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 [곧 갈게.] 그 메시지를 보고 나서, 그동안 그와 있었던 있을 곱씹고 곱씹고 또 곱씹었다. 펼치고 싶지 않은 페이지를 흘금거리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오든지 말든지 하는 생각이었다. .. 노크 소리에 선잠이 깨었다. 잠의 물결에 발만 담그고 있다가 확 잠이 깨었을 때 심장이 얼마나 두근거리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걸.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심장이 쿵쿵대는 소리가 귀에 들리니까 말이다. .. [열려있으니까 그냥 들어와] .. 만약 시윤이 방에 들어온다면, 기대했던 것처럼 좋은 풍경이 반겨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관 옆의 욕실 문은 반쯤 열려있고, 방 한쪽에는 옷가지가 대충 널브러져 있고, 정면에 보이는 창문은 활짝 열려있었으며, 그 아래 침대에는 이불 안에 무언가가 들어있다. .. [죽은 뭐하러 사왔는데] [고양이나 주지] .. 몸살이 아니라는 말을 그렇게밖에 못하겠다.
어지러워진 방에 조금 놀란다. 그리고 뭔가 되게 자연스럽게 들어왔지만, 여자애의 방에 처음 왔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분명 남자아이가 보면 곤란한 물건들이 있을텐데도 방은 매우 무방비했고, 주인은 이불속에서 꾸물럭 대고 있다. 이럴 때 뭐 하나 잘못 보게 된다면, 분명 내 과실이 아닐텐데도 원망을 들을 수 있다. 조심하는게 좋겠다.
"혹시나 몸이 아픈 건지 걱정되서. 아니라면 오히려 다행이구나. 냉장고에 넣어둘테니 나중에 내킬때 먹으렴."
나는 천천히 냉장고 문을 열어서 죽과 영양제를 넣어놓는다. 먹지 않고 버리는 것도 상대의 마음이겠지만, 기왕 가져왔다면 주는게 낫겠지. 그런 다음 방을 본다. 부푼 이불속에서 톡톡 화면을 터치하는 소리가 들린다. 비교적 피폐한 방과 이불을 뒤집어 쓴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안타깝다.
"고양이 같은 토끼에게 주었으니 그 말대로 된 셈이지."
나는 능글맞게 말을 돌려주며 천천히 다가간다. 또박, 또박 하는 발걸음 소리가 조용한 방에 유난히 크게 울리는 것 같다. 마치 '내가 네게 가고 있어' 라고, 시각적으로 보지 못하는 그녀에게 청각으로 압박하는 기분이다. 바로 앞에 도착한 나는 조용히 침대 한쪽에 걸터 앉는다. 그리곤 한쪽 다리를 반대쪽 무릎 위에 걸쳐, 그 위에 팔로 턱을 괴곤 이불 덩어리를 복잡한 심경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본래 내 계획은 '이전엔 미안했어.' 라고 말한 뒤에 선물만 건네주고 곧바로 떠날 생각이었거늘. 상대쪽에서 이렇게 구니까, 나도 왠지 모르게 오기가 조금 생기는 것이다.
가장 기뻤던 장면: 정규 진행은 아니지만 저는 어린 한지훈과의 모의전에서 준혁이의 서포트와 알렌의 시선차단으로 끝네 토고가 한지훈에게 성공적으로 공격을 해낸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비록 캡틴이 편의를 봐주신 것도 있지만 전투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이전 모의전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었던 제가 처음으로 의도한대로 성공적으로 전투를 해낸 장면이여서 당시 저는 엄청 기뻤습니다.
불안했던 장면: 모든 장면을 통틀어 불안했던 장면을 꼽으라면 명진이가 강이훈에게 죽기직전까지 맞은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당시 어장에 들어온지 얼마 안됬을 때 였는데 갑자기 명진이의 스승이 될거라고 생각되던 강이훈이 명진이를 죽도록 패는걸 보고 헛숨을 삼킨 기억이 있습니다.
>>438 변명하자면, 이성관계가 아주 개밥을 말아먹은 건 절대 아니다. 단지 아무 일도 없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서로간에. 아마도. .. 냉장고 문을 맘대로 열은 건 감점이다. 냉장고 안에는 마트에서 파는 야채 주스 몇 개랑 야채칸에 신선한 당근 한 봉지가 전부. .. 고양이 말을 또 꺼낸 것도 감점이다. 우연히 사진을 봤다는 건 당연히 모르겠지만 누구랑 그런 일을 하고서 고양이 같다는 말을 하면서 조금도 찔리지 않아? .. 방에 들어오라곤 했지만 능글맞게 침대에 걸터앉는 것도 감점이다. 그냥 다 감점이다. .. 푹 뒤집어쓴 이불 속에서 부아가 치민 듯 꿈틀거리던 라임은, 침대에 걸터앉은 시윤의 엉덩이를 발로 밀어내려고 했다. .. [뭔데] .. 목소리는 끝까지 들려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고양이 카페에 대한 배신감의 표출도 참고 참고 참고있었다.
>>380 가장 불안했던 장면: 개인진행으로는 쥬도님 영접했을때랑 그 이후 이주일쎈빠이 봤을때가 제일 불안했어요. 커뮤라고는 자현이랑 몇마디 나눈것 밖에없는 왕초보 린주에게? 굉장히 스피디한 전개여서 주일이 나왔을때는 형이 왜 거기서나와?? 느낌이었구요 막 쥬도님 뵙고와서 정신력 다운된 린과 함께 저도 실시간으로 정신력 깎이는 기분이었어요. 그때 현생에 멘붕할일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요 ㅋㅋㅋ. 으잉 만약 새 시트 내면 생각없는 캐낼거야() 전체 진행에서는 강철이 다이스랑 토고 거래장면이 제일...둘 다 진행 전체적으로 영향 줄 건수라 더 그랬어요.
가장 기뻤던 장면: 영접!영접!영접!영접! 드디어 신도수 0에서 탈출했습니다 와아아아아! 묘사 너무 압도적이었고 그냥 기뻤어요. 진짜로 나참치가 긍정적인걸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는 편이라 말이 짧은데 그냥 긴장되고 기뻤습니다. 진행 전체적으로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대운동회때 우승하면 그때가 제일 기쁠때가 될것 같아요
솔직히 상처받은 씁쓸한 목소리로 예쁘게 포장해온 작은 선물 상자를 탁자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는다.
"지난번 일에서 내가 잘못한 부분의 사과랑, 그래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 사왔던거야."
나는 방문을 향해 천천히 걷는다. 그리곤 문고리를 잡고선, 마지막이라는듯 돌아보며 얘기한다.
"그마저도 귀찮았다면 미안하다. 앞으론 네게 귀엽다던가, 쓰다듬는다던가, 안하마."
귀엽다고 미소지으며 칭찬하는 것도, 쓰다듬어주는 것도, 안아주는 것도. 아마 이 문고리를 잡고 나간다면, 나는 하지 않게 되겠지. 그 모든게 그녀를 귀찮고 분노하게 만들 뿐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 관계를 좋아했고, 그녀를 소중히 여기고 싶었다. 그 감정의 작별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이라서, 나는 조금 슬프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