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75085> [HL/연애/플러팅] 화살표의 행방 - 1st stage :: 1001

◆tX2A8VkI1s

2022-07-26 21:56:41 - 2022-07-31 18:36:01

0 ◆tX2A8VkI1s (GSa.J4BgDI)

2022-07-26 (FIRE!) 21:56:41

#이 스레는 연애 프로그램 '환승연애'에서 모티브를 딴 스레입니다.

#진행이 있는 가벼운 미니게임형 이벤트나 미션 전달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하게 됩니다.

#미련이 남아있는 상태의 전 연인과 연애프로그램에 서로 합의하에 참여하였고 거기서 다시 옛 연인과 재결합을 할지, 아니면 새로운 사랑을 찾을지는 여러분들의 자유입니다. 허나 그 결과가 항상 좋을 순 없으며 당신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해줄 수 없습니다.

#전 연인 선관은 어디까지나 선관일 뿐입니다. 그것을 핑계삼아 편파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시트에 견제나 이간지들이 다 가능하다고 되어있는 캐릭터에 한해서는 그 캐릭터에 대한 견제나 이간질을 시도해도 상관없으나 불가하다고 되어있는 경우는 절대로 하시면 안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캐입이며 오너입으로 오너 견제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매주 금요일에서 토요일에 자신이 마음에 드는 캐릭터에게 '캐입'으로 비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그 비밀 메시지는 그대로 캐릭터에게 전달됩니다. 어디까지나 비밀이기에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도록 합시다.

#간접적인 호감 전달이나 플러팅 등은 허용이 되나 직접적으로 좋아한다는 고백 등은 특정 기간이 되기 전엔 불가합니다.

#이 스레는 두 달 단기입니다. 또한 프로그램 특성상 주기적으로 계속 시트를 받을 순 없기 때문에 중간에 무통잠을 해버리면 상당히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캐릭터끼리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만들어도 오너들끼린 사이좋게 지내도록 합시다.

#다시 말하지만 라이벌은 어디까지나 캐릭터지. 오너들끼리 견제하거나 편파를 하거나 하지 말도록 합시다.

#여러분들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으며, 그것으로 인해 불평을 한다고 한들 아무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그 외의 문의사항이 있거나 한 분들은 얼마든지 물어봐주시고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수위가 너무 높아지지 않게 조심합시다. 성행위, 혹은 그에 준하는 묘사나 시도 기타 등등은 절대 불가합니다.


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574067/recent

비밀 메시지함 - https://bit.ly/3Bj9GPA

33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01:21:37

아. 추신. 은석이의 전 연인 선관은 얼마든지 구하고 있으니 시트를 내주신 분, 혹은 시트를 쓰시는 분, 시트를 준비하시는 분. 얼마든지 필요하면 얘기해주세요

이젠 진짜 들어간다! 뿅!

34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07:10:17

아침 갱신이야. 다들 좋은 하루 보내자.

35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08:13:24

좋은 아침!! 시트 전격 받는 중이에요!

물론 이 레스를 쓰고 외출해야 할 곳이 있어서 또 나가겠지만요

36 아린주 (g/UcboxX3g)

2022-07-27 (水) 12:59:31

야호~ 통과되어서 본스레 안착한다구~
다들 잘 부탁해

37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14:27:41

안녕하세요 아린주!

일단 본스레가 있으니 시트 스레에서의 답은 이쪽에서 할게요. 일단은 본스레가 있는데 저기서 계속 얘기를 하면 조금 복잡할 것 같으니까요. 우선 제 생각도 아린주의 생각과 비슷해요. 아마 아린이와는 성격 면에서 아주 살짝 트러블이 있을 것 같거든요. 아마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조금 답답한 면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은석이의 경우는 아린이가 직설적이니까 왜 속을 감춰야 할 때는 감추지 못할까라고 생각할 것 같고 반대로 아린이 쪽에서는 은석이가 속내를 숨기는 것 때문에 왜 말을 바로 하지 않는거지? 식으로 생각할 것도 같고 이런 방식은 트러블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워커홀리적 면에 있어서도 두 사람이 결국 바쁘거나 자기 일을 우선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자기 일에 몰두하게 될 것 같고 여기서는 아무래도 은석이가 아린이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줬을 가능성도 크지 않을까 싶어요. 이를테면 나보다 일이 중요해? 라는 물음이 나오게 되면 은석이의 경우는 달래주기보다는 지금 이렇게 일을 해둬야 나중에 우리가 또 같이 있을 시간을 만들 수 있지 않겠냐라는 식으로 이게 이득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할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렇기에 성격 차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어서 아마 서로 헤어지는 쪽으로 가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네요. 아린주의 의견에 살짝 살을 붙여봤는데 괜찮다면 이걸로 어떨까 해요.

추가적으로 이 프로그램의 참여는 아마 은석이의 입장에선 자신의 마음을 좀 더 확실하게 하고 싶다는 것에 가까울 것 같아요. 자신은 마음 속에서 아린이와의 이별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아니면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시 합쳐지고 싶은 것인지. 어쩌면 이것도 상당히 계산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은석이가 정말로 많이 미안하다는 말밖에는....;ㅁ;

38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15:27:08

좋은 오후. 아린주 환영하구 잘 부탁해 :)

39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15:35:23

영월주도 안녕하세요 좋은 오후에요!

40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16:33:18

은석주도야 :> 느긋하게나마 시트가 들어오는걸 보니까 이대로면 시작 가능하겠어.

41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16:34:32

음. 이대로 남자 시트 하나만 더 들어오면 될 것 같네요. 일단 천천히라도 들어오는 것 같고 본격적으로 일상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아마 관전하다가도 관심이 생겨서 오는 이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은 사람이 적어보여서 분위기를 살피는 중인 분들도 있을 것 같구 말이에요

42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16:54:16

분위기라 하니까 든 생각인데 요즘 살짝 비수기인 듯 해. 현생 쪽이 휴가철이라 그럴까나.

43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16:58:48

현생을 살아가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걸지도요.
저도 이번주나 조금 여유롭고 이렇게 올 수 있는 거지. 다음주부터는 저녁 시간에만 올 수 있고.. 약속도 이것저것 잡히기도 하고.
영월주나 다른 분들도 비슷하지 않나요?

44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17:08:27

비슷...한가? 난 워낙 들쑥날쑥한 현생이라. 딱 어떻다고는 못 하겠네. 그래도 주로 저녁-밤에 어장에 올 테니까 비슷하다면 비슷할지도.

45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17:09:36

그러시구나. 사람마다 사정은 다 다른 법이니까요!
암튼 보편적으로는 그런 느낌이니까 상판도 좀 조용해지고 그런 거 아닐까 싶어요
이러다가 또 활발할땐 엄청 활발하더라고요! 주기가 있는 것 같던데.

46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17:21:06

각자 현생은 다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달리고 비슷하게 지치거나 해서 주기가 생긴걸지도. 보통 연초나 방학휴가 시즌에 불타고 다시 현생 시작할쯤 조용해지고 그런데 요즘은 어느쪽이려나-

47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17:22:51

분석은 상판 관계자들이 알아서 하겠죠? 아마!

음. 아무튼 잡담만 하긴 뭐하니 이후 오시는 분들도 다 포함해서 스레 질문이나 은석이에 대한 질문이나 다 받아볼게요! 없으면 없는대로 상관없구!

48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18:28:35

밥 먹을 시간이 다가오네요
다들 저녁 맛있게 먹어요!

49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19:08:11

밥 다 먹고 갱신!

50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0:00:27

슬슬 퇴근할 분들은 퇴근하겠네요!
하루 다들 수고했어요!

51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20:03:46

갱신할게. 나도 슬슬 저녁 먹어야겠다.

52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0:05:52

어서 와요 영월주!
식사는 맛있게 하세요!!

53 아린주 (g/UcboxX3g)

2022-07-27 (水) 20:14:21

갱신~

>>37 좋아 무난하게 성격차이 + 일이 바쁨 콤보로 헤어진 걸로 하면 되겠다. 내 생각에는 한 일년 정도 사귀었다가 한 3개월 전 쯤에 헤어졌고(내 생각에는 아마 아린이가 헤어지자고 했을 것 같아) 그 후에 연락이 없이 지냈다가 아린이가 은석이 리모델링 하는 기간인 걸 알고 있어서 뜬금없이 연락해서 참여 신청할래? 하고 물어봤을 것 같은데 어때? 은석주가 원한다면 기간을 조정할수도 있고~ ㅋㅋㅋㅋㅋㅋ 은석주가 미안할 게 어디있어ㅋㅋㅋ 아린이는 아마 은석이 얼굴을 한번 더 보고싶다는 느낌으로 제안했을 것 같네. 다시 사귀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미련 같은 거지.

54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0:24:17

>>53 어서 와요 아린주!

음. 아마 은석이 쪽에서도 그 프로그램을 알게 되면 어느 정도 고민을 하고 있었을 것 같기 때문에 아린이에게서 그렇게 이야기가 나오면 받아들였을 것 같아요. 위에서도 썼다시피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하고 싶은 그런 계산적인 마음도 있고 아린이에 대한 미련도 분명히 있을테니까요.
그렇게 아린이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함께 참가 신청을 하고 이제 그 이후는 일상이나 그런 곳에서 보면 알게 되겠죠! 그게 이 스레 메인 컨텐츠이기도 하고. 다시 합쳐질지 아니면 다른 이성에게 끌려서 그쪽으로 가게 될지. 혹은 그냥 솔로로 지낼지!

55 아린주 (g/UcboxX3g)

2022-07-27 (水) 20:34:04

>>54 좋아~ 그렇게 하면 되겠다. 같이 짜줘서 고마웠어~

하루기 빨라. 벌써 저녁이네~

56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0:36:27

>>55 마찬가지로 조율한다고 수고했어요!

그러게요. 벌써 수요일 밤이기도 하고 순식간에 주말이 오게 되겠네요.

57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0:42:05

계속 조용히 있기도 애매하니 첫 일상이라도 구해야겠어요.
혹여나 돌리고픈 분 계시면 얼마든지 얘기해주세요

58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20:57:22

은석주 아린주 조율 수고했어. 저녁 먹고 갱신할게.

59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1:04:07

다시 어서 와요 영월주!

60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21:15:35

은석주도 좋은 밤이야. 일상 아직 구하는 중일까? 텀이 좀 길겠지만 괜찮다면?

61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1:16:33

일상이야 구하고 있지요!
아직 첫 일상이 안 돌아갔으니 천천히라도 첫 일상을 돌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적당히 산책하다가 만난 것으로 하고 선레는 다이스로 할까요? 아니면 원하는 상황이 있으면 얘기해줘도 괜찮아요.

62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21:25:18

일상이 돌아가고 있는 걸 보면 흥미도 더 생길 수 있으니. 산책 중 마주친 상황 괜찮네. 선레는 내가 간단히 써볼게. 캐 몰입도 해볼겸.

63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1:29:18

알겠어요! 그럼 느긋하게 기다릴게요!

64 아린주 (g/UcboxX3g)

2022-07-27 (水) 21:44:26

일상 돌아가는구나...!(흥미진진)(팝콘)

65 강청주 (dtPjNWt41g)

2022-07-27 (水) 21:45:58

이 시간인데 밖에서 갱신하는 거 실화인가... 생존신고 겸 갱신이야. 생존신고라기엔 간당간당하지만. 오, 집에 들어가면 읽을거리가 조금 있겠네.

66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1:54:42

>>64 (콜라 내밀기)

>>65 어서 오세요 강청주!
아직 집이 아니로군요. 조심해서 들어오세요!

67 설영월 (atshqsde4Y)

2022-07-27 (水) 22:09:57

프로그램에 신청을 넣고, 수속을 밟고, 짐을 꾸리던 때에만 해도, 사실 다 꿈이 아닐까 싶었다. 제 안의 미련이 만들어 낸 너무나 생생한 꿈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당분간의 일정을 전부 밀어가며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한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 답지 않아서 실감이 없었다. 마치 공중에 뜬 것 같던 비현실감은 한동안 이어지다가 프로그램이 진행될 기숙사에 짐을 내리며 비로소 실체를 띄었다.

"...와, 버렸네..."

온통 새 것으로 꾸며진 방에 서서 내뱉은 첫 마디는 그랬다. 와버렸다. 가볍게 내뱉은 말 하나에 비현실감이 현실의 실감으로 바뀌어 그녀가 무얼 했는지 깨닫게 만들었다. 그리고 덜컥 내려앉는 모종의 무게가 당장 여길 나가서 집으로 돌아가라 경고한다. 견딜 수 있겠냐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한다. 무언의 속삭임을 그녀는 무시했다. 눈을 꾹 감고, 가슴팍에 느껴지는 이물감을 옷 위로 움켜쥔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되내인다. 돌이킬 수 없어. 그래서 안 돼. 얄팍한 자기암시에 속삭임은 사라지고 그녀는 다시 눈을 떴다.

첫 눈이 내린 것처럼 깨끗하고 반질한 바닥과 가지런한 침구가, 낯선 풍경이 시야에 가득 들어온다.

"하..."

한숨인지 날숨인지 모르게 숨을 내쉬고 옷을 정리한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지는 않았다. 당분간 지내야 할 곳이니 한시라도 익숙해지는게 좋을 거 같아, 주변을 둘러볼 겸 산책을 나가자 생각했다. 그녀는 짐을 방 한 켠에 밀어만 두고 다시 나왔다. 짙은 푸른색 원피스가 사락거리며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였다.

그녀는 별도의 소지품 없이 맨손인 채로 현관에 벗어둔 샌들을 발에 꿰어 신고 밖으로 나갔다. 동행을 구하지 않았으니, 혼자서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하고, 정돈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느릿느릿 걸어가는 그녀의 뒤로 치마자락과 긴 머리가 같이 살랑였다.

68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22:10:57

아린주 강청주도 좋은 밤이야.

아, 은석주. 어장 내 계절과 시간대는 현실과 동일해?

69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2:16:42

>>68 일단 답을 하자면 동일해요! 지금도 여름이라고 생각해주세요!

70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22:26:39

그렇구나. 여름... 습기와 더위... 치솟는 불쾌지수... (?)

71 은석 - 영월 (D8Mx9Vwo5U)

2022-07-27 (水) 22:28:22

침대 하나에 옷장. 그리고 화장실에 부엌. 그리고 기타 사용할 수 있는 가구들과 진열장. 싸 온 짐들을 하나하나 풀며 은석은 침대에 걸터앉아 숨을 내뱉었다. 솔직히 얘기해서 이 선택이 맞는 것일지, 자신에게 있어서 후회없는 행동일지는 아직 고민되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탓일까. 결국 매사를 계산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나쁜 버릇임을 알았으나 그럼에도 고칠 수 없었다. 결국 여기에 온 것도 자신의 마음을 명확하게 알고 그에 따라 대처를 하고 싶은 탓이었다. 그러면서도 미련이 남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기에 더욱 답이 나올 수 없었다.

바람이라도 쐬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은석은 에어컨을 껐다. 시원하게 불던 바람이 사라지나 방 안의 냉기는 아직 그 자리에 남아 막 나가려는 방 주인의 빈자리를 지키려고 했다. 얼마나 남아있을진 모르겠으나 가능하면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이 냉기가 남아있길 바랬다. 그 또한 카페를 운영하면서 생기던 절약정신에 의한 마인드였다.

하얀색 반팔 셔츠에 연한 푸른색 여름 조끼, 그리고 진한 회색 긴 바지를 차려입은 그는 자신의 방 밖으로 나섰다. 프린터물에 있던 근처의 지도를 참고해조면 참 다양하게도 있었는데 그 또한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위해서 만들어 진 것이 아니겠나 싶어 은석은 괜히 쓴 미소를 지었다. 틀림없이 따로 자유로운 시간대에 데이트라도 유도하는 거겠지. 그래도 갈 곳 없어서 난감한 곳은 없겠거니 생각하며 핸드폰으로 찍어둔 지도를 참조하며 그는 발을 옮겼다.

우선 건물 주변의 산책길이라도 한바퀴 돌아볼까 생각하며 걸어가는 와중 앞 쪽에 원피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이 보였다. 누군지 모르는 이였다. 하기사 자신이 여기에 참가하는 이 중에서 아린을 제외하고 아는 이가 있겠냐만. 그래도 여기에 있다는 것은 자신처럼 참가하는 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절로 그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지금은 남성이건 여성이건 많이 만나보는 것이 제일이었다. 어쨌건 다른 이들이 알아서 자신에게 손해가 될 것은 없었으니까. 질이 나쁜 이라면 아린에게 얘기 정도는 해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를 일이었고.

"안녕하세요. 음. 참가자 분?"

허나 그런 계산적인 속마음은 숨겨버리며 그는 카페 운영을 하며 익힌 영업용 스마일을 입에 녹이며 여성에게 인사하며 얼굴을 확인하려 했다. 참가자 얼굴은 모두 프린터물의 리스트로 확인했다. 바로 이름과 연결이 되진 않을지도 모르나 우선 확인해서 손해 볼 것은 없었다. 김에 자신이 제대로 다 기억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았고.

72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2:31:05

허나 이곳의 에어컨은 모두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제작진들이 지불하니까..
음. 에어컨을 막막 틀어요!

73 강청의 지인 (6RuHcXP1uE)

2022-07-27 (水) 22:44:28

그래, 내가 당신에게 요리를 대접하는 이유는 당신이 내게 요리값을 냈기 때문이다. 그뿐이다. 요리 재료와, 요리에 사용할 도구 정비료와, 요리 기술에 대한 인건비까지 모든 비용을 포함한 비용을 당신이 지불했기에 기 비용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다. 그렇지만, 기왕 대접하는 거라면 좋은 요리를 대접하고 싶다.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기분좋은 대접이 되었으면 좋겠다. 기왕인 거 싱싱한 제철 재료를 쓰고 싶다. 더 훌륭한 솜씨로 요리해주고 싶다. 내 요리가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맛있었으면 좋겠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제대로 정신이 박힌 요리사라면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요. 여름이고 겨울이고 뜨거운 불을 끼고 날카로운 날붙이와 무거운 쇠붙이들과 씨름하는 전쟁같은 주방에서 성질머리가 아무리 더러워져도, 그럴수록 오히려 확고해지고 빛이 나게 되는 어떤 정신이 있다고요. 만족스럽게 접시를 비우는 손님의 모습을 보면, 이해타산이니 푸드코스트니 하는 것 따위는 머릿속에서 지워지게 만드는 그런 흡족한 뿌듯함이요. 어쩌면 그것을 손맛이라 일컬어도 되지 않을까요.

내 동생은 그런 정신을 잃어버렸어요.

그러니 기계가 만든 것처럼 느낄 수밖에. 그 머리와 혀와 손으로 레시피를 초 단위, 그램 단위, 밀리미터 단위까지 완전히 따라할 수 있지만, 그저 따라하는 것뿐이라고요.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그런 놈이 되어있더라는 겁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그런데 왜 걔를... 친인척 편파기용한다 같은 소리를 들어가면서 그녀석과 같이 요리의 길을 걸었냐고요? 분명히 있었단 말이에요. 그 녀석에게도, 그런 정신이.

나는 아직도 그 녀석이 해준 순두부찌개 맛을 기억해요. 어머니가 해주던 그것과 똑같던 그 맛을. 그런 요리를 할 수 있는 놈이었는데.

74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2:55:04

안녕하세요 강청주!
강청에 대한 이야기로군요. 그야말로 지금은 반쯤 망가져버린 청이를 표현한 것일까요? 뭔가 안타까워하는 화자의 마음이 절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75 설영월 - 최은석 (atshqsde4Y)

2022-07-27 (水) 22:59:56

그녀의 걸음은 샌들을 끌지는 않지만 길에 발자국을 찍기라도 하는 것처럼 느렸다. 빈 손을 늘어뜨리고 재활이라도 하는 것처럼 걷는 모습은 인파 속이었다면 금방 묻혀서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여기는 그만한 사람이 없으니 덩그러니 혼자 걷는게 눈에 띄었겠지만.

느리게 걸어도 늘어뜨린 빈 손에 흐르는 공기가 미지근하게 느껴진다. 여름의 정점을 찍은 요즈음은 낮밤 가리지 않고 후덥지근하다. 그런 날씨인데도 그녀는 민소매 원피스 위에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긴 소매가 손등을 덮을 만큼 길게 내려온 하얀 가디건이다. 가디건 소매 속 손이 조금씩 움직이다가, 다가오는 발소리와 인사하는 목소리에 가벼이 쥐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소리없이 멈춰서 그녀를 부른 사람을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몇 초, 였다. 그녀의 눈이 상대를 주시하고 답하는 인사가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상대를 향한 어떤 흥미나 관심도 없는 눈은 그저 무심하게 새카맣다. 그 눈을 두어번 깜빡이고 말을 잇는다.

"화살표 참가자라면, 맞긴 한데요."

애석하게도 그녀는 다름 참가자에 대한 프린트물을 보지 않았다. 기본적인 룰에 대한 것만 훑어보고 짐과 함께 방에 던져두고 나왔다. 빈 손인 만큼 핸드폰도 없어서 그녀가 상대를 같은 참가자라고 판단할 근거가 없었다. 대신 그녀는 비슷한 대화는 해보았기 때문에 다른 말은 할 수 있었다.

"관계자신가요? 저, 잠깐 산책 나온거지, 가려는 건 아니에요."

첫 날 외출을 하면 안 된다는 룰은 없었던 걸로 기억하니까. 혹시 그녀가 떠나려는 줄 알고 확인하러 나온 스태프인가 라는게 그녀의 판단이었다. 그러니 산책을 할 뿐이라고 말하고 멈췄던 걸음을 돌려 다시 앞으로 걸어가려 했다.

76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23:01:39

와 청이 조각글! 보는데 양심통이... 으윽.

77 은석 - 영월 (D8Mx9Vwo5U)

2022-07-27 (水) 23:14:22

참가자가 맞단다. 그럼 그녀의 이름은 무엇인가. 얼굴은 자신이 본 프린터물에 분명히 있었다. 그렇기에 스태프가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 연기를 하는 몰래카메라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여성이 이미 섭외가 되었고 뭔가를 꾸미지 말라는 법은 없었으나 그렇게까지 매사를 의심해서 뭣하겠는가. 이름이 영 떠오르지 않는지 그는 가만히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뭔가를 암기하는 것은 카페 일을 하면서 상당히 익숙해졋다고 생각했으나 사진으로 한 번만 가볍게 본 이를 바로 매칭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렇기에 그는 표정을 아주 살짝 찌푸렸으나 이내 표정을 풀었다.

"관계자라면 관계자이긴 한데 스태프는 아니에요. 당신과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이죠. 그러니까 참가자. 그리고 저도 산책 중이고요."

프린터물을 확인했지만 다 까먹었거나, 아직 확인하지 않았거나. 어차피 좋건 싫건 여기서 지내면 자연히 얼굴도 그렇고 이름도 익혀지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나 바로 자신의 소개를 할 지의 여부는 그는 조금 생각했다. 사실 바로 소개를 해도 상관없긴 하지만 바로 자신의 이름을 대진 않으며 그는 그녀의 옆자리보다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 나란히 걸었다. 가는 길목이 비슷하다면 굳이 떨어져서 가야할 일은 없었다. 자신이 뭔가 찔리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오해? 어차피 그런 프로그램이지 않던가.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려는 듯 그는 가볍게 말을 이었다.

"분명히 얼굴을 보니까 프린터물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이름이 바로 매칭이 안되니까 나중에 돌아가면 다시 봐야겠네요. 아무튼 반가워요. 같은 참가자끼리 사이좋게 지내요. 사이좋게."

물론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기본적인 예절은 챙기면서 그는 그녀가 어떤 이일지를 나름 분석하려는 듯 눈을 깜빡이면서 그녀를 바라봤다. 꽤 마른 것으로 보아 소식을 하거나, 혹은 그냥 체질이 그렇거나. 일단 프로그램에서 만난 사람인데 흥미와 관심이 없는 것을 보면 이 프로그램 자체에 그다지 흥미가 없다거나.

"여기 나오는데 되게 고민되고 그러진 않았어요? 전 엄청 되던데."

좀 더 확실히 알고 싶었는지 그는 살며시 떠보듯 그렇게 질문을 던졌다.

78 은석주 (D8Mx9Vwo5U)

2022-07-27 (水) 23:48:28

이걸로 여성은 4자리가 다 완성이 되었으니 남성 자리만 들어오면 되겠네요
멋진 시트가 부디 들어오길 바라며..

79 설영월 - 최은석 (atshqsde4Y)

2022-07-27 (水) 23:51:36

그녀가 대답하자 눈 앞의 상대는 머리를 톡톡 두드리더니 표정이 약간 찡그려졌다. 뭐 잘못되었나. 생각하던 찰나, 그의 빠른 정정으로 그가 스태프인가 했던 그녀의 착각은 금방 풀렸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태도가 달라지진 않았다. 스태프라 해도 용건 외의 대화는 하지 않을 건데, 같은 참가자라고 무슨 말을 더 할까. 그녀의 눈이 한번 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게 하는 정도가 반응의 끝이었다.

"그렇군요."

할 말은 없지만 주절주절 떠드는 그에게 예의상 뭐라도 말해야 할 것 같아서 꺼낸 건 지극히 형식적인 한마디였다. 관심은 없지만 그의 말을 무시한 건 아니라는 필요 최소한의 한마디. 그마저도 꺼내지 않을 때가 더 많았지만 그가 그걸 알 리가 없겠지. 그렇게 대답해놓고 그녀는 다시 걷기 시작했고, 약간 거리를 두고 그도 걷는 기척을 알 수 있었다.

다시 걸으며 그녀는 좀전처럼 손을 편하게 풀지 않고 쥔 채로 가디건 소매의 끝을 만지작거렸다. 보들한 원단의 재질은 혹시나 있었을지 모를 부정적인 감정을 가라앉히는데 효과적이다. 차라리 손을 모아 잡을까, 하고 생각을 흘려보내던 그녀에게 그의 말이 들렸다. 다시 멈추거나 돌아보진 않았지만 그녀의 눈이 힐끔, 옆을 보고 다시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돌아가면 프린트물을 다시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라는 건 하겠지만, 친하게 지낼 생각은 없어요."

그녀는 앞서 했던 대답과 비슷한 어조로 그의 말에 답했다. 그러려고 나온게 아니니까. 프로그램에서 시키는 건 할 것이나 그건 어디까지나 그녀의 목표를 위해서다.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이미 놓은 인연을 다시 잡는 것도-

"아뇨."

프로그램에 나오는 걸 고민했느냐. 그 물음에 그녀의 대답은 칼같다. 잘 드는 날로 단번에 잘라낸 것처럼, 정말 아무 고민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 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고민의 일부를 누군가에게 맡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용할 가치가 있는 걸 고민할 필요는 없죠."

그러니 그런 사무적인 말을 아무렇지 않게 담담히 할 수 있었을 거다. 이용하는 것에 상대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말이다. 그녀는 필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으며 그저 계속 걸었다.

80 영월주 (atshqsde4Y)

2022-07-27 (水) 23:59:43

두근두근하네- 자리 꼭 채워졌으면!

81 은석 - 영월 (OmYQzHcark)

2022-07-28 (거의 끝나감) 00:06:25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겠죠."

딱 잘라서 친하게 지낼 마음이 없다. 그 말을 나름대로 또 분석하며 그는 미소를 지었다. 딱히 새롭게 인연을 만드는 것으로 친해질 필요가 있는가. 이 프로그램의 특성상 사실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조금 힘들지도 모를 일이었으나 그럼에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면 그러는 것이 이득이었다. 정말로 사적인 이유로 들어가자면 이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 조금 이후에 공사가 끝날 제 카페의 손님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는거고. 그녀가 무슨 목적이 있듯, 그에게도 목적은 있었다.

허나 그것을 표현하는 일 없이 그는 태연하게 옆자리, 정확히는 조금 떨어진 그 자리를 지키며 근처 길을 가만히 바라보며 걸었다. 가로수는 되게 잘 되어있네. 밤에 불이라도 들어오면 되게 예쁘겠다고 생각하며 오늘 밤이 찾아오면 또 산책겸 찾아와야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김에 누군가가 있으면 좋은 것이고 없으면 없는대로 카페 인테리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니 손해 볼 것은 없었다.

아무튼 칼같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을 고민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말에 그는 그것만큼은 의외라는 듯이 눈을 깜빡였다. 이용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 그렇다면 그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을 물으면 대답해줄까? 아주 개인적인 호기심이 살짝 들어왔고 그는 잠시 고민하다 태연하게 물었다.

"비밀로 해준다면 무슨 목적으로 이걸 이용하겠다는건지 답해줄래요?"

허나 이러면 불공평한가. 조건이. 태연하게 웃음짓던 그는 가만히 생각을 하다 그녀에게 말을 다시 이어나갔다.

"손해보는 것 같다고 생각된다면 저도 질문에 하나 정도는 답해줄 수 있는데. 뭐,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궁금해서."

다시 말해,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꼭 답해야 하는 물음이 아니라 그냥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물은 것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82 영월주 (lmHYW9v0wo)

2022-07-28 (거의 끝나감) 00:19:54

덥...다... 갑자기 더워지네. 답레는 자고 일어나서? 가져올게.

83 은석주 (OmYQzHcark)

2022-07-28 (거의 끝나감) 00:21:51

알겠어요! 얼마든지 편할때 가져오세요! 수고했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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