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에겐 당연히 거리가 중요한데. 이 쪽은 접근해서 격투가 최악의 패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체 왜 저 쪽에서 먼저 도망가는거야? 라고 물어보면. 지금까지의 결과로 생각할 수 있는 답은 하나 밖에 없잖아? 서로 위치를 놓쳤을 때 상대가 확실하게 먼저 은신 & 색적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니까 히트 앤 런을 하는거겠지? 자기가 저렇게 거리를 벌리면 지금 말하는대로 나도 반대편으로 뛰면 다시 은신 재정비는 할 수 있어. 근데 그걸 아는데도 먼저 적극적으로 도망친다는건, 분명 나보다 그 쪽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야.
시윤이 나무 위에서 저격총 빵빵 하니까 쟤가 망토로 막았잖아? 그대로 반격하려고 공격하려면 망토를 들추고 널 쏴야지 근데 너도 충분히 공격을 할 수 있어. 묘사만 봐도 활은 시윤이 고개를 들어 피하고, 총알은 망토에 가서 박힘 일단 엄폐후에 다시 공격기회를 노려야지 기습이던 뭐던
지금 잘 말하고 있네. 상대는 그러니까 나보다 자기가 엄폐를 잘한다고 확신하고 있는거라고. 무리하게 파고들지 않고, 서로 거리가 멀어져서 엄폐에 들어가면 방금처럼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도망치는거라고. 그런 상대를 향해 반대로 도망쳐서 재정비한다고 먼저 선공권을 잡을 순 없어. 그게 내 생각이야.
절대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은신과 색적 전에서 진건 결코 우연이 아니야. 애초에 나는 색적에 무려 망념 40이나 써서 청각을 강화했어. 그런데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와, 상대가 당연하게 먼저 선공을 취한게 다이스 운이라고 생각하긴 어려워. 그렇다고 청각과 시각 외에 내가 뾰족히 다른 색적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야. 망념 40을 박아도 졌던 색전전을 운이 나빴다고 단정하고 재시도 하는건 리스크가 너무 크잖아.
무엇보다 근거가 없어. 그 당시 묘사가 애매하거나 아슬아슬했던 것도 아니고, 애초에 나무 위라서 들켰다고 말하기엔 상대도 나무 위였는걸. 똑같은 조건에서 많은 리소스를 먹고 들켜버린걸 조금의 근거도 없이 운으로 치부할 순 없어. 무엇보다 내가 '어떻게 들킨거야!?' 라고 했을 때 캡틴이 "NPC 도 스킬이나 특성은 있다" 라고 지나가듯 말했어. 레인저의 발자취던 뭐던 녀석은 나보다 일반적인 은신과 색적이 위라고 보는게 오히려 현재로선 더 자연스럽지.
>>913 빈센트가 관심있던거:시체마도 일단 시체마도 쪽은 프리핸드는커녕 운동회에서 어떻게 싸울지도 막막하고 수련+책+마도역분해 등등 다른 거 많은 판에 솔직히 그거는 (어장 현실시간 기준) 1년 지나도 얻긴 할수 있는건가 싶어서 관심 끄고 있었는데, 외전 진행에서 관련 단서를 얻으면서 다시 관심이 생겼음. 빈센트는 베로니카 때문에 성격 죽고 점점 인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재미를 위해서라면 사회에 책잡히지 않는 선에서 뭐든 할 수 있는 0.6미친놈이고, 그런 빈센트라면 시체 마도에 당연히 관심을 가질 것임. 예를 들어서 빈센트라면, 사람을 죽이고 묻는 범죄자를 지켜보다가 피해자의 시체를 되살려서 범죄자에게는 죽인 놈이 되살아나는 인생 최후 최악의 공포를, 피해자에게는 내 손으로 복수를 끝마친다는 (의미는 없겠지만) 빈센트 나름의 위로를 줄 것이고, 시체 마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예상되는 악명도 그냥 가벼이 즐길 것임. 그리고 개인적으로, 게임 등을 하면서 밑도끝도 없이 밀려오는 좀비 군세 같은 것을 보면서 와 무섭다 했었기에 인상깊었던 것도 있음.
>>109 말씀하신 것 때문에 2번 안을 생각했습니다. 사실 빈센트를 목인처럼 만들고 가지를 엄청 뾰족하고 단단하게 뻗게 만들거나, 인간 선인장을 만드는 걸 생각했는데 사람이 대놓고 이런 식으로 변하면 저의가 너무 뻔히 보이니 상대가 절대 접근하지 않을게 뻔해서 빈센트의 신체를 정밀하게 강철로 뒤덮고, 접근할만한 곳에 '투명 알루미늄' 재질의 가시를 여러개 키우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1번 안은 전투 장소의 환경을 제어해서 대기의 영향을 받는 지상에서는 못 싸우게 만들고, 그 때문에 빈센트가 밑에서 습격하는 유령기사한테 한번은 당하더라도, 그 이후부터는 빈센트가 땅 밑만 신경쓰면 되게 만들어서 상대가 습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최대한 배제하려는 발상이었고요.
솔직히 말하자면 마찬가지로 허세라고 생각했다. 위협 시위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였다고 해야할까. 그러나 이번만큼은 잘못 읽었음을 시인해야 할 것 같다. 과감하게 옷을 들춰내서 피부가 드러났을 때 한번 놀랐고, 이후 크게 입벌린 그녀의 얼굴이 어깨에 가까워졌을 때 두번 놀랐고, 진짜로 깨물렸을 때 비로소 세번 놀랐다. 이럴 수가. 좋게도 나쁘게도 상상을 뛰어넘었다.
나는 저릿한 느낌과 함께 뭐라 반응해야할지 잠깐 혼란스러워 할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상대가 그녀가 아니었다면 진작 기겁하면서 밀쳤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만, 신기하게도 그럴 생각 자체는 들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내 새로운 면모를 보았던 것처럼, 정말 의도치 않게 나도 그녀의 새로운 면모를 본 기분이라고 할까.....
".........자국 남겠다. 마킹하는 강아지냐고."
앙 하고 어깨에 이빨을 박고 메달려있는 그녀의 뒷머리를 달래듯 쓰다듬으며 나는 솔직한 감상을 남겼다. 볼에 했던 입맞춤은 자국을 남기지 않았겠지만, 적어도 이건 선명하게 새겨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달리 맨 어깨를 볼만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만서도....들키면 뭐라 말해야되는걸까. 솔직함이 미덕인 나에겐 어려운 난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