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고불은 채주의 심부름으로 다른 산채를 방문했다 돌아가는 길이었다. 본래 이 같은..고불이 주로 맡는 일은 아니다. 고불의 외관이 외교적이진 않기 때문이다. 허나 요새 이 길에 흑도 무리가 설친다는 소문이 있어 별 수 없이 고불이 직접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리고 뻔하게도 고불은 조롱을 받고 돌아오는 길이기에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그렇기에 조금 돌아가더라고 기분 전환 삼아 산길을 택했다.
"고불! 편지! 물어오는 강아지! 취급..! 후..고불!" 그 같은 문제의 발언을 한 녀석은 제대로 두들겨주긴 했다만 역시 상한 기분은 그런 것으로 쉬이 풀리진 않늗 법이다. 그때, 누군가 말을 걸었다.
"고불! 뭐다?" 아까의 그 일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주의가 흐트러지긴 했으나 상대의 다가옴을 쉬이 깨닫지 못 했기에 고불은 놀랐다. 아마 고불보다 고수인 것이겠지.
"고불!...문제 있다? 고불! 산 좋다! 산길 걷는다!" 말을 걸어온 자는 분명 예의가 있다. 예의 바른 말씨에 그렇지 못한 생김새랄까. 고불이 이리 말하긴 무엇하나 누가 봐도 요괴다. 정말..이런 꼴로 요괴가 아니라면 그것은 오히려 요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고불 역시 별 괴상한 생김새인 녀석들을 많이들 만나왔지만, 솔직히 자신에 비하면 그들은 그냥 못난 사람이라 생각했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즐겁다고 하다만, 고불은 진정으로 동질감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못난 사람과 잘난 원숭이 정도의 격차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이 자는? 적어도 못난 사람의 범주는 아니다. 그렇기에 묘한 동질감과 그에 대한 호기심이 상했던 기분을 빠르게 대체하였다.
류호. 동질감이 느껴지는 외모에 자신 이상으로 강한 고수. 덕분에 이번 심부릉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방심하던 고불에게 류호의 살인미소가 뿜어졌다. 고불이 웃는 모습도 악독하기 그지 없지만, 글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모습이다. 그 점이 우스워 고불 역시 맹수의 것 같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악귀의 모습이나 상대는 악마에 가까워 상관없었다. 그래 그래...류호라. 기억하긴 쉬울 것 같다고 고불은 생각했다.
특히 저 미소를 본다면 쉬이 잊을 수는 없으리라.
"고불! 산책...좋다! 류호는 이곳! 자주 산책한다? 나는 멀리서 왔다! 고불!" 이곳이 그의 동네인 셈일까. 혹은 그저 방랑을 하고 있거나 멀리 나온 셈일까
외모에 따른 편견일까 고불은 류호가 적을 두고 활동을 한다기 보다는 방랑하는 존재로 내심 여기고 있었다. 추귀 형님이 그러하듯이. 정말 그런 것이라면 다음에는 또 복건의 대왕산채 인근을 지나게 될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고불은 지리와 관련된 사항들에 대해서 잘은 모른다. 그저 알려준 길대로 머나먼 이 북쪽 땅까지 올라온 것이고 이곳의 산은 복건의 산과 확연히 다르기에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을 뿐.
"고불! 복건에서 올라왔다! 복건 산, 나무. 여기랑! 고불! 많이 다르다! 그래도 이제! 다시 돌아가고 있다! 고불!" 자신의 감상을 일방적으로 얘기하던 고불은 이내 생각이 떠올랐다.
"고불! 류호도 산에 산다? 산 지킨다 고불?" 물론 녹림의 느낌은 아니지만...그 역시 자신 처럼 산에 살며 산을 지키는 인물일 수 있지 않을까? 산길로만 다녀서 이쪽 지방의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경험은 아직 못 했지만, 그건 꼭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다면 류호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자연히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곳보다야 산이 훨씬 지내기 편하지 않겠는가? 고불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 무리에 어울리기 꺼리는 마음을 동질감에 대한 기대로 류호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여기고 있었다.
고불은 끔벅끔벅 눈을 깜빡였다. 예상하지 못한 제안이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불쾌감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고불은 낄낄 소리 내며 잠시 웃었다. 그리곤 류호에게 펼쳐 보인 다섯 손가락으로 수염 하나 없는 매끈한 턱을 잠시 쓸더니 이내 각도를 틀어 다시 내밀었다. 악수였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 친구에게 흔히 기대하는 부분이리라.
"고불! 좋다! 류호. 친구로 고불! 삼기 아주! 좋은 사람이다! 고불!" 감히 동질감을 가져도 좋을 친구, 이 얼마나 귀할까.
"고불! 다음에! 꼭 고불! 또! 볼 수 있도록! 하자! 친구! 고불!" 고불과 류호는 각자의 그 웃음을 크게 크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