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떠름한 얼굴로 대꾸하지만 크게 당황하진 않았다. 진짜 음흉하다고 생각했으면 싸늘하게 경멸을 했지 저렇게 요란을 떨진 않았을테니까. 애초에 여태 쌓아온 신뢰도가 있지 않은가. 나는 나를 믿었다....물론 한창의 아이들끼리 둘이서 여행을 간다는 것은 두근거림을 동반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 정돈 음습함이 아니라 풋풋함의 범주에 드리라 믿는다.
"뭐....특별하게 생각한건 아직 없는데. 긴장을 풀고 눈치도 안봐도 되는 곳에서 나른하게 쉰다던가."
강대한 충격파가 터져나와 두 사람이 서 있던 배의 갑판을 뒤집어냅니다. 손이 부들거리지만 여전히 태식은 힘으로, 더 힘으로, 더 더 더 힘으로, 밀어붙입니다! 하지만 상대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두 자루의 검을 교차시켜 막아낸 공격으로부터 천천히 두 자루의 검이 내뿜는 형상화된 의념에 의해 두 공격이 겨루어집니다!!
그 공격의 결과는......
[ 경기 종료오오오오오오!!!!!!!!!!!!!!!!!!!!!!!!! ]
사회자의 힘찬 포효 소리가 들려옵니다.
[ 승자느으으으은!!!!!!!!!!!!!! ]
어디선가 함성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착각이 느껴집니다. 다만...
[ 화동!!!!!!!!!!!!! 이주이이이일!!!!!!!!!!!!!! ]
이 함성의 주인이 태식은 아니라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태식은 부러진 미리내고의 대검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립니다. 어느새 필드는 커다란 돔의 형태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승자에게는 영광을, 패자에게는 내일의 열정을.. 패배하였지만, 분명 당신 역시 배운 게 있을 것입니다.
그로부터 성장하십시오. 내일의 당신은 더욱 달라질 것입니다.
캐릭터 '김태식'의 레벨이 30으로 증가합니다. 분배 가능한 스테이터스 포인트를 40% 획득하였습니다. 명성이 4 증가합니다.
situplay>1596571072>5 춥다. 의념을 각성한 이후로 느끼기 힘들었던 겨울의 추위같은 것. 그것도 악의로 가득 찬 추위는 쉽게 버티기 힘든 것입니다. 강회된 건강과 빛의 도움으로 차갑던 몸이 데워지지만 그걸 허락할 상대가 아닙니다. 동상이 치료되었습니다!
어지럽게 변화하기 시작하는 땅의 움직임에 알렌의 걸음걸이는 어지러워져 갑니다.
" 쉽지 않을거얼? "
그녀는 나긋한 목소리로 알렌을 걱정하듯 말하면서 씩 웃습니다. 그 순간, 울렁거리던 땅이 갑작스럽게 치솟습니다. 두 개의 손바닥으로 나뉘어진 것이 하나는 앞으로, 하나는 뒤로 세차게 치닫습니다.
요정걸음
쾅!!!!
겨우 흙벽을 뚫어내긴 했지만, 박살내는 과정에서 몸에 박힌 돌조각들이 알렌의 피부를 긁어냅니다. 상태이상 출혈(E)에 빠집니다! 매 턴, 일정한 피해를 받습니다. 요정걸음을 통해 한 번에 닿고 싶었지만, 상대는 이미 한 번 요정걸음을 본 바 있습니다. 그걸 통해 생각한 것인 듯, 그녀는 직선으로 알렌이 다가올 방법을 막아내었습니다. 생각해야만 합니다! 이 이상 피해가 누적된다면 알렌은 패배할겁니다!
situplay>1596571072>8 조건은 간단합니다. 암살자가 바라던 것, 자신이 원하는 환경에서 적을 노린다. 아래에서는 불길, 주위로는 그 과정에서 천천히 죄여오는 연기들. 그로 인해 방해받을 시각과 후각. 상대의 조건을 방해하기는 했지만, 라임에게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조건이었습니다. 상대에게 끌려가기만 하고, 끄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했으니까요. 그끄 라임의 눈에 하나의 풍경이 들어옵니다. 뻥 뚫린 구멍으로부터 보이는 커다란 회사 바깥의 풍경.
콰직.
그 시야가 닿는 것과 거의 동시에. 한 발의 화살이 바닥에 박힙니다. 위로 밧줄을 묶어낸 채 라임은 웃습니다. 그렇죠. 암살자와 궁수의 공통점이 하나 있지 않습니까.
자신이 원하는 환경과, 거리를 두고 싸우고 싶어한다는 것 말이죠. 라임은 그대로 바깥을 향해 몸을 내던집니다. 순식간에 라임을 묶은 채로 늘어나며 팽팽해진 로프를 타고 건물 아래로 내려가면서, 연기가 보이지 않는 창을 발로 차냅니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그럴싸하게 울리고, 몸을 굴려 반동을 최소화한 라임은 옷에 묻은 유리조각을 털어내며 활을 꽉 쥡니다. 상대가 생각한 필드에 대한 활용이 어떨지는 몰라도, 당장 그 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별로 쉽진 않을 겁니다. 상대에게 유리하고 내가 불리한 환경이라면, 그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도 방법이니까요!
오 헐 세상에... 역시 캡틴은 생각하는 수준 자체가 나보다 고차원인 느낌 아니 내가 너무 단순한 걸지도 모르지만 창문이 있는지 없는지 몰랐다고 해도 나는 건물 밖으로 나가면 대련장 이탈로 실격처리 이런걸 생각하기도 했고 만약 나가더라도 화살로 뚫은 구멍으로 그냥 슝 떨어져 내리려고 했는데 로프 딱 박아서 창문 깨고 나가서 다시 하층 창문으로 들어오면 대련장 이탈도 아니고 엄청 빠르고 안전하게 층을 내려와버렸다! 이게 활용이구나(감탄)
아직 고민 막 시작한 단계의 플랜인데도 엄격하다. 여기서 '그게 다 인데' 라고 말했다간 등짝을 맞던지 한심하단 표정으로 낙찰 되던지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솔직함을 미덕으로 삼는 나라지만 그런건 그냥 정직이 아니라 눈치가 없는 바보다. 찰나의 시간동안 열심히 머리를 굴린다. 그녀랑 여행을 가면 하고싶은거...뭐, 잘 고민해보면 그야 이것저것 더 있지.
"이것저것 있지. 같이 요리를 해보는 것도 재밌을테고. 네 요리를 먹어보고 싶기도 하네. 그러다가, 뭐...밤하늘이라도 보면서 떠들다가 함께 잔다던가..."
뒷부분은 직접 말하려니 어쩐지 영 부끄럽다. 애초에 일박으로 정해둔 이유는 지난번 그 경험이 무척 즐거웠기 때문에, 남들에게 더더욱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그녀와 놀고 싶다는 속내가 없진 않았다. 이 부분을 음흉하다고 얘기한다면 사실 그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