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엠버 - 현재 불리는 명칭. 과거의 이름은 ‘태워’ 버렸다. 나이: 여자의 비밀! 성별: 비밀의 여자! 종족: 엘프 - 하이엘프 일족의 정통 핏줄. 엘프 사회 지도자의 정당한 계승권을 ‘가졌던’ 몸이다.
외모: 아름다운 금발 벽안의 장신 엘프 여성. 금빛 머리칼은 최근에 단발로 자른 듯. 서글서글 웃는 모양새가 유쾌해 보인다. 몸매는 다소 마르고 날렵해 보이는 편. 자주 담뱃대를 물고 있다. 하루에 얼마나 피우는지도 모른다고. 화장이나 변장 실력이 대단해서, 작정하고 꾸미면 알아보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뾰족귀까지 숨기긴 어려워서 냉큼 끝을 잘라버렸… 아야.
성격: 완전히 미친 거 아냐? 유쾌한 건 맞으나 가까이 하긴 꺼려진다. 엠버Ember는 제국 건국 이래 최악의 방화범이니까. 그녀는 불이 화륵거리는 모습만 보면 사족을 못 쓰며, 싱그러운 초목만 보면 태워 버리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현상금 걸린 수배자 신분이지만 개의치 않는 듯 매일매일 상쾌하게 살아간다. 크하하하 웃어제끼며 이상한 농담이나 하고 죄의식이라곤 없어 보이는 게 영락없는 미치광이다. 기분이 자주 오락가락하는 데다, 짜증나는 건 전부 불태워버리기 때문에 그녀 곁에 오래 붙어 있는 사람도 없다.
기타: 지금은 황무지가 된 그곳은 옛날 옛적 엘프들이 살던 숲이었다. 한때는 근방에서 가장 큰 엘프 공동체였다고 한다. 무참히 파괴된 현재의 모습을 본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과거다. 그 숲에 존재하던 문명의 흔적은 남김없이 전소되었으며, 알려진 생존자는 전무하다. 때문에 그들의 생활상은 어땠는지, 어떤 기록과 문화가 있었는지 이제 와 밝혀낼 수는 없다고 본다. 후대의 학자들이 탐사하고 싶어했으나 지나치게 위험하여 그 땅에 들어가는 것은 현재까지도 금지되어 있다. 지금도 황무지 곳곳은 불타고 있으며, 금기를 어기고 들어간 누군가는 돌아오지 못했다는 흉흉한 소문도 있다. 평범한 화재는 아니었는지.
그냥 엘프도 아니고 하이엘프 공주가 어디서 배워 온 화염 마법으로 숲 전체에 불을 지르고 도망갔다는 얘기가 있긴 하다. 근데 그거 누가 말한 거래? 생존자는 없다며.
유명 화가의 유작이 자산가의 집에 보관되어 있다가 저택째로 소실. 제국에 인접한 작은 왕국의 왕실에 전해지는 국보가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복원 불가 판정. 고대의 마법서 수백 권이 보관된 도서관이 불타버려 화염에 노출된 마법서들의 폭주로 근방 수 킬로미터 초토화… 잡히면 죽여버려야지. 그렇고 말고.
특징: 하이엘프는 정신력 뛰어나기로 따라올 종족이 없어. 왜 내가 미쳤다고 생각해? 평소의 그 광기 어린 웃음도 지리멸렬한 사고도 벗어던진 엠버는 그냥 좀 털털한 성격 가진 평범한 녀석으로 보인다. 그녀가 정말 미쳤는지 미친 척 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제정신이라면 맑은 정신으로 그 많은 짓을 저질렀단 뜻이고, 정말 광인이라면 멀쩡함을 완벽히 연기할 수 있단 뜻이니 어느 쪽이든 그리 좋진 않을 테다.
불멸자가 된 경위는 최초의 화재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
인간들에게도 용서 못할 범죄자지만, 전 세계에 서식하는 엘프들에게는 특히나 불구대천지원수. 그야 대규모 공동체를 날려버리고 그곳의 지배자 가문도 멸문시켜 버렸으니 당연한 일이다. 본인은 딱히 신경 안 쓴다. 실제 원한을 품은 다크엘프 암살자가 찾아왔지만, 발끝부터 남김없이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고.
담배 말고 술도 좋아한다. 높은 도수의 술을 즐기다 술값 내기 싫다고 거기에 불 붙여서 술집 전체를 태워먹은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