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어딘가의 객잔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던 야견. 백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더니, 고개를 갸웃하고는 그리 평한다. 다만 그 떫은 표정을 보면 술의 맛이 나쁘기보다는, 그가 최근들어 마주하고 있는 여러 문제 덕에 그 흥취를 즐길 여유도 없는 것이겠지.
“여기 대접이 뭐 이 따위야? 먼 길오신 협객에게 이걸 음식이라고 드리는 거냐?”
더욱이 그가 앉은 자리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음은 안 그래도 쓰게 느껴지던 술을 더 쓰게 만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한 무리의 패거리들이 음식을 나르던 젊은이의 트집을 잡았는지, 탁자를 뒤엎고 접시를 던지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어이쿠, 이제는 검까지 드는구만. 보아하니 딱 봐도 어딘가에서 무공을 주워 익혀 행패를 부리는 삼류 사파였다. 질릴 정도로 봐왔지.
“술맛도 더러운데 운동이나 해볼까.”
라며 내키지 않는 얼굴로 몸을 일으키는 야견. 그러나, 누군가가 자신보다 앞서 움직였다. 피와 비명소리가 이어진다. 이거, 운이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겠지만 한수 배울 기회일지도 모르겠는데. 야견은 전신을 휘감는 오한을 어떻게든 다스리며 그 누군가를 바라본다.
투우권. 세력에 들지 못한 사파들이 대부분 익히는 무공이자 내비치는 기세가 썩 강렬하여 그로 하여금 쓰는 이의 격을 알아볼 수 있는 무공이기도 하다. 자신의 얼굴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가는 주먹에도 중원의 신경은 주먹보다 옷으로 향해 있었는데 첫 번째 이유는 옷 위에 우육면을 뒤집어 써서 먹을 것을 버리게 되었다는 것과, 두번째는 간만에 나온 협행이 뒤집어질까 노심초사한 것도 이유였다.
"하하.. 거 참. 다들 조용히들 드시는 것이 어떻소? 내 옷값은 물지 않으리다."
절정 고수의 태양혈이 불룩하게 올라온단 사실도 모르는 잡배들에게 살심을 품고싶은 기분은 없었다. 더군다나 협행이 아닌가. 간만에 요녕땅을 벗어나 누리는 자유에 슬슬 재미를 느끼려던 찰나 썩 불쾌한 일을 겪었음에도 중원은 괜찮은 척 이야기를 마칠 심산이었다. 다만. 저 치들이 칼을 뽑아들고 자신을 위협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검기가 제대로 서리지도 않은 검따위 맞아줄 이유도 없다. 배운 두 가지 내공으로도 충분히 검을 맞아주는 것따윈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불쾌했던 것은 저 검이 중원의 오른쪽 의수를 툭툭 건드렸던 것. 그것이 가장 불쾌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걸음을 딛는다. 감추었던 기감을 터트리고 심법을 운용한다. 손에 쥐었던 술을 잠시 하늘 높이 내던지곤 등에 메어뒀던 검을 붙잡는다.
북위검 흉악검
중검이라 부를 수 없을 강렬한 속도가 잡배들의 검을 치고 지나간다. 순식간에 검과 손목을 부술 정도의 힘으로 휘두르곤 떨어지는 술을 넓은 검면으로 가볍게 받아낸다.
"모용의 후계자에게 검을 들이밀었음즉. 각오는 되었는가?"
빙그레 웃음을 짓던 중원은 넓게 검로를 펼치며 검 위에 올려둔 술을 한 모금 삼켰다. 알싸한 싸구려 술맛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것이 썩 좋았다.
- 해결되기 전까지 누구도 나가지 말라. 모용세가의 소가주와 척을 지고싶지 않다면 말이다.
그저 검술을 지켜보았을 뿐인데 공포감과 중압감이 전신을 짓누른다. 입술이 매마르고 심장이 뛴다. 그러나, 야견은 굳이 자리에서 일어나 혼란의 한 가운데로 걸어간다. 남자가 검 위에 올려둔 술을 들이키는 것과 동시에 야견은 남자의 앞에 선다.
“....조용히 해 이 잡것들아! 먼 북쪽에서 귀하신 분이 납셨으니 예의 갖춰야지!”
야견은 중원에 의해 검과 손목이 곤죽이 되어 비명을 지르려는 남자의 머리를 가볍게 발로 차 객잔 구석으로 날려버리고, 주변의 패거리들에게 다가오지 말라는 듯이 엄포를 넣는다. 이후 포권의 예를 취하며 중원에게 말을 거는 야견.
“거 끼어들어 송구합니다만, 여기 계신 나리들에게 모용의 직계에게 검을 들이민 책임을 질 각오는 없는 듯 하군요. 같은 사파 나부랭이인 소협이 조금이나마 변제해도 되겠습니까.”
정신이 나갔지. 이딴 이유로 모용가 사람의 일에 끼어들다니. 옛날 같았으면 당장에 도망치고도 남았을텐데. 그러나 지금의 야견에게는 그것보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신묘한 무예를 조금이나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까놓고 말해 눈앞의 저 귀인과 싸울 수 있다면 구실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았다.
야견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주변에 있는 삼류 사파 한 놈의 옷깃을 잡더니, 그대로 중원에게로 던진다. 추혼법권 4성 몌타. 운 없는 자의 비명소리가 들리지만 그건 알 바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 중요한 것은 곧바로 달려가 어떻게든 거리를 좁히는 일이었다.
사파 하나가 손에 잡혀 하나의 투구마냥 날아오는 모습이 썩 새롭다. 규칙 없이 얼핏 난잡하게 느껴지는 무공에서 진하게 느껴지는 진짜 사파의 느낌에 중원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검을 강하게 쥐고 비틀었다. 순식간에 황금색의 검기가 치솟고, 두 눈에는 황금빛의 눈이 흉흉히 피어오른다. 날아드는 사파를 향해 검을 돌려 역수로 쥐면서 중원은 날아드는 적의 몸 위에 손을 올렸다.
건곤대나이 건곤일척
빙글 하고 돌아간 사파의 몸을 그대로 탁자에 내던지고는 흉흉한 황금빛의 눈이 야견을 비춘다. 중원은 예의 그 무표정으로 검을 들어올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야견을 바라봤다.
다가갈 시간을 벌어볼 셈은 너무나도 간단히 타파되고 말았다. 분명 전력을 다한 투척이었음에도, 상대는 마치 축국에서 공을 받는 놀이라도 하듯이 가볍게 사파를 탁자에 던져버린다. 당최 무슨 묘기인가 저것은?
“힉....!?”
이후, 일견 야만스럽게까지 느껴지는 황금빛의 눈과 지독한 흉기를 검이 드러나는 것을 보자, 달려나갈 기세를 하던 야견의 다리는 객잔의 바닥에 쳐박혀 무릎을 끓게 되었다.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고, 전신은 비라도 맞은 듯이 땀으로 흥건하다. 기운 만으로 이만한 위압을 주는 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크학!”
야견은 전신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 속에서 팔을 벌벌 떨며 왼손 집게 손가락을 펴 오른 주먹에 넣는 지권인(智拳印)의 수인을 맺으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법화심법 4성, 수양,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고, 깨달음과 미혹은 하나임을 의미하는 수인. 자신을 옭매여오는 공포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각오하고 받아들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아직까지도 공포가 석탑마냥 자신의 무릎을 누르고 있다.
“......귀인께서는 묘한 말씀을 하십니다..”
야견은 벌레가 날갯짓 하는 듯한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주먹으로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날 정도의 강권을 무릎에 처박는다. 추혼법 5성. 파계율. 육체의 고통으로 정신의 공포를 이겨내기 위함이었다. 아직 다가가지도 못했음에도 벌써 자신의 전력은 크게 깎였다. 그래도 부들거리고, 휘청거리며 일어날 수는 있었다. 그거면 되었다.
무인으로 살아가는 것. 언제고 살아가기 위해 몸을 내던진다. 마치 자신의 삶을 알고 있어서,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그의 말이 자신의 상황과 어울렸다. 살아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어던지고, 종국에는 목숨마저 내걸고 달리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어울리는 대답이 아닌가 싶을 만큼.. 말이다. 고통을 잊으려는 듯 인을 맺는 모습을 보며 중원은 그가 파계회의 이름을 가진 누군가임을 떠올렸다. 아주 먼 옛날에 스쳐간 듯 싶었던 그 모습을 비추는 듯 하여 중원의 가슴이 크게 부풀어올랐다. 지금의 상황이 썩 즐겁진 못하였으나, 그 나름대로 즐길 구석은 있었다. 파계회의 아무개에게 아주 옛날에나 가졌을 마음가짐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이겠는가.
"그렇지. 그랬지."
살아간다는 것은, 그것도 무림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다. 좁고 좁은 하늘의 길에 도달하기 위해 나달리며 그로 하여금 이 이야기에 족적을 남기는 것. 그것이 무림인의 삶이다. 소가주로 지내며, 또한 익숙하게도 강자로 지내며 잊었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 그의 상황에 중원은 진심으로 대응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황금빛은 강하게 터져나온다. 황금빛 검기는 흉흉하기 그지없다. 걸음을 내딛는 것은, 그로 하여금 수 거리를 내달리는 것은 그에게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에 더해 정순하기 그지없는 내공은 그의 반발을 크게 가라앉혔다. 중원은 크게 하늘 높이 검을 들어올렸다. 검에 황금빛 검기가, 보통의 그것보다 두껍게 모여들었다.
북위검 절격
야견의 오른팔을 노리고 쳐내려가던 검이 순식간에 비틀린다.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그로 하여금 그가 높은 길을 오를 수 있도록 비추는 것이 옮지 않겠는가. 무인이라면, 응당. 깨달음에 목을 거는 법이니 말이다.
야견은 눈앞에 있는 자가 누군지 뒤늦게 깨달았다. 아아, 그래 모용의 후계자라 직함을 때 진작에 알았어야 했건만. 왜 떠오르지 않은 것일까. 상대는 모용세가의 소가주. 피도 눈물도 없는 찬탈자. 지옥도와 같은 공포를 던져준 그 남자 모용중원이었다. 젠장. 악연도 정도가 있어야지. 이렇게 다시 만나 결국에는 죽을 위기를 겪고 마는구나.
그러나 그와 동시에 야견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무모하게 싸우기를 자처한 자신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호기심과 호승심이 이성을 가로막고 나선 것이 분명했다. 이렇게 나서지 않았다면 언제, 어디서 모용세가 소가주가 부리는 절기를 보겠는가. 그리고 검에 모여드는 사금과도 같이 아리따운 기의 아지랑이에 야견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확신하였다.
“...하아....하아...”
야견은 하늘 높이 오른 소가주의 검을 보면서 무언가를 떠올렸다. 매다. 금색으로 빛나는 휘황찬란한 매 한마리가 태양을 등지고 창공을 높이 날고 있었다. 너무나 높고, 너무나 빨라 닿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마침 수양으로 정신을 집중한 탓인지, 야견의 눈에는 매가 날아오는 궤적이, 검이 향할 곳이 보이고 있었다. 오른팔을 내준다 하더라도 그 다음 수를 노리겠다는 마음과 함께 정신을 집중한다.
“......어?”
그러나 매는 신출귀몰했다. 오른팔을 노린다 생각했던 검은 어느새 가슴팍에 반원을 그리며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 얼마나 다채로운 기술, 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연계, 모용세가의 소가주는 천수관음님인가!? 경탄 다음으로 피가 솟고 고통이 상체를 가로지른다. 피로 붉어진 시야 너머로 유유히 날아가는 금빛 매의 뒷모습이 보인다. 결국 자신은 단 한번도, 단 한번도 닿지 못했다. 분하다. 다음에는.....다음이 있다면....야견은 흩어지는 의식 속에서 그리 되내인다.
/여기서 막-레! 입니다! 더 이상 반격의 여지가 없는 것.... 이후에는....어떻게든 살아남은 것으로! 굵고 짧게 많은걸 알려주셔서 고마워영! 특히 무공 연계가 굉장해! 소가주님 완전 기술 백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