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과학의 발전은 지속적인 상호교류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무슨 뜻인지 알았나요? 혼자 연구한답시고 가출한다 같은 건 꿈도 꾸지 말란 얘깁니다.” - 자기 논문이 혹평을 받아 은둔을 결심한 젊은 후배에게.
이름: 아드리안 빅터 블랙번 Adrian Victor Blackburn - 현재 알려진 이름. 나이: 32세 - 등록된 출생년도에 따라 계산한 연령. 성별: 남 종족: 인간
외모: https://picrew.me/share?cd=NW9dBjxzHs 남성미 확연하나 거칠지 않고, 은근히도 우아하나 연약하지 않다. 명문가서 곱게 자란 도련님이 그대로 어엿한 청년이 된다면 이런 상일까. 말투며 행동거지 그 곳곳마다 은연한 귀티 배어 있다. 때로는 당당함이고 종종 섬세함이며 드물게는 수수께끼 가득한 분위기를 발하는, 그가 두른 일종의 아우라.
결 좋고 부드러우나 윤기 없는 까만 머리. 빛 반사 유난히도 찾기 힘든 모양새가 이질적이다. 물질도 빛도 없이 순수히 텅 빈 공간의 색을, 바로 여기 정수리 위에 구현해 놓았다며 그는 농담하곤 했다. 농담만으로 치부할 것인지는 듣는 이의 선택이다만. 어찌 되었건, 평상시 연구실에서는 앞머리도 내리고 삐친 잔머리도 놔두고 약간은 흐트러진 모습으로 지낸다. 학회 등 격식 있는 자리에 얼굴을 내밀 때 앞머리 올리고 단정히 손질하니, 인상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머리카락 길이는 일상생활 중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만 유지한다고. 사각 은테 안경 너머 눈동자 역시 분류하자면 검은빛이나, 다소 다른 성질의 흑색이다. 빛을 머금었다는 표현이 옳을까. 꺼지지 않는 총기 가득 띤다. 진실 좇는 그 동공의 깊이를 어찌 알 수 있으랴? 눈동자를 몰래 관찰하긴 쉽지 않다. 그의 살짝 째진 눈매가 노려볼 것이 뻔해서. 긴 속눈썹으로 장식된 눈꺼풀이 어쩐지 무거워 보인다. 그늘진 눈밑 탓일까. 맞다면 늘 약간의 피로를 달고 사는 것인지. 곧게 세워진 코도, 얇은 입술도 전부 핏기 부족한 것을 그제사 깨닫는다.
가장 최근 측정한 신장 185.6cm. 딱 벌어진 어깨 아래로 탄탄한 몸이 자리잡았다. 책만 읽고 지낸 건 아닌지, 생활에 필요한 부위를 중심으로 근육이 적당히 발달해 있다. 키 커도 숙일 필요 없다 생각했는지 허리 굽히지 않아 자세는 제법 바른 편. 등뼈 휘면 보기 안 좋단다. 사람들은 겉모습을 많이 본다는 사실 알고 말했다. 옷차림 역시 시간 장소 상황을 적절히 고려해 다양히도 골라 입는다. 학회에서 정회원에게 지급하는 이름 각인 반지가 언제나 손가락에 장식되어 있다. 마디마디 불거진, 펜 잡은 흔적이 역력한 손. 생김새를 보고 느낀 점 요약이라도 하면 지성미의 화신으로 볼 수 있겠다.
성격: 이성적인, 통찰하는, 배려심 깊은, 드물게는 남들이 어쩔 도리 없이 유쾌한 “블랙번 박사님이 우리한테 맨날 그래요. 쓸데없는 걸로 싸우지 말라고.” - 연구실에 종종 찾아오는 소년소녀 무리 중 하나가.
“그 녀석은 과학자 대신 탐정을 했어도 대성하지 않았을까? 근데 걔 성격에 탐정업이 맞았으려나 몰라. 남의 비밀보단 자연의 신비를 파헤치는 게 어울려.” - 자주 편지 나누는 학회 회원의 분석.
“그렇게 막 피도 눈물도 없는 선배는 아니에요. 은근 인간적? 막 이래.” - 연구실 후배의 농담 섞인 칭찬.
“가끔 가다 이상한 거에 꽂히면 아무도 못 말린다니까. 근데 진짜 가끔이야. 아드리안을 잘 안다는 사람치고 이거 제대로 파악한 사람 못 봤어.” - 수 년을 알고 지냈지만 아직도 감 잡기 어려워하는 친구가 한숨 쉬며.
특징: 뛰어난 과학자. 아드리안 블랙번은 마도생물학 분야의 권위자이며, 제국에서 공인된 가장 이름값 높은 학회의 정회원이기도 하다. 또한 젊은 연구자로서 진보적 가치관을 가지고 과학계의 각종 부조리를 타파하려는 시도 역시 보여준다. 장래가 촉망받는 과학계 인물 중 하나.
…라는 것이 현재의 위장 신분 아드리안 빅터 블랙번에 대한 평가. 그의 본명은 현재 살아있는 이들 중 아무에게도 알려준 적 없다. 본인은 잊어버리지 않고 있지만. 그와 같은 불멸자, 혹은 그가 불멸자임을 아는 필멸자는 ‘탐색자’로 그를 지칭한다. The Seeker, 시커라고 하면 대충 통한다.
탐색자는 몇 세기에 걸쳐 필멸자 사이에 섞여 살며 수많은 가짜 신분을 만들고 버렸다. 다만 쓸모가 다했어도 행적의 기록은 남겨 두는 듯. 여러 직업을 두루 거쳐 보니 자신은 머리 쓰는 일이 천직임을 알았으며, 그 중에서도 과학자로서 살 때가 가장 편하다고. 그러나 신분을 바꿀 때가 되면 불멸자임이 알려지기 전 가차없이 갈아타기에, 아드리안 블랙번이 아무리 성공을 거두더라도 그 영광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단명한 천재 과학자로 인류사에 남지 않을까.
“사람들은 요절한 천재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장수했더라면 더 큰 업적을 남겼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죠. 그렇다면 너무나도 오래 살아 더 이룰 것이 없는 이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는 질문을 던진다. 탐색자가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궁극적인 목표는, 불멸자를 죽일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만에 하나 이뤄진다면…
기타: 아 귀찬아 일단 이만큼 쓰고 올려봐야지
대충 지식인캐 내고 싶단 소리 (하지만 과학자로만 개같이 오래 지냈으면 들킬테니까 적당히 수정을 가한)
“만일 불멸자로만 구성된 사회가 있다면, 그곳에는 발전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