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야견은 흩날리는 바위 조각 사이로 안개 너머에 있는 사내의 파란 눈동자가 유려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보통이라면 당황하는 기색이라도 보여야 할 것이건만. 나름대로 눈속임을 하려 해보았으나 아무런 의미가 없었나....! 뒤늦게 주먹을 거둬보지만, 이미 늦었다.
“젠장.....!”
사내가 번쩍이는 검을 들고 휘두르는 모습은, 야견의 눈에 가마솥에 죄인을 처넣고 휘젓는 지옥의 귀신과 같이 보였다. 돌팔이기는 해도 불가에 몸을 담은 자로서, 그 공포는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검을 휘두르는 방어. 공포와 위기감에 팔을 어찌 거두었지만, 야견의 왼팔에는 얕은 검상이 나, 피가 뚝뚝 흐르고 있었다. 조금만 더 깊었더라면 팔이 반으로 갈라졌을 것이다.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검에서 절 냄새가 살짝 나시는데...”
야견은 어떻게든 태세를 정비하고 시간을 벌기 위해 잡담을 던져본다. 먹힐 상대는 아니지만..
겨우 거리를 벌렸다 싶었지만 상대방의 대응은 냉랭하다. 하긴 비무 중에 쓸데없는 사담 만큼이나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있을까. 마치 찬바람이 불어오는 듯 하다. 아니, 아니다. 정말로 차가운 바람이 사내를 중심으로 불어오고 있었다. 그 차가움에 아주 잠깐 눈을 감고 뜨자, 주변의 땅은 새하얗게 얼어있다. 가보지 못한 북쪽의 대지가 이러할까.
“굉장해...”
야견은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것도 무공인가? 인간의 몸으로 이런 천지의 조화조차도 뜻대로 부릴 수 있단 말인가? 추위가 아니라 전율로 몸이 파르르 떨렸다.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상대의 말대로 입을 놀릴 시간에 주먹이라도 한번 더 휘둘러야 했다.
야견은 얼어붙은 대지 탓에 흔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고, 조용히 침묵을 지키다 일순 달려든다. 추혼법권 4성 몌타, 옷깃을 잡아채 땅에 메다꽂는 무공이다. 상대방 또한 얼어붙은 대지 탓에 움직임이 불편하니 거리를 좁히면 주먹을 쓰는 자신이 조금이나마 유리하리라 생각한, 하수의 얕디 얕은 수였다.
어떻게 나올까 지켜볼 생각으로 사용했지만 생각보다 당황하지 않고 공격을 시도한다. 소매를 잡고 바닥에 내려 꽂으려는 것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상대의 수에 따라가 몸이 공중에 붕 떳다가 땅에 떨어지기 바로 직전에 몸을 회전 시켜서 발로 착지한다. 이렇게 근접해서 공격을 한다면 확실히 검을 쓰는 나보다는 권을 쓰는 이 자가 더 유리하다. 같은 경지였다면 분명히 그랬을테지
"싸움에 대한 머리는 좋은 듯한데"
경지가 같으면 더 좋은 싸움을 할 수 있을텐데 조금 아쉽다. 말을 끝내자마자 명치를 향해 검을 찌른다. 자 , 이건 어떻게 피할거지 ? 방어한다고 해도 그 부분은 못 쓰게 될텐데
- 6성 학학파 : 검을 앞으로 짧고 빠르게 찌릅니다. 보통은 목과 명치같은 급소를 노리는 초식이며 찔린 부위는 얼어붙습니다.
야견은 자신의 던지는 힘에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부드럽게 흘려 착지하는 사내의 모습에 이를 악다물고 경악한다. 잡아 던질 수 없는 물체는 많이 보았어도, 던지는 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대는 처음 보았다. 주변의 스산한 설경과 우아한 안착이 겹쳐지는 모습은 마치 설국의 새와도 같았다.
그러나 이런 경악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듯이 사내는 짤막한 평을 한 뒤, 명치를 향해 곧고 신속한 검격을 뻗는다. 검에서 흐르는 심상찮은 한기. 야견은 자신의 머릿 속에 수십가지 생각이 폭죽처럼 터지는 것을 느꼈다. 빨라, 추워, 급소 피할 수 없어, 얼어붙는 검?, 죽어, 아니 안돼!
야견은 도마 위 생선이 꿈틀거리듯 발광에 가깝레 상체를 크게 움직인다. 덕분에 사내가 뻗은 검은 명치를 관통하지는 않았으나, 왼쪽 갈비뼈 아래쪽을 관통했다. 내장이 얼어붙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감각이 격통으로 다가온다. 덜덜거리는 턱을 진정시키기 위해 법화심법 4성, 수양으로 정신을 집중해본다. 아주 조금, 아주 조금 고통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생전 머리 좋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네. 칭찬 고마우이.." "그런데 형씨. 혹씨 어릴 때 씨름 하고 놀아봤소?"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이를 꽉 다문다. 검격을 허용한 것은 자신에게 피할 역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에게 상대에게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자신과 상대의 전력차는 모기와 사자나 다름없다. 손바닥에 깔려 죽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다가갈 수 조차 없다. 죽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죽을 각오를!
야견은 자신을 관통한 흉흉힌 기운의 검을 지지대 삼아 상대의 하체에게 발을 뻗는다. 법화심법 5성 발걸기. 상대와 완전히 밀착한 상태에서 발을 거는 씨름의 요령이었다. 이렇게라도 한다면 어떻게든 중심을 잃어버리게 만들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야견은 여전히 어설펐다. 상대는 자신과는 말 그대로 서 있는 곳이 다른 고수. 거리가 붙어있던 백리 정도로 멀건, 상대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으리라.
말을 하면서 무언가를 준비하는 낌새에 다시 한번 눈동자만 움직여 아래를 본다. 발을 걸어서 자세를 무너뜨리는 수 가까이 붙은 상태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힘으로 버티고자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건 너무 재미 없는 전개다. 다리에 충격에 견딜 정도의 힘만 두고 야견의 발걸기에 당해주어 검을 손에서 놓치고 바닥에 눕는다.
사내가 야견의 발걸기에 넘어졌을 때 든 생각이었다. 위화감. 집채만한 크기의 바위를 밀었는데 솜이불처럼 가볍게 느껴질 때처럼, 칼에 손을 베였는데 아무런 상처도 없는 것처럼 너무나도 명백한 위화감. 이윽고 사내가 검을 놓지고 ‘이런’이라는 실없는 소리를 말하자, 야견은 사태를 이해했다.
“....저기 말이오. 명백한 하수가 이런 말을 하는 거니...어이없게 들리겠지만,”
야견은 바닥에 누운 사내를 향해 입을 연다. 폐부의 내장이 얼어붙어 금이 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상대와의 격이 아득하더라도, 말을 해야만 하는 것이었으니까.
“어째서 이리도 훤이 보이는 손대중을 하시는거요..?”
그렇게 말하는 야견의 얼굴은 지독한 울분을 곱씹고 있었다. 알고 있다. 사내에게 잘못은 없다. 잘못이 있다면 전력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자신에게 있다. 애초에 싸움을 어찌 풀어나갈지는 강자에게 주어진 권한이요, 약자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투쟁이 살아가기 위한 수단만이 아님을 알아가기 야견에게 사내의 상냥한 비무는 지독하게 느껴졌다.
야견은 누운채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내를 보며 민폐를 끼쳤다는 듯이 손사래를 친다. 사내가 하는 말은 반듯한 정론이다. 무림인은 싸우는 자다. 고상하게 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이기는 것이 곧 무인의 자세다.
더욱이 추혼법권을 사용하는 자가 권에 쓸데없는 자존심을 부리다니. 사형들이 보았다면 혀를 차고, 주지스님이 보았다면 얼굴을 붉혔을 것이다. 자신보다 높은 경지에 있을 누군가가 보여주는 명백한 허점이라는 기회를 잡지 않다니. 사파로서 실격이었다.
“모지리에게 거듭 베풀어주시니 고마울 뿐이요.”
그러나 부족하다 해도 자신의 선택이요. 어설프다 해도 자신이 택한 길이다. 야견은 자신에게 전력을 다해주겠다 말하는 사내에게 포권지례를 한 후 자세를 잡는다. 백사자가 포효하고 그에 맞추어 눈보라가 불어온다, 아까까지의 서릿발이 따듯한 봄바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매섭자. 자신의 전력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그 무공, 백팔타 밖에는 없다. 야견은 이를 악물고, 사자에게로 달려간다. 폭풍을 해치고 백팔번의 연타 중 단 하나라도 닿도록 하기 위해.
필요 없다고 말하려다가 멈춘다. 그 뒤는 말 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눈보라와 추위가 압박하는 와중에도 꽤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자 마찬가지로 눈동자를 움직여 주먹을 바라본다. 시간이 느려지는 것과 같은 착각과 동시에 어디서 어디로 이어지는지 주먹의 궤적이 보이자 제 자리에서 몸을 움직여 이리저리 피하기 시작한다. 주먹 하나 하나에는 그렇게 강한 힘이 실리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의 공격을 빠른 속도로 내지르는 것을 보아 상당한 훈련이 필요해 보인다.
90 ... 91 ... 92 .. 93 ... 94 ... 95
몇번의 주먹이 날아오는지 바라보다가 108번째의 주먹에 스친다.
"방금 전의 권법 , 훌륭했다고 말하겠습니다 ."
검은 손에 없지만 문제가 없다. 그것에 대한 대책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까
허공에 양손을 검을 쥔 듯한 모양으로 하고는 가까이 붙은 야견의 몸을 향해 크게 휘두른다.
【 현혜검념 】 성취 : 1성 검념은 검과 검사가 서로 다른 것에서부터 시작되어,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계로부터 전해진 무학武學이나 무림의 어딘가에서 잠들어있던 비결로 알려졌다.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 - 전투 중 검이 없더라도 검을 가진 것으로 판정한다.
- 3성 알부타 : 검을 크게 옆으로 휘두릅니다. 강렬한 한파가 발생되며 1,100 다이스를 굴려 90이상일 때 적들은 질병에 걸립니다. .dice 1 100. = 55
1이 10이 되고, 10이 100이 된다. 그 모두가 전력을 담은 주먹임에도 결코 그것이 닿는 일은 없다. 사내는 그저 그 자리에 서있고 몸을 가볍게 움직일 뿐임에도. 역시 사내는 지독히도 높은 곳에 있다. 마치 사람이 아니라 눈 내리는 영봉을 상대로 싸우는 듯한 착각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마지막의 108격에 이르러서야 겨우 사내의 얼굴을 스친다. 지독히 미약한 성과임에도 야견은 성취감에 옅은 미소를 짓는다.
“분에 넘치는 칭찬........?”
그러나 야견은 이어지는 현상에 어리둥절 하다는 듯이 표정을 바꾼다. 사내가 마치 검을 든 듯한 모양을 하고, 이를 강하게 휘두르자 실제로 날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다시금 강렬한 한파가 발생되며 쇠붙이와 함께 자신의 몸을 양단한다. 한파인 사방 속에서 왈칵하고 느껴지는 열기. 피가 상처 사이로 흘러나오며 적신 탓이었다.
털썩하고, 얼음 위에 쓰러지는 야견. 그러나 표정은 어째서인지 개운해보인다. 아아, 인간은 이리도 강해질 수 있구나, 강함이란 이리도 경이로운 것이구나, 이거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큰 빛을 졌네, 다음에는 꼭...꼭....
“으아아아아아악!"
그리고 야견은 땀이 흥건한채로 꿈에서 깨며 괴성을 지른다. 어라? 이상하다 분명 나 방금전까지 동토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그리고 몸이 동강났....아니,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지 나? 그러던 와중 야견은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는다. 산중에 기묘한 소리를 듣고 왔나. 어라, 저 붉은 머리카락, 낯이 익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