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악몽을 꾸고 벌떡 일어나는 것은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다. 상처는 명예로운 훈장이 아니다. 그냥 상처일 뿐. 심지어 나는 그 과거에 대해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악몽은 그렇게 생생하다니. 조금은 불합리하게도 느껴졌다. 의념각성자의 정신 건강은 무척 중요한 요소니까, 전문가라면 무언가 분석하고 해결할 방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원래, 소중한 사람의 존재가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법이야."
피식하고 웃으며 대답해준다. 그녀가 내 정신 건강을 위해서 무언가 특별한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란 참 특이해서, 소중한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음울한 기분은 가시고 정신적으로 치유되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그 근거다. 본래라면 여유를 되찾는데 조금 더 시간이 걸렸을텐데, 그녀와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마음이 빠르게 차분해지고 있었다.
"....음. 잡을래."
내밀어진 손에 무언가 질문이나 딴죽을 걸지 않고, 얌전히 고개를 끄덕여 마주 손을 내민다. 그저 단순히 악수하듯 붙잡는 것이 아닌, 손가락 사이 사이가 얽히게 깍지를 쥐어 잡는다. 작고 부드러운 손이다. 나는 그 감촉을 조금 멍하니 느끼곤, 작게 웃으며 감상을 얘기한다.
"예쁜 쓰레기가 된다니." 그건 좀 곤란하죠. 라고 생각합니다. 곤란한 일이기는 하지만.. 옛날 인터넷 그 깊은 곳의 불쏘시개 웹소들을 보다보면 마왕용사도 매우 많긴 하죠.. 물론 서유하님 말하는 거 아닙니다. 지한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지만. 린의 표정을 슬쩍 살피고는 린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도주를 막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뭔지 라던가 말이지요." 주기술이 다 다른 만큼.. 합은 나쁘지 않아보이긴 하다는 말을 합니다. 사실 굳이 말하자면 워랜서 정석조합에 가까운 느낌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지한주입니다.
묘하게 지한은 빼박랜스랑 있으면 워리어같고 빼박워리어랑 같이 있으면 랜스같은기분이라서 그렇습니다.
"디저트 카페같은 데를 가보는 것도 좋고.." 아니면 흩어져서 찾아보다가 찾으면 일종의 위치를 추척해서 합류하는 것도 나빠보이지는 않는다고 가볍게 의견을 내봅니다. 금발 장밋빛 눈이라면.. 고민해봅니다. 후드를 쓰거나 한 것도 의심대상일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그렇죠." 게이트 내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보통은 디저트 카페라는 건 찾기 쉬운 건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마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옷자락 정도는 잡을 순 있습니다." "공격적인 편이라 거리에서 쓸만한 건 아니기는.. 하죠." 그정도뿐이지만. 이라고 생각하며 지한은 제안하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아예 탈주를 한 이유를 들어보고 상담해서 돌려보내는 것도 생각해보긴 했지만... 글쎄요.. 그런 것을 거부한다면 굳이 들어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의사항을 물어보는 것에 자신도 궁금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봅니다.
"용사가 이걸 느낄 수 있는지...는 좀 궁금해집니다." 성검을 용사가 알아차린다면 성검 가까이 와! 로 도망쳐도 이상할 건 없어보인다고 덧붙이네요.
"아 그건 좀 곤란한데요" 인싸력이 높다니. 지한은.. 그나마 좀 괜찮아도 지한주가 인싸력에 타버릴지도 몰라. 크고 유명한 디저트카페를 보고는 아 저기 가본 적 있습니다.라고 하나요? 그야 지한이.. 은근 그런 데 많이 가보기도 하니까..
...이거 처음부터 용사 위치가 확실히 특정된 상황에서 시작할 걸 그랬나요...? 일행이 흩어져서 탐색하는 걸 의도한 게 아니라...그사이 탈주용사랑 친구먹은 사람들이 서로 자기가 용사라고 연막을 쳐서 그 중에 누가 진짜 용사인지 가려내는 쪽으로 가는 걸 의도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