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것이 문제지요. 편입생들에게 과연 어떤 방식으로 직장동료의 신뢰를 얻을 것인가. 그러기에는 경험의 기회가 부족하다면, 서로를 알가며 친구의 신뢰를... 아니. 10분만 더 이야기하면 빼도 박도 못할 뒷담화로 이어지겠군요.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끊겠습니다."
빈센트는 고개를 젓는다. 빈센트는 이런 대화를 원하지 않았다. 빈센트는 전쟁으로 치면 일선 병사에 가까웠다. 다만 들고 있는 것이 너무 강한데다가 동료 숫자가 적은 나머지 주목을 받을 뿐. 빈센트는 그냥 죽이라면 죽이고, 부수라면 부수고, 태우라면 태우는 그런 간단한 것이 좋았다. 차라리 트럼프 빌딩을 한번에 박살내라는 의뢰가 고양이 한 마리를 찾아달라는 것보다 마음에 들었고 훨씬 쉬웠다. 그렇기에 빈센트는 지휘관이네 뭐네 같은 그에게 있어 머리 아픈 일들을 자기보다 더 잘 해줄 이들에게 넘겼고, 그렇게 된 이상 빈센트는 뭐라고 말할 권리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건... 그렇겠군요. 상대가 대련 우승자나, 어쩌면 결승까지 올라간 이들을 들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겠지만, '특별반'이라는 위명 자체가 엄청난 중압감을 가질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글쎄... 특별반 하나 붙으니까 어떻게든 질시하고, 특별반에서 사고 나면 어떻게든 제 유리한 대로 해석하려던 이들이 물어뜯으려 할까. 그게 더 걱정이군요." // 17
"하하, 잘 생각했네. 사실 우리끼리 이런 얘기를 해봤자 하등 도움이 되지 않거든. 나도 누구 험담을 하고 싶었던건 아니고. 다만 지금 속이 복잡하다고 느꼈다면, 이후에 자네라도 최소한 다른 사람과 잘 지내보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있는거 아니겠나. 나로선 이런식으로 조금씩 한명 한명 친해져서 참견하다보면 되겠지 싶단거야."
길드의 운영에 대해서 중진도 없이 개인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불만이나 우려를 늘어놓는다고 바뀌는 것은 없다. 다만 눈 앞의 빈센트가 내 얘기에 공감하고 마음이 복잡해질 만큼 진지하게 여겼다면, 차후에는 그 복잡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좀 더 친하게 대해줄지도 모르는 노릇이지 않는가. 마치 나처럼 말이지. 물론, 사실 그가 그러지 않더라고 해도 책망받을 일은 아니다.
"없다곤 말할 수 없겠지. 애초에 그들 심정도 이해가 가는건 아니네. 명칭부터가 '특별반' 일 정도로 여기 아이들에게는 상당한 혜택과 특별대우가 있지 않겠나. 다들 성공하는 장래를 위해 필사적인 학생들인데, 툭 튀어나와서 활약하는 스타가 되는 우리를 마냥 곱게 보는 것도 어렵지."
성숙한 어른의 조직도 누군가 특별 대우를 받아 단숨에 승진하거나 성장하면 질투하기 마련인데, 아이들이라고 오죽할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 점에선 이번이 기회에 가까운걸세. 왜냐면 어쨌건 우리는 이 대운동회에서 같은 '미리내고'지 않나. 퀴즈대회도 대련대회도, 우리들이 활약하는 것으로 미리내고의 입지가 올라간다면 결국 그들에게도 이로운 일이니까. 자연스럽게 시선이 좋아지게 될 것이야. 적어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혜택을 받아먹는 놈들' 에서 '혜택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기는 한 녀석들' 수준으로만 올라가도 상당히 나아지겠지."
"그렇게 보니 이해가 되기는 되는군요. 어쩌면 특별반이라서 당연히 누리고 있지만 일반반은 절대 누리지도 못할 것을 누리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빈센트가 그들을 위해 특별반에서 나가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빈센트가 그들을 전부 특별반으로 들여보낼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옳은 소리를 하건 아니면 알지도 못하면서 뱉는 오해건, 그들이 특별반을 비난할 권리 정도는 있을지도.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순간 손을 저어 비를 그친다. 비가 그치면, 빗물에 조금씩 가려서 흐릿하게 비치던 햇빛이 분명해졌다.
저는 성장 가이드가 필요하다기보다는...뭔가 뭔가... 초기엔 하고 싶은 거 많았는데 지금도 하고 싶은 거 많기야 하지만, 뭔가 제 입장에서는 뭘 좀 해보려고 하면 현생이 발목을 잡거나 시나리오 메인이벤트가 와버린다는 느낌입니다.... 아. 3턴 주어졌을 때 수련이라도 해볼걸 그랬나...이거 왜 안했지?했었는데 행동 뭐부터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그대로 잊어버렸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