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들, 명령이다. 거기서 최대한 안전하게 있어. 서로를 다치게 하지도 말고 서로를 지키는 데에만 능력을 사용해."
그는 인정해야만 했다. 얼음벽은 지금 저 여자를 쓰러뜨린 후에야 부숴버릴 수 있다. 선우는 자신이 얼음벽에 정신이 팔려있던 사이 인지하지 못한 위험이 얼마나 많이 있었는 지 깨달았다. 동료들의 긴장한 표정과 흘려들은 약간의 대화는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싸워보니까 알겠는 데, 너 레이버보다도 약한 거 아니야?"
선우는 손가락으로 그녈 가리키며 도발했다.
선우에게 날아오던 빛 한줄기를 아공간을 열어 삼켜버렸다. 아이들이 숨어있는 아공간이 아닌 전혀 다른 아공간이기에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통신이 끊어지는 소리가 나자 그녀는 작게 혀를 찼다. 처치보다 성가신 생존 미션이라. 중구난방으로 날뒤는 팀원들이 과연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싶지만. 일단은 검은 독액의 장막으로 그녀를 가렸다. 그렇게 시야를 차단하고 곧 거대한 굉음이 들렸다. 그 뒤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다가 얼음벽 부서지는 소리에 시야를 열었다.
"사람이니까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거지. 패배자라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짧게 대꾸하며 글라키에스를 요격하려 했으나 글라키에스의 공격이 한 발 빨랐다. 벽을 타고 올라가 던진 얼음검으로부터 냉기가 치솟더니 별안간 근접해있던 얼음벽으로부터 고드름이 치솟았다. 이미 가드를 풀었던 상태이기 때문에 그녀는 그 냉기와 고드름에 고스란히 몸을 내주어야만 했다.
"..!"
고드름에 찔린 신체로부터 피가 흐르고 살이 얼어들어가지만, 비명은 없었다. 대신 깨문 입술에서도 피가 주륵 흘렀다. 아 젠장. 아프네. 아무래도 멀쩡히 돌아가기는 힘들 것 같다. 그녀는 부상으로 인해 비틀거리는 척 하며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이미 끊긴 아스텔을 제외한 모두에게 통신을 보낸다.
"이, 번 미션의 목표는 아이들의 구출이야. 공격은 하되 너무 근접하지 말고. 가능한 저 뒤의 벽을 부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찾지 못 한다면, 저 뒤의 아이들은 포기하는 수 밖에 없어. 지금 전력으로는 글라키에스에게 못 이겨! 지금은 아이들과 살아서 돌아가는 것만 생각해!"
누가 듣긴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통신을 날리고 그녀는 냉기로 떨리는 이를 악물었다.
상자에서 다시 나온 마리는 거북이의 모습에서 바로 붉은 무장을 한 거대한 새로 변신해서 회피 비행을 한 결과 고드름을 피할 수 있었다. 마리는 그 상태로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등에 커다란 날개를 단 채 비행햐며 양 손을 글라키에스를 향해 뻗었다.
그리고 그 손바닥에서 앞으로 향해 뻗어나가는 것은 바로 전격이었다. 쥬데카의 전기충격기는 어떠냐는 말에서 떠오른 것에 전기뱀장어와 같은 전기를 뿜는 동물을 연구하여 손바닥에 그 기관을 응용한 것으로 내부를 변신시켰고, 몸에 부담을 주지 않고 최대 출력의 전격을 뿜어내는 연습을 한 결과였다.
강렬한 빛이 우산의 테두리를 넘어 새어들어온다. 저 정도의 빛을 정면으로 바라봤다간 눈이 멀었을지도. 어깨를 툭 치는 감각에 살짝 뒤를 돌아보니 이미 레이는 달려나간 뒤였다. 너 역시 바로 철선을 수납한 뒤 벽으로 달려가 벽을 박차 뛰어올랐다. 공중에서 떨어지려는 차에 소매 끝에서부터 뻗어나오는 체인을 늘려 글라키에스의 발목을 다시 노렸다. 이번에 휘감는다면 그대로 잡아당겨 거리를 좁힐 생각이었다. 공중에 떠 있는 네 머리 근처로 땅에서부터 솟아오르는 고드름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헬멧에 느껴지는 약한 충격과 에는 듯한 냉기, 아찔한 감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가도 금새 뜬 너는 체인을 쥔 손에 힘을 주고 다른 쪽 손에 꺼내든 건 소드 오프 샷건 한 자루. 만약 거리가 좁혀진다면 그대로 그녀의 허벅지를 노려 총탄을 발사했을 터다.
아, 아스텔이 했던 조언의 뜻이 이거였나. 눈이 멀어버릴 것만 빛이 전장을 뒤덮다 사그라졌다. 감은 눈꺼풀 뒤로도 번쩍이는 요란한 빛이 가실 무렵, 그는 눈을 가린 팔을 치워내고 빠르게 상황을 살폈다. 완연한 설경으로 변모한 지대가 사방으로 어질거리는 반사광을 흩뿌려댄다. 감상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발을 떼고 앞으로 달리는 걸음으로부터 불과 열기의 압력이 터져나갔다. 폭발의 반동을 추진력 삼아 앞으로 내달리며 쏘아지는 공격을 피한 그는 빙벽의 옆면을 죽 짚으며 미끄러졌다. 근접하지 말랬지. 하지만 이렇게 깔짝이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것 같지 않으니 얼음벽이나 치워볼 생각이다. 벽면으로부터 불길이 일었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꼬맹이들, 명령이다. 거기서 최대한 안전하게 있어. 서로를 다치게 하지도 말고 서로를 지키는 데에만 능력을 사용해."
그는 인정해야만 했다. 얼음벽은 지금 저 여자를 쓰러뜨린 후에야 부숴버릴 수 있다. 선우는 자신이 얼음벽에 정신이 팔려있던 사이 인지하지 못한 위험이 얼마나 많이 있었는 지 깨달았다. 동료들의 긴장한 표정과 흘려들은 약간의 대화는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싸워보니까 알겠는 데, 너 레이버보다도 약한 거 아니야?"
선우는 손가락으로 그녈 가리키며 도발했다.
선우에게 날아오던 빛 한줄기를 아공간을 열어 삼켜버렸다. 아이들이 숨어있는 아공간이 아닌 전혀 다른 아공간이기에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