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96102> [1:1/HL/스팀펑크] 삭풍의 경계 : 1 :: 104

◆Jo9md./Tkg

2022-12-11 01:36:22 - 2022-12-25 22:12:11

0 ◆Jo9md./Tkg (GtodfljZHw)

2022-12-11 (내일 월요일) 01:36:22

>>1 아르센 A. 벨리어드
>>2 샤론 G. 디네부르

1 ◆Jo9md./Tkg (GtodfljZHw)

2022-12-11 (내일 월요일) 01:36:57

이름 : 아르셴 A. 벨리어드
성별 : 남성
나이 : 23세

외모 : 짙은 흑발을 적당히 길러서 단정하게 정리해놓은 그의 머리는 약간의 곱슬기를 지닌채 머리를 차분하게 덮고 있다. 벨리어드 가문 특유의 황갈색 눈동자는 옅은 쌍꺼풀의 눈 아래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다. 눈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위치하고 있는 코는 그 곡선이 유려하여 상대방이 가장 먼저 보게 될 정도이다. 피부는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야외에서 보내기 때문인지 조금 푸석해보인다. 무표정하게 있으면 무섭다는 평가가 자자하여 일부러 옅은 미소를 띄고 있는 경우가 많다.
벨리어드 가문은 다들 적당한 키에 꽤나 큰 덩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그는 반대로 가문 평균보다 더욱 큰 키에 늘씬하게 뻗은 몸을 갖고 있다. 팔다리도, 손가락 발가락도 시원시원하게 뻗어내려가는 체형이라 어떤 옷을 입혀놓아도 잘 어울린다.

성격 :
- 의사표현이 확실한 편이라 무뚝뚝한 자신의 아버지나 꽤나 성질이 더러운 자신의 형 앞에서도 절대 주눅들지 않으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전부 다 하는 성격이다.
- 하지만 때와 장소는 확실히 가리는 편이며 자신이 틀렸음을 인지하면 깔끔하게 물러나는 성격이다. 또한 말을 할땐 절대 함부로 하는 편이 아니며 오히려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게 자신의 의도를 어필한다.
- 독선적인 성격이 강한 형과 자라와서 그런지 자신의 것에 대해서 욕심이 별로 없으며 누군가와 같이 있으면 오히려 상대방을 챙기려든다. 이건 자신의 사용인들에 대해서도 다를건 없다고.
- 말을 평소에 남들 앞에선 많이 하지 않는 편이지만 대화가 이어지는 것은 좋아하기에 둘이 있으면 먼저 말을 거는 편이다. 그렇다고 과하게 수다를 떠는 성격은 아니지만 말이다.

기타 :
- 벨리어드 가문의 둘째로 태어났다. 가문을 이어나갈 형이 한 명 있고, 여동생이 한 명 있다. 가문의 오랜 전통에 따라서 둘째로 태어난 그는 성인이 된 해에 북부의 지휘관으로 부임하였다.
- 기존에 지휘관을 맡고 있던 아버지의 동생, 그러니까 자신의 삼촌을 아버지보다 더욱 믿고 따르는 편이다. 이젠 일선에서 물러나야하는 삼촌이지만 그의 강력한 의지 때문에 참모 자리에서 본분을 다하고 있다.
- 상황판단이 빠르고 자신의 결정에 망설임이 없다. 거기에 전술전략에 대해서는 가히 천재라고 불리울만큼 통달한 상태라 북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소요사태들을 최소한의 피해로 진압할 수 있었다.
- 최근엔 자칫하면 제국이 흔들릴뻔한 사건을 성공적으로 막아냈기에 황제가 직접 치하할 정도로 명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그를 포섭하려는 움직임이 중앙 귀족들 사이에서 있었고, 마침 가문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것도 있어서 정략혼을 진행하게 되었다.
- 자신의 개인저택이 있지만 대부분을 북부 성벽에서 지내기에 저택에서 그를 보는 것은 힘들다. 오죽하면 병사들이 저택에서 쉬라고 그를 만류할 정도. 하지만 성격이 성격인지라 모든 것은 자신이 직접 확인하고 결정을 내린다.

2 샤론 시트 (Rmur0IiqU2)

2022-12-11 (내일 월요일) 08:56:21

샤론 G. 디네부르 (18, 여)

외모
- 흑발 고수머리는 허리까지 드리우는 길이이다.
- 어릴때 앓은 전염병의 후유증으로 미간과 코 주변에 얽은 자국이 있다. 가무잡잡한 피부색에 묻혀 티가 많이 나지는 않는 편이다.
- 눈썹은 가늘지만 짙다. 쌍꺼풀이 없는 눈은 눈꼬리가 눈구석에 비해 약간 위쪽으로 치켜올라갔다. 눈동자는 얼핏 보기엔 까만색인데 가까이에서 주시하면 파르스름한 빛이 감돈다.
- 코는 작은 편이고 콧대가 높지도 낮지도 않다.
- 입을 다물고있을때 입매가 아래로 처지는 편이라 때로는 뚱해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에 잠겨있는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키는 평균보다 반뼘 내지 한뼘 정도 작다. 그래도 호리호리한 체형에 머리가 작고 다리도 몸길이에 비해 길쭉해서 일부러 비교해보지 않는한 단신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목부터 어깨로 이어지는 선이 매끈하게 고운편이다.
※ 이미지 출처 Picrewの「柊祈式女子メーカー」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6tGYKfwedj

성격
- 공작가 사람들에게 거슬리지 않도록 처신하기 위해 욕구 등을 감춰왔던 여파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한다.
- 사적인 감정보다 의무나 주위(특히 공작가)의 기대를 더 중요시한다. 정확히는 자기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해야만 공작가에서 가치있는 존재가 될수 있다고 믿는다. 정략혼도 이러한 태도로 임하고있다.
- 말수가 적다. 독설이나 험담도 완곡하고 우아하게 하는 사교계 특유의 화술에 서툴고 필요한 말은 직설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어 차라리 입을 다물려고 노력한 결과이다.
- 타인과는 일정 정도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고 가까운 사이이든 먼 사이이든 예의바르게 대해야 한다고 여긴다.
- 야외활동을 선호한다. 햇빛 좋은날 산책이나 피크닉을 하는것도 좋아하지만 유년기에 본가에서 익혔던 승마를 특히 좋아한다.

기타
- 원래 디네부르 공작부인의 칠촌 조카로 그리피드 가문의 일원이었으나 유년기에 전염병으로 일가족이 사망한뒤 공작부인의 후원으로 디네부르 공작가에서 지내게되었다. 미들네임 G는 그리피드의 약자
- 공작가에서 지내는 동안 공작부인의 친척으로 대접받기는 했지만 얹혀사는 처지라 공작가의 일원이라기도 아니라기도 애매한 상태로 자라왔다.
- 공작가 영애 베아트리스가 유일하게 허물없이 대해주어서 친언니처럼 따랐다. 그러나 베아트리스는 가난한 평민과 사랑에 빠진 나머지 가문의 반대를 무릅쓰며 귀천상혼을 해버렸고 이후 병으로 요절했다. 치료를 제시기에 받지 못하면서 병이 악화되었고 공작가에서 이를 알았을때는 이미 너무 늦은뒤였다. 이는 샤론에게 결혼에서 감정이 앞서면 불행을 자초한다는 인식이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 베아트리스가 사망한뒤 공작가의 양자가 되었다. 공작의 발언에 따르면 정략혼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고.
- 유년기를 보냈던 그리피드 가문의 영지를 안식처로 기억할 만큼 진한 향수를 갖고있다. 전염병으로 가문이 몰락한뒤로 그영지도 지금은 폐허나 다름없지만 언젠가 재건하는것이 꿈이다.

3 샤론주 (Rmur0IiqU2)

2022-12-11 (내일 월요일) 09:02:10

자고일어나니 스레가 생겨있네 일단 시트 옮겨봤어~ 가독성이 나쁜것도 같아서 내용을 최대한 줄여볼까 했는데 쉽지 않다ㅜ
선레는 어떤 상황으로 누가 쓰는게 좋을까? 혼담추진 전에 사교계 파티에서 만났으려나 했는데 아르셴이 숙식도 부대 있는데에서 할정도로 바쁘니까 가능할지 모르겠어ㅎ

4 이름 없음 (GtodfljZHw)

2022-12-11 (내일 월요일) 09:05:15

>>3 앗 생각해보니 자기 전에 옮겨서 나이랑 이름을 안바꿨네 ... ㅋㅋㅋㅋㅋ 우리끼리 25세 정도로 생각하자 ... 아르센이라고 불러도 괜찮고!

정략혼은 두 가문이 만나는거니까 아르센도 수도로 내려왔을꺼야. 아마 공작가에서 진행되지 않았을까?

5 샤론주 (xd/ZbrxvK2)

2022-12-11 (내일 월요일) 09:06:19

>>2 악!!!! 정작 나이 수정 깜박했다.. 미안 26세로 봐 줘 ㅜㅜ

6 이름 없음 (GtodfljZHw)

2022-12-11 (내일 월요일) 09:10:22

>>5 ㅋㅋㅋㅋㅋㅋ 서로 까먹었네! 우리끼리 26세라고 생각하면 문제 없을거니까~~

7 이름 없음 (6MwpjOJEpM)

2022-12-11 (내일 월요일) 09:11:27

>>4 아르센주도 그랬구나 나만 깜박한게 아니라 다행이야ㅎ 그럼 25세 땅땅 하자 그리고 아르센의 가문에서 공작가에 방문했을거라는거지? 두가문 가주가 어떤식으로 논의했을까..

8 아르센주 (GtodfljZHw)

2022-12-11 (내일 월요일) 09:33:13

>>7 아무래도 높으신 분이 변방 귀족의 땅으로 가는 것보단 반대 상황이 더 좋을거라고 생각했어! 논의는 벨리어드 가주가 수도에 방문했을때 초대 받아서 논의 되지 않았을까? 사진기도 있는 세계관이라 샤론의 사진을 받아서 아르센한테 보여줬을거고 말이야. 거기서 아르센의 사진도 두고 갔을테니 서로 얼굴은 알고 있을거야! 논의 자체는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9 이름 없음 (9g/tPd19lg)

2022-12-11 (내일 월요일) 11:22:46

>>8 맞네 흑백사진 있겠구나 그럼 얼굴은 완전 잘알겠네ㅋ 디네부르가는 벨리어드가의 군사력이나 아르센의 능력을 높이사서 자기편으로 만들고싶어했다면 어울리겠네 벨리어드가는 디네부르가와 인척이 되는걸로 중앙정계 진출같은걸 도모하는걸까? 뭐로 정하든 논의과정에서 양가 가주의 구체적인 대사는 스킵하고 이야기는 잘됐다고쳐도 좋을거같아 그러고 아르센과 샤론이 디네부르 공작저의 정원같은데에서 따로 이야기해보는걸로 시작하면 어떨까? (이래도 선레는 누가 하는게 나을지 모르겠네 주사위로 정할까?)

10 아르센주 (GtodfljZHw)

2022-12-11 (내일 월요일) 11:58:58

>>9 벨리어드 가문은 딱 그게 맞아! 공작 가문이랑 사돈 관계가 되면 어쨌든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 말이야. 상황은 그게 좋겠고 ... 선레는 다이스 굴려보자!

.dice 1 2. = 2
1아르센
2샤론

11 아르센주 (GtodfljZHw)

2022-12-11 (내일 월요일) 11:59:24

선레는 샤론주가 되었네! 천천히 써줘도 괜찮아!

12 샤론-아르센 (id8h8MIMWw)

2022-12-11 (내일 월요일) 19:39:38

눈이 시원해지도록 맑고 파란 하늘, 어떤 솜털보다도 부드러울것만 같은 흰구름, 너무 화창해 자칫 볕이 따갑게 느껴질수도 있는 날씨지만, 디네부르 공작가의 영애 사론이 지내는 별채 후원은 나무들이 푸른그늘을 드리우고있어 햇빛을 적절히 가려주었다. 후원의 가운데에는 티타임을 가질수있는 테이블이 마련되어있었고 그리로 가는 아치형 통로는 물론 테이블 주변의 울타리도 붉디붉은 장미가 만발한 덩굴로 뒤덮인채였다.

장미정원이라 불러도 어색하지않을듯한 후원이지만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는 샤론으로서는 이풍경이 마냥 달갑지만은않았다. 디네부르 공작가의 진짜 영애였던 베아트리스가 있을때만 해도 이곳에는 새하얗고 자그마한 꽃이 귀여운 조팝나무 정원이었다. 그러나 베아트리스가 연심에 휩싸여 가문을 떠나자 그의 흔적을 지우기라도 하려는듯 공작가에서는 조팝나무를 모조리 베어버렸다. 그러고 오래지않아 베아트리스마저.. 그래서 이곳에 오면 베아트리스가 완전히 잊힌것만같은 비감이 들곤했다. 접대를 위해 손님을 이리로 안내하고있기는 하지만.

샤론은 (아마도 뒤에 있을) 손님을 돌아보고픈 충동을 누르고자 허리와 목을 꼿꼿이 하고 걸음을 옮겼다. 공작 각하(이제와 아버님이라고 부르기는 너무나도 어색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어쩔수없지만.)께서 혼담 상대라며 보여주셨던 사진 속 인물. 북쪽에서 엄청난 전공을 세운 군인이라는데 위압적이거나 엄격해보인다기보다는 오히려 사교장의 신사들처럼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그모습 그대로인듯하면서도 흑백으로 고정된 사진과는 달리 색채를 입고 생생히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해 오늘 마주하자마자 놀란소리를 낼뻔했다가 가까스로 삼켰었지.

아무튼 저사람이 곧 남편이 된다. 그건 곧 이저택을 떠나 저사람의 영지로 가야한다는 의미이겠지. 어떤곳일까? 북쪽이라면 춥겠지? 익숙지않은 기후를 상상하니 떨리는것 같으면서도 반대로 기대가 되는것 같기도 했다. 이제는 갈데가 없어서 가는것도 아니고 얹혀사는것도 아니다. 디네부르 공작 영애로서 가는거니까 그곳엔 내자리가 있을거다.

라고는 해도 과연 그럴까? 공작 각하와 벨리어드가의 가주는 모두 이결혼에 만족하는 모양이지만 저사람이 어떤지는 아직 모른다. 대개는 부모가 심사숙고해서 고른 배필에게 불만을 갖지않는다고 들었지만 세상은 갈수록 바뀌고있고 그래서 베아트리스같은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내가 가진건 디네부르 공작 영애라는 이름뿐. 아리따운 외모를 지닌것도 아니고(가무잡잡한 피부며 얽은 얼굴을 생각하면 오히려 박색에 가깝다.) 무도회를 빛낼 춤실력이나 사교장에서 분위기를 주도할만한 재치와 교양이 있는것도 아니다. 심지어 지참할수 있는 재산도 수년간 버려져있었던 내고향, 그리피드가의 영지 정도다.(공작 각하는 디네부르가의 위세는 빌려주되 재산은 내어주지 않으려는 눈치였다.) 반면에 저사람은 혁혁한 전공을 세울만큼 유능하고 외모도 여느 신사 못지않게 훤칠하니 가문만 빼면 얼마든지 훌륭한 숙녀를 만날수 있겠지. 그러니 저사람에게 득이 될건 그닥 없고 그래서 내키지않아 한대도 이상할게 없다.

거기 생각이 미치자 양가에서 이미 결정지은 혼담인데도 확정된게 아무것도 없는 느낌이었다. 감정을 감추고자 애써왔던 오랜 습관이 아니었다면 테이블에 이르러서도 시녀들에게 다과 준비를 지시하는것조차 잊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손님대접을 완전히 잊지는 않았다는걸 위안삼으며 샤론은 손님에게 자리에 앉을것을 권했다. 그런다음 침착해야 한다고 속으로 되뇐 끝에 “벨리어드..”라고 말문을 열었다가 급히 부채로 입을 막듯이 가렸다. 벨리어드 영식이라고 부를 참이었으나 이사람은 단순히 벨리어드가의 일원이라기보다 국경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 장군께서는 공사다망하시다 들었는데 일부러 수도까지 오기 번거롭지는 않으셨는지요?”


#쓰다보니 TMI가 많아졌네 아르센주가 상상했던 세계관에 부합하지않는 내용이 있거나 아르센이 반응할 부분이 너무 적은건 아닌지 모르겠다😂

13 아르센 - 샤론 (GtodfljZHw)

2022-12-11 (내일 월요일) 21:55:52

제국의 수도, 테시어드의 기차역은 제국의 그 어떤 지방보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제국 곳곳에서 수도로 모여드는 사람들과 수도에서 제국 곳곳으로 흩어지는 사람들이 오고가며 복잡함을 이루고 있는 이 곳은 제국을 지나는 모든 기차 노선이 지나는 곳이기도 했다. 서쪽으로 향했다가 북쪽 노선을 돌아서 다시 수도로 돌아오는 이 노선은 다른 노선들과 다르게 인기가 그렇게 많은 곳은 아니었는데, 이 노선에도 어김없이 듣기 싫은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기차가 멈춰섰다. 열차가 완전히 멈춰서자 객실 차량의 문이 열리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어제까지만 해도 북부의 성벽에서 부관에게 보고를 받던 북부 방면군 엘 셀리르 특별대 사령관 아르센 A. 벨리어드도 섞여있었다.

" 어서오십시오. "

그가 기차역에서 내리자 옷매무새부터 고급스러운 기운이 넘쳐흐르는 중년의 남자가 다가왔다. 오른쪽 눈엔 모노클을 낀채로 아르센을 정중히 맞이한 사람은 공작가에서도 위세가 꽤나 높은 집사장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아무리 변방의 귀족이라지만 자신들과 혼담을 나눠야하는 사람이니 이 정도의 예우까지 해주는듯 했다.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마주 인사한 그는 주변을 살짝 둘러보더니 말했다.

" 작은 부대지만 어쨌든 지휘관이라는 위치에 있다보니 아버지와 함께 오지 못했습니다. 혹여 공작 각하께서 기다림에 노하신게 아닌가 걱정이 되는군요. "

공작가에서 초청장이 오자마자 그의 아버지는 최소한의 사용인만 대동한채 수도로 떠났다. 평소에도 가문을 어떻게든 중앙 정계로 진출 시키려는 야욕이 컸던만큼 그 행동도 평소답지 않게 상당히 빨랐다. 원래라면 아르센도 아버지를 따라 도착해야했지만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미리 이것저것 지시를 내려놓는다고하여 하루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약속된 날짜에 정확히 맞추어 도착한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 약속된 날짜는 오늘이니 공작 각하께서도 괘념치 않으실겁니다. 역 바깥에 마차를 준비 시켜두었습니다. 가져오신 짐은 하인들이 묵으실 방에 가져다 놓을겁니다. 가시죠. "

역시 수도에서도 황가를 제외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디네부르 공작가다운 처사라고 그는 생각했다. 역을 나서자 일반 시민들은 꿈도 못꿀 정도로 호화로운 마차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마차에 타기 무섭게 채찍질 소리가 들려오고 마차는 빠른 속도로 도로를 질주했다. 역과 공작가의 저택은 꽤 거리가 있음에도 도달하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음을 보면 그 속도가 짐작이 되었다. 그가 도착하자 가문의 사용인들의 움직임은 좀 더 분주해졌고 그는 빠르게 디네부르 공작과 벨리어드 자작이 기다리고 있는 응접실로 안내되었다. 그리고 그가 도착하자, 이미 가주들 사이에서 얘기는 얼추 끝났는지 혼담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혼사에 관련된 이야기는 빠르게 끝났고 벨리어드 자작은 공작 각하와 따로 할 얘기가 있다며 독대를 요청했다. 공작 또한 그에 응했기에 아르센은 지금 그의 부인이 될 사람, 샤론 G. 디네부르의 뒤를 따라서 걷고 있었다. 응접실이 있는 건물에서 나와 향한 곳은 디네부르 영애가 머물고 있는 별채라고 했다. 그리고 그곳의 후원에서 아르센과 샤론은 가주들이 없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서로를 마주보고 앉을 수 있었다.

" 장군이라고 불릴만큼 큰 규모의 군을 이끌지 않고 있습니다 디네부르 공작 영애. "

자신이 이끄는 부대에서도 장군이라는 호칭을 들어보지 못했기에 그는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다. 장군이라고 불리울 정도면 적어도 자신의 부대보단 십몇배는 큰 규모를 이끌어야 그런 호칭을 들을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시녀들의 다과 준비가 한창인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그는 잠깐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 제 공식 계급은 대령이니 벨리어드 대령이라고 부르시는게 더 편하지 않으실까 싶습니다만. "

분명 둘은 처음 보는 사이겠지만 아르센은 서로가 어색한 분위기가 되지 않게끔 부드러운 분위기로 상대방에게 웃어주고 있었다. 이런 모습만 보면 이 사람이 북부 성벽을 지켜내고 있는 명장이라는 사실을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어느새 준비된 다과에 그는 자신 앞에 놓여있던 따뜻한 차를 한모금 마시고선 얘기했다.

" 아마 혼담은 오늘 중으로 마무리 될테고 .. 결혼식이 끝나는대로 저희 영지로 오게 되실겁니다. 북부는 수도보다 기온이 낮아 옷을 두껍게 입는 편인데, 수도에만 계셨다면 아무래도 낮은 기온에 입을만한 옷이 없으실거라 생각해 공작가에 미리 문의하여 옷을 재단해두었습니다. "

분명 혼인을 한 상대일텐데 그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것처럼, 마치 어제도 그제도 만난듯한 사람을 앞에 두고 있는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였다.

"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영지에 가서 들으시는게 더 좋을테니 조금 다른 이야기를 나누는게 좋겠습니다, 공작 영애. 혹시 저희 영지에 대해서나 혹은 저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얼마든지 물어봐주신다면 성심성의껏 대답 해드리겠습니다. "

자신은 원래 있던 곳을 떠나 잠깐 수도에 와있는 것이지만 샤론은 자신과는 반대의 상황일테니 그것을 배려해주는 것 같았다.

// 헉 쓰다보니 길어졌네 ... 나는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말고 이어줘! 세계관 같은 것도 서로 맞추어나가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말이야~~

14 아르센주 (4/lV31i3II)

2022-12-12 (모두 수고..) 10:50:15

좋은 아침이야~ 갱신해두고 갈께~

15 샤론 - 아르센 (cZnIwoHh6s)

2022-12-12 (모두 수고..) 13:32:30

>>13 장군이라는 호칭이 너무 거창했던 걸까? 그가 본인 휘하의 군은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라며 단순 겸양만은 아닌듯하게 답하더니 대령이라는 직급으로 불러달라 덧붙였다. 그가 가문과 무관하게 순전히 개인으로서 일군 성취에 걸맞게 예우하려던건데 도리어 실수해버렸다. 그에게 나무라거나 불쾌해하는 기색은 전혀 없어보였고 오히려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채였지만 그래도 민망해서 얼굴이 발개지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그걸 감추고픈 마음에 버릇처럼 부채를 집으려다 그사이 시녀들이 준비해준 차를 두손으로 감싸쥐고 마시는걸로 대신했다. 아직 차가 뜨거워 살짝 덴듯했지만 목구멍과 속이 따끔해지니 실수를 바로잡을 기운이 나는것도 같았다.

"군의 직급에 밝지 못해서요. 실례했습니다. 벨리어드 대령."

이름으로 불러도 좋다고 하면서 마찬가지로 아르센이라고 불러도 괜찮을지 묻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건 그만두었다. 배우자가 될 사람이라 해도 이제 겨우 초면이다. 어색할 수밖에 없는 사이인데 섣부르게 거리를 좁히려 들면 불편하고 거북할지도 모르니 그가 언급한 호칭대로 부르는게 나을성싶었다.

그래도 이사람이 이결혼에 별다른 불만이 없어보이는것은 안심이 되었다. 특히나 옷까지 미리 재단해두었다는 말에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는 궁금한점을 편하게 물어보란다, 타지에 가는것으로 인해 불안해지기 쉬운 마음을 배려해주고 싶다는듯이. 디네부르 공작가의 위상이 그야말로 엄청난 덕분이겠지만 제대로된 재산도 증여받지못하는 양녀라 실질적인 이득은 크지않은데도 이정도로 환대해줄줄은 몰랐다. 동시에 설렜다. 어쩌면 벨리어드가의 영지에서는 군식구라는 부담에서 벗어날수 있을지도 모른다, 공작 각하께서 바라신 대로 내가 이사람의 부인으로서 도리를 다하기만 한다면. 벨리어드 부인이라, 부르기에나 듣기에나 나쁘지않은 이름이다.

뭐부터 물으면 좋을까? 추운곳이라는데 영지민이 먹을 양식은 넉넉한지, 다른 물산은 풍부한지, 제국 곳곳에 놓이고있는 철도가 거기에도 있는지, 국경이라 타국과 접점이 많을텐데 분쟁 말고 교류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게 한가득이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고도 알고싶은것은 이사람에 대해서였다. 벨리어드 부인으로 정착하려면 이사람과 제대로 협조해야 할테니까. 샤론은 들었던 찻잔을 내려놓은뒤 목을 쓸어내리며 목청을 가다듬고는 말문을 열었다.

"대령께서는 어떤 부인상을 바라고 계신지요? 내조든 집안관리든 그외 무엇이든 기대가 없지는 않으실텐데요. 제선에서 불가능한 일만 아니라면 성심껏 행하고싶습니다."


#공작가에서 사람보내서 마중한 부분 재밌게 읽었어 세세하게 설정된게 꼭 소설같다ㅎ 난 전혀 생각도 못했던 부분이라 고맙기도 하고 아르센주 혼자한테 짐지운거 같아 미안하기도 하네ㅎ 월요일이라 기빨릴텐데 아르센주도 좋은 하루 보내

16 아르센 - 샤론 (4/lV31i3II)

2022-12-12 (모두 수고..) 16:07:49

장군이라는 호칭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대령이라고 불러달라고 한 그였지만 상대방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보자 딱히 면박을 줄 의도는 아니었음에도 미안한 감정이 솟아 올랐다. 그래도 샤론이 기분 나빠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자 아르센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공작가도 군에 별로 관련이 없으니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지내시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구요. "

군의 주 병력이 집중 되어있는 항구나 국경이면 몰라도 수도에선 군인이라면 가끔씩 올라오는 각 군의 지휘관들이나 총사령부 소속의 군인들일테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과 혼인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부하 병사들과도 안면을 틀테니 직급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 제가 생각했던 질문이 아니라서 조금 놀랍습니다. 허나 영애께서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다니 조금은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네요. "

추운 북부 지방에서 나고자란 그는 뜨거운 것을 먹는 것엔 익숙했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입으로 불어 살짝 식히지도 않은채로 마시면서도 아무런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아 차를 두어모금 마시고 난 뒤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영애께서는 저희 자작 가문의 저택에서 좀 더 북쪽에 있는 별관에서 지내시게 될겁니다. 별관이라곤 해도 지내시는데 큰 무리는 없을 정도일테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그 별관은 원래 비워진 상태로 가끔씩 가문의 사람들이 사용하던 곳이었지만 아르센이 정략혼에 응하는 댓가로 그의 아버지에게 요구한 것이었다. 가문 입장에선 잘 사용하지 않던 곳이니 흔쾌히 허락했고, 지금 그가 수도에 있는 동안에도 별관은 분주히 청소와 수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 본디 관리를 하던 몇몇의 사용인들만 상주하던 곳이었지만 이젠 정식으로 주인이 생겼으니 사용인들도 많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영애께서는 그곳에 머무르면서 평소 하고싶었던 것을 하시면 됩니다. "

부드럽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그였지만 눈빛은 조금 공허해보였다. 아니, 지쳐있다고 하는게 맞는 말일까.

" 저는 어차피 하루의 대부분을 성벽에 있는 본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종종 거기서 날을 지새우기도 하니 영애께서는 저를 볼 일이 많지 않으실겁니다. 저와 혼인한다고 하여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작가에 있으면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그곳에선 마음껏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말로 그녀에게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는듯 그의 말은 거기서 끝이 났다. 다시 조용해진 분위기에서 찻잔을 들어 아까보단 더 식어버린 차를 한 모금 목으로 넘긴 그는 금세 무언가 생각난듯이 말을 이어갔다.

" 생각해보니 제가 영애라고 부르는 것보단 다른 호칭이 나을수도 있겠네요. 영애께서는 제가 당신을 어떤 식으로 불러주길 바라시나요? "

편하게 서로 이름으로 불러도 좋다, 라고 장난스럽게 덧붙인 그는 의자에 등을 살짝 기대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의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장미정원이 퍽이나 신기한듯 했다.

// 재밌었다니 다행이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 서로 재밌게 돌리면 그만인거니까. 샤론주도 월요일 힘내고!!

17 샤론주 (1D.Zz8eerU)

2022-12-13 (FIRE!) 08:19:15

#좋은 아침! 진짜로 재밌었어 읽다보니 기차역에서부터 깍듯이 귀빈 맞이하는 공작가가 어딘가에 있을거같더라 설정이 상세하니까 그런 그림이 잘그려져서 좋구나
궁금한게 있어서 잇던중에 난입했는데 아르센은 시트 이미지랑 비슷하게 군복? 제복? 차림일까? 가슴팍에 앞주머니 같은건 있고?

18 아르센주 (GG3rtKNCS6)

2022-12-13 (FIRE!) 08:22:29

# 좋은 아침이야 샤론주! 아무래도 다른 것도 아닌 혼담이니까 공작가에서 좀 더 신경 썼을거라고 생각하거든! 그런 약속이 아니었다면 고작 변방의 자작 한명 만나겠다고 마중 나오진 않을 것 같지만.
맞아 지금 샤론이랑은 제복 차림으로 마주 앉아있어! 정확히는 정복이라고 불리우는 군인들의 예복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 앞주머니 같은 것도 있고 훈장도 몇개 달려있어!

19 샤론주 (QMjcqyeGK6)

2022-12-13 (FIRE!) 08:37:06

#그러게 자작이 독대하면서는 무슨얘기를 했을지도 궁금하고 그래 (향후 취임할 관직같은거 협상이라도 했을라나?ㅎ) 아르센도 상상한거보다 훨씬 나긋나긋하고 친절해서 맛있다ㅎ
알려줘서 고마워 늦어도 오후까지는 이어올게!

20 아르센주 (GG3rtKNCS6)

2022-12-13 (FIRE!) 08:46:45

# 자작은 평소에 중앙정계에 진출할 욕심이 컸으니까 정치적 지지기반이 되어달라고 부탁했을꺼야. 갑자기 사교계에 등장하는 것보단 역시 누군가의 소개로 나가는 편이 더 낫고, 그게 공작이라면 금상첨화일테니까 말이야.
샤론도 되게 매력적이라서 마음에 들어! 답레는 천천히 줘도 괜찮으니까 여유롭게 써와줘~

21 샤론 - 아르센 (/NIBM/BQLI)

2022-12-13 (FIRE!) 11:49:36

>>16 제 말실수에 대한 반응에 긴장이 풀렸는지 찻잔을 움켰던 샤론의 두손이 느슨해졌다. 좋은 분이다. 타인의 부족한 점, 특히 본인이 잘 아는 분야에 대한 무지를 그럴수도 있는 일로 받아들이는것이 쉽지만은 않을것이다. 하물며 혼담이 오가는 상대의 직위에 대한 무지라면 오죽할까? 물론 면전에서 본인의 체면을 세우고자 관대한 행세를 하면서도 내심 얕보는 타입도 없지는않겠지만(사교계에서는 험담인듯 아닌듯 애매하게 그자리에 없는 귀족의 험담을 화제삼는 경우가 은근 있었다.) 이사람은 진심으로 개의치않는것처럼 보였다. 군인이라면 흔히 떠오르는 모습과는 전혀 달리 선이 고운 외모와 훤칠한 몸, 불과 20대에 황제께 인정받을 만한 공적을 쌓은 능력, 훌륭한 인품, 작위를 받지않았다는 점만 빼면 결점이라고는 없는게 언제부턴가 유행하여 상류층 인사들도 암암리에 읽는다는(샤론도 개중 몇권은 읽은적이 있다.) 이른바 로맨스소설의 주인공 같았다.

그비현실적인 느낌을 가중시키기라도 하듯 믿기지않는 답이 이어졌다. 바라는 배우자상이 없다? 순간 당혹스러웠지만 생각해보니 그럴만도 했다. 샤론부터가 결혼생활이 어떨지는 막연하고 앞으로 어떤삶이 펼쳐질지 아직 상상이 잘안되니까. 바라는 점을 당장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게 오히려 무리한 청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갑작스럽게 여쭈었노라고 사과하려는차에 더욱 놀라운 말이 돌아왔다. 하고싶어도 못했던 일을 새거처에서는 마음껏하길 바라는것은 물론 결혼하더라도 얽매이지는않길 바란단다. 어안이 벙벙한 나머지 입이 절로 벌어지는걸 황급히 차를 들이켜 가리는데 설상가상 사레가 들려버렸다. 다행히 심하지는않아 입을 꾹 다물고 잠시 캑캑대는 정도로 수습하긴 했지만 그러고도 얼떨하기는 매한가지였다. 해주고싶은건 있어도 바라는건 없다? 두가문의 격차가 크다지만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일까? 아니 차이나는 가문은 고사하고 부모자식간이라도 그렇게는 못한다. 실제로 공작 각하 내외는 베아트리스가 가문을 떠나자 절연해버렸으니.

더구나 그렇게 말하는 그는 미소를 머금고있기는 마찬가지인데도 어쩐지 쓸쓸하고 지쳐보였다. 어쩌면 이사람의 환대는 결혼에 불만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키진않아도 가주의 결정을 거스르지 못해서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디네부르가의 영애라는 허명(虛名) 말고는 뭘하든 보탬이 될수가 없는걸까? 반대로 생각하면 그허명을 지닌것만으로도 역할을 다한셈이겠지만 그래서야 나라는 사람은 허깨비나 마찬가지 아닐까? 빗발치는 걱정에 결국 타인에게 선을 넘는 처신을 하지는않아야 한다는 자제심이 부서졌다.

"..바라는것이 전혀 없으시다면 대령께서 이결혼을 받아들이신 계기는 무엇인지요?"

무의미한 질문이었다. 어차피 정해진 결혼이고 피차 거부하지 않을거라면 계기가 있든없든 뭐가 달라질까? 그러나 어제까지만 해도 생면부지이던 타인에게 이익을 제공하면서 대가를 바라지는 않는다는것은 너무나 부자연스럽고 불가해했다. 그런 혼란이 말투나 어조에 묻어나지는 않은것이 그나마 다행일까? 하지만 차분한 목소리는 분명 제목소리인데도 남의것처럼 낯설었다. 마치 제안의 무언가가 멋대로 날뛰는듯했다.

"그리고 결혼식도 치르기전에 이런 말씀 외람된줄은 아오나, 결혼식 후 당분간은 별관에서 주무시는것이 어떠신지요? 대장이 신혼에도 본부를 떠나지 않으면 휘하 장교나 사병들이 결혼할때 눈치를 보게될지도 모릅니다. 혹 제가 있는것이 불편하시다면 저는 다른 방을 쓰겠습니다."

거기까지 뱉고서야 입이 다물어졌고 동시에 거짓말처럼 기운이 쭉 빠졌다. 손도 덩달아 떨리는것 같아 샤론은 두손을 테이블 아래로 감췄다. 주제넘은 참견이라는 자괴감과 어차피 공작가의 이름이 필요할뿐이라면 내가 어떻게 처신하든 상관없다는 뱃심이 모순적으로 들끓었다. 그래서일까? 바라는 호칭에 대한 물음에 이어 좀전보다는 가벼운 어조의 호칭 제안을 들었을때는 체념인지 여유인지 모를 기분에 입꼬리에 웃음기도 올라왔다.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이름으로 불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뒤이어 '아르센 님' 하고 그의 이름을 불러보려 했으나 선뜻 나오진 않았다. 이래저래 불가해한 사람이라는 점은 둘째치고 오늘 처음 만난 이를 친근하게 이름으로 부르는건 아무래도 쑥스러웠다. 앞서 흥분한탓도 있는지 이번에는 얼굴뿐만 아니라 귀까지 화끈거리는 느낌이라 부채를 펼쳐 가리는데 그가 긴장을 늦춘듯 의자에 가볍게 기대더니 장미덩굴로 눈을 돌렸다. 그러고보니 북쪽은 춥다니 장미가 없겠구나. 주의를 돌리고픈 마음에 샤론은 종을 흔들어 시종을 부르고는 장미 한 송이를 따달라 일렀다. 그러고 오래지않아 시종이 선연하게 붉고 제법 큼직한 장미송이를 가져오자 가시가 말끔히 제거되었는지 살핀다음 아르센을 바라보았다.

"마음에 드시면 선물해도 괜찮을지요?"


#정복에 앞주머니 있다니 장미 한번 꽂게 해보고 싶은데(사심😂) 신체접촉 괜찮을까?
##또 궁금한게 있는데ㅎㅎ 공작이 아르센의 능력을 높이사고 있다면 아르센을 데릴사위 비슷하게 삼고싶어해서 자작한테 부탁받을때나 아르센을 따로 부르거나해서 아르센에게 중앙군에서 일하면서 빠르게 승진해보는건 어떠냐고 제안할수도 있을거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러면 아르센은 어떻게 반응할까?

22 아르센 - 샤론 (ASwPa6onn6)

2022-12-13 (FIRE!) 15:26:43

그가 하는 말이 그렇게까지 놀랄만한 일이었는지 사레까지 살짝 들린 샤론을 보고 아르센은 자신도 조금 놀랐는지 눈이 살짝 커지며 황급히 앞주머니에 꽂혀있던 손수건을 꺼내서 샤론에게 건네주었다. 그래도 심한건 아니었는지 금방 진정된 그녀를 보던 그는 이어진 질문에 다시 한번 고민하는듯 했다. 사실 그의 입장에서도 갑작스럽게 이뤄진 혼담이었고 진행되는 것도 순식간이라 무언갈 자세하게 생각해볼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 영애께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사실 혼담이 논의된 시간도 짧고 저와 영애께서는 사진으로만 서로를 확인했을뿐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

군인임에도 말하는 것에 군더더기 없이 나긋나긋하면서도 전달력이 좋은 목소리로 그는 테이블 위에 양 손을 깍지껴서 올려두며 말했다.

" 만약 영애께서 저와 혼담에 앞서 몇개월만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알아갈 시간이 있었다면 저도 기대라는걸 할 수 있었겠지만 저희는 그것이 아니기에 무언가 바라는 것은 결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르센도 자신에 대해서 혼담이 계속해서 들어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종종 아버지의 부름에 저택에 들러서 사진들을 본 적도 있었다. 그러다 중앙 정계의 유력 귀족 중에 하나인 디네부르 공작가에서 제안이 들어왔고 벨리어드 자작은 고민하던 후보들을 모두 치워버리고 샤론을 선택한 것이다. 애초에 혼인 이야기가 들려왔을때부터 어느정도 생각은 하고 있던터라 그는 결혼에 대해서는 아무런 거부감은 없었다.

" 제가 마음에 안드실수도 있는 것이고 타지에 적응하시는데도 힘이 드실테니 그것에 대해서까지 부담을 드리고 싶지는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에서야 조그맣게 원하는게 있다면 ... 그냥 제가 저택에 갔을때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걸로 일단은 족합니다. "

빙긋하고 웃어보이며 조금은 길었던 말을 끝마친 그는 조금 마른듯한 입을 적시려 차를 한모금 더 마셨다. 차가 바닥을 보이자 주변에 있던 시종에게 차 한잔을 더 부탁한 그는 이어진 그녀의 말에 아까보다 더욱 놀란듯 눈을 조금 더 크게 뜨며 말했다.

" 제가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수비대장의 자리에 앉은 뒤엔 대부분을 성벽에서 보냈으니까요. 제가 깨우치지 못한 점을 알려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영애의 말대로 한동안은 저택에서 출퇴근하는게 좋겠습니다. "

그는 자기 휘하의 병사들 중에선 결혼을 한 사람도 많은데 자신이 매일 병영에 나와서 일을 하고 있으니 그들이 눈치를 본게 아닌가, 하고 생각이 미쳤다. 물론 그가 그런 것으로 눈치를 주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상관이 그렇게 나와있다면 자신이라도 눈치를 볼 것 같았다.

" 아무래도 영애께서는 저희 병사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이렇게 신경 써주시니까요. "

그러다 시종에게 장미를 가져오라 시키는 샤론의 모습을 보며 어느새 다시 채워진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 다시 뜨거워진 차를 음미하던 그는 그녀의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샤론이 주는 장미라니 저는 영광입니다. "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했으니 영애에서 이름으로 칭호를 바꾼 그는 앞주머니에 들어있던 것들을 다른 주머니로 옮겨 공간을 만들었다. 장미가 꽤나 길어서 앞주머니에 꽂으려면 줄기를 조금 잘라내야할 것 같았지만 말이다.

# 나는 그런 사심 언제나 환영이야~ 나한테 허락 안맡아도 괜찮으니까 쓰고싶은대로 써줘! 무언가 강제로 해야할때만 말해줘

## 그런 생각을 공작도 해봤겠지만 기본적으로 지휘관의 위치에 있다는건 황제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을 받았다는거라서 공식적으론 공작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해. 물론 연줄을 통해서도 가능하겠지만 아르센은 현재 북부에서 여러가지 전공을 세운 상태라 거기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는 명분이 많이 없는 상태야. 제의는 해봤겠지만 아르센이 정중히 거절했을꺼야!

23 샤론주 (3T.D7igtz2)

2022-12-13 (FIRE!) 20:32:41

#아르센 뭔데 스윗해? 이게 뭐라고 내가 다 간질간질하다ㅎㅎ (하라는 답레는 안하고 난입)
##공작 안됐네 옆에 끼고싶어할거 같은데ㅎ 지금 돌리는거랑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또 궁금해진게 아르센의 형은 처가가 어느정도 위치일까? 동생이 너무 명문가랑 혼담이 성사돼서 자기입지에 위협을 느끼는건 아닌가 모르겠어

24 아르센주 (awm0oeu52U)

2022-12-13 (FIRE!) 21:16:55

>>23
# ㅋㅋㅋㅋ 좋아해주니까 나도 다행이야~ 샤론도 되게 매력적이라 너무 좋은걸 ><
## 이번 혼담은 아르센의 형도 적극적이었으니까 괜찮을꺼야. 애초에 자작은 큰 아들에게 물려주려고 마음을 굳게 먹은 상태니까, 딱히 입지에 큰 위험을 느끼진 않고 있어. 다만 처가쪽은 바로 이웃 영지의 큰 딸이라 샤론에게 질투를 느낄 법도 하겠네. 자주 마주치지는 않겠지만 말이야.

25 샤론 - 아르센 (lSPQT7BBf2)

2022-12-14 (水) 11:26:31

>>22 창피한 일이었다. 기침이 터져나오는건 가까스로 참았다고는 하나 먹던 중에 캑캑거린게 이미 추태였다. 그런꼴을 결혼 상대와의 첫만남에서 보였으니. 감출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만 코가 아릿하고 눈물이 찔끔도는 와중에 그가 염려스럽다는듯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감사를 표하기는커녕 고개도 못들 지경이었으나 제 무례하고 선을 넘은 질문에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를 외면해서는 안될것 같았다. 그의 말을 끊지않게끔 목례로 인사를 대신하고 손수건으로 입가를 정돈하려니 그는 오늘이 첫만남임을 다시한번 언급했다. 그에게 직접 들으니 다짜고짜 바라는점을 알려달랬던게 실례였음이 강하게 와닿았다. 나야 공작가에 입적된것부터가 (상대가 누구든) 정략혼을 위해서였지만 이사람은 사정이 달랐을텐데 마음붙여도 되는곳을 구했다고 혼자 들떠서는 생각할틈도 주지않고 재촉했으니.

그런데 그의 말에 집중할수록 꿈같은 얘기가 나왔다. 나에 대해 모르고서 내게 무언가를 바라는건 결례라 생각했다? 그말인즉 공작가와의 유대나 가문에서 부여한 의무에 신경쓰기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고려하고자 했다는걸까? 누가 남편으로 정해지든 그쪽이 평소 기대하던 아내상에 맞추도록 애쓰면 그만이라 여겼던 사론으로서는 그런 마음씀씀이가 가히 충격적이었고, 자신이 본인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말이며 타지에서 적응하는것도 힘들거라 부담주기 싫었다는 말을 들었을땐 떨리는 몸도 흐트러진 얼굴도 주체가 안되어 애꿎은 손수건만 구겨쥐었다.

그렇게 산란해졌던 정신을 수습할수 있었던건 그가 그런 고민끝에 밝힌 희망사항덕분이었다. 맞이해줄 사람이 있는 집. 그말을 듣자마자 어린시절의 그리피드가가 떠올랐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찬을 먹을수 있고 뜨끈한 목욕물에 몸을 담글수 있고 발간 불이 타닥거리는 벽난로에 다같이 둘러앉을수도 있었던 보금자리. 이제는 어린시절과 달라서 집안살림이 저절로 돌아가기는커녕 한끼 식사조차 누군가의 고심과 노력이 밴 결과물임을 알지만 그래도 그런 보금자리라면, 이사람이 그런 보금자리를 바란다면 일궈보고 싶었다.

"제생각만 앞서 부담을 드렸는데도 성심껏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려주신 부분, 잊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말하자마자 미묘한 위화감이 들었다. 젊은 나이에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부러울것이라곤 없어보이는 사람의 바램이 그저 보금자리뿐이다? 세간에 오르내리던 유능한 군인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른 일면이라 걱정이 싹텄다. 이렇게 소박하고 순한 사람이 분쟁이 빈번한 국경에서 군인으로 일하면서 괜찮을까? 한번 분쟁이 나면 누군가 다치거나 심하게는 죽는 경우도 있을텐데 샤론의 감정까지 일일이 헤아려줄만큼 타인을 챙기려는 성품이면 그런일로 괴로울때 내색못하고 홀로 삭이고있지는 않을까? 불안했지만 혼자만의 상상에 불과한데다 만에하나 사실일지라도 끄집어내는건 그에게 불필요한 자극일것 같아 샤론은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 있자니 그가 너무나도 흔쾌히 결혼식 후 당분간은 샤론도 살게 될 새 거처에서 출퇴근을 하겠단다. 난 허깨비나 마찬가지인가 욱한나머지 간섭해버린건데 이처럼 순수하게 받아들여주니 머쓱했다. 더구나 그가 감사를 표하며 샤론이 병사들에게 신경 쓴다는 호의적인 평가까지 덧붙이자 찬물에 가까워진 차를 마시면서도 열기가 얼굴로 쏠리는 기분이었다. 동요한 티가 역력할 낯이 민망해 시종에게 가위를 달라고는 장미줄기를 다듬는데 집중하려했으나 그가 이름으로 부르자 도리어 귀와 목덜미까지 후끈해지고 말았다. 감정을 어느정도는 감출수 있게된줄 알았는데 이사람에게는 그게 안되는구나. 장미를 들고 그에게 다가가면서도 어쩐지 가슴속이 간질간질하고 들뜨는 기분이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양해를 구하면서도 자칫 몸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결례라 그의 정복에 손대기가 조심스러웠다. 마음에 드시는 만큼 따가시라고 해도 되는걸 이런식으로 건네려는 스스로가 낯간지럽기도 했다. 그걸 의식하자 손이 더 떨렸지만 한편으로는 무언가 다른힘이 그의 정복 앞주머니에 장미를 꽂도록 움직여주는것도 같았다. 그렇게 찰나인듯 영원인듯 긴장되는 순간을 넘기니 진이 다빠진 듯했다. 흐물흐물 무너진대도 이상하지 않을것같은 몸을 가누고자 샤론은 양손으로 드레스를 쥐고는 살짝 들어올려 그에게 예를 차렸다.

"앞으로 잘부탁드린다는 의미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샤론 멘탈이 은근(대놓고?) 쿠크다스라 일희일비에 동요하는 티도 다나서(손수건 저거 어쩔거야 손수건!! 세탁 다림질 다해서 돌려줘야 한다 저건ㅜ) 이래도되나 했는데 긍정적으로 말해줘서 고마워ㅎ
##아르센이 사람이 너무 좋으니까 샤론도 샤론이지만 나도 좀 걱정된다 아르센이 외유내강 강철멘탈일거 같긴 한데 착하고 여린 사람일수록 유혈사태가 힘들수 있을거 같아서.. PTSD같은건 없겠지?

26 아르센 - 샤론 (HlRtqNqznc)

2022-12-14 (水) 19:01:54

자신의 말이 이어질수록 표정이 흐트러지는 것을 보면서 아르센은 자기가 말실수를 한 것일까, 하고 말을 하면서도 고민했지만 그녀에게서 풍겨오는 분위기는 자신의 걱정과는 다른 것이었기에 샤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금 궁금해지는 것이었다. 그래도 자신이 한 대답이 그녀에게 만족스러웠던 것인지 돌아오는 대답이 꽤 긍정적이라 아르센도 속으로 한시름 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처음 대화를 한 사이였지만 지금까지는 상당히 얌전하면서도 할 말은 꼭 하는 것 같아 그도 샤론과의 혼인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장미가 상당히 아름답네요. 손수 다듬어주신 것이니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

이미 꺾였으니 북으로 향할때엔 이미 다 시들었겠지만 건네준 마음이 소중한 것이니까 말이다. 샤론이 조심스럽게 정복 앞주머니에 장미를 꽂아주자 그도 장미를 조금 만지작거려서 꽃잎이 정확히 앞으로 향하도록 했다. 그는 문득 자신의 병사들은 자신들의 고향에서 나와본 사람이 적어 장미를 본 적이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결혼한 사람들도 많으니 돌아갈때 장미를 한아름 가져가 나눠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맞은 편에 앉은 그녀에게 물었다.

" 장미가 아름다우니 부하들에게도 한송이씩 전해주고 싶은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돌아가는 날에 준비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모두에게 주려는건 아니라서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닙니다. "

병사들의 숫자가 꽤 되는만큼 모두에게 챙겨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사관급들에겐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자신이 항상 성벽에 나와있어 보좌하느라 고생이 많으니까 말이다. 일반 병들에게도 챙겨주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여기있는 모든 장미를 잘라가도 부족할지 모르니 어쩔 수 없다. 사실 그들에겐 그런 장미보단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술 한병을 보급해주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 결혼식은 내일 바로 진행된다고 들었습니다. 영애 ... 아니, 샤론에게는 조금 빠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자리를 길게 비울 수 없는 몸이라.. 조금 급하게 진행되는 감이 없지않네요. "

미소를 지으면서도 미안한 기색이 담긴 표정으로 깍지를 끼워뒀던 손을 풀어 무릎에 양 손을 가지런히 얹어둔 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더니 샤론에게 손을 뻗으면서 말했다.

" 가볍게 걸어볼까하는데, 같이 가주시겠어요? "

정원이 크진 않아도 가볍게 한바퀴 돌아볼 생각인듯 했다. 다시 영지로 돌아가게 되면 보지 못할 풍경이니까 최대한 눈에 담아두고 싶은걸지도 모른다. 결혼식을 치르고 연회를 하고난 뒤에 바로 다음날, 그러니까 내일 모레면 다시 돌아가야하니까 말이다.

# 그런 점이 매력적이라구 생각해~ 보다보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달까! 너무 맘에 들어~
## 멘탈이 단단한 편이긴 하지만 젊은 나이에 지휘관 자리에 있어서 고충도 많고 샤론주가 얘기한대로 멘탈에 스트레스는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니까 ... 샤론과 더 가까워져서 마음을 놓을 상대가 된다면 조금씩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까?

27 샤론주 (KRmjsTnxCQ)

2022-12-14 (水) 22:51:21

#다행이다 그렇게 얘기해주니 안심이 되네 티키타카가 잘되는 느낌이라 아르센주한테 여러모로 고마워😀
##그리고 또 궁금한게 생긴 연쇄물음생성마! 아르센이 지금 입은 정복은 무슨색이야? 시트의 일러처럼 파랑? 하양? 검정?(빨강을 생각안한건 장미가 빨개서ㅋ) 또 이세계 카메라 필름은 현상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생화는 운반도중에 어디 스치거나 해서 망가지기 쉬울거같아서 스팀펑크 티도 낼겸 사진으로 찍어보이는것도 나쁘지않을거 같아서 (흑백사진이라 색은 못 담지만)

28 아르센주 (HlRtqNqznc)

2022-12-14 (水) 23:09:08

>>27
# 나도 샤론주랑 일대일 하게 된게 굉장히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
## 아르센 정복은 사진에 나와있는대로 상의는 파란색이고 하의는 하얀색이야! 사진 인화하는데는 하루 정도는 꼬박 걸린다고 생각하면 돼! 아마 오늘 찍어두고 내일 인화하면 영지로 갈때쯤엔 인화가 끝나있을 것 같아~

29 샤론 - 아르센 (R0Gdgg8OUA)

2022-12-15 (거의 끝나감) 11:42:10

>>26 샤론은 장미를 좋아하지 않았다. 베아트리스를 없는 존재처럼 만들어버린 꽃이라 좋아해선 안될것 같았다. 그러나 새파란 정복과 대조를 이루는 붉은 장미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특히나 그가 며칠이면 시들꽃을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고쳐꽂은 순간 주위의 색채가 이전과 달리 선연하고 화사해진듯했다. 장미를 보고 이래도 되나? 스스로에 대한 환멸에 한탄이 나올뻔한걸 가까스로 삼키고는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이사람과 전혀 무관한 내 잘못이고 내 문제인데 손님접대중에 내색하는 무례를 범할수는 없었다. 표정이나 몸가짐에서 티가 나버렸으면 안되는데.

그때 다행히도 그가 주의를 돌릴만한 화제를 꺼내주어 샤론은 입꼬리를 올려 웃음지었다. 휘하 장병들을 정말로 아끼는구나. 하기야 오늘 처음 만난 샤론에게도 세심하게 마음써주는 사람이 오랜세월 고락을 함께해온 이들에게는 오죽할까? 얼마든지 따가시라고 기꺼이 답하려다 멈칫했다. 장미야 몇 송이를 따도 아니 여기 있는 걸 모조리 다 따도 좋지만 그걸 가져가는게 난관일것 같았다. 한번 꺾은꽃은 금세 시들거니와 기차로 한참가다 보면 언제 어떻게 모양이 망가질지 모르니까. 어쩐다? 샤론은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무심결에 조물거리며 궁리한끝에 그에게 제안했다.

"준비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만 국경까지 가져가는 길에 꽃이 본래의 모양을 잃지는않을지 저어됩니다. 이곳의 사진을 찍도록 일러둘테니 그걸 보여주시면 어떠실지요? 사진에 빛깔이 담기지않는점이 아쉬우시면 선물하실 인원수에 맞추어 장미차도 준비시키겠습니다."

장미꽃잎을 수차례 말려 만든 차는 생화와 달리 빛이 바랜채이지만 그래도 흑백사진만 보는것보다는 나을듯했고 추운 지방이니 따끈하게 우려마시는 차가 나름 유용할것도 같았다. 장미차가 사치품이긴 해도 공작가에서 대량으로 내어주지 못할 물품은 아니기도했다. 가문의 차이가 현격한데도 공작 각하께서 이결혼을 추진한것은 샤론이 양자라는 한계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사람에게 눈독을 들이셨기 때문이라 들었으니 이사람의 환심을 사기 좋은 방법이라고 말씀드리면 아마도 반색하실거다. 그가 바라는게 생화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것이라면 꽃이 상하지 않도록 운반할 방도를 찾아야겠지만.

준비해둬야 할것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데 마침 그가 앞으로의 일정을 상기시켜주었다. 본인의 사정때문에 촉박하게 진행된다고 미안해하는 눈치였다. 공작 각하께서는 모르긴해도 쾌재를 부르셨을듯한데. 그온도차가 아이러니해 실없이 웃음이 났다.

"저는 괘념치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이미 결정된 일이니 서두르는게 오히려 편합니다."

진심이었다. 여기에 내자리는 없으니까 공작 영애라는 자리조차 정략혼으로 이곳을 떠나라고 마련된것이니까 하루빨리 떠나는편이 마음이 편할것 같았다. 베아트리스의 흔적과 영영 떨어지는것만은 허전했지만 사람이 없는데 흔적이 대수일까? 그흔적조차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했으니 더더욱 의미없다. 그런 잡생각에 잠겼다가 불현듯 흠칫했다. 그가 빌려준 손수건이 어느새 샤론의 손아귀에서 완전히 구겨진채였다. 이런 결례를!? 기가 막히다못해 등줄기에서 땀이 쪽 솟는 느낌이었다. 세탁과 다림질을 제대로 해놓기전엔 못돌려드리겠다.

이이상 민망할수 없는 기분으로 공작가를 떠나기전에 준비해야만 하는것을 머릿속에 추가하는데 그가 일어서서는 샤론에게 함께 걷지않겠냐며 손을 내밀었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미열이 날때처럼 멍했지만 한가지는 알수 있었다. 이사람은 앞으로 나와 함께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줄것이다. 그믿음에 힘입어 샤론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손에 제손을 포갰다.


#쓰고보니 막레 분위기네 이걸로 마무리하고 다음 내용 논의해도 좋고 아르센의 반응으로 마무리지어줘도 좋을거같아😀 영지에서는 뭔일이 일어날지 벌써부터 궁금하고 설렌다ㅋ (← 결혼식 풍경은 묘사 자신없어서 생각도 안하고있는 이 인간)

30 아르센주 (zqhTi/CsaY)

2022-12-15 (거의 끝나감) 11:45:57

아마 한바퀴 걸으면서 이런저런 얘기했을꺼니까 막레로 받을께! 샤론 되게 매력적이네~~ 첫 일상부터 최고야! 결혼식은 자신 없으면 영지로 떠나는 것부터 일상 시작해도 괜찮아! 그냥 성대하게 개최 되었다, 라고 넘기면 되니까

31 샤론주 (n1z/oWxLs6)

2022-12-15 (거의 끝나감) 11:58:21

#그럼 결혼식은 그렇게 넘깁시다~~ (만세!!) 맞아! 아르센의 엘 셀리르 특별대도 궁금했는데 규모는 어느정도고 특별대가 해결한 제국이 흔들릴뻔한 문제는 구체적으로 뭐였어? 타국의 제국 와해시도? 초자연적인 현상?

32 아르센주 (zqhTi/CsaY)

2022-12-15 (거의 끝나감) 12:19:05

# 엘 셀리르 특별대는 성벽 이름이 엘 셀리르 성벽이라서 이름이 그렇게 붙여져 있는거야. 이름만 특별대지 성벽 수비군이라고 보면 되고! 규모는 현재 3천명 정도 되는데, 원래는 천명 가량 밖에 안됐다가 최근의 사태로 인해서 규모가 더 늘었어.

스팀펑크 세계관이라곤 해도 약간의 마법이 있다고 말했던가? 그 중 하나가 이 엘 셀리르 성벽이야. 척박한 북부에서도 이 엘 셀리르 너머는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척박한 곳인데, 이 엘 셀리르는 그 척박한 곳에 존재하는 현재로썬 규명 불가능한 생물체들을 막아낼 수 있어. 참고로 현재 시점에서 마법은 로스트 테크놀로지라서 고대인들의 기술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여기서 문제가 됐던게, 적국의 테러로 엘 셀리르가 일부분 파괴 되었고 그 때문에 북쪽의 생명체들과 대거 전투가 있었어. 마법이 걸려있는 성벽답게 수복은 알아서 천천히 되었지만 그 생물체들은 괴물과도 비슷한 생김새에 처치하기도 꽤 곤란하거든. 그래서 몇차례 전투가 있었고 큰 피해 없이 막아낸게 아르센이야. 만약 거기서 뚫렸다면 제국 북부 대부분이 큰 피해를 입었을테니까 제국 입장에서도 공신이라고 할 수 있지!

마법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증기기관을 이용하는 스팀펑크인만큼 석탄을 이용해서 증기를 발생시키는 일이 많은데 이때 나오는 매연들은 반 딜레 효과라는게 있어서 공기중이서 흔적도 없이 분해 돼. 이것도 마법이라고 추측 되고 있어!

33 샤론주 (RFrd49GEvU)

2022-12-15 (거의 끝나감) 12:35:57

#초자연적인 현상+타국의 와해시도 반반이구나 적대국이 있다니 그나라의 세력은 어느정도일지 제국을 어떻게 하려는건지도 궁금하다 적국의 유능한 인물이 계획에 걸림돌이 된다면 암살시도같은 극단적인짓도 할거 같은데 자칫하면 아르센을 타겟삼을지도 모르겠네 그런내용을 소재삼을수도 있을거같기도 하고
아무튼 세계관 되게 흥미로워 엘 셀리르 성벽은 어쩐지 만리장성같기도 하고 ㄹㅇ우주방어도 가능할거 같고ㅎ (그너머에 이생명체가 있는한 무한저우우주방어를 해야만하나..?) 석탄을 태워도 매연은 안생긴다니 환경오염 걱정없는 유토피아다!! 그세계 석탄이 마법적인 석탄인거야?

34 아르센주 (zqhTi/CsaY)

2022-12-15 (거의 끝나감) 12:59:15

# 적국이지만 한창 제국이 팽창 중이라 적이 많아서 구체적으로 누가 적인지는 아직 모르고 있어 .. 암살시도가 들어올지도 모르지! 약간 그런 시리어스적인 분위기도 내볼까 고민중인데 ... 마음에 들면 일상 중간중간에 그런 것도 돌려도 괜찮구!

석탄은 일반적인 우리가 쓰는거랑 똑같은데 그 대기중에 광범위하게 마법이 걸려있어! 그 마법의 매개는 어딨는지 아직도 모르고 그냥 대륙 어딘가에 숨겨져있다- 라고 추측하는 중이야

35 샤론주 (JbFUIQzoLY)

2022-12-15 (거의 끝나감) 13:22:45

#난 시리어스 좋아! 설정이 없으면 몰라도 있으면 써먹어야지~ 세계관이 제법 무거운데 마냥 잔잔하게만 가는거보다는 잔잔한거 시리어스한거 고루 겪는게 더 재밌을거 같아 고를수있는 소재의 폭도 늘어나고ㅎ
엘 셀리르 성벽이 쩌는것도 그렇고 대기오염 안되는거도 그렇고 마법이 재발견되면 완전 노다지겠는데 혹시 그런쪽으로 탐구하는 움직임은 없을까? (왜 점점 연쇄물음생성마..;)

36 아르센주 (zqhTi/CsaY)

2022-12-15 (거의 끝나감) 13:30:15

# 마법은 이미 실전된 기술이라 지금 시점에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사실 엄청 발전된 기술인데 이해를 못해서 마법이라 부르는걸수도 있지. 지금에 와서 마법을 사용하는 곳은 엘 셀리르처럼 아예 건축물에 걸려있던지 아니면 마법이 걸려있는 물건을 사용하는 것뿐이야. 이런 물건들은 오파츠라고 부르고 액세서리부터 시작해서 모양은 다양한데, 발견되면 제국이 곧바로 수거해가서 엄중한 보호 아래에 두고 있어. 제국의 황가나 유력 귀족들은 하나씩 갖고 있을지도 몰라~

오파츠 중에 가장 유명한건 현재 제국의 황제가 항상 몸에 지니고 있는 브로치로 사용하면 10분 정도 그 어떤 상처도 낼 수 없는게 있어. 물론 한번 사용하면 1년 정도는 사용할 수 없지만 말이야. 황제들이 대대로 물려받고 있다고 해.

37 샤론주 (kWMBw6Kcno)

2022-12-15 (거의 끝나감) 13:31:54

#아! 성벽 너머 이생명체와는 의사소통이 아예 불가능한거야? 척박한곳을 벗어나 살기좋은 땅을 차지해야겠다거나 하는 목표의식이 있는 지성체인지 좀비처럼 공격성만 강한 생물인지도 궁금해 (갈수록 더한다ㅋ)

38 아르센주 (zqhTi/CsaY)

2022-12-15 (거의 끝나감) 13:45:58

# 관련 기록이 약간 남아있는데, 북쪽의 알 수 없는 생명체는 과거에 존재했던 국가들의 전쟁 병기였다고 해. 고대의 기록은 대부분 소실 되어서 자세한건 알 수 없지만 말이야. 좀비 같은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네! 물린다고 전염되거나 그런건 없지만 말이야.

39 이름 없음 (lsZy9H38zo)

2022-12-15 (거의 끝나감) 13:57:02

#고대기술 엄청나네👍 고대국가들은 과연 어떤 나라들이었을까.. 그럼 그병기들의 수명이 자연적으로 다할때까지 우주방어하는수밖에 없겠구나 아르센이 왜 내내 성벽에서 지냈는지 알겠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가 없겠어 이런설정 듣는거 난 꿀잼인데 아르센주는 힘들었던거 아닌가 모르겠다😂
참! 다음일상은 어떤내용으로 전개하면 좋을까?

40 아르센주 (zqhTi/CsaY)

2022-12-15 (거의 끝나감) 14:07:39

# 그건 이제 맥거핀으로 두기로 했어~~ 아주 가끔밖에 안나올테니까 말이야. 최근엔 꽤나 잠잠해지긴 했지만 말이야. 성벽 복구도 거의 다 이루어져서 걱정도 덜고 있고. 다만 테러 배후를 못찾아서 그것 때문에 병력이 대폭 늘어난거야. 난 설정 얘기해주는거 좋아하니까 얼마든지 물어봐~~

다음 일상은 기차역에서 영지로 떠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고 영지에 도착해서 저택을 둘러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 같은데 어떨까?

41 샤론주 (7O5ODc.4wA)

2022-12-15 (거의 끝나감) 14:21:53

#영지에 도착해서 벨리어드가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여동생 궁금해 여동생! 귀염뽀짝할거 같애ㅎㅎ) 집구경도 하는거 괜찮겠는데? 선레 부탁해도 될까?😂

42 아르센주 (Ax30WnssUY)

2022-12-15 (거의 끝나감) 14:41:51

# 그럼 상황은 그게 좋겠네~ 선레는 내가 여유 되면 바로 가져올께!

43 아르센 - 샤론 (2tI/IdDS2w)

2022-12-15 (거의 끝나감) 23:35:12

공작의 저택에서 그는 힘겹게 눈을 떴다. 군인이 되고 나서 이렇게 흐트러진적이 없는데, 결혼식이 끝나고 늦게까지 이어진 연회에서 주인공이었던 그가 먼저 빠져나간다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결국 주변에서 권하는 온갖 술들을 다 마신 결과는 지금 거울에 비친 그의 모습이 말해주고 있었다. 숙취로 지끈거리는 머리가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었지만 오늘은 다시 영지로 향하는 날. 성벽의 수복도 거의 끝나가고 있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곤 하지만 지휘관이 자리를 오래 비우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한시라도 미루는 일은 없어야했다.

" 아무나 있으면 물 좀 부탁합니다. "

방 밖에 사용인 한명쯤은 대기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그리 외친 것인데 역시나 누군가 호다닥 달려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제 갓 청소년기에 접어들만한 여자 하녀 한명이 들어와 물을 가져다 주었다. 이렇게 어릴때부터 사용인으로 일을 한다니 쉽지 않을텐데, 라고 생각하며 차가운 물을 한번에 들이킨 그는 하녀를 내보내고선 정신도 차릴겸 차가운 물로 몸을 씻고선 옷을 갈아입었다. 어제까지 입고있던 정복은 다시 입기엔 술 같은게 조금 흘렀기에 대신 가져온 평상복을 입기 시작했다. 갈색 셔츠에 하얀색 조끼를 위에 걸치고 검은색 바지를 입고선 영지에 도착했을때 걸칠 코트까지 손에 든 그는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밖으로 향했다.

그가 저택의 홀에 나왔을때는 그의 아버지, 벨리어드 자작과 사용인들이 이미 떠날 채비를 마친채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특별히 디네부르 공작도 같이 나와 마중하는듯 했다. 고작 자작 일행이 떠나는데 마중까지 해주다니 새삼 아르센은 자신과의 정략혼이 공작에게 생각보다 더 중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공작의 바램대로 해줄 일이 없는 그였지만 말이다.

"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나뵙게되어 영광이었습니다, 공작 각하. "

허나 디네부르 공작은 중앙 정계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위치에 있는 귀족이므로 최근에 유명해졌다고 한들 일개 수비대장 따위가 함부로 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아르센은 공작에게 다가가 군인으로써의 최고의 예의를 표하고서는 공작의 저택을 빠져나왔다. 많은 수의 짐마차가 역으로 향하고, 많은 사람을 태운 공작 가문의 마차도 그 뒤를 따라 역으로 향했다.


제국 내부에서도 북부는 제일 개발이 덜 진행된 곳이라 기찻길의 상태도 그렇게 좋지 못했다. 심지어 수도에서 북쪽으로 직행하는 노선은 아직까지 설치되지 않아서 서쪽으로 향했다가 북쪽으로 향하는 노선만 존재했고 그렇기에 열차에서 보내는 시간은 상당히 길었다. 그래도 공작가의 재력이란 어마무시해서 그나마 제일 앞쪽의 일등석에서 지냈다는 것으로 위안 삼을 수 있었다.

" 어서오십시오, 자작님. "

그렇게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들의 앞에 벨리어드 가문의 집사가 걸어나왔다. 얼굴에 주름은 자글자글했지만 아직까지 눈빛은 날카로운게 역시 북부의 사람다운 인상이었다. 집사는 데려온 하인들로 하여금 열차에서 내린 많은 짐들을 다시 짐마차에 실으면서 아르센에게 다가와 얘기했다.

" 축하드립니다, 작은 도련님. "
" 별 말씀을. 이번에 별관으로 따님을 보내셨다고 들었습니다. "
" 하녀장으로 제 큰 딸이 향했습니다. 앞으로 작은 도련님이 계속 머무실 곳인데 아무나 보낼 수는 없으니까요. "

집사와 아르센은 그렇게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 집사는 다시 짐을 싣고 있는 하인들에게 가서는 빠르게 짐을 옮겨 실었다. 역시 연륜은 어디가지 않는듯 그 많던 짐들은 순식간에 여러대의 짐마차에 실리게 되고, 수도와는 다르게 짐마차 앞쪽에 있던 자작 가문의 마차에 사람들을 태우기 시작했다. 아르센과 샤론이 같은 마차에 타게 되었고 아르센이 먼저 올라타 샤론의 손을 잡아주려하며 말했다.

" 북부의 도로는 상태가 그렇게 좋지 못하여 어지러울 수 있습니다. "

그렇게 모두가 탄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차의 긴 줄은 천천히 벨리어드 영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짠! 선레 가져왔다~ 바로 도착보다는 과정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내 맘대로 일단 쪄왔어!

44 샤론주 (yZ0BKSuzdA)

2022-12-16 (불탄다..!) 00:14:12

#확인했어 세세하게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나는 막연해서 선레 쓰기 쉽지않겠다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디게 생생하다 읽다보니 막 비하인드스토리가 궁금해지네(샤론과는 다른 방에서 잔거 같으니 그사이에 샤론이 뭐했는지 알리바이를 만들어둬야겠군ㅎ) 고생많았어!
##(공작이 배웅한건 공식적으론 딸내외 배웅이기도 하기 때문이겠지만)아르센에게 공을 들이는 궁극적인 목적도 혹시 생각해둔게 있어? 딱 알겠는건 아르센을 자기의 수족으로 끌어들이자이긴한데 그렇게 함으로써 뭔가 더 노리는게 있을만도 하다 싶어서 궁금해졌어😀 아르센이 휘하 사관들한테 생화를 주기로했을지 사진과 꽃차를 주기로했을지도 깨알같이 궁금하고ㅎ

45 아르센주 (FS1x3CziDc)

2022-12-16 (불탄다..!) 07:07:12

# 아무래도 연회니까 아르센이 먼저 자러간다거나 하는건 말이 안될것 같아서 말이지! 그리고 저택으로 돌아가면 같이 잘 수 있을테고!

## 이미 중앙 정계에서 유력 귀족인 공작이 아르센을 탐내는 이유는 공작 설정을 내가 만들어낸건 아니라서 함부로 말하긴 좀 어렵지만, 군에 직접적인 연줄이 없는데다 군대를 꽉 잡고 있는 귀족이 따로 있어서 후일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큰 아르센을 미리 휘어잡아놓는다고 생각하고 있어~ 젊은 나이에 벌써부터 대령 직급을 달고 있으니까 말이야. 물론 대장으로 바로 취임해서 시작은 소령이었지만.

46 샤론주 (xd8C0nfhHY)

2022-12-16 (불탄다..!) 10:57:08

#그러네~ 자연스럽게 상황 제시하려고 고민해준게 느껴져서 감탄했어! 공작의 목적도 난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향후 군을 장악하기 위한 투자라니 그럴싸한걸! 지금 군을 장악하고있는 귀족이 따로있으면 아르센이 저도모르게 파벌에 휘말린셈인가? (그귀족파 vs 공작파) 당사자가 임무에만 충실하다 하더라도 주위시선은 다르기쉬우니까.. 중앙정계의 암투랑 연관된 사건의 떡밥이 될수도 있겠다~ (난 시리어스도 좋아해 시대극(?)하면서 그시대 배경과 거리가 있는 서사만 나오면 오히려 허무할거같고ㅎㅎ)
##다음내용 너무 궁금해서 답레 얼른 달고싶은데 오늘은 어려울거 같아 늦어도 주말까지는 달도록 해볼게ㅜㅜ

47 아르센주 (NIsfG7Mo.o)

2022-12-16 (불탄다..!) 11:06:49

# 아무래도 젊은 나이에 요직에 앉아서 승승장구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딘가에 휩쓸리기 마련이니까~ 아르센과 샤론의 소소한 이야기도 좋지만 이런 조금은 거대한 이야기도 괜찮다구 생각해서! 좋아해줘서 다행이야~

## 답레는 천천히 줘도 괜찮아~ 사실 답레도 좋지만 난 이렇게 썰풀이하는 것도 좋아~~

48 샤론주 (M.08nP44R6)

2022-12-16 (불탄다..!) 13:29:39

#으아~~ 썰풀이도 좋다니까 하고싶어지잖아ㅜ 굵직한사건이나 권력관계에서 비롯된 알력도 좋은게 아르센에게만 일어나는 일처럼 보여도 (설정상 샤론이 아르센과 운명공동체가 된셈이라) 샤론한테도 영향이 있고 그러다보면 샤론의 역할도 생길거라고 생각해 당장 떠오르는거만해도 공작이 자기 가문 시종들도 일부 벨리어드가로 딸려보냈을거 같거든 명목상으론 딸을 모시라는거지만 어떤 의미로는 감시용? 그니까 그런 떡밥이 소소한 이야기도 풍부하게 해줄거 같아ㅎ

49 아르센주 (FS1x3CziDc)

2022-12-16 (불탄다..!) 15:23:50

# 아무래도 샤론만 가진 않았을테니까 시종들이 따라왔겠지? 그렇게 따라간 시종들은 거의 샤론의 몸종 역할도 하겠지만 확실히 감시를 하기도 하겠네! 아르센도 어느정도 알고 있겠지만 말이야. 아 샤론이랑 아르센은 한 침대를 사용하는걸로 할까, 아니면 각 방이 나을까?

50 샤론주 (W5NXNhFc5g)

2022-12-16 (불탄다..!) 19:49:32

#아르센만 감시하는게 아니라 샤론도 반쯤은 감시할거 같어ㅋ 그래도 샤론한테는 단순 감시자가 아니라 만에하나라도 결혼생활이 악화일로로 치닫는다면 기댈지말지 고려해볼 여지는 있는 보험인듯 보험아닌 보험같은거기도 하겠지 그리고 방은.. 인접한 방 2개를 합쳐서 생활공간(?)은 따로이되 침대는 하나인 그런 안방을 만들지 않았을까? 한침대라니 상상하니 어째 부끄럽다만😂
##나도 궁금한거 또 생겼어ㅋ 벨리어드가 저택이 젖소나 닭 같은 가축도 키울수 있는 환경일까? 우유랑 버터랑 달걀을 자급자족하는 농장일체형 저택에 로망이 있는데사심 북부가 워낙 춥고 척박하다니 어떨지 모르겠네..😂😂

51 아르센주 (xIMMo/CdRk)

2022-12-16 (불탄다..!) 20:18:51

# 그럼 평소엔 따로 방을 쓰다가 동침할 일이 있을때만 아르센 방에서 같이 자는게 좋으려나~ 대신 방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거구! 왠지 공작은 빨리 후사를 보길 원할 것 같지만 말이야~

## 젖소는 좀 힘들지 목초지가 많이 없다보니 ... 대신 양 같은 친구들은 키울 수 있어. 닭은 당연히 키울 수 있고 말이야~ 농장일체형 저택에 로망이 있다면 그건 샤론도 손수 동물들을 키우는걸까?

52 샤론주 (2phRx64Occ)

2022-12-16 (불탄다..!) 22:23:07

#어.. 그래도 되겠지? 나도 공작은 애 정도가 아니라 후계자 빨리 낳으라고(그래야 아르센과의 유대가 빼박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쪼아댈거 같고 정략결혼이니 그런압박이 당연하다면 당연한건데 동침이고 후계자고 상상하니 거 어째 덥다😅ㅋ (더러운 커플.. 😭😭)
##손수 키운다기보다는 노동은 고용인들이 도맡는걸 생각했어 사먹는거보다 비용 절감 가능하다 식으로? 사실 스팀펑크가 빅토리아 시대 비슷한 배경이라기에 얼추 그시기쯤인거 같은 소설 대충 훑었다가 비슷한 장면 봐서 물어봤어ㅎ 우유고 버터고 달걀이고 배터지게 먹을수 있을거 같아서? 양이면 양젖이랑 양모를 왕창..!! 한편으로는 벨리어드 가문의 자금 사정이 윤택해질 노다지같은 묘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 돈으로 특별대 빵빵하게 만들게(미군처럼?)

53 아르센주 (xIMMo/CdRk)

2022-12-16 (불탄다..!) 22:51:51

# 뭐 묘사도 안나올거고 그냥 같이 잤다~ 수준만 할거니까 괜찮지 않을까!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 벨리어드 가문은 재정적 지원은 충분히 받고 있는 편이야~ 엘 셀리르 성벽을 담당하고 있는 가문이기도 하니까. 물론 수도에 살고 있는 귀족들에 비하면 좀 부족하긴 하지만 말이야 ... 영지민들은 사냥이나 양 목축업 같은걸로 생계를 담당하고 세금을 내고 있어! 그러니까 그런 모습도 쉽게 상상할 수 있을꺼야~

54 샤론주 (gkfX4TPvqs)

2022-12-16 (불탄다..!) 23:01:38

#응 그럼 상관없지ㅎ 내가 너무 상상해서 셀프 손발퇴갤했을뿐.. 😅ㅋ
##재정이 충분하다니 다행이야 군대의 힘은 돈에서 나올거 같아서..ㅎ 앞에 일상에서 병사들한테는 술 보급이 더 좋을거라고 아르센이 독백한게 기억에 남아서 물자가 넉넉했으면 했나봐 아 그러고보니 성벽밖의 병기들이 어택땅해서 성벽이 훼손되지는 않는거야? 그병기들 화력 쎌거 같은데

55 아르센주 (xIMMo/CdRk)

2022-12-16 (불탄다..!) 23:35:05

# ㅋㅋㅋ 그래도 손을 잡는다거나 껴안는다거나 하는건 나중엔 할 수도 있지 않을까?
## 돈은 다 중앙정부에서 내주니까 괜찮아~ 가문의 개인 사병들이 아니니까. 사실 먹고 사는건 다들 문제 없는데 아무래도 북쪽 출신들이다 보니 술을 좋아한다는 설정이라서 말이야. 성벽 밖에 있는 친구들은 성벽이 온존할땐 공격하지 않아. 일종의 억제제 역할을 하는거거든 성벽이.

56 샤론주 (4JZx6S/wWs)

2022-12-16 (불탄다..!) 23:51:03

#그럴만한 맥락이 나오면 그렇겠지? 손은 첫일상에서도 잡긴했고ㅎ
##황제폐하 재벌이시네 하긴 황제의 권력은 빵빵한 재력과 군사력에서 나올거같긴 해 엘 셀리르는 인위적인 수단으로는 파괴되긴해도 오래되어서 부식되거나 풍화되지는 않는거야? 반대로 복구는 인위적으로는 안되고 자연적으로만 되고? 너머의 병기들은 성벽이 무너지면 그너머에 적군이 온거라는 식으로 AI가 들어간건지도 모르겠다ㅋ

57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00:18:30

# 제국은 땅이 넓으니까 들어오는 세금도 많은 편이지~ 엘 셀리르는 사실 내구도 상당히 높은데 기술력의 발달로 엘 셀리르를 무너뜨릴만한 폭발력의 폭탄이 생겨버려서 그래. 복구도 인위적으로 가능은 하겠지만 만든 기술이 기술인만큼 고치는 것도 ... 그 정도가 필요하지~ 그래서 현재에는 그냥 자연 수복만 기다려야해

58 샤론주 (WozZ989k5E)

2022-12-17 (파란날) 00:25:59

#주말 좋다 느긋하게 썰풀이도 되고 히히 근데 방금 좀 울적한 생각이 들어버린게 제국이 막 팽창정책 펴고있잖아 그게 반대로 말하면 침략자포지션일텐데 그럼 테러하는 적대국사람들이 해석하기에 따라선 일종의 독립투사잖아 뭔가 슬프네 (제국이 잘못했다!?)

59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00:40:25

# 역사는 승자와 패자로 이루어져있으니까 말이야. 제국이 이렇게 팽창하다가도 어느정도 한계를 느끼고 평화협정을 추진할 수도 있고 아예 통일을 목적으로 할 수도 있겠지! 지금은 본격적인 전쟁보다는 제국이 하도 팽창하다보니까 주변국이랑 분위기가 너무 안좋은 상태고! 독립투사일수도 있지

60 샤론 - 아르센 (i9R86fbHQo)

2022-12-17 (파란날) 01:12:07

>>43 기차에서는 내내 졸다시피 했다. 지난밤을 꼬박 지샌 여파였다.

예식이 끝난 뒤의 피로연은 다시 생각해도 치가 떨렸다. 공작 각하는 물론이고 하객들까지 그에게 앞다투어 술을 권하니 보기만해도 취하는 느낌이었다. 말렸어야 했는데 웃고 있어도 힘든게 느껴졌는데 공작 각하께서 일부러 만취하게 만들려는 눈치라 감히 거스를 엄두가 안났다. 그렇게 동조한 대가일까? 그가 거의 인사불성에 가까워지자 공작 각하께서는 신랑 신부를 보내주자면서 별실에 넣어버렸다. 그순간의 수치스러움이란! 아무리 그를 당신의 사람으로 만드는게 급해도 이런식으로 한방에 넣는건 너무 얄팍한 수 아닌가! 봉변 아닌 봉변을 당한 그를 볼 낯이 없었다. 그가 취하다못해 완전히 잠들고만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막무가내이시니 바로 나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가만있자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그러고보면 결혼이 결정된뒤로 내내 정신없이 바빴다.) 이대로 졸았다간 아침까지 못일어날게 뻔했다. 그럼 그가 얼마나 놀라고 당황할지. 그난리끝에 한방에 몰아넣어졌다는걸 들키기는 죽기만큼 싫었다.

몇번 제손과 볼을 꼬집다가 궁여지책으로 반짇고리를 찾았다. (그에게 돌려주기 위해 예식 전날 밤에 급하게 세탁과 다림질을 맡겼던) 손수건에 자수를 놓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솜씨도 변변찮은데 갑자기 자수를 놓으려니 뭘 어째야할지 떠오르질않았다. 피곤해서일지도 모르나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그가 어떤 무늬를 좋아하는지는커녕 여기에 자수를 놓는게 장식이 될지 훼손이 될지조차 모르는데 자수는 무슨? 결국 샤론은 그의 손수건 대신 레이스로 점철된 제 하얀 손수건을 꺼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정략혼상대이기 이전에 호불호나 감정이 있는 인격체로 봐주었던것을 떠올리며 파란실로 문구를 넣기 시작했다. '아르센 님께 경의를 담아 - 샤론'이라고. (그런 그가 내키지도 않는 음주로 시달리는걸 수수방관한것에 다시금 가책이 들긴했지만)

그리하여 마침내 마지막 글자를 마무리했을즈음에는 그럭저럭 동이 터오고 있었다. 이제는 괜찮겠지하고 나왔더니 문앞에는 어린 시녀가 문옆에 기대 졸고 있었다. 불침번으로 있으면서 감시하라는 명이라도 받았던걸까? 눈이 훅 감기고 골이 띵한걸 가까스로 감추고 시녀에게 간밤의 일 들키면 피차 좋을것없으니 입 다물자고 금화 몇닢을 찔러줬다. 그러고는 그가 깨면 시중을 들어달라고 지시한뒤 출발 준비를 서둘렀다. 선채로 잠든대도 이상하지 않을듯했고 그 역시 그정도로 마셨으면 자고나서도 괴로울것 같았지만 짧은 대화로도 그가 얼마나 마음이 급한지는 절실히 와닿았으니까. 그러다보니 무려 공작 각하 내외께서 전송을 나오셨는데도 하직인사를 제대로 올렸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내내 겉돌았다고는 하나 생의 절반이상을 보낸 공작저를 떠나는 순간인데 김이 새리만치 싱거운 작별이었다.

비몽사몽하기는 북부선으로 환승하고서도 마찬가지였다. (옆좌석의 그가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도 곤해서 잠들어 있었다면 걱정이 덜되련만) 그러다 차창밖이 새하얗게 뒤바뀐걸 알아보고서야 잠이 깼다. 테시어드는 겨울에 눈이 오는 경우가 드물었고 온대도 보일락말락한 눈발만 조금 날리다마는 수준이었던터라 태초부터 그랬던것처럼 희디흰 풍경이 끝모르게 이어지는 가운데 손가락만한 눈발이 공중에 마구 날리거나 차창을 때리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했다. 새하얀 하늘과 벌판과 건물을 하염없이 보고있자니 어느새 기차가 종착역에 멈춰섰고 그곳엔 벨리어드 가문의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있었다. 등골이 쭈뼛해지도록 불어대는 찬바람을 맞고 미처 다 치워지지 못한채 녹은 눈으로 질척한 바닥을 딛고(그바람에 드레스끝이 젖어 살짝 무거워지기도 했다.) 한겨울에도 끄떡없을 고목처럼 강인해보이는 노집사의 축하인사를 들으니 이고장이 앞으로 어떻게든 정착해야만하는 곳이라는 실감이 났다. 그와중에 하녀장 운운하는 말이 나오자 공작가에서 보내준 시종(이자 연락책이자 감시자)들이 알게모르게 날을 세우는게 등뒤로 느껴졌다. 괜히 기싸움 걸거나 안하게끔 교통정리부터 해야할것 같다. 내말은 들을리가 없으니 공작 각하께서 원하시는게 뭔지 잘생각해보라는 식으로 둘러대야겠구나.

그런저런 궁리를 하는사이 짐은 짐마차로 말끔히 옮겨졌고 벨리어드 자작부터 하나둘씩 마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고 오래지 않아 그가 샤론이 마차에 오르는 걸 도와주려는 듯 손을 내밀었다. 연회 전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부드러운 웃음기가 어려있었지만 하룻밤사이 푸석해진 얼굴이 피곤해보이는 눈이 딱해 뭐라 대꾸도 못하고 마차에 올랐다. 그리고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서야 표정을 수습하고 입을 뗄수있었다.

"..저보다 스스로를 걱정하셔야 하는것 아니신지요? 어제 무리하.."

말이 차마 안나왔다. 결국 내가문에서 범한 무례이고 나는 방관만 했다. 그래놓고 생각해주는척 말하는것도 웃기지 않은가? 그러니 입을 다무는게 낫다고 통감하면서도 가책을 덜고픈 마음은 가시질않았고 급기야 제마음 편하기에 급급한 소리마저 나와버렸다.

"..미안합니다."

이런 말이 무슨 의미일까? 같은 상황에 닥치면 또 아무것도 못할거면서. 그러면서 이사람이 괜찮다고 넘겨주길 기대하는건 너무 뻔뻔한것 아닌가? 스스로가 한심스러운데 할수있는거라곤 손가방을 움키는것뿐이었다.


#답레 나왔다! 근데 쓰다보니 또 TMI가 한가득이네😅 괜찮으려나 모르겠다ㅎ

61 샤론주 (ORyRQX.lRA)

2022-12-17 (파란날) 01:16:54

#앗 썰풀이도 해줬었구나 제국은 그럼 폭주기관차로 갈데까지 가든가 늦게라도 멈추든가인 셈일까? 역풍 지대로 맞아서 순식간에 몰락해버리는 제3의 루트는 없겠지? 우리캐는 제국소속이라 독립투사들 힘내라기도 애매하네..쩝

62 아르센 - 샤론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02:05:33

벨리어드의 기온은 언제나 한자릿수를 유지하는 곳이었다. 제국의 최북단 영지이기에 당연한 일이겠지만 지금 막 수도에서 올라온 샤론 일행에게는 조금은 가혹한 기온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르센은 출발하기 전에 미리 영지에 연락을 해놓아서 마중 나온 사람들이 두꺼운 옷을 입을 수 있게 조치해두었다. 샤론의 옷은 자신이 직접 받아와 그녀에게 건네주며 입으면 따뜻해질거다, 라고 넌지시 말해준 그는 마차에 몸을 싣고 샤론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가 마차에 타자 그들이 탄 마차는 조심스럽게 출발하기 시작했다.

" 공작 각하 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작정하고 드시더군요. 북부 출신이 아니었다면 진즉에 나가 떨어졌을것 같습니다. "

샤론이 걱정해주는 말을 하자 아르센은 별거 아니라는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물론 아침에 숙취에 고통스럽긴 했지만 이곳에는 그들보다 몇배는 더 마시는 사람이 널려있는 곳이라 그렇게 마시는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자신의 한계보다 더 마셨음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군인이라 체력에 자신이 있는 것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미안하단 말이 샤론의 입에서 나오자 그는 옅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내저었다.

"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도 있고, 말릴 수 없던 상황이란 것도 잘 압니다. 샤론이 일부러 저를 그렇게 만드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미안해하는겁니까. "

잘못은 다른 사람들이 해놓고 사과는 엄한 사람이 한다니 아르센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손가방을 잔뜩 움켜쥔 샤론을 어떻게 위로 해줘야할까 고민하던 그는 마주보고 있던 좌석에서 샤론의 옆자리로 좌석을 옮겼다. 그리고선 가방을 움켜쥐고 있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두며 말했다.

" 어차피 이젠 공작가보단 우리 영지에서 지낼 시간이 더 많을겁니다. 그런 일은 금방 잊어버리고 앞으로 있을 일을 기대하는게 더 좋을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

자신과의 결혼 생활도 그렇고 비교적 온화한 수도와 다르게 척박한 자신의 영지에서 그녀가 적응하려면 꽤나 고생해야할테니 벌써부터 이렇게 축 처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그 자신도 샤론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돕겠지만 본업이 있으니 언제나 챙겨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런 것도 있었다. 도로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아 연신 덜컹거리는 마차 안에서 그는 창문을 가려둔 커튼을 걷어서 바깥을 바라보며 말했다.

" 저기 보이는게 저희 벨리어드 가문의 저택입니다. 저희가 향하는 곳은 여기서 북으로 좀 더 가면 나오는 별관이구요. "

그가 창 밖으로 가리킨 건물은 직사각형의 건물이 조금은 처량하게 서있는 것이었다. 외부는 덩쿨이 잔뜩 자라있었는데, 창문을 가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누군가 관리조차 하지 않는 건물로 보일 정도였다. 그는 날씨가 추운 날이 많아서 건물 외부를 정리할 날이 많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저렇게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아르센은 샤론에게 창 밖으로 보이는 것들을 이것저것 소개해주었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자 어느새 자신들이 머무를 별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 몰락 루트는 없다구~ 내가 안만들어놨으니까!

63 샤론주 (EFKcigpS4s)

2022-12-17 (파란날) 08:40:26

#헐 답레 빨라! 좋은 아침! 아르센이 넉살도 부릴줄 아는구나 신선하군!ㅋ 평소처럼 자상한거도 좋고 히히 (그술바람보다 몇배로 술을 마신다는 북부사람들 대체 무엇..?!)
##몰락 루트라고 표현하니까 영화 다운폴 생각났다ㅋ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설정되었다니 제국은 신의 가호를 받는셈이네ㅎㅎ

64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09:00:31

# 좋은 아침! 샤론이 멘탈이 쿠크다스 같아서 아르센이 걱정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더 신경 써주고 있는거구!

## 신(나참치)의 가호

65 샤론주 (LNiz6UXHmU)

2022-12-17 (파란날) 10:28:44

#멘탈레기라 손이 많이 가는 부인이구만ㅎ 챙김받지만 말고 챙기기도 해야할텐데.. 아르센도 좀 케어받았으면 좋겠어서
##ㅋㅋㅋㅋㅋㅋ 그러네 신이네ㅋ 뜬금없지만 전투라든가 사건사고 터져서 아르센이 군대 지휘하는 장면도 나올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간지날거 같거든ㅋㅋ (← 반제국 사람들 독립투사들이라며 슬프다던 인간)

66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10:44:20

# 그래도 아르센은 내심 샤론이 귀여워서 좋대~ 샤론도 더 적응하고 익숙해지면 아르센을 더 잘 챙겨주고 그러지 않을까!

## 기회가 된다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별관 저택 근처에도 아르센 직속의 경비대가 주둔도 할테니까 말이야.

67 샤론주 (PMW7iM6g1Y)

2022-12-17 (파란날) 11:20:40

#귀.. 생각 못한 반응인데😲 그래도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고마운데! 샤론은.. 이미 많이 서술한거 같아서 노코멘트ㅋ(로맨스 주인공 같다거나 등등ㅋㅋ)
##기대된다! 제복 입고 열일하는 장교 짜릿해 자극적이야! 아우 잠깨고 답레 준비해야지 나도ㅎ

68 아르센주 (1aix9xv2wE)

2022-12-17 (파란날) 11:59:52

# 서로 잘 맞는것 같아서 다행이야! 앞으로 이야기도 기대가 되네.

## 지금은 나긋나긋해도 일할땐 꽤나 엄하니까 ~ 샤론은 새로운 모습을 보지 않을까

69 샤론 - 아르센 (WeVbAgtydM)

2022-12-17 (파란날) 15:17:28

>>62 (공작저에서 겨울용 옷가지를 준비해주지 않은건 아니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다못해 귀가 떨어져나갈것 같은 벨리어드의 추위에 움츠러들었을때 그가 외투를 건네주었다. 지난 이틀간 테시어드에서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는데 이런건 어느틈에 준비했을까? 더욱이 샤론의 외투뿐만 아니라 샤론을 따라온 공작가 고용인들의 외투까지 마련되어있었다. 마음이 따스한 분인건 처음부터 알았지만 이정도 준비가 그런 마음만으로 되는건 아닐거다. 일처리를 철두철미하게 하는 분이구나. 그의 말마따나 한결 녹은 몸으로 마차에 오르며 새삼 감탄했었다.

그래서 더 면목이 없었다, 그렇게 빈틈없이 살펴주는게 무색하게 이쪽은 무례의 연속인것 같아서, 그가 농담조로 대답할만큼 여유가 있는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렇다고 그무례가 잘못이 아니게 되는건 아니니까. 그토록 시시비비가 명백한 상황에 제가책이나 덜고싶어한게 부끄러우면서도 따뜻한 미소와 미안할 일이 아니라는 차분한 목소리에 마음이 놓이고 그게 또 한심해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내가 이럴일이 아닌데 정신차려야지.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순간 그가 다가앉더니 샤론의 손을 감싸듯 손을 포갰다, 어떻게든 위로해주고 싶다는듯이. 단단하지만 거칠기는커녕 부드러운 온기에 가슴이 꽉 메었다. 속이 답답한것도 같고 울렁거리는것도 같은게 마차가 자꾸 덜컹대는 탓만은 아닌듯했다.

그렇게 멍해졌다가 앞으로의 일을 기대하는게 더 낫다는 말에 정신이 확 들었다. 정말로 내가 이럴일은 아니다. 그러고나니 꼭 쥐었던 손가방이 눈에 들어왔고 할일도 떠올랐다. 아직 입은 안떨어져 끄덕임으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샤론은 살며시 손을 뺐다. 그런뒤 손가방에서 그에게 빌렸던 손수건을 꺼내고서야 비로소 말문이 트였다.

"돌려드리는게 늦었습니다."

원래는 자수를 놓은 손수건도 선물할 참이었지만 다시보니 온통 레이스여서 군인이 그가 쓰기에는 모양새가 좋지않을것 같았다. 수놓을땐 왜 이생각을 못했을까? 그게 머쓱해 남은 손수건을 감추듯 손가방을 닫았다. 이건 그냥 고이 간직해야지. 지난밤을 버티게 해준것만으로도 이수건은 제역할을 다한셈이니.

그때 그가 마차의 커튼을 걷고는 벨리어드 자작가의 저택을 보여 주었다. 덩쿨에 뒤덮여서인지 네모진 건물이 얼핏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굵디굵은 나무뿌리를 연상시키기도했다. 마치..

"전설속 세계수의 뿌리 같습니다."

그런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는 추운 고장이다보니 외부 관리를 덜하는거라 일러주었지만 그래서 주변풍광과 더 조화를 이룬것도 같았다.


#드디어 돌려줬다 손수건! 아이고 후련해! (계속 찜찜했다고ㅋ) 자작가는 덩굴로 덮였대서 뇌내망상 발동해봤는데 별관은 어떻게 생겼을지 기대된다ㅎ 별관서 일할거라는 경비대도!ㅋ

70 아르센 - 샤론 (/8OWluZLQM)

2022-12-18 (내일 월요일) 20:28:42

아르센의 위로가 통한 것일까 옆에 앉아서 샤론의 손 위에 그의 손을 올리고선 말을 전하자 샤론은 그의 손으로 덮여있던 그녀의 손을 빼낸 뒤에 손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주었다. 결혼식 전날 첫만남에 아르센이 건네주었던 그 손수건이었다. 그는 딱히 돌려받을 생각은 안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그녀의 가방에서 나오니 살짝 놀란 눈치로 바라보며 말했다.

"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괜찮은데 ... "

그러면서도 샤론이 건네준 손수건을 조심스럽게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 손수건은 정복 앞주머니에 다시금 자리 잡을 것이다. 그가 창밖을 보여주려고 커튼을 걷은 뒤에 보이는 것들을 설명해주다가 이내 벨리어드 자작 저택이라고 말해주자 샤론의 감상평이 들려왔다. 세계수의 뿌리라 ... 아르센은 볼때마다 을씨년스럽다는 느낌밖엔 들지 않았는데 외부인의 눈에는 그렇게도 보이나 싶어 옅게 웃어버린다.

" 제가 보기엔 그냥 을씨년스러운 건물 같은데 말입니다. "

물론 자작이 머무르는 저택이니만큼 덩쿨로 적당히 뒤덮여있다곤해도 위용이 모자라는 편은 아니었고 창문의 상태라던지 건물 외부는 깨지거나 금이 간 곳이 없이 깔끔하니만큼 샤론의 감상이 틀린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지나가는 도로는 저택과 꽤 거리가 있던 곳이라 저택은 금방 창문 안의 풍경에서 사라지고 저 멀리 거대한 성벽이 보였다. 저택보다 더 멀리 있을텐데도 꽤나 뚜렷하게 보이는 성벽은 그 위용이 수도의 어떤 건물과도 견줄 수 없을만큼 웅장했다.

"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엘 셀리르입니다. 여기서도 저렇게 보일만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곳이라 주둔하는 병력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

고작 성벽을 방어하는데 3천여명의 병사가 필요할 정도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하는 거대한 크기의 성벽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었다고는 절대 볼 수가 없었다. 저런 것이야말로 고대의 기술력이라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 성벽도 마차 행렬이 작은 마을로 진입하자 건물들에 가려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차는 마을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멈춰섰다.

" 도착했나보네요. "

마차의 문을 열어주자 아르센은 가볍게 뛰어내리고서는 샤론이 내리기 쉽게 탈때처럼 손을 내밀었다. 마차에서 내리면 아까 보았던 자작의 저택보다는 확실히 작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저택이 눈에 들어온다. 직사각형 모양의 저택과 다르게 디귿자 모양으로 되어있었고 층수도 조금 더 낮아보였지만 아르센과 샤론이 살기에는 오히려 넓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 답레가 좀 늦었다! 주말은 잘 보냈을까~?

71 샤론주 (dVN4iJU/fc)

2022-12-19 (모두 수고..) 08:28:05

#좋은아침!(월요일이라 아닌가 주말 짧아..ㅜ) 휴일은 언제나 꿀이지 게임도 하고 먹킷리스트도 몇개 채우고 아르센이랑 샤론이 앞으로 어떤일을 겪게될까 망상도 해보고 그랬어ㅋ 아르센주도 주말 잘보낸거 같아서 다행이야~
##고대에 엘 셀리르를 무슨 목적으로 지었을지 궁금하네ㅎ 지금 제국입장에선 북쪽이 바깥이지만 (성벽이 훼손되면 병기들이 어택땅하는데 성벽이 있으면 활동이 억제된다니까) 당시에는 성벽의 남쪽인 지금 제국 영역으로부터의 위협을 막기위한 거였을지도 모르겠다했어ㅎ
###자작저의 별관이면 자작저랑 이웃해있을줄 알았는데 거리가 좀 있구나 근처에 마을도 다 있고 그마을은 규모가 어느정도일까 수비대의 가족들이 주로 살까? 아르센이 정략결혼을 하는대신에 달라고 청했던 건물이라니 의외로 애착어린 장소일수도 있을거같고 그러네 (어째 점점 말이 많아지고있다..:)

72 아르센주 (kCBmQesn0A)

2022-12-19 (모두 수고..) 08:54:43

# 주말은 잘 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네~ 나는 다리를 다쳐서 집에서 꼼짝없이 쉬었다니까~

## 고대인들의 의도는 아무도 모르지~ 그때는 지금이랑 기후가 또 달랐을수도 있고 성벽 너머의 생명체들이 사실 고대인들이 정말로 적대하던 세력일수도 있는거구

### 별관이라기보단 별채에 가까우려나~ 자작저랑 거리는 좀 있는 편이지! 마을은 규모가 좀 작은 편이고.. 아르센은 같이 살면 이것저것 간섭이 있을까봐 받아온거야! 원래는 수도에서 중요한 사람이 오면 그 일행들이 머무를 수 있게 지어둔 건물이거든.

73 이름 없음 (kIr4dM1TBk)

2022-12-19 (모두 수고..) 09:16:45

#헐 잘보낸게 아니었잖아; 아프겠다ㅜ 지금은 좀 어때? 많이 불편하진않아야 할텐데
##암튼 지금은 제국에서 알뜰살뜰 국경으로 잘써먹고있구만ㅎ 원근감도 씹어먹을만큼 거대하고 긴성벽이면 어디 훼손된데 없는지 확인만 해도 하루 다 가겠다 일정거리마다 봉화대같은거 설치해서 상황에 따라 불을 피우는식으로 알리거나하면 좀 나을라나? 암튼 아르센이 바쁘겠어
###진짜로 순전히 실용적인 목적으로 받은거였구나 추억보정 같은게 있는게 아니었어ㅋ 그럼 자작저엔 자작내외랑 아르센의 형내외가 살겠네 아니면 형내외도 따로 살아?

74 아르센주 (kCBmQesn0A)

2022-12-19 (모두 수고..) 09:23:48

# 이번주 내내 이러고 살아야할 것 같아서 체념했어~

## 배치된 인원들도 많고해서 구획별로 순찰을 계속 도니까 괜찮아. 그리고 성벽을 방어하는 인원만 3천여명 정도 되는거고 북부 전체에 할당된 인원은 그것보다 훨씬 많아서 유사시엔 더 많은 병력이 와. 그리고 무려 기초적인 전기공학이 있기 때문에 유선 전보 같은 기술도 존재하고 있어. 물론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고 군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지만.

### 형 내외는 자작저에서 같이 살아! 여동생도 자작저에서 같이 살고. 형은 애초에 물려받을테니까 거기서 살고 여동생은 결혼하면 다른 영지로 떠나갈테니까 말이야.

75 샤론주 (7th6Ch64oo)

2022-12-19 (모두 수고..) 10:00:39

#고생이겠네 몸조리잘해 안아픈게 최고야
##맞다 전기가 있겠네! 그럼 조명도 기름램프나 양초 말고 전구로 하려나?
###뜬금 궁금해진건데 아르센은 무슨 음식 좋아해? 좋아하는 음식 차리는 그림 나오면 보기좋을거 같아서..ㅎ (첫일상 이후에 걸으면서 이야기할때 그얘기도 나왔으려나?) 그리고 음.. 이건 if인데 만약에 샤론이 자수놓은 레이스 손수건을 줬더라면 아르센이 과연 쓸수있었을까?

76 아르센주 (kCBmQesn0A)

2022-12-19 (모두 수고..) 10:14:00

# 수도는 그렇게 하는 곳이 대다수인데 벨리어드 영지는 좀 낙후된 곳이라 자작저 같은 곳이 아니면 전구는 잘 안써 ! 전기 공급이 원활한 편도 아니라서 말이야. 아르센과 샤론의 저택도 전기가 들어오는 곳이야.

## 아르센은 양고기 스튜를 좋아해~ 양고기로 만든건 다 좋아하는 것 같기도? 그리고 아르센한테 그거 줬으면 아르센이 아무렇지 않게 쓰다가 부하들이 대령님 상당히 소녀하신걸 쓰시는군요, 하면서 웃다가 샤론이 준겁니다 하는 답변 듣고 순간 분위기 싸해지는 그런 소소한 개그씬도 볼 수 있었을꺼야

77 샤론주 (N8.Veri/EQ)

2022-12-19 (모두 수고..) 10:41:07

#그냥 써? 쿨하구나 아르센 (샤론아 주지그랬니..ㅋㅋ) 샤론이 소심해서 개그씬을 놓쳤네ㅎ
##답레는 오늘중으로는 힘들거같아 내일까지는 써볼게

78 아르센주 (kCBmQesn0A)

2022-12-19 (모두 수고..) 11:17:16

# 그래도 샤론이 신경 써서 준건데 안찢어지게 소중히 쓰지 않을까~ 아르센은 샤론이 자기랑 결혼해서 번화한 수도에 살다가 갑자기 낙후된 자기 지역으로 왔으니 최대한 배려해주고 아껴주려고 생각하고 있거든!

## 답레는 천천히 줘~ 시간 여유 있을때 쓰는거지 원래

79 샤론주 (SQJ7.wo0o6)

2022-12-19 (모두 수고..) 11:38:12

#아 쿨하다고 한건 쓰기뭣할거같은 디자인도 개의치않는대서(난 군인 아닌데도 못쓰겠어ㅋ) 근데 진짜 아르센 스윗하다 사실 빅토리아시대 비스무리하대서 시대극이나 사극분위기 기대하고 물었지 정략혼이면 캐는 떨떠름해하겠구나 했는데 반전 최고~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ㅜ 아 쓰고싶다 답레.. 현생나빠요ㅜ!!

80 아르센주 (3zXRWbwZ6Q)

2022-12-19 (모두 수고..) 13:11:39

# 그런건 정략혼 클리셰 같은거라 살짝 비틀고 싶었달까 ... 그리고 샤론 반응이 좋아서 떨떠름하게 하고 싶어도 못하겠어~~

## 난 이렇게 얘기 나누는 것도 좋아하니까~ 썰풀이가 또 일댈의 묘미잖아?

81 샤론주 (cLsYCVxmbc)

2022-12-19 (모두 수고..) 15:04:23

#품위있고 우아한 귀족영애(믿기지않겠지만 로망은 이러했..)는 어디가고 멘탈터져 어쩔줄 모르는 애만 나오냐며 은근 좌절모드였는데 좋게 말해줘서 고마워😭(그래도 언젠간 아르센이 안심하고 기댈수있을만큼 의젓한 캐로 성장시키고싶구리.. ) 난 스윗하고 단정한 아르센도 오지고 엘 셀리르나 제국에서 앞으로 무슨 사건이 터질지도 디게 궁금하고 기대돼ㅋ 그리고 썰풀이도ㅋ 예상은 못했지만 궁금한거 간편하게 묻고 들을수있어서 좋다ㅋㅋ 고마워~

82 샤론주 (a8OQLH.o66)

2022-12-19 (모두 수고..) 20:07:53

#답레 구상하다가 궁금해진게 있는데 아르센네 저택에서는 엘 셀리르가 보일까 안보일까? 마을로 들어서면서 건물에 가려졌다니 안보일거 같기는 한데 보이면 뷰가 좋을거 같아서ㅎ

83 아르센주 (3zXRWbwZ6Q)

2022-12-19 (모두 수고..) 20:23:04

# 나중엔 의젓한 귀부인이 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나중엔 아르센에게 힘이 되어줄 의젓한 귀부인!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는 기대는 ... 너무 하진 말구~ 막 엄청난건 생각해두진 않았으니까 말이야.

## 아르센네 저택에서는 성벽이 안보여! 샤론주 말대로 마을 건물들에 가려져있어. 조금 더 나가면 보이긴하지만 말이야.

84 샤론주 (/hBz/HtaaA)

2022-12-19 (모두 수고..) 20:58:09

#나도 그러길 바래(멘탈 얼른잡아라 샤론!) 근데 나혼자 너무 신났나 부담스러웠으면 미안 지금도 차고넘치게 재밌어😀
그리고 성벽은 안보이는구나 ㅇㅋ 알려줘서 고마워~

85 아르센주 (ukrKx2RQ42)

2022-12-19 (모두 수고..) 22:02:53

# ㅋㅋㅋㅋ 아니야~ 나도 그래도 여러가지 이야기 들려주고 싶으니까~ 내 스토리 텔링 능력이 좋을진 잘 모르겠지만 ... 나중에 샤론 데리고 성벽에도 한번 가는 것도 괜찮아보이네!

86 샤론 - 아르센 (upsdxtzDE.)

2022-12-20 (FIRE!) 00:35:49

>>70 그는 손수건을 받아 챙기면서도 놀란 눈치였다. 샤론이 돌려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도 주도면밀하게 샤론 일행을 챙기던 사람이 정작 제것은 돌아볼줄 모르니 이 무슨 아이러니인지. 당연히 받았어야 할것을 받으면서도 겸연쩍어보여서일까? 돌려줘야 마땅한것이었음을 분명히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당연한 소릴 전하려니 스스로도 불가해할만치 긴장이 되어 샤론은 꼭 맞잡은 제손으로 눈길을 떨어뜨렸다. 어느새 손에 땀이 배고있었다.

"돌려드리지않으면 도리어 결례가 아닐지요? ..아르센.. 님의 물건인데요." 그의 이름을 입밖으로 꺼내자마자 머리도 목도 가슴도 화끈해졌다. 서로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긴하지만 막상 입밖에 내니 그의 이름은 어쩐지 무거웠다. 함부로 다가가서는 안되는 영역에 들어서버린 느낌? 그통에 마음도 중심을 잃었는지 안해도될 말까지 입술을 비집고나왔다. "..초면부터 부끄러운 꼴만 보였는데도 마음써주셨으니.. 보답까지는 못하더라도.. 빌린것은 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제입으로 지껄이는게 명백한데도 다른이의 말같고 들으면서도 어이없는 소리였다. 이러면 꼭 보답은 안하겠다는것 같지 않나? 그게 아닌데. 할수만 있으면 가문간의 유대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일개인으로 알아주고 배려해준 그마음이 헛되지않게끔 잘하고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정해야할지 모르겠다. 목청도 무슨 마비라도 된것처럼 뻣뻣했다.

그나마 그가 벨리어드 자작의 저택으로 주의를 돌려줘서 다행이었다. 온통 덩굴에 휘감긴채 모양이 이질적인것도 같고 자연스러운것도 같은 건물에 정신이 팔리니 답없는 상념의 쳇바퀴에서 꺼내진 기분이었다. 건물자체는 그의 말마따나 을씨년스러워서 테시어드의 형형색색 멀끔한 건축물들 사이에 있었다면 주목하지않았을것도 같지만, 희뿌연하늘과 잿빛 대지 사이에 솟아 있으니 안개가 짙은날이면 정말로 아득한 어딘가의 세계수로 이어지는 뿌리라고 착각할것 같았다. 그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보니 다시금 말문이 트였다.

"..이곳 분위기가 색달라 그리 느끼나 봅니다."

그러나 오래지않아 그런 감상이 들었는지조차 대번에 잊히는 장관이 펼쳐졌다. 지평선 끝자락에나 가야 닿을듯 어슴푸레하면서도 길가의 나무보다 곱절은 높아보이는 성벽이 끝모르게 이어지고있었다. 누구라도 보는순간 저기가 바로 제국의 북쪽끝자락인 엘 셀리르임을 알아챌듯했다. 엘 셀리르의 명성은 테시어드에서도 익히 들었지만 원근감도 무시하는 엄청난 높이를 직접 마주하니 신께서 제국을 위해 손수 세워주신 성벽이래도 아니 저기가 바로 이세상의 끝이래도 곧이곧대로 믿길것만 같았다. 저 벽이 저토록 굳건하기에 제국만민의 안녕이 지켜지는거구나. 저토록 장엄한 방어벽을 지키는게 소임이면 사명감이 얼마나 막중할까? 샤론은 비로소 그가 지체없이 돌아오고자했던 까닭을 알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외지에 머물기 불안하셨을만합니다, 저런곳을 지켜야하시니."

저벽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면 어떤 기분일까? 호기심이 일었지만 굳이 입밖에 내지는않았다. 방어 임무를 맡은 장병들에게는 생사가 걸린곳이다. 민간인이 한순간의 기분으로 드나들려고했다간 그들에게 모독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새로운 집에서 성벽이 보였으면 하는 바램은 들었다. 이분이 진심전력으로 지키려는 곳이니까 아무때고 바라볼수 있으면 든든할것 같았다. 그래서 아담한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로 들어서면서 주위 건물에 성벽이 가려지자 좀 아쉬워지기도했다.

이후 오래지않아 마차가 멈췄고 그가 내려서는 샤론이 내리는걸 도우려는듯 손을 내밀었다. 어쩐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그손을 잡고 내려보니 편자처럼 가운데는 오목하게 들어가고 양끝은 볼록하게 나온 형태의 건물이 보였다. 마차밖으로 나오니 테시어드에 비해 확연히 싸늘한 공기가 다시금 와닿는 와중에도 큰저택은 아닐지언정 마당이며 외벽이 (덩굴에 뒤덮였던) 자작가에 비해 멀끔한것은 알아볼수 있었다. 새건물이 아니라 들었는데 이만큼 정돈하기까지 품이 적잖이 들었겠다. 여기가 새로운 터전, 이제부터 내마음을 심어야할 곳. 그리 생각하니 그의 아내이자 이저택의 주부로서 살림을 꾸려나갈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는 실감이 났고 가장 먼저 챙겨야할것도 떠올랐다.

"바로 복귀하실 요량이신지요? 군의 사정을 모르고 함부로 말씀 올리기 송구하오나, 긴급한 문제가 없다면 오늘은 쉬시는것이 나으리라 사료됩니다만.."

말하면서도 조심스러웠다. 성벽을 직접 보며 그가 지니고있을 책임감을 상상해본 영향이었다. 그러나 그는 며칠째 무리해왔다. 벨리어드에서 테시어드까지 와서 바로 이튿날에 결혼식에 연회에 폭음까지 했다. 그러고 또 오늘 벨리어드로 돌아왔으니 알게모르게 피로가 누적되었을것이다. 하루 이틀 지켜서 완수되는 임무는 아닐테니 우선은 그가 스스로부터 돌보았으면했다.


#답레 달고 성불~ 여러 이야기 들려주고싶다고 말해주니 고맙네 그래도 부담갈수 있는 소리는 자중할게! 근데 성벽 가도 되나?ㅎ 샤론은 민간인이 갈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나는 구경시켜보고 싶어ㅋ

87 아르센주 (J/hQyqjCCw)

2022-12-20 (FIRE!) 22:02:12

# 아고 오늘은 넘 바빴다 ㅠㅠ 답레는 내일 가져올께 ... 이제 자러 갈 시간이라 .. 좋은 밤 돼!!!

88 샤론주 (3TnnkweGW.)

2022-12-20 (FIRE!) 22:18:55

#몸도 안좋은데 바빴구나 고생많았고 푹쉬어 잘쉬어야 빨리나아

89 아르센 - 샤론 (lNjTGj069g)

2022-12-21 (水) 22:24:55

" 부끄러운 꼴이라뇨,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

아르센과 샤론이 처음으로 만난 날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아르센도 꽤나 긴장하고 있었다. 그야 자신과 결혼할 사람을 만나는 자리인데 긴장을 안하는 사람이 더 신기할 것이다. 물론 군인 신분인만큼 그런 긴장되는 자리는 수도 없이 겪어보았으니 겉으로 티가 나지 않았을뿐이다. 그렇기에 샤론에 반응에 대해서 아르센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 그래도 기왕 이렇게 돌려주셨으니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

그는 받아든 손수건을 솜씨 좋게 접어서 입고있던 셔츠의 앞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는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벨리어드 저택을 지나 보이는 엘 셀리르의 엄청난 위용을 그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설명했다. 안그런 것 같아보여도 자신이 저 곳의 지휘관이라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있는듯 했다. 그러다 샤론의 말이 들려오자 자신의 그런 마음을 알아차린줄 알고 그는 멋쩍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 좀 더 수도에 있을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서 말입니다. "

물론 자신이 없다고 안돌아갈 병사들도 아니고 오히려 전임 지휘관이었던 그의 삼촌이 그가 자리를 비울땐 꼼꼼하게 지휘까지 해주었지만 그럼에도 자리를 비운 것에 불안감을 낮추기가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너무 빠르게 온 것이 아닌가, 샤론이 수도에 좀 더 있었을수도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엘 셀리르도 마을로 들어서자 그 모습을 감추고 이윽고 마차는 멈춰섰다. 수도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오는데엔 꼬박 한나절이 걸렸기에 아침에 출발했으나 마차에서 내렸을땐 태양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 오늘은 푹 쉬고 내일쯤 가보려고 합니다. 샤론도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저녁에 다른 가족들을 보러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안그래도 긴 이동이었는데 돌아가면 이것저것 처리할 일이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일은 내일부터 하기로 하고 일단 저택으로 들어가서 짐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아르센의 개인 짐은 이미 정리가 끝났지만 샤론의 것은 아니었고, 샤론을 따라온 공작가의 사용인들도 따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테니 말이다. 아르센은 샤론이 자신의 팔을 잡을 수 있게 살짝 팔을 벌리고선 얘기했다.

" 가시죠, 부인. "

수도에선 이런 모습까진 보이지 않았는데, 자신이 나고자란 영지라서 그런 것일까 장난스런 표정까지 지어가며 웃어보인 아르센은 샤론을 데리고 천천히 저택을 향해 걸어갔다. 벌써 저녁을 준비중인지 굴뚝에선 연기가 가득 피어오르고 있었고 맛있는 냄새도 코를 스치듯 지나갔다.

# 짠! 늦은 답레!

90 샤론주 (MwmrSoUz9A)

2022-12-21 (水) 23:30:11

#늦다니 천만에! 다리도 다친 와중에 어제 바쁘기도 했대서 사실 오늘은 답레 보기 어렵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달려서 감동이야🥹 심신이 힘들면 여가활동할 여력도 안생기잖아~ 다리는 좀 괜찮아? 많이 불편해?

91 아르센주 (8xE0rUB1XA)

2022-12-22 (거의 끝나감) 08:19:49

# 저거 올리고 바로 잠들어버렸지 뭐야~ 그래도 답레 기다리고 있을텐데 조금 짧더라도 올려주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올렸어! 다리는 좀 불편하긴 하지 ... 막 움직이기도 힘들고! 눈 와서 더 조심조심 걸어야하고 ~

92 샤론주 (bIQu8LIjdU)

2022-12-22 (거의 끝나감) 08:45:17

#좋은아침! 아르센주 컨디션은 좀 어떤지 모르겠다 아르센주 답레 볼때마다 반복해서 훑게되네ㅎ 아르센 참 사람됨됨이가 좋다 스스로한테 엄격한 사람은 남한테도 엄격하기 쉽다는데 본인 단도리는 단단히 하면서도 타인에게는 너그러운게 멋있어! 난 책임감 위주로 상상했었는데 은근 자부심 있는것도 은근 귀여운게(?) 애기애기하던 시절에 삼촌 따라다니면서 나중에 자기가 지킬곳이라고 두근두근거렸을 그림이 상상되고 그래ㅎ 샤론한테 부인이라면서 능청부리는 부분은 육성으로 귀여워~ 하면서 봤다ㅋ
##답레는 주말에나 달수있을거 같아 그래도 썰풀이 내키는거 있다면 난 이거저거 풀어보고 싶어ㅎㅎ

93 샤론주 (bIQu8LIjdU)

2022-12-22 (거의 끝나감) 08:49:54

#에구.. 고생이 많구나 눈길 보행 안그래도 힘든데 다리까지 안좋아서 큰일이다 얼른 나아져야 할텐데.. 그런데도 나 기다릴거까지 생각했구나 일부러 신경써줘서 고마워~ 근데 정작 내가 늦게되어서 미안ㅜ..

94 아르센주 (8xE0rUB1XA)

2022-12-22 (거의 끝나감) 10:06:54

# 샤론한테만 너그러운걸수도 있지~ 군인으로서 아르센은 상당히 엄격한 편이니까 말이야. ㅋㅋㅋㅋ 귀여워 해줘서 고마운걸~ 그래도 아르센은 아직 젊으니까 이런 자부심 같은걸 한창 느낄 시기라고 생각하거든! 어린 나이에 직급도 상당히 높은 편이고 말이야. 그러면서도 사석에선 좀 편한 분위기이고 싶어하는걸 장난치는걸로 표현해봤다!

## 답레는 늦어도 괜찮아~ 미리 말만 해주면 말이야! 난 썰풀이 하는 것도 되게 좋아해서! 오늘도 병원 가니까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네 ...

95 샤론주 (TlyZ6rh.EI)

2022-12-22 (거의 끝나감) 11:00:08

#군인으로서 엄격하대도 공적인 사안에서만 그렇고 사적으로는 너그러울거 같아 아르센은 그게 아니라 샤론한테만 너그러운거래도 샤론을 각별히 여겨주는거 같아서 치이고~ㅎ 자기일에 자부심 갖는거 좋아! 동기부여도 될거잖아~ 자부심 가질만한 공적도 세웠고! 나나 샤론이 책임감, 사명감, 그반작용으로 있을지도 모르는 부담감을 주로 떠올렸을뿐이지 장난치는거도 뭐랄까ㅎ 샤론한테 스스럼없어지는? 샤론을 편하게 여겨주는 과정같아서 나로선 고맙고 흐뭇하더라고 히히
##양해해줘서 고마워! 아르센주가 마음써준 보람있게 읽기즐거운 답레를 달고싶네~ 난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선가 이세계에도 비슷한 휴일이 있을지 궁금해졌어 아르센 생일은 언제인지도 궁금하고(생일처럼 특별한날이 요리 직접 준비해본다던가 하는거 좋아서?ㅋ) 길 얼어서 오가기 긴장되던데 조심조심 다녀 의사선생님이 안아프게 잘치료해주셨으면 좋겠다!

96 아르센주 (8M8QgLwMqg)

2022-12-22 (거의 끝나감) 21:55:51

# 나중엔 샤론도 적응하서 아르센이 퇴근하고 집에 오면 맞이해주는 모습도 보고 싶으니까! 그런거 보려면 역시 아르센이 열심히 노력해야하는거거든~ 그리고 어쨌든 자기의 부인이니까 더욱 아끼고 있으니까!

## 크리스마스는 비슷한걸론 여신을 기념하는 날이 있고, 황제의 탄신일이 있지. 보통 황제의 탄신일은 공휴일 느낌이고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건 여신의 기념일 쪽이야. 생일은 조금 덜 추운 여름(?) 쯤이야~ 작중 배경은 봄이고!

97 샤론주 (it2Vy5tH8c)

2022-12-22 (거의 끝나감) 22:43:57

#적응되면 아마 저녁식사 준비랑 목욕물 데울 준비 정도를 (직접 하진않고 고용인들 시켜서?) 해놓고 저택정문에서 기다리는게 일과가 될거같네ㅎ 긴급상황이라 철야해야하거나 하면 사관들까지 넉넉히 먹으라고 짐마차따위에 야식을 실어가기도 하려나했어 샤론 성격이면 일하는중에 방해되지 말라고 얼굴은 안비치고 음식만 전달한뒤 돌아올거같다..정도? 샤론도 아르센이 공작가가 아니라 자기한테 관심기울여주고 배려해주는게 고마워서 최선을 다해 보답하고싶어할거 같아
##아르센이 벨리어드에서는 제일 좋은계절에 태어났네ㅎ 난 생일하면 케이크부터 떠오르는데 그세계도 비슷할까?(선물은 뭐가 좋을라나.. ) 여신의 기념일이 크리스마스 비슷하면 선물교환도 하겠구나.
###다리는 좀 어때? 눈 왔으면 길 얼어서 다니기 더 불편할거 같아서 괜찮을지 걱정이네..

98 아르센주 (8M8QgLwMqg)

2022-12-22 (거의 끝나감) 22:55:58

# 헉 정문에서 기다려준다니 ... 퇴근했는데 귀여운 아내가 맞아주면 상당히 행복할지도 ... 아르센도 보면 웃으면서 손 잡고선 그대로 식당으로 향하지 않을까~ 야식까지 가져다주면 병사들한테 샤론 인기 폭발일지도? 나중엔 얼굴 안비추고 돌아가려는데 꼭 대령님 얼굴 뵙고 가시라고 권유할지도 몰라~

## ㅋㅋㅋㅋ 따뜻한게 좋으니까 말이지. 케이크 같은건 따로 없고 그래도 생일에 먹는 음식 같은건 있어. 생일엔 양 하나를 통째로 구워서 먹는 요리가 벨리어드에선 전통이야! 근데 이게 서민들은 잘 못해먹어서 양 하나보단 다리쪽만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아. 선물 교환은 그날 많이들 하고!

### 다리는 이제 별로 안아픈데 깁스는 계속 하고 있으라하네 ... 답답한데 ㅠ 빨리 나으려면 어쩔 수 없지

99 샤론주 (VSroFeTV8A)

2022-12-22 (거의 끝나감) 23:22:49

#난 부끄럼쟁이에 멘탈쿠크로만 보이는데 아르센은 귀여운 아내라고 생각해주니 고맙네ㅎ 마중나갔을때 아르센이 좋아해주면 샤론은 보람을 느끼고 더 의욕적이 되지않을까? 아르센이 보금자리를 바란다고 했던게 각인된지라 샤론은 저택을 일이고 다른 생각이고 다 내려놓고 안심하고 쉬어도되는, 돌아올곳으로 만드는걸 목표로 삼을거같거든 자기가 얼른 벨리어드가의 일원으로 자리잡아야 공작의 기대에 부응할수있다는 생각도 있을거같고
##양통구이구나! 여러마리 잡으면 집안 고용인들이 다같이 배불리 먹을수 있겠다 그런날 보너스도 줄수있으면 좋을텐데 재정상 무리가 가지는않겠지?ㅎ 국경지대라 사교계 활동은 적을거같으니 그런쪽으론 돈이 덜나가서 나름 무난할것도 같고 선물은 실용적인걸 할수있으면 좋겠는데 아르센 혹시 흡연자야? (←잠시 파이프를 생각해봄)
###통증은 별로없다니 그나마 다행인데.. 깁스하랄 정도면 많이 다쳤네; 아이고야 갑갑하고 가려울때 괴롭고 곤란하겠다ㅜ 그래도 벗지말고 꼭 하고다녀! 의사선생님이 시키는대로 해야 빨리나아~

100 아르센주 (YmpKiH.BGI)

2022-12-24 (파란날) 08:18:45

# 좋은 주말 아침이야~~

101 샤론 - 아르센 (JIg2XoRge2)

2022-12-24 (파란날) 16:35:01

>>89 흉하게 보지 않았다는 너그러운 태도때문일까 당연히 받아야할 것을 받으면서 소중히 여기겠다 해주는 진중한 태도때문일까? 손수건이 아르센의 앞주머니로 돌아간순간, 어쩐지 그를 바로볼수가 없었고 들키지는않을까 불안해질만큼 가슴이 뛰었다. 베아트리스가 그남자의 아내가 되었을때 이렇게 어쩔줄모르는 기분이었을까? 진실은 알길이 없으나 착잡했다. 베아트리스가 공작가를 떠나지않았더라면 그래서 공작 각하께서 추진하시는 정략혼으로 이분을 만났더라면 그토록 서럽게 가는일없이 사랑이라는것도 얻지않았을까? 이렇게나 좋은분이니 그러고도 남았을텐데.

그런 씁쓸한 상념에서 벗어나게 해준건 엘 셀리르의 엄청난 위용과 그성벽을 수호하는 임무에 대한 긍지가 물씬 묻어나는 그의 설명이었다. 확실히 자긍심을 품고도 남겠는것이 이런 성벽을 지키다보면 제국뿐만 아니라 온세상의 수호자가 된 기분이 들것 같았다. 더구나 그에게 이고장은 나고자란 고향이니까. 자신도 그리피드를 제손으로 지킬 힘이 있었다면 뿌듯했을거라고 샤론은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다소 겸연쩍은 기색으로 테시어드에 더 머물수도 있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서둘러 돌아오는통에 샤론이 힘들지않았는지 염려해주는듯했다. 샤론은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이유라면 마음에 걸려하지않았으면 했다.

"서두르길 잘했습니다. 직접 보지못했다면 어떤심정이실지 잘 몰랐을테니까요."

앞으로 이분에 대해 알아가야 하는게 많을것이다. 상대의 목표든 호불호든 다른 무엇이든 알아두어야 배우자로서 도리를 다하고 맞춰나갈수 있을테니까. 그러니 저성벽과도, 마차안에서 그가 준 외투로 싸매고 있어도 써느레한 추위와도 친해져야겠지. 재차 마음을 다잡았지만 제소심한 성격탓인지 한편으로는 찜찜함이 남았다. 귀가했을때 맞아주길 바란다는 소박한 바람을 들었을때의 위화감과도 흡사한 찜찜함이었다.

"혹 소임이 버겁거나 힘겹게 느껴지신 적은 없으신지요?" 불쑥 튀어나와버린 말에 추위가 잊힐만큼 당혹스러웠다. 한참 자랑스러움을 드러낼때 대뜸 이런소릴 뱉어버리면 그야말로 실례아닌가? 설령 힘든일이 있다손치더라도 굳이 이야기할 마음은 안들수도 있고, 이야기하고 싶어진대도 그건 친밀하면서도 신뢰하는 상대한테나 그렇지 아직 데면데면한 부인한테는 아닐텐데. 공연한 참견질을 하고만게 미안해 샤론은 제발치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실례했습니다. 저라면.. 제국의 안녕이 제어깨에 걸린것같은 상황이면.. 사명감이 큰만큼 부담감도 컸을듯하여 그만 공연한소릴 뱉었습니다."

그나마 오래지않아 새거처에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그가 오늘은 쉴 작정이었던것도. 임무를 우선시한 나머지 정작 스스로를 돌보는데에는 소홀하지않을까 염려했는데 기우였던것같다. 이분이 계속 이런페이스를 유지할수 있도록 별문제가 안터지길 신께 기원하다 부인 소리에 또다시 머릿속이 화끈해졌다. 어떻게 들어도 농담조고 그의 표정에도 장난기가 어려있었는데도 그래서 긴장을 늦추지못하고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마음이 놓이면서도 어쩐지 더 수줍어지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테시어드에서는 전혀 비치지않았던 개구쟁이 소년처럼 보이는 웃음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이분이 이런 표정도 띠는구나. 앞으로도 이집에서만큼은 이렇게 편안하실수 있기를. 새로운 기원을 속으로 되뇌며 샤론은 그의 팔에 제손을 살며시 걸쳤다.


#늦어서 미안! 쓰고보니 막레분위기네 샤론의 선넘은(?) 질문에 아르센이 뭐라고 답할지 궁금하긴한데 이대로 마무리하는게 낫다고 판단된다면 다음씬을 해도 난 좋아~
##다리는 좀 어떤지 모르겠네 그래도 평온한 주말~ 메리크리스마스 보내!

102 아르센주 (0qcwS6H.Fc)

2022-12-25 (내일 월요일) 19:04:44

# 막레 분위기인것 같으니까 막레로 받을께! 이번 일상도 재밌었다 ㅋㅋ 고생했어!

103 샤론주 (V/FMCelcXA)

2022-12-25 (내일 월요일) 22:06:46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네 그래도 유야무야 접기보다는 명시적으로 밝히고접는게 내가 미련이 덜남을거 같아서 남겨

결론부터 말하면 난 이스레를 그만둘 생각이야 나스스로도 놀랄만큼 아르센한테 빠르게 끌렸고 아르센주의 설정도 많이 기대했었지만 아르센주는 흥미를 잃었다고 판단했거든 상극은 여가활동이니 여유될때 확인하는게 당연하지만 첫일상 이후로는 티키타카가 조금씩 막힌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러다 내가 주접부렸던게 무색하게 정말 갱신만을 위해 달린 레스를 보고 아르센주가 나만큼은 이스레의 서사에 흥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게 오해일수도 있고 조율을 통해 재미붙일 거리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아르센주가 흥미를 잃었다는 의혹이 이미 생긴이상 내가 쿨하게 계속할수가 없을거같아 저마다 귀한시간 쪼개가며 즐겁자고 하는건데 누군가는 재미없이 의무감에 이어가는거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아무래도 힘드네

이런식으로 끝내게되어 유감이야 이만 줄일게

104 아르센주 (0qcwS6H.Fc)

2022-12-25 (내일 월요일) 22:12:11

# 헉 그렇게 느껴졌다니 내가 어떤 말을 하기보단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겠네. 흥미가 떨어진건 절대 아니야. 나도 샤론과 일상을 되게 기대하고 있었으니까! 갱신을 위해 이어뒀다기보단 샤론이 남긴 질문에 대해서 아르센이 어떤 답을 했을지 고민하다가 일단 남겨둔거거든. 그래도 샤론주가 그렇게 느끼게 한건 나의 잘못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절대 재미없던건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다시 한번 미안하게 생각하고, 다른 곳에서 웃으면서 만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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