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전장을 뒤덮는 강렬한 소리. 한 사람의 손짓에 의해 시작된 수천명의 발 돋음은 참으로 귀가 먹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시작된 충격파도 말도 안되게 장난이 아니었다. 얼얼해진 손과 얼얼한 귀. 욕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전장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 자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참으로... 짜증이난다. 위에서부터 내려다보는 첝자놈을 어서 끌어내리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달리는 것이지만 말이다.
토고는 재빨리 자세를 바로 고치며 전열로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욱씬거리는 손을 살짝 흔들어 열기를 한 숨 빼고는 다시 분쇄자 고르돈을 손에 쥐고서 쏴재끼기 시작한다. 조준? 그런 것은 샷건에게 있어서 불필요한 요소. 하면 좋지만 하지 않아도 맞는다. 그렇기에 토고는 버지니아 핫 칠리 버스터를 사용하며 돌파를 위해 달려나간다.
반 쯤은 각오하고 있었다. 자신이 지휘관이라도 의념의 흐름을 따라 숨어드는 암살자를 상시 경계할테니까. 비명을 지를새도 없이 밀려드는 통증을 참기 위해 버릇처럼, 모습에 숨소리마저 숨기던 습관대로 입술을 꾹 물고 손을 들어 입을 막는다. 당장이라도 쓰러지고 싶지만 모두가 분투하는 전쟁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시간은 없었다.
무엇보다 상처입었다고 이제와서 아파하기에는 그녀에게는 오히려 처절하게 구르는 진창이 익숙했다. 희생 없는 승리는 없다. 죽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린은 다시 일어섰다.
#망념 20을 들여 건강을 강화 상처를 치료하면서 후위로 이동, 회피를 우선하지만 필요한 경우 단검으로 간단한 방어를 합니다.
강력한 충격파 이후, 알렌이 지한을 받아내고 아군이 전열을 가다듬는 동안, 한 발 화살을 그러쥡니다. 따스한 바람에 손가락이 간지러워, 등 뒤 불어오는 바람도 내 편입니다. 커다란 총성과 함께 압축된 바람이 쏘아지고, 화살 끝은 그 틈을 더욱 비집어 벌리는 것을 노립니다.
#인첸트-바람의 목소리 사용, 시윤의 총알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서, 빈센트의 마도에 연계해 공격합니다.
그것은 선명한 폭발처럼, 또한 분노하여 발길질하는 대호처럼 저만의 분노를 토해내어 휘두르면서 병사들을 갈아내듯 터트려갑니다. 빈센트 역시 그 충격을 이어가기 위해서 손을 들어올립니다. 좌표를 살피고, 적이 붙기 전에 마도를 완성시킵니다. 작은 바람이 웅축되고 터져나가며 진영을 복구하려는 틈이 아주 미미하게 느려집니다. 그 찰나를 잇듯 라임은 당기고 있던 화살을 쏘아냅니다.
콰아아아앙!!!!!!!!!!!!!!!!
틈을 파고들어 꿰뚫어가는 화살은 드디어 아주 짧은 길을 만들어냅니다. 어렴풋이, 아주 어렴풋이 준혁은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지금이 아니면..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미친 개들의 질주
그래서 가장 선두에 달려들며 창을 휘두릅니다. 살짝 앞으로 기울어진 창이 순식간에 평형을 이루며 두 병사들을 쳐내고 틈새를 만들어냈고, 자신에게 날아드는 공격을 맞아내면서도 선두를 유지합니다. 그런 준혁을 보면서 지한은 급히 창을 쥔 힘을 덧붙입니다. 손이 떨릴 정도로 강한 힘을 쥔 채로 지한은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가속, 가속, 가속! 더 빨리, 더 강하게! 더, 더, 더!!!
콰과과과과광!!!
파편이 다시금 비산하며 지한과 준혁은 하나의 쐐기가 되어 길을 뚫어냅니다. 그들의 뒤를 노리고 무기를 휘두르는 병사들을 향해 알렌은 자신의 검을 들어올립니다. 붉은 햇볕이 반짝이듯 검이 붉게 물들어가고 곧 뜨거운 열기를 발산합니다.
이바노 크로보푸스코스
완전히 부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길을 열어내기만 하면 됩니다. 알렌은 몸으로 적들을 들이받으며 검을 빠르게 휘두릅니다. 한 번, 두 번. 두 번의 검격으로 수십의 병사들을 베어낸 알렌은 자신에게 휘둘려지는 무기를 받아내면서 준혁과 지한.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가라. 가라!!!!!!!!!!!!!!!!!!
토고의 분쇄자가 분노를 토해냅니다. 병사들의 틈새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토고는 급히 총을 난사합니다. 자신의 몸에 닿는 둔기의 고통따윈 지금은 무시해야만 합니다. 조금이라도 알렌과 토고가 물러서는 순간. 준혁과 지한은 고립될테니까. 그러니 지금은 두 사람을 믿고 길을 뚫어냅니다.
몇 명의 적을 쳐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수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는 것은 알 것 같습니다. 준혁은 거친 호흡을 억지로 고르면서 창으로 꿰뚫어가는 지한의 옆을 지킵니다. 돌파, 그 강력한 속도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지만 준혁은 참아냅니다. 곧 두 사람은 적의 후미마저 뚫어낸 채로 천자의 근처까지 뛰어듭니다.
" 도달했군. "
천자를 향해 준혁은 창을 휘두릅니다. 천자는 그것을 가볍게 휘둘러 막아내고는 가벼운 움직임으로 뒤로 움직이며 땅을 밟습니다.
" 인정하지. 그대들은 뛰어나다. 만만히 볼 수 없을 만큼. "
그는 조금은 진지해진 듯 표정을 굳히며 손을 천천히 들어올립니다. 뒤에서 아군과 겨루고 있던 병사들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립니다.
" 그러니 조금 더 나를 즐겁게 해다오. "
천자는 미소를 피워내며 손을 들어올립니다. 파편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하늘 높이 솟아난 커다란 형상의 그림자가 등 뒤로 길게 늘여지고, 빛의 일부를 가려내는 경악스러운 장면을 모두 같이 바라봅니다.
쿵, 거대한 거인의 형상이 가볍게 땅에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그것만으로 땅이 흔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듭니다. 그 자체로 폭력, 그 자체로 위압. 그것을 상징하듯 거대병은 자재들이 모여 만들어진 대검을 천천히 들어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