.) 이대로 졸았다간 아침까지 못일어날게 뻔했다. 그럼 그가 얼마나 놀라고 당황할지. 그난리끝에 한방에 몰아넣어졌다는걸 들키기는 죽기만큼 싫었다.

몇번 제손과 볼을 꼬집다가 궁여지책으로 반짇고리를 찾았다. (그에게 돌려주기 위해 예식 전날 밤에 급하게 세탁과 다림질을 맡겼던) 손수건에 자수를 놓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솜씨도 변변찮은데 갑자기 자수를 놓으려니 뭘 어째야할지 떠오르질않았다. 피곤해서일지도 모르나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그가 어떤 무늬를 좋아하는지는커녕 여기에 자수를 놓는게 장식이 될지 훼손이 될지조차 모르는데 자수는 무슨? 결국 샤론은 그의 손수건 대신 레이스로 점철된 제 하얀 손수건을 꺼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정략혼상대이기 이전에 호불호나 감정이 있는 인격체로 봐주었던것을 떠올리며 파란실로 문구를 넣기 시작했다. '아르센 님께 경의를 담아 - 샤론'이라고. (그런 그가 내키지도 않는 음주로 시달리는걸 수수방관한것에 다시금 가책이 들긴했지만)

그리하여 마침내 마지막 글자를 마무리했을즈음에는 그럭저럭 동이 터오고 있었다. 이제는 괜찮겠지하고 나왔더니 문앞에는 어린 시녀가 문옆에 기대 졸고 있었다. 불침번으로 있으면서 감시하라는 명이라도 받았던걸까? 눈이 훅 감기고 골이 띵한걸 가까스로 감추고 시녀에게 간밤의 일 들키면 피차 좋을것없으니 입 다물자고 금화 몇닢을 찔러줬다. 그러고는 그가 깨면 시중을 들어달라고 지시한뒤 출발 준비를 서둘렀다. 선채로 잠든대도 이상하지 않을듯했고 그 역시 그정도로 마셨으면 자고나서도 괴로울것 같았지만 짧은 대화로도 그가 얼마나 마음이 급한지는 절실히 와닿았으니까. 그러다보니 무려 공작 각하 내외께서 전송을 나오셨는데도 하직인사를 제대로 올렸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내내 겉돌았다고는 하나 생의 절반이상을 보낸 공작저를 떠나는 순간인데 김이 새리만치 싱거운 작별이었다.

비몽사몽하기는 북부선으로 환승하고서도 마찬가지였다. (옆좌석의 그가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도 곤해서 잠들어 있었다면 걱정이 덜되련만) 그러다 차창밖이 새하얗게 뒤바뀐걸 알아보고서야 잠이 깼다. 테시어드는 겨울에 눈이 오는 경우가 드물었고 온대도 보일락말락한 눈발만 조금 날리다마는 수준이었던터라 태초부터 그랬던것처럼 희디흰 풍경이 끝모르게 이어지는 가운데 손가락만한 눈발이 공중에 마구 날리거나 차창을 때리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했다. 새하얀 하늘과 벌판과 건물을 하염없이 보고있자니 어느새 기차가 종착역에 멈춰섰고 그곳엔 벨리어드 가문의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있었다. 등골이 쭈뼛해지도록 불어대는 찬바람을 맞고 미처 다 치워지지 못한채 녹은 눈으로 질척한 바닥을 딛고(그바람에 드레스끝이 젖어 살짝 무거워지기도 했다.) 한겨울에도 끄떡없을 고목처럼 강인해보이는 노집사의 축하인사를 들으니 이고장이 앞으로 어떻게든 정착해야만하는 곳이라는 실감이 났다. 그와중에 하녀장 운운하는 말이 나오자 공작가에서 보내준 시종(이자 연락책이자 감시자)들이 알게모르게 날을 세우는게 등뒤로 느껴졌다. 괜히 기싸움 걸거나 안하게끔 교통정리부터 해야할것 같다. 내말은 들을리가 없으니 공작 각하께서 원하시는게 뭔지 잘생각해보라는 식으로 둘러대야겠구나.

그런저런 궁리를 하는사이 짐은 짐마차로 말끔히 옮겨졌고 벨리어드 자작부터 하나둘씩 마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고 오래지 않아 그가 샤론이 마차에 오르는 걸 도와주려는 듯 손을 내밀었다. 연회 전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부드러운 웃음기가 어려있었지만 하룻밤사이 푸석해진 얼굴이 피곤해보이는 눈이 딱해 뭐라 대꾸도 못하고 마차에 올랐다. 그리고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서야 표정을 수습하고 입을 뗄수있었다.

"..저보다 스스로를 걱정하셔야 하는것 아니신지요? 어제 무리하.."

말이 차마 안나왔다. 결국 내가문에서 범한 무례이고 나는 방관만 했다. 그래놓고 생각해주는척 말하는것도 웃기지 않은가? 그러니 입을 다무는게 낫다고 통감하면서도 가책을 덜고픈 마음은 가시질않았고 급기야 제마음 편하기에 급급한 소리마저 나와버렸다.

"..미안합니다."

이런 말이 무슨 의미일까? 같은 상황에 닥치면 또 아무것도 못할거면서. 그러면서 이사람이 괜찮다고 넘겨주길 기대하는건 너무 뻔뻔한것 아닌가? 스스로가 한심스러운데 할수있는거라곤 손가방을 움키는것뿐이었다.


#답레 나왔다! 근데 쓰다보니 또 TMI가 한가득이네😅 괜찮으려나 모르겠다ㅎ

61 샤론주 (ORyRQX.lRA)

2022-12-17 (파란날) 01:16:54

#앗 썰풀이도 해줬었구나 제국은 그럼 폭주기관차로 갈데까지 가든가 늦게라도 멈추든가인 셈일까? 역풍 지대로 맞아서 순식간에 몰락해버리는 제3의 루트는 없겠지? 우리캐는 제국소속이라 독립투사들 힘내라기도 애매하네..쩝

62 아르센 - 샤론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02:05:33

벨리어드의 기온은 언제나 한자릿수를 유지하는 곳이었다. 제국의 최북단 영지이기에 당연한 일이겠지만 지금 막 수도에서 올라온 샤론 일행에게는 조금은 가혹한 기온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르센은 출발하기 전에 미리 영지에 연락을 해놓아서 마중 나온 사람들이 두꺼운 옷을 입을 수 있게 조치해두었다. 샤론의 옷은 자신이 직접 받아와 그녀에게 건네주며 입으면 따뜻해질거다, 라고 넌지시 말해준 그는 마차에 몸을 싣고 샤론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가 마차에 타자 그들이 탄 마차는 조심스럽게 출발하기 시작했다.

" 공작 각하 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작정하고 드시더군요. 북부 출신이 아니었다면 진즉에 나가 떨어졌을것 같습니다. "

샤론이 걱정해주는 말을 하자 아르센은 별거 아니라는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물론 아침에 숙취에 고통스럽긴 했지만 이곳에는 그들보다 몇배는 더 마시는 사람이 널려있는 곳이라 그렇게 마시는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자신의 한계보다 더 마셨음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군인이라 체력에 자신이 있는 것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미안하단 말이 샤론의 입에서 나오자 그는 옅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내저었다.

"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도 있고, 말릴 수 없던 상황이란 것도 잘 압니다. 샤론이 일부러 저를 그렇게 만드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미안해하는겁니까. "

잘못은 다른 사람들이 해놓고 사과는 엄한 사람이 한다니 아르센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손가방을 잔뜩 움켜쥔 샤론을 어떻게 위로 해줘야할까 고민하던 그는 마주보고 있던 좌석에서 샤론의 옆자리로 좌석을 옮겼다. 그리고선 가방을 움켜쥐고 있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두며 말했다.

" 어차피 이젠 공작가보단 우리 영지에서 지낼 시간이 더 많을겁니다. 그런 일은 금방 잊어버리고 앞으로 있을 일을 기대하는게 더 좋을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

자신과의 결혼 생활도 그렇고 비교적 온화한 수도와 다르게 척박한 자신의 영지에서 그녀가 적응하려면 꽤나 고생해야할테니 벌써부터 이렇게 축 처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그 자신도 샤론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돕겠지만 본업이 있으니 언제나 챙겨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런 것도 있었다. 도로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아 연신 덜컹거리는 마차 안에서 그는 창문을 가려둔 커튼을 걷어서 바깥을 바라보며 말했다.

" 저기 보이는게 저희 벨리어드 가문의 저택입니다. 저희가 향하는 곳은 여기서 북으로 좀 더 가면 나오는 별관이구요. "

그가 창 밖으로 가리킨 건물은 직사각형의 건물이 조금은 처량하게 서있는 것이었다. 외부는 덩쿨이 잔뜩 자라있었는데, 창문을 가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누군가 관리조차 하지 않는 건물로 보일 정도였다. 그는 날씨가 추운 날이 많아서 건물 외부를 정리할 날이 많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저렇게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아르센은 샤론에게 창 밖으로 보이는 것들을 이것저것 소개해주었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자 어느새 자신들이 머무를 별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 몰락 루트는 없다구~ 내가 안만들어놨으니까!

63 샤론주 (EFKcigpS4s)

2022-12-17 (파란날) 08:40:26

#헐 답레 빨라! 좋은 아침! 아르센이 넉살도 부릴줄 아는구나 신선하군!ㅋ 평소처럼 자상한거도 좋고 히히 (그술바람보다 몇배로 술을 마신다는 북부사람들 대체 무엇..?!)
##몰락 루트라고 표현하니까 영화 다운폴 생각났다ㅋ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설정되었다니 제국은 신의 가호를 받는셈이네ㅎㅎ

64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09:00:31

# 좋은 아침! 샤론이 멘탈이 쿠크다스 같아서 아르센이 걱정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더 신경 써주고 있는거구!

## 신(나참치)의 가호

65 샤론주 (LNiz6UXHmU)

2022-12-17 (파란날) 10:28:44

#멘탈레기라 손이 많이 가는 부인이구만ㅎ 챙김받지만 말고 챙기기도 해야할텐데.. 아르센도 좀 케어받았으면 좋겠어서
##ㅋㅋㅋㅋㅋㅋ 그러네 신이네ㅋ 뜬금없지만 전투라든가 사건사고 터져서 아르센이 군대 지휘하는 장면도 나올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간지날거 같거든ㅋㅋ (← 반제국 사람들 독립투사들이라며 슬프다던 인간)

66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10:44:20

# 그래도 아르센은 내심 샤론이 귀여워서 좋대~ 샤론도 더 적응하고 익숙해지면 아르센을 더 잘 챙겨주고 그러지 않을까!

## 기회가 된다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별관 저택 근처에도 아르센 직속의 경비대가 주둔도 할테니까 말이야.

67 샤론주 (PMW7iM6g1Y)

2022-12-17 (파란날) 11:20:40

#귀.. 생각 못한 반응인데😲 그래도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고마운데! 샤론은.. 이미 많이 서술한거 같아서 노코멘트ㅋ(로맨스 주인공 같다거나 등등ㅋㅋ)
##기대된다! 제복 입고 열일하는 장교 짜릿해 자극적이야! 아우 잠깨고 답레 준비해야지 나도ㅎ

68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11:59:52

# 서로 잘 맞는것 같아서 다행이야! 앞으로 이야기도 기대가 되네.

## 지금은 나긋나긋해도 일할땐 꽤나 엄하니까 ~ 샤론은 새로운 모습을 보지 않을까

69 샤론 - 아르센 (WeVbAgtydM)

2022-12-17 (파란날) 15:17:28

>>62 (공작저에서 겨울용 옷가지를 준비해주지 않은건 아니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다못해 귀가 떨어져나갈것 같은 벨리어드의 추위에 움츠러들었을때 그가 외투를 건네주었다. 지난 이틀간 테시어드에서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는데 이런건 어느틈에 준비했을까? 더욱이 샤론의 외투뿐만 아니라 샤론을 따라온 공작가 고용인들의 외투까지 마련되어있었다. 마음이 따스한 분인건 처음부터 알았지만 이정도 준비가 그런 마음만으로 되는건 아닐거다. 일처리를 철두철미하게 하는 분이구나. 그의 말마따나 한결 녹은 몸으로 마차에 오르며 새삼 감탄했었다.

그래서 더 면목이 없었다, 그렇게 빈틈없이 살펴주는게 무색하게 이쪽은 무례의 연속인것 같아서, 그가 농담조로 대답할만큼 여유가 있는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렇다고 그무례가 잘못이 아니게 되는건 아니니까. 그토록 시시비비가 명백한 상황에 제가책이나 덜고싶어한게 부끄러우면서도 따뜻한 미소와 미안할 일이 아니라는 차분한 목소리에 마음이 놓이고 그게 또 한심해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내가 이럴일이 아닌데 정신차려야지.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순간 그가 다가앉더니 샤론의 손을 감싸듯 손을 포갰다, 어떻게든 위로해주고 싶다는듯이. 단단하지만 거칠기는커녕 부드러운 온기에 가슴이 꽉 메었다. 속이 답답한것도 같고 울렁거리는것도 같은게 마차가 자꾸 덜컹대는 탓만은 아닌듯했다.

그렇게 멍해졌다가 앞으로의 일을 기대하는게 더 낫다는 말에 정신이 확 들었다. 정말로 내가 이럴일은 아니다. 그러고나니 꼭 쥐었던 손가방이 눈에 들어왔고 할일도 떠올랐다. 아직 입은 안떨어져 끄덕임으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샤론은 살며시 손을 뺐다. 그런뒤 손가방에서 그에게 빌렸던 손수건을 꺼내고서야 비로소 말문이 트였다.

"돌려드리는게 늦었습니다."

원래는 자수를 놓은 손수건도 선물할 참이었지만 다시보니 온통 레이스여서 군인이 그가 쓰기에는 모양새가 좋지않을것 같았다. 수놓을땐 왜 이생각을 못했을까? 그게 머쓱해 남은 손수건을 감추듯 손가방을 닫았다. 이건 그냥 고이 간직해야지. 지난밤을 버티게 해준것만으로도 이수건은 제역할을 다한셈이니.

그때 그가 마차의 커튼을 걷고는 벨리어드 자작가의 저택을 보여 주었다. 덩쿨에 뒤덮여서인지 네모진 건물이 얼핏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굵디굵은 나무뿌리를 연상시키기도했다. 마치..

"전설속 세계수의 뿌리 같습니다."

그런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는 추운 고장이다보니 외부 관리를 덜하는거라 일러주었지만 그래서 주변풍광과 더 조화를 이룬것도 같았다.


#드디어 돌려줬다 손수건! 아이고 후련해! (계속 찜찜했다고ㅋ) 자작가는 덩굴로 덮였대서 뇌내망상 발동해봤는데 별관은 어떻게 생겼을지 기대된다ㅎ 별관서 일할거라는 경비대도!ㅋ

70 아르센 - 샤론 (/8OWluZLQM)

2022-12-18 (내일 월요일) 20:28:42

아르센의 위로가 통한 것일까 옆에 앉아서 샤론의 손 위에 그의 손을 올리고선 말을 전하자 샤론은 그의 손으로 덮여있던 그녀의 손을 빼낸 뒤에 손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주었다. 결혼식 전날 첫만남에 아르센이 건네주었던 그 손수건이었다. 그는 딱히 돌려받을 생각은 안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그녀의 가방에서 나오니 살짝 놀란 눈치로 바라보며 말했다.

"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괜찮은데 ... "

그러면서도 샤론이 건네준 손수건을 조심스럽게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 손수건은 정복 앞주머니에 다시금 자리 잡을 것이다. 그가 창밖을 보여주려고 커튼을 걷은 뒤에 보이는 것들을 설명해주다가 이내 벨리어드 자작 저택이라고 말해주자 샤론의 감상평이 들려왔다. 세계수의 뿌리라 ... 아르센은 볼때마다 을씨년스럽다는 느낌밖엔 들지 않았는데 외부인의 눈에는 그렇게도 보이나 싶어 옅게 웃어버린다.

" 제가 보기엔 그냥 을씨년스러운 건물 같은데 말입니다. "

물론 자작이 머무르는 저택이니만큼 덩쿨로 적당히 뒤덮여있다곤해도 위용이 모자라는 편은 아니었고 창문의 상태라던지 건물 외부는 깨지거나 금이 간 곳이 없이 깔끔하니만큼 샤론의 감상이 틀린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지나가는 도로는 저택과 꽤 거리가 있던 곳이라 저택은 금방 창문 안의 풍경에서 사라지고 저 멀리 거대한 성벽이 보였다. 저택보다 더 멀리 있을텐데도 꽤나 뚜렷하게 보이는 성벽은 그 위용이 수도의 어떤 건물과도 견줄 수 없을만큼 웅장했다.

"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엘 셀리르입니다. 여기서도 저렇게 보일만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곳이라 주둔하는 병력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

고작 성벽을 방어하는데 3천여명의 병사가 필요할 정도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하는 거대한 크기의 성벽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었다고는 절대 볼 수가 없었다. 저런 것이야말로 고대의 기술력이라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 성벽도 마차 행렬이 작은 마을로 진입하자 건물들에 가려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차는 마을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멈춰섰다.

" 도착했나보네요. "

마차의 문을 열어주자 아르센은 가볍게 뛰어내리고서는 샤론이 내리기 쉽게 탈때처럼 손을 내밀었다. 마차에서 내리면 아까 보았던 자작의 저택보다는 확실히 작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저택이 눈에 들어온다. 직사각형 모양의 저택과 다르게 디귿자 모양으로 되어있었고 층수도 조금 더 낮아보였지만 아르센과 샤론이 살기에는 오히려 넓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 답레가 좀 늦었다! 주말은 잘 보냈을까~?

71 샤론주 (dVN4iJU/fc)

2022-12-19 (모두 수고..) 08:28:05

#좋은아침!(월요일이라 아닌가 주말 짧아..ㅜ) 휴일은 언제나 꿀이지 게임도 하고 먹킷리스트도 몇개 채우고 아르센이랑 샤론이 앞으로 어떤일을 겪게될까 망상도 해보고 그랬어ㅋ 아르센주도 주말 잘보낸거 같아서 다행이야~
##고대에 엘 셀리르를 무슨 목적으로 지었을지 궁금하네ㅎ 지금 제국입장에선 북쪽이 바깥이지만 (성벽이 훼손되면 병기들이 어택땅하는데 성벽이 있으면 활동이 억제된다니까) 당시에는 성벽의 남쪽인 지금 제국 영역으로부터의 위협을 막기위한 거였을지도 모르겠다했어ㅎ
###자작저의 별관이면 자작저랑 이웃해있을줄 알았는데 거리가 좀 있구나 근처에 마을도 다 있고 그마을은 규모가 어느정도일까 수비대의 가족들이 주로 살까? 아르센이 정략결혼을 하는대신에 달라고 청했던 건물이라니 의외로 애착어린 장소일수도 있을거같고 그러네 (어째 점점 말이 많아지고있다..:)

72 아르센주 (kCBmQesn0A)

2022-12-19 (모두 수고..) 08:54:43

# 주말은 잘 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네~ 나는 다리를 다쳐서 집에서 꼼짝없이 쉬었다니까~

## 고대인들의 의도는 아무도 모르지~ 그때는 지금이랑 기후가 또 달랐을수도 있고 성벽 너머의 생명체들이 사실 고대인들이 정말로 적대하던 세력일수도 있는거구

### 별관이라기보단 별채에 가까우려나~ 자작저랑 거리는 좀 있는 편이지! 마을은 규모가 좀 작은 편이고.. 아르센은 같이 살면 이것저것 간섭이 있을까봐 받아온거야! 원래는 수도에서 중요한 사람이 오면 그 일행들이 머무를 수 있게 지어둔 건물이거든.

73 이름 없음 (kIr4dM1TBk)

2022-12-19 (모두 수고..) 09:16:45

#헐 잘보낸게 아니었잖아; 아프겠다ㅜ 지금은 좀 어때? 많이 불편하진않아야 할텐데
##암튼 지금은 제국에서 알뜰살뜰 국경으로 잘써먹고있구만ㅎ 원근감도 씹어먹을만큼 거대하고 긴성벽이면 어디 훼손된데 없는지 확인만 해도 하루 다 가겠다 일정거리마다 봉화대같은거 설치해서 상황에 따라 불을 피우는식으로 알리거나하면 좀 나을라나? 암튼 아르센이 바쁘겠어
###진짜로 순전히 실용적인 목적으로 받은거였구나 추억보정 같은게 있는게 아니었어ㅋ 그럼 자작저엔 자작내외랑 아르센의 형내외가 살겠네 아니면 형내외도 따로 살아?

74 아르센주 (kCBmQesn0A)

2022-12-19 (모두 수고..) 09:23:48

# 이번주 내내 이러고 살아야할 것 같아서 체념했어~

## 배치된 인원들도 많고해서 구획별로 순찰을 계속 도니까 괜찮아. 그리고 성벽을 방어하는 인원만 3천여명 정도 되는거고 북부 전체에 할당된 인원은 그것보다 훨씬 많아서 유사시엔 더 많은 병력이 와. 그리고 무려 기초적인 전기공학이 있기 때문에 유선 전보 같은 기술도 존재하고 있어. 물론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고 군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지만.

### 형 내외는 자작저에서 같이 살아! 여동생도 자작저에서 같이 살고. 형은 애초에 물려받을테니까 거기서 살고 여동생은 결혼하면 다른 영지로 떠나갈테니까 말이야.

75 샤론주 (7th6Ch64oo)

2022-12-19 (모두 수고..) 10:00:39

#고생이겠네 몸조리잘해 안아픈게 최고야
##맞다 전기가 있겠네! 그럼 조명도 기름램프나 양초 말고 전구로 하려나?
###뜬금 궁금해진건데 아르센은 무슨 음식 좋아해? 좋아하는 음식 차리는 그림 나오면 보기좋을거 같아서..ㅎ (첫일상 이후에 걸으면서 이야기할때 그얘기도 나왔으려나?) 그리고 음.. 이건 if인데 만약에 샤론이 자수놓은 레이스 손수건을 줬더라면 아르센이 과연 쓸수있었을까?

76 아르센주 (kCBmQesn0A)

2022-12-19 (모두 수고..) 10:14:00

# 수도는 그렇게 하는 곳이 대다수인데 벨리어드 영지는 좀 낙후된 곳이라 자작저 같은 곳이 아니면 전구는 잘 안써 ! 전기 공급이 원활한 편도 아니라서 말이야. 아르센과 샤론의 저택도 전기가 들어오는 곳이야.

## 아르센은 양고기 스튜를 좋아해~ 양고기로 만든건 다 좋아하는 것 같기도? 그리고 아르센한테 그거 줬으면 아르센이 아무렇지 않게 쓰다가 부하들이 대령님 상당히 소녀하신걸 쓰시는군요, 하면서 웃다가 샤론이 준겁니다 하는 답변 듣고 순간 분위기 싸해지는 그런 소소한 개그씬도 볼 수 있었을꺼야

77 샤론주 (N8.Veri/EQ)

2022-12-19 (모두 수고..) 10:41:07

#그냥 써? 쿨하구나 아르센 (샤론아 주지그랬니..ㅋㅋ) 샤론이 소심해서 개그씬을 놓쳤네ㅎ
##답레는 오늘중으로는 힘들거같아 내일까지는 써볼게

78 아르센주 (kCBmQesn0A)

2022-12-19 (모두 수고..) 11:17:16

# 그래도 샤론이 신경 써서 준건데 안찢어지게 소중히 쓰지 않을까~ 아르센은 샤론이 자기랑 결혼해서 번화한 수도에 살다가 갑자기 낙후된 자기 지역으로 왔으니 최대한 배려해주고 아껴주려고 생각하고 있거든!

## 답레는 천천히 줘~ 시간 여유 있을때 쓰는거지 원래

79 샤론주 (SQJ7.wo0o6)

2022-12-19 (모두 수고..) 11:38:12

#아 쿨하다고 한건 쓰기뭣할거같은 디자인도 개의치않는대서(난 군인 아닌데도 못쓰겠어ㅋ) 근데 진짜 아르센 스윗하다 사실 빅토리아시대 비스무리하대서 시대극이나 사극분위기 기대하고 물었지 정략혼이면 캐는 떨떠름해하겠구나 했는데 반전 최고~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ㅜ 아 쓰고싶다 답레.. 현생나빠요ㅜ!!

80 아르센주 (3zXRWbwZ6Q)

2022-12-19 (모두 수고..) 13:11:39

# 그런건 정략혼 클리셰 같은거라 살짝 비틀고 싶었달까 ... 그리고 샤론 반응이 좋아서 떨떠름하게 하고 싶어도 못하겠어~~

## 난 이렇게 얘기 나누는 것도 좋아하니까~ 썰풀이가 또 일댈의 묘미잖아?

81 샤론주 (cLsYCVxmbc)

2022-12-19 (모두 수고..) 15:04:23

#품위있고 우아한 귀족영애(믿기지않겠지만 로망은 이러했..)는 어디가고 멘탈터져 어쩔줄 모르는 애만 나오냐며 은근 좌절모드였는데 좋게 말해줘서 고마워😭(그래도 언젠간 아르센이 안심하고 기댈수있을만큼 의젓한 캐로 성장시키고싶구리.. ) 난 스윗하고 단정한 아르센도 오지고 엘 셀리르나 제국에서 앞으로 무슨 사건이 터질지도 디게 궁금하고 기대돼ㅋ 그리고 썰풀이도ㅋ 예상은 못했지만 궁금한거 간편하게 묻고 들을수있어서 좋다ㅋㅋ 고마워~

82 샤론주 (a8OQLH.o66)

2022-12-19 (모두 수고..) 20:07:53

#답레 구상하다가 궁금해진게 있는데 아르센네 저택에서는 엘 셀리르가 보일까 안보일까? 마을로 들어서면서 건물에 가려졌다니 안보일거 같기는 한데 보이면 뷰가 좋을거 같아서ㅎ

83 아르센주 (3zXRWbwZ6Q)

2022-12-19 (모두 수고..) 20:23:04

# 나중엔 의젓한 귀부인이 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나중엔 아르센에게 힘이 되어줄 의젓한 귀부인!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는 기대는 ... 너무 하진 말구~ 막 엄청난건 생각해두진 않았으니까 말이야.

## 아르센네 저택에서는 성벽이 안보여! 샤론주 말대로 마을 건물들에 가려져있어. 조금 더 나가면 보이긴하지만 말이야.

84 샤론주 (/hBz/HtaaA)

2022-12-19 (모두 수고..) 20:58:09

#나도 그러길 바래(멘탈 얼른잡아라 샤론!) 근데 나혼자 너무 신났나 부담스러웠으면 미안 지금도 차고넘치게 재밌어😀
그리고 성벽은 안보이는구나 ㅇㅋ 알려줘서 고마워~

85 아르센주 (ukrKx2RQ42)

2022-12-19 (모두 수고..) 22:02:53

# ㅋㅋㅋㅋ 아니야~ 나도 그래도 여러가지 이야기 들려주고 싶으니까~ 내 스토리 텔링 능력이 좋을진 잘 모르겠지만 ... 나중에 샤론 데리고 성벽에도 한번 가는 것도 괜찮아보이네!

86 샤론 - 아르센 (upsdxtzDE.)

2022-12-20 (FIRE!) 00:35:49

>>70 그는 손수건을 받아 챙기면서도 놀란 눈치였다. 샤론이 돌려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도 주도면밀하게 샤론 일행을 챙기던 사람이 정작 제것은 돌아볼줄 모르니 이 무슨 아이러니인지. 당연히 받았어야 할것을 받으면서도 겸연쩍어보여서일까? 돌려줘야 마땅한것이었음을 분명히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당연한 소릴 전하려니 스스로도 불가해할만치 긴장이 되어 샤론은 꼭 맞잡은 제손으로 눈길을 떨어뜨렸다. 어느새 손에 땀이 배고있었다.

"돌려드리지않으면 도리어 결례가 아닐지요? ..아르센.. 님의 물건인데요." 그의 이름을 입밖으로 꺼내자마자 머리도 목도 가슴도 화끈해졌다. 서로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긴하지만 막상 입밖에 내니 그의 이름은 어쩐지 무거웠다. 함부로 다가가서는 안되는 영역에 들어서버린 느낌? 그통에 마음도 중심을 잃었는지 안해도될 말까지 입술을 비집고나왔다. "..초면부터 부끄러운 꼴만 보였는데도 마음써주셨으니.. 보답까지는 못하더라도.. 빌린것은 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제입으로 지껄이는게 명백한데도 다른이의 말같고 들으면서도 어이없는 소리였다. 이러면 꼭 보답은 안하겠다는것 같지 않나? 그게 아닌데. 할수만 있으면 가문간의 유대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일개인으로 알아주고 배려해준 그마음이 헛되지않게끔 잘하고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정해야할지 모르겠다. 목청도 무슨 마비라도 된것처럼 뻣뻣했다.

그나마 그가 벨리어드 자작의 저택으로 주의를 돌려줘서 다행이었다. 온통 덩굴에 휘감긴채 모양이 이질적인것도 같고 자연스러운것도 같은 건물에 정신이 팔리니 답없는 상념의 쳇바퀴에서 꺼내진 기분이었다. 건물자체는 그의 말마따나 을씨년스러워서 테시어드의 형형색색 멀끔한 건축물들 사이에 있었다면 주목하지않았을것도 같지만, 희뿌연하늘과 잿빛 대지 사이에 솟아 있으니 안개가 짙은날이면 정말로 아득한 어딘가의 세계수로 이어지는 뿌리라고 착각할것 같았다. 그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보니 다시금 말문이 트였다.

"..이곳 분위기가 색달라 그리 느끼나 봅니다."

그러나 오래지않아 그런 감상이 들었는지조차 대번에 잊히는 장관이 펼쳐졌다. 지평선 끝자락에나 가야 닿을듯 어슴푸레하면서도 길가의 나무보다 곱절은 높아보이는 성벽이 끝모르게 이어지고있었다. 누구라도 보는순간 저기가 바로 제국의 북쪽끝자락인 엘 셀리르임을 알아챌듯했다. 엘 셀리르의 명성은 테시어드에서도 익히 들었지만 원근감도 무시하는 엄청난 높이를 직접 마주하니 신께서 제국을 위해 손수 세워주신 성벽이래도 아니 저기가 바로 이세상의 끝이래도 곧이곧대로 믿길것만 같았다. 저 벽이 저토록 굳건하기에 제국만민의 안녕이 지켜지는거구나. 저토록 장엄한 방어벽을 지키는게 소임이면 사명감이 얼마나 막중할까? 샤론은 비로소 그가 지체없이 돌아오고자했던 까닭을 알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외지에 머물기 불안하셨을만합니다, 저런곳을 지켜야하시니."

저벽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면 어떤 기분일까? 호기심이 일었지만 굳이 입밖에 내지는않았다. 방어 임무를 맡은 장병들에게는 생사가 걸린곳이다. 민간인이 한순간의 기분으로 드나들려고했다간 그들에게 모독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새로운 집에서 성벽이 보였으면 하는 바램은 들었다. 이분이 진심전력으로 지키려는 곳이니까 아무때고 바라볼수 있으면 든든할것 같았다. 그래서 아담한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로 들어서면서 주위 건물에 성벽이 가려지자 좀 아쉬워지기도했다.

이후 오래지않아 마차가 멈췄고 그가 내려서는 샤론이 내리는걸 도우려는듯 손을 내밀었다. 어쩐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그손을 잡고 내려보니 편자처럼 가운데는 오목하게 들어가고 양끝은 볼록하게 나온 형태의 건물이 보였다. 마차밖으로 나오니 테시어드에 비해 확연히 싸늘한 공기가 다시금 와닿는 와중에도 큰저택은 아닐지언정 마당이며 외벽이 (덩굴에 뒤덮였던) 자작가에 비해 멀끔한것은 알아볼수 있었다. 새건물이 아니라 들었는데 이만큼 정돈하기까지 품이 적잖이 들었겠다. 여기가 새로운 터전, 이제부터 내마음을 심어야할 곳. 그리 생각하니 그의 아내이자 이저택의 주부로서 살림을 꾸려나갈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는 실감이 났고 가장 먼저 챙겨야할것도 떠올랐다.

"바로 복귀하실 요량이신지요? 군의 사정을 모르고 함부로 말씀 올리기 송구하오나, 긴급한 문제가 없다면 오늘은 쉬시는것이 나으리라 사료됩니다만.."

말하면서도 조심스러웠다. 성벽을 직접 보며 그가 지니고있을 책임감을 상상해본 영향이었다. 그러나 그는 며칠째 무리해왔다. 벨리어드에서 테시어드까지 와서 바로 이튿날에 결혼식에 연회에 폭음까지 했다. 그러고 또 오늘 벨리어드로 돌아왔으니 알게모르게 피로가 누적되었을것이다. 하루 이틀 지켜서 완수되는 임무는 아닐테니 우선은 그가 스스로부터 돌보았으면했다.


#답레 달고 성불~ 여러 이야기 들려주고싶다고 말해주니 고맙네 그래도 부담갈수 있는 소리는 자중할게! 근데 성벽 가도 되나?ㅎ 샤론은 민간인이 갈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나는 구경시켜보고 싶어ㅋ

87 아르센주 (J/hQyqjCCw)

2022-12-20 (FIRE!) 22:02:12

# 아고 오늘은 넘 바빴다 ㅠㅠ 답레는 내일 가져올께 ... 이제 자러 갈 시간이라 .. 좋은 밤 돼!!!

88 샤론주 (3TnnkweGW.)

2022-12-20 (FIRE!) 22:18:55

#몸도 안좋은데 바빴구나 고생많았고 푹쉬어 잘쉬어야 빨리나아

89 아르센 - 샤론 (lNjTGj069g)

2022-12-21 (水) 22:24:55

" 부끄러운 꼴이라뇨,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

아르센과 샤론이 처음으로 만난 날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아르센도 꽤나 긴장하고 있었다. 그야 자신과 결혼할 사람을 만나는 자리인데 긴장을 안하는 사람이 더 신기할 것이다. 물론 군인 신분인만큼 그런 긴장되는 자리는 수도 없이 겪어보았으니 겉으로 티가 나지 않았을뿐이다. 그렇기에 샤론에 반응에 대해서 아르센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 그래도 기왕 이렇게 돌려주셨으니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

그는 받아든 손수건을 솜씨 좋게 접어서 입고있던 셔츠의 앞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는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벨리어드 저택을 지나 보이는 엘 셀리르의 엄청난 위용을 그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설명했다. 안그런 것 같아보여도 자신이 저 곳의 지휘관이라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있는듯 했다. 그러다 샤론의 말이 들려오자 자신의 그런 마음을 알아차린줄 알고 그는 멋쩍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 좀 더 수도에 있을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서 말입니다. "

물론 자신이 없다고 안돌아갈 병사들도 아니고 오히려 전임 지휘관이었던 그의 삼촌이 그가 자리를 비울땐 꼼꼼하게 지휘까지 해주었지만 그럼에도 자리를 비운 것에 불안감을 낮추기가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너무 빠르게 온 것이 아닌가, 샤론이 수도에 좀 더 있었을수도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엘 셀리르도 마을로 들어서자 그 모습을 감추고 이윽고 마차는 멈춰섰다. 수도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오는데엔 꼬박 한나절이 걸렸기에 아침에 출발했으나 마차에서 내렸을땐 태양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 오늘은 푹 쉬고 내일쯤 가보려고 합니다. 샤론도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저녁에 다른 가족들을 보러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안그래도 긴 이동이었는데 돌아가면 이것저것 처리할 일이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일은 내일부터 하기로 하고 일단 저택으로 들어가서 짐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아르센의 개인 짐은 이미 정리가 끝났지만 샤론의 것은 아니었고, 샤론을 따라온 공작가의 사용인들도 따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테니 말이다. 아르센은 샤론이 자신의 팔을 잡을 수 있게 살짝 팔을 벌리고선 얘기했다.

" 가시죠, 부인. "

수도에선 이런 모습까진 보이지 않았는데, 자신이 나고자란 영지라서 그런 것일까 장난스런 표정까지 지어가며 웃어보인 아르센은 샤론을 데리고 천천히 저택을 향해 걸어갔다. 벌써 저녁을 준비중인지 굴뚝에선 연기가 가득 피어오르고 있었고 맛있는 냄새도 코를 스치듯 지나갔다.

# 짠! 늦은 답레!

90 샤론주 (MwmrSoUz9A)

2022-12-21 (水) 23:30:11

#늦다니 천만에! 다리도 다친 와중에 어제 바쁘기도 했대서 사실 오늘은 답레 보기 어렵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달려서 감동이야🥹 심신이 힘들면 여가활동할 여력도 안생기잖아~ 다리는 좀 괜찮아? 많이 불편해?

91 아르센주 (8xE0rUB1XA)

2022-12-22 (거의 끝나감) 08:19:49

# 저거 올리고 바로 잠들어버렸지 뭐야~ 그래도 답레 기다리고 있을텐데 조금 짧더라도 올려주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올렸어! 다리는 좀 불편하긴 하지 ... 막 움직이기도 힘들고! 눈 와서 더 조심조심 걸어야하고 ~

92 샤론주 (bIQu8LIjdU)

2022-12-22 (거의 끝나감) 08:45:17

#좋은아침! 아르센주 컨디션은 좀 어떤지 모르겠다 아르센주 답레 볼때마다 반복해서 훑게되네ㅎ 아르센 참 사람됨됨이가 좋다 스스로한테 엄격한 사람은 남한테도 엄격하기 쉽다는데 본인 단도리는 단단히 하면서도 타인에게는 너그러운게 멋있어! 난 책임감 위주로 상상했었는데 은근 자부심 있는것도 은근 귀여운게(?) 애기애기하던 시절에 삼촌 따라다니면서 나중에 자기가 지킬곳이라고 두근두근거렸을 그림이 상상되고 그래ㅎ 샤론한테 부인이라면서 능청부리는 부분은 육성으로 귀여워~ 하면서 봤다ㅋ
##답레는 주말에나 달수있을거 같아 그래도 썰풀이 내키는거 있다면 난 이거저거 풀어보고 싶어ㅎㅎ

93 샤론주 (bIQu8LIjdU)

2022-12-22 (거의 끝나감) 08:49:54

#에구.. 고생이 많구나 눈길 보행 안그래도 힘든데 다리까지 안좋아서 큰일이다 얼른 나아져야 할텐데.. 그런데도 나 기다릴거까지 생각했구나 일부러 신경써줘서 고마워~ 근데 정작 내가 늦게되어서 미안ㅜ..

94 아르센주 (8xE0rUB1XA)

2022-12-22 (거의 끝나감) 10:06:54

# 샤론한테만 너그러운걸수도 있지~ 군인으로서 아르센은 상당히 엄격한 편이니까 말이야. ㅋㅋㅋㅋ 귀여워 해줘서 고마운걸~ 그래도 아르센은 아직 젊으니까 이런 자부심 같은걸 한창 느낄 시기라고 생각하거든! 어린 나이에 직급도 상당히 높은 편이고 말이야. 그러면서도 사석에선 좀 편한 분위기이고 싶어하는걸 장난치는걸로 표현해봤다!

## 답레는 늦어도 괜찮아~ 미리 말만 해주면 말이야! 난 썰풀이 하는 것도 되게 좋아해서! 오늘도 병원 가니까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네 ...

95 샤론주 (TlyZ6rh.EI)

2022-12-22 (거의 끝나감) 11:00:08

#군인으로서 엄격하대도 공적인 사안에서만 그렇고 사적으로는 너그러울거 같아 아르센은 그게 아니라 샤론한테만 너그러운거래도 샤론을 각별히 여겨주는거 같아서 치이고~ㅎ 자기일에 자부심 갖는거 좋아! 동기부여도 될거잖아~ 자부심 가질만한 공적도 세웠고! 나나 샤론이 책임감, 사명감, 그반작용으로 있을지도 모르는 부담감을 주로 떠올렸을뿐이지 장난치는거도 뭐랄까ㅎ 샤론한테 스스럼없어지는? 샤론을 편하게 여겨주는 과정같아서 나로선 고맙고 흐뭇하더라고 히히
##양해해줘서 고마워! 아르센주가 마음써준 보람있게 읽기즐거운 답레를 달고싶네~ 난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선가 이세계에도 비슷한 휴일이 있을지 궁금해졌어 아르센 생일은 언제인지도 궁금하고(생일처럼 특별한날이 요리 직접 준비해본다던가 하는거 좋아서?ㅋ) 길 얼어서 오가기 긴장되던데 조심조심 다녀 의사선생님이 안아프게 잘치료해주셨으면 좋겠다!

96 아르센주 (8M8QgLwMqg)

2022-12-22 (거의 끝나감) 21:55:51

# 나중엔 샤론도 적응하서 아르센이 퇴근하고 집에 오면 맞이해주는 모습도 보고 싶으니까! 그런거 보려면 역시 아르센이 열심히 노력해야하는거거든~ 그리고 어쨌든 자기의 부인이니까 더욱 아끼고 있으니까!

## 크리스마스는 비슷한걸론 여신을 기념하는 날이 있고, 황제의 탄신일이 있지. 보통 황제의 탄신일은 공휴일 느낌이고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건 여신의 기념일 쪽이야. 생일은 조금 덜 추운 여름(?) 쯤이야~ 작중 배경은 봄이고!

97 샤론주 (it2Vy5tH8c)

2022-12-22 (거의 끝나감) 22:43:57

#적응되면 아마 저녁식사 준비랑 목욕물 데울 준비 정도를 (직접 하진않고 고용인들 시켜서?) 해놓고 저택정문에서 기다리는게 일과가 될거같네ㅎ 긴급상황이라 철야해야하거나 하면 사관들까지 넉넉히 먹으라고 짐마차따위에 야식을 실어가기도 하려나했어 샤론 성격이면 일하는중에 방해되지 말라고 얼굴은 안비치고 음식만 전달한뒤 돌아올거같다..정도? 샤론도 아르센이 공작가가 아니라 자기한테 관심기울여주고 배려해주는게 고마워서 최선을 다해 보답하고싶어할거 같아
##아르센이 벨리어드에서는 제일 좋은계절에 태어났네ㅎ 난 생일하면 케이크부터 떠오르는데 그세계도 비슷할까?(선물은 뭐가 좋을라나.. ) 여신의 기념일이 크리스마스 비슷하면 선물교환도 하겠구나.
###다리는 좀 어때? 눈 왔으면 길 얼어서 다니기 더 불편할거 같아서 괜찮을지 걱정이네..

98 아르센주 (8M8QgLwMqg)

2022-12-22 (거의 끝나감) 22:55:58

# 헉 정문에서 기다려준다니 ... 퇴근했는데 귀여운 아내가 맞아주면 상당히 행복할지도 ... 아르센도 보면 웃으면서 손 잡고선 그대로 식당으로 향하지 않을까~ 야식까지 가져다주면 병사들한테 샤론 인기 폭발일지도? 나중엔 얼굴 안비추고 돌아가려는데 꼭 대령님 얼굴 뵙고 가시라고 권유할지도 몰라~

## ㅋㅋㅋㅋ 따뜻한게 좋으니까 말이지. 케이크 같은건 따로 없고 그래도 생일에 먹는 음식 같은건 있어. 생일엔 양 하나를 통째로 구워서 먹는 요리가 벨리어드에선 전통이야! 근데 이게 서민들은 잘 못해먹어서 양 하나보단 다리쪽만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아. 선물 교환은 그날 많이들 하고!

### 다리는 이제 별로 안아픈데 깁스는 계속 하고 있으라하네 ... 답답한데 ㅠ 빨리 나으려면 어쩔 수 없지

99 샤론주 (VSroFeTV8A)

2022-12-22 (거의 끝나감) 23:22:49

#난 부끄럼쟁이에 멘탈쿠크로만 보이는데 아르센은 귀여운 아내라고 생각해주니 고맙네ㅎ 마중나갔을때 아르센이 좋아해주면 샤론은 보람을 느끼고 더 의욕적이 되지않을까? 아르센이 보금자리를 바란다고 했던게 각인된지라 샤론은 저택을 일이고 다른 생각이고 다 내려놓고 안심하고 쉬어도되는, 돌아올곳으로 만드는걸 목표로 삼을거같거든 자기가 얼른 벨리어드가의 일원으로 자리잡아야 공작의 기대에 부응할수있다는 생각도 있을거같고
##양통구이구나! 여러마리 잡으면 집안 고용인들이 다같이 배불리 먹을수 있겠다 그런날 보너스도 줄수있으면 좋을텐데 재정상 무리가 가지는않겠지?ㅎ 국경지대라 사교계 활동은 적을거같으니 그런쪽으론 돈이 덜나가서 나름 무난할것도 같고 선물은 실용적인걸 할수있으면 좋겠는데 아르센 혹시 흡연자야? (←잠시 파이프를 생각해봄)
###통증은 별로없다니 그나마 다행인데.. 깁스하랄 정도면 많이 다쳤네; 아이고야 갑갑하고 가려울때 괴롭고 곤란하겠다ㅜ 그래도 벗지말고 꼭 하고다녀! 의사선생님이 시키는대로 해야 빨리나아~

100 아르센주 (YmpKiH.BGI)

2022-12-24 (파란날) 08:18:45

# 좋은 주말 아침이야~~

101 샤론 - 아르센 (JIg2XoRge2)

2022-12-24 (파란날) 16:35:01

>>89 흉하게 보지 않았다는 너그러운 태도때문일까 당연히 받아야할 것을 받으면서 소중히 여기겠다 해주는 진중한 태도때문일까? 손수건이 아르센의 앞주머니로 돌아간순간, 어쩐지 그를 바로볼수가 없었고 들키지는않을까 불안해질만큼 가슴이 뛰었다. 베아트리스가 그남자의 아내가 되었을때 이렇게 어쩔줄모르는 기분이었을까? 진실은 알길이 없으나 착잡했다. 베아트리스가 공작가를 떠나지않았더라면 그래서 공작 각하께서 추진하시는 정략혼으로 이분을 만났더라면 그토록 서럽게 가는일없이 사랑이라는것도 얻지않았을까? 이렇게나 좋은분이니 그러고도 남았을텐데.

그런 씁쓸한 상념에서 벗어나게 해준건 엘 셀리르의 엄청난 위용과 그성벽을 수호하는 임무에 대한 긍지가 물씬 묻어나는 그의 설명이었다. 확실히 자긍심을 품고도 남겠는것이 이런 성벽을 지키다보면 제국뿐만 아니라 온세상의 수호자가 된 기분이 들것 같았다. 더구나 그에게 이고장은 나고자란 고향이니까. 자신도 그리피드를 제손으로 지킬 힘이 있었다면 뿌듯했을거라고 샤론은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다소 겸연쩍은 기색으로 테시어드에 더 머물수도 있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서둘러 돌아오는통에 샤론이 힘들지않았는지 염려해주는듯했다. 샤론은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이유라면 마음에 걸려하지않았으면 했다.

"서두르길 잘했습니다. 직접 보지못했다면 어떤심정이실지 잘 몰랐을테니까요."

앞으로 이분에 대해 알아가야 하는게 많을것이다. 상대의 목표든 호불호든 다른 무엇이든 알아두어야 배우자로서 도리를 다하고 맞춰나갈수 있을테니까. 그러니 저성벽과도, 마차안에서 그가 준 외투로 싸매고 있어도 써느레한 추위와도 친해져야겠지. 재차 마음을 다잡았지만 제소심한 성격탓인지 한편으로는 찜찜함이 남았다. 귀가했을때 맞아주길 바란다는 소박한 바람을 들었을때의 위화감과도 흡사한 찜찜함이었다.

"혹 소임이 버겁거나 힘겹게 느껴지신 적은 없으신지요?" 불쑥 튀어나와버린 말에 추위가 잊힐만큼 당혹스러웠다. 한참 자랑스러움을 드러낼때 대뜸 이런소릴 뱉어버리면 그야말로 실례아닌가? 설령 힘든일이 있다손치더라도 굳이 이야기할 마음은 안들수도 있고, 이야기하고 싶어진대도 그건 친밀하면서도 신뢰하는 상대한테나 그렇지 아직 데면데면한 부인한테는 아닐텐데. 공연한 참견질을 하고만게 미안해 샤론은 제발치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실례했습니다. 저라면.. 제국의 안녕이 제어깨에 걸린것같은 상황이면.. 사명감이 큰만큼 부담감도 컸을듯하여 그만 공연한소릴 뱉었습니다."

그나마 오래지않아 새거처에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그가 오늘은 쉴 작정이었던것도. 임무를 우선시한 나머지 정작 스스로를 돌보는데에는 소홀하지않을까 염려했는데 기우였던것같다. 이분이 계속 이런페이스를 유지할수 있도록 별문제가 안터지길 신께 기원하다 부인 소리에 또다시 머릿속이 화끈해졌다. 어떻게 들어도 농담조고 그의 표정에도 장난기가 어려있었는데도 그래서 긴장을 늦추지못하고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마음이 놓이면서도 어쩐지 더 수줍어지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테시어드에서는 전혀 비치지않았던 개구쟁이 소년처럼 보이는 웃음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이분이 이런 표정도 띠는구나. 앞으로도 이집에서만큼은 이렇게 편안하실수 있기를. 새로운 기원을 속으로 되뇌며 샤론은 그의 팔에 제손을 살며시 걸쳤다.


#늦어서 미안! 쓰고보니 막레분위기네 샤론의 선넘은(?) 질문에 아르센이 뭐라고 답할지 궁금하긴한데 이대로 마무리하는게 낫다고 판단된다면 다음씬을 해도 난 좋아~
##다리는 좀 어떤지 모르겠네 그래도 평온한 주말~ 메리크리스마스 보내!

102 아르센주 (0qcwS6H.Fc)

2022-12-25 (내일 월요일) 19:04:44

# 막레 분위기인것 같으니까 막레로 받을께! 이번 일상도 재밌었다 ㅋㅋ 고생했어!

103 샤론주 (V/FMCelcXA)

2022-12-25 (내일 월요일) 22:06:46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네 그래도 유야무야 접기보다는 명시적으로 밝히고접는게 내가 미련이 덜남을거 같아서 남겨

결론부터 말하면 난 이스레를 그만둘 생각이야 나스스로도 놀랄만큼 아르센한테 빠르게 끌렸고 아르센주의 설정도 많이 기대했었지만 아르센주는 흥미를 잃었다고 판단했거든 상극은 여가활동이니 여유될때 확인하는게 당연하지만 첫일상 이후로는 티키타카가 조금씩 막힌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러다 내가 주접부렸던게 무색하게 정말 갱신만을 위해 달린 레스를 보고 아르센주가 나만큼은 이스레의 서사에 흥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게 오해일수도 있고 조율을 통해 재미붙일 거리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아르센주가 흥미를 잃었다는 의혹이 이미 생긴이상 내가 쿨하게 계속할수가 없을거같아 저마다 귀한시간 쪼개가며 즐겁자고 하는건데 누군가는 재미없이 의무감에 이어가는거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아무래도 힘드네

이런식으로 끝내게되어 유감이야 이만 줄일게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