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평소에 가장 기다리는 것들 중에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역시 주말일 것이다. 평일에 있었던 힘든 일들도 모두 주말을 기다리며 참아내는 것이 사람이고 그것은 강민도 다르지 않았다. 새학기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곤해도 주말은 언제나 기다려지는 법이다. 그렇게 강민은 주말을 맞아 옷을 가볍게 차려입고 일월정을 나섰다.
" 어디가? " " 그냥 마실이나 다녀오려고. "
학교를 나서기 전에 친구랑 마주친 그는 어디가냐는 물음에 마실이라고 대답하고선 가던 길을 쭉쭉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직 봄이라 그런지 바람은 시원했고 햇빛은 따뜻한 것이 아무런 이유 없이 바깥을 나갈 원동력인 셈이었다. 그렇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얼굴로 시내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히가시요츠야나기 미사키는 용사다. 악마들을 남김없이 처단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한들 '인류' 를 위하여 고군복투한 세월이 세긴 의무감마저 두고 오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학교에서 인간이 아닌 존재를(해리 테일러, 인간이라면 반응하지 못할 공격을 피하고는 뻔뻔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만나고, 또 인간이 아닌 것(유우나의 수호천사. 제대로된 대답은 듣지 못했지만 불가시화 마법의 종류를 한 영체가 아닐까.)이 학교에 왔다면 이 지형 자체의 특이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기껏 연약해 보이기 위해 원피스에 핸드백 하나 들고 나왔는데도 평범한 사람들 뿐이었다. 기척차단의 수준이 이세계보다 높은건가? 아니면 현대문물로 원격제어중? 그런 수준이라면 눈치 못 첼 만도 한데.....
주말을 맞아 시내는 평소보다 좀 더 북적거리는 느낌이었다. 역시 주말을 즐기려는 것은 누구나 다 해당 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점심부터 밖에서 해결하기 위해 일부러 학교 급식도 먹지 않고 나온터라 그는 일월정에서 시내로 향하는 버스에서 내려 곧장 봐두었던 식당으로 가려했다.
" 엇, 미사키 안녕. "
그러나 비슷하게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와 호칭에 그는 그곳을 바라보았다. 거기서 미사키를 발견한 강민은 손을 흔들면서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나와서 조금 피곤한지 작게 하품까지하며 미사키의 앞에 선 그는 웃으며 말했다.
" 원피스 예쁘네. "
사복을 입은 것을 볼 기회가 좀처럼 없는지라 미사키의 이런 차림은 그에겐 신선한 자극이었다. 또 마침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기에 강민은 미사키에게 같이 점심으러 가자고 권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되게 바빠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이제야 좀 쉬게 되네. 물론 아까도 쉬긴 했지만 그땐 상판 끄고 좀 눈 좀 붙이고 돌아왔지만! 기념으로 뭘 하면 좋을까. 음. 유우나에 대해서 궁금한 점 한 번 더 받아볼까! 물론 질문을 하면 나도 상응하는 질문을 던질거야!
연애금지조항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니까 하긴 하더라도 확실하게 보고하고 문제 되지 않는 선에서는 허락하고 있다는 설정이야. 그러니까 이를테면 연애하다가 눈이 제대로 맞아서 사고치거나 그런 것은 제발 하지 마라 이런 느낌 있잖아? 혹은 대놓고 공개적으로 SNS에 나 연애중이에요! 라고 떠들지 말라던가 이런 식으로 아이돌 활동을 하는데 정말 제대로 폭탄을 터트려버리는 행동은 제발 자제해라. 허나 몰래 들키지 않게 연애하는 것까진 터치를 하지 않겠다 식으로. 그 대신 누군가와 연애하면 보고는 해라. 이런 느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글쎄. 일단 상황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유우나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메가데레로 흘러 갈 것 같아서 소속사에 보고하고 정말 몰래 몰래 데이트를 즐기는 그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어. 내 아이돌 활동도 중요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의 연애도 중요하니까 둘 다 다 차지하려는 그런 느낌 있잖아? 유우나는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양보도 포기도 하지 않으니 말이야. 정말 어쩔 수 없다면의 문제지만?
그렇다면 반대로 등가교환으로 물어볼까! 강민이는 만약 유우나와 연이 생기고 그 인연(연애X, 일단 공략 스타트건 뭐건 교류의 시작 O) 속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뭐일 것 같아? 일단은 캐입으로 보면 딱히 그런 것은 없다 느낌일 것 같기도 하지만?
>>311 이 질문을 조금 늦게 봐버렸네! 존경하거나 롤모델인 아이돌/연예인이라. 음. 글쎄. 내가 일본 연예인은 잘 모르겠으니 그에 대한 답이 조금 어려울 것 같네. 하지만 아마 정말로 화려하게 반짝이는 아이돌이라면 누구나 롤모델이 될 것 같아! 그러니까 막 엄청 예쁘고 그렇다기보다는 뭔가 열심히 하고 그에 대한 노력을 확실하게 뽑아내는 아이돌이라면 말이야! 유우나도 그런 아이돌이 되는 것을 원하고 있고.
그렇다면 해리주에게도 질문이야!! 등가교환이야! 음. 해리는 강민과 콘서트를 왔다가 그때 이야기나눴던 이가 유우나 본인이라는 것을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은근히 궁금해!
>>317 아무래도 아이돌이니 말이야. 대놓고 데이트하고 그럴 순 없잖아? 그래서 아마 유우나와의 관계는 그런 아슬아슬한 느낌과 조마조마한 느낌이 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유우나가 은퇴하기 전까진 말이야. 하지만 유우나는 아이돌 은퇴 생각은 전혀 없으니 말이야.
우와. 잠입해서 들어오는거야? ㅋㅋㅋㅋㅋㅋ 엄청 대담한걸? 유우나 입장에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선배가 왜 여기에 있어요? 라는 표정만 지을 것 같네. 그러다가 누군가가 들어올 것 같은 발소리가 들릴 때 유우나가 숨겨주는 것이 이런 럽코풍의 클리셰중 하나이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