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51083> [1:1/판타지] 조각이 이끄는 연대기 - 1 :: 75

◆CebWZbnr4I

2022-07-02 22:25:02 - 2022-07-12 17:33:26

0 ◆CebWZbnr4I (5Gt9Lr/Cnw)

2022-07-02 (파란날) 22:25:02

"왠지 귀찮은 일이 일어날 거 같네."
- 클레리스 디 파우스티나

"너무 믿기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받아들여야겠죠."
- 하시현

>>1 클레리스 디 파우스티나
>>2 하시현

3 시현주 (Hs8j.iJouI)

2022-07-02 (파란날) 22:32:10

안착안착!! 새집 좋다!! 앞으로 잘부탁해 클레리스주!!

4 클레리스주 (5Gt9Lr/Cnw)

2022-07-02 (파란날) 23:05:10

새 스레는 언제나 감격스러워! 나도 잘 부탁해 시현주 >< 서로 잘 맞춰서 재밌게 돌려보자구!!

5 시현주 (Hs8j.iJouI)

2022-07-02 (파란날) 23:13:38

좋아!! 새집도 있으니 슬슬 첫일상을 시작하는게 좋을까 아니면 더 얘기할거 있을까!!

6 클레리스주 (5Gt9Lr/Cnw)

2022-07-02 (파란날) 23:21:38

바로 시작!을 외쳐도 좋겠지만 시작하기 전에 궁금한 건 따로 없을까?! 물론 모르고 시작해도 어렵지 않게 풀어줄거구 중간에 질문 마구 해도 괜찮구!

7 시현주 (Hs8j.iJouI)

2022-07-02 (파란날) 23:24:19

음 지금은 딱히 궁금한건 없어!! 돌리면서 차차 알아가도 되니까!! 그럼 바로 시작하는걸까!!

8 클레리스주 (5Gt9Lr/Cnw)

2022-07-02 (파란날) 23:34:04

오키도키 좋아좋아! 그럼 이제 시작이라구! 앗 맞아! 시현이가 이세계로 떨어지는 계기나 사건은 시현주에게 맡길까 하는데 괜찮겠어? 생각해둔게 있으면 미리 듣고싶은걸!

9 시현주 (Hs8j.iJouI)

2022-07-02 (파란날) 23:41:41

이세계물이니까!! 정석대로 트럭에 치여서 떨어졌다던가 ㅋㅋㅋㅋㅋㅋ 괜찮을까 모르겠네!!

10 클레리스주 (5Gt9Lr/Cnw)

2022-07-02 (파란날) 23:50:32

아 전생물 공식이지 트럭은 ㅋㅋㅋㅋ 응응 괜찮아! 그러면 시현이가 이세계에 떨어지는 장면부터 시작해볼까! 아 말이 떨어졌다이지 막 추락하고 그러면 안돼!? 시현이 시작부터 다치면 안된다구!! ㅋㅋㅋ 그런고로 영광의 첫 일상 선레를 부탁드립니닷!

11 시현주 (Hs8j.iJouI)

2022-07-02 (파란날) 23:57:39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레리스주가 말리니까 하고싶어지는데?(농담)
선레 써올게!! 참 시현이가 떨어진 장소는 맘대로 정해도 될까!!

12 클레리스주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00:05:06

첫 만남부터 부상이라니 아니되오 ㅋㅋㅋ!! 떨어진 장소? 으음... 음! 좋아! 시현주의 골든픽을 기대해보겠어! 맡기겠다구!

13 시현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01:27:04

시현에겐 오늘도 그다지 특별한 하루가 아니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일찍이 등교하고, 남들보다 먼저 강의실에 도착해 일찍이 수업 준비를 했습니다. 점심이 지난 뒤론 부지런히 도서관으로 가 공부에 시간을 썼습니다. 해가 지면, 자취방으로 돌아가 하루를 돌아봅니다. 아니, 그래야 했습니다.
캠퍼스를 나선 시현은 횡단보도 앞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냅니다. 팔 안에 노트를 몇 권이나 들고서 하염없이 신호등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내 신호가 푸르게 점멸합니다. 상황은 그때부터 이상하게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 불안해진 기류를 시현은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서늘하게 부는 바람이 어쩐지 기이했습니다. 바람이 위로 불고 있었나, 아니면 아래? 밤하늘은 왜 저리 또 시커먼지, 달빛조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현은 개의치 않고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어두운 거리에 소란이 찾아든 건 그 순간이었습니다. 시현이 무심코 옆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진해오는 트럭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단지 시현의 몸이 산산조각난 듯 아파올 뿐이었습니다. 행인의 비명과 구급차 소리가 언뜻 들린 것도 같았습니다.

시현이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어느 낯선 곳이었습니다.

시현은 어딘가에 누워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보인 건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한, 푸른 하늘이었습니다. 그 사고가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졌는데, 역시 꿈이었던 건가요. 하지만 그게 꿈이라 해도 여기는 시현의 자취방이 아니었습니다. 하늘이 훤히 보이는 이곳이 집일리 없습니다.
누워있던 시현이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동시에 눈 앞에 푸른 수면이 펼쳐집니다. 바다라 착각할 정도로 드넓고 맑은 수면 말이죠. 시현은 금세 이 장소가 어느 호숫가인 걸 알아차립니다. 게다가 시현의 주변으로는 전부 탁 트인 평야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어딘지는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생소한 풍경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생긴 호수가 근처에 있었던가요? 있다고 해도, 시현은 왜 여기서 깨어난 걸까요?
도무지 알 수 없는 일 투성이입니다. 자리에 가만히 선 시현은 호수의 수평선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14 시현주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01:27:54

늦어서 미안타!! 고민하느라 늦어졌어!! 장소 선정 괜찮을까 모르겠네!!

15 클레리스주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01:37:41

호수! 시작장소 선택이 탁월한걸! 괜찮아 괜찮아! 그치만 시간이 늦어서 답레는 아침이나 오후쯤? 가져오게 될거같아;; 더워서 손도 느리구 머리도 잘 안돌아서 ㅠㅠ

16 시현주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01:40:25

괜찮다니 다행!! 아앗 늦는건 신경쓰지마!! 나도 손 느리기도 하고!! 느긋하게 돌리자구!!

17 클레리스주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02:01:40

시현주 상냥해..! 응응 같이 느긋하게 잘 돌려보자! 아 시현이가 떨어진 곳은 주변에 숲이나 그런 거 없이 넓은 평야 한가운데에 호수가 있는 곳인거야?

18 시현주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02:03:42

상냥하다니 과찬이야!! 응 그렇게 생각하고 썼어!!

19 클레리스주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02:11:51

아하! 그렇다면 시작부터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되겠는데 시현이 ㅋㅋㅋㅋ 평야에 호수라! 딱 좋게 설정한 곳이 있었지 쿠후후

20 시현주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02:16:55

아니 그렇게 말하면 궁금해지잖아 ㅋㅋㅋㅋ!! 과연 시현이는 무슨 일을 겪을것인가!!

21 클레리스주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02:23:01

아픈 일은 아니고 깜짝 놀랄 일! 정도는 될지도! ㅋㅋㅋㅋㅋ 아 바로 답레 못 쓰는게 너무 안타깝다.. 생각은 막 나는데 너무 덥고... 졸리고...

22 시현주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02:31:34

ㅋㅋㅋㅋ 그러면 더 궁금해지잖아!! 졸리면 어서 자라구!!(등떠밀기)

23 클레리스주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03:09:12

아이구 졸아버렸어....이이잉... 그럼 자구서 답레랑 올게 시현주도 잘자!

24 시현주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03:20:28

잘자 클레리스주!! 좋은꿈꿔!!

25 ?????? - 시현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07:56:24

언뜻 보기에, 그곳은 그저 평범한 초원과 조금 넓은게 특징인 호수 뿐인 장소 같았다. 호수의 수면은 잔잔하디 평화롭고, 봄날 불어올 법한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발밑에 깔린 잔디를 간질이는 것처럼 이따금 스쳐지나가는게 전부인, 아무런 위협도 위험도 없어보이는 그런 장소로 보였을 것이다. 이런 곳에 서서 할 생각이라곤 집에 어떻게 돌아가지 정도일 것 같은, 그런 풍경이었다.

그러나 위화감은 천천히 스며든다. 천천히, 천천히, 시야의 바깥에서부터 조금씩 머릿속에 경종을 울린다. 여긴 어쩐지 이상하다. 이상한데 무엇이 이상한지 알 수 없다. 어째서? 근처에 인적도 무엇도 보이지 않는 드넓은 평원에 푸르른 하늘은 새하얀 구름들 사이로 보이는 하얀 별들과 나란히 떠 있는 두 개의 금빛 해가 이루는 풍경은 너무도 장관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시현의 인식이 어디까지 인지하고 어디까지 이해했는지 채 알기도 전에, 갑작스레 하늘에 나타난 한 무리의 새들이 저 멀리서부터 날아오고 있었다.

새들은 한번씩 날개를 퍼덕이며 유려한 비행을 하고 있었다. 분명 아주 멀리부터 날아오고 있는데, 박자를 맞춰 날개짓을 하는 것이 선명히 보인다. 열댓마리의 새 무리는 점점 시현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가까워지고 가까워질수록, 시현이 알고 있던 새의 크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거대한 몸집이 망원경을 쓸 필요도 없이 확실하게 보여온다. 곧 무슨 새인지 대충 보일만큼 가까워지자 새의 무리는 공중에서 지상으로 호선을 그리며 한마리씩 하강했다. 퍼덕, 퍼덕, 몸집에 맞는 날개짓 소리와 함께 새들은 차례대로 지상에 내려, 거대한 호수의 가장자리로 가서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거대한 독수리 같은 새의 등에서 검고 긴 후드 로브를 쓴 사람으로 보이는 존재들이 내려 각자의 행동을 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었다.

이윽고 그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무언가 얘기라도 하는 듯 했다. 새가 내린 곳이나 그들이 모인 곳이나 시현과는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가까이 가지 않으면 제대로 모습을 볼 수도, 얘기를 들을 수도 없다. 확실한 건 그들은 먼저 시현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현이 거대한 새와 기묘한 풍경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거나 하지 않는 이상, 또는 직접 그들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이상, 말이다.

26 클레리스주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07:58:02

조금 어설픈 시작일까나.. 궁금한 건 얼마든지 물어봐줘!

27 시현 - ???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18:07:58

호수는 평화롭지만 시현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장소를 마주했으니 당연한 일 아니겠나요. 보아하니 도시와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 같은데 집에는 또 어찌 들어갈지 고민입니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여기서 눈을 뜨게 된 건지는 둘째 치고요. 기묘하리만치 잔잔한 호수를 들여다보니 왠지 모를 위화감마저 느껴집니다.
시현이 수면에서 시선을 떼어 하늘을 바라봅니다. 하늘 역시도 너무 지나치게 맑았습니다. 도시의 하늘은 항상 흐릿한 색채를 머금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러다 시현은 하늘의 이상을 눈치챕니다. 방금 전의 몽롱한 정신으로는 미처 보지 못했던 걸까요? 낮임에도 구름 사이를 수놓은 별들과, 눈부신 빛을 뿜어내는 두 개의 해까지.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흔들어놓는 이러한 풍경에 시현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정체를 알 수 없으니 지금은 그저 헛것으로 치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현의 혼란이 잦아들기도 전에, 상공의 풍경은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저 멀리서 새떼가 비상해오고 있었습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일 같지만 마냥 그런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새들의 크기가 범상치 않았습니다. 시현은 멀리서도 그걸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새들이 거리를 좁혀옴에 따라 눈으로 보이는 크기 또한 비정상적으로 커집니다. 그야말로 괴조입니다. 고댓적에 살았다던 거대 새들을 직접 본다면 저런 느낌일까요.
곧 새떼가 착륙을 시도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시현은 그것들이 그냥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었지만요. 그래도 새들의 착륙지는, 시현이 있는 곳과 다소 먼 곳이었습니다. 새들은 그 풍채만큼이나 날갯짓도 엄청났습니다. 요란한 소리와 날개에서 이는 엄청난 바람이 초원을 휩쓸 정도였습니다.
뒤이어 새들의 등에서 누군가 내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사람일까요? 하지만 그 모습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시꺼멓고 긴 망토 같은 걸 두른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착용자의 얼굴이나 신체 따위가 보일 리 없습니다. 그런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몇 명이고 모여있었습니다. 그 낯선 광경은 기이함을 넘어 일종의 공포마저 불러일으켰습니다.

"휴…"

넋을 놓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시현이, 고민하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내 시현은 마음을 다잡고 걸음을 옮깁니다. 목적지는 새와 사람들이 모인 호숫가 저편이었습니다. 당연 기묘한 행색을 한 무리에게 선뜻 다가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호수에 그들 말고 다른 행인이 더 있나요. 지금 처한 상황을 파악하려면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기…"

무리와의 거리를 좁힌 시현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운을 띄웁니다.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그리고, 긴장과 두려움으로 쿵덕대는 가슴을 붙든 채 무리의 반응을 기다립니다.

28 시현주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18:10:34

어설픈 시작이라니 전혀 아닌걸!! 오히려 너무 흥미로운 상황이야!! 답레가 기다려진다구!! 물론 느긋하게 써줘도 좋으니까!!

29 클레리스주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19:28:28

답레가 기다려진다니 과찬이라구 ㅋㅋ 바로 말을 걸다니! 시현이 담력이 좋은걸!

30 시현주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21:02:04

담력 ㅋㅋㅋㅋㅋㅋㅋ 계속 헤매는 것보다 말이라도 걸어보는걸 택했을 뿐이니까!!

31 ?????? - 시현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21:10:53

보통이라면 패닉을 일으킬 만한 상황이었으나 시현은 그러지 않았기에, 호숫가는 새들과 그 주인으로 보이는 존재들이 나타난 걸 빼면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덕분에 평화로이 물을 다 마신 새들은 호수에서 떨어져 부리로 깃털을 다듬거나 주인의 관리를 받는다. 그 후 새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은 모여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한다. 시현이 다가간 무리는 다섯의 존재가 둥글게 서서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제각각 키와 체격은 다르지만, 똑같은 검은 로브 차림의 그들은 가까이 오는 시현을 보고 시선을 힐끔이듯 로브의 후드가 움직였다. 한번 그렇게 움직이고 다시 그들의 대화를 하였는데, 일정거리 이상 가까워진 시현에게도 나지막히 얘기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그들의 언어는 시현이 단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언어였으며 당연하게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시현이 말을 거니, 그 무리는 제각기 다른 탄성 같은 소리를 내며 시현을 돌아보았다. 그들 각자 고개를 돌리고 몸을 돌려 서서 시현을 보자 풍경에서 느꼈던 위화감이 다시금 강하게 느껴진다. 위화감의 정체는 얼핏 보인 후드 사이와 로브의 아래로 보이는 다리와 발의 형상이 인간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

그들은 시현의 말에 답을 하려는 듯 뭐라 뭐라 말을 했다. 그러나 앞서 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 말들은 하나 같이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들이다. 그들 중 한 명은 로브 사이로 손?을 꺼내 하늘을 가리키며 뭐라고 말했다. 그 손으로 보이는 신체는 마치 덩쿨을 엮어서 팔과 손의 형상으로 만든 것 같다. 또 다른 한명은 키가 시현의 머리 둘은 커보였는데, 그래서인지 그는 상체를 숙여 시현을 보았고 그 탓에 후드 속 얼굴이 보였다. 잿빛 피부와 얼굴 가장자리에 번들거리는 비늘무늬를 가진 그가 검은 세로동공이 오싹한 초록색 눈으로 시현을 응시해온다. 나머지는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은 채 시현을 주시하는 듯 했으나, 다행인 건 어느 누구에게서도 적의나 경계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

그런 상황 속에 재차 확인을 하듯 덩쿨손의 존재가 뭔가 말을 한 것을 끝으로, 그들은 시현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무리는 몰라도 이 다섯은 확실히 시현을 보고 있었으니 시선이 조금은 따갑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32 클레리스주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21:11:36

ㅋㅋㅋㅋㅋ 현명한 선택인 걸! 참고로 주변에 숲이 있었으면 미니 서바이벌 진행으로 시작했을것!

33 시현 - ???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23:10:09

시현이 다가간 곳은 다섯의 사람이 모인 무리였습니다. 그들 모두 역시 그 음침한 옷을 걸친 채였습니다. 허나 그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말은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언어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애초에 한국어도 뭣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시현은 사뭇 걱정스러운 표정을 해보입니다. 이 기묘한 장소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그럼에도 시현은 마음을 다잡고 말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했습니다. 옷자락 아래로 드러난 신체가, 도무지 인간의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형태였습니다. 시현은 제 몸에 소름이 쫘악 돋아오는 걸 느낍니다.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말을 걸었던 상대가 사람조차 아니라니요. 놀라 자빠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시현은 여전히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공포심으로 심장이 쿵쿵 뛰어서 어쩔 수 없이 심호흡을 몇 번 해야 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들 중 하나가 하늘로 손을 내보였습니다. 그 손 또한 사람처럼 평범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촉수 혹은 덩쿨을 조잡하게 모아 사람의 손을 흉내낸 것 같았습니다. 시현이 초조한 기색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마침 그곳에 있던 한 명(마리?)과 눈이 마주칩니다. 시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헉, 하는 소리를 냅니다. 그러면서 재빨리 고개를 떨궈, 바로 아래의 잔디밭에 시선을 둡니다. 숨이 턱 막혀오는 기분이었습니다.
다행이도 그들에겐 시현을 경계하거나 적대하는 기색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그들의 말은 방금 전 그랬던 것처럼 도무지 알아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이 알 수 없는 말을 이어갈 수록 시현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집니다.

"죄송해요. 뭐라고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시현이 마디마디 말을 토해냅니다. 겁에 질려 잔뜩 떨리는 목소리입니다. 시현이 이렇게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참 용한 일입니다. 평범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니, 패닉 상태에 빠져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여, 여기는 도대체 어딘가요…"

이후로 줄곧 침묵했던 시현은 간신히 용기를 내어 말을 더 이어갑니다.

34 시현주 (MT8qb.7fOY)

2022-07-03 (내일 월요일) 23:11:12

서바이벌 ㅋㅋㅋㅋㅋㅋ (두렵다) 호수라서 다행이야!! 시현이한테는 딱히 다행도 아닌거 같지만!!

35 이름 없음 (ObWjRN2N.c)

2022-07-03 (내일 월요일) 23:30:55

다행.....이 아닌가?! ㅋㅋㅋ 아니야 그나마 다행인거야! 이세계는 친절하다구!

36 ?????? - 시현 (TNX20KzO6g)

2022-07-04 (모두 수고..) 07:29:58

적의가 없어보이는 그들은 나름대로 시현과 의사소통을 하려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시현의 반응- 낯설고, 무섭고, 눈이 마주치자 흠칫 놀라하는 모습까지 보이자 그들 역시 곤란함과 난처함을 드러냈다. 거기에 시현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조금 당황하는 듯 했으며, 특히 눈이 마주쳐 시현을 놀라게 한 그는 미안해하듯 얼른 고개를 돌리며 머쓱해한다.

고개를 푹 숙인 시현이 토막토막 말을 하자, 못 알아듣기는 그들도 마찬가지인지 무리 사이로 소근거림이 흐른다. 작은 소리로 속닥거리는 건 들리지만 역시나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다.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어도, 분위기와 느낌으로 보아 시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얘기하는 듯 하다. 소곤소곤, 소곤소곤, 작게 오가던 말소리는 시현이 재차 말을 하자 잠깐 멎었다. 고개를 숙이고 금방이라도 패닉에 빠져버릴 듯한 시현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던 그들은 곧 한 명이 낸 소리로 시선이 몰렸다. 인간으로 치자면 뭔가 떠올랐을 때, 아! 하는 것 같은 소리를 낸 건 덩쿨손을 가진 존재였다.

"%&*#$@$!!$%"
"###!###@%$&"

덩쿨손의 존재는 무리를 향해 뭐라 뭐라 말했고 무리는 그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의 의견을 긍정하듯이 말했다. 알아듣지 못할 말로 서로의 의견을 맞춘 그들은 시현을 향해 고개를 크게 끄덕여 보인다. 그리고 덩쿨손의 존재가 무리에서 벗어나 새들과 다른 무리가 있는 쪽으로 서둘러 걸어갔다. 어찌나 급하게 걷는지, 펄럭이는 로브 아래로 손과 같이 덩쿨로 이루어진 다리의 일부가 보였다말다 한다. 그렇게 멀어진 덩쿨손의 존재는 각 무리와 새들 사이를 돌며 무엇인지, 누구인지를 찾듯 돌아다닌다.

한 명?이 분주히 돌아다니는 동안, 남은 무리 속 로브들 중 시현보다 키가 약간 작아보이는 존재가 조심스럽게 시현 쪽으로 다가간다. 그는 혹시나 시현이 조금 전처럼 놀랄까봐 염려했는지 후드를 푹 써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로브 사이로 내민 손은 역시나 인간의 것이 아니다. 형태는 팔이었으나 하얀 피부 대신 푸르스름한 비늘로 덮여있고 명백히 큰 손엔 날카로운 손톱이 나 있다. 그렇지만 그 손이 조심히 내민 건 투명한 유리 구슬 같은게 하나씩 포장되어 있는 무언가다. 마치 시현이 살던 현대의 사탕 같이 생겨서 하나쯤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보인다.

비늘과 발톱의 손이 시현과 한발짝 거리를 두고 손을 내미는 사이, 무리 너머 저쪽으로부터 덩쿨손의 존재가 누군가를 데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똑같은 검은 로브지만 시현보다 확실히 키가 작아보이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서둘러 돌아오고 있다.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은데다 서두르는 걸음이었으니, 잠시만 기다리면 곧 마주칠 수 있을 것이다.

37 시현 - ??? (1pQKbfjlUA)

2022-07-04 (모두 수고..) 21:42:55

시현이 그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들 또한 시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모양입니다. 낯설고 생소한 곳에 대한 공포에 의사소통의 어려움까지 더해지니 시현은 금방이라도 평정심을 잃을 것 같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서로 쑥덕대던 그들이 해결책을 찾은 것처럼 보였단 거죠. 아까 보았던 덩쿨손이 급하게 자리를 뜹니다. 그러더니 다른 무리 사이에서 바쁘게 누군가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인기척이 하나 사라지자 무슨 일인가 싶어 시현은 고개를 들어보입니다. 식은땀이 잔뜩 흘러있고, 낯빛이 꽤나 창백했습니다.

그런 시현에게 키 작은 존재가 다가왔습니다. 곧 내밀어진 그의 손은 꽤나 흉악한 형상이었습니다. 시현은 지레 겁을 먹으면서도 침착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손에 무언가를 쥔 채였습니다. 시현의 눈길이 그의 손 안을 맴돕니다. 작은 무언가가 포장지 너머로 보입니다. 언뜻 보면 구슬 같지만, 사탕 같기도 했습니다.

"저 주시는 건가요…?"

시현이 습관적으로 질문합니다. 그러다 아차, 하는 표정으로 말을 멈추었습니다. 시현은 잠시 무리의 눈치를 살피다가, 비늘손이 내민 구슬 사탕을 받아듭니다. 그도 분명 시현을 안심시키려고 한 거겠지요. 그들의 생김새는 다소 기괴하지만, 속내까지 흉악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 사실에 시현은 조금 안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현이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감사를 전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만큼은 전해졌기를 바라면서요.
곧 저 멀리로 걸어갔던 덩쿨손이 누군가를 데려오는 게 보입니다. 그가 누구든 간에 지금 상황에 도움이 되어주기를 시현은 간절히 바라는 중이었습니다. 시현의 안색에 초조한 빛이 감돕니다.

38 시현주 (1pQKbfjlUA)

2022-07-04 (모두 수고..) 21:43:42

>>35 친절해!! 다행 맞네!!
자꾸 답레 늦어져서 미안타...!!!

39 ?????? - 시현 (TNX20KzO6g)

2022-07-04 (모두 수고..) 22:32:53

고개를 든 시현의 낯빛과 식은땀의 흔적을 보았는지, 남은 로브들로부터 작은 탄식 같은 소리가 흐른다. 시현의 상태를 안타까워하는 거 같지만 선뜻 움직이지 않는 건 아마 시현을 위해서일 것이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아도 그들은 시현을 가능한 배려하는 듯이 보인다. 그래도 그냥 두기는 안타까웠는지, 한 명?이 시현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그 사탕처럼 보이는 걸 들고서.

"..."

무시무시한 외형의 손을 내민 그는 시현이 사탕으로 보이는 것을 가져갈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서로 말을 해도 알아들을 수 없으니, 이 행동을 보고 가져갈지 말지를 정하는 건 시현의 몫이라는 듯 그저 손을 내밀고만 있었다. 기다린 끝에 시현이 그것을 가져가자 손은 다시 로브 사이로 들어간다. 고개를 끄덕이는 시현을 향해 답을 하듯 마주 고개를 끄덕인 그는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 덩쿨손의 존재와 그가 데려온 누군가가 무리에 합류한다.

"%&@$!"

정황상 데려왔어! 라듯 말한 덩쿨손의 존재는 어찌나 급히 다녔는지 숨이 벅찬 듯 하다. 시현에게 사탕을 준 그가 고생했다는 것처럼 등을 두드려준다. 그 옆에서 비슷하게 숨을 몰아쉬던, 덩쿨손이 데려온 누군가는 곧 숨을 고르고 무리에게 뭐라 뭐라 말했다. 그 말에 제각기 하는 말들을 들은 누군가. 이내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는가 싶더니, 시현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서 다가온다. 좀 전의 그와 달리 코 앞까지 불쑥 다가온 누군가는 후드를 걷지 않은 채 시선만으로 시현을 훑어보는 것 같다. 시선이 따갑게 느껴질 만큼 보고서야 누군가가 말했다. 카랑한 여성의 목소리로, 시현도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했다.

"너, 누구? 여기서 혼자, 뭐하고 있었던 거야?"

그렇게 말한 누군가는 시현과 시선을 마주치려는 것처럼 고개를 약간 들었다. 검은 후드의 끝부분이 살짝 흔들리며, 새빨간 눈동자를 보일만큼 드러냈다. 소름 끼칠 만큼 붉은 눈이지만 앞선 로브들에 비하면 그나마 인간에 가까워 보이는 듯 했을 것이다.

40 클레리스주 (TNX20KzO6g)

2022-07-04 (모두 수고..) 22:33:38

괜찮아 괜찮아! 평일엔 바쁘니까 잇기 힘들수 있지 그럼그럼!

41 시현 - ??? (fObJgnJ/AM)

2022-07-05 (FIRE!) 20:10:04

시현의 반응에 그들 또한 안타까워하는 기색입니다. 생김새는 동떨어졌지만 그들도 지성체라는 걸까요. 시현도 그걸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들의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도 분명 있지만, 지금은 낯선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습니다.
건네받은 사탕을 시현이 물끄러미 내려다봅니다. 그렇게 먹음직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뭘 먹고 싶은 기분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사탕에선 분명한 위로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시현은 손을 오므려 포장된 사탕을 조심스레 감싸쥡니다.
다급하게 뛰어오듯한 발소리에 시현이 시선을 옮깁니다. 방금 전의 덩쿨손과 또 다른 누군가였습니다. 그 역시도 검은 옷으로 온 몸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 자는 시현이 놀랄 틈도 없이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눌러쓴 후드 탓에 그 얼굴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따가운 시선은 느껴졌습니다. 시현은 약간 위축된 태도로 침을 삼킵니다.
곧 후드 너머의 목소리가, 시현에게 익숙한 언어를 입에 담습니다.

"네?"

목소리가 추궁하지만 시현은 어리벙벙하게 되물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쩔쩔매던 시현은 후드자락 아래로 드러난 상대의 얼굴과 마주합니다. 그건 분명한 인간의 형태였지만, 그 눈동자는 비현실적으로 샛붉었습니다. 그래도 시현에겐 딱히 놀라거나 하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그냥 그저 말이 통하는 상대를 만나 안심될 뿐이었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온 몸의 긴장이 풀린 것 같았습니다.

"아, 저… 그러니까요… 분명 집에 가고 있었는데, 눈 떠보니까 여기여서…"

그 점에 안도하던 시현이 질문에 뒤늦게 대꾸합니다.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더듬더듬 말을 이어가는 게, 아직도 겁 먹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치만 아까보다 한결 안정된 표정입니다.

"여긴 대체 어디에요…?"

42 시현주 (fObJgnJ/AM)

2022-07-05 (FIRE!) 20:13:11

이해해줘서 고마워 ㅠㅠ!! 느긋하게 돌리는거다...!!
그것보다 로브들 은근 착하잖아!! (악당무리라 생각했던걸 반성하는중)

43 ?????? - 시현 (SCD34Tdm/U)

2022-07-05 (FIRE!) 22:29:23

붉은 눈의 그, 혹은 그녀일지도 모르는 존재는 시현을 계속 지그시 응시하며 시현의 대답을 들었다. 그나마 들은 대답이 명쾌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으휴, 하고 한숨 쉬는 소리가 난다.

"집에 가다 눈 떴더니 여기라. 참 깔끔해서 좋은 설명이군 그래."

중얼거리며 로브가 조금 흔들리는 걸 보면 팔짱이라도 끼는 것 같다. 기울어진 후드는 고개를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마치 깊게 고민하는 자세를 취한 듯 하던 그 혹은 그녀는 고개를 휙 돌리더니 같이 온 덩쿨손의 존재와 그 외 존재들과 몇마디 말을 나눈다. 시현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나누는 대화는 뉘앙스나 분위기 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다.

"@#&*$"
"##$%&"

짧은 대화 끝에 시현이 처음 말을 걸었던 무리는 각자 고개를 꾸벅거리며 하나 둘 멀어진다. 붉은 눈의 존재에게 한번, 시현에게 한번, 각자 그렇게 고개를 꾸벅꾸벅 하고 새들이 쉬는 곳으로 걸어간다. 그들 무리가 멀어지고나자, 자리에 남은 건 시현과 인간의 말을 할 줄 아는 붉은 눈의 존재 뿐이었다. 그 혹은 그녀는 다시 시현에게로 돌아서, 붉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바라보다가, 재차 한숨을 쉰다. 그리고 성가심이 확실한 말투로 말을 했다.

"여기가 어디인지 정확히 말해줄 수는 없지만, 일단 네가 살던 곳은 아니라는 건 확실해. 단순히 네가 살던 나라가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라 네가 살던 세계가 아니라는 의미야. 어째서 여기로 왔는지는 좀 더 자세히 말해줘야 알겠지만-"

말을 하던 도중, 휴식을 취하던 새들이 하나씩 일어서며 곧 날아갈 것처럼 날개를 퍼덕이기 시작한다. 그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본 붉은 눈의 존재는 벌써냐고, 라고 중얼거리고, 다시 시현을 돌아보았다.

"지금은 나도 지나던 길이라 뭘 어떻게 해줄 수는 없어. 차분히 들을 시간도 없고. 그러니 따라온다면, 뭐든 어떻게든 해주지. 어떡할래?"

선택의 여지라곤 하나 밖에 없는 물음을 던진 그 혹은 그녀는 섬찟한 붉은 눈으로 시현을 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44 클레리스주 (SCD34Tdm/U)

2022-07-05 (FIRE!) 22:33:27

그래 느긋하게 가자 느긋하게!
ㅋㅋㅋ 짜잔 로브들은 사실 무지 착한 존재들이었습니다! >< 시작부터 굴리진 않는다니까 ㅋㅋ 앞으로 구를 날이 더 많을텐데 시작쯤은 가볍게 들어가줘야지!!

45 시현 - ??? (muc2fY6bvU)

2022-07-06 (水) 15:25:49

상대는 시현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지만, 그게 전부인 걸 어떡할까요. 그런 반응에 시현이 시선을 내리깝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붉은 눈은 무얼 고민하기라도 하듯이 가만 있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덩쿨손의 무리들에게 무언가를 말하기 전까지는요.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역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시현은 초조한 심정으로 그들의 대화를 지켜봅니다.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긴장되기도 했습니다. 해결책이라던가, 그런 쪽이면 좋을 텐데요. 이내 덩쿨손의 무리들이, 시현과 붉은 눈에게 인사를 하고서 하나씩 멀어져갑니다. 그들이 떠나니 남은 건 둘 뿐이었습니다.

"네? 그게 뭔…?"

곧 시현은 붉은 눈의 말에, 눈을 휘둥그레 뜰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가 한국이 아니란 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심지어 지구조차 아니라니요! 그제서야 거대 새와 그 무리들의 존재가 이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현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거짓말이라도 쉽게 믿는 순진한 시현이라고 해도 말이죠. 다른 세계에 떨어지다니, 그야말로 소설에나 나올 것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말도 안 돼요, 어떻게…"

시현이 고개를 저으며 부정합니다. 그럼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은 없는 걸까요. 그 사실이 마냥 무섭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공포에 마저 질리기도 전에 붉은 눈이 하나의 제안을 해옵니다.

"…따라갈래요."

시현은 한참을 고민하다 대답합니다. 그 목소리엔 결의나 다짐은 없고, 그저 간절함만이 담겨있었습니다. 이자를 따라가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편이 여기 서서 절망에 빠져있는 것보단 나을 겁니다.

46 시현주 (muc2fY6bvU)

2022-07-06 (水) 15:26:49

ㅋㅋㅋㅋㅋ 앞으로 구를날이 많다고...? 오히려 좋아!! 시현이 화이팅!!

47 ?????? - 시현 (m6MUKdcxPk)

2022-07-06 (水) 21:28:38

붉은 눈의 설명에 시현이 놀라고 당황해하며 현실을 부정하는 반응을 보이자, 붉은 눈은 그 외의 말 없이 어깨만 으쓱인다. 그렇게 부정해봤자 현실은 현실이라는 것처럼. 미리 그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는지 성가시다는 듯이 한숨을 푹 쉬고 새들이 퍼덕이는 쪽을 몇 번 돌아보았다. 금방이라도 가버릴 것 같으면서도 시현의 대답을 들을 때까진 기다려주었으니 나름 친절하긴 한 걸까. 새들의 동향을 살피던 붉은 눈은 시현이 대답하자 곧장 몸을 휙 돌렸다.

"그래. 잘 생각했어. 여기 혼자 있어봤자 야생 몬스터의 먹이 밖에 안 될 테니."

이 평야, 지금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살벌한 곳인 듯 하다.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한 붉은 눈은 따라오라고 말하고 앞장선다. 아담한 키에 맞는 아담한 보폭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은 만약 시현이 따라가지 않겠다고 했어도 그러라며 가차없이 돌아섰을 것 같다. 가는 동안 붉은 눈은 중간에 한번 내지는 두번 돌아보기만 하고 말은 없었다. 거침없는 걸음으로 붉은 눈 본인이 타고 온 새의 가까이까지 다가가서야, 시현을 돌아보고 가까이 오라 손짓했을 것이다.

"여기, 고리를 밟고 올라가서 앞자리에 앉아. 초심자에게 무리겠지만 등에 꽉 매달려 있으면 적어도 떨어지진 않아."

시현이 알고 있었을 매의 모습을 어마어마하게 부풀린 듯한 새는 등에 짧은 등받이가 달린 안장이 얹어져 있었다. 말처럼 탈 수 있도록 되어있어서 요령만 조금 익힌다면 올라타는 것은 어렵지 않아보인다. 그러나 낯선 탑승자의 존재를 눈치챈 새가 거대한 머리를 기웃거리며 시현을 보고, 붉은 눈이 새를 달래주는 듯 하나 그 위압감은 적지 않을 듯 하다. 그러는 사이 주변에선 하나 둘 비행 준비를 마쳐가고 있었으니 붉은 눈의 재촉이 이어지는 것도 당연했다.

"못 타겠으면 빨리 말해. 기절시켜서 데려가 줄 테니까."

쯧 하고 혀를 차지만 않았다면 나름 친절했을텐데, 아까의 이형들과 달리 이 붉은 눈은 시현을 그리 곱게 대해줄 마음이 없어보였다.

48 클레리스주 (m6MUKdcxPk)

2022-07-06 (水) 21:29:11

아니 시현주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 에잇 모르겠다 시현이 화이팅이다!! ㅋㅋㅋㅋㅋ

49 시현 - ??? (muc2fY6bvU)

2022-07-06 (水) 22:46:19

다른 세계. 시현에겐 그저 당황스러운 마음 뿐이었습니다. 동시에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소설을 즐겨읽긴 했지만,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일은 겪기 싫었는데 말이죠.

"모, 몬스터요…"

몬스터라는 말에 시현이 기겁합니다. 이곳도 마냥 조용한 건 아닌 모양이었습니다. 자칫하면 괴물의 밥이 되었을 수도 있다 생각하니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시현은 주먹을 꼭 쥐고 눈을 내리깔았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도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시현이 우울에 잠길 틈도 없이 붉은 눈이 앞장서 걸어갔기 때문입니다.

시현은 의기소침한 발걸음으로 붉은 눈의 뒤를 따릅니다. 곧 아까 보았던 거대 새의 앞에 도착했는데, 눈으로 보았던 것보다 그 몸집이 더 커보이는 기분입니다.
붉은 눈은 생각보다 까칠하고 불친절했습니다. 그런 태도를 보니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듭니다. 그래도 시현에게 따라오라 한 것을 보면, 나쁜 사람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네, 네…!"

시현은 나름대로 힘차게 대답하려 합니다. 그리고 붉은 눈의 말대로 안장을 타고 오릅니다. 올라타는 것은 의외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수월했습니다. 원래는 힘들어하며 겨우 움직였을 텐데 평소와는 다른 것도 같습니다. 몸도 어쩐지 가벼운 느낌입니다. 그러다가도 새와 눈이 마주친 시현이 얼어붙어버린 건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닐 겁니다.

50 시현주 (muc2fY6bvU)

2022-07-06 (水) 22:47:26

자캐의 고통은 오너의 행복이지!! ㅎㅎㅎ 구를날이 기대된다!!(나쁨)

51 ?????? - 시현 (8oqhJq/KSQ)

2022-07-07 (거의 끝나감) 10:11:11

몬스터의 존재에 두려워하거나, 주눅든 채 따라오는 시현의 모습을 보고 새에 못 탈 거라고 생각했던 붉은 눈은 의외로 빠릿한 대답과 도와주지 않았는데도 훌쩍 올라타는 시현의 행동에 흐음 하고 무엇인가 생각난 것처럼 작게 소리냈다. 조금 전 시현과 마주 섰을 대의 따가운 시선이 다시금 시현을 훑는다. 그러다 새와 시선이 마주쳐 얼어버린 시현을 보고 피식 하는 소리를 낸 것도 같다.

마주친 순간부터 붉은 눈은 불친절했지만 시현과 대화가 통하는 것이나 이세계에 대해 말하는 것 등등, 명백히 다른 이형들과 달라보인다. 단지 그런 위화감 혹은 생각이 들게 하는 붉은 눈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시현의 뒷자리에 올라탄다. 시현보다는 더 능숙하게 휙 하고 올라타서, 자신이 입은 것과 똑같은 색과 재질의 로브를 시현의 머리 위로 펄럭 뒤집어 씌우고, 허리에 손수 벨트를 채워주면서 말했다.

"그거 똑바로 걸치고, 이 고삐 꽉 잡고, 됐다고 할 때까지 이 새의 등에 엎드려있어. 담력이 좋다면 경치 구경을 해도 좋지만, 그러다 떨어져도 내 책임은 아니니까 말야."

주의사항 같은 얘기를 짧고 간단하게 마친 붉은 눈은 주변에서 들리기 시작한 신호 소리에 맞춰 휘파람 소리를 낸다. 짧게 두 번 낸 뒤에 시현의 준비를 기다려주고, 준비를 마치면 길게 한번으로 전원 출발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린다. 시현이 충고대로 엎드렸을지, 아니면 꿋꿋이 있었을지는 모르나, 준비를 마친 새들은 저마다의 커다란 날개를 펴고 펄럭거리며 점점 공중으로 떠오른다. 몸집이 커서 그런지 어지간한 항공기가 뜰 만한 높이까지 올라가는 건 금방이었다.

구름과 닿을 듯 말 듯, 높은 상공에 도달하자 새들이 열맞추어 활강한다. 분명 높이 올라왔음에도 상공 특유의 한기나 매서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출발 전에 입은 로브의 덕분이지 않을까. 새들은 그렇게 어딘지 모를 곳을 향해 날아갔다. 만약 여유가 생겨 아래나 주변의 풍경을 보게 된다면, 숲과 평야, 그리고 거주지로 보이는 곳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52 클레리스주 (8oqhJq/KSQ)

2022-07-07 (거의 끝나감) 10:12:12

시현주 나빴다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시현이 높은 곳은 괜찮으려나!

53 시현 - ??? (KYcQcJysrI)

2022-07-07 (거의 끝나감) 19:08:38

새가 시선을 돌릴 때가 되서야 시현은 간신히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 탓에 시현은 포식자 앞에 놓인 초식동물의 기분을 이해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길들여진 새가 사람을 잡아먹진 않겠지만요.

"아, 네…"

뒤이어 올라탄 붉은 눈의 지시에 시현이 얼빠진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시현은 붉은 눈의 말대로, 고삐를 두 손으로 꾹 잡고 상체를 바짝 엎드렸습니다. 곧 휘파람 신호와 함께 새들이 이륙합니다. 몸이 붕 뜨는 느낌에 시현이 초조하게 침을 삼킵니다. 펄럭이는 날개에서 바람이 느껴집니다. 고도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시현은 최대한 아래를 보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도 버거워하는 시현에게 지금 상황은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게다가 거대 새의 등은 롤러코스터보다 더 위험합니다. 그 생각에 시현의 손바닥이 금세 땀으로 축축해집니다.
새들이 본격적으로 비행하기 시작하자 시현은 아예 눈을 꽉 감아버립니다. 그래도 온 몸으로 느껴지는 높이감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문득 억울한 느낌이 듭니다. 이세계에 떨어져서 이런 고생이나 하고 있다니요.

54 시현주 (KYcQcJysrI)

2022-07-07 (거의 끝나감) 19:09:47

ㅋㅋㅋㅋㅋㅋ 높은곳 평범하게 무서워하지!! 공포증까지는 아니고 보통사람 수준으로!!

55 ?????? - 시현 (8oqhJq/KSQ)

2022-07-07 (거의 끝나감) 20:28:35

지시한대로 새의 등에 바짝 엎드린 시현과 달리 붉은 눈은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고 앉아있다. 시현이 고삐를 잡고 있긴 하나 방향 지시나 높이 조절은 붉은 눈이 해야 했기에, 뒤쪽 안장에 달린 보조 고삐를 쥐고 앞을 보고 있었다. 로브가 극심한 찬바람이나 추위는 막아주었지만 기류는 타는지라 시현의 로브 자락도 붉은 눈의 후드 부분도 일렁일렁 흔들린다. 일렁이는 후드 속 붉은 눈은 이따금씩 시선을 내려 시현의 뒷모습을 보았다.

시현이 잔뜩 긴장한 것을 알아서였는지 아니면 귀찮아서였는지, 붉은 눈은 가는 내내 말이 없다. 시현이 먼저 말을 걸었다면 대답 정도는 해주었겠지만 그럴 여력은 없지 않았을까. 그나마 다행인 건 비행의 시간이 그렇게 오래 이어지진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오래라는 기준은 붉은 눈의 경험이 기준이었기 때문에, 시현에게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누군가에겐 길고 누군가에겐 짧은, 대략 3-4시간이 지났을 쯤, 붉은 눈이 보조 고삐를 서서히 당기며 새를 무리에서 벗어나게 한다. 수평이던 몸을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며 무리에서 벗어난 새는 이내 전방의 어딘가를 향해 고도를 낮추며 활강한다. 중간에 한번씩 날개를 퍼덕이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 끝에 둔탁하게 착지하는 소리와 함께 더이상의 날개짓 소리는 나지 않는다. 더는 부유감도, 로브를 일렁이는 기류도 없는 지상에 도착하자 붉은 눈이 시현의 등을 툭 건드리며 말한다.

"됐어. 일어나서 정신차리고 내려. 내리다 자빠지면 발목 나가니까 조심하고."

그 말을 하고 붉은 눈이 먼저 훌쩍 내려갔을 것이다. 먼저 내려서 새의 목에 걸어둔 짐가방을 내리고 새에게 간식을 챙겨주는 둥 익숙한 행동들을 하며 시현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시현이 새를 탔던 평야와는 전혀 다른 환경- 엷은 보랏빛 하늘과 처음보는 식물들이 펼쳐진 숲 한가운데에서였다.

56 클레리스주 (8oqhJq/KSQ)

2022-07-07 (거의 끝나감) 20:29:54

그래서 비행씬은 짧게 스킵하였습니다아! 어차피 나중에 또 나오니까 이번엔 이러이러하게 이동했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57 시현 - ??? (ZW4YEu5A9w)

2022-07-08 (불탄다..!) 01:34:36

비행 내내 시현은 겁에 질려있었습니다. 안전장치라곤 고삐가 전부인 새의 등에서 평정심을 찾기란 힘들었으니까요. 진정됐다 싶으면 자꾸 무서운 상상이 들어 쉽게 떨쳐낼 수도 없었습니다. 붉은 눈이 옷을 씌워줬으니 춥지도 않을 텐데, 몸을 간헐적으로 떨어대기까지 했습니다. 시현은 그 긴 시간동안 안장에 쥐죽은 듯 엎드려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덕분에 온 몸이 뻐근할 지경이었습니다.
길었던 비행이 끝나고 새가 지상에 발을 딛습니다. 그때까지도 몸을 웅크리고 있던 시현이 붉은 눈의 손길에 몸을 움찔 떨었습니다.

"으으… 네…"

시현은 조그맣게 앓는 소리까지 내며 내릴 준비를 합니다. 몸을 일으켜 안장을 밟고 내려가려는데, 다리가 덜덜 떨려 쉽게 발을 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현은 헛발짓만 계속 이어가다 마침내 땅 위에 내려섭니다. 두 발이 땅에 붙어있다는 느낌이 어쩐지 생경합니다. 시현이 어느새 하얗게 질려버린 얼굴을 매만집니다. 정말 최악의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긴… 어디에요?"

겨우내 진정한 시현이 주변을 돌아보며 묻습니다. 이곳은 방금 전의 호수와는 영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숲처럼 보였는데 사방에는 평생 본 적도 없는 식물들이 있었습니다. 생소한 빛깔을 띤 하늘도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다.

58 시현주 (ZW4YEu5A9w)

2022-07-08 (불탄다..!) 01:35:10

나중에 또...? ㅋㅋㅋㅋㅋㅋㅋ 시현이 또 고생하겠구나!!

59 ?????? - 시현 (hER1eKinf6)

2022-07-08 (불탄다..!) 10:33:07

평야에서 새를 타기 전에는 재촉했었지만 내리는 건 시간이 얼마가 걸려도 상관없는지 붉은 눈은 잠자코 시현이 내리는 걸 기다려주었다. 이 역시 친절보단 제법 넉넉한 양의 간식을 새에게 먹이고 있었으니 그 시간으로 충분하기도 했을 것이다. 몇 번의 헛발질 끝에 겨우 겨우 새의 등에서 시현이 내려오자, 붉은 눈 또한 마지막 간식- 큼지막한 육포를 새의 부리에 물려주고 목덜미를 툭툭 두드려준다. 거대한 새는 몸집에 맞지 않는 애교를 부리듯 머리를 숙여 붉은 눈의 손길을 만끽하곤 곧 조금 떨어진 곳으로 걸어가 혼자 느긋히 육포를 뜯는다. 새를 그렇게 보낸 뒤에서야, 붉은 눈은 시현을 보았다.

"어디긴. 내가 사는 대륙이지. 네가 있던 곳과 여기는 전혀 다른 대륙이야. 거기서 여기까지 저 새를 타고 건너온 거고. 넌 엎드려 있어서 못 봤겠지만."

붉은 눈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시현에게는 전혀 당연할 리가 없다. 그러나 이번에도 자세한 설명은 미룰 셈인지, 휙 돌아선 붉은 눈은 새에게서 내린 짐가방을 대충 걸쳐메었다. 몸집만한 가방을 가볍게 메는 모습은 어쩌면 붉은 눈은 괴력의 소유자가 아닐까 싶을지도 모른다. 시현이 그런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붉은 눈은 여전히 일방적으로 말하고 행동했다.

"이 숲만 잠깐 건너면 내 집에 도착하는데, 가는 동안 함부로 건드리지 마. 그 로브 벗지 말고 주변에 뭐가 있든 내 뒤만 보고 따라와. 놓치면 그대로 버리고 갈거야."

태도를 바꿔줄 생각은 없는지, 한결같이 까칠하게 말한 붉은 눈은 알아들었어? 라고 재차 확인했다. 지금 여기서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아우라가 붉은 눈의 주변으로 풀풀 풍기는 듯 하다. 대답을 들은 후에는 짐가방을 고쳐메고 성큼 숲 사이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을 것이다. 성큼이라곤 하나 시현이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은 아닌 건 확실했다.

60 클레리스주 (hER1eKinf6)

2022-07-08 (불탄다..!) 10:34:17

또라고 할게 있나 앞으로 구르고 갈릴 일이 산더미인데 ㅋㅋㅋㅋㅋ 적응만 하면 편하겠지 시현이도!

61 시현 - ??? (ZW4YEu5A9w)

2022-07-08 (불탄다..!) 17:24:05

어느정도 진정한 시현은 육포를 물고 걸어가는 새를 멍하니 바라봅니다. 보아하니 반쯤 넋을 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붉은 눈의 말에 금세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요.

"대륙, 이요…"

시현이 얼빠진 목소리로 대꾸합니다. 새를 타고 대륙을 건너다니, 이만큼 기상천외한 경험이 또 어딨을까요. 부디 대륙을 또 건널 일이 없기만 바랄 뿐입니다.
곧 붉은 눈이 자기 덩치만한 가방을 들쳐멥니다. 그 모습에 잠깐 놀라긴 했지만, 벌써 이세계에서 온갖 일을 겪어버린 시현에겐 그렇게 새로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네, 네…"

앞서 걸어가는 붉은 눈을 시현은 황급히 따라갑니다. 다리가 아직도 덜덜 떨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시현은 무언가 말을 꺼내려다 금방 입을 다뭅니다. 시현에겐 아직도 궁금한 게 많이 있지만, 지금의 붉은 눈에겐 궁금증을 해소해 줄 생각이 없는 듯했습니다. 시현은 잠자코 붉은 눈의 뒤를 따릅니다.

62 시현주 (ZW4YEu5A9w)

2022-07-08 (불탄다..!) 17:24:23

ㅋㅋㅋㅋㅋㅋ 살아남아라... 시현아...!

63 ?????? - 시현 (hER1eKinf6)

2022-07-08 (불탄다..!) 19:15:38

꽤나 까칠한 붉은 눈이지만 시현의 어벙한 모습을 보고도 별다른 말은 않는다. 그런 걸 보면 시현의 상황 역시 어느 정도 이해는 해주는 듯 하다. 이해라고 할지, 시현의 상황을 시현보다 잘 알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붉은 눈은 시현의 언어를 이미 알고 있고 부족해도 한참 부족했던 설명- 집에 가는 길에 눈 떠보니 여기라는 말 만으로 따라오라고 하던 것도 그렇다. 오히려 성가시다는 태도가 물씬 풍겨나오는 붉은 눈의 태도는 이런 상황이 익숙해보인다. 시현 같은 존재를 여러번 대했을 것 같은 익숙함이 말이다.

시현을 이끌고 숲 속을 걷기 시작한 붉은 눈은 너무 멀어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며 숲 사이로 난 좁은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자주 걷다보니 생겼을 것 같은 일직선의 길을 따라 걸으며, 붉은 눈은 역시나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묵묵히 앞을 보며 걸어간다. 기묘한 숲 속은 한번씩 나뭇잎 스치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는 걸 빼면 크게 놀라거나 할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해서 이질감을 느끼면 느꼈지, 위험하다는 인상은 느껴지지 않는 그런 숲이었을 것이다.

잠깐이라던 붉은 눈의 말처럼 숲을 가로지르는 건 정말 금방이었다.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정도의 길이었달까. 울창해보이는 숲을 빠져나가면 작은 들판과 들판 한쪽에 세워진 주택이 시야에 들어온다. 전형적인 서양식 외관에 2층으로 보이는 주택은 주변의 풍경에 비해 너무나 평범하다. 붉은 지붕에 갈색 벽돌로 지어진, 외딴 시골집 같을지도. 그곳에 누가 사는지는 생각할 일도 없었다. 붉은 눈은 곧장 그 집으로 다가가 문에 달린 고리를 잡고 세 번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안에서 우르르 하는 소리가 잠깐 나고 조용해지자 붉은 눈이 문을 열며 말한다.

"여긴 내 집이야. 신발은 안 벗어도 되니 그대로 들어와. 들어오면 문 닫고, 저쪽으로 가면 거실이니까 소파에 앉아있어. 로브는 이제 벗어도 되니까 마음대로 하고."

딱 적재적소의 말만 남긴 붉은 눈은 먼저 휭 하니 들어가 안쪽으로 사라진다. 덩그러니 열린 문 안쪽은 겉보기처럼 그저 평범한 집처럼 보인다. 단지 내부 역시 서양식이라 시현에겐 낯설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보이는 건 현관에서 이어지는 짧은 복도가 있고 붉은 눈이 말한 거실은 복도 끝에 문이 열린 곳 같다. 그쪽으로 가면 소파와 벽난로, 테이블 등등이 있는 아담한 거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64 클레리스주 (hER1eKinf6)

2022-07-08 (불탄다..!) 19:16:50

에헤이 누가 보면 시현이 골로 보내려는 줄 알겠어! ㅋㅋㅋ 나름 힐링 복지도 해줄거니까 쉽게 죽지 않을거라구(?)

65 시현 - ??? (1p3KYq.A3.)

2022-07-09 (파란날) 16:53:58

가만 생각해보면 붉은 눈도 그렇게 무신경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숲길을 걷는 둘 사이에는 고요한 정적만이 흐를 뿐입니다. 시현은 그런 분위기에 압도되어 쉽게 말을 꺼낼 수도 없었습니다.
숲은 생각보다 고요했습니다. 기묘한 식물들이 자라있는 것과 다르게 위험하지도 않았습니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걷던 시현이, 들려온 바스락 소리에 몸을 살짝 움츠렸다는 건 이상한 일도 아닐 겁니다.
계속해서 이어질 것만 같던 오솔길은 금방 끝나버립니다. 대신 그 앞에 우뚝 서있는 집 한 채가 보입니다. 이 집은 그야말로 소박했습니다. 여기가 붉은 눈이 사는 곳일까요? 곧 현관문을 여는 일련의 과정이 이어집니다. 시현은 그에 사소한 궁금증을 품지만 금세 잊어버립니다.

"네, 알았어요."

시현이 붉은 눈의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조금 전보다는 확실히 차분해진 목소리입니다. 집 안으로 발을 들인 시현은 문을 닫고 붉은 눈이 말한 거실로 향합니다.
거실의 풍경은 단촐했습니다. 그래봤자 시현이 살았던 자취방보다는 좋은 곳입니다. 분위기도 어쩐지 달랐습니다. 그 사실에 시현은 새삼 놀랍니다.
시현은 쓰고 있던 로브를 벗고 소파에 조심히 앉습니다. 붉은 눈은 어디로 간 걸까요. 시현이 거실 문 너머를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66 시현주 (1p3KYq.A3.)

2022-07-09 (파란날) 16:55:02

아니었어...?!(절대 아님) 힐링 좋지~~ ㅋㅋㅋㅋㅋㅋ

67 ?????? - 시현 (ib6/AMG.vs)

2022-07-09 (파란날) 21:50:31

내부로 들어와 문을 닫자 문에서 작게 잠금쇠 걸리는 소리가 난다. 문손잡이에 잠금장치는 보이지 않는데도 말이다. 무언가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는걸까. 거실로 가는 복도나 이어지는 바닥은 모두 나무로 되어있으며 반질반질 윤이 난다. 당장 들어온 거실도 먼지 쌓인 곳 하나 없이 깨끗하다. 외관처럼 소박하지만 관리가 잘 되어있는게 보이는 집이다. 시현이 앉은 소파 역시 깨끗하며 푹신하다. 이대로 누워서 자도 좋을 만큼.

- 달칵.

시현이 붉은 눈의 행방을 쫓아 문 너머를 힐끔거리던 도중이었다. 희미한 차향기가 시현의 근처를 스친다 싶더니, 소파 앞 테이블에 찻잔 하나가 놓여져있다. 붉은 장미가 그려진 하얀 찻잔은 홍차로 보이는 액체가 담겨있다. 김이 살짝 올라오는 걸 보면 갓 내린 것 같은데, 거실은 물론 문 밖 복도 그 어디에서도 누군가 차를 내리는 소리나 가져오고 나가는 기척 그 무엇도 나지 않았다. 시현이 문을 힐끔거리던 그 짧은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시현의 앞과 반대쪽 소파 앞에 한잔씩 총 두 잔의 홍차가.

그 때였다. 괴이하다면 괴이하고 신기하다면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거실에 붉은 눈이 들어왔다.

실내용 슬리퍼를 슬슬 끌며 들어온 붉은 눈 역시 로브를 벗은 모습이다. 붉은 눈의 정체는 여성이었다. 시현보다 한 뼘은 작은 키에 눈보다 붉은 머리카락이 허벅지에 닿을 만큼 길다는 걸 제외하면 지극히 인간처럼 보이는 여성이다. 붉은 눈- 그녀는 시현이 보기엔 화려해보일지 모르는 분홍 원피스 차림으로 설렁설렁 걸어와 시현이 앉은 소파의 맞은편 자리에 앉는다. 털석 하고 소리가 날 만큼 화려하게 앉은 그녀는 앉자마자 다리를 꼬고 소파에 몸을 푹 묻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피로와 일말의 짜증이 담긴 한숨을 그렇게 내쉬고서, 자연스럽게 찻잔을 들어 한모금 마시고 시현을 보았다. 첫 만남부터 줄곧 느껴지던 따가운 시선으로 말이다.

그녀는 그렇게 보기만 할 뿐, 먼저 말은 꺼내지 않는다. 말은 하지 않으나 아까처럼 묻지 말라는 분위기는 없었고 묻지 말라는 말 또한 하지 않았으니, 궁금한 것이나 할 말은 지금 해야 할 것 같다.

68 클레리스주 (ib6/AMG.vs)

2022-07-09 (파란날) 21:51:56

ㅋㅋㅋㅋ 그런데 힐링의 의미가 치유물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ㅋㅋ 시현주 좋은 주말일까나!

69 시현 - ??? (3UmuQB5Jvo)

2022-07-10 (내일 월요일) 16:50:52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시현은 고개를 돌립니다. 인기척이라곤 전혀 들지 않았음에도, 비어있었던 테이블 위로 찻잔들이 놓여있었습니다. 덕분에 시현은 상당히 놀랐습니다. 눈을 둥그렇게 뜨고 주변에 뭐가 있나 살펴보기까지 했죠. 하지만 김이 피어오르는 찻잔을 보았음에도, 시현은 양손을 무릎에 올린 채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 유쾌하지 않은 생각이었습니다. 덕분에 무언가를 입에 털어놓을 정도로 태평한 기분도 아니었습니다.
곧 붉은 눈-적발의 여자가 거실에 발을 들입니다. 시현은 그 모습에 꽤나 놀란 눈치였습니다. 그녀가 제 맞은편에 앉자 괜히 몸을 움츠리기까지 했습니다.
둘 사이에 잠시간 적막이 흐릅니다. 혼란스런 시현의 마음은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자의 짜증 섞인 한숨도 그냥 흘려들을 수 없었습니다. 시현은 차를 드는 여자를 잠자코 지켜보다가, 그녀가 날선 시선을 보내자 고개를 푹 숙여버립니다.

"저기,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은… 있나요?"

잠시간 여자의 눈치를 살피던 시현이 우물쭈물 말을 꺼냅니다.
시현은 아까부터 줄곧 초조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었습니다. 이는 본능적인 두려움에 의한 것입니다. 사람은 제 영역을 벗어나면 불안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시현은 좁은 서울 땅에서 좋은 기억 하나 없이 자랐습니다. 그런 세상에 애착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낯선 이계에서 시현은 원래 살던 곳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늘 똑같은 풍경. 지루한 강의. 좁아터진 자취방. 그 평범한 일상이 그토록 그리웠습니다. 시현이 이세계에 떨어진 지 불과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요.
말을 마친 시현은 손가락을 꼼질대며 여자의 눈치를 살핍니다. 여자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시현은 평소보다 더욱 위축된 상태였습니다.

70 시현주 (3UmuQB5Jvo)

2022-07-10 (내일 월요일) 16:52:00

치유물...? 치명적 유해물...?(아님)
좋은 주말이지!! 끝나가긴 하지만!! 클레리스주도 남은 주말 잘 보내길 바래!!

71 ?????? - 시현 (5lonZgkZ3M)

2022-07-10 (내일 월요일) 19:27:01

시현이 마시지 않는 차는 조용히 식어갈 뿐이다. 소리없이 거실을 차향기로 채우며 점점 김이 보이지 않게 되어간다. 그녀의 찻잔도 식어가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눈에 띄게 양이 줄었다. 그녀는 시현에게 질문을 듣고도 차를 마시며 말을 아낀다. 말을 아낀달지, 생각을 하는 중이랄지, 모호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려 테이블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렇게 찻잔이 반이나 비고 나서야 그녀는 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꼰 다리 위로 두 손을 깍지 끼워 걸쳐놓으며, 무겁게 닫혀있던 입을 연다.

"원래 세계- 네가 살던 세계로 건너가는 방법이라면, 있어. 세계를 건너는 능력자에게 부탁하면 가능은 해. 가는 것 뿐이라면."

그녀는 선홍빛 눈을 천천히 들어 시현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일직선의 찌를 듯한 시선이지만 특정한 악의는 없어보인다. 조금은 진지한 듯 보이기도 하다. 후우. 그녀는 작은 한숨을 쉬고 말을 계속했다.

"나는 딱히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고 네게 배려라는 걸 해줄 의무도 없으니까 까놓고 말하지. 너, 이미 이쪽 세계에 속해버렸어. 이미 네가 살던 세계와는 섭리가 다른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의미야. 그러니까 그 원래 세계로 건너가더라도, 그곳에 네 자리는 없으니 머무를 수 없어. 그러니 포기하고 여기에 적응하는게 좋아."

돌아가고 싶은 시현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을 것이다. 앞서 약간의 희망이 생길 듯한 말 다음에 그런 말을 하니 더욱 충격적이지 않을까. 단호하게 말을 한 것 치고 그녀도 영 기분이 좋지 않은지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더 작은 한숨을 쉬었다. 내려놓았던 찻잔을 다시 들어 한모금 훌쩍 넘긴 그녀는 시현을 향해 그런 물음을 던졌다.

"이쪽에서 눈 뜨기 전에, 집에 가던 길이었다고 했지? 그 길에 아무 일도 없었어? 잘 생각해 봐. 네가 뭘 하다가, 무슨 일이 생긴 다음에 여기에서 정신을 차렸는지."

평야에서 그저 어물쩍 넘어갔던 부분을 다시, 좀 더 자세히 생각해보라는 말을 끝으로 그녀는 조용해졌다. 시현이 생각하고 말할 시간을 주듯이.

72 클레리스주 (5lonZgkZ3M)

2022-07-10 (내일 월요일) 19:29:47

내 주말은 나태함으로 대체되었다! ㅋㅋㅋㅋㅋㅋ 지금 전개만 봐도 시현이 멘탈에 치명적 유해물 아닌가 싶고?! 음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시현주는 지금의 전개가 어떤지 궁금하다!

73 클레리스주 (C7f.laxaKQ)

2022-07-12 (FIRE!) 05:42:15

너무 밀려서 갱신 한번 해둘게!

74 시현주 ◆/z6lIp/ywM (RFkab0PoqY)

2022-07-12 (FIRE!) 16:36:13

기다렸을텐데 답레가 아니라 무거운 얘기로 갱신하게돼서 미안해
더이상 상황극을 이어나가기가 힘들거 같아
며칠동안 생각해봤는데 시현이란 캐릭터가 내손에 잘 안맞더라고
사실 처음 굴려보는 타입이기도 하고 그래서 시트 쓸때도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
그때 좀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나봐
처음엔 괜찮았는데 언제부턴가 시현이 굴리는것 자체가 버겁고 그랬어
돌리는거도 재미를 못느끼겠고 답레도 거의 의무적으로 잇다시피했고
그게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대로 끌고가봤자 나도 힘들고 클레리스주한테도 민폐만 끼칠거 같아서 이렇게 말해봐
클레리스주 탓은 아니니까 자책하진 말았으면 좋겠어
내가 먼저 찔러놓고 너무 무책임하게 행동하는거 같아서 정말 미안해

75 클레리스주 (C7f.laxaKQ)

2022-07-12 (FIRE!) 17:33:26

고민 많이 했을 텐데 얘기해줘서 고마워. 캐릭터가 손에 맞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시트는 하이드 해둘게. 편히 재활용해. 일주일 남짓한 기간이었지만 즐거웠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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