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 혈검팔초 】 모든 검에는 피가 묻고, 모든 죽음에는 피가 흐른다. 혈검문은 그 무공이 잔인하고 사이하기로 매우 유명하다. 특히 혈검문의 대표적인 무공인 혈검팔초는 사람의 피를 이용하여 스스로의 상처와 생명을 차오르게 만들고, 적들을 상처입히기에 한 때 마공으로 불리웠던 역사까지 존재한다. 혈검문의 세가 강해지고, 명문사파로 발돋움하게 된 이후부터는 그런 말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사특한 무공으로 인식되는 편이다. 여덟개의 초식으로 이루어진 혈검팔초는 하나하나가 검로인 동시에 적의 피를 취하는 수단이다. 피를 흡수하고, 방출하고, 유형화시키는 이 무공은 언제나 사람의 혈액을 탐내고 있다. - 1성 흉성 : 이 무공을 익힌 자는 성정이 냉정해지고 손속이 잔인해지며, 두려움을 산다. - 2성 붉은빛 칼날 : 어떤 검이든간에 자신 혹은 타인의 피를 검신에 일정량 저장할 수 있다. 많은 양이 저장될 수록 검신은 붉어지며 검게 변하면 더 이상 저장할 수 없다. - 3성 시검 : 묵직하게 베어간다. 명중시 적에게 출혈을 입힌다. - 4성 자해 : 검을 자신에게 휘두른다. 검신에 저장된 피가 기묘한 무리로 인해 생명력으로 치환되며 부상을 회복한다. - 5성 비혈 : 강하게 검을 찌른다. 검신에 모아둔 피를 폭의 묘리를 이용해 터뜨려 피해를 입힌다. - 6성 혈공도 : 모아놓은 기를 소모해 일시적으로 검기의 길이를 증가시킨다. 더 먼 거리를 타격한다. - 7성 수혈 : 검을 약하게 휘두른다. 아군에게는 치유를, 적군에게는 피를 갈취한다. - 8성 피바람 : 짧은 시간에 아주 빠르게 검을 베고, 찌른다. 모아놓은 피를 소모해 위력을 증가시킨다. - 9성 핏빛 저주 : 검을 휘두르는대로 모아놓은 피가 유형화된 기가 되어 잔상이 남듯이 따라다닌다. 이 기운에 노출될 경우 출혈에 빠진다. - 10성 살검지중 : 생명을 해할 경우 주변의 적 모두를 공포에 빠뜨리며, 일정 경지 이하의 인물들에게 두려움을 산다. 모든 효과가 증가한다.
혈기공 혈검문의 현판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습니다. 만검매혈萬劍埋血 만사유혈萬死流血. 모든 검에는 피가 묻고, 모든 죽음에는 피가 흐른다는 뜻입니다. 혈검문은 본래 피 묻은 칼을 든 구도자들이 모여 서로의 죽음을 애도하고, 희생의 가치를 논하던 것에서 시작하였으나. 지금은 사파의 명문으로 발돋움해 강력한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피를 곧 생명의 근원으로 보며 무림의 내공과 기 또한 생명과 피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혈기공은 혈검문의 대표적인 심법으로 피와 생명력을 이용해 선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선대의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 1성 단전과 내공 : 단전과 내공이 형성된다. - 2성 소주천 : 소주천이 가능해진다. - 3성 혈검기상인 : 기를 검에 맺히게 할 수 있다. 기의 속성이 혈血로 변화한다. - 4성 핏빛 기억 : 오래 지나지 않은 피라면, 맛을 보아 피가 흘렀던 현장의 일을 알아낼 수 있다. - 5성 순환 : 모든 신체 능력을 향상시킨다. - 6성 혈술사 : 인체 밖으로 나온 피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 7성 역천 : 일시적으로 기혈을 반대로 돌린다. 잠력이 폭발하며 간극이 하나 상승한다. 단, 간극이 극極일 경우 행동판정에 유리한 영향과 신체능력 대폭 상승만 한다. 사용후 부작용으로 인해 1번의 진행동안 나약해진다. - 8성 피구름 : 붉은 구름을 피워올린다. 구름은 자동으로 피를 흡수하며, 이 피는 시전자의 마음대로 전용할 수 있다. - 9성 잠력개화 : 역천의 부작용을 제거한다. - 10성 근원 : 자신의 생명력을 내공으로 전환하거나, 타인의 피를 내공으로 전환합니다.
>>33 형....(아련) 지원이가 그랬어요(갑자기 일러바침)(?) >>34 내 그나마 네 약조한 것이 있어 믿었는데 결국 피로 보답하는구나. 이제 네가 말하는 모든 것이 피로 물들어 그 구순 벌릴 때마다 타인의 피를 쏟을지 내 어찌 알겠더냐? 벗아, 지원아, 남궁 세가를 등에 업어 세상을 보려 해도 눈꺼풀 하나 닫힌 아해야. 그래서 네 방식이 옳고도 재미있더니? 그렇다면 내가 감히 손 뻗어 짐승 데려가 키워도 괜찮겠더냐.
멘재하는 이제 돌아버렸기 때문에 오만하고 2P느낌이고 아무튼 이딴 말을 할 테니 각오하셔야 할 것...(대체)
>>74 짜릿...상상만해도 짜릿... 오만한 재하 보면서 지원이 고개 갸웃하고, 어째서 그렇게 화내십니까 공자? 저들은 제 친우가 아니잖습니까. 제 속을 긁으러 온 간악한 마두일 뿐. 제 친우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공자 하나뿐이었습니다. 하고 활짝 웃으면서 공자, 오늘은 뭘 하고 놀고 싶으싲니까? 하는... 살짝 맛이 간 모습 보이고 싶어용..
잠시 눈을 감는다. 그냥, 보고 싶지 않았다. 저 경외에 빠진 듯한 눈을, 존중의 의미를 가득 담은 눈을 보고싶지 않았다. 저 눈을 오래 보고 있으면 마치 자신의 잘못된 부분마저 누군가가 닮을까, 그런 것이 걱정이 되었다. 분명 그러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는데도 말이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웃음을 흘긴다. 수줍게 입술을 오물거리는 녀석을 보며 그가 생각했던 것은 어릴 적의 예원이였다. 아직 어려 제 무언가를 하지도 못하면서 힘껏 아장거리던 그 녀석을 닮은 듯 하여 더 볼 수가 없었다. 자신의 마음 속 무언가를 찌르는 듯 하여 말이다. 우습게도 봄을 닮은 무공에, 미적지근한 바람이 불어 마음이 흔들리는 모양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남은 왼 손과 의수를 맞대어, 얼굴을 가리고는 살을 매만진다. 주무르고 주무르며 감정을 그어낸다. 이런 감정을 드러낼 상대가 아니다. 언어로는 비록 형이라 부르고 있다 한들, 말로는 형이라 부른다 한들 저 자는 내 동생이 아니다. 내 친우가 아니다. 내 가족이 아니다.
그는 남이다. 그는 나와 모르는 이이다. 그는 내 혈겁을 모르는 자이다. 그러니.
그러니, 물러져서는 안된다. 시기나 두려움이 아닌 눈빛을 받았다 약해져서는 안된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보여서는 안된다. 나는 여전히 고요하고, 또한 조용해야 한다. 얼굴을 주무르는 손길이 거칠어짐에도 그 손길을 그대로 받아낸다. 얼굴에 나온 표정들을 긁어내어 지독한 무표정으로 빚어내고 다시 밝은 표정으로 빚어내어, 웃음을 만들어내고서야 중원은 드디어 눈을 떴다. 그리고 천천히 재하에게 다가가 그 등에 손을 쫙 뻗은 채, 가볍게 내치려 했다.
" 하하. 꿈도 작구나. 무릇 사내라면 절정의 경지에 뜻을 마칠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위의 경지를 노려야지 않겠느냐. "
절정도 적었다. 초절정도 적었다. 중원은 이따금 생각했다. 자신이 이 모용세가에서 뿌리를 내리고 버티기 위해서는 더, 더 높은 경지가 필요하다고. 그러나 아무리 똑똑한 머리로 생각한다 한들 그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경지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스스로의 경지를 벗어내어 화하는 경지. 화경, 그 경지에 도달하지 않고는 중원은 안심할 수 없다. 그러니 더더욱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내쳐 내달려야 한다. 그래서, 지금의 감정을 수치스럽게 생각했다. 장난스럽게 웃는다. 형이 그러하듯, 동생에게 말하듯. 살짝 굽혀질 동생의 어깨를 쭉 펴게 하고 당당히 걷게 하는 것이다. 모용배가 그렇듯, 조금 더 좋은 형을 연기하고 조금 더 멋진 형을 연기하려 하는 것이다.
" 봄이 오는구나. 봄.. 하하. "
그 말을 하는 중원은 얼핏 슬퍼보였을 것이다.
" 이번 패배가 단순한 패배라 생각하지 말거라. 굳어버린 감각을 되살리고, 조금 더 부드럽게 움직이거라. 네 무공은 단순히 펼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극 위에서 춤추듯 하는 것에 가까운 듯 하니. 진정으로 그것을 펼친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빠져든다 생각해보거라. "
오늘도 어딘가의 노름판에서 주사위를 한껏 굴려대며 즐기고 있었던 야견. 평소 같으면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반복하며 희비를 교차하고 있었을 터이거늘. 이상하게도 오늘 야견은 이기고, 이기고, 또 이긴 끝에 원래 들고 왔던 자금의 5배나 되는 거금을 얻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다. 무서울 정도의 운에 오히려 겁을 먹다, 자신의 품안에 둔 송곳니의 존재를 깨닫는 야견. 그래! 복건성에서 만난 신묘한 산귀신...아니 토지신이 준 보패의 효과임이 분명하다! 이후, 마지막으로 단 한번의 승부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
“그래, 오늘이야말로 드디어 나의 날인가 보다! 전부낸다!”
....그 직후의 상황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이후 약 몇시간 동안 혼이 나간 사람처럼 하늘만 보고 있던 야견은 자신의 품안에 있던 늑대의 송곳니를 다시 깨닫고, 이 설움과 슬픔을 풀기위해 곧장 복건으로 달려왔던 것이다. 아아 한심하디 한심한 중생이여. 자정이 되어서야 대왕선 근처에 도착한 야견은 마치 날다람쥐처럼 산 사이를 오가는 작은 인영을 보고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달려간다.
“잘 만났다 이 산귀신!!! 내 돈 돌려내!!!”
추혼법권 3성 십연격. 반갑게 달려오는 사람좋은 고불에게 다짜고짜 설움이 담긴 10연격부터 쓰고 보는 야견. 파계승들에게 전해져오는 위대한 무학이 돈 다 잃고 화풀이하는 폐품의 손에 쓰여지고 있었다.
게다가...돈..? 귀신...?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고불은 도저히 현 상황이 이해가 되지않아 어안이 벙벙했으나 이내 무섭게 고불의 몸을 쫓아 쇄도하는 주먹에 일격을 허용하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냐면..이거 아프다! 무지하게 아프다! 게다가 연격이 계속 이어져 이대론 손 쓸 도리가 없다!
추풍쇄 5성 어망투척. 당황한 고불은 쇠사슬을 뒤로 던져 사방에 널린 나무에 걸고 그대로 뒤로 몸을 뺏다.
"고불! 이게 무슨 짓이냐! 귀신에 씌다 고불?" 물론 야견의 주먹은 그 진심이 무겁게 담긴 만큼 무척 아팠지만, 산채의 열렬한 지지자가 갑자기 돌변해 자신에게 덤비니 고불은 마음의 아픔이 더 커 물을 수 밖에 없었다.
재하 부채를 거두었다. 부채가 곱고 길게 접히니 시체도, 피도, 난데없던 봄도 사라진다. 이는 한낱 백일몽이요 무상함이다.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있노라면 허벅지까지 늘어진 긴 소맷단이 부채 꽉 쥐어 피가 새빨갛게 몰린 손가락도, 부채도 가려 사라지는데 정작 눈동자의 경외심이 사라지지 않는다. 제 형의 낯가죽을 덮어 가리는 손짓에 끝없는 고심과 비참함을 깨닫지 못한 어리석음이다. 손으로 덮어 가려 한 줌 덮어 가린다 해도 눈 뜨면 다시 현실임을 깨닫게 할 정도로 잔악한 사람이 될 수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마두일 수밖에 없다.
이는 아직 재하의 눈앞에 있는 인물은 잔인하다는 소가주가 아니요, 북천독수가 아니었기 때문임도 있으나 재하 한 번 정을 주면 그것이 거짓이거나 독이라 해도 동아줄처럼 부여잡고 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제 형의 속내가 어떠하든 혹여 해치려 하거들랑 받들고 말지 가시 내보일 수 없다. 어쩌면 당신은 그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것은 타인의 시점이요 재하의 두 눈은 무엇을 담고 있는지 알기 어려우나 당신의 손으로 낯가죽이요 인두겁 뜯어낼 듯 주무르는 모습 향하다 이내 땅으로 내리 깔린다. 재하는 아무것도 모른다. 본디 기루의 안에서 일어난 일은 바깥에서 누구도 알 수 없기 마련이요 재하 자체는 기루이니 그 속내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단지 내리깔린 눈길은 풍성하고 흰 속눈썹에 가려졌으매 웃음 수줍던 뺨도 가리어졌을 뿐.
이도 당신의 고뇌처럼 찰나였던 것인지 손으로 등을 내치니 허리를 쭉 펴며 눈을 둥그렇게 뜨는 것이다. 외마디 비명으로 흐악, 소리 나고는 빳빳해진 자세로 등을 쭉 뻗다 눈을 굴려 당신을 쳐다본다. 당신은 웃고 있다. 재하 또한 당황한 표정에서 보드랍게 미소를 지었다. 인상이 그러한 것인지 웃음 자체에 서린 수심이 깊다.
"아직 겁이 많아 그 위의 경지를 노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이러다 등짝이라도 한 대 더 맞을 새라, 재하는 재빨리 말을 고쳤다. "그래도 노력해야겠지요, 소생도 언젠가 그 위를 넘어선다면 좋은 일이 되겠사오니.." 얼버무리는 말을 뒤로 어색하게 웃음 흘린다. 맞는 말이다.
아무렴 맞는 말이다. 주군의 곁에 있기엔 일류의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귀영대는 전원이 초절정의 경지에 올라있는데 어딜 감히 절정의 벽도 넘지 못한 자가 곁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하물며 감찰국장이라는 자리를 지탱하는 것도 일류는 버겁다. 고작 일류가 이런 자리를 꿰찰 수는 없으니 더 높아져야만 했다. 점차 인간을 초월하는 경지에 이를 수록 부서지고 망가짐은 알고 있으나 언제까지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 몸뚱이로 태어난 운명을 벗어나고자 하는 발버둥은 이제 소용이 없다.
형 아래에 있는 애교스럽고 이제 막 세상을 배워가는 동생처럼 손짓에 어깨를 쭉 펴고 당당하게 선다. 그리고 재하 결국 아이처럼 말갛게 웃음을 흘린다. 물 위를 구르듯 젖어버린 옥구슬이요 비 오는 날 꾀꼬리 울듯 맑은 목소리가 목에서 하릴없이 흐르니 장난스러운 웃음에 맞장구치는 것과 같다. 슬퍼 보이는 제 형을 바라보니 그 끝은 흐리고 울듯이 흐드러진다.
"봄은 짧사와요."
단지 그 말뿐이었다. 눈은 살포시 초승달 그리듯 접혀있고 입매는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마지막 조언에 귀를 기울이며 차분한 미소를 유지했다. 당신이 비천한 것에게 가르친 것은 단순한 가르침이 아닌 나로 살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나의 비참함으로 얼룩지고 박힌 몸짓을 부정할 것이 아닌 나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었는데 어찌 그런 표정을 짓습니까. 혀는 무겁고 입은 열리지 않는다. 재하 명심하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고 천천히 입을 뗀다.
"이리 서있기도 무엇하니 저잣거리에라도 가시지 않겠사와요?"
가르침의 끝이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당신의 동생으로 남고자 하였다.
무대를 올랐던 벅찬 감각도, 극의 역할에 취하고 하나가 되어 느꼈던 아찔한 여름병 같던 감정과 여운도, 위대한 사랑의 말로와 한 인간의 삶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예찬하는 순간도, 인생의 한 부분이라 여겼던 모든 것이 너무나도 쉽게 끊겨 바닥에 나뒹군다.
모두 한낱 부질없는 것이고 쉽게도 으스러진다. 주워 담으려 해도 더는 주울 수 없다. 한 움큼 쥐어보면 손끝에서 쉽게도 빠져나가 다시금 바닥에 퍼진다. 이미 주변은 부서진 가루가 널려있다. 어떻게든 손에 다시 담는다 해도 과거의 것과 혼재하여 완벽할 수 없다. 포기하지 않고 주워 담기를 반복하다 보면, 도사리던 공허가 기다렸다는 듯 속삭인다. 어리석게 굴지 말라고, 꿈에서 깨어나 추악한 현실을 마주할 시간이라고. 아무도 널 알아보지 않을 것이라고. 네 재능은 그저 남에게 팔리기 좋을 상품일 뿐이라고.
한때 재하는 공허함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극을 펼칠 때마다 끝없는 열락이 재하를 맞이했고, 세상은 아름다웠으며, 아찔한 여름병이 온몸을 훑었다. 그렇지만 다시금 그 순간은 잘리고 떨어지며 가루가 되었다. 사무치도록 차가운 공허가 다시금 손짓하면 극을 반복했다. 다시금 목청을 높였다. 그리고 마침내 주변이 다섯 척의 너비를 가진 사막이 되었을 때, 재하는 주워 담기를 포기했다.
재하는 그렇게 타버린 재가 되어 사막의 일부가 되었다.
─ “잠이라곤 안 오던 여름밤, 덕분에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꿈을 꾸었소. 고마웠소이다.”
한데 그런 말을, 단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던가? 재하는 방금 전 극단을 떠난 무림인을 떠올렸다. 극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제법 불량한 태도를 가졌던 사람이었다. 도망친 단을 데려오던 모습도 그랬고, 처분을 요구하는 모습도 정파와는 사뭇 달랐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의 인간 된 도리로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기녀에게 정신이 팔려 속내가 비어있거나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허울 좋게 웃어 보이는 포장이 아니었다. 광대 보는 시선도 아니었으니, 재하는 낯선 감각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재하는 시선을 내린다. 발치에서 극단주가 한쪽 뺨을 부여잡고 무릎을 꿇고 있다. 재하의 손톱 끝은 피로 번들거린다. 내공이 담긴 손톱으로 극단주의 한쪽 입가를 길게 찢은 이유는 오늘 만난 귀인의 요구였기 때문이었으나, 재하는 그것이 귀인의 요구였지 자신의 요구는 아니었음을 익히 알고 있다. 통상, 재하의 발은 옷자락 밖으로 나오는 일이 없었다. 재하는 한 손으로 옷자락을 고이 잡아 올린다. 수줍고도 새하얀 신이 마중 나온다. 이내 다리를 올려 극단주의 머리 위에 발을 얹더니 그대로 바닥에 강하게 내리찍었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뺨에 엉성하게 올려둔 손가락이 짓눌리는 소리가 무대 뒤를 채웠다. 찢긴 살 틈으로 파고든 손가락 때문에 떨리는 몸이 사시나무와도 같다. 머리 위에 올린 발을 거두자 고통에 겨운 신음이 선명하다. 발치의 피는 어느덧 한 방울 두 방울 모이더니만 이내 고여 작은 원을 만들기 시작한다.
"대화를 시작하도록 하지요."
발끝을 밀어 넣고 세운다. 고개를 숙인 극단주의 턱이 힘없이 들어올려진다. 새하얀 신에 붉은 피가 묻고 발등을 적셨다. 재하는 처참한 몰골에도 미간 하나 찌푸리지 않았다. 자연에 존재하는 미물을 대하듯 덧없는 눈길로 극단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에 얼굴엔 음영이 져있다. 검고 붉은 눈동자는 자연의 포식자가 사냥한 사냥감을 보는 듯 어떠한 감정도 없다. 분노도, 경멸도, 하물며 즐거움도 없다. 그저 극단주가, 오늘 재수 없게 피식被食의 대상으로 걸렸을 뿐이라는 듯.
"완벽한 무대가 무엇에서 나온다 생각하십니까." "끄윽, 아, 으.." "대답."
재하는 나지막이 속삭이며 대답을 촉구했다. 더 대답하지 않으면 이번에는 반대쪽도 찢겠다는 듯 여전히 소맷단 사이로 보이는 손은 날카롭다. 침묵 사이로 고통에 겨운 신음이 몇 번 허공을 더듬는다. 혀를 움직여도 찢긴 입은 제대로 발음을 뱉지 못한다. 엉성한 문장은 더듬거리다 끊기길 반복했다. 고통에 겨운지 중간중간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떨렸다.
재하는 시선을 조금 더 내린다. 처량하고 피로 범벅이 된 몰골이 아닌 자신의 신을 쳐다본다. 어느덧 발등은 축축하고 붉고, 신도 분명 순백의 색 가지고 있었거늘 이젠 마냥 붉기만 하다. 재하는 잠시 고민하듯 하다 안타까운 듯 눈꼬리를 내렸다.
"체벌로 완벽해질 수 있다면 당신도 그러하겠군요. 그렇지요?" "주, 주글 죄를, 지어.. 주글 죄를.. 지어씁니다..! 잘못.. 잘못.." "그럼 죽어야지."
지나치게 평온하고 담담한 어조였다. 당연한 것을 말한다는 양 재하의 표정은 눈썹 하나 바뀌지 않았다. 발끝을 타고 떨림이 느껴진다. 조금씩 떨리던 몸이 이내 눈에 떨림이 보일 정도로 크게 요동친다. 극단주가 죽고 싶지 않았는지 덥석 재하의 발목을 부여잡고 이마를 땅에 박았다. 높고 갈라지는 목소리가 살려달라 연신 빌기 시작했을 때, 재하는 고개를 돌렸다. 극단원들은 몇 발치 떨어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몸에 멍이 든 어린 단은 홀로 떨어져 그 광경을 보며 가느다랗게 떨고 있었다. 그 누구도 저 단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놀라웁게도 외로운 아이다. 재하는 천천히 입가를 틀어막은 단을 훑었다. 엉성하게 가려진 입가를 유심히 바라본 재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극단주가 있을 곳으로 향했다. 어깨는 심호흡을 하듯 느릿하게 들썩이고, 극단주의 살려달라는 곡소리는 귀를 따갑게 찌른다.
"무릇 악인은 자신보다 더 거대한 악에게 복종하며 죄는 더 큰 악에게 징치되니, 선한 이도 언제라도 악인이 될 수 있으며 선함은 악에서 기원한 것이요 악에게 복종하는 것이 옳은 삶이라.."
재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추악함을 드러낼 이유가 사라졌다. 여기에서 멈춰야 했다. 악즉선 선즉악이요 오늘 재하는 악을 행함으로써 다른 악을 단죄하였기 때문도 있으나, 어린 단이 보고 있기 때문도 있었다. 재하는 극단주가 부여잡은 발목을 떨쳐내며 극단원이 있는 곳으로 몸을 돌렸다.
"단을 제외하고 모두 짐을 챙겨 이곳을 떠나십시오." "예?" "반복으로 대화의 격을 떨어뜨릴 생각은 없는데."
재하의 중얼거림에 극단원 하나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다른 단원은 단을 향해 걷는 재하를 지나쳐 극단주에게 달려갔고, 재하는 그 광경을 쳐다보지도 않고 단의 앞에 서며 허리를 굽혔다.
"너 또한 나와 같은 얼굴을 하는구나."
가느다랗게 떨리는 손을 치우자 보인 것은 선명한 미소였다. 재하는 아이의 뺨을 쓸어보다 품에 안고는 등을 쓸었다.
"아해야, 그 무엇보다 잔인해지거라. 네가 믿을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
나직이 속삭인 상냥하고도 공허한 목소리를 뒤로 재하는 어린 단의 이마에 입을 맞추더니 이내 몸을 떼며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났다. 어린 단이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벙긋거리려 했으나, 검은 요괴의 형체가 튀어나와 재하를 낚아채고는 저 멀리 사라져버리었다.
다짜고짜 기세를 몰아 쓴 십연격이었지만, 너무나도 뜻밖의 상황에 고불이 당황한 탓인지 일격 정도는 허용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후 사방에서 날아온 그물의 포박에 나무 사이의 거미줄에 걸린 날벌레마냥 옴짝달싹 못하게 되어버린 야견. 그러나 입만은 살아 아직도 고래고래 이야기를 이어간다.
"젠장...! 뭐 이렇게 튼튼해 이거! 끊어 지지가 않잖아..! 이봐 산귀신! 도박판에서 그쪽이 준 신물(송곳니)만 믿고 전재산 다 밀어넣었다가 완전 쪽박 차버렸다고! 그쪽 혹시 신이 아니라 악귀 아냐!?"
이정도로 적반하장인 책임전가가 이어진다면 고불도 쉬이 눈치 챘으리라. 눈앞의 남자가 고불을 어떤 영물의 종류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고불이 호의로 준 늑대의 송곳니를 믿고 도박판에 들러 전재산을 탕진했다는 것, 그리고 그 책임을 뻔뻔하게도 고불에게 묻고 있다는 것까지. 솔직히 까고 말해 고불 입장에서 책임질 것은 아무것도 없는 일이다. 저 한심한 중생은 계속 그물에 걸어두고 갈길 가도 되지 않을까.
"...됐다..!"
그러나 야견이 묻지도 않은 자기사정을 줄줄히 늘어둔 것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나보다. 어느새 두 손으로 튼튼한 그물의 일부를 끊어버리고 달려오는 야견. 아무래도 그냥 내버려두기는 어려울 것 같고, 사파다운 토론방식, 무력으로 정신차리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숲에서 녹림에서 시비를 건 자가 어떤 꼴이 되는지 알려줘도 좋겠지.
그렇다. 저 야견이라는 자는 자신을 행운을 가져다주는 까치 정도로 여기고 도박판에 이용해 먹기 위해 감히 산채를 존경하는 척 고불을 기만했던 것이다. 순진하게 속아넘어간 자신의 잘못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치더라도 고불을 행운을 주는 기이한 동물 정도로 취급한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아니 역시 산채를 존경하는 척하며 대왕산채 전체를 능멸한 것을 그냥 그렇다고 칠 순 없다. 얼마나 우습게 봤기에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무엇보다 이곳은 대왕산채의 영역. 결코 그냥 넘어갈 순 없다.
다시끔 달려오는 야견을 아까와 달리 싸늘하게 바라보며 고불은 쇠사슬을 돌렸다.
추풍쇄 3성 토벽. 돌리던 쇠사슬을 살며시 빠르게 좁혀지는 고불과 야견 사이의 땅에 가져다대자 흙과 먼지가 피어오르며 일순간 시야를 가린다. . . 목화심공 4성/5성 목화/임중검 흙먼지가 가라앉으며 시야가 트일 땐 고불은 이미 숲과, 나무와 동화되어 쉬이 발견하기 어려워진다.
푹 쉬려고.. 하고 있어용.. 최근에 컨디션이 안 좋은건 둘째치고 개인적인 현생 사정으로 잠도 많이 자야 1~20분 자서 좀 쉬는게 좋지 않을까 본인도 생각하긴 했는데.. 결국 이재롱얼레벌레엘렐레가 된 것..🤦♀️ 며칠 쉴 기회가 있으니 이참에 푹 잠들 수 있길 바라야죵..🥺
어이없는 이유로 머리 끝까지 오른 분을 삭히지 못하고, 고불에게로 달려가는 야견. 그러나 고불이 쇠사슬을 가볍게 휙, 하고 돌리자 일순 벽으로 착각할법한 모래먼지와 돌이 튄다. 뒤늦게 팔을 교차해 이를 막아보는 야견. 쇠사슬을 돌리는 자연스러운 몸짓과 사슬 사이로 비치는 냉정한 눈빛을 떠올리며, 야견은 자신이 단단히 오해했음을 깨닫고 이를 갈며 말한다.
“너...산귀신 같은게 아니라 무림인이었나...!?”
생각해보면 처음 만났을 때도 저 남자는 행색만 특이할 뿐이지 사슬을 자연스럽게 다뤄 늑대를 타고, 목졸라 죽이는 기예를 부렸다. 산귀신이나 토지신이 그런 움직임을 할 리가 있나! 이를 갈며 자신의 바보짓을 곱씹는 야견. 그럼 처음 보는 무림인이 베푼 물건을 들고 도박으로 한 판 벌이고, 화풀이 출수로 대답한 자신은 당최 뭐가 되는가? 음...아무리 생각해도 재활용도 불가능한 쓰레기다. 암.
“...사라졌어?”
손을 내리고 눈동자를 굴려 주변을 빠르게 읽는 야견. 토지신, 아니 남자의 형체는 어디에도 없다. 눈은 물론이고 기도 읽어낼 수 없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복건에 들렀을 때, 이 산 주변에서 통행료를 철저히 받아낸다는 산채의 소문을 들어본 것 같은데. 어쩌면 녹림이 사용하는 무공인가? 전의 멍청함은 걷어내고 나름대로 냉정히 머리를 굴리는 야견. 어떻게 할까. 지금이라도 당장 엎드려 빌까? ...아니, 그 냉정한 눈은 사과한다고 어떻게 될 자의 것이 아니었다. 야견은 조용히 자세를 거두고 합장을 한다. 법화심법 4성 수양. 정신을 올곧게 하는 수법이었다. 제 아무리 산채의 무공이라도 공격을 해온다면 기를 발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 옛날 시장바닥에 있었을 적, 야견은 고양이와 친하게 지냈었다. 평소에는 시장바닥 구석에서 태양이나 쬐며 주변 사람이 배를 긁어주면 ‘애옹...’이라 힘없이 답해주는 털이 풍성한 귀여운 녀석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놈이 벽 구석에서 갈색 털을 가진 꾀죄죄한 쥐를 구석으로 몰아놓고 1시진이 지나도록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걸 지켜보는 야견도 지칠 무렵, 고양이는 쥐를 남겨두고 휙하고 돌아가버렸다. 그랬다, 녀석은 쥐는 그저 재미로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갑작스래 별 상관없는 옛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자신의 그 고양이 앞의 쥐가 되어버린 듯한 기분 때문이었다.
“하, 하하, 그러시군요. 무례한 자에게는 응당 그에 맞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맞겠지요..”
야견은 등 뒤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을 느낀다. ‘신중하다’고? 겁이 나 죽을 것 같은 것에 불과했다. 가볍게 손을 흔들었을 뿐인데도 으악! 하고 소리가 나오는 것을 참아야 했다. 그러던 와중 갑작스래 곡주를 권하는 여인. 마음과 같아서는 거절하고 돌아가 따스한 이불에 몸을 묻고 외출 자체를 없던 일로 하고 싶었으나, 현실은 잔혹했다.
“고, 곡주라 좋지요! 마침 목이 마르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시종이라도 대동하신건지..?”
그래 목이 말랐다. 무서워서 말라 죽을 것 같았다. 그러나 곡주를 가져온다는 아이가 있다는 말에 한결 맘이 놓인다. 아아, 뭔가 흉흉한 분위기를 풍겨도 이 사람도 사람과 어울릴 줄 아는 이였구나. 겉모습과 선입관만 가지고 판단하는 버릇을 고쳐야지.
고불은 야견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기색을 보이자 아쉬움을 느꼈다. 여러모로 흥분해서 날뛰는 쪽이 상대하기 쉽기 때문이다. 방금의 일격에서 느꼈다시피 저자의 주먹은 몹시 맵다. 결코 가까이 붙어서는 안 된다. 접근을 허용하는 순간 고불도 상당한 각오를 할 수 밖에 없고 그럼 승패를 떠나 산채의 위엄을 세우는 일은 실패한 셈이 된다. 결국 고불이 할 수 있는 것은..후다닥 나무 위로 올라가 나무 위에서 쇠사슬을 날리는 정도일 것이다.
추풍쇄 2성 파쇄타 고불은 야견을 노려 쇠사슬을 날렸다 회수했다 날렸다를 반복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드는 제법 묵직한 일격들이지만 야견은 무언가를 느끼는 듯 쉽사리 정타를 내주진 않을 터, 고불이 계속 위치를 옮기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야견에게 포착되고 말 것이다. 고로 이 승부는 야견이 쓰러지는 것이 빠를지 그 전에 고불이 발각되는 것이 빠를지에 달린 셈이다.
/결국은 자존심의 문제이니 더 상하기 전에 물러서거나 충분히 채워져 만족하거나 하지 않을까요
사실 이번 야견이 막레에서 재하는 과거의 자신과 현재 어린 단의 모습이 겹쳐보였다고 해용.. 루주가 난간에서 떨어져 죽었을 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루주를 향해 뛰었고, 자신은 그 광경을 보다가 가린 입 사이로 실소했거든용.. 그 모습이 현재랑 정확하게 들어맞아서 너는 자신처럼 사람을 믿고 망가지지 않을 삶을 살라고 충고한 것...(주절주절)
야견은 법화심법의 여러 무공 중 수양을 가장 선호했다. 평소에 온갖 잡생각에 번뇌를 달고 사는 야견이었지만, 이 무공을 쓸 때 만큼은 마음이 깨끗해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흩어지는 가운데에 야견은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날아옴을 느꼈다. 재빠리 몸을 날려 피하는 야견. 피한 자리에 있었던 돌부리는 채찍처럼 휘둘러진 쇠사슬에 가루가 되어 있었다. 저 자리에 자신이 남아 있었다면? 야견은 살짝 소름이 돋는다. 산채의 위명이 괜히 높은 것이 아니었나...!
“저기! 고불님...아니, 고불 대협! 피차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커헉!”
야견은 계속해서 독니를 박으러 머리를 뻗는 뱀처럼 날아오는 쇠사슬을 간발의 차로 피하며 뒤늦은 협상을 제의한다. 수양으로 인해 달아오른 머리가 꽤 냉정해진 결과였다. 야견의 목소리가 꽤 거리가 있는 숲을 뛰어다니는 고불에게 전해질리 만무하며, 야견의 수양의 수련이 얕아 장시간의 사용이 어려운 것 또한 문제였다. 계속되는 난무에 다시금 머리에 피가 오르고, 그 결과 관자놀이와 발목에 쇠사슬이 직격하고 둔탁한 타격음이 울려 퍼진다. 다만 그 덕에서 야견은 고불이 뛰어다니는 대강의 경로를 알 수 있었다. 젠장! 이렇게 된 것, 일단 이기고 보자! 대화는 그 다음이다! 야견은 고불이 안착할 다음 나무로 급히 달려간다. 다만 그 속도는 발목에 쇠사슬이 직격한 탓에 확연히 빈틈이 보였다. 제자리에서 쇠사슬을 잡아채는 등의 수도 있었을텐데, 냉정을 잃어버린 탓의 악수였다.
잊고있었던_자캐의_의외의_설정을_찾아보자 : 이것 덕분에 떠오른 건데용 재하는 모종의 이유로 고기를 기피하는 편이기도 해서인지 식사보다 한끼 때울 수 있는 군것질에 치중하는 편이에용.. 부추와 당근만 잔뜩 들어있는 찐빵이나 그런 거.. 그리고 식사는 식사하는 곳에서만 먹어야 한다!는 개념이 없는 편이에용. 정확히는 지금 처리해야 할 일이 더 중요한데 공간을 옮겨서 먹으면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을까? 파인 것..
자캐와_닮은_이모티콘은 : 🦄 제 개인적인 닮은 캐해는 유니콘이에용!!!!!(이런 발언) 사실 재하는 우마머스마인 것!!!!!!(?) 🫠 이것도 좀 어울리긴 하는데용... 이유는 다들 아실 거라고 믿어용
자캐가_죄를_저지르기_전에_누군가_신이_보고있다_라고_한다면 : "새삼스럽게도, 천마님께서는 늘 소마를 보고 있사옵지요." 라고 대답하지 않을까용.. 아니면 뭐 "천마님이 보고 계시어요." 같은 말 하면서 되레 기뻐할 것..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66 자캐에게_어울리는_장소는 : 이게 캐해가 잡힐 듯 안 잡히네용..? 어두운 공간도 잘 어울리고 밝은 공간도 잘 어울리는 색배치라 인테리어 소품인 거죵(이런 발언) 추천해주실 분 구해용~~(급기야)
59 자캐가_식물을_키운다면 : 일단 볕 좋은 창가에 두고 물을 주면서 아침마다 흘끔 쳐다보면서 관찰해용!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이름도 붙여줘용. 대충 무럭이 튼튼이 쑥쑥이 그런 식으로 짓다가 말라 죽으면 대체 왜 죽었지..? 물도 잘 줬는데... 혹시 물을 너무 많이 줬나..? 하다가 결국 흙과 하나가 되게 해주는 것..(숲에 가서 묻어버린다는 뜻)
50 자캐는_자전거를_탈_줄_아는가 : 현대 AU로 가면 카X오 자전거 타고 다녀용! 탈 줄 알 것 같아용.. 대신 배운 시기가 좀 늦었을 것 같죵.. 대략 고등학교 3학년 수능 끝나고 할 것도 없고 피시방도 질렸겠다.. 자전거 배웠을 것 같아용..
김캡은 영창도 한 번도 안가고 자대에서 전역했는데 왜 그런 내용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근데 전출당해서 뭔 이상한 부대를 갔는데 선임들이 ㅋㅋㅋㅋㅋ 제 후임으로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황당한건 부대에 아무리봐도 민간인 여성들이 있는데 군인이라는거에용 징병됐대용 얘들도 계급이 있어서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 일케 있는데 가니까 제가 전역까지 한달 반 남은 최고짬인거에용;; 중학교 동창들도 갑자기 후임으로 나오고 이게 머선 상황이지 하고 있어서 그냥 여자들이랑 같이 군생활 하는 꿈 좀 꾸다가 전역하면서 같이 생활하던 여군이 따라나와서 번호주고 자기 군대 기다려달라고 하길래 제가 너 하는거봐서 이러고 엔딩 크레딧 갑자기 올라가면서 꿈 깻서용...
흥분했다. 고불은 기회가 생겼다고 느꼈다. 야견이 침착하게 고불의 사슬을 잡아챘다면, 완력에서 밀리는 고불은 별 수 없이 더 모양 빠지는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한 발 양보하며 타협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가 다시 흥분해 기회를 제공한다면..역시 이 기회를 그냥 포기하긴 너무 아깝다. 상황은 아까와 같다. 야견이 이대로 공세를 버티고 고불에게 접근하면, 고불의 패배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까보다 야견의 상태가 나쁘다는 점과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고로..
"고불! 에라이! 전력 고불이다! 감히 산채를 기만한 것을 후회해라 고불!" 추풍쇄 4성 광쇄타. 야견의 발목을 노리고 태풍엔 비할 순 없어도 돌풍 정도는 될 사슬의 움직임을 날린다.
대화를 권하는 이야기와 전혀 그렇지 않은 어투. 싸움은 먼저 참는 것을 포기한 쪽이 지는 것이라고 했던가. 야견과 고불이 맞붙는 형국이 정말로 그러했다. 자신이 먼저 오해로 싸움을 걸었다는 마음의 짐, 숲 사이에서 계속해서 공격해오는 쇠사슬의 연격, 억지로 수양으로 냉정을 찾아보려 한 탓에 더 달아오른 머리 등은 야견은 결국 숲으로 달려나가 고불을 향해 몸을 던지고 말았다. 자신의 온갖 기술의 핵심이 되는 다리가 온전하지 않다는 사실조차 잊고서.
“커헉—!”
이후 야견의 발목에 마치 돌풍, 이미 부러진 것 이상의 타격을 입은 야견에게는 태풍처럼 느껴지는 쇠사슬이 작렬해 휘감는다. 결국 균형을 잃고 바닥에 꼬꾸라지는 야견. 이후 쇠사슬이 나뭇가지에 휙-하고 휘감더니 야견은 마치 나무에 걸어놓은 자루마냥 거꾸로 매달린 형국이 된다. 세상이 거꾸로 뒤집히고, 숲에서 고불의 얼굴이 튀어나오는 것을 본 야견은 속으로 절대, 다시는, 산에서 산채에게 시비거는 짓거리는 하지 않을 것은 다짐하며, 어색한 예를 표하며 말한다.
“아니, 잠깐, 잠깐, 고불 형님! 나는 그쪽이 산채인 줄은 생각 못 했다고! 아니, 그 전에 사람인 줄도 몰랐단 말이야!!”
야견은 자신의 눈앞에 다가와 으르렁 거리는 고불을 보더니 눈을 감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버럭버럭 외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실직고 밖에는 답이 없다.
“이 대왕산이 산채 구역인건 알았지. 그런데 눈앞에 늑대를 타고 나타난 그쪽 행색이 너무 기묘한 탓에 사람이 아니라 토지신이나 산귀신인줄 알았고, 그러니 이게 왠 기연이냐! 라는 마음으로 굽신댄거야! 나도 일단은 명문 사파 간부인데 산채를 적으로 돌리겠냐고!”
아직 기운이 남아있는지 거꾸로 매달린 채 몸짓 손짓을 섞어가며 처절한 자기변호를 이어가는 명문 사파 간부. 주지스님이 이를 보았으면 나무젓가락 쪼개듯 야견을 정수리부터 둘로 갈라버렸으리라. 여하튼 적어도 야견에게 악의는 없었고, 산채를 능멀할 마음은 없었다. 뭐, 그렇다 해도 선입관을 가지고 고불을 대한 행동은 변함이 없다만.
평소보다 배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대략 유시酉時경. 다만 제대로 잠들지 못하여 잠을 설쳐 일어났다. 그렇게 좋은 이유는 아니었다. 차라리 일이 많아 잠을 설쳤더라면 내면은 그러려니 받들겠으나 일이 수월하게 풀렸던 하루였기에 그럴 연유 일절 없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잠을 설치었느냐 하면 요 며칠 있던 일로 비롯한 심마 때문이다. 꿈자리는 흉흉하고, 가르침을 받고, 악을 하였던 나날을 생각한다. 형에게 경외심을 품고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불태웠던 모든 것이 낯설다. 봄은 짧고 인생은 무상하다. 재하 상현달 뜬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 짧은 순간의 연속으로, 신앙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평범한 삶이 아름다웠고, 숨기는 것은 괴로우며, 지금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가져서는 안 될 감정을 가졌다. 부채를 펼치며 다른 손으로는 천천히 뒷짐을 진다. 느릿하게 펼친 부채를 흔드는 손이 규칙적이다. 밤바람은 주변 나뭇잎을 훑어 벌레가 울듯 싸르르 소리를 내고 흰색 머리는 나부낀다. 재하는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아우님은 어찌 이런 시간에 오시었을까요.."
호수 근처. 과거 노괴의 술수에 빠진 아우를 돕기 위해 제안을 하던 그 장소. 오늘은 재하의 약점을 캐기 위해 따라붙은 사람도 없다. 재하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당신과 눈을 마주치면 신앙이 흔들렸음을 들킬까 하는 마음이다.
"혹 일이 좋지 아니하게 풀리었을까요..?"
속눈썹을 내리 깐다. 좋지 아니할 리가. 듣자 하니 흑룡이 생기었다지. 그 위대한 순간에 같이 있지 아니하고 도망쳤음을 꾸짖을까. 아니면 이단이라 추궁할까, 이미 들키었을까. 그 모든 것에 달리 변명할 말이 없는데. 재하 아우의 대답을 기다린다.
재하 부채 나긋하게 흔든다. 부채의 나긋한 봄바람이 한겨울 차가운 혹한이 되어 목덜미를 스친다. 아닌 봄에 느껴지는 한기가 불안하다. 역시 이단 심판인가, 생각할 때 대답 대신 주변이 얼어붙자 재하는 그제야 사뿐거리며 한 걸음 내디뎠다. 대답은 없다. 자기 자신조차 얼어붙는 것은 싫었던 것인지, 생의 마지막 발악이었는지. 재하의 주변에서 못 보던 벚나무 하나가 피어있다.
그 위에 서있으며 눈 내리깔고 있으니 제법 기묘하다. 우스운 일이다. 이단 심판도 아니고 도망침에 대한 꾸짖음도 아니다. 약해빠졌다는 말에 본디 화가 나야 정상적인 무림인이거늘 그런 기색도 없다. 나약함은 알고 있으며 이런 말을 듣는 건 당연했다는 양.
"하여 임무에 방해가 되었사오니 깊이 사죄드리옵지요."
이리 기습하는 것은 그에 대한 벌이었던가 생각하던 재하는 눈을 굴린다. 그리고 제가 아는 아우의 성정을 떠올린다. 아무렴 그럴 일은 없지. 아우는 당연한 것을 못 받아들일 뿐이다. 그런 성정을 가졌음을 내 어찌 모를까. 재하 천천히 고개를 숙인다.
"……그러니, 오시옵소서."
그 성정이 나와 정 반대일 뿐이지.
- 천앵 4성, 가지치기 내공 10을 소모해 현실에 아주 잠깐 가상의 벚나무를 한 그루 심는다. 벚나무의 꽃잎들은 천앵의 영향을 받는다.
벚나무 위에서 보이는 것은 얼어붙은 전경이다. 절정 극에 달한 무인의 위력이 이렇게나 두려울 정도인데 어찌 재하가 상대할 수 있을까 싶었다. 우습게도 명을 달리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인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다. 재하는 천천히 붉은 머리카락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제 아우도 알고 있는 문제였던 것인가. 그렇지만 자신의 나약함은 당연한 것이었으니, 달리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이 이상하옵니까."
힘은 과분한 것이다. 올라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내 자신이 감히 그 자리에 올라도 괜찮은 것인가. 그렇다면 어찌 괜찮은 것인가, 괜찮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은 자꾸만 머리를 좀먹는다. 이는 심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하게 되어버릴 고민이다. 재하의 삶에서 뿌리깊게 내려버린 것이다
"아."
강자가 해야하는 말, 그 언급에 묘한 감정이 스민다. 감정을 억누르려 해도 도저히 되지 않는다. 되레 내면의 자신은 감정에 대한 연유를 묻는다. 강자가 해야하는 말이라는 것에 어찌 반박하지 않느냐며 나직이 질문을 건넨다. 제 아우가 의문을 표할 적엔 재하 또한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말실수를 했다니 그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결국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재하는 천천히 얼굴을 가린 부채를 접었다. 팔을 내려두며 다소곳하게 손을 모아 나뭇가지를 쳐다본다. 깊은 심마가 눈에 자리한다. 누군가의 칼이 되었으나 올라서면 안 되는 존재. 재하는 제 자신을 그리 규명하고 있었다. 무엇이 두려웠는지 더 성장하지 아니하고 멈춰섰다. 당연한 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는데, 어찌 나를 계속 올리려 드는 것인가. 벚나무가 싸르르 진동한다. 이윽고 재하는 벚나무에서 뛰쳐들며 건의 뒤를 노렸다. 벚꽃잎이 따라든다. 앞은 벚꽃잎이요, 뒤는 재하였던 것이다.
"고양이가 쥐를 잡듯 농락하시겠다 한다면 그리 따르겠사옵니다. 어찌 따르지 아니하겠사와요."
첫 공격치고 우스운 공격이다. 일류는 일류라는 듯.
- 천앵 3성, 귀소 내공 5를 소모해 현실에 구현된 모든 꽃잎을 한 번에 부채로 돌아오게 한다. 이 때 벚꽃잎은 일직선으로 날아온다.
...재하 커미션 좀 다시 뜯어보니까용... 그.. 목 부분 있잖아용..? 목과 옷 속의 붉은 천 덧댄 부분 그거 말인데용..거기서 바로 시선 내려서 깃과 붉은 천 그 사이의 중앙 마름모꼴 그 부분.. 어디라 해야해 명치보다 살짝 윗부분? 사실 그 부분 옷.. 제가 디자인 시트 낼 때 거기 트여있었다가 아니 이럴수가 그 부분만 드러나다니 이거 너무 숭하다 싶어서 수정했는데 그걸 그대로 넣어주시네용...? 다시 보니 천사다(?)
거짓을 고한 적이 없다는 것을 천마님께 맹세했으니 결국 진심으로 상대해야 하는 것은 맞았다. 신앙을 어찌 배신하겠는가. 재하는 그 점에서 다시금 감정의 모순을 느꼈다. 나는 한 점 우러러 깨끗한 사람인가. 휘몰아친 벚꽃잎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에 재하는 눈을 잠시 홉뜬다. 보통 사람이라면 살갗이 찢겨 괴로워하는 것이 옳으나 아우는 멀쩡하다. 피가 튀긴 했으나 찢어져 너절해지진 않았다.
"하."
차가운 온도에 의해 당황스러운 한숨이 뿌연 연기가 되었다. 7년 전부터 지금까지 싸우는 순간마다 죽기 직전까지 갔다. 그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죽은 줄 알았던 특수무관 강건에 대한 사실을 어찌 모르겠는가? 재하는 부채를 들어 펼쳤다. 내기를 둘러 공격을 방어하려 했다. 가볍게 휘두르는 것이지만 절정의 검기를 받아들이긴 버거웠는지 뒤로 밀려나는 것이었다. 우스운 일이다. 이리도 약해빠진 자였다.
"소마는 알 수 없는 일이옵지요. 아우님이 아니었으니."
안타까운 미소다. 재하는 7년 전을 떠올렸다. 자신은 어떻게 살아남았지. 단순히 운이 좋았을 뿐이었나. 아무렴 그랬다. 그때 제오상마전이 오지 않았더라면, 그때..
틀렸다고? 무엇이? 재하는 뒤로 물러나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틀렸는지 고민했다. 대체 무엇이라 답해야 했지? 재하의 손이 달달 떨려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멈춘다. 천마님을 위해 살았기에 살아남았다고.
헛웃음이 나왔다. 단 한 번. 그 이후로는 계속 막아낸다. 점점 버거운지 기어이 공격을 내주고야 만다. 나뭇가지를 막던 부채의 내기가 약해지더니 이내 부채를 놓친다. 그리고 고작 나뭇가지에 이 허약한 몸뚱이가 나가떨어진 것이다. 눈동자가 떨린다. 눈앞이 아찔하다. 어딘가 잘못되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어긋난 느낌이다. 고개를 들어 제 아우를 응시했다. 적을 바라보는 눈이다. 잘못된 존재를 바라보는 눈에 세상은 무너져버린다. 기어이 이단이 되어버린 것이다.
저런 눈으로 보는 것은 천마님께서 나를 보필하셔서 그 지옥과도 같은 삶에서 꺼내져 왔더니 이제 그 은혜를 잊어버렸기 때문인가? 아니다. 그것도 있으나 그보다 더 이전으로, 조금 더 이전으로……. 재하는 손을 들어 얼굴을 덮어 가렸다. 자신의 존재가 한없이 부끄러웠다. 목을 쥐어짜 겨우 소리를 내었다.
"……너무나도 과분하였기에.."
어째서 그 긍휼함을 저버렸는가. 과분하였기 때문이다. 재하는 눈을 감았다. 세상이 까맣다. 이게 자신의 위치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 보고 싶지 않은데 봐야만 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은 어느새 알게 될 수밖에 없고, 한 순간의 판단으로 전쟁에서 수많은 교인이 죽었다. 이젠 이 자리를 내려놓기엔 이미 너무 깊게 발을 담가 잘못 뺐다간 많은 질타를 받을 것이 두려웠다. 너무나도 과분하다. 재하는 자신을 추악한 사람으로 여겼다. 늘 가장 아래에서 올라온 사람임을 속에 담고 살았다. 자신의 추악하고 잔인한 내면을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였던 과거를 두려워했다. 더듬거리며 떼는 말은 두서가 없다. 몸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나는 너무나도 그 은혜가 과분해서 견딜 수가 없는데 왜 하필 가장 추악한 나를 점지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내가 보필 받았다는 사실이 의심이 되어서……. 이 모든 것이 끝내 환영지망 안이라 의심하였고 나의 존재 자체까지 의심하여서……. 그래서.. 그래서……."
이젠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고통에 겨운 짐승의 신음처럼 목을 비집고 문장 하나가 뭉개져 나왔다.
이것저것 글은 썼는데 너무 뭉개져서 계속 갈아엎느라... 원래 재하가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서 강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고.. 지금 신앙이 흔들리는 문제는 '신원도 불분명하고 기루에서 자란데다 성격까지 꼬여버린 자신을 왜 천마님이 돌보는가'에 대한 자기혐오와 의문으로 비롯된 것이라는 결론까지 세세하게 나누느라 좀 늦었어용...
무너짐을 보여서는 아니 된다 제 자신에게 그리도 채찍질을 하였거늘 기어이 무너지고야 만다. 과분했던 삶을 직시하니 너무나도 쉬이 무너진다. 재하라는 성의 기반은 모래였고 파도 한 번에 모든것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것이 문제였다며 일갈하는 것에 얼굴을 덮어가린 손의 손톱은 날선 모습을 보인다.
오만하다.
참으로 우스운 말이 아닌가. 가르침을 읊는 목소리에 손가락 끝은 점점 새하얗게 물든다. 맡은 바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았다. 늘 겸손히 살았다. 스스로의 위치를 절대 높다 생각하지 아니하였다. 우습고도 우습다! 경청하라 제 자신이 그리도 일렀거늘 이젠 자신이 경청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자신을 가엾게 여기었는가. 아니다. 가여움도 받아선 안 되었다 생각했다. 홀대하는 것에 달리 반문할 수 없으나 적어도 그것 만큼은 반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재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부채를 잡고 일어나라는 목소리에도 잠시 그 상태 그대로 굳어버린다.
"……7년 전 전쟁에서."
잠시 운을 떼었다. 호흡이 가파르다.
"소마의 한마디로 제오상마전이 제때 나서지 아니하여 수많은 교인이 죽었사옵니다."
명한 자는 따로 있으나 거절할 수도 있는 것을 주군의 충정이었기에 받들었다. 목숨놀이의 원인은 본인이었으니 어찌 내 자신이 추악하지 아니한가.
"어찌 무고한 교인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소마에게 천벌이 아닌 더 높은 삶을 내린단 말입니까."
나는 진실로 추악한 자이며 그런 성정을 내 자신으로 인정하나, 그 자체가 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으되, 그런 추악함을 드러내지 아니하기 위해 살아왔거늘 만일 부정하던 삶이 천마의 뜻이라면 어찌해야 하는가. 그 삶을 가도록 하면 어찌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이 천마님의 원대하신 계획 안에 있던 것이었다면..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소마에게 내려진 시련이었다면……."
그랬지. 언제는 내 삶이 나의 것이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던가? 결국 그 추악함도, 지금껏 살아온 삶도, 행했던 명도 천마님의 점지로 이루어진 것이요 내 모든 순간이 천마신교의 은총이자 은혜이거늘.
"그런 죄를 지어버리어 도망친 소마라도, 아무리 추악하다 하더라도.. 지금이라도 회개하여 죄를 뉘우치고 다시금 천마님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온지요..?"
떨어진 부채를 향해 손을 뻗어 쥔다. 비틀비틀 일어서더니 고개를 들며 부서질 듯 아름다이 한 번 미소를 지었다. 만고의 슬픔도, 고통도 없다. 환한 미소였다.
벚꽃잎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 천앵 5성, 백앵 내공을 20소모해 백개의 벚꽃잎을 하늘에서부터 내리게 한다. 하나하나의 벚꽃잎은 기가 서린 검과 같은 효과를 지닌다.
애초에 교인들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제오상마전은 자신의 사람이 아닌 자가 하는 말 따위는 얼마든지 무시하고 나섰을 것이다. 그분의 핏줄을 이은 정장한 후보 중 한명이니까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 그것은 그분의 가르침을 제대로 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천마님께서 자신의 대리자로 하여금 자신의 후손을 시험한 것이라고"
그리고 그 결과는 나로서는 모른다. 하지만 나한테는 그것은 최악의 선택이었고 내가 친구들과 뭉치는 원인이 되어서 천마신교에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그분의 뜻이라면 ?
"그건 당연한 것이지 않습니까 ?"
애초에 천상천하 가릴 것 없이 그분의 영역이다 우리가 아무리 도망치고 달려도 우리는 벗어난 적이 없는거다 미소를 지으며 하늘에서 쏟아지는 벚꽃잎을 본다. 약하지만 , 약하지 않다. 나로서는 힘들이지 않고 막을 수 있지만 , 힘들어서 막아야 한다. 한마신공을 운용하며 내공을 움직이고 그대로 나뭇가지를 잡은 팔을 빠르게 움직인다. 쳐내고 쳐내고 쳐낸다. 얼려진 나뭇가지에 서서히 금이 가고 벚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본다. 그리고 웃으며 그 공격을 몸으로 받아냈다.
고불이 느끼기에 야견이 거짓을 고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지난 만남에서도 고불은 야견에게 그의 의도대로든 아니든 이미 깜빡 속은 전적이 있기에 저자가 탁월한 거짓말쟁이일 가능성은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저 말이 모두 사실이라도 하더라도 고불을 감히 신묘한 길조 정도로 취급하고 고불의 순정을 짓밟은 죄는 그냥 넘어가기 어렵..어라?
고불은 야견이 진정으로 산채를 좋아하는 열렬한 지지자로 여겼기에 그런 그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다. 고불의 호감을 거짓으로 산 후 산산이 짓밟은 것과 다름이 없게 느끼었기에 몹시 슬프고 화가 났다.
그런데 이것이 그저 오해라면, 고불은 배신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상대는 애초에 산채의 열렬한 지지자도 아니고 열렬한 지지자인 척 할 생각도 없었다면..음 그의 말대로 명문 사파인지야 몰라도 그저 되는대로 자기 잇속을 챙기고 싶었던 속물 정도가 아니겠는가. 한편으로는, 야견 저 자는 산채와 관련된 직접적인 말을 한 것이 없다. 그저 고불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서 되는대로 지껄인 것일테다. 그럼에도 고불이 멋대로 오해한 것은..그만큼 고불이 그러한 관심과 애정을 바라고 싶었음이 드러난 것 같아 고불은 맥이 풀렸다. 남들의 구경거리로 호의와 관심을 주워먹으며 사는 삶은 이제 벗어나리라 생각했건만..자신의 삶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굳어져 운명이 되어가는 것인가 싶어져 고불은 더이상 분쟁을 이어갈 기분이 아니었다.
"고불..명문사파든 길거리 시정잡배든..상관없다! 고불은 무시 당하지 않을거다! 너..돌아가거든 감히 이 산을, 산채를, 나 고불을 무시하는 자가 없도록 해라!"
얼굴은 전과 다름없이 사나웠지만 그 안에 서려있던 노기는 이미 흩어진지 오래고 그저 지치고 피로감이 묻어나는 날선 말투만이 나올 뿐이었다.
그리고는 주섬주섬 야견의 사슬을 풀어주었다. 본디 왜소한 그의 체구가 노인의 그것처럼 더욱 초라하게 느껴졌다.
야견이 말을 마치자, 방금 전까지만해도 상처입은 산짐승 마냥 끓어오르던 고불의 투기는 사라지고 없다. 주섬주섬 사슬을 회수하는 턱에 쿵, 하고 땅에 떨어져 자세를 다잡는 야견. 아무래도 서로 간의 오해는 풀린 것일까. 사실, 둘 중 하나라도 조금의 의심이라도 있었다면 없었을 일이었다. 민중에게서 돈을 빼앗아가는 산채를 지지하는 민중이 있을리 없고, 산의 토지신이 할 일이 없어 늑대를 때려잡고 있을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오해 끝에 나온 소동이라 여기고 서로 갈 길을 마저 가면 될 일이었다.
“...저기, 고불 형님. 잠깐.”
그러나 야견은 그런 합리적이고 어른스러운 마무리를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안그래도 작은 몸이 더 작아보이는 고불의 등, 그리고 지친 목소리를 듣고 난 이후에는 더더욱. 야견은 돌아가려는 고불을 굳이 불러놓고는, 한참을 머리를 벅벅 긁으며 앓는 소리를 내고 이를 갈다가, 겨우 입 밖으로 말을 뱉는다. 아무래도 머리 속에서 할 말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모양이다.
“오해는 풀렸지만, 사과는 하게 해줘. 이번 일은 내가 잘못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범속한 버릇 탓에 쓸데없이 판을 벌렸어.”
복잡한 표정으로 몸을 숙여 사과하는 야견, 그는 목숨이나 이익이 걸린 상황에서 태도를 굽히는 것은 주저하지 않는 부류였으나, 지금의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도리에 관련된 문제였다. 선입관으로 상처를 입힌 자에게 동정으로 더한 상처를 입히는 것은 아닐까. 애초에 고불이 살아왔던 삶을 모르는 야견이 그에게 사과할 자격이라곤 있는 것일까. 진짜 사파였다면 이런 유약하기 짝이 없는 고민 따위는 안 하겠지만, 아견은 아직도 중요한 순간에는 잡념에 시달리고 마는 범인(凡人)에 불과했다.
야견을 풀어준 고불은 터덜터덜 산채를 행해 걸어가고 있었다. 고불은 야견이 잠시를 불러세우자 의아했다. 뒤에서 기습 공격을 가하는 경우는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자신을 불러세울 이유는 무엇이 있단 말인가? 의아함을 느낀 고불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고불...?"
다만 자신을 불러세운 야견이라는 자는 뭔가 할 말이 있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쉬이 말을 건네지 못한 채, 뜸만 들이고 있다. 결국 인내심이 점점 끝을 보이는 고불은 그냥 자신의 갈 길을 가리라 마음 먹을 쯤, 야견이 입을 열었다.
사과라...고불에게 사과를 받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물론 사과를 하는 일도 익숙하지 않다. 사과는 어디까지나, 잘못한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행위이지 살기위해 비는 것도 단순히 매를 피하고자 굴종하는 것도 아닐터다.
"고불! 물론 너! 큰 잘못했다! 아직도 아까 얻어맞은 곳이 아프다 고불!" 고불은 다시금 야견을 향해 으르렁거리며 자신이 얻어맞았던 부위를 짚어보이지만, 그래도 고불은 야견의 잘못을 분명하게 아까의 출수로 한정했다.
비록 자신이 느낀 아픔은 몸의 것보다 마음의 것이 더 컸으나 그것에는 야견의 죄가 없고..어쩌면 그 아픔 자체가 서서히 걷히는 중일지도 모른다. 느낀 아픔에 비하면야 너무 쉽게 걷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으나 쉽게 받은 아픔이니 쉽게 사라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당장 전부 가시는 일은 없을지라도 말이다.
"고불! 잘못은 너가 했지만 실수는 서로 있다! 나! 사파 같은거 신경 안 쓴다! 잘 모른다! 고불! 나! 나, 너, 우리만 안다! 너! 너! 야견! 안다! 이게 끝은 아니다! 고불! 기억한다!" 본래도 말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고불 역시 사과를 받아주는 것은 익숙치 않아 평소보다도 더 말이 휭설수설하게 나온다.
"고불! 그래도! 받아준다! 너 사과했다! 야견 사과 받았다!" 그리고는 다시 산채를 향해 걸어간다. 속도도 방향도 같지만, 당당히 펴진 어깨는 아까와 같은 체구 임에도 고불을 짓누르던 무게감이 덜어진 것으로 보인다.
>>367 가공까지 거치다니...재하주는...신인가....? 신은 재하주인가??? 귀여운 픽크루는 황송한 마음으로 넙죽 받고 가는 거에용......!!!! 그보다 SD로도 숫제 감춰지지 않는 재하의 청순가련 우아함..어쩔거야..;ㅁ; >>387 고블린!! 사파 동지!!!!!!!!! 그리고 신입동지라 외치려고보니까 실은 무려 3개월 슨배님....!!!!! 의지하겠습니다!!!!!!!!!(이러면안됨
수십 년 전의 일이 하나의 정체성이 되었는데 7년 전의 선택이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재하의 신앙은 전쟁을 기점으로 서서히 균열이 갔고, 기어이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명을 받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막아세웠고 그로 인해 교인이 죽었는데 이것이 어찌 신앙이었냔 연유였다. 안일한 생각이라면 안일했을 것이다. 신앙을 등지고 거짓으로 살아온 주제에 남에겐 교리대로 행하기를 강요하였으니 이 어찌 추악하지 않다 할 수 있겠는가.
"대리자로 하여금 후손을 시험하였다……?"
재하의 머리가 새하얘진다. 명료한 것이 머리를 스친다. 그간 해왔던 고민이요 번뇌 무색하게 만드는 답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앓았던 모든 것이 멍청한 방황이었던 것임을 확실히 느끼었으니 속에서 쓰게 웃었다. 재하 이 아둔한 녀석아. 네 삶에서 천마님이 함께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더니. 아무리 추악하다 한들 그것이 죄악이었다면 필히 단죄하시었을 분이요 한낱 신도가 어찌 신의 위대한 계획을 깨달았겠냔 말이야. 자기 자신을 향해 짧게 꾸짖는다.
"당연한 것이었군요. 그래, 당연한 것이었는데도."
그럼에도 천마님께서는 이 어리석은 치의 오만함을 꾸짖고 다시 길로 인도하시니 이는 아직 자신을 버리지 않았음이라. 어린 양이 떠난다 한들 나의 신은 언제든 돌아오도록 품을 열어주시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아니할쏘냐. 재하 이에 참회하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충심에 밀려 잊고 있던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귀영대란 무엇인가? 교주를 위해 목숨과 인생을 바치고 충언을 바치는 자다! 천마님의 위대한 후손을 바른길로 이끄는 것이 재하가 할 일인데 고작 그런 일로 심마 찾아오며 신앙이 흔들렸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내려놓아라. 그리하면 다시금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번뇌의 끝, 하늘에서 벚꽃잎이 쏟아진다. 실눈만 한 달이 떴을지언정 세상이 환하다. 마침내 나뭇가지에 금이 가고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음을 알릴 때, 순간 눈을 홉뜨며 부채를 쥔 손을, 몸을 쭉 뻗었다. 떨어지는 벚꽃잎이 거세게 휘몰아친다.
- 천앵 3성, 귀소 내공 5를 소모해 현실에 구현된 모든 꽃잎을 한 번에 부채로 돌아오게 한다. 이때 벚꽃잎은 일직선으로 날아온다.
벚꽃잎이 휘몰아친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가히 아름다움의 극치요 모두 백일몽이자 환상이었다는 듯. 제 아우를 훑고 지나간 그 벚꽃잎은 다시 부채로 돌아가였으니 남은 것은 재하와 아우뿐이다.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아슬하게 아우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부채를 접는다. 어깨에 고개를 푹 기대려 하며 한숨을 쉬었다.
"내가 이래서 제 명에 못 살지……."
아무리 제 아우가 받아칠 수 있다 하여도 순간 목을 노렸던 것이었던 건지. 재하는 다시금 깊게 심호흡을 하더니, 손만 쭉 뻗어 몇 번 더듬거리다 제 아우의 뒤통수에 길게 늘어진 머리채를 꽉 잡아당기려 한 것이다.
"……아무리 천마님이 함께 하시고 소마가 일류의 실력이라 한들 어찌 받아내려 하시었습니까. 이 맹랑한 것아..!"
잔이 반복된다. 빈 것이 차고 비어오르고, 다른 곳에 채워넣는다. 첫 술에서 알았던 탈 것 같은 감각이 익숙해진다. 맛을 모른다며 마른 고기로 입을 달래다가 이제는 아무 것 없이 잔을 비워낸다. 그대로인 것이 없다. 몸은 비싼 것으로 채워내고 머리는 새로운 지식으로 채워댔다. 그러나 남은 것이 없다.
situplay>1596536078>268 전의를 잃은 살수의 눈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더이상 싸우고 싶다는 투지도, 조금이라도 발버둥치고자 하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텅 빈 눈,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흐리멍텅한 눈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단 한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사그라들 것만 같은, 그런 불안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함에도 여인의 눈빛은 그저 공허하기만 하였다. 저 검이 내리치면 고통 없이 스러지겠지, 저 옆에 널부러진 취객도, 뒤에서 벌벌 떨고 있는 점소이도, 그리고 여인 역시... 발버둥쳐봐야 정해져 있는 결말일 것이니. 이대로 죽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를 무렵... 여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하나였다.
도박을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단순히 생각해보면 편한 문제였다. 오십 대 오십의 확률이다. 되든 안 되든 맞게 될 결말은 같다. 단지 몇 명이 재가 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모든 게 저 검을 들고 있는 자에게 달렸다면 한 명만 스러지는 것이 나을 것이니 그러니 일단 시도해보자, 라는 것이 여인의 생각이었다. 어차피 죽어도 이상치 않을 목숨이었다. 이 미천한 목숨 하나가 스러진다 해서 아무것도 달라지는 건 없다. 그저 언제나 단장을 준비하고 있던 자리에 한 명이 비게 될 뿐이다. 그러니 '나'는, 나는 얼마든지 저 검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지요 루주님? ー하지만 과연 이게 통하긴 할까? 하고 망설이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갈 무렵에는, 유감스럽게도 이미 때는 늦었다.
“이 미천한 목숨 하나가 사라진다 하여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사옵니다. ”
그리고 이 소녀는 얼마든지, 제 목숨을 내드릴 준비가 되어있나이다.
천천히 단검을 땅으로 내려놓는다. 왼쪽 손을 시작으로 차례대로 하나씩, 품에 도로 숨기는 것이 아니라 두 검 모두 땅에 내려놓는다. 만약에 숨기고 있는 여분의 검이 있었다면 그것까지 모두 꺼내놓았으리라. 여인은 더이상의 전의가 없음을 명확히 표해보이려 하였다. 그리고는 무릎을 끓고 고개를 들어, 감히 이렇게 청해보이려 하였을 것이다.
“그러니 바라컨대 나으리... 부디 저 하나만을 베시옵고, 다른 객들은 보내주시옵소서. ”
요새 문자 그대로 정신이 나가있어서 거의 절필 직전까지 갔는데 간신히 정신 붙들고 간간히 시간날때마다 써서 가져온 답레인 것이에용......🌞💦 크아악 아무튼 마음놓고 시험보러 갈수 있게 된 주부인 것이에용. 늦었지만 다들 강녕하신가용? 아무튼 오늘도 태양을 찬양하도록 하겟사와용. 🌞✨
>>471 음모와 모략의 모용세가 그 자체인 인물... 소시오패스, 가스라이팅..어....
현 모용세가의 가주 모용벽은 말 그대로 흑막의 거물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가 다루고 있는 세작들의 수는 어마어마하며 목표의 전략적 달성을 위해서는 사파는 물론 마교와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아주 완전히 이해하고 있으며, 그것을 활용할 줄 안다.
모용벽은 무서운 인물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어떻게 해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안다. 그는 사람은 물론 인간관계에 있어서 매우 능하며 자신의 뜻대로 타인을 유도, 또는 조종하는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
부채를 머리 뒤로 뻗지 않았더라면 벚꽃잎은 목을 정확히 직격했을 것이다. 재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뱉었다. 감정을 차분하게 다스리려 했으나 머리채를 쥐어잡고야 말았다. 제 아우의 머리를 꽉 부여잡고 그대로 아래로 쭉 당긴 것은 평상시 재하가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 아마 그만큼 경황이 없고 놀랐거나, 그만큼 화가 났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쥐었던 머리채를 힘없이 놓는다.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문제가 있느냐 묻는다면 너무나도 많다. 적어도 재하가 생각하기엔 그랬다. 의도가 있든 없든 속내가 순간 뒤집혔다. 고개를 들지도 않았는데 피 냄새가 났다. 일류가 용을 써도 절정에게 소용이 없다느니 고작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느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런 상황을 직면한다고 해서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 있는 성정이 못 되는 것이다.
"의도가 있다고 해도-"
재하는 무언가 얘기하려다 더 말을 잇지 않고 입술을 꾹 다물어버리곤 고개를 들었다. 어깨에 기댔던 고개를 떼자 표정이 볼만하다. 놀란 기색이 가시지 않은 둥근 눈동자는 눈물에 젖어있고, 미간과 눈썹은 괴로운 듯 찡그려져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해도 된다는 건 아닐 텐데요……."
맞는 말이다. 절정이 되어 위험하다 느끼게 하면 되는 일인데 자신이 너무나도 감정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직 감정적이어도 괜찮지 않겠는가.
"천마님의 뜻이라면 소마가 무슨 말을 더 하겠사와요. 아우님 말씀대로 어서 경지를 올리는 수밖에 없겠지요.. 다만 아건, 그대도 교국의 사람이옵니다. 소마가 보필해야 할 사람이란 말입니다."
>>477 이 주부 역시......이미 졸업조건은 채웠으니 더이상의 여한은 없사와용......(아무튼 해탈했단 뜻) >>478 콩진호가 간다인 것이에용!!! (???? >>483 제게 우주의 기운이 부디 잘 모이기를 기원하는 주부인 것이에용......(??????
>>475 원래 나올 레스 대사가 머였나면......아 찾았다!! 이거엿사와용.
"명령 없는 싸움에 의미란 없고, 살수란 그저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옵니다. 그러니 바라컨대 나으리, 이 소녀에게 제대로 [ 명령 ] 을 해주시어요. 제가 정말로 죽일 것같이 검을 들고 오기를 바라시는지요? "
이런 말하는 레스가 나올 예정이었는데 제 사과노트북이 박살나고 수리받고 오면서 처음부터 다시 쓰다보니(+주부 현재 정신상태 작살난거 반영) 이런 MiChin 답레가 나와버리고 만 것이에용......🌞💦 야견이가 봤다면 정말 어떻게 되었을지 싶은 주부인 것이에용. 아이고 선영아 진짜 한 소리 들엇겟구나!!!! >>479 스노우볼은~~~~굴러간다 이말이와용~~~~~~(대충 에헤라디야중)
모용벽은...음... 일단 굉장히 이성적이고 또 음험한 성격이라고 생각해용. 그러면서도 굉장히 두뇌회전이 빠르고 흐름을 읽는데 능하죵. 오대세가에서 지략을 맡는 제갈세가랑 비슷하면서도 다른게 바로 모용세가에용. 제갈세가는 책략, 지능같은 느낌이면 모용세가는 모략, 지혜같은 느낌. 그리고 그 정점에 있는게 바로 모용벽이죵.
사람을 장기말처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데 능하고, 사람을 파악하는 눈 또한 뛰어나용. 아무리 생각해도 적으로 두고싶지는 않은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원이처럼 아군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는 사람. 그게 바로 모용벽이라 생각해용.
강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올림픽에_간다면 강건 : 관객 ! 자캐가_미연시_캐릭터였다면_등장_장소는 강건 : 천마신교의 분타 중 하나 ! 혹은 호수 ! 자캐를_속박하고_있는_것은 강건 : 출신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434 어린_자캐는_천둥번개를_무서워했는가 강건 : 어처피 천둥번개라 해도 천마님 보다는 약한 것 ! 무섭지 않다 ! 60 자캐의_수영복_취향 강건 : 딱히 없음 ! 63 자캐의_책_취향 강건 : 만화로 보는 천마신교 교리책 강건, 이야기해주세요! #shindanmaker #자캐썰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관객 건이 너무 귀엽다.. 건이야 관객이야..? 역시 천마신교가 금메달 따는 거 보러 온 거죵???? ^^ 미연시 건이는 분타나 호수.. 호감도 많이 올리면 호수에서 데이트하고 그런 걸까용...🤔 출신이 속박이라니.. 아니야 건이야 떡밥 풀리면 건이도 대접 받을 테니까..🥺 천둥번개가 천마님 보다 약하다.. 이거 너무 귀여워용 우르릉 쾅쾅 하면 천마님 보다 약해! 했을 것 같고.. 수영복 취향이 없다니 이럴 수는 없어용..(메모장 떨굼)(?)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화로 보는<< 진짜 귀엽다 이거.. 역시 마교 막내는 최고에용 1살 차이지만 아무튼 막내임
왜 다들 중원이를 적으론 절대 두고싶진 않지만 아군이라도 찝찝하다고 하냐면 중원이의 가장 대표적인 장면인 북적 토벌에서도 볼 수 있어용
북적들을 속이고, 그들을 한 곳에 몰아넣어 모두 불태워 죽이고는 그를 쫓은 마적의 장을 합격을 통해 해치우곤 사람들을 구했어용. 그 뒤로도 무언가를 해결할 일이 있고 거기에 피가 필요하다면 망설이지 않고 칼을 휘둘렀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가족들을 제치고 모용세가의 소가주에 올랐어용. 이런 모습들에서 보듯 중원이란 캐릭터는 치밀하고 차분하게 제 목적을 이끌어용. 거기에 때론 자기 목숨을 걸며 명성을 드높이기도 하고 타인을 내몰아 목적을 이루려 하기도 해용. 그러면서도 한 번도 자신이 정한 목적을 실패하지 않았단 점도 중원이가 모용벽의 신뢰를 사는 이유가 되기도 했어용. 그래서 중원이는 하란이처럼 차분하게 계를 이루거나, 류호처럼 끈기있게 풀어가는 여타 천재들과 달리 그 수가 다양하지만 그 해결법이 안온한 승리에만 치중되어 있어서 그 관계에 희생은 생각하지 않아용. 시작과 과정, 결과에서 시작과 결과에 극단적으로 치중된 느낌으로용! 그러니까 적으로 둔다면 분명 언젠가 자기 목에 칼을 들이밀 듯 한데, 아군으로 둔다고 해서 마냥 안전하지 못하다는 게 이런 이유에용!
65 자캐에게_어울리는_계절은 여름이용. 여름에는 비가 겁나게 내리기 때문이지. 아닌가 이건 한국 한정인가? 아무튼 슈퍼셀 토네이도 마이크로버스트 받아라 핫하
353 자캐의_동거인_소개 하란: 남환진군 패울부 씨입니다! 하란: 비록 금제에 걸렸지만, 본래 생사경에 다다른 신선이고, 옥황상제의 장군이었죠. 하란: 지금은 개천궁의 유능한 승상으로서....
패울부: (땅바닥에 나뭇가지로 낙서하는 중 하란: (이마짚 미사하란, 이야기해주세요! #shindanmaker #자캐썰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미사하란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자기_전에_하는_것 전에도 말했듯이 책들고 뒹굴뒹굴하다가 잡니다 현대로 보면 유튜브 보다가 자는 거에용(?
자캐의_글씨체를_서술해보자 부드럽고 유려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음...(서예 몰라서 주워들은말로 있어보이게하기
자캐를_행복하게_했는가 인생..아니 용생 뭐... 행복할때도 슬플때도 있는거죵.. 그래도 마지막은 무조건 행복했음 좋겠어용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좋아하는 사람에게 듣고 싶은 말은?" 미사하란: 수고했다 하란아.
"너에 대해 전혀 모르겠어." 미사하란: 고맙구나. 앞으로도 몰라주었으면 좋겠다. 신비의 힘은 무지에서 나오는 것이니 말이다.
"당장 무기 내려 놔." 미사하란: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ن الموت نهاية آخر وبداية سيك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심통이 단단히 난 듯싶다. 웃는 소리에 미간에 곱게 주름이 진다. 입술을 꾹 다문 모습에서 또 잔소리라도 나올까 싶으나 막상 목을 비집고 나오는 단어는 없다. 신뢰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니 속이 더 뒤집어질 것 같다. 당연히 자신의 아우를 다치게 할 리가 없지만, 이런 신뢰를 받았는데 자신이 제대로 부응해 주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하마터면 해칠 뻔했단 생각에 애간장이 타는 것도 모르고 이렇게 나오니 얄밉기 그지없다.
"맹랑하시어라. 다음엔 아무리 신뢰한다 해도 모발의 안녕은 없을지도 모를 텐데요."
결국 그리 말해버린다. 맹랑한 사람! 재하의 평소 언행을 생각하면 욕설만치 거친 표현이다.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충분히 돌봄 받고 있다는 말도 속이 탄다. 깊은 심호흡. 그리고 재하는 팔을 벌려 푹 안아보려 했다.
"……소마가 더 정진하여 주군께 잘 말씀드리겠사옵니다."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 혹여 심기를 거스른다 한들 최대한 피해를 적게 보게 하는 것. 혹은 재하가 뒤집어쓸 방법을 머리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감사를 표현할 때 술을 산다..(메모) 진지하게 감사해야 한다면 끙끙대다 고개 숙이는 거 귀여워용.. 자존심과 상황이 충돌하는 야견이.. 귀엽다... 토끼썰 뭐예용 ㅋㅋㅋㅋㅋ 귀여워.. 토끼는 참지 않았던 건가용..🤔 옷 벗고 주섬주섬 줍는 부분에서 하이퍼 리얼리즘이 느껴지는 거에용.. 한 번에 하면 되는데 막상 귀찮았던 걸까용... 자신이 범인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한달 전부터 시작해서 시험치는 주간에 공부하는 것도 현실적이라 잘 와 닿아용... 세미 사자후.. 음치구나.. 그래도 트로트 맛깔나게 부를 테니까 들어보겠어용(?)
>교국 쪽이나<
재하야 교인 맞을 시간이다(?)
>>553 히히 하란이 진단!!(달려옴) 노력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여러 감정이 교차해용.. 하란이는 정말 노력했는데... 여름이 어울린다는 건 인정하고 있어용.. 끄아악 살려주세용 하란아 살려줘..!! 동거인은 패울부.. 인데 유능한 승상이라 해야하는데 쭈글한 모습 너무 귀여운 거에용.. 하란이랑 패울부 케미도 귀여웠으니까용 홍홍.. 책과 뒹굴뒹굴 귀엽고.. 부드럽고 유려하고 힘이 느껴지고.. 획 하나하나에 맺고 끝냄이 정확하단 뜻이겠네용..? 행복한 하란이.. 기대하겠어용...
수고했다.. 수고했다.. 수고했다..(오열)(하다가 마지막 진단 보고 동공지진)
>>554 중원이 진단도 좋아용 형..(네 발로 달려옴) 중원이가 미신을 신경쓰는 점에서 의외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게 붉은 실이라는 점이 너무 좋아용.. 중원이의 낭만적이고 인간다운 점이 잘 드러나는 미신인 것.. 가치 기준은 이익인 것이 사실 무림인보다 현대인에 가깝기도 하지만 그 점도 매력이니까용.. 소가주.. 중원이가 많이 신경쓰고 있는 그 자리.. 아니 중원이 단정한 교복이라고용? 내 속에서 하교만 하면 넥타이 풀어헤치며 입모양으로 쌍욕하는 캐해(?)가 들어맞을 줄 알았는데...(?) 좋은 글귀를 표현하는 재능.. 부럽다.. 질투의 누아르 하트에용... 옷 정돈하는 거.. 발견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귀여운 거에용..(?)
재하 키가 제법 있으며 옷의 너른 품새 때문인지 한 번 안고 등을 토닥이는 것도 품는 모양새에 가깝다. 눈을 가늘게 뜨는 모양새가 아직 불만이 채 가시지 못했지만 속내를 제법 잘 정리한 듯싶다. 그랬다. 그런 사람이었다. 이미 마모된 감정이 여기서 더 무뎌지고 없는 꼴이 된다 해도 이 심성이 변할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재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렴 그 누구보다 높이 사겠지요."
높이 사지 않을 리가 없다. 교국의 용. 그 하나로 입지는 단숨에 뛸 것이다. 노괴의 공격이니, 견제니, 두려움과 경외와 같은 복잡한 생각은 잠시 치워두기로 했다. 오늘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한 날이다.
일어시험이 코앞인데 이새벽에 깨어있는 이유는?????? 꼭두새벽부터 버스타고 시험장 갈 생각을 하니 가슴이 웅장해져서 잠을 못이룬다 그말이에용. 그런의미에서 앵커 #가보자고 할것이에용. 이 레스에 앵커를 달아주시면 아마 안 만나봤을 캐들을 만나고 느낄지도 모를 선영이의 첫인상을 들으실 수 잇으실것
꿈속의_다른_자신이_숨기고_싶었던_것들을_말한다면_자캐는 : 평상시 같으면 부정하며 머리를 부여잡거나 하면서 억지로 꿈에서 깨려 하는데용.. 멘탈이 좀 흔들리거나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가면 "내 자신이 숨긴 것을 내가 알고 있구나?"라면서 죽여버리고 후련하게 꿈에서 깨지 않을까 하는 적폐망상이 있어용..
자캐의_비밀 : 다들 알겠지만 재하는 기루 출신인 거용..? 재하가 끝까지 숨기고자 하는 것은 기루 출신이기 이전 어디인지 본인도 알 수 없는 동굴 내지 지하감옥 비슷한 곳에서 자랐다는 거에용..
사소한 비밀이야 뭐 재하의 종아리 뒷편에 있긴 한데용 그걸 누가 확인하겠어용;(새벽이라고 이런 발언)
자캐의_달리기_실력은 : ㅋㅋ(약골+종합병원) 내공 써야죵 ^^.. 그렇지만 입마관 졸업 했으니까 평범한 사람 보다는 훨씬 잘 뛸 거라고 생각해용..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193 자캐가_두려워하고_있는_것은 : 건이와의 일상에서도 단편적으로 나왔지만 '자기 자신'을 제일 두려워해용. 저는 시트에서도, 일상에서도 여러 번 재하가 정상인이 아니라는 떡밥을 던지곤 했어용. '나는 죽이는 것에 거리낌 없으며' 같은 발언이라던지 범무구를 제압할 때 보였던 방식이라던지.. 인간적이지는 못하죵..
201 자캐를_위해_울어줄_수_있는_사람이_있는가 : 이건 레스주들이 거수 해봐야 아는데용.. 재하를 위해 울어주실 캐릭터가 있다면 손?
375 자캐의_곁에는_자신의_감정을_가감없이_드러낼_수_있는_사람이_있는가 : 자기 자신의 감정을 직접 표출하지도 못하는 애가 사람에게 표출이 가능할까용? 재하, 이야기해주세요! #shindanmaker #자캐썰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낮, 밤? 둘 중에 어디?" 재하: 밤이옵지요. 흰색은 본디 음기를 뜻하는 것이니.. 재하: ……그 뜻이 아니라고 하시었어요? (재하는 뜻을 알고 눈을 홉뜬다. 뺨이 발그레 물들더니 손등을 들어 제 입가를 가렸다.) 재하: 그, 그런 뜻일 줄은.. 재하: …다, 답하기엔 너무 부끄럽사와요... (재하는 시선을 굴리며 눈을 내리 깔더니, 아예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너의 이름은?" 재하: 마를 재 물 하 하여, 재하라 하옵디다. 재하: 아마 소마의 이름이 지어질 적엔 가뭄이었지 않을까 싶사옵지요..
"네가 뭘 안다고 그래?" 재하: 지극히 당연한 것을 묻고 계시옵니다. 재하: 소마가 여기서 일어나는 일을 몰라서 왔지, 알았더라면 소마가 나섰겠사옵니까? (재하는 부채를 펴 눈가를 제외한 하관을 덮어 가렸다.) 재하: 그러니 바른대로 고하시지요. 재하: 얼마나 백성의 고혈을 빨았으면 감찰어사도 아닌 이 소마가 나설 정도인지.
>>618 지원주에게 세상의 이치(추악한 진실)를 알려주자면... 원래 걸즈토크는 한 사람을 까는게 아니에용.. 같은 무리의 친구는 의리로 까지 않고 대놓고 톡방에서 서로를 디스하며 우정을 나누지만(?) 전남친을 비롯한 썸남이요 소개팅 상대는 물론이고 남사친과 자신의 성별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공감대로 인해 벌어진 사소하게 삔또상한 헤프닝 얘기까지 가는 것 (폭로)
>>625 남궁지원: 결혼 생활이라..... 남궁지원: ...두렵군요. 비록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한 사람에게 메여 더이상 자유롭지 못 한다는 것이. 남궁지원: 그 말대로입니다. 친우와 함께 있을 때는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겠지요. 남궁지원: 오늘 밤의 말벗, 부탁드리겠습니다 공자.(빙긋)
>>626 재하: 두려울만도 하지요. 마음이 맞는다 하여도 다른 것이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일 터이니. 재하: 식습관은 고사하고 하물며 여가시간의 사소한 모든 것을 서로에게 적당한 선의 거리에서 양보하고 조율하고 그 조율이 어쩌면 평생 가게 될 터인데 어찌 함부로 자유로웁고 혼자서만 행복하며 두려웁지 않겠사옵니까. 재하: 그렇기에 어쩌면 소마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옵겠지요. 오늘도 할 이야기가 쌓였으니. 재하: 마시고 취한들 아무도 모를 텝니다.(방긋)
1. 재하와 지원이는 7년 전 기루에서 처음 만났어용. 기루의 루주와 알고 지내던 재하가 호객행위에 당한 지원이를 도와준 것! 2. 7년 후 현재 재회해서 서로의 통성명을 제대로 했어용. 이 과중에서 재하는 마교의 사람임을 스스로 밝혔고, 서로 마교-정파임을 알면서도 친분을 유지하기로 했어용. 3. 재하는 지원이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용. 4. 지원이도 재하가 남자인 걸 알고 있어용 5. "인간의 삶은 무상합니다. 봄날의 꿈과 같이 부질없는 일몽一夢일 뿐. 나는 그 꿈속 기루 높은 곳 난간에 서있습니다. 맞아 죽느니, 혹은 희롱 가득한 삶에 평생 목줄을 매느니, 나의 삶 무상하여 내 님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 되는 것을 깨달을 때는 뛰어내리고 싶지요. 한없이 아래로, 본디 있던 곳으로. 그런데 막상 뛰어내리고자 하니, 당신은 거기에 없었습니다." < 발단 6. "공자가 오늘 하루 외로우시다면 내 기꺼이 공자 뛰어내릴 곳에 위치하여 함께해드리겠습니다." < 전개 7. "나는 밤 동안 외롭습니다. 부디 함께하여 주시지요." < 위기 8. "어차피 오늘 밤 일은 아무도 모를테니, 아무 문제 없겠지요." < 결말 9. '아무 일도 없었던' 날이 지나고 재하가 결혼식 보러 옴 < 현재
“얘들아 사이좋게 지내자. 삼류 짝퉁 인생들끼리 서로 챙겨줘야지, 안 그러면 누가 챙겨주겠니.”
야견은 무심한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몸을 숙여 적당한 녀석의 발목을 낚아 단단히 쥐쥔다. 그리고 녀석을 통째로 들어 자신 앞의 백도회들을 상대로 크게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요령은 추혼법권 4성 몌타의 응용이었다. 몌타를 수련하는 과정에서 떠올린 발상, 힘들여 잡은 상대를 꼭 던져버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의 실천이었다. 현재 공황상태에 빠진 적들을 겁주는 것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옛날부터 말하는 보검을 휘둘러보고 싶었는데, 오늘 소원성취했네!”
물론 원래의 몌타의 형식과는 차이가 있기에 세심한 조절은 어렵겠지만, 굳이 그런 것이 필요하지도 않다. 발목과 손목을 손잡이 삼아, 손에 든 놈의 뼈가 부러지건 말건, 비명을 지르건 어쩌건, 적들을 상대로 전력으로 휘두르면 된다. 즉석에서 결정한 엉망진창이고 조악한 싸움법이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쓴다면 사파 하지 말았어야지!
“얘들아 사이좋게 지내자. 삼류 짝퉁 인생들끼리 서로 챙겨줘야지, 안 그러면 누가 챙겨주겠니.”
야견은 무심한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몸을 숙여 적당한 녀석의 발목을 낚아 단단히 쥐쥔다. 그리고 녀석을 통째로 들어 자신 앞의 백도회들을 상대로 크게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요령은 추혼법권 4성 몌타의 응용이었다. 몌타를 수련하는 과정에서 떠올린 발상, 힘들여 잡은 상대를 꼭 던져버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의 실천이었다. 현재 공황상태에 빠진 적들을 겁주는 것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옛날부터 말하는 보검을 휘둘러보고 싶었는데, 오늘 소원성취했네!”
물론 원래의 몌타의 형식과는 차이가 있기에 세심한 조절은 어렵겠지만, 굳이 그런 것이 필요하지도 않다. 발목과 손목을 손잡이 삼아, 손에 든 놈의 뼈가 부러지건 말건, 비명을 지르건 어쩌건, 적들을 상대로 전력으로 휘두르면 된다. 즉석에서 결정한 엉망진창이고 조악한 싸움법이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쓴다면 사파 하지 말았어야지!
다행스럽게 들키지는 않았으나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재하는 채 오르지도 못한 술기운이 가시는 것을 느꼈다. 만약 이렇게 도망쳤다가 사달이라도 나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 나서야 하나? 그렇지만 공자께서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 사달을 내실까. 복집하다. 차라리 오지 말 것을 그랬나. 그렇지만 그건 또 예의가 아니지. 재하는 안일한 생각을 뒤로하며 천천히 상황을 지켜보려 했다.
고불은 추귀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고불의 상식 선에서는 너무나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불은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해보다 술기운 때문인지 과격한 결론을 도출합니다. 분명 요것들이..감히 형님의 귀한 가르침이거늘 돈으로 형님을 부린다고 여겨 제대로 임하지 않는구나!
"고불! 그 녀석들 문제가 있다! 아우가 두들겨준다! 많이 아파보면 형님의 무공을 열심히 배울 의지! 충만해질거다 고불!" 그야..자신들의 약함을 뼈져리게 느끼면 학습의욕이 충만해지리라 고불은 확신하고 있다.
공자께서 화가 난 것 같다. 재하는 천천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모순적인 상황의 연속이었다. 교인인 자신은 손님이고, 마교도인 사천지부는 불청객이다. 자신도 정파의 사람을 해쳤지만 환대를 받았다. 자신과 같은 사람의 얼굴은 보고 싶었으며, 사천지부의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았다. 알고 있다. 저 분노의 방향이 다른 이유를 잘 안다.
그럼에도 어떻게 해야할지 여전히 감이 서지 않는다. 나선다면 입지가 곤란해진다. 비단 본인이 아니라 공자의 입지도 좁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다. 저 사람도 자신이 품어야 할 교인이다. 눈을 감고 교국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이럴 때는 감정을 죽여야 함을 알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고 입 또한 무거운 것인가. 멱리와 너른 소맷단에 숨겨진 손이 잘게 떨렸다.
"........아, 잠깐, 잠깐, 나 살짝 지금 머리가 띵해서 정리할 시간 필요하니까 5초만"
야견은 싸우다말고 갑자기 쭈그려 앉아서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고민한다. 이게 어떻게 된거냐. 하오문이 말하길 분명 백도회는 하오문을 칭하는 간악한 것들이라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이상한 부분이 많다. 하오문 짝퉁이 어떻게 이런 으리으리한 주루를 세워놓는 것이며, 굳이 사칭자들을 벌하는 것에 부외자인 자신을 끌어들이는 것인가. 게다가 눈앞에 있는 놈은 어딜봐도 정파가 분명했다.
"난 하오문에게서 백도회라는 것들이 자기들을 사칭하는 조직이라는 이야길 듣고 여길 온거요. 그런데 이거 이야기가 좀 다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