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화 되지 않은 부산물을 가져가고, 거래는 반드시 대곡령과 하는거. 여기서 대곡령은 상인 연합 길드이기에 소속이 대곡령인 가게면 다 이용 가능하다. 타 기업이나 타 길드 소속 가게와는 거래하면 안되지마는, 노점이나 장인과의 거래는 괜찮다. 단, 해당 장인이 타 길드 소속이면 쪼까 말이 달라지제."
그리고 토고는 잠깐 고민했다가.
"길드화가 된다면 여서 새로운 조건이 추가될기다. 아직 특별반이란 카테고리 안에 있어가 그 조건은 해당 안되지만 말이다."
후우. 토고는 그렇게 말한 뒤 "잠만 기다리봐라." 하고는 카운터로 다서 자신의 컵에 따뜻한 물을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유자차(조금 연하게 리필) 된 것을 가져와서 자리에 앉았다.
"그랴그랴, 당연히 헌터가 의념 범죄자를 상대하는 이유중 대부분은 의뢰로 상대하니까 사살이 맞겠제? 하지만 길가다 의념 범죄자가 있고, 니보다 한참 딸리면 그래도 제압을 시도하는게 낫지 않겠나? 그놈아들도 자원인디. 잡아놓으면 위에서 아프리카 갈래? 아님 죽을래? 하것제. 가디언이 출동해야 하는 정도면 금마들이 알아서 할테니까 우린 신경 끄고. 물론 열망자 같은 아들이면 무조건 사살이 맞지마는 말이다."
토고는 유자차를 마셨다. 전보다 연해서 그냥 유자 향이 나는 물을 마신 기분이었다.
"일반인 범죄자는 의념 각성자랑 신체 차이가 얼마나 큰디 걍 냅두기 보다는 쫓아가 무력화 하고 제압정돈 할수있지 않겠나? 금마도 열망자면.... 사살이 맞지만 말이다."
그리고 물 속에서 희미하게 나는 유자향처럼 토고의 머릿속에는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특별반에 있는 아들은 사상이 와이리 극단적일꼬.... 인성학 필수로 좀 만들만 안되나?'
"역시 그럴까요. 저희 아버지께서 마도 일본에 출장 나가 계신데 요즘 좀 바쁘신 것 같더라고요. 어머니도 바쁘실 때가 있고...또 저도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문자부터 보내는 게 낫다는 말과, 상대방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는 말에 모두 수긍하며 다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자신에게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이는 강산. 그렇다고 말해놓고선, 결국 숙소의 자기 방에서 퍼져서 연락을 미루다가 강산의 부모가 먼저 그에게 연락을 남기게 되었지만...그것은 조금 나중의 일이다.
"가족을 자주 볼 수 있으니 좋으시겠어요. 저는...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도 저어기 북쪽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토고가 대곡령 식구들과 스승이 내 가족이라 언급하는 말에는, 또 다시 악의 없이 북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하는 것이다. 자세한 내막은 캐물을 이유가 없었다. 각자 사연이 있을테니까.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이고, 대곡령 소속과만 거래하면 된다는 이야기에 상식적으로 편의점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만약 그게 포함된다면... 된다면... 빈센트는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은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를 듣는다. 아무래도 토고는 빈센트가 하는 말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다. 여러 의미로 말은 되는 내용이었다. 말은.
"말씀은 맞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수준 역시 어떻게든 숨기고자 하는 민감한 정보고, 만약 상대의 레벨이 너무 높다고 하면... 탐색을 위해 날렸던 몇 번의 공격이 아까운 시간을 헛되이 날린 실책이 될 수 있습니다. 가디언? 오겠지요. 하지만 제 선에서 제압이 불가하고 살해만 가능한 수준이라면 레벨이 최소 20은 되는 것인데, 이 경우는... 신경 끄면 신경을 껐다고 UHN에서 처벌을 예고할 겁니다. "
빈센트는 고개를 젓는다. 무고한 이들의 죽음, 죽음, 죽음!
"그리고 할 말이 없겟죠. 가디언들이 도착했을 때쯤이면 사람이 백 명은 넘게 죽었을 테니까요." //13
토고는 그의 말을 듣다가 한숨이 나올 것 같았다. 너무 결과론적인 생각만 하는 것 같았다. 부정적? 아니아니 그런 느낌이 아니다. 강박적? 그런 느낌이었다. 거기다 범죄에 집착하는 모습도 예전에 보왔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뭔가... 뭔가에 쫓기는 듯 보였다.
토고는 그의 말을 곱씹었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그런 상황이라면?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은? 내가 얻을수있는 것은? 토고는 입을 열었다.
"일단은 신고부터 할기제? 그럼 신고한 시점에서 그쪽에서 니 신원을 파악하고 의념 범죄자의 신원도 파악하려고 할기다. 그 다음 그쪽에서 제압을 시도하되, 그게 힘들다면 더 큰 피해가 나오기 전에 사살해라. 같은 식으로 긴급 의뢰를 날릴기고" "만약, 니보다 수준이 훨배 높아가 가디언이 출동하지 않음 안된다? 그럼 니는 민간인들 대피에 도움을 달라고 하긋제."
한숨. 익숙하다. 빈센트를 설득하려는 이들은 모두 저랬지. 결국 한숨을 쉬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꽤나 괜찮았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피곤하고 지루한 도덕론도 아니고, 어쩌면 사람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짜증날 때가 있을 것이라는 실패한 공감도 아니었다. 실용적인 방법을 알려주기에, 빈센트는 가만히 들었다.
"..."
신고 후, 신원을 파악하고 의념 범죄자의 신원을 파악한다. 파악 이후에 사살해라, 그런 식이다. 만약 본인보다 수준이 너무 높다면 민간인 대피에 도움을 달라 할 것이다. 맞는 말이었다. 빈센트의 목적이 범죄자의 죽음에 있는 것만 빼면. 하지만 이걸 어떻게 풀어 쓸 수도 없었고, 아무리 잘 풀어서 설명한다 해도 이해받을 리가 없었다. 그저 잠잠히 들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