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식없는 사람은 성으로 부르는 것이 보통이라지만, 그런 것도 모르는 건지, 상관없는 듯 그녀는 가감없이 아리아를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 아마 그녀의 딴에선 당연히 그쪽으로 부르는 편이 짧고 편하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입에 고기를 넣기 직전 당신이 보인 필담을 바라본다. 검붉은 눈동자가 고정되어 당신의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렇게 다시 또 시간이 한참동안이나 시간이 걸리더니, 눈을 깜빡이면서 당신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엔은 지금 글이 서투르다. 그래서 해석에 시간이 걸린다. 미안하다."
아까까찌 바로 반응이 없던 이유는 그런 이유였다는 말인가. 그리고는 고기를 입에 넣고 방금처럼 메모에 시선을 고정한다. 천진하다고는 하지만 매사 두드러지는 표정이 없는 것은 당신과 마찬가지라서, 다른 이가 지금 광경을 보고 있다면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실제로는 당신의 필담을 열심히 풀고 있는 상태이지만. 이번에도 입을 연 것은 고기를 삼키고 나서였다.
글이 서투르다라, 학교를 못 다닌 것인가. 세븐스라고 해도 이정도로 교육을 안 시키는건가.. 가볍게 한탄하며 저주하리라. 자유에 대한 갈망을 세븐스라는 이유로 뺏으려는 것들은.
'그럼 엔은 글 공부를 할 수 있다면, 하실건가요?'(필담)
굳이 호칭을 붙이지 않는 것은 그녀 나름의 배려겠지. 아무리 까칠한 면이 있다고 해도 '아이'에게까지 거친 타입은 아니니 패드에 적힌 내용을 당신이 읽을 때까지 충분히 남겨둔 후 이후 내용을 지웁니다. 그래야 답을 할 수 있으니까요. 카레가 나왔다는 말에 '잠시'를 남겨놓고 일어나 카레를 금새 가져옵니다. 운 좋게도 배식구랑 같은 자리여서 다행이네요.
그녀가 모조 보검을 해방하자 아스텔도 보검을 해방해 무장을 갖추었다. 저번과 같은 모습. 그 때 분명 독으로 부식시켜 떨어뜨렸던 부분도 다시 달려있는 걸 보고 보검 무장의 손실이 영구한 손실은 아님을 확인한다. 아니면 세븐스마다 다르던가. 몰랐던 사실을 하나 머릿속에 집어넣으며 아스텔의 말에 대꾸했다.
"지금은 없어도- 있으면 언젠가 쓰겠지이. 지금 전력을 다할 구실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무장의 보조를 받으며 빠르게 이동했으나 아스텔은 그보다 더 빠르게 레레시아의 후방으로 이동했다. 찌르기는 자세가 크진 않지만 그래도 반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빗나간 검을 회수하며 돌아서는 사이 뒤에선 아스텔이 에너지 덩어리를 모아 폭발시키고 있었고 한박자 늦게 그걸 본 그녀의 얼굴은 당황하는 듯 했으나-
"너무 정직해도 탈일텐데?"
그 표정이 거짓말처럼 입꼬리가 올라가며 호기를 잡은 표정으로 바뀐다. 동시에 레레시아의 무장 중 일부, 치마자락처럼 보이던 부분이 길게 녹아내렸다가 솟구치며 독액으로 된 막을 형성한다. 독액의 막은 에너지 덩어리가 터지면서 생기는 풍압과 돌풍을 감싸 위로 흘려보내려 한다. 마치 방어에만 치중된 듯한 상황이었으나 막의 가장자리에서 무장의 시너지를 받은 그녀가 불쑥 튀어나온다.
"짜잔."
빠르게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농담 같은 소릴 내뱉을 여유가 있는건지. 그저 그녀의 성격일 뿐인지. 전투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은 말을 내뱉은 레레시아가 곧 에잇, 하고 왼손에 든 검을 휘둘렀다. 아직 검의 간격에 미치지 못 하는 거리였으나 휘두른 검이 순간 일렁거리더니 액체화하며 아스텔을 향해 길게 뻗어진다. 큰 뱀처럼 곡선으로 뻗친 무기는 닿으면 끈적한 독액이 또다시 무장에, 그리고 신체에도 손상을 가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그녀가 노린 부분은 아스텔의 부스터와 날개 무장 쪽이었다.
의외로 일찍이 공부를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홀로 익히는 것이란 쉬운 일이 아니며, 특히나 글은 평범한 성인일지라도 자국어 외의 것을 완벽히 구사하기엔 힘이 든다. 그녀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을까. "점점 하지 않게 된다." 하고 그녀는 말하면서 또 하나의 고기를 입에 넣고는 당신의 필담에 대답하기 위해 패드를 뚫어져라 직시한다. 고기 하나 당 문답 하나. 그렇게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오늘은 아스텔의 생선 회가 특별히 맛있었다. 엔은 날 것이 잘 듣기 때문이다."
좋아한다는 것을 묘한 표현을 써서 말하고 있다. 이미 지금 그녀의 그릇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가장 먼저 회를 비웠을 것이다. 그건 당신이 그녀를 찾기 한참 전의 일일테다.
"하지만 엔에게는 맛보다도 엔의 배를 채우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배가 고프면 엔의 몸은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며 쥐었다 펴보였다. 마치 몸이 제대로 움직이는지 점검하려는 것처럼.
글을 가르치는 것 정도라면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 법이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공부라는 것은 요령이다. 요령만 알면 언제 시작한다고 해도 배우는 것에는 지장이 가지 않는 법이다. 점점 안하게 되는 것도 요령의 부족이겠지. 그리 생각하며 자신있어하는 표정을 지어준다.
'아스텔의 생선 회라, 다음에 먹어볼까요'(필담)
날 것은 동양에서 온 음식이렜던가. 뭐, 기억도 안 나지만. 그래서 밖에서 돌아다닐 때 회 좋아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 내 이름을 들은 애들은. 나참, 피부에서부터 이미 동양쪽과는 관계없건만.
자신의 세븐스를 섞은 공격을 독액을 이용한 막으로 방어해서 날려버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역시 센스가 좋다고 아스텔은 생각했다. 적이라면 조금 까다로웠을 존재. 하지만 치명적으로 위협적이냐고 하면 글쎄? 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물론 그녀가 전력을 보여주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지만 자신 역시 굳이 말하자면 15%의 출력으로 조절하고 있어서 전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보검 전에도 그렇고 보검을 해방한 후에도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독액을 이용해서 방어를 하는 일이 많아. 그렇다고 한다면..."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전투방식을 취한다면 그만큼 조심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었다. 저 독의 성분이 정확히 어떤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근접거리를 유지하면 자신이 상당히 불리하다는 것. 지금만 해도 무기를 독액으로 바꿔면서 자신에게 묻히려고 하지 않던가. 자신의 날개와 부스터를 노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아스텔은 단번에 자신의 세븐스로 바람을 일으켜서 상승기류를 이용해 공중에 떠올랐다. 그 상태에서 부스터에 불이 들어왔고 활공한 상태에서 아스텔은 레레시아를 가만히 내려다봤다.
"동의하는 바야. 실전에선 정직함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 정정당당한 싸움? 비겁한 싸움? 그런 수식어는 그 어떤 의미도 없어. 싸움에서 남는 것은 이기냐, 지냐. 단지 그 둘 뿐이니까."
그것이 자신이 배운 것. 그리고 자신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 마음속으로 세기며 아스텔은 그 상태에서 빠르게 여기저기로 날아다니면서 땅을 향해 녹색 에너지 덩어리를 연쇄적으로 낙하시켰다. 그 에너지덩어지를 중심으로 공기의 움직임이 바뀌고 이내 점점 커지는 회오리를 일으키며 레레시아를 압박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 틈은 점점 좁혀지려고 했고, 아스텔은 그 밖에서 가만히 회오리 부근을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 빨려들어가기라도 하면 그 즉시 아스텔이 마치 독수리처럼 검날을 앞으로 세우고 돌진해서 공격을 가했으리라.
"그리고 슬슬 이 대련도 끝을 볼 때가 되었어. ...이 다음 일격으로 마무리를 짓지. 버티거나 막아낸다면 너의 승리. 그러지 못한다면 나의 승리. 심플하지?"
/너무 길어지면 힘들어질 수도 있으니 다음번 아스텔의 공격은 파해만 가능하다면 레레시아가 승리하는 것으로 전개할게요!
당신이 적은 다음 필담을 확인하자, 그녀는 눈을 연신 깜빡거리면서 자신있는 얼굴의 당신을 바라본다. 정확히는 패드 한 번, 당신 한 번 정도의 간격이다.
"아리아가 엔을 도와준다면, 엔은 기쁘게 받아들인다."
기쁘다는 말과는 다르게 그녀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지만. 왠지 꼬리같은게 있다면, 엄청나게 흔들리고 있었을 것 같다. 그러고보면 저번 훈련 때 그녀에게 꼬리같은게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항상 있는 건 아니다. 회는 아스텔이 생선을 낚아왔을 때에만 하고있다. 만약 아리아가 먹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그녀는 회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 전부로, 특별히 회의 호불호에 대해 꺼내지 않는 것을 보아 이름에 따라 동양과 서양을 구분하는 정도의 상식도 없는 듯하다. 그런 모습으로 보자면 그녀는, 그저 문화를 떠나서 그저 날 것이 좋은 걸지도. 그리고 이어서 당신의 글을 해석한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여보이며 말한다.
"잘 모르겠다. 엔의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건 좋은 것 아닌가?"
맛도 삶의 즐거움 중 하나, 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 즐거움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건지. 그러고보면 기묘한 식사 속도를 보이는 그녀다. 당신이 그렇게 늦게 온 것은 아닐텐데도, 그녀의 그 많던 식단은 양이 꽤 줄어 이제는 1인분 정도의 수준이 되어 있었다.
이름난 기계공학자이자 프로그래머인 수잔나 엥엘이 유명 생방송 토크쇼에 출연하던 도중 무장 세븐스 단체의 저격으로 인해 사망했다. 저명한 인물의 죽음은 도시를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언론은 세븐스의 문제점을 피력하며 가디언즈의 위상을 돋우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었고, 방송국 주변에는 추모를 위한 꽃과 양초가 가득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추모와 보도는 2주 뒤 사그라들었다. 세븐스의 문제점을 위해 수잔나가 죽는 장면만 편집해 여러 번 반복 재생하던 언론도, 인터뷰에서 울며 말을 잇지 못하던 시민도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다. 청소 로봇이 추모를 위해 올려둔 꽃 한 송이를 쓰레기로 판단했는지 빨아들인다. 한 사람이 평생 쌓아올린 삶의 값어치를 매기는 건 2주면 충분했다.
아이는 신소재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스크린 TV(편의상 스크린이라 명명한다.)를 켜고 낡은 소파 위에 자리를 잡았다. 2주 전 이 시간에는 생판 모르는 사람이 죽는 장면을 그대로 봤기 때문에 정서적인 흥분과 패닉에 휩싸였지만, 지금은 충분한 위로와 정성스러운 보살핌으로 마음 한편에 누군가의 죽음을 잘 정리해두고 살고 있다. 아버지가 집에 돌아왔을 적 사람이 죽었다며 울고불고 난리를 쳤을 때, 아버지의 표정이 머리를 한 대 맞은 사람 같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조그마한 손이 동결 건조 전투식량의 포장을 뜯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줄곧 전투식량은 약간의 물을 부어 먹는 거라고 핀잔을 줬지만 아이는 물을 붓는 걸 싫어했다. 동결 건조된 음식은 신기하고 먹는 재미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블록 형태로 굳혀진 아인토프를 한입 베어물었다. 가루가 우수수 떨어졌지만 전투식량이 든 상자를 받침대 삼았기 때문인지 소파 위로 떨어지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다. 음, 이것보다 굴라쉬가 들어있으면 좋았을 텐데. 바삭바삭한 아인토프를 씹다 보니 건더기도 입안에서 느껴진다. 아무래도 콩인 것 같다. 뱉을까? 콩의 껍질로 추정되는 것을 질겅질겅 씹을 때 넷-스크린이 지직 거린다. 아 이번엔 뭘 할까? 채널의 주도권은 아이에게 있지 않았다. 이 장소는 전파가 닿지 않는 곳이다 보니, 부득이하게 전파를 납치해서 쓰기 때문이다. 신호를 잡는다면 그 채널을 얌전히 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 조국의 용감한 병사들이 치열한 격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딱딱하고 거친 호밀빵을 입에 한참 물고 녹여먹자니 단조로운 목소리가 방을 가득 채웠다. 드디어 TV 화면이 나온다. AI 아나운서가 읽어주는 뉴스 내용은 가디언즈가 요늘, 수잔나 엥엘을 살해한 레지스탕스 단체의 수장을 사살하는 것에 성공했다는 내용이다. 수잔나 엥엘의 유족은 감사와 함께 수잔나의 유산을 모두 U.P.G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 소식은 모두 U.P.G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밟은 내용의 연속이다. 그렇지만 아이는 그 사실에 연연하지 않았다. 뉴스는 뉴스였고, 스크린은 스크린이다. 아이의 세상은 창문 밖을 보면 구동이 정지된 안드로이드 한 대만 우두커니 서있는 황무지 한가운데다. 아이는 뉴스의 내용이 재미가 없었는지 상자의 내용물을 부스럭거리며 뒤지다 눈을 빛냈다. 쇼카콜라다! 아빠가 이건 어른이 먹는 초콜릿이니 먹지 말라고 했는데, 빼놓는 걸 깜빡했나 보다. 7살이면 성인까지 13년이 남았지만, 성인의 3분의 1이나 산 셈이니 하나 정도는 먹어도 되겠지? 눈치를 보던 아이는 캔을 열기 위해 뚜껑 위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밖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노크 소리 여섯 번이 났다.
"이크!"
아버지가 왔다! 아이는 황급히 소파 구석에 잘 포개져 있는 담요 사이에 쇼카콜라를 쑥 집어넣어 숨겼다. 지금 당장 저 어른의 초콜릿을 맛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아버지에게 그 순간을 들키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 그리고 초콜릿 보다, 아버지가 더 중요하기도 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건장한 체구의 남성이 현관을 넘어 들어왔다. 아이가 팔을 벌리며 후다닥 달려오자, 남성은 지친 기색에도 아이를 번쩍 한 팔로 안아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충-성!" "그래, 그래. 충성. 오늘도 잘 있었나?" "저녁밥도 먼저 먹고- 스크린을 보고 있었습니다!" "정보 전달을 위함인가?" "네! 유용한 정보를 송신 받았습니다!" "그렇군."
군인 놀이에 어울려주던 남성은 주변을 둘러보다 가루가 묻은 아이의 입가와 상자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아이의 조그만 코를 손가락으로 톡 튕겼다. 아이는 코를 싸쥐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아야!" "요 녀석. 동결 건조식품은 물에 불려먹는 거라고 했지." "그렇지만 안 남기고 다 먹었는데!" "나 참. 이번만이야, 알겠지?" "네!"
그는 못 말리겠다는 듯 아이의 볼을 가볍게 꼬집듯 잡고 쭉 늘려준 뒤 아이를 소파 위로 내려놓았다. "얌전히 있어야 한다." 벌써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봐주는 거지만, 아이는 활짝 웃었다. 아버지가 샤워를 하러 들어간 지금이 쇼카콜라 한 조각을 먹기 딱 좋은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남성은 제복에서 편한 차림으로 갈아입은 채,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탈탈 말린 뒤 소파에 잘 포개진 담요를 베개 삼아 머리를 뉘고 누웠다. 쇼카콜라를 남몰래 한 조각 먹은 아이가 그의 위로 엎어지듯 같이 눕자 그는 좁은 소파의 공간을 만들듯 모로 몸을 틀었다. 그의 너른 가슴팍에 조그마한 머리가 닿았다. 알싸한 비누 냄새가 났다. 여전히 스크린은 뉴스를 송출하고 있었다. 아이가 포근한지 품에 바짝 붙었다.
"오늘 박사님을 해친 일당을 무찔렀다면서요." "그게 벌써 뉴스에 나왔구나." "응." "이셔,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뭐가요?" "박사님에 대해서랑, 세븐스나 가디언즈에 대해서도."
아이는 고개를 올렸다. 쭉 고개를 올려도 아버지의 턱밖에 보이지 않는다. 화면을 보자니 대화의 주제인 가디언즈가 용감하게 레지스탕스를 무찔렀다는 말만 가득하다. 아버지와 아이는 거짓 없이 솔직하게 대화했기 때문인지, 아이는 망설이지 않을 수 있었다.
"박사님은 불쌍해요. 말도 다 못 하고 죽은 거잖아요." "그렇구나." "그리고.. 음.. 가디언즈도 세븐스인데 왜 가디언즈만 멋지다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세븐스는 범죄를 저질러서 그런 거예요? 아빠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다. 네 말대로 범죄를 저질러서 그렇다고 생각한단다. 하지만 세븐스에게 진짜 죄가 있을까,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들곤 하지." "진짜요?" "그래, 나도 가끔은 그렇게 생각한단다." "그럼 봐줄 때도 있어요?" "아니." "왜요?" "망설이면 더 많은 사람이 다친단다." "어려워요." "이셔, 사람은 원래 그런 거야."
남성은 아이를 품에 가두듯 안았다. 뉴스의 영양가 없는 소리가 작아진다. 아이는 따뜻한 품 속에서 눈만 깜빡였다. "네가 그런 상황을 겪지 않고 자라면 좋겠구나." 라는 말을 들었지만 무슨 뜻인지 도통 모르겠다. 아이는 가만히 화면만 쳐다봤다.
"그러니 이셔 일병." "넷슴다?" "쇼카콜라는 맛있었나?" "아!"
아이는 품에서 최대한 어색한 미소를 숨기려 애썼다. 아이는 거짓말엔 영 재능이 없어 모두 드러나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남성은 담요에 느껴지던 딱딱한 쇼카콜라 케이스를 꺼내 잘각잘각 흔들어 보이더니, 손을 훅 뻗어 아이를 사정없이 간지럽혔다.
"악! 살려주세요!" "안 돼. 이셔, 오늘 잠은 다 잤구나!" "간지러워!"
아이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방을 채웠다. 뉴스 소리는 점점 작아진다. 이내 전파를 잡지 못했는지 지직 거리다 꺼졌다. 단란한 하루였다.
식욕이라면 언제나 앞서고 있고, 그 뒤를 따르는 것이라면 호기심이었다. 호기심을 이유로 삼킨 물건들의 수만 해도 당신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다. 지식을 삼켜 호기심을 충족시킬 기회가 있으니 놓칠 리가 없다. 허면, 당신이 말하는 평화라는 것은 무엇인가. 대장인 로벨리아도 곧잘 평화라는 말을 입에 올리고는 했다. 그때마다 엔은 진정 평화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평화의 사전적 의미는 아무리 그녀라도 알고있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는 배가 부르고 잘 곳이 있는 지금이, 인간들이 정해둔 '평화'와 다를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에델바이스는 세상이 평화롭지 않아 싸운다고 했다. 가디언즈도 평화를 위해서 세븐스를 구속하고 있다고 했다. 평화에는 싸움이 없어야 하지만 평화를 위해서는 싸움이 일어나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그 구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무엇을 먹어도 평화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당신을 통해 글을 익힌다면, 그들이 말하는 평화에 대해서도 조금은 더 알게 될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팀을 위해서라도 글을 익혀야겠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먼저 남아있는 고기 한 조각을 뱃속에 넣어두기로 했다.
뻗은 독액은 아스텔에게 닿을 뻔 했으나 순간 아스텔이 일으킨 기류에 의해 흩어졌다. 산산히 부서진 독액들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아스텔은 공중에 떠올랐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스텔을 그녀는 올려다보며 어느새 검으로 돌아온 무기를 휘적거렸다.
"그렇긴 하지마안. 치사해- 올라가면 안 닿는다구-?"
검을 들어 흔들거리지만 지금 검의 리치로는 어림도 없는 거리였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랬을까? 치사하다고 종알대는거 치고 그녀의 얼굴은 이 상황을 만끽하는게 여실히 드러났다. 때문에 아스텔이 빠르게 날아다니며 에너지 덩어리를 떨어뜨리고, 그것들이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도 우와- 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에- 벌써 끝이라니이. 아쉬운데에."
점점 좁혀들어오는 회오리들 사이에서 레레시아는 여유로웠다. 아쉽지만 마지막 일격이라니 조금 재밌을지도-? 여유 속에서 그녀는 검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정확히 그녀의 발치였는데, 거긴 조금 전 막으로 썼던 독액들이 그새 모여 있었다. 검은 그 독액 사이로 스르륵 녹아들어갔고 레레시아는 돌풍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한쪽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독액에 짚었다.
"어찌됐든 마지막까지 서 있으면 되는 거지. 안 그래?"
어지럽게 흐트러지는 머리카락 사이로 금빛 눈이 가늘어진다. 이제 곧 회오리에 빨려들어가지 않을까 싶은 순간, 바닥의 독액으로부터 일사분란하게 수십개의 사슬이 솟구친다. 그녀를 지키듯 그녀의 둘레를 둥글게 돌며 형성된 사슬들은 그저 방어용은 아닌지 하나의 거대한 사슬로 엮인다. 주변 회오리들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끊임없이 생성되는 독액으로 끝을 날카롭게 모은 검은 사슬의 짐승은 회오리 사이를 뚫고 아스텔에게 돌진한다. 아스텔의 일격을 막거나 버티는게 아닌 정면으로 받아내려는 것처럼.
>>99 아이고 텀이 엄청나서 죄송할 뿐입니다 일상 수고하셨어요~~~쥬데카랑 돌리는거 즐거웠습니다 아니 저는 쥬데카 고통받는거 보기 너무 맴아픈데요...ㅠㅠ 쥬데카 미안...하 막레에서 마지막에 인사 건네는것도 너무 상처받은 사람의 말투잖아뇨 글러먹은 캐 오너라 죄송합니다
회오리 속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역시 보통이 아니라고 아스텔은 생각했다. 물론 레지스탕스에서 활동하면서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좁혀지는 환경 속에선 압박을 느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저렇게 여유롭게 있는 것도 모자라서 기술을 준비하는 것이 그의 눈에는 신선하게 보였다. 어지간한 가디언즈 병사들보다는 훨씬 강하다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가만히 그녀의 모습을 바라봤다.
솟구치는 사슬과 나선을 그리면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그 사슬은 회오리를 뚫으면서 점점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마지막 일격에 부딪치려고 하는 것일까. 스페셜 스킬을 사용하면 될지도 모르나 출력이 부족하기에 스페셜 스킬을 사용할 정도의 힘을 끌어낼 순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스페셜 스킬이 아니라 자신 나름대로 한 방을 준비했다.
방금 전까지 레레시아를 압박하던 회오리의 움직임이 바뀌었고 그 회오리는 거의 검을 향해 압축되듯 한 점으로 모였다. 공기의 흐름을 지배하고 컨트롤해서 한 지점에 압축하니 그 녹색 빛이 상당히 강렬했다. 이내 아스텔은 두 손으로 검을 잡았고 자신에게 날아오는 그 검은 사슬을 향해 아스텔은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이내 모아놓은 공기의 흐름이 터지면서 칼바람처럼 땅을 향해 쏟아졌다. 검은 사슬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고 아마 그 안에 있을 이도 여차하면 심각하게 베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야말로 자비 따윈 없이, 다수를 멸하기 위한 칼바람의 움직임은 세븐스의 영향을 받아 끊어지는 일 없이 계속해서 여러 방향으로 움직였다.
허나 출력이 낮은 탓인지, 아니면 그녀의 기술이 강력했던 탓인지. 아스텔은 이를 악물면서 관통된 오른쪽 어깨 부분을 손으로 잡았다. 날개 무장이 부식되듯 박살나고 그 때문에 공중에 떠 있던 아스텔이 땅으로 착지했다. 상당히 아픈지, 표정을 찡그리던 그는 숨을 약하게 내뱉으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나름 확실하게 갈라버렸다고 생각했다만 조금 늦었던 모양이야. 무승부라고 봐도 좋겠지. ...이럴 경우에는 소원권이나 명령권은 어떻게 되지?"
/답레와 함께 갱신이에요! 그래도 여기서 아무런 타격도 없이 이겼다고 한다면 너무 오버밸런스니 아스텔도 꽤 강하게 데미지를 입었다는 것으로.
시간 오후 5시 30분까지 모두가 가지고 있는 단말기에 제 0 특수부대원 전원의 집합을 요하는 메시지가 들어왔다. 당연히 발신인은 대장인 로벨리아였다. 현 시간은 오후 5시 00분. 지금부터 출발한다면 아무리 멀리 있어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개인 볼일로 잠시 말을을 나간 상태라면, 그리고 그것이 로벨리아에게 보고가 된 상태라면 로벨리아도 그 정도 사정을 봐줬을 것이다. 물론 전혀 보고가 안된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아무튼 모임 장소는 이전처럼 지하 2층에 있는 회의실이었다. 만약 회의실 안에 들어가면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벽에 붙어있는 스크린에 특정 지역을 나타내는 지도가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조작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에스티아가 하고 있었다.
"아. 들어왔나? 그럼 자리에 앉아. 이야기는 다 모이면 하도록 하자."
당연하지만 먼저 들어왔다고 해서 로벨리아가 이야기를 하는 일은 없었다. 오늘 다 모아서 할 이야기는 전원이 다 모여야 시작될 모양이었다.
그녀는 나지막히 그런 혼잣말을 내뱉고서, 지하 2층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특수부대가 결성된 날 이후로 그리 먼 곳에 다녀온 적이 없기 때문에-이유는 아마 소집 명령이 내려오고서 바로 회의실로 향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단말기에 전송된 메세지를 확인하고서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내로 회의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로벨리아 대장님. 오늘도 좋은 날이에요."
언제나, 또 누구에게나 그랬듯 간단한 인사와 함께 생긋 미소를 지어보이고서, 적당히 사람이 없는 자리를 찾아 다른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설렁한 발걸음을 하곤 5시 5분 정도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성. 평소에도 좀 퀭해 보이지만, 지금은 자다 깼는지 눈도 게슴츠레 떠서 더 졸려 보인다. 로벨리아에게 목례를 가벼이 하고선 회의실을 한번 둘러본다. 보이는 것에 별다른 감상 없이 자리를 찾아 앉는다. 잠은 조금 깼는지 아까보다야 말똥해 보인다만, 입에서 느껴지는 단내가 여간 불편한 듯. 과묵히 자리에 앉아 버티고 있다.
메세지가 단말기에 들어왔을 때. 레레시아는 멀리 있지 않았다. 개인실에서 가부좌를 틀고 홀로 명상에 잠겨 있었다. 그 레레시아가 명상이라니 전혀 상상도 안 될 것 같지만, 의외로 자주 하곤 했다. 특히나 임무가 있기 전에는 꼭.
"...드디어인가."
집합, 그것도 제 0 특수부대의 요하는 메세지의 내용을 보고 작게 중얼거린다. 아스텔이 말했던 조만간이 드디어 온 것인가.
천천히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클로젯에 항상 말끔히 준비해놓는 옷을 입고 새 장갑을 꺼내 손에 끼우고 마지막으로 모조 보검인 허리장식을 착용한다. 검게 반짝이는 허리장식을 두른 모습이 거울에 비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방금 전까지 무표정하던 얼굴을 느슨하게- 특히 입가의 힘을 풀어 희미한 곡선을 만들어 평소의 표정을 만든다. 손을 내려 얼굴을 확인하고나면, 특유의 느긋한 걸음으로 개인실을 나선다.
"와- 오늘은 꼴찌 아니네에."
여유롭게 도착한 회의실 안은 아직 다 모이지 않아보인다. 오늘은 마지막이 아니라며 종종걸음으로 들어가 빈자리 아무곳이나 앉았다. 앉자마자 테이블에 늘어지며 긴장감이라곤 1도 없는 모습을 보인다.
몸을 일으킨 이스마엘은 무언가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쇠끼리 부딪쳐 찰랑거리는 하네스를 착용하곤, 옷걸이에 걸린 점퍼를 걸쳤다. "페이스 재밍 모드 켜줘." 문을 열기 전 현관의 거울에 비친 얼굴이 사라진다. 이스마엘은 만족스럽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쿠당탕 소리가 또 들린다. 이스마엘의 것이 분명하다. 넘어졌는지 무릎에 먼지가 묻어있지만 활기차게 인사를 건넸다.
"출석합니다!"
자리에 앉은 이스마엘의 재머가 싱글벙글 웃는 상으로 바뀐다. 임무인가? 아무래도 임무인 것 같다! 이상향으로 갈 수 있는 첫걸음!
대장으로부터 호출, 위치와 시간은 있지만 목적은 없다. 훈련? 간단한 훈련 정도였다면 이렇게 그저 호출만을 했을 가능성이 좀 낮지 않을까. 그럼 뭘까. 호출을 확인한 동시에 발걸음을 옮기며 너는 그런 생각을 했다. 실전에 준하는 훈련, 그리고 대기, 오늘에야 온 두 번째 호출.
"호출을 받고 왔습니다, 대장님."
회의실에 들어서 로벨리아에게 목례한 뒤, 화면을 조작하고 있는 에스티아에게도 마찬가지로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아직 전부 온 건 아닌가, 그는 빠르게 주변을 훑고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담배? 안되지. 당연히. 그리고 좋은 날이야. 임무 맞고. 아무튼 다들 어서 오고 자리에 앉도록."
들려오는 말에 짧게 대답하며 로벨리아는 모두가 자리에 앉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로벨리아는 레이저포인트를 손에 잡은 후에 지도를 가리켰다. 정확히는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것은 가디언즈가 사용하는 전선 기지 중 하나였다. 그 전선 기지 부분에 포인트로 원을 그리면서 로벨리아는 브리핑을 시작했다.
"여기는 가디언즈의 제 16전선기지야. 여기서는 약 120km 정도 떨어진 곳이긴 한데 그런 거리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으니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지하 2층의 워프 장치를 쓰면 기지 안은 아니더라도 근처에는 포탈을 열 수 있으니까. 아무튼 아스텔이 가지고 온 정보에 따르면 약 1주일 전, 이 전선기지에서 근처에 있는 세븐스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을 기습해서 다수의 세븐스를 죽이고 일부 세븐스를 수용했다는 정보가 들려왔다. 참고로 이 만행은 도시에선 이전에 멸했다고 이야기했던 와일드 팽의 생존자들이 분풀이로 했다고 소개가 되었다고 하더군. 이건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도록 하고... 아무튼 여기 이 기찻길 보이나?"
이어 레이저 포인트는 기지까지 연결되어있는 철로를 가리켰다. 그야말로 쭈욱 위로 솟아오르듯이 그려져있는 그 철로 표시를 포인트로 가리키며 로벨리아는 이야기를 이었다.
"이 철로를 달리는 열차를 이용해서 오늘 그 수용한 세븐스를 이송하다고 하더군. 이송 위치까진 알 수 없었지만 U.P.G이건 다른 전선기지이건, 혹은 다른 숨겨진 곳이건 이송이 되어버리면 이 세븐스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봐도 되겠지. 허나 여기서 이상한 점은 두 가지. 1번째는 1주일 전에 수용했으면서 어째서 굳이 오늘 열차로 이송하느냐. 그리고 2번째는 이 사실은 아스텔이 기밀리에 알려진 것이 아니라 그냥 주변에는 소문이 다 퍼질 정도로 널리 알려진 상태라고 보고했어. 그래. 마치 오늘 이송하다는 사실이 주변에 아주 잘 알려지다 못해 소문이 날 정도로 말이야."
별 거 아닌 의미일지도 모르지만 아닐 수도 있는 상황인만큼 로벨리아는 일단 그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기로 했다. 이어 에스티아를 바라보자 에스티아는 마우스를 클릭했고 스크린의 화면은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총 7개의 차량이 달려있는 정말로 새빨간 열차의 모습이 화면에 담겨있었고 그녀는 다시 설명을 이어서 했다.
"그리고 이건 밖에서 활동중인 정보원이 가지고 온 정보이나... 아무래도 이 열차가 사용된다는 것 같더군. 이름은 '블러디 레드'. 무슨 열차인지,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의 정보는 알 수 없었어. 너희들의 임무는 하나야. 전선기지에서 출발하게 될 이 열차를 기습해서 수용된 세븐스를 구출하는거다. 덧붙여서 열차 기습은 전선 기지로 처들어가서 하는 것이 아니라 철로 중간 부분에서 아스텔이 세븐스를 이용해서 도와줄거다. 물론 열차 안까지 같이 가진 못하겠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이 블러디 레드라는 것도 확보하고,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폭발시켜도 좋아. 질문 있나?"
가디언즈의 제16전선기지. 아스텔 씨가 가져온 정보는 뭔가 석연찮다. 다수의 세븐스를 죽이고 일부는 수용했다. 도시엔 정보를 날조했다. 이스마엘은 처음 듣는 소식이라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원래 무장 세븐스 단체가 도시를 습격하는 것 아니었나? 질문하려다 눈치를 보고 입을 다문다. 주변 반응이 영 좋지가 않다.
"오늘 말입니까?"
이상하다. 평소 같으면 즉결처분이나 수송하는 것이 원칙이지 않나. 그리고 기밀이지 않나? 머리가 많이 모자란 이스마엘도 로벨리아의 설명에 이상함을 느꼈다. 함정인 것 같은데..
"구출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블러디 레드를 확보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술의 발전을 위함인가? 아니면.. 잘못 이해했나? 확보가 불가능하면... 설마.. 다 죽여버리라... 그건가...?! 이스마엘의 머리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였는지 과부하에 들어섰다.
사건의 전말은 이런 사회에서 사는 이상 늘 듣던 것. 특별할것이 없었다. 피해자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좋은 곳으로 가길 속으로 빌어주는 것밖에 할 수 없다. 예를 표하듯 눈을 살짝 감고 있다가, 곧이어 떠 본다.
"굳이 우리가 나서는 이유는 뭐지?"
소문이 날 정도에다, 이런 일을 비밀리에 행하지 않다니. 대놓고 함정을 판 듯한 꼴이다. 그런데 왜? 정보를 이렇게나 흘리면 레지스탕스들은 되려 수상함에 움직이지 않을 터. 목숨 버리는건 아까운 짓이니. 선전포고인가? 그럼 우리는 그것에 맞서는 꼴? 어찌되었건 정보를 이렇게 노출했다는 것은 흘려도 아까울 것이 없거나, 손실보다 이득이 더 클 것이라는 뜻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덴 이유가 있을 터. 대장은 목숨값 소중히 하는 사람이니 마땅히 뭔가 생각한게 있겠지. 생각을 그쯤에서 두루뭉실하게 정리한다. 로벨리아가 답을 하기 전에 굳이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겠다 싶어 하는 행동.
"열차의 확보는 무엇을 위해?"
아니면 전리품일까. 얻어서 분해한다면야 쓸 곳은 많겠지. 이곳도 조금 더 발전하겠고. 하지만 이곳에서 발전이 굳이 필요한 것은 생각이 안 난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대로, 모두를 모이게 한 이유는 임무에 대한 브리핑이었다. 네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수행해야 할 임무에 대해 들으며, 너는 머릿속을 정리했다. 임무를 요약하면 세븐스를 이송할 예정인 열차 '블러디 레드'를 기습, 세븐스의 구출을 최우선으로 하되 가능하다면 열차를 확보할 것. 실패할 경우 열차 폭발을 통해 상대에게 손실을 입힐 것. 너는 어째서인지 폭발이라는 단어에 정신이 쏠렸다. 폭발... 폭발시키는 것으로도 임무는 완수...
"블러디 레드 자체가, 버림패일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넌 문득 불안해졌다. 기습 후 세븐스 구출이라는 작전 자체는 흠잡을 만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간단명료했다. 이미 정보를 퍼트린 이상 경계를 삼엄히 하는 게 일반적일 테지만 기습을 성공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그런 경계는 큰 의미가 되지 못한다. 열차가 달리는 경로 전체를 경비할 정도로 인력을 투자한다는 건 이송되는 세븐스들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낳을 테고 그렇게 되면 함정이라고 느껴도 달려드는 레지스탕스가 있을 터, 그 숫자 역시 적지는 않을 텐데 그걸 감당하기에는 너무 위험성이 크지 않은가?
"애초에 블러디 레드에 레지스탕스가 침입하는 걸 상정한 상태라면, 열차를 그쪽에서 먼저 폭파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거가 부실했기 때문에 너는 말을 흐릴 뻔했다. 간신히 끝맺는 데 성공했지만. 의견이 터무니없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반항하는 세븐스에게, 그들은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을 테니까.
[멜피] "모르지. 그건. 밝혀진 것은 없어. 하지만 적어도 이송해서 최고의 복지를 선보이겠다는 것은 아니겠지. 일반적인 경우는 인체실험, 혹은 사실, 그것도 아니면 중요 인물들이라서 다른 시설에서 수용하는 케이스가 되겠지."
정확한 이유는 자신도 아는 것이 없다고 하며 로벨리아는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있어. 아니. 함정이겠지. 그렇다고 해도 정보를 아예 무시할 수도 없어. 그리고 열차를 멈추게만 해. 그렇다면 남은 것은 에스티아가 알아서 할거야."
[제이슨] "맞아. 수상하지. 함정이라고 보는 것이 좋아. 허나 그렇다고 해서 아예 무시할 순 없어. 정보가 사실일 가능성도 있으니까."
제이슨의 말에 로벨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나 만약 정말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아예 무시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출동을 결정한 모양이었다.
[아리아] "그 말대로야. 무시했다가 정말로 그 안에서 이송중이라면 말 그대로 죄없는 세븐스를 그냥 버리게 되는 거니 말이야. 사실 그 이유만은 아니지만 그런 이유도 있어."
함정이 확실하다는 말에는 로벨리아도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말했다시피 그녀는 이미 이 모든 것을 함정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정규군이 아니라 세븐스를 보호 구출하는 일을 하는 레지스탕스의 슬픈 사명이었다.
[마리] "아스텔의 세븐스의 지원으로 한창 달리는 열차의 유리창을 깨부수고 진입하게 될거야. 뭐, 아스텔이라면 잘 해줄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출발하기 전이 아니라 한창 출발하는 상태의 열차를 노리겠다고 말하면서 로벨리아는 미소를 지었다.
[선우] "잘 정리했어. 그리고 블러디 레드다. 브리핑은 진지하게 들었으면 하는군."
굳이 피 빨강이라는 표현을 쓰는 선우를 바라보며 로벨리아는 표정을 살짝 찌푸렸다. 지금 이것은 장난이 아니라 실제 작전 브리핑이었고 자신은 대장으로서 지휘를 하고 브리핑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
"기차를 멈추게 하는 것으로 충분해. 남은 것은 에스티아가 알아서 할 거야. 그리고 너의 세븐스의 한계를 내가 알 수는 없지. 아무튼 열차 탈취는 멈추게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니까 참고해둬."
[엔] "중요하지. 블러디 레드에 대해서는 현재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어. 즉 최근에 새로 만든 열차거나 대중에 공개하지 않은 열차라고 봐도 되겠지. 그 열차에 어떤 기술력이 쓰였는지 알아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 그리고 침식은 안돼. 혹시나 구조 시스템이 바뀌기라도 하면 안되니까."
물론 그럴 가능성은 적을지도 모르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확보를 한다면 침식되지 않은 정말로 순수한 열차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스마엘] "블러디 레드는 지금껏 전혀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어. 대중에 공개하지 않았거나 혹은 굳이 U.P.G가 새롭게 만든 열차라고 할 수 있겠지. 그 열차를 확보해서 전력으로 쓸 수 있으면 사용하고, 전력으로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사용된 기술이나 그런 것들을 조사할 수도 있으니까."
열차를 확보하려고 하는 이유를 로벨리아는 조용히 이야기했다. U.P.G 측에서 직접 만든 열차라면 필시 도움이 될만한 기술이나 그외 기타 요소들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확보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뭐, 딱히 그런 것이 없다면 그땐 분해해서 고철덩어리로 만들어서 재활용하면 돼."
[유루] "첫째는 정말로 그 정보가 사실일 수도 있고, 둘째는 그 열차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중에도 알려지지 않았고 기본적인 정보도 없는 신열차를 굳이 U.P.G가 사용한다고 한다면 어떤 것인지 확인할 필요는 있지. 그리고 기습에 성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저쪽에는 보통 치욕이 아닐테니까."
멀쩡한 레지스탕스에게 열차를 빼앗기거나 폭발당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세븐스도 탈취당했다. 여러모로 잘 성공하면 이점이 많은 작전이었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이었고, 에델바이스가 세븐스의 구조 및 보호적 활동을 하는 것이 컸겠지만.
[쥬데카] "가능성은 없지 않지. 말 그대로 자폭을 시키려고 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런 함정임을 알고 있음에도 작전을 시행하는거야. 만일의 가능성을 위해서. 그리고 열차의 기술력도 보고 싶으니 말이야. 혹시 아나? 좋은 무기가 될지."
쥬데카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로벨리아는 미소를 지었다. 물론 아예 쓸 곳이 없는 고철덩어리가 될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것대로 자본 보급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다.
"아무튼 수상한 낌세가 있으면 차량을 분리해서라도 탈출하도록 해."
[니나] "가능성이 크지. 실제로 우리는 이렇게 물었으니까. 혹시나 정말일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두고 말이야."
아무리 봐도 함정일 가능성이 너무 컸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자신들이 하는 일이 그런 것이었으니까. 아무튼 질문은 딱히 없다는 그 말에 로벨리아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공통] "함정인 것도 알고 위험한 일인 것도 알아. 하지만 분명히 저번에 이야기를 했었지. 제 0 특수부대가 하는 일은 위험한 일이 많을 거라고. 그렇기에 주어진 보검이야. 안 챙긴 이가 있으면 확실하게 챙기고 지하 2층에 있는 워프실로 들어가. 포탈은 이미 열려있으니 그곳으로 들어가기만 해도 포인트에서 아스텔과 합류가 가능할테니까."
이내 로벨리아는 출동 지시를 내렸다. 이어 2층의 워프룸을 이용해서 포탈을 탔다면 철로가 훤하게 보이는 높은 언덕 위에서 아스텔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시선은 블러디 레드가 세븐스들을 이동해서 지나갈 것으로 추정되는 철로에 고정되어있었다.
꼰 다리를 내리고, 제이슨은 의자에서 일어나 허리를 왼쪽 오른쪽으로 틀어 풀었다. 하다가 한바퀴를 삥 돌기도 했지만, 뭐 개조인간이라 그런거겠지. [만약 함정이면, 다녀와서 정강이를 차 주겠어, 대장.] 농담삼아 한마디 내뱉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건들건들 걸어 내려간다. 보검은 허리춤에 차고 있었다.
...이윽고 워프룸에 도달해, 포탈에 발을 내밀어 안으로 들어가자. 철로가 보이는 언덕과 아스텔이 보였다. 휘유. 제이슨은 휘파람을 분 뒤 터벅터벅 걸어 아스텔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한두명이면 모를까 다수의 사람들이 말하는 걸 전부 들으려고 하니 머리가 어지럽다. 그래도 억지로 꾸역꾸역 들은 결과, 어느 정도 가닥은 잡히는 느낌이다. 여기서 계속 얘기만 해봤자 현장에선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로벨리아가 모두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출동 지시를 내리자 냉큼 자리에서 일어난다.
"거슬리면 다 없애면 그만이야-"
전-부. 회의실을 나가며 그녀가 툭 던진 한마디였다.
방에서 나올 때 모조 보검은 챙겼으니 바로 워프룸으로 간다. 같은 2층이니까 가는데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총총히 걸어 워프룸으로 들어가, 포탈을 타고 아스텔이 있는 언덕으로 이동한다.
"냐호- 아스텔 안녀엉."
임무를 위해 나왔지만 역시나 긴장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스텔이 내려다보고 있는 언덕 위까지 올라가 그녀도 철로를 보려고 한다.
비릿한 조소가 무표정에 덧그려진다. 정보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위험 요소도 같이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도 같다. 이런 영양가 있는 정보를 물고기 밥 주듯 던져줄 이유도 없지 않은가. 그래도 가능성만 보고 하는 일에 무슨 보람이 있을까, 그런 작은 것에만 치우치다간 숲을 보지 못한다. 위험할거란 각오는 입단 때부터 했다, 부담도 없고 그만큼 걱정도 없다. 임무를 하기에 최고의 정신상태다.
달리 모양을 변형시키지 않은 상태의 보검을 한 손에 들고 워프실로 향한다. 포탈을 타자 곧바로 바뀐 풍경. 보이는것은 언덕, 아스텔, 그리고 철로.
그는 조용히 지평선을 바라볼 뿐이다. 코트 주머니에 넣고 있는 한 손엔 페러시안 블루의 물감 3L 정도가 둥근 고체 상태로 농축되어 있다. 때문에 무게는 자연히 그 쪽으로 쏠려, 비대칭적으로 얹혀 있는 코트.
로벨리아의 말은 확실히 작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함정임을 알고서도 달려든다. 그리고 그 함정에서 빠져나온다, 아니지... 함정을 박살낼 수만 있다면 그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겠지. 함정은 의미가 없다. 라고.
"예, 절대 주의를 늦추지 않겠습니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정도였다. 무슨 일이 생기려고 한다면 대처한다.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대처해서, 일이 커지지 않도록. 그렇게 워프룸을 통해 도착한 언덕과, 거기에 서 있는 아스텔. 너는 발을 조금 움직여 철로를 바라보았다. 아스텔이 기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건... 역시 공중을 날아가는 걸까. 이 언덕에서 뛰어내리는 거려나 하고 생각하며 대충 언덕과 철로 사이의 간극을 살폈다.
"뭐 그렇긴 하죠, 저도 충분히 그 내용을 숙지하고 있고..싫으면 여기에 들어오지도 않았을걸요?"
사실 그녀에게 있어선 비록 함정일 확률이 크다 하더라도 갈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따지고 보면 그녀는 전투로부터 쾌락을 느끼는 족속이니까..함정으로 쓸 작정으로 준비해둔 장소라면 고의적으로 강적을 배치했을 확률이 크니까, 물론 알면서도 뛰어드는 짓은 하지 않겠지만 그런 면에선 안성맞춤인 장소인 것이다.
"그럼 저도 이제 가보겠습니다~"
회의실로 오면서 챙겨온 가방 속에 넣어둔 보검을 챙기고서, 인사와 함께 싱긋 눈웃음을 보내고 워프게이트로 향했다.
지금껏 알려진 정보는 없다. 이스마엘은 이어지는 말에 납득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깍듯하게 답하면서도 나설 준비를 했다. 블러디 레드는 알려진 것이 없고, U.P.G의 기술력은 이스마엘도 익히 알고 있었다. 탈취에 성공한다면 기술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인간은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과학 기술이 있고, 끝내 이상향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함정일지언정 괜찮다. 나아갈 수 있다면 극복할 길도 있을 것이다. 이스마엘은 안일하게 판단하며 출동 지시에 응했다. 이후 철로에서 아스텔이 시선을 고정하자 가만히 그쪽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물론 이후에 누군가가 올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이 근처에는 적이 없다는 것을 아스텔은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제이슨] "아직은. ...하지만 일단 다른 정보원과 연락을 취하는 중이야. 조만간에 열차가 출발할 것 같다고 하는군."
여자애인줄 알았다는 말에는 굳이 반응하지 않으며 뭔가 보인다는 말에 아스텔은 살며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엔] "...확인했어. 준비해둬."
엔의 말에 아스텔은 미리 보검을 준비하라는 듯,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레레시아] "...응. 안녕."
작전 중인만큼 긴 말은 그다지 할 생각은 없었는지 아스텔은 레레시아의 말에 그 정도의 답변만 하며 앞을 다시 바라봤다.
[쥬데카] "아직 열차가 오려면 조금 시간이 더 걸려.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조금 쉬고 있어도 괜찮아."
긴장을 풀진 않고. 짧게 말을 덧붙인 후, 아스텔은 계속해서 철로를 바라봤다.
[이스마엘] "...있긴 하지. 열차가 출발할 때까지는 말이야."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 것인지 자세하게 아직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스텔은 지금 단계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피하는 모양이었다.
[공통] 그렇게 잠시 대기를 하고서 약 20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스텔은 귀에 끼고 있는 이어셋으로 누군가의 통신에 집중했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후, 이내 아스텔은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열차가 출발했어. 정찰원의 말에 의하면 수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븐스 7명이 탑승했고 그 외 가디언즈 병사 다수가 탑승했다고 하는군. 세븐스 7명은 3번 차량에 탑승했다는 것 같으니 참고해둬."
아무래도 블러디 레드로 세븐스를 이송하는 것은 사실인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정보는 단순히 유출된 것일까? 아직 그 진의는 알 수 없었다. 누군가는 그런 것을 고민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작전을 따로 생각하는 중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슬슬 시간이 되었다고 판단했는지 아스텔은 근방에 자신의 세븐스를 사용했고 이내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열차 진입은 이 세븐스. 즉 바람을 이용해서 안으로 침투하는 방식으로 시행될거야. ...떨어뜨리지 않고 확실하게 열차로 보내줄테니까 겁먹지 말고 뛰어내려. 신호를 주면."
다른 것은 몰라도 바람 조종은 자신 있다는 듯, 아스텔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 자신이 해야 하는 임무, 혹여나 너는 뭘 할 건데? 라는 물음이 나올것이라고 예상이라도 했는지 아스텔은 말을 조금 더 이었다.
"너희들이 열차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동안, 나는 전선기지를 공격할 생각이야. 혹여나 원군이 너희 쪽으로 가지 못하도록. 정말로 전선기지를 뒤집어 엎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시간을 끄는 정도니까 큰 타격은 주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너희들이 원군의 기습을 당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 정도의 안전은 이쪽에서 확보해주겠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며 아스텔은 모두에게 조용히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했다. 이내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저 멀리서 붉은 열차. 스크린으로도 본 '블러디 레드'가 철로를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그냥 평범하게 철로를 달리는 그 붉은 열차의 창문은 다 닫혀있긴 했지만 보검으로 무장을 착용한 후, 더욱 강화된 그 힘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깰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이다. 뛰어내려."
뒤이어 아스텔은 모두에게 신호를 주었다. 제각각 뛰어내리면 바람이 마치 모두를 인도하듯 열차쪽으로 안내를 했을 것이다. 허나 열차의 속도도 느린 것이 아니었고, 한번에 많은 이들을 컨트롤 해야하는 만큼 1호칸, 5호칸, 7호칸. 3개의 루트로 나뉘게 되었을 것이다. 어느 칸으로 들어갔는지는 자기 자신만이 알지 않을까.
/지금부터 열차 진입이에요. 1호칸, 5호칸, 7호칸. 3개의 루트로 나뉘게 되고 일단 정보에 의하면 세븐스는 3호칸에 수용되어있다고 하니 참고해주세요! 10시 10분까지! 일단 아스텔에게 말을 걸거나 한 분들은 모두 아스텔의 대답처리를 했으니 참고해주세요.
완전한 보검을 가지고 있는 아스텔은 그들보다도 훨씬 강할테니까. 힘은 적재적소에 쓰여야 하는 법이다, 라고 줄곧 로벨리아와 아스텔이 알려줬기에 엔은 이해할 수 있었다. 아스텔이 곧 바람을 일으키자 그녀도 주저없이 몸을 던진다. 열차가 빠른 속도로 종횡무진 달리고 있었다. 그녀는 낙하하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가, 곧 한쪽의 끝인 7호칸으로 고기 줄기를 뻗어서 몸을 끌어당긴다. 이윽고 곧, 아주 간단하게 창을 부숴트리고 순식간에 안으로 들이닥쳤다.
"엔이 블러디 레드에 진입했다."
땅으로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날카롭고 기민하게 주위를 살핀다. 열차 안쪽까지는 어떤 상황인지 듣지 못했기에 경계하는 것이었다.
블러디 레드로 세븐스를 이송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중요한 정보가 우리에게 노출되었다는 건...일부러 흘린 것이겠지. 어쩌면 우리가 열차를 탈취하게끔 해놓고 그 안에 폭탄을 설치에 우리 모두를 몰살 시킬 음모일 수도 있다. 어쩌면 위치 추적기를 넣어 우리의 위치를 알아챌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해야할 일은 명확하다. 7명을 구해야한다.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아스텔의 바람이지만 어쩐지 스산한 느낌도 든다. 아마 그가 긴장했기에 이리 느낀 것이겠지.
"안다치게 조심해. 다치면 서러워"
아공간에서 보검을 꺼낸다.
"가자!!"
빠른 속도로 창문으로 날아가 부딪히기 직전 아공간으로 열어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5호칸 내부 허공에서 구멍이 생기더니 선우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아스텔이 인사를 받아주자 그걸로 되었는지 이후는 조용히 때를 기다린다. 언덕 끝에서 철로를 보거나 하나둘 나오는 팀원들을 보거나. 그렇게 20여분이 흐른 뒤, 아스텔이 이후의 작전에 대해 설명했다.
"우히- 7명이나 구해야 해애? 많아-"
이거 잘못하면 팀킬 할지도- 건성으로 내뱉는 말은 어쩐지 농담 같지가 않다...
"오- 아스텔은 후방 지원-? 그럼 이거 가지고 가아."
레레시아는 주먹보다 작은 수류탄 같이 생긴 걸 아스텔에게 건넨다. 안에 쇠구슬 대신 레레시아 특제 극독이 들어있는 폭탄이다. 닿으면 살이 터지고 뼈가 녹으니 주의하란 말과 함께 건네주고- 받았든 아니든 언덕에서 훌쩍 뛰어내려 바람에 몸을 싣는다. 치마를 입었지만 타이트한거라 뒤집힐 일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입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바람 속에서 허리장식에 독액을 두르자 바로 전신에 무장이 펼쳐지며 무기가 생성된다. 긴 갈고리날이 세갈래 달려있는 클로를 양손에 착용하고서 타이밍 맞게 다다른 창문을 깨고 안으로 진입한다. 들어가자마자 바닥을 짚으며 위치를 확인하니, 여긴 한 5호칸 쯤 되는 듯 했다.
"자-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아."
일단 내부의 상황을 보기 위해 한바퀴 둘러본다. 언제든 반응할 수 있게 신경을 기민하게 끌어올리며.
너는 준비하라며 어떤 식으로 열차에 침투할지 이야기하는 아스텔에게 고갤 끄덕여가며 대답했다. 이제 조용히 때를 기다릴 뿐. 얼마나 지났을까, 저만치서 모습을 슬슬 드러내는 붉은 색의 열차, 너는 곧 아스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쩌면 지금이다. 라는 말이 들렸을 때부터였을까, 땅을 박차고 뛰어내렸다. 바람이 만들어주는 길을 따라 열차로 향하는 네 모습, 너는 보검을 쥔 채 눈을 질끈 감았다.
"......"
보검이 빛의 입자로 변하듯 사라지고, 어느새 네 눈 앞에는 한 겹, 반투명한 막이 겹쳐져 있었다. 맞아, 고글. 약간 어두운 빛의 고글과, 양쪽 손의 건틀릿, 그리고 각반. 짙은 흑빛의 무장은 빛을 반사하며 번쩍였고, 다음 순간 열차의 창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밀려들어온 바람과, 그 바람의 끝, 그 흐름에 따라 휘날리는 짙은 초록빛의 머리칼. 먼지와 유리 가루 속에서 너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기습 성공, 지금부터 임무를 수행하겠습니다."
고글 옆을 가볍게 터치하자 네 머리를 감싸는 헬멧이 그 존재를 드러낸다. 이제부터 네 얼굴은 아무도 볼 수 없겠지. 네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무언가 알고있는 걸까? 아직은 알 수 없다. "더 묻지는 않겠습니다." 예의를 차린 뒤 정보를 전해 듣는다. 정보가 이렇게 쉽게 유출되는 것이었나? 의문은 많지만 상관의 말을 거스를 수는 없다. 가디언즈 병사와의 싸움은 피할 수 없겠지. 만약 죽여야 할 상황이 오면 어쩌지?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 가디언즈라 할지언정 이상향에 닿을 자격이 있다. 그래, 제압만 하자. 그 정도는 상관께서도 봐주실 것이다. 이스마엘은 이상향을 향해 갈 첫걸음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진입하겠습니다. 상관, 무운을 빕니다."
이스마엘은 심호흡을 하고 발을 구르더니, 그대로 휙 날아들었다. 바람에 몸을 맡겨 경쾌하게 떨어지던 이스마엘은, 제이슨이 먼저 도착해 깨진 창문이 아닌 새로운 창문을 깨듯 강한 염력을 두른 채 그대로 몸을 부딪쳤다. 이유야 간단하다. 본디 탈출로는 두 곳 이상 뚫는 것이 좋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혹은 보검을 전개하기엔 아직 이르다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 혹시라도 안에 사람이 있어 전투를 시작한다면, 그렇게 된다면. 보검을 든 이상 죽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너는 준비하라며 어떤 식으로 열차에 침투할지 이야기하는 아스텔에게 고갤 끄덕여가며 대답했다. 이제 조용히 때를 기다릴 뿐. 얼마나 지났을까, 저만치서 모습을 슬슬 드러내는 붉은 색의 열차, 너는 곧 아스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쩌면 지금이다. 라는 말이 들렸을 때부터였을까, 땅을 박차고 뛰어내렸다. 바람이 만들어주는 길을 따라 열차로 향하는 네 모습, 너는 보검을 쥔 채 눈을 질끈 감았다.
"......"
보검이 빛의 입자로 변하듯 사라지고, 어느새 네 눈 앞에는 한 겹, 반투명한 막이 겹쳐져 있었다. 맞아, 고글. 약간 어두운 빛의 고글과, 양쪽 손의 건틀릿, 그리고 각반. 짙은 흑빛의 무장은 빛을 반사하며 번쩍였고, 다음 순간 열의 일곱 번째 칸, 그 곳의 창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밀려들어온 바람과, 그 바람의 끝, 그 흐름에 따라 휘날리는 짙은 초록빛의 머리칼. 먼지와 유리 가루 속에서 너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기습 성공, 지금부터 임무를 수행하겠습니다."
고글 옆을 가볍게 터치하자 네 머리를 감싸는 헬멧이 그 존재를 드러낸다. 이제부터 네 얼굴은 아무도 볼 수 없겠지. 네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적진에 들어가는 데 맨 몸일 수는 없는 법이었다. 보검을 불러일으키면 빛과 함께 평상시 입고 있었던 옷에서 기능성이 두드러지는 단단한 무장된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었다. 눈동자와 비슷한 색감의 무장은 신체의 약한 부분을 단단하게 감싸고 있었고,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손과 팔뚝을 감싸고 있는 보호구였을 것이었다. 마치 작은 방패들을 길쭉하게 붙여놓은 것 같은 것은 손의 위 까지 덮고 있어 그 끝은 발톱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있을 터였다.
팔을 늘어뜨린 채 마리는 지시에 따라 공중에 몸을 던졌다. 새로도 많이 변해봤던 이상 공중에 몸을 던지는 것은 무섭지 않았다. 여차하면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가 있엇으니까. 하지만 아스텔을 믿고 바람에 몸을 맡겼고 이내 1호칸 창문을 향해 몸을 던졌다.
3호칸에서 가깝기도 한데다가 조종석을 차지할 수도 있을테니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스텔의 말에 회답하는 어조는 상황과 맞지 않는 평안함이다. 굳이 아스텔한테만 하는 말은 아니라, 모두에게 읆조리는 말이었을까. 그나저나 이렇게나 안정적인 기분이라니, 임무 수행하기 최적의 상황이다. 본래 이런 운의 연속은 불운을 부르는데, 그런 걱정은 불가치하다. 신호를 받자마자 열차의 뒷편으로 뛰어내린다. 바람이 그를 이끄는 곳은 7호칸, 창문과 맞닿기 약 15cm 전, 그는 무장을 착용한다. 여느 보검과도 같은 갑옷의 형태, 자잘한 디테일이 입혀지고 그의 능력을 최대로 이끌수 있게끔 모습을 갖추어 간다. 눈이 역안으로 바뀜과 거의 동시에, 회색 뿐이던 그의 시야에 약간의 푸르름의 더해진다. 마지막 순간에 창문을 발로 차곤 열차 안으로 떨어지며 낙법을 취한다.
방어적인 태세를 취하곤 주위를 경계적으로 돌아본다. 무장 덕에 시야도 좋아졌는지, 눈썹을 찌푸릴 필요도 없이 미간에 힘을 푼 채로 상황을 살핀다. 코트 주머니에서 꺼낸 손 안엔 구슬만한 물감이 응축되어 있다가 금새 응축이 풀린다. 과도한 에너지를 응축에 썼으니, 조금 더 응축한 상태로 있었더라면 활활 타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응축에 쓰인 에너지를 그대로 재활용해, 액체 상태로 물감을 주므른다. 물감은 그의 몸 주위에 궤도 운동을 하듯 천천히 흐르고 있다.
[1호차] - 이스마엘, 마리, 멜피, 제이슨 1호차 내부는 그야말로 한적했다. 허나 그렇다고 가디언즈 병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들 의자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창문이 깨지고 에델바이스 멤버들이 들어오자 허둥지둥 일어나는 수가 총 5명이었다.
"뭐, 뭐야! 네놈들은! 어디서 온 거야!!"
그 중 가장 앞에 있는 이가 그렇게 외치면서 등에 메고 있는 레이저 건을 쏘기 시작했다. 붉은색 레이저건은 맨 몸이었으면 죽을지도 모르는 위력이지만 만약 무장을 착용한 상태라면 아마 조금은 아프지, 목숨을 잃진 않았을 것이다. 일단 맨 앞에 한명을 기준으로 중간 쯤에 3명이 있었고 2호칸으로 향하는 문쪽에 한 명이 서 있었다.
[5호차] - 레레시아, 선우, 쥬데카, 레이먼드 5호차 내부로 진입하자 가디언즈 병사들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 얼추 20명 정도가 될까. 하지만 창문을 깨고 들어올 것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는지 의자에 앉아서 도시락을 먹던 이들은 모두 빠르게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맨 뒤, 정확히는 4호칸 쪽 문 근처에 있는 병사 한 명이 무전기를 들려고 하는 것이 쥬데카의 눈에는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의 세븐스 능력이라면.
물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그의 자유였다.
아무튼 가디언즈 병사들은 앞쪽에 10명, 중간쯤에 9명이 있었고 4호칸으로 향하는 문 쪽에 1명이 서 있었다.
[7호차] - 유루, 엔, 아리아 7호차 내부로 진입하자 거기엔 따로 가디언즈 병사가 있진 않았다. 하지만 그 대신 무엇인진 알 길이 없었지만 천장에 기관총 같이 생긴 뭔가가 달려있었다. 하지만 딱히 작동을 하는 것 같진 않았으니 그냥 무시하고 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바로 6호칸으로 넘어갈지, 아니면 이곳을 조금 더 수색할지는 개개인의 자유였다.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가지 가방이 보이긴 했지만 거기에 큰 의미가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10시 40분까지! 공격을 한다면 전방의 이들을 공격할지, 중간쯤에 있는 이들을 공격할지, 아니면 맨 뒤쪽에 있는 이들을 공격할지 분명하게 작성해주세요. 전투 시스템은 보스전에서나 적용되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여러분들이 편하게 행동하셔도 무방해요!
5호칸은 들어온 팀원도 가디언즈 병사들도 많았다. 4명 대 20명이라는 기묘한 비율은 뭐라 말하기가 애매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모조 보검으로 인한 무장이 있으니 상관없었다. 레레시아는 순식간에 바닥으로 독액을 뻗쳐 20명의 병사들을 구속시키려 한다. 적이니까 봐줄 것도 없이 시작부터 섬유와 피부를 녹이는 새까만 독액이 가디언즈 병사들에게 향한다.
"햣하. 시작부터 즐거운 걸-"
일단은 구속에만 신경쓰며 주변 동향을 계속해서 살핀다. 팀킬은 가능한 피해야 하니까. 안 그러면 돌아가서 혼난다구-
상황을 살피던걸 멈추고 같이 들어온 사람들을 확인한다. 이름과 능력은 전해 들었다만 딱히 점접은 없던 짧은 백발의 여성과 긴 흑발 머리의 아이(?). 엔 쪽은 어느정도 능력을 들어봤다만, 신입인듯 한 흑발의 여성은 능력을 모르겠다. 보호가 필요한 세븐즈였다면 앞서 무슨 말이라도 전해 들었었겠지. 어찌되었건 이 임무에 동행했다 하면 그녀도 싸울 각오는 했겠지, 그러니 자신이 걱정해줄 이유도, 필요도 없다. 짧은 생각을 끝맺히곤 앞으로 걸어나간다.
기관총 같이 생긴것, 작동 안하는가 싶다 해도 만일이라는게 있지 않은가. 아무도 뭔갈 하지 않는다면 물감을 조금 떼내어서 그 물체를 옅게 덮어볼 생각이었다만 엔이 한발 빨랐다.
"그래, 고마워."
그렇게 답하고선 여러가지 가방이 놓여있는걸 당연하다시피 파헤쳐 본다. 안에 뭐가 들었을까, 조심스레 열어보자 그를 둘러싼 파랑은 더 빠르게 흐르기 시작한다.
역시 허리에 해당하는 칸답게, 상당한 인원의 병력이 포진해 있었다. 너를 포함한 다른 이들이 침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 한가로이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일어나는 속도가 느리지는 않았다. 어쨌든 기습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왔겠지. 그 방식을 예상하지 못했을 뿐. 너는 고글 너머로 빠르게 기차 내를 훑었다. 아직 전투태세에 들어서지는 못했다. 단 한명, 무전기를 집어들려고 하는 병사만 제외하면. 가만히 둬도 괜찮을까? 저 무전이 전달되는 곳은 어디지? 창문을 깨고 들어오기 전, 동료들이 기습한 기차의 칸은 3호, 5호, 7호임을 대강 파악했으니... 다른 칸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라고 해도 가만히 내버려두기에는 위험성이 컸다. 하다못해 본대에 연락이 닿는다면.
"거기, 멈추시죠."
짧고 굵게, 노이즈가 섞인 음성이 헬멧을 통해 나온다. 너는 근처에 있는 병사의 도시락을 빼앗아(잡은 손을 걷어찼다든가) 무전기를 들어올리는 병사에게 집어던지고 그게 맞든, 맞지 않든 문 쪽으로 뛰어들어갔다. 손목을 비틀어서라도 무전기를 쥐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5호칸은 들어온 팀원도 가디언즈 병사들도 많았다. 4명 대 20명이라는 기묘한 비율은 뭐라 말하기가 애매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모조 보검으로 인한 무장이 있으니 상관없었다. 레레시아는 순식간에 바닥으로 독액을 뻗쳐 전방 10명의 병사들을 구속시키려 한다. 적이니까 봐줄 것도 없이 시작부터 섬유와 피부를 녹이는 새까만 독액이 가디언즈 병사들에게 향한다.
"햣하. 시작부터 즐거운 걸-"
일단은 구속에만 신경쓰며 주변 동향을 계속해서 살핀다. 팀킬은 가능한 피해야 하니까. 안 그러면 돌아가서 혼난다구-
한적하다. 그렇지만 병력은 포진되어 있다. 이스마엘은 들이닥치기가 무섭게 주변을 훑었다. 혹시라도, 아주 만약의 가능성이라도.. 가디언즈의 모습을 확인했지만 5명 중 그 누구도 이스마엘의 눈에 박히는 행동을 하진 않았다. 없다. 없다. 없다.. "여기는 1호칸, 5명의 병력을 확인. 제압에 돌입합니다."
이스마엘은 팀원의 행동을 살피곤 잠시 눈을 굴렸다. 방패로 막아준 덕분인지 2호칸 쪽의 사람이 일어서지 못하도록 손을 뻗는다. 염력으로 짓눌러 움직임을 방해하려 했다. 조종칸은 이미 다른 여성 대원이 들어가려 시도하는 상태고, 2호칸에서 병력이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도 있었다. 사람이 많다면? 그 많은 사람을 염력으로 누를 수 있을까? 잠깐 손이 떨렸다.
보검으로 무장을 하면.. 그렇지만 그 위력을 내가 잘 다룰 수 있을까? 이대로면 팀에게 민폐는 아닐까, 아니다,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이상향을 위해서다. 누구도 죽어서는 안 되고, 죽여서도 안 된다. 이스마엘은 눈을 질끈 감았다.
제이슨은 보검에 의해 몸의 강화를 한 상태로, 전방의 레이저 총을 몸을 써서 막아냈다. 보검에 의해 변한 모습은 마치 악귀, 머리카락은 불처럼 타오르고, 등 쪽에 추가로 난 2개의 팔 때문에 팔이 4개 있는 악마와 같은 모습을 한 채로, 제이슨은 레이저 총을 쏜 대원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고,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 그 머리를 붙잡았다.
[나 말이야. 직접 닿아 있으면 닿아 있는 거에서 에너지를 조작할 수 있거든. 어디, 네 뇌를 맛있게 요리해줄까.]
천천히 자신의 남아도는 열 에너지를 잡은 상대의 머리에 흘리며, 제이슨은 보랏빛 눈동자를 번뜩였다. 그리고 천천히 상대들을 보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머리가 맛있게 찜이 되고 싶지 않으면, 무기 내려 놔. 새끼들아.]
갑작스레 달려나간 멜피와, 일단 설득해보려 하는 이스마엘을 보고 조금 한숨을 쉬었지만, 뭐 별 수 있나. 처음부터 셋이 합이 잘 맞을거란 생각은 안 했으니까.
[야, 형씨. 염동력 쓸 수 있지. 무기 내려놓게 해봐. 가능해?] 제이슨이 그대로 가디언즈 대원의 머리를 잡은 채 말했다.
가디언즈 병사들은 기본적으로 이 정도로 지금 여러분들 기준에선 약한 이들이에요. 다 세븐스긴 하지만 그렇다고 세븐스 능력을 쓴다기보다는 대충 이렇게 당하는 느낌으로다가... 물론 가디언즈 중에서도 보검을 쓰는 이가 아니라 좀 강한 편인 중간보스급도 가끔 나오지만 그건 나중의 이야기로!
제이슨: 인체의 모든 움직임은 머리의 뇌가 지시하는 일이지. 그리고 뇌는 신체에 전기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그 움직임을 지시해. 무슨 뜻인지 알겠나? 이 기술의 이름은 "개조인간의 고뇌 친구만들기"라고 하는데, 네 뇌에 직접 전기 신호를 보내고 조작해서 몸을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야. 대충 알겠지? 말 안하면 스스로 혀를 깨물고 죽을거다. 자. (상대에 머리에 손을 올리고)
[1호차] 호랑이로 변신한 마리가 병사들을 공격했고 그 와중에 병사 한 명이 물려서 날아가는 바람에 가장 후방에 있던 병사는 들고 있는 무전기를 그만 놓쳐버렸고 그대로 무전기를 와그작 소리를 내면서 박살이 났다. 물론 이스마엘의 말에 따르려고 하는 병사는 없었으나 제이슨이 잡아서 협박 아닌 협박을 하자 제대로 겁을 먹었는지 그들은 무기를 내려놓았다. 한편 맨 앞칸의 문을 열고 들어갔으나 거기엔 아무 것도 없었다. 보통 조종하고 있어야 할 기계가 있어야 했으나 그냥 거기 자체가 앉는 공간이라도 되는지 테이블만 놓여있었고 전방에는 창문이 있었다. 그리고 천장에는 기관총처럼 생긴 거대한 뭔가가 달려있었다.
확실한 것은 1호차는 확실하게 제압이 되었다는 것이다.
[5호차] 레이먼드의 기관단총 사격, 그리고 레레시아의 세븐스 능력으로 인해 전방에 있는 이들은 순식간에 제압이 되었다. 그러는 와중 쥬데카는 병사의 도시락을 잡고 그것을 맨 뒤에 있는 병사에게 던졌고 그것을 정확하게 무전기에 명중시킬 수 있었다. 무전기는 그야말로 와장창 소리가 나며 박살이 났기에 어딘가로 통신을 하려고 하는 것을 막는데는 성공할 수 있었다. 한편 최루탄이 깔려있고 이후 선우의 공격이 날아들자 정말 한순간에 병사들이 제압되었고 순식간에 5호차 역시 제압을 할 수 있었다.
[7호차] 엔이 천장에 달린 기관총처럼 생긴 뭔가 거대한 것을 침식할 순 있었으나 그것은 그야말로 딱 달라붙어있어서 움직이려고 해도 움직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 마치 그 자체가 그야말로 천장에 그대로 고정되어있듯 붙어있는 느낌이었다. 대체 왜 그게 그렇게 붙어있는지는 알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일단 아리아가 조사를 시도했다면 아마 전선 같은 것이 살짝 달라붙어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 기관총처럼 생긴 저것에 전선이 붙어있는지는 아직은 알기 힘들지 않았을까?
한편 유루는 가방을 조사하기 시작했으나 대부분이 그야말로 텅 비어있는 가방이었다. 한편 마지막 가방을 열자 거기에는 뭔가가 적혀있는 종이가 들어있었다.
[2호차와 4호차에서 동시에 버튼을 누르면 패스워드 입력을 할 수 있다.] [1304 6095] [침입자를 막기 위해 가스 장치가 있으니 반드시 패스워드를 숙지하고 2인 1조로 움직이도록 할 것]
[AI운전 시스템으로 제어] [부득이한 상황으로 비상탈출을 원할때는 6호실에서 비상탈출 버튼을 누르면 6호차가 분리됨] [단 이 방식을 사용하게 될 경우.....]
그녀가 열차에 대해 빠삭한건 아니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조종석이 아니지 않나요? 살짝 당황했으나 그녀는 긴장을 풀지 않고서 이것저것 살펴봤습니다. 창문도 한번 보고. 역시 가장 이상한건 저 기관총이겠죠. 그녀는 언제든지 방어할 수 있게 긴장한채로 이것의 용도가 무엇인지 살폈습니다. 무기로서 사용되는건지 무엇인지 말이죠. 천장에 붙어있어서 무기로서의 기능으로는 안 보이지만..
"에이 모르겠다."
적당히 안을 살펴봤으면 그녀는 다짜고짜 능력을 전개해 천장을 뚫고 나가보려 했을겁니다. 성공했다면 떨어지지 않게 신경써서 열차 위에 안착해 주변을 살폈겠죠.
네가 무전을 제지하는 동안 5호차 내부에서는 총격전에, 최루탄이 터지는 등 소란이 있었다. 그 결과는 적 전원 제압, 즉 5호차는 현재 에델바이스의 제어 아래에 있었다. 최루탄 가스가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고는 있었지만, 만약 헬멧이 없었다면 그대로 들이마셨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너는 빠르게 시선을 옮겼다. 이미 4호차 쪽으로는 레이먼드가 움직이고 있었다. 따라갈까? 4호차를 넘어가야만 세븐스들이 구류되어 있다는 3호차에 도달할 수 있다. 반대로 6호차로 나간다...는 건 현재는 아무런 목적성이 없다. 아직 점령하지 못한 기차 한 량을 마저 점거한다는 정도가 행동의 근거가 될 수 있었을까.
"아, 마리, 무슨 일이죠?"
그러던 차에 마리의 무전을 통해, 1호차를 제압했으며 이제 2호차로 넘어갈 것이라는 정보를 획득했다.
"확인했어요, 5호차 제압도 끝났고, 4호차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레이먼드와 선우가 4호차로 향하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말을 잇는다.
"저는 6호차로 가겠습니다, 마리, 무운을."
그 말을 마지막으로 무전을 멈춘 뒤, 앞선 두 사람을 따라 이동하는 레레시아까지 눈에 담은 뒤, 몸을 돌려 6호차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동시에 무전을 통해, 유루와 마리아에게 자신의 경로를 전달한다.
기관총은 성공적으로 침식되어 엔에게로 넘어왔다. 다만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 한 것 같았다. 강제적으로 분리 해버리면 가능해지려나? 그런 생각을 하며 촉수를 회수하고는, 유루가 읽어주는 정보와 아리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팀 내부와 통신할 수 있는 단말기를 가까이 붙잡았다.
[엔이다. 각각 팀 인원들은 1인씩 2호차와 4호차로 움직여서 버튼을 찾도록 해라. 단,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모양이다. 서두르지 않도록 주의하는게 좋아보인다.]
혼선을 피하기 위해 일단 패스워드에 관한 내용은 말하지 않고 거기까지만 얘기해 둔 뒤, 그녀는 뒤를 돌아 7호차의 팀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엔은 이제 6호차를 확보하러 갈 생각이다. 니나는 따라와서 엔을 도와라. 그리고 유루는 잠시 남아 아리아의 보호를 우선하며 천천히 와줘라."
그녀가 알기에 아리아의 세븐스는 직접적인 전투능력이 없던 것 같으니. 최대한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팀에게 좋은 방향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럼 움직인다." 라고 말하며, 6호차로 넘어가려 했다.
제압은 예상보다 쉽게 끝났다.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이스마엘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누군가 제압을 위해 염력을 써달라 했지만 굳이 염력을 쓰지 않아도 무기를 내려놓는 모습에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왔다. 가디언즈는 용맹한 전사가 아니었나, 사람을 돕고 제압할 힘이 있지 않았나. 치열한 격전 끝에 마침내 레지스탕스를 짓밟던 존재가 아닌가. 아니, 아니다. 이대로 살아있기만 하다면 교화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정보가 어떻게 되든, 어떤 존재이든 이 사람들은 모두 이상향에 발 들일 수 있는 존재들이다.
"제압하고자 하신다면 도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개인의 감정보다 임무가 더 중요함을 안다. 훌륭한 군인이란 자신보다 조국을 중시하는 것이다. 조국은 이상향이고, 이상향을 열어주는 존재는 이 팀원이다. 이스마엘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한 명은 살려주십시오." 하고는 손을 뻗었다.
생존자가 움직이지 못하게 짓누르기 위함이다.
이후 이스마엘은 주변을 둘러본다. 무전을 켜며 연락을 시도했다. 소리를 차단하듯 온 신경을 쏟기 위해서. 또한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
"여기는 1호, 조종실에 아무것도 없음. 기관총으로 추정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다른 곳에는 비슷한 것이 있습니까?"
제이슨은 무장을 해제한 인원들을 바라보았다. 하나는 이스마엘이 제압했나, 남은 인원중 3명을 잡고 가볍게 전기 자극을 주는걸로 기절시키고, 하나 남아있는 녀석... 아마도 제일 짬이 많으려나. 제이슨은 위의 손 두개로 그의 머리를 잡고, 아래의 손 두개로 그의 손목을 잡았다.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체온은 46도정도라 하는데, 알고 있나? 거기까지 올라가면 뇌는 익어버리고, 몸에도 힘이 풀려서 혼절한 채 익어서 죽어버린다 하더라.]
그리고 천천히, 녀석의 체온을 올려갔다.
[조금씩 올릴거다. 따뜻한 요리가 되기 싫으면, 저 천장의 총은 뭐고, 이 기차는 뭐고, 알고 있는거. 다 말해.]
[1호차] 멜피가 천장으로 올라서긴 했지만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것이 있다면 자신이 있는 열차 머리 부분의 천장에 뭔가 덮개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이었다. 허나 그것을 열려고 해도 열리진 않았을 것이다. 위치적으로만 보자면 기관총이 있는 곳과 동일한 위치였다. 한편 제이슨의 위협에 붙잡혀있는 가디언즈 병사는 이를 꽉 악물다가 크게 웃음을 터트리면서 이야기했다.
"이 열차는 AI가 직접 움직이고 있는 열차야. 다시 말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는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너희들도 이대로 목적지까지 이송되는 셈이지! 아하하하!"
AI가 운전하고 있고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는 절대로 멈추지 않는 열차. 그것은 즉 다시 말해서 여기서 내릴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전부하다는 이야기였다. 지금은 아스텔도 없었으니까.
아무튼 이스마엘은 물론이고 마리 역시 무전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둘은 아마 엔의 통신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4호차] 안으로 들어온 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안에 병사는 없었다. 허나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레이저 장치가 안에 들어온 이들을 스캔하는 듯 했다. 그와 동시에 3호차로 가는 길목과 5호차로 가는 길목의 문이 잠겼고 천장에서 뭔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가스였다.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오래 버티기는 힘들지도 모를 일이었다. (3턴)
좀 더 다른 곳을 바라보면 벽 쪽에 붉은색 버튼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모니터가 있었고 키보드도 있었다.
[6호차] 그 안으로 들어서면 특별히 뭔가가 있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었고 벽쪽에 붉은색 버튼으로 비상탈출 버튼이 있었다. 아무래도 그것을 누르면 자동적으로 탈출을 하게 되는 것일까.
하지만 그 아래에 Danger. System boot 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이것은 대체 무슨 의미인 것일까?
[7호차] 엔이 바로 모두에게 무전을 시도했으니 아마 모두에게 메시지가 전달이 되었을 것이다. 한편 기관총을 확인하던 미카엘라가 다시 확인을 해봐도 기관총은 천장에 일직선 형태로 확실하게 붙어있었다. 그것을 억지로 떨어뜨리기는 힘들어보이고 그 크기만 해도 3명은 같이 들어야할 크기였기 때문에 무게도 상당히 나갈 것은 분명해보였다. 애초에 방아쇠도 달려있지 않은만큼 어쩌면 떼어낸다고 해서 에델바이스 멤버들이 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일단 어떻게든 합쳐봤습니다. 12시 10분까지! 일단 타임리미트 3턴이 걸려있으니 주의해주세요!
혹시나 뭔가 폭발할까봐, 자신의 주위를 돌던 물감은 자신과 아리아를 감싸게 궤도를 바꾼다. 아까 발라놓았던 물감에 에너지를 가하자 무언가 부서지고, 벽이 손상되는 소리가 난다. 곧이어 기관총과 주위의 벽 조금은 천장에 구멍을 남기고 아래로 떨어진다. 그러고 보니 종이에 적혀있던거, 6호차의 비상탈출에 대해 말 안했었지. 엔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확보는 성공. 좋은게 좋은 거지.
"우리 쪽은 기관총 조사가 끝나지 않았어. 네 능력에 침식되어 있으니 네 도움이 필요하면 다시 연락하지."
4호칸으로 넘어간 건 좋았으나, 아뿔싸, 사람이 없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어디선가 스캔하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문 잠기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 소리는-
"어레."
레레시아는 천장을 봤다. 그곳에서 무언가 흘러들어온다. 이건 분명 가스 같은데. 이 밀폐된 공간에서? 서둘러 상황을 파악한다.
어디 보자. 팀원 중 한 명이 다른 차량과 통신을 하고 있으니 뭐 그쪽은 맡기면 될 거 같다. 그렇다면 가스는? 그녀는 팀원들을 잡아 끌던가 밀던가 하여 패스워드 입력기가 달린 벽 쪽으로 붙게끔 하고, 일행이 모두 들어올 만한 크기로 독액의 막을 친다. 그리고 막의 바깥으로 창문을 깨거나 녹일만한 독액의 사슬을 날려 창문 깨기를 시도한다.
"이거 오래 못 갈 거 같으니까- 통신 잘 해봐- 아, 이거 건들면 피부 녹으니까 건들지는 말고오."
그건 내 책임 아냐- 일단 말은 해두고 독액의 막을 유지하며 바깥으로 창문을 깨는 시도를 이어간다.
심각한 상황인걸 인지하고는 있는 걸까 의심이 가는 붕 떠있는 듯한 표정으로 잠깐 뒤를 돌아 뒤에 남은 유루와 아리아에게 짧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걸음을 옮긴다. 뒤에 남은 기관총이 걱정되지만 유루씨와 스메라기씨가 잘 해주시겠죠? 살짝 비관론자의 시선에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일 생각과 함께 가볍게 엔과 니나의 뒤를 따라 산보를 하듯 사뿐히 발을 내딛었다.
'와아, 기차에는 이렇게도 좌석이 많았군요. 내 동료들도 언젠가 저런 좋은 자리에 앉아서 평화롭게 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관광 온 사람처럼, 아니 처음 보는 장소에 발을 내딛은 어린아이같이 호기심으로 가득 채워진 눈으로 주위를 휘휘 둘러보다가 얼추 전달받은 사항을 떠올리며 그제서야 고개를 혼자 끄덕이고 "정신차려야지!"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어색하게 주변을 둘러보던 중 눈길을 확 끄는, 명시성이 높은 붉은색 일색인 버튼을 발견하여 곧바로 홀린 것처럼 다가간다. 아하? 이것이 그 비상탈출 버튼이로군요.
"이건 무슨 뜻일까요?"
Danger. System boot. 익숙한 고향의 언어에 혀를 굴리며 조그맣게 발음한다. 으음, 모든 주의사항에는 이를 해설해주는 설명서가 있다고 '박사'들이 그랬으니까 주변을 뒤져봐야 할까요. 주변에 부가적인 무언가가 없나 살펴보며 엔과 니나를 부른다.
6호차에 들어섰지만 이 곳에는 병사를 포함한 그 누구도 없었다. 그저 맞은편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군의 모습이 보일 뿐, 헬멧을 해제해 고글만을 쓴 채 그들을 맞이한 너는 고갤 이리저리 돌리며 6호차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긴 꼭, 탈출정 같은 느낌인걸. 네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붉게 빛을 내는 버튼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비상탈출 버튼.
"이건..."
그 밑에 쓰인 문구가 신경이 쓰였다. 버튼을 누르면 비상탈출 말고도 다른 뭔가가 작동된다는 뜻인가? 다른 무언가? 일단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이 열차를 멈출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너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 버튼, 정말 탈출 버튼인가? 너무 손쉽게 제압된 병사들을 떠올린다. 이렇게 허술하게 대응하는 건 무슨 이유지? 어쩔 수 없는 의심이었다. 혹시... 눌렀다간.
"설마, 터지는 건 아니겠지."
의심만 늘어서 큰일이다, 넌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내부를 더 살펴보았다. 특이사항은 더 없나? 그렇다면 다시 돌아가야 하나? 그 와중에 들려온 무전, 4호차로 향한 인원들이 갇혀 독성 가스에 노출됐다, 너는 어떻게 행동할지를 고민한다. 지금 돌아가서 할 수 있는 게 뭐지? 이미 4호차로 향하는 문은 잠겼다, 부술 수 있을까? 그렇게 허술할 것 같지는 않은데, 열선을 내뿜는 게 아니라면 문을 뜯어내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라면 가능할지도.
"아까 무전에서 뭐라고 했었죠? 뭔가 트랩이 있었던 겁니까?"
함께 6호차에 있는 엔, 미카엘라, 니나, 그러니까 전부 7호차에서 넘어온 이들에게 묻고는 기억을 되살리려 애쓴다. 그러고 보니 버튼을 누르라는 이야기를 한 사람이 있었지. 너는 엔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버튼이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는 대로 이야기해 주세요."
너는 무전을 하기 위해 준비한 채로 그녀의 답을 기다렸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야.
안타까운 일이다. 웃던 가디언즈 병사는 결국 죽었다. 꽤 맛있는 냄새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나, 결국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지금, 이것이 좋은 냄새라고 볼 수는 없었다. 이스마엘은 사람의 지방층이 녹아내리면 어떻게 되는지 안다. 그리고 그 냄새의 말로는 역하게 변할 것임을 안다. 다만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할 뿐이다.
망설이면 많은 사람이 다치게 된다. 이제 그 뜻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다. 이상향을 위해서라면 잔인해져야 할 수도 있다. 아니, 이건 잔인한 일이 아니다. 이건 이상향을 위한 발돋움이다.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이다. 어째서 숭고함을 잔인함으로 포장하는가, 기운 내자. 아직 살아있는 남은 사람을 쳐다보며 터벅터벅 걸어온 이스마엘이 잠시 무릎을 굽힌다.
"당신도 먼저 간 사람처럼 생각하십니까?"
노이즈 너머로 환한 미소가 미처 가려지지 못했다. 당신도 이 구호를 알까?
"하나. 우리는 조국을 위해 충성하는 존재다. 우리는 조국의 안전과 국민을 위협하는 존재를 배제할 사명이 있다."
이건 이상향을 위한 일이다. 이스마엘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잔인해져야 한다. 아니, 이건 아까도 말했듯 숭고한 일이다. 나의 이상향이 나를 기다린다. 당신은 꿈이 있는가? 나는 있다.
"뜻은 같으나 나의 조국은 이곳이 아닙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십니까? 당신들은 지금 목적지까지 이송된다며 좋나하고 있지만, 그걸 상관이 예상한 순간부터 버림패로 쓰였다는 뜻일 뿐입니다."
염력이 사람의 손발목을 뒤트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이스마엘은 한 곳으로 이동했다. 맨 앞의 기관총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손을 뻗었다.
"여기는 1호, 기관총 해체 작업을 시작합니다."
방해가 없다면 염력을 통해 총을 뜯어내려 시도했을 것이다. 재머에 가려진 얼굴은 알기 어렵다.
그리고 어찌되었건 저는 30분만 딱 시간을 주고 그 이후로는 다 타임 리밋으로 넘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내가 이걸 해도 될까? 라기보다는 그냥 하세요. 해서 손해볼 것은 없어요. 정 궁금하다 싶으면 이거 당겨도 될까? 정도의 의견은 물을 수 있겠지만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닌걸요. 이건!
위에서는 멜피가, 아래에서는 이스마엘이 작업을 한 탓일까. 기관총은 판 채로 뜯겨나가 땅에 털썩 하는 느낌으로 떨어졌다. 한편, 판이 떨어진 부분에는 여러 기계장치들이 있었다. 파직, 파지직.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한 것이 전기가 흐르는 것을 뜯어낸 모양이었다. 즉 이 기관총을 잘못 건들면 정말로 위험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2호차] 4호차와 마찬가지로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스캔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문이 잠귀었고 4호차와 마찬가지로 가스가 천천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붉은색 단추가 있었고 그 아래로는 키보드와 모니터가 있었다. 아무래도 구조 자체는 4호차와 확실하게 동일한 모양이었다. 한편 그 무렵, 선우의 통신이 들어왔을 것이다.
빠르게 대처를 하지 않으면 2호차에 있는 이들은 모두 위험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3턴)
[4호차] 레레시아의 세븐스 덕분에 가스의 영향을 어느 정도 막을 수는 있었으나 그것이 얼마나 오래 갈 지는 알 수 없었다. 점점 그 가스의 농도가 심해지고 있었기에 더더욱. (+2턴 벌기 성공) 아무튼 레레시아와 레이먼드가 열심히 구멍을 내려고 했지만 어림도 없었던 것일까. 조금의 틈도 나지 않았다. 그만큼 이 4호차는 다른 칸보다 훨씬 더 튼튼하게 만들어진 모양이었다.
아무튼 이대로 있으면 더 위험해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빠르게 대처가 필요했다.
[6호차] 이것저것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으나 특별히 더 보이는 것은 없었다. 아무래도 여기는 정말로 탈출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을까? 일단 미카엘라가 6호차에 있는 이들에게 단추의 정보를 알렸고 쥬데카가 통신을 하고 있었기에 다른 곳에서의 상황을 6호차 인원들은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7호차] 천장에 달라붙어있는 기관총은 유루에 의해 천장 벽 채로 아래로 떨어졌다. 한편, 판이 떨어진 부분에선 판이 떨어진 부분에는 여러 기계장치들이 있었다. 파직, 파지직.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한 것이 전기가 흐르는 것을 뜯어낸 모양이었다. 즉 이 기관총을 잘못 건들면 정말로 위험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자신이 여태껏 아무생각 없이 여유롭게 탐색하고 있던 동안 다른 사람들이 가스실에 갇혔다고 생각하니 급속히 죄책감이 차올랐다. 다른 사람들을 뒤로 하고 살아남는다는 외로움 이루말하루 수 없는 고독과 죄책감이 슬그머니 되살아나 차가운 얼음조각으로 켜켜히 가슴 한 켠에 쌓였다.
"엔,니나. 미안해요 저는 4호실로 가야겠어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아련한 소음처럼 멀어졌다. 더 이상의 생각은 하지도 않고, 뒤에서 비밀번호에 대해 말하는 외침도 듣지 못한 그녀는 4호실로 달려갔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서로 알아서 잘 하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것이 옳은지는 모르겠다. 단합이 되는 건가? 만약 된다고 해도, 안 된다고 해도. 목표까지 도달할 수는 있을까? 불안함을 치우자.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일이다. 이스마엘은 지직 거리는 천장을 한 번, 그리고 손발목이 뒤틀린 가디언즈를 바라본다.
"살아있으면 대답하십시오."
이 천장을 매개체로 죄다 박살내면 열차가 멈추는지. 이스마엘은 일단 열차를 멈출 방법을 생각하는 것 같다. 이대로면 단합한다 해도 죄다 총에 맞아 죽을 판이다. 이런 것에선 제법 머리가 잘 돌아가 다행이다.
미카엘라의 자신은 4호실로 가보겠다는 선언에 당황해 급히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그녀는 4호실을 향해 떠난 후였다. 이미 가버렸네요-하는 혼잣말과 함께 작은 한숨을 내쉬고서, 그녀는 미카엘라의 대신으로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가스에 대한 일은 현재 엔이 처리하고 있으며, 어짜피 4호실은 현재 출입이 가능한 상태도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지금으로선 이렇게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는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였다.
제이슨은- 개조로 인해, 호흡을 하지 않는다. 폐는 있긴 하지만, 완벽하게 외부의 산소만 빨아들이는 여과 장치로만 가동하도록 개조가 되어 있다. 그렇기에 딱히 독가스에 타격을 입진 않는다. 같이 있는 여자-마리라고 했지. 는 모르지만, 뭐 나는 괜찮으니까. 제이슨은 드러누운 채 손짓을 하며 말했다.
[옜날에 말이야, 프로레슬링이란게 있었는데 말이지. 거기 선수들은 이렇게 연기랑, 섬광이랑, 그런게 파앙-터지면서. 와아-소리를 들으면서 경기장에 들어왔다 하더라. 완전 멋지지.]
그리고 언뜻 마리 쪽을 봤다. 손으로 막는게 전부인가. 저래선 오래 못 갈텐데. 느적느적 일어난 제이슨은, 마리의 등 쪽에 손가락을 콕 댔다. [독을 분해할게. 조금 버틸수 있겠지.] 라고 말한 제이슨은, 그녀의 체내로 전류를 살짝 보내 독소를 분해했다. 뭐 임시방편이지만. [조금 찌릿찌릿하고, 혀에 신 맛이 날 수 도 있지만 참아.]라고 말한건 넘어가자.
비밀번호가 입력되었고 2호차와 4호차에 차오르는 가스는 막 발동된 공기 순화시스템으로 모조리 어딘가로 빨려들어갔다. 이내 맑은 공기가 다시 차는 것으로 보아 제대로 된 모양이었다. 잠겨있던 문은 다시 열렸고, 3호차로 가는 문도 제대로 올렸다. 천장을 통해서 오건 2호차와 4호차에서 오건 3호차로 들어가면 거기에는 아직 8살도 안된 것으로 보이는 겁먹은 어린아이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남자아이 3명, 여자아이 4명. 다들 목 뒤에 7 표식이 있는 것을 보면 세븐스임은 분명했다.
그와 동시였다. 갑자기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뭔가가 일어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아이들은 겁을 먹고 패닉 상태에 빠졌다. 정보에 따르면 이 열차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는 멈추지 않는다고 했으니 어떻게 할지는 이제 에델바이스의 몫이었다.
"엄마..아빠..." "으아아앙!"
아이들 중에선 겁을 먹고 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진 않았으나 비상벨은 계속 삼엄하게 울리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경고하듯이.
문이 열렸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이스마엘은 잠시 훤히 열린 문을 바라보다 1호에서 3호까지 합류를 위해 저벅저벅 걸어갔다. 걸어가는 길, 남매가 숲길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작은 빵조각을 뿌린 듯 족적이 붉다. 이스마엘은 다른 대원들의 대응책을 본다. 달래는 사람이 있고, 대비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고, 6호로 데려가는 사람도 있다. 이스마엘은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이렇게 수월할 리가 없다.
적어도 이스마엘이 이 계획의 수뇌부였다면, 6호에 태워놓고 분리를 가장한 무언가를 할 것이었다. 본디 학살은 그렇게 하는 법이다. 희망에서 절망을 보여주는 법이다... 자신이 너무 잔인한 생각을 한 것인가? 알 수 없다. 일단은 지켜보는 수밖에. 아스텔과 연락이 닿나? 연락을 시도해볼까.
6호차를 넘어 7호차로 향해 남은 인원을 기다리는 중. 본인도 애들을 옮기는 것을 돕고 싶었지만 아이들 다루는 데엔 영 소질이 없어, 자신보다 더 잘할 인물들이 아이들을 데려오길 기다리고 있다. 맨 뒤에서 무언가 습격한다면 아이들이 있을 6호차 보다 뒤에 놓인 이 곳에서 피해를 최소화 시키려는 셈. 만약 7호차가 부숴지거나 끊긴다면 6호차 까지는 도약할수 있다. 이래놓고선 습격이 기차 앞부분에서 일어난다면 그곳까지 가는데에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만약이라는게 있지 않은가.
급하게 달려갔지만 4호실로 통하는 문은 굳게 막혀 있었다. 이성적인 사고를 할 정도로 심적인 여유가 없었던 그녀는 흥분하여 불길을 뿜어내려 했으나 이내 통로가 열리면서 가스가 사라지고 무사히, 두 다리로 버티고 선 동료들이 보였다. 기쁨이 올라오고 그에 울컥이는 심정이 뒤따라와 눈시울이 붉어져 당장이라도 살아남은 사람들을 껴안을 것 처럼 다가갔지만 시도하기 전에, 그 뒤로, 좀 떨어진 4호선과 3호선을 연결하는 통로가 열리면서 어린아이들이 우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
이들처럼 어렸었다 그때의 자신도.
말없이 다른 사람들과 합류하여 이동하며 제일 어린아이를 안아들어 등을 토닥인다. 저도 언제 배웠는지 모르지만 기억에 남아 저절로 읊조리게 되는 가사없는 선율을 나직하게 부르면서 정신없이, 누군가가 이끄는 대로 평소와는 다르게 앞 뒤의 어린아이들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6호선으로 움직였다.
일단 첫 진행을 하면서 여러모로 수정점이라던가 그런 것들을 파악했기에 유익했어요. 일단 제일 큰 문제. 정보 전달문제. 이 부분은 다시 말하지만 앞으로는 누군가가 조사를 하면 그 다음턴부터 바로 모두에게 자동으로 다 공유가 되었다는 식으로 처리할게요. 오늘 진도가 조금 늦었던 것은 아무래도 이 문제가 컸던 것 같기에. 다들 참고해주세요!
멜피와 마리, 그리고 제이슨이 아이들을 달래자 아이들은 울음을 그치거나 훌쩍거리는 수준으로 멈추며 6호차로 천천히 향했다. 6호칸으로 움직일 이들은 움직였을 것이고 7호칸의 유루, 그리고 5호칸의 이스마엘, 1호칸의 레레시아까지. 각자 마지막으로 점검을 하려고 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한가지 이상한 것은 이스마엘이 연락을 취하려고 해도 이상하게 연락이 가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통신 자체가 끊어진 것처럼 전화 기능은 물론이요 통신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관찰을 했을 마리는 파악했을지도 모른다. 순간적으로 3호차 벽에 커다란 붉은 안광이 번쩍이는 것을. 그것은 절댈 착각이 아니었다. 마치 붉은 눈빛처럼 번쩍이는 불빛이 벽에서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와 동시였다. 1호칸과 5호칸의 천장에서 촉수가 튀어나왔고 바닥에 쓰러져있는 가디언즈 병사들을 묶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끌어당겨 가디언즈 병사들을 벽에 밀착시켰고 열차 전체의 벽면에 스파크가 강하게 튀기 시작했다. 만약 1호칸의 레레시아와 5호칸의 이스마엘이 이 촉수를 피하지 못했다면 어쩌면 똑같이 묶여서 벽면으로 끌려갔을지도 모른다.
"꺄아아아아악!!"
열차의 움직임이 멈췄다. 칸이 하나하나 분리되고 있었다. 3호차가 가장 먼저 높게 떠올랐고 다른 칸들도 천천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마치 자석으로 끌어당기듯이 전기 스파크가 강하게 튀기 시작했다. 만약 빠져나간다면 지금이 기회였다. 지금은 모든 칸들이 다 떨어진 상태였으니까.
아무튼 3호차의 아래로 6호차와 5호차가 찰싹 달라붙었고 그 6호차와 5호차의 왼쪽과 오른쪽으로 1호차와 7호차가 달라붙었으며, 그 아래로 2호차와 4호차가 달라붙었다. 붉은 열차가 하나로 뭉쳐 거대한 거체가 되었다. 3호차는 머리, 6호차와 5호차는 몸통, 그리고 1호차와 7화차는 팔, 2호차와 4호차는 다리. 방금 전까지 열차였던 것은 거대한 거체가 되어 서 있었다.
절대 일반적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이었다. 아마도 거기에 작용하고 있는 것은 무언가의 세븐스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아마 에델바이스 멤버들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소리로 그 거체에게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고했네. 테러리스트 제군들. -실험체들을 구출한다고 정말로 수고가 많았어. 하지만 그 실험체를 모른척하고 넘겼으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을텐데. -아무튼 이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것은 무사히 실험체를 구한다고 여럿 모여있다는 거겠지? 겁없는 테러리스트들이 말이야. -그럼 이제부턴 이 아이를 상대해주실까? -시범용으로 만든 U.P.G의 신병기이긴 한데 아마 심심하진 않을거야. 아니. 어지간한 세븐스는 상대할 수 없지. -자. 블러디 레드.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테러리스트를 밟아버리렴. 케헬헬헬헬헬!
특이한 웃음소리를 가진 중성 남성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머리 부분으로 달라붙은 3호차 부분에서 붉은 안광이 떠올랐다. 1호초와 7호차. 두 팔 부분에선 스파크가 튀고 있었지만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무튼 확실한 것은 열차가 변형된 신병기는 멈출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U.P.G의 적을 섬멸하라] [U.P.G의 적을 섬멸하라] [U.P.G의 적을 섬멸하라]
그런 기계목소리가 거체에서 조용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상당히 괴상하면서도 살벌했다.
/내일 여러분들이 싸우게 될 사실상의 1번째 스테이지의 보스인 블러디 레드랍니다. 아까 전에 마리주였나요? 기차가 변신 로봇 되는 거 아니냐고 해서.. 시선을 회피한 제가 있었어요. 일단 다들 수고하셨어요!
어지간한 세븐스는 상대할 수 없지만 여러분들의 캐릭터는 어지간한 세븐스가 아니니까 상대할 수 있어요. 화이팅!
아무튼 하드 모드가 될 수도 있었던 것은 저 로봇이 발동하는 조건은 3호차의 문을 열기 전에 어쩔 수 없이 후퇴하는 느낌으로 비상탈출 버튼을 누르게 되거나 3호차의 문을 연다 두 개 중 하나인데... 당연하지만 3호차는 머리 파츠이고 그 안에 세븐스 아이들이 그대로 들어간채로 합체를 해버리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세븐스 아이들이 다 죽을수도 있는 그런 상태에서 싸우기 때문에..(흐릿) 그리고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당연히 그 아이들도 다 에너지 착취를 당하기 때문에 죽게 될테고..아무튼 그런 조건도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신나게 박살내버린 기관총은 원래 저 팔파츠에 붙어서 무장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레레시아의 여유는 꾸며낸 것이 아닌 진짜였다. 이 정도 압박감은 과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배가 찢기고, 비명이 넘치고, 그 속에서 무력하게 쓰러지던 그녀를 생각하면, 그 때를 생각하면 어떤 위기도 별 것 아니게 된다. 에델바이스에 들어와 여러 임무를 겪으며 그 심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서서히 해방시킬 때가 오고 있을 뿐.
무수한 사슬의 집합체로 가하는 공격은 사실 미완성이었다. 갓 무장을 완성시킨 마당에 기술까지 완벽할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더 위력을 가했고, 사슬의 중심에서 아스텔의 움직임을 보았다. 주변의 회오리를 끌어모아 한 점에 집약시켜 그것을 검으로 터뜨리는 것까지- 거기까지가 그녀가 눈을 뜨고 확인한 부분이었다. 사슬의 집합체는 거센 칼바람의 폭풍 앞에 그야말로 완벽히 무너졌고 사슬을 뚫은 칼바람은 레레시아까지 무자비하게 베었다.
"윽-"
크고 요란한 비명은 없었지만 이를 악 문 소리는 짧게 흘렀다.
칼바람이 지나간 후, 그녀는 기술을 썼던 자리에서 조금 떨어져서 널브러져 있었다. 무장이 있으니 부상은 크지 않았지만 충격파를 꽤 세게 맞은 듯 하다. 아스텔이 착지할 쯤엔 그녀도 꿈틀거리다가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머리를 베였는지 한쪽 눈 위에서부터 피가 흘러 머리카락의 일부를 붉게 적시고, 또 한 팔은 아예 못 드는 것처럼 늘어뜨렸다. 콜록, 콜록! 거칠게 기침 몇 번을 한 레레시아가 찡그린 표정의 아스텔을 보고 힘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역시 진짜는 못 당하는 거려나아. 음- 무승부니까 둘 다 없던가 둘 다 있던가 하면 될 거 같은데- 난 있는 쪽이 좋을까나아. 아스텔은-?"
서로에게 그런게 있어봤자 뭐에 쓰게 될지 모르지만. 이만큼 힘 뺐는데 아무 것도 없으면 재미 없지 않은가. 그러니 서로 하나씩 있는게 어떠냐고 묻는다. 싫음 말고-
"그렇게 쳐맞고 잘도 떠든다. 레레. 쟤 상대해주느라 고생했어. 아스텔." "니히."
그 사이 벽에 기대서 지켜보던 라라시아가 다가와 아스텔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으면 라라시아의 치유 세븐스가 발동하며 어깨 부상 정도는 금방 낫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약간이지만 기력도 회복시켜서 다른 활동을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주었겠지.
진짜, 가짜. 자신의 보검이 100% 출력을 내는 것이 아닌 이상 보검이 진짜냐, 가짜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어쨌건 구조는 비슷하고 결국엔 출력 정도의 차이였으니까. 그렇다면 그냥 단순히 운이었거나 상성이 좋았거나, 혹은 경험의 차이였다. 피부 속의 통증이 꽤 강렬하다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이내 표정을 찡그렸다. 실전이었으면 아마 자신도 무사하진 못했겠지. 혹은 팔 한 쪽을 못 쓸 각오를 해야만 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이 안에 퍼져있는 세븐스가 자신의 몸을 고쳐주는 것을 기다리며 그는 천천히 들고 있는 검을 털어낸 후에 그것으 칼집에 집어넣었다. 이어 보검 해방을 해체하고 보검을 다시 빛의 형태로 돌려놓았다.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어. 굳이 소원을 빌어야한다면 나중에 음료수라도 하나 사 줘. 그것으로 충분해."
제 0 특수부대원 중 하나의 실력도 보았고, 자신의 미흡한 부분도 확인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음료수 하나 얻어먹고 나중에 낚시나 유유자적하게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을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아스텔은 미소를 지었다. 이내 라라시아의 치료를 받으며 아스텔은 조금 더 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래서 너는? 그렇게 소원권을 가지고 싶다면 뭔가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는 거겠지. 뭘 원하지?"
자신과는 다르게 그녀는 뭔가를 원하는 것일까. 아니어도 별 상관없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아스텔은 레레시아를 바라봤다. 만약 없다고 한다면 아마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았을까. 몸을 실컷 움직였으니 이후는 조금은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할 생각이었다.
1.세븐스를 기반으로 한 거대 로봇 2.합체 로봇 3.세븐스를 쓰는 로봇 4.골렘 5.세븐스보다 강한 비세븐스 6.드래곤 7.변신 형태가 2개인 세븐스 8.세븐스가 2개인 세븐스 9.오토바이로 상대를 치는게 스페셜 스킬인 애 10.인간형으로 변신 가능한 AI 드론 11.기억을 구현했을 뿐인데 자유 회화가 가능한 죽은 자 12.다중 인격 13.천사와 악마
>>887 1.로벨리아의 경우는 아마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작전 도중에 벌어지면 상당히 당황할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자신이 미리 예상했거나 예측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면 조금 당황할 것 같고요. 아스텔의 경우는 아마 누군가가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 당황할 것 같고 에스티아는 연구 개발을 하는 도중 얼떨결에 성공을 했거나 한다면 그것 때문에 원인을 알 수 없어서 엄청 당황할 것 같아요.
2.로벨리아의 경우는 역시 에델바이스. 아스텔의 경우는 도베르만. 에스티아의 경우는 햄스터가 아닐까 싶어지네요. 그것도 호기심이 매우 강한 햄스터.
>>907 하지만 가챠 게임에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많은걸요! 그런 쪽을 노리고..(속닥속닥)
>>908 어서 오세요! 카넬주! 음. 일단 이렇게 와주셔서 반가워요! 음. 이후에 저녁 7시 30분에 스토리가 예정되어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 막 온 카넬주가 바로 끼이기에는 조금 힘들 것 같고.. 한번 가볍게 스토리가 흘러가는 그런 느낌을 보면서 진행 스타일이나 그런 것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일단은 지금 있는 멤버들로만 스레를 이끌어보도록 할게요. 시트를 더 열지는 일단 지켜보도록 하고... 시트 정리가 되는 이가 있으면 그만큼 다시 자리를 열 수도 있는거고!
1. 캐릭터들은 보통 어떤 상황에서 당황하는지! 평범하게 당황할 만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작전 중에 상황이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간다거나 하는 것 같은 경우. 하지만 비교적 일상적인 선에서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지는 경우엔 별로 당황 안 하는데 안 놀라서가 아니고 얘도 상식이 부족한 삶을 살았어서,,, 이상한 일이 생겨도 oO(요즘 유행인가?🤔) 이렇게 생각하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