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열리고 푸르른 바다에 몸을 누인다 있을 리 없는 생명을 바라보며 서서히, 서서히 가라앉는다 찰나의 평온은 그 어떤 시간보다 달콤하니
이것은 신비하고 기이한 꿈에 떨어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붉은 바다를 위해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B6%89%EC%9D%80%20%EB%B0%94%EB%8B%A4%EB%A5%BC%20%EC%9C%84%ED%95%B4 무림비사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네에... 처음이라서 잘 몰랐거든요. 그, 이런 곳도 처음이지만 저렇게 당한 것도 처음이라.“
중학생한테 호객 행위라니 제정신이냐고! 아, 물론 정확하게 어떤 시대인진 몰라도 이 시대에 중학교가 없는 건 확실하겠지만 아무튼 애한테 그런 일 하지 말라고! ...아니... 이 시대에 내 나이 정도면 어른 취급이던가? 으으음... 뭔가 복잡한 기분인데.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표정관리를 또 깜빡해버렸다. 최종적으로는 복잡한 심정을 얼굴에 그대로 내놓은 채 고개를 살짝 숙였다.
"!! 그... 그래 보이네요. 너무 크니까...“
어, 말했다. 옆에 저거 말했어! 잘못들은 건 아니겠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새까만 쪽과 정반대로 새하얀 쪽을 번갈아서 봤다. 저번에 탔던 용은 직접 말하는 걸 듣거나 보진 못했는데, 이번엔 말을 하네? ...저 새까맣고 커다란 쪽도 '영물'인건가? 나한테도 들리게 말할 수 있는 걸 보면 이쪽이 더 대단한 쪽인가? 그때 도와줬던 아저씨도 그렇고, 이 시대? 이 나라에서는 저렇게 영물 하나씩 데리고 다니는 게 당연한 건가... 어, 이거 내가 하던 게임이랑 비슷한 느낌인데. 몬스터볼 같은 것도 있을까.
"......그게... 믿으실진 모르겠는데 그, 자다가 깼더니 하늘에서 떨어지는 중이었고, 어― 어떻게든 내려와보니까 여기더라고요. 근데 어쩌다 이쪽으로 떨어졌는지, 왜 떨어지게 된 건지는 저도 잘 몰라요. 그래도 어떤 분이 도와주셔서― 어... 네...“
어쩐 일로 여기까지?라고 묻는 것 같은 말에 술술 대답하다가 맨 처음에 도와줬던 아저씨 얘기를 꺼내고 나서야 아차 싶어서 굳은 표정으로 말을 뚝 끊었다. 아저씨가 남자는 물론이고 여자랑 어린애랑 노인을 조심하라고 했었는데. ...뭐지? 남녀노소 다 조심해야하잖아?? 결국 전부 경계를... 하지만 이 사람은 도와줬고... 뭐 괜찮겠지. 대충 결론을 내리자 자연스레 표정도 다시 풀어진다. 뭐어.. 괜찮겠지.
"...아무튼 주변 구경하려고 왔다가 이렇게 됐네요. 하하..."
/무림몬스터 블랙&화이트(?????) 앗앗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너무 늦어지지 않게 힘내는 것입니다.. :3 저는 아마 요걸 올리고 기절할 것 같으니 재하주도 너무 무리마시고 편할 때 답레 주세요~
천천히 열리며 드러나는 아이의 눈동자. 새빨갛다. 그 이상의 표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선명한 붉은 색. 야견은 직감적으로 이 아이가 소위 자연을 벗삼아 좌정하는 선계의 부류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선명한 아이의 동공은 자연의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눈이 아닌 다른 곳을 살펴보면 혈색이 없는 피부는 새하얘 마치 전신의 혈기가 눈으로 모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더욱이 복색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옷감을 세련되게 이어 만든 것이었다.
“....제삼신도교시(第三新道敎市)? 들은 적이 없는 곳인데.”
아이의 목소리는 마치 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아무런 감정도 고저차도 없었다. 기묘할 정도의 위화감과 이물감.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묘한 기색. 난처하고 생소한 일에 얽히는 것은 질색이건만, 야견은 왜인지 그 인간미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에 답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곳은 송(宋). 그리고 나는...일단은 스님이라 해둘까. 야견이라 부르시지.”
입적은 안 했으니 엄밀히 중은 아니었지만 풀어 설명하기도 번거로운 일이다. 말을 마치고 야견은 손을 까딱하며 아이를 가리킨다. 그대의 차례라는 뜻이겠지.
>>566 야견의 말을 잠자코 듣고있던 아유미는 불현듯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치마주머니를 뒤적거리려 하였습니다만, 그녀는 아무것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가지고 온 것도 들고 온 것도 없이 몸만 떨어진 상태인 것을 깨달있는지, 아유미는 잠자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려 하였습니다.
"... 위급용품 미소지, 매뉴얼 이행 불가... "
무슨 소리인지 영문을 모르겠는 말을 중얼거리던 그녀는, "명령을 기다려야 해. " 라고 중얼이더니, 잠시 후 돌연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리 말을 꺼내려 들었습니다.
"들은 적이 없는 곳일 거야... 한참 뒤의 미래에 만들어지는 곳이니까. " "여기서 멀리, 저 멀리... 바다 건너 한참 지나야 있는, 붉은 바다 사이에 있는. 만들어진 도시. "
아유미는 그리 말하며 천천히 무릎을 털고 일어나고는, 지긋이 야견이 있는 쪽을 바라보며 답하였습니다.
"ー나는 아유미, 타치바나 아유미. " "네르프 일본 본부 소속인, 에반게리온 백업 파일럿. 이것이 나의 신분. "
네르프고 백업 파일럿이고, 눈앞에 있는 강호의 사람이 그녀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그녀는 한참 뒤의 미래에 있는 사람이고, 눈앞의 스님은 전혀 다른 세계의 무인이기에. 하지만 아랑곳 않겠다는듯 타치바나 아유미는 서서히 야견과의 거리를 좁히며 다가서려 하고는, 나직이 설명을 이어가려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첫 번째 아이' 라 부르곤 했어. 학교의 아이들은 나를 대개 성씨인 타치바나로 불렀고, 파일럿 아이들은 이름인 아유미, 라 부르곤 했어. " "… 스님은, 나를 어떻게 부르고 싶어? "
야견은 어린아이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다, 이후에 이어지는 영문 모를 소리를 잠자코 듣고 있는다.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는 이야기의 절반 이상은 머나먼 과거에 사는 야견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다. 둘 사이의 위치는 멀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누적된 시대와 세계의 벽은 쉬이 극복할 수 없을 만큼 높디 높았으니까. 그러나 야견은 그러한 것들을 굳이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서로의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이야기를 포기할 이유는 되지 못하니까.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굴리기 위해 인상을 쓰며, 하늘에서 떨어진 이방인의 이야기를 이해해보려 한다.
그러자 몇몇 거슬리는 단어들이 귀에 들어온다. ‘위급용품’, ‘명령을 기다려’. 살짝 심기가 불편했는지 눈썹이 꿈틀거린다. 다만 그 뒤에 이어지는 단어들에게서는 뭔가 호기심이 동했는지 눈이 빛난다. ‘한참 뒤의 미래’?, ‘붉은 바다’? 무언가 호기심이 들었는지 고개가 좌우로 돌아간다. 이후 스스로의 이름을 ‘타치바나 아유미’라 소개하는 것을 듣고 나서야 무언가 실마리를 잡았다는 듯이 입을 여는 야견.
“....너, 바다 너머 사람인가!? 소문으로 멀리 해가 뜨는 바다 너머에도 큰 섬나라가 있다 들었는데 거기서 쓰는 이름이 너와 비슷하다 들었지. 그곳의 바다가 붉은 지는 몰랐는데!”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파도나 태풍에 휩쓸려 날아온 어민은 아닌 듯 했다. 이어지는 내로부, 애반개리온, 파이로토 등의 말이 어렵기는 했으나 외국어는 항상 이렇지 않던가. 학교에 다닌다 말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상류층의 높은 분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이 무기질적인 분위기도 설명이 되는...아니, 되지 않는다. 지금도 솔직히 꽤 험악한 인상인 자신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오는 이 아이의 기묘한 분위기는 국가나 문화의 차이로 설명이 되지 않았다.
“....타인이 부르는 호칭 이전에...넌 스스로 뭐라 부르고 싶지? 그리고 하나 더. 좀 전에 말했던 ‘위급용품’이라는 건 뭐냐?
야견은 스스로를 어떻게 불렸는지의 사례를 드는 아유미의 질문에 야견은 왜인지 조금 퉁명스런 태도로 그렇게 대답하며, 또 다른 질문까지 던진다. 갑작스래 머나먼 땅에 떨어진 꼬마가, 마치 사전에 훈련이라도 받은 듯이 즉각 행동 한 것이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572 “그래. 이곳을 기준으로 하자면 저 바다 건너. “ “… 이곳의 섬나라에서 오지는 않았지만. “
야견의 말에 타치바나 아유미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만, 마냥 야견의 말에 긍정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당연하였습니다. 그녀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세계의 바다 건너 섬나라는 푸른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었으니까요. 생명이 살고 있는 바다. 살아 숨쉬는 바다를 말입니다.
“ー비상시에 경우를 대비해서, 본부에서 준 호신용품이 있었어. 만일에 위급 상황이 있을 경우에는 스스로의 힘만으로 제 몸을 지켜야 하니까. 에바에 탑승하기 전까지 필사적으로… “
“여기까지 가져오지는 못한 모양이니 별 의미는 없지만. “ 이라 덧붙이면서 무언가를 잡듯 허공에 손질하며 잠시 얕게 숨을 고르던 그녀는, 야견의 물음에 잠시 그를 빤히 올려다보다가, 곧 천천히 답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르겠어. 나는… [ 아유미 ] . 그 이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해. 그게 지금의 내게 붙여진 이름이니까. “
이제 막 전혀 다른 세계에 던져졌음에도 아이의 눈에는 어떠한 당황스러운 기색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단 하나 보이는 게 있다면 그것은 의구심, 야견에 대한 의문일 것입니다.
“스님은, 생각보다 나를 궁금해 하는구나. 어른들은 특별히 나를 궁금해하지 않던데… “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며 말끝을 흐리곤 잠시 침묵하다, 무언가 생각난 것이 있다는 듯 다시 고개를 들고 물으려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