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우리만 보더라도 누구 아이템에는 마도 사용 시 망념 증가량 감소같은 옵션도 있고 누구는 영성이나 여러 조건들 통해서 증가하는 망념량이 감소할 수도 있다. 즉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망념량은 여러 조건따라 유동적이다. 거기에 마도 역분해가 기본적으로 상대가 사용한 망념량의 1.5배(F 기준)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그게 내가 구성한 마도가 아닌 '타인'의 마도에 간섭하는 것이기 때문이고 그래서 추가적인 망념의 소모가 필요한 거임.
결국 의념 각성자는 의념을 운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순간부터 필연적으로 망념이 쌓이고, 마도 사용자는 거기에 더해 공격이나 방어, 보조적인 곳에 있어서 추가적으로 망념이 더 증가하게 됨. 단순히 망념 N을 소모해서 마도를 사용합니다. 라고 하지 않아도 마도를 사용하면 자신이 구성한 마도의 정도에 따라 알아서 망념은 증가하게 되고, 망념을 추가하는 것은 여기서 위력을 증가시키거나 구성한 마도가 성공률이 낮다면 그런 성공을 보조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
오... 참고가 되었습니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캡틴. 이때까지 저는 투입한 망념량에 따라서 마도의 스케일을 결정하는 그런 느낌인줄 알았거든요. (무조건 추가 소모를 해야하지만,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느낌) 그래서 마도가 망념 가성비는 안좋지만 유틸성으로 먹고 사는구나! 싶었는데... 아예 추가 투입 없이 사용 할 수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이게 기본적으로 너희들은 매 턴마다 12~16정도의 망념이 증가함. 즉 이런 점을 들면 너희는 10턴간 전투한다 치면 최소 120에서 최대 160의 망념이 증가해야 할 테고, 이러면 망념을 통한 강화니 뭐니 하는 요소들은 그냥 불가능해지니까. 그냥 캡틴 나름의 보정으로 전투 완료까지 서포터의 망념 증가 확인 또는 망념이 아슬아슬한 상황이 아닌 이상 캡틴은 망념이 증가하고 있다는 묘사를 특별히 하지 않음. 이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뛰어난 보정이고. 다만 그 '기본값'을 확실하게 하는 순간 이런 보정들은 아무 소용이 없어짐. 매 턴 망념을 증가시키고, 마도는 추가적인 기본값을 적용하기 시작하는 순간 쓰기 힘든 무언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니 말야.
"지휘관이란 생각보다 엿같은 보직일세, 빈센트. 무슨 왕같은 권력을 쥐고 있는게 아니라, 자네 말대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총대를 메는 불쌍한 인종에 가까워. 특히나 자신의 판단으로 다른 누군가가 대신 뒤지기 딱 좋단 말이네. 그래서 지휘관은 성질이 더러운 놈들이 맡아야 돼. 착한 녀석이 그러다보면 맛이 가버리거든."
맥주캔을 비운 상대에 맞춰 나도 한캔 다 마시곤, 의자에 늘어져 천장을 바라본다.
"잘 아는군. 신뢰 받지 못한 상황에서 강행했다가 실패하면, 대가는 크겠지. 다시 신뢰 받긴 무척 어려울걸. 사람은 기대받긴 어려워도, 실망받긴 쉬운 법이거든. 자네 같으면 그런 사람을 쉽게 믿겠나?"
신뢰하는 사람이 억지를 부려 강행한 실수는,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면 아직 괜찮다. 그러나 애초에 감정적으로 그리 가깝지 않은 인물이 그렇다면? 그 다음에 믿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어쩌면 그의 말대로 '다음' 따윈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진작에 친분을 다져두고 본인의 입지를 관리하라고 참견했던 것이다마는.
"아~...."
놀라는 반응에 취해서 너무 많이 말했나 싶으면서도, 뭐. 별로 숨기거나 부정하고 싶은 내용도 아니니까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대꾸한다.
빈센트는 그렇게 말한다. 빈센트는 누군가 죽는 것을 보는 게 정말로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자신의 적이나 그랬지, 자신의 실수로 다치거나 죽으면 자신을 귀신이 되어서 평생 저주할 기세로 바라보는 부하들을 죽이는 것이 재미있지는 않았다ㅡ 그건 끔찍한 일이었다.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고개를 젓는다. 빈센트는 하는 일, 시키는 일이나 잘 하는 사람이었고, 거기에 더해 시키지도 않은 고문 정도나 하는 이였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신뢰받지 못하는 이에게는 이게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현준혁 씨를 신뢰하고 있습니다. 영월 작전 때는 유서도 준비해 놨었지만, 현준혁 씨가 주변을 잘 설득해서 지원을 대량으로 받아온 덕분에 살아서 나갈 수 있었으니까요. 능력의 정의와 범위에 따라 이견이 있겠지만, 어쨌든 있는 걸 이용해서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도 능력이니까요. 그리고... 당장 한 번의 실수로 사람이 죽을 수 있는 실전보다는, 아무리 일이 심각하게 꼬여도 죽을 일은 없는 여기서 실컷 실패하고 전훈을 배우는 게 나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라고 훈련이 있는 것이고요. 물론..."
빈센트는 캔맥주를 한 손으로 접어서 구겨버리고, 바깥을 바라본다. 비가 더 거세게 휘몰아쳤다.
"그것도 정도가 있을 것이고, 너무 심하게 실패한다면... 아마 저라도 더 이상 신뢰하기는 어려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