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ㅋㅋㅋ 아니요. 그렇다기보다는 마사히로를 통해서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안 시점이니... 그럼 코로리는 전에 내가 왜 신을 많이 만난다고 말한거지? 뭐야? 너. 뭐야? 이런 느낌으로 코로리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쩌면 이쪽도 신인거야? 이런 느낌으로요. 물론 직접적으로 말을 할진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진짜 들킨 거라고 오해 안 했으니까?!?! 의심 받는 것부터 이미 조금 아웃이긴 하지만 또 들켰다!!! 라는 거였으면 아마........ 세이한테 혼남 2차전을 걱정해야겠지.......... 코로리는 이제 들키지 않기로 했으니까!!!! ( ´∀`)
그래서 파자마파티의 아키라는 어떠려나?!? 깜찍한 파자마입고 학생회 학생들과 놀구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로 오해 안 한 것이 맞나요?! (빤히) 아무튼 아키라로서는 아무래도 코로리가 그때 자신에게 피노키오라던가 신을 많이 봤을 거라던가, 그때 아오노미즈류카미가 진짜로 있다는 듯이 말한 것들이 있다보니 그렇게 생각을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물론 딱히 추궁할 마음은 아직 없긴 하지만 넌지시 한 번 정도는 물어볼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아키라는 일상에서도 나왔지만 유타카형 파자마랍니다. 회색 배경에 하얀점들이 찍혀있는 디자인이에요. 학생회 학생들과 홍차를 나누고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답니다. 그냥 학생회도 슬슬 끝이니까 뒷풀이라는 느낌으로요. 그러다가 순찰도 돌기도 하고 그렇게 보내고 지금은 마지막으로 누군가와 이야기라도 나눌까 싶어서 혼자 산책하듯 돌아다니고 있을 것 같네요.
>>34 그렇다면 +로 바꿔버리면 되지요! 그럼 0가 아니다!! 아무튼 요즘은 많이 바쁘셨으니까요. 그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학생회니까요. 어느 정도의 일은 한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아키라의 학생회장 업무는 종료되고.. 머지 않아 아키라는 완전히 학생회장에서 내려오고 겨울방학이 시작이 되면 아키라의 모습은 이제 점차적으로..(시선회피)
>>37 아마 안 그러지 않으려나??! 파자마파티라는데 이얍 12시니까 다같이 넨넨코로리~! 해버리지는 않을 거라구~! 차라리 이럴때 안 자구 평소에는 잘 자줬으면 하구?! 그리고 다음날 밤새 논 학생들에게서 나는 꽃단내에 코로리는 교실에 못 있겠다구 도망칠지두 (⌒▽⌒)
아무튼 언제나처럼 저녁 9시경에 겨울을 알리는 공지를 올리도록 할게요!! 그리고..음.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빠르게 마치는 것도 고려를 해봐야겠어요. 아무래도 요즘은 다들 많이 지쳐있는 것 같고... 너무 지치지 않는 선에서 끝을 맺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봄 날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 단풍이 지던 가을마저도 천천히 지나갔다. 이제는 차가운 공기가 모든 것을 뒤덮었고 하늘의 별이 특히나 예쁘게 반짝인다고 하는 겨울날이 다가왔다. 가미즈미의 겨울은 다른 곳보다는 조금 포근한 감이 있었으나 그렇다고 해도 춥지 않은 것은 아니었기에 가미즈미의 온천과 스파가 특히나 붐비는 시기이기도 했다.
적당히 때가 되면 하늘에선 너무나 맑고 아름다운 눈이 사복사복 땅을 뒤덮었고, 시야에 비치는 모든 풍경이 하얀색으로 옷을 갈아입기도 했다. 물이 많은 곳인만큼 얼음이 어는 곳도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얼음을 이용해서 조각상을 만들어서 코오리마츠리때 전시하는 전시물로 사용하기도 했고, 단순하게 썰매를 타거나 혹은 눈싸움, 눈사람을 만들면서 놀기도 했다.
하얀 배경은 이내 한 해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학교의 학생들은 각자 한 학년 더 올라갈 것을 기다리고 있었고, 고등학교 3학년은 입시를 마무리지으며 졸업을 준비하는 시기였다.
시작의 계절은 어느덧 이별의 계절로 바뀌었고, 그 끝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내일부터 겨울 시즌이에요!! 눈이 내리는 것은 자유롭게 해주셔도 되고..아무튼 겨울 시즌을 마음껏 즐겨주세요!
남은 시간은 한 달. 부디 그 한 달의 시간이 코세이주에게 있어서 후회되는 날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그런고로 가미즈미의 겨울을 조금 이야기하자면 가미즈미의 겨울은 그나마 조금 덜 추운 곳이에요. 물론 바다 근처에 있으면 칼바람이 쌩쌩 불어오지만 가미즈미 마을 근처는 나름 아오노미즈류카미가 조절해주고 있답니다. 그 대신 눈이 꽤 많이 내리는 곳이에요. 즉..가게를 하는 이들은 모두 제설 작업을..(시선회피)
학생회장의 자리에서 완전히 내려오며 아키라는 슬슬 학기의 마지막을 느끼고 있었다. 입시시험은 코앞이고, 겨울방학도 머지 않았다. 아마 겨울방학이 되고 나면 자신은 마지막으로 한 번 제대로 불태울테고 그 이후로는 결과를 기다리는 나날이 이어지다가 졸업을 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조용히 숨을 내뱉었다. 차가운 입김이 절로 나왔다.
지금은 방과 후 시간. 평소라면 학생회실에서 학생회 일을 보겠으나 이제 더 학생회 일을 하진 않았다. 아마 지금쯤이면 새로운 학생회장이 새로운 학생회 멤버들과 이것저것 회의를 하거나 내년의 활동 등을 서로 논하고 있겠지. 그 모습을 자신은 눈에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괜히 학교 본교 건물을 가만히 바라봤다.
'뭐, 나름대로 후회없는 생활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조용히 눈을 깜빡이며 그는 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그저 감상에 젖은 상태로 앞으로 걸어가는 와중, 그는 누군가와 부딪칠 뻔 한 것을 느끼며 재빠르게 몸을 옆으로 치웠다.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르나 적어도 부딪치진 않았다. 허나 사과 정도는 하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여학생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아. 죄송합니다. 잠깐 생각을 하다보니. 부딪치진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 다치거나 한 곳은 없으신가요?"
학생의 신분으로서 학업을 다하여 귀가를 하는 시간대. 그러나 학교 건물에서 아직 벗어나지 않은 사쿠야, 그녀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천천히 걷고 있었습니다. 이 계절이 끝나면 다시금 봄이 찾아오며 순환을 하겠지만 그녀는 아닙니다. 그녀가 학생이라는 신분으로서 이곳을 다닐 시기의 총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풍경이라도 그 의미와 순간을 달리하면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그녀는 어떠한 인물과 부딪칠 뻔 하였으나 곧바로 상대가 이를 알아차리고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상대는 이어서 상대의 사과하였습니다.
"아니요, 저는 괜찮답니다. 귀하께서도 괜찮으신지요?"
상대의 물음에 사쿠야는 자신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해주었습니다. 지금 그녀에게는 어느 쪽이 잘못 되었다,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부딪칠 수도 있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라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 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녀 또한 상대에게 사실상 동일한 주제로 되물어보았습니다. 그녀가 생각하기를 괜찮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겉보기에는 모르는 법입니다. 상처라는 것은 항상 육신에만 포함되지는 않는 것이죠
귀하라. 이건 또 특이한 호칭이었다. 하긴 상대를 어떻게 표하냐는 각자의 자유인 법이었다. 자신이 동갑에게도 존칭을 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 그렇게 스스로 생각하며 아키라는 혼자서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조금 신선한 호칭이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두어번 깜빡였지만. 그거야 학생회장 때라면 모를까. 지금은 학생회장 때도 아니지 않은가.
아무튼 초면이라면 초면인 상대였다. 교복을 보니 3학년인 것 같은데. 하긴, 자신이라고 해서 3학년의 모든 학생을 다 알 순 없는 법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그는 태연하게 처음 보는 초면이나 마찬가지인 그 여학생을 바라보며 싱긋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아무튼 다치지 않았다면 다행이에요. 졸업을 앞두게 되니까 괜히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거든요. 전 학생화장인 시미즈 아키라에요."
물론 아마 어지간하면 자신의 얼굴 정도는 알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이름은 관심이 없으면 학생회장이라고 해도 모를 가능성도 크지 않겠는가. 그렇게 나름 자기 소개를 하면서 아키라는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사쿠야의 생각처럼 상대가 그렇게 대답을 돌려주었고 딱히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녀가 보기에는 상대에게는 심적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를 테면 끝자락에 다다르는 일 때문에. 어떠한 일에도 끝은 있을 수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 맞이하여 새로운 일을 해야만 하게 된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일에는 새로운 일에 맞게 마음가짐 또한 새롭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하셨는지요. 저는 하나가사키 사쿠야라고 합니다."
사쿠야는 상대가 앞서 이러하게 된 경위와 함께 스스로를 학생이라는 신분 중에서도 그 나름의 직책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회장이며 자신의 이름은 아키라 이라고 소개하여주었고 그에 따라서 사쿠야는 허리를 낮지도 높지도 않게 허리를 숙이고는 그녀의 이름도 말해주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럴 수 있겠으나 부정적인 기분은 아니랍니다. 모름지기 이 또한 추억이 될 것이기에. "
아키라의 물음에 사쿠야는 살짝 눈웃음 지어 보이고는 그렇게 대답하여 주었습니다. 아키라와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그녀는 보다 속 편한 입장일 것이입니다. 학생회장이라는 중임을 맡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하나가사키 사쿠야. 역시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하기사 얼굴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름을 알 수 있을까. 그게 일반적이지 않겠는가. 학생회장이었다고 하더라도 모든 학생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할 순 없었다. 애초에 그런 것은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능한 것이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하나 알아가면 되겠거니 생각하며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내 겨울방학이 되고 센터시험이 이어지고, 졸업을 하게 되면 과연 그녀와 얼마나 더 보겠냐만.
"일단 기억해둘게요. 그 이름."
하나가사키. 하나가사키. 조금 외우기 힘든 성이긴 하지만 못 외울 것도 없었다. 그녀의 호칭은 당연히 하나가사키 씨가 될테니 자연히 입에 붙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추억이라. 확실히 추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학교에 몇 년을 다녔는진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그녀가 올해에 전학을 왔는지 작년에도 있었는지, 혹은 재작년에도 있었는진 알 길이 없었다. 그래도 설사 1년이라고 할지라도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면 자신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 이 1년은 자신이 학생회장으로서 있었기에 더더욱. 누군가가 추억으로 삼는다고 한다면 행복했으면 행복했지. 불행할 일은 절대로 없었다.
"전 학생회장으로서는 매우 기분이 좋네요. 누군가가 그렇게 추억을 간직해준다면 더더욱 말이에요."
자신의 감상을 이야기를 하며 아키라는 살며시 하늘을 바라봤다. 아직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가미즈미의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했다. 그렇기에 내일 눈이 내려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가급적이면 방학 전에는 눈이 안 내렸으면 좋겠네요. 학교 제설작업은 아무래도 번거롭고 말이에요."
사쿠야는 아키라가 이름을 기억하겠다는 말에 그렇게 말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은 사소한 행동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그 속 뜻에는 나름의 의미를 담을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앞으로도 당신과 함께하는 것을 지켜보도록 하겠다 라던가요
"네, 짧던 길던 이곳에서 느끼고 보았던 것들은 추억이라는 이름의 함에 담아져 갖게 되겠지요. 무형의 것이라고는 하나, 그 자체로 값을 지닌 체. 다른 이가 보기에는 저 다마 다르게."
아카라의 그런 말에 사쿠야는 덩달아 그렇게 말했습니다.
"후훗, 그러하신지요? 이 제가 학생회장 님을 기쁘게 하여 드렸다면 좋은 일이지요. 저는 앞으로도 추억을 새길 터이니 그 기쁨이 계속 될 수 있다면 하고 바랍니다"
사쿠야는 아키라가 그렇게 말하자 작게 웃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사쿠야가 학생이라는 신분으로서 학교를 다니는 것에는 얼마 남지 않았겠지만 그 끝에는 달하지 않았다는 것 만큼은 분명합니다. 그러니 그 기간을 잘 보내면 됩니다. 자신의 기쁨이 곧 타인의 기쁨으로 연속된다는 것은 그것이 전혀 알지 못하는 타인일 지라도 좋은 일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하겠군요. 그런 고된 노동을 도맡아 하여 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다른 이가 편할 수 있지요"
아키라가 눈과 그 후처리에 대하여 말하면 사쿠야 또한 그렇게 말하였습니다. 비단 학교나, 제설 뿐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의 전반에 그러한 이들이 있기에 모두가 화평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그들에게 존경은 마땅합니다
"아까부터 학생회장이라고는 하지만 이제 전 더 이상 학생회장이 아니에요. 은퇴했거든요. '전' 학생회장이에요. '전' 학생회장"
적어도 지금 학생회장이라고 불리고는 싶지 않았기에 그는 괜히 기겁을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임기도 끝났고 이제는 평범한 학생인데 학생회장이라고 불리고는 싶지 않은 탓이었다. 물론 아직도 버릇처럼 학생회장이라고 부르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그런 이는 아닐 거라는 생각인 탓이었다.
아무튼 자연히 입김을 부니 하얗게 김이 서리는 것이 보였다. 추워라. 추워. 그렇게 괜히 중얼거리며 그는 두 손을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다. 얼어붙은 손이 자연히 녹아내리니 참으로 따스하다고 느끼며 그는 제설에 대한 그녀의 평을 들으면서 참 신기한 여학생이라고 생각했다. 힘들다거나 귀찮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뭔가 노고가 있으니까 자신들이 편하게 산다는 듯이, 마치 이치를 깨달은 존재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으로 묘한 탓이었다. 마치 자신의 또래가 아닌 것 같은...
"...흐음."
하지만 굳이 깊게 캐진 않으며 그런 이가 있을 수도 있지라는 느낌으로 살며시 그는 넘겼다. 안 그래도 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던만큼 괜히 이런 것이 보이면 저 사람은 신인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탓이었으나 설마 신이 그렇게 우리 학교에 많겠어? 말도 안돼. 라는 마인드로 생각을 끊어버린 탓이었다.
"편한 것도 좋지만... 그래도 굳이 육체노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거든요. 집 앞이라면 모를까. 학교는 부지도 넓고 말이에요. 지금껏 학생회장으로서 열심히 했으니 적어도 임기가 끝난 지금은 방학 때까진 특별히 뭘 하고 싶짖도 않고..."
조금 글러먹은 느낌일지도 모르겠으나 업무에서 해방된 지금. 당장 뭔가를 하고 싶진 않았기에 그는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안경을 살며시 올렸다.
사쿠야는 아키라가 자신이 지금은 학생회장의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을 말했기에 그렇게 물어보듯 말했습니다. 아키라의 행동은 어쩌면 당연한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러한 직책을 지니지 않았는데 지적하지 않으면 혼란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의도가 아니 였더라도 타인에게 방해를 초래하는 것은 아키라는 싫어할 것이라고 사쿠야는 생각하였습니다. 타인은 멋대로 가정하는 것은 좋은 행위라 할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가정을 통해서 사람들이 타인을 대하고 행동하고 있기도 합니다. 타인을 알 수 없기에 행동을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무언가 언짢으신 것이라도 있으신지요?"
무언가를 생각하고 소리를 흘리는 듯한 아키라의 모습에 사쿠야는 그렇게 물어보았습니다. 딱히 아키라가 사쿠야에 대하여 못마땅하게 여길 이유가 없을 것이고 그렇게 보여지지 않았지만 상대의 의중을 알고자 한다면 직접 묻는 것이 확실할 것입니다. 그 것을 말하여 줄지 아니할지는 그 당사자 마음이겠지만 일단 시도하여 보아서 나쁠 것은 없을 것이라고 사쿠야는 생각하여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의 노고를 학교를, 학생을 위했고 이러한 순간이라면 다른 이들도 나쁘게 보지 않을 것이에요"
아키라의 말에 사쿠야는 아키라의 행동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이라는 느낌의 말을 건네주었습니다. 사쿠야 나름대로의 작은 격려와도 비슷한 것 이였지만 이것을 아키라도 같게 받아들여 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적어도 현 학생회장으로만 부르지 않으면 자신은 족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이미 자신은 학생회장이 아니었으니 더 이상 회장이나 학생회장으로 불리는 것은 아키라로서는 사절이었다. 그 부분은 확실하게 거부를 보이면서 그는 결국 최종적으로 편한대로 부르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에 대한 대답을 마쳤다. 특별히 이상한 호칭이 아니면 받아줄 자신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과 같은 반인 코로리가 부르는 호칭보다 더한 것이 나올 리는 없다고 확신을 했기에 더더욱.
"아니요. 아무 것도. 일단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혹시요. 그쪽 신인가요? 라고 물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아무래도 신은 정체를 감추고 사는 것 같았으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신들이 다 나를 숭배해라! 라는 식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겠는가. 물론 자신을 과시하려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키라는 아직 그런 신은 보지 못했다. 그렇다는 것은 신은 기본적으로 정체를 감추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추측을 하며 아키라는 괜히 그 물음에 대한 답을 굳이 하진 않았다. 그냥 자신만의 고민이자 결론으로 놔두기로 하면서. 사실상 그녀가 신이라고 해도 서로 알아서 난감할 뿐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되면 자신의 친구들도 모두 신인지 아닌지 의심을 해야 하는 판국이기에. 그렇기에 그는 굳이 더 신경쓰진 않기로 했다. 그 대신, 자신과 같은 반인 한 여학생에겐 뭔가를 확인해야 할 것 같았지만.
"...뭐, 그렇게 말씀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할게요. 고마워요."
자신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뭔가의 이질감을 살짝 느끼면서 아키라는 사쿠야를 가만히 바라봤다. 하지만 굳이 뭔가를 더 말하지 않으면서 그냥 속으로 삼키면서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신가요? 네, 일반적으로는 그렇지요. 그러하니 저 또한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 하겠네요"
아키라의 말에 사쿠야는 아키라를 이전의 소개 때 알려 준 성 씨로 부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아키라가 편안한 대로 불러달라고 하였으므로 친분의 뜻으로 이름으로 부를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서로 만나게 된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에게 대뜸 그렇게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사쿠야는 망설였습니다. 뭔가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닌 것만 같다는 느낌 또한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녀의 성격 탓에 이른 기우일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아키라가 말했던 것처럼 일반적인 경우를 선택한다면 이리저리 가정하여 생각할 필요성이 줄어들겠지요
"그러하시군요, 알겠습니다"
아키라의 대답에 사쿠야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주제는 끝맺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지 호기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개인적인 생각' 이라면 타인이 간섭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하는 것이 아니므로. 모두에게 저마다의 생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스스로의 생각을 타인이 아는 것 자체가 사람에 따라 다른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예, 그러하여 주신다면 저로서도 좋을 따름이지요"
아키라가 사쿠야의 말에 좋게 반응하여 답하여주 사쿠야는 살며시 눈웃음을 한번 지어 보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제대로 전해지지 못한 격려나 칭찬은 꽤나 공허한 울림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다는 점에 다행인 일이지요
"저 또한 그렇답니다"
아키라의 물음에 사쿠야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녀 또한 방과 후 잠시 동안 학교에 남아 있었고 이렇게 지금이 되었던 것입니다
상당히 예의가 바르긴 하지만 그럼에도 뭔가 이질적인 느낌은 분명히 있었다. 허나 반대로 말하면 다른 누군가도 자신에게 그렇게 느낄 수도 있으니 그에 대해서 아키라는 굳이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눈웃음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긴 하나 딱 그 뿐. 마찬가지로 아키라도 아주 살짝 미소를 머금다가 표정을 원래대로 돌렸다.
"저 또한...그렇다는 것은..."
그녀도 학교를 돌아보면서 나름 추억을 곱씹거나 아련함을 느끼는 중이었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방해가 되지 않는 게 좋을까. 괜히 그렇게 생각을 하다 아키라는 넌지시 그녀를 바라보면서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있어서 이 학교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는 어디인가요?"
같은 3학년이기에 괜히 그 점이 궁금하다고 느끼며 아키라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은 역시 학생회실이었지만 일반 학생들은 어떨까. 괜히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그녀의 답을 살며시 기대하듯 기다렸다.
물론 그녀의 지금까지의 대화페턴을 보면... 예상가는 말이 있긴 했으나, 정말로 그것일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그런 것을 미리 예상한다는 것이 예의에는 어긋나는 행동이니 아키라는 곧 그 생각을 살며시 버렸다.
사쿠야는 아키라의 그런 반응에 작게 조금 장난 끼가 서린 웃음을 흘리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사쿠야는 의도적으로 애매한, 중의적으로 해석될 요지가 있는 대답을 했습니다. 서로에게 좀 더 깊게 들어가고자 하여 묻게 되는 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면 충분할 것입니다. 실제 아키라가 방과 이후에 무엇을 하려고 했었던 것인지는 지금의 사쿠야에게는 별 상관없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함으로서 상대에게 그녀 나름의 관심이나 반응을 줄 수 있는 방식일 것입니다
"가미즈미 학교라는 장소가 아닐까요? 저에게는 높고 낮은 것보다는 평행하다 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지목하자면 도서실이나 미술실 그리고 음악실 정도가 되겠지요. 저는 창작 활동을 높이 산답니다. 그 자체로 새로운 것을 세상에 잉태하여 숨결을 불어넣는 행위"
사쿠야는 아키라의 이 학교의 무엇이 좋으냐는 물음에 고개를 한번 갸웃하고는 이내 몸을 학교 건물이 있는 방향 쪽으로 돌리어 그곳을 바라보며 그렇게 대답하고는 잠시 후 다시 아키라의 모습으로 돌아보았습니다. 사쿠야에게 가미즈미 학교란 그녀가 학생이라는 신분으로서 생활하며 많은 기억, 추억의 근원이 될 수 있었으나 어떤 특별한 애착이 있는 장소는 아니 였습니다. 그렇다고 별 볼일 없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더더욱 아니 였습니다. 어쩌면 아키라에게도 그럴지도 모르겠지요
"후후후. 다른 학생의 본보기를 보이는 학생의 귀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키라의 자신은 학생회실이 가장 좋았다는 말에 사쿠야는 작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스스로든 타인에게 지목 되어서든 타인을 이끌고 조직하는 사람의 덕목이라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닐 것입니다. 사람은 개별적인 존재이며 스스로를 행합니다. 다만, 그렇기에 사람에게는 중심이 필요 하고는 합니다
도서실과 미술실, 그리고 음악실. 말 그대로 창작과 관련된 곳이었다. 물론 도서실은 조금 애매한 감이 있었지만 미술실과 음악실은 누가 뭐라고 한들, 창작과 관련된 장소일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창작 활동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미술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애겠거니 그냥 추측하며 별 말은 하지 않는 아키라는 그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본보기를 보인 적은 없었는데. 그냥 마지막 1년을 학생회장으로 보냈으니까 그런 생각이 날 뿐이에요. 귀감이 될 정도는 아니기도 하고, 딱히 귀감이 될만한 일을 한 적도 없는걸요."
자신이 뭐, 학생회장이 되었다고 해서 본보기를 세우겠다고 뭔가를 한 적은 없었기에 그는 그건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살며시 두 손을 휘저었다. 뭔가 학생회장이라는 자리는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사실 막상 하고 보면 행사를 주관하고 기타 좀 해야 할 것을 하는 것을 제외하면 크게 특별한 건 없었는데 말이야. 허나 그것을 일반 학생이 아는 것은 역시 어렵겠거니 생각을 하며 그는 스스로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는 살며시 뒷짐을 지고 조금 뒤로 물러선 후에 본교 건물을 천천히 둘러봤다.
머지 않아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나면 이제 이 학교를 보는 것도 거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많이 눈에 심어두고 싶었기에 아키라는 잠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학교를 가만히 바라봤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혼자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계속 침묵을 지킬 순 없었고 아키라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쪽은 대학 진학할 생각이에요? 아니면 그대로 취업?"
말 그대로 별 의미가 없는 질문이었다. 그냥 같은 3학년이기에, 대학을 갈 건지, 아니면 그대로 취업을 할 건지, 아니면 다른 뭔가를 할 건지. 그냥 의미없이 묻는 무언가에 가까웠다. 1학년이나 2학년에게는 묻기 애매했으나 어찌되었건 졸업을 앞둔 3학년이기에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며 그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저는 가미즈미 내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할 생각이에요. 혹시나 같은 대학을 가게 되면 그땐 다시 한 번 잘 부탁한다고 전할게요. 아니라면... 가미즈미 마을에서 산다는 가정 하에 또 볼 수도 있는 거고."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기의 마지막을 앞둔 기말고사도 끝이 났다. 이사장은 올해도 학생들이 열심히 했기에 그에 대해서 수고 몇 격려 차원으로 희망자에 한해서 가미즈미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스키장에 며칠 놀러갈 수 있도록 추진했다.
초급, 중급, 고급으로 코스가 나뉘어져있었기에 자신의 실력에 맞춰서 스키를 즐길 수 있었고, 신나게 스키를 즐기다 너무 추우면 온천으로 들어가 몸을 녹이는 것도 자유였다. 남탕, 여탕, 그리고 수영복이 필요하지만 남녀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혼탕까지. 하얀 겨울 풍경을 구경하며 몸을 녹이는 것도 가능했다.
제법 높은 크기의 리조트는 이미 이사장이 다 결제를 끝내뒀기 때문에 찾아간 이들은 마음껏 그 안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놀러가는 것은 철저하게 자신의 자유였다.
겨울방학을 맞이하기 전, 학교의 학기말 마지막 행사가 지금 막 시작되고 있었다.
/7월 2일부터 7월 11일 0시까지 스키장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넉넉하게 시간을 드릴게요! 이유는 별 거 없고 제가 다음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친구들과 함께 워터파크+호캉스를 떠나기 때문에... 아마 새로운 이벤트 공지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스키장 일상을 마음껏 즐기라는 차원에서 이렇게 이벤트를 열게요!!
그리고 이제... 남은 이벤트는 오직 2개 뿐이네요. 겨울 마츠리인 코오리마츠리. 그리고 마지막 졸업식. 이렇게 가미즈미 스레는 끝을 맺게 됩니다! 참고해주세요!
>>475 ...(흐릿) 아니. 일상을 돌릴 때가 아니잖아요! 그 몸 상태는!! (동공지진) 아무튼 정말 하루 고생 많았어요!! 네네. 내일부터 스키장 이벤트랍니다! 겨울하면 역시 스키장이지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당분간 여러분들의 활동 추세나 그런 것을 좀 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빠르게 엔딩을 낼까도 고민해봤지만.. 그냥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일상이 안 돌아가고 활동이 적더라도 그냥 끝까지는 가보자 마인드로 갈까 싶어요. 사실..뭐, 정확히는 여름시점이 끝난 이후부터.. 더 정확히는 호타루마츠리가 끝난 이후부터 여러가지로 느낀 것이 많긴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다 넘기기로 할게요!
허나 제가 워터파크에 가기 바로 전날. 그러니까 다음주 목요일이 되겠네요. 시트 정리를 마지막으로 하고 정리할 분은 정리하도록 할게요. 이렇게 오시는 분들은 별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조금 느슨하게 봐줬던 분들도 이번 시트 정리는 좀 강력하게 할 생각이에요. 그래서..음. 제명 비슷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일이 없는 것이 제일 좋긴 하지만... 또 슬쩍 잠수를 길게 길게 타시는 분들도 계시는지라.
>>479 음. 일이 바빠서 접속이 뜸한 분들이라기보다는.. 여러분들도 아마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어느 순간부턴가 아예 사라져버린 분들이라던가..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좀 많아져서 으음. 하던 거였던지라! 이를테면 저와 일상을 돌리다가 갑자기 사라진 분이라던가. 뭐, 이제 와서 크게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서도!!
아무튼 가능하면 엔딩 날짜까지는 무탈하게 즐기고 싶네요. 그러니까 겨울은 그냥 마지막 후일담이라는 느낌으로 가보자구요!
그리구 캡틴 고생 많았구나, 고마워 。゚(゚´ω`゚)゚。 나도 요즘 매일 겨우 갱신만 하구, 하루 걸러 올때도 있으면서 동결해야할지 고민까지 했었어갖구 활동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다악 。゚(゚´ω`゚)゚。 7월부터는 괜찮을 것 같으니까 엔딩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구, 졸업이랑 같이 짠 해보자구!
그러고보니 가을기간동안 질문 하나도 못해서 억울해......... 가을에 빼빼로데이(일본에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랑 할로윈이 있었는데 거의 못 물어봤어 。゚(゚´ω`゚)゚。
"겸손함도 이끄는 이에게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이지요. 그것 또한 과잉이 되면 해로운 것이라곤 하나. 그리고 시간이 어찌 되었든 시미즈 씨께선 지도하는 역할을 맡아 그것에 주어진 일을 마땅히 하셨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저는 생각하고 있답니다"
아키라의 언행에 사쿠야는 눈웃음을 한번 지어 보이고는 그녀의 한 손을 스스로의 가슴에 얻고는 두 눈을 작게 뜨면서 마치 묻듯이 하여 스스로의 감상을 섞어서 말했습니다. 이후에 사쿠야는 아키라가 그저 학교를 바라보는 모습에 덩달아 같이 침묵하며 지켜보았습니다. 아키라에게서 순간 보였던 그 눈빛, 자태에 서려있는 것은 그윽한 자취를 감상하는 듯 했습니다. 가미즈미라 불리우는 장소 그 자체에 마음을 두는 것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사쿠야에게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해볼 수 있겠지요. 더 많은 지식을 얻고 그 지혜를 깨달은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길. 취업이라, 저는 신사에서 무녀로서 일하고 있답니다. 이 또한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요. 혹은 세간에서 보다 직업이라고 번듯이 말해지는 것들을 내보이도록 시도 할 수도 있겠지요"
얼마 후 두 명 중 먼저 말을 땐 것은 아키라 였고 그러한 질문에 사쿠야는 그렇게 대답하여주었습니다. 그것은 답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것 이였습니다만 그러한 것 자체에 사쿠야의 의도가 있었다. 라고 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 되겠지요
"그러시군요. 예, 그렇게 된다면 저 또한 아무쪼록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아키라의 이어지는 말에 사쿠야는 한번 허리를 약간 숙이고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가게 길, 그것을 선택하는 일을 사쿠야도 생각해볼 일이긴 합니다. 인생이란 항상 주어진 길 위에서 이동하며 어찌 달리 할지 정하는 것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신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사쿠야의 생각 이였습니다. 사람들의 틈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사람처럼 행하며 그 생을 살아가도록 하니 어찌 그 둘이 닮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489 。゚(゚´ω`゚)゚。 현생 그만...... (안될발언) 응, 첫 눈! 일본에도 있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첫눈을 같이 보거나 맞으면 사랑에 빠진다는 말이 생각나서 (*´ー`*) 물론 렌이랑 코로리는 이미 사랑에 빠져있지만서두. 코로리 포근포근 뜨개질 잘 하니까 렌한테 목도리 폭 돌려주는 것도 해보구 싶어. 니트는 정확한 치수를 알았다면 떠줄텐데 ( ´∀`) 눈사람이랑 눈싸움 귀여워, 둘이 주말에 만난게 되려나?!
"신사의 무녀라. ...신사 쪽은 잘 다니지 않아서 그건 미처 몰랐네요. 어쩌면 만났는데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건 신의 존재를 알게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신사를 자주 다니는 것은 또 아니었다. 어찌되었건 자신은 아오노미즈류카미에게서 사명을 받은 집안의 핏줄을 이은 존재이고 요모츠히바하나노히메가 신자로 삼은 존재이니 다른 신에게 너무 가깝게 다가가는 것도 조금 애매하다는 느낌이 있는 탓이었다. 그 이전엔 사실 신의 존재를 믿긴 했지만 더 깊게는 아무래도 좋다에 가까운 마음이기도 했고. 그렇기에 그녀를 봤어도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스스로 납득했다.
"제 친구 중에서도 신사 일을 하는 이가 있어서. 고생이 많겠네요. 힘내세요."
자신이 아는 바 신사는 마츠리가 벌어지는 날이면 보통 바쁜 것이 아니었다. 아마 그녀가 있는 신사도 예외는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름대로 격려 및 응원을 하며 아키라는 다시 학교 건물을 바라보며 하얀 입김을 약하게 내뱉었다. 아무튼 그녀의 입에서 잘 부탁한다는 말이 나오자 아키라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그는 두 손으로 깍지를 꽉 낀 후에 하늘 높게 기지개를 켰다. 슬슬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저는 슬슬 가보도록 할게요. 이제는 집에 슬슬 가봐야 하기도 하고, 너무 추억에만 매달릴 수도 없으니 말이에요. ...그럼 또 볼 수 있으면 봐요. 하나가사키 씨."
/이것을 막레로 해도 되고 막레를 따로 주셔도 괜찮아요! 슬슬 다음 이벤트가 코앞이니 슬슬 이 일상은 끝을 맺는 쪽으로 해볼게요!
>>493 첫눈을 같이 맞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거나 오래간다거나 그런 느낌이려나~ 목도리 둘러주는것두 귀엽고 이것저것 다 귀엽다~ 아마 코로리는 공부하느라 바쁜 느낌이라 학교에 있는 중에 점심시간이나 해서 만난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 아무래도 학교 배경으로 돌리는 건 이제 코로리 졸업하면 못하니까 아쉽기도 하고 말이지~~ 코로리가 목도리 떠서 준다고 학교 내에서 만났는데 마침 눈이 내렸다거나 해도 좋고. 앗 그러면 눈이 안 쌓였으려나?
요조라주 안녕, 좋은 밤이야! 그리구 캡틴이랑 하나가사키주는 일상 수고 많았어~! ( ´∀`)
>>501 코로리가 그런 말을 알고 있어서, 렌한테 첫 눈 오는 거 보구 꼭 같이 보고 싶다고 찾아가는 거 완전 가능할 거 같으니까 ( ´∀`) 학교 점심 시간인데 첫 눈이고 눈이 쌓여 있으려면....... 4교시 시작하고서부터 눈이 퐁퐁 오기 시작하더니 함박눈으로 송송 내리고 있다거나?! 학교 배경으로 돌리는 건 나도 좋아, 학교 배경으로 돌린 거 첫 일상 뿐이기도 하구.
>>510 그럼 점심시간에 각자 밥먹고 난 뒤에 만난 걸로 할까? 렌은 급식파이고 코로리는 도시락파니까 말이야~ 4교시 때부터 눈이 펑펑 오기 시작하면 점심시간 때는 꽤 쌓였을지도 모르겠네. 코로리 얼른 도시락 먹어버리고 급식소 앞까지 찾아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 ㅋㅋㅋ
급 궁금해진건데... 일단 지금 아키라에게 마사히로가 자신의 정체를, 그러니까 신임을 드러냈고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렸기 때문에 아키라가 그때 신에 대해서 확신을 하듯 이야기를 하는 코로리에 대해서 조금 수상쩍하게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아키라가 코로리에게 가서 너 신과 관련 있거나 신이지? 이렇게 물으면 코로리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급 궁금해졌어요. 당황해서 재워버리고 도망치는 것은 아니겠지. (응?)
>>512-513 눈 오는 겨울날 학교 도서관에서 책 읽는 모습 생각나~! 창가에 눈 내리는 거 보이구! ( ´∀`) 그리구 고마워할 거 없다구~!
>>514 응, 그러자! 코로리가 아무래도 렌보다 빨리 먹을 것 같지! 렌은 2학년이라 급식실 들어가는 것도 좀 늦을 거구, 코로리는 입이 짧은 편이니까 ( ´∀`) 아마 진짜 찾아가버릴 지도 몰라?! 그럼.... 선레는 다이스 굴리는게 편하려나!
>>517 안 재우겠지만........ 코로리 거짓말 서툴다고 할지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할테니까 침묵은 긍정이 되는 걸 보여줄거야 ( ´∀`) 아키라랑은 이제 친구니까, 진짜 친구! 라고 생각해서 언젠가 알려줄 수 있다면 알려줄 생각이 있어서 재우는 일은 없어~! 다만 또 밝히지 못하고 들켜버렸다고 조금 우울해할지도?!?
>>520 침묵은 긍정..ㅋㅋㅋㅋㅋㅋ 코로리가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아키라가 어떻게 할지는 일단 조금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네요. 어쩌면 그냥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분위기만 풍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건 그때의 상황을 봐야 할 것 같고.. 어쩌면 별 말 없이 그냥 넘어갈수도 있고 그렇다는 것만 말해두겠어요!
코로리의 점심 시간은, 4교시와 5교시 사이에 점심을 먹을 겸 쉬는 시간이 아니라 순수히 밥을 먹는 시간은 매우 짧았다! 원래도 입이 짧아서 시간이 긴 편은 아니었는데, 오늘의 점심 시간은 조금 특별했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차가운 솜구름이, 솜 조각이 돼서 떨어지니까! 4교시 시작하고서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눈은 첫 눈이었다! 코로리는 첫 눈을 함께 본다던지, 함께 맞는다던지 아무쪼록 첫 눈과 함께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말을 뒤이어서는 이미 사랑에 빠진 사람이 생각났다. 마침 오늘 목도리를 전해주기로 했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렌 씨랑 나랑 첫 눈이랑 같이 있을 수 있겠다! 그래서 도시락을 홀라당 먹어버리고서 급식실까지 발을 옮겨버렸다. 렌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쌓이는 눈을 바라보았다. 하얀 눈을 보면 하얀 눈이 떠올라서, 코로리는 추위를 쉽게 타는 편인데도 조금 추위를 잊어버렸다.
"렌 씨ー"
블레이저까지 꼭 잘 갖춰입고, 위에 직접 뜬 듯한 가디건도 포근하게 입고 있었지만 겨울은 겨울이었다. 목도리를 떠 넣어둔 선물용 종이 가방을 쥐고 있는 손은, 소매가 덮어 내려와도 손가락 끝은 겨울 바람을 피할 수 없어서 시린 붉음이 오르고 있었다. 렌 씨 깜짝 놀라겠지! 급식실에서 나오는 렌을 보고서는 방긋 웃으면서 손을 흔들 뿐이었다. 다른 학생들이 있으니까 크게 손을 흔들지는 못 하고 작게 얼굴 옆 쯤까지만 손을 올려서 살랑거린다. 그럼에도 지금 하고 싶은 말은 꼭 하고 싶어서, 크고 또박또박하게 소리내지는 못 하지만 입모양을 또렷하게 해서 무언가 말한다.
'안녕, 보고 싶었어!'
방긋 웃으면서 뺨에 물든 건 추워서 시려진 붉음과는 완연히 달랐다.
/ 급식실이 실내에 있는지 실외에 있는지 모르겠어서 적당히 써왔어, 위키에도 급식실 이야기는 없어갖구 ( ´∀`)...
>>522 아마 아키라가 말 안 하면 졸업할 때 말하지 않을까?! 졸업식날 회장님도 사진 찍자! 하구서 사진 찍나 했더니 사진 찍으려구 나란히 옆에 섰을 때.... 사진 찍히기 직전에 나 사실 신이다? 해버리는 거지 (*´∀`*) 아키라 무ㅓ? 하고 놀라서 놀란 표정으로 사진 남지 않을까?! 코로리는 사진 속 아키라 표정이 바보같다고 놀리고 싶었던 거지~!
빠른 캡틴의 답변~!!! 급식실 밖에 있으면 밖에서 기다린게 되겠다, 코로리 무릎도 쪼금 빨개졌을 거 같구?
>>527 저런. 하지만 지금의 아키라는 코로리가 그쪽과 관련이 있거나 혹은 당사자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시큰둥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뭐, 그럴 것 같았어요." 라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코로리의 서프라이즈 계획. 마사히로가 모두 무너뜨렸습니다. (네?)
입김이 하얗게 올라오는 아침엔 꾸물꾸물 흐릿했던 하늘이 점점 수업시간이 갈수록 어둑어둑해지더니 결국엔 4교시 시작부터 눈을 펑펑 쏟아내고 있었다. 올 겨울 들어서 첫눈이었다.
“첫 눈부터 엄청 쏟아지네.”
“그러게.”
친구의 말에 대답하며 렌은 코로리를 떠올렸다. 여름 이후로 코로리는 열심히 대학 입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만나는 일도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연락은 거의 매일 주고받다시피 하니 상관은 없었지만. 그래도 요즘들어 코로리가 무리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였다. 얼른 입시라는 게 끝나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되면 또 졸업이 코앞이니 아쉬워지는 것이었다.
코로리가 바쁜 만큼 렌도 바빠졌는데, 아무래도 본격적인 수영 연습에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야 지금까지 본격적인 것이 아니였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긴 했지만 가끔 알바도 하고 했었던 것이나 다른 진로에 대해 생각했던 것에 비해 진짜 선수로서의 목표를 가지고 전념하게 되었다고 하는 것에 가까울 터였다.
기록이나 대회라던가 이런 저런 것들로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입시를 준비하는 다른 친구들과 그리 다를 바도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어디 쉬운 일이 있겠는가.
그렇게 머릿속에는 수영 생각 반, 코로리 생각 반을 이고는 급식실로 가면서 여느 남고생들과 마찬가지로 장난기 많은 친구들과 일차전으로 눈싸움을 하면서 급식소로 뛰어갔다. 따뜻한 급식소 안에 들어서자 녹은 눈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탈탈 털면서 전투적으로 식사를 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그곳에서 렌은 급식소 밖에 서있는 코로리를 발견하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코로리 씨?”
코로리의 예상대로 깜짝 놀랐다. 자신을 부른 뒤에 입모양으로 하는 말에 얼굴을 붉히며 렌은 친구들에게 먼저 가라고 하고는 거의 뛰다시피 코로리에게 다가갔다.
“언제부터 밖에 있었던 거에요? 연락을 하지…. 춥지는 않았어요? 그, 나도 보고 싶었지만….”
다행히 눈을 맞으면서 서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겨울 바람에 옷이나 얼굴이 찬 기운이 서려있었다. 보고싶었다고 이야기할 때는 얼굴이 조금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앓았다. 코로리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고 싶은 말도 행동도 무엇도 쉽사리 꺼낼 수가 없었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여기도 공공장소잖아ー! 예상한 대로 깜짝 놀라버린 렌이 귀엽다거나, 얼굴을 붉히는 것도 귀엽고 친구들을 떼어놓고서 저한테까지 뛰다시피 와준 것도 전부 귀엽다고 말하고 싶은데 말 못하겠다. 듣는 귀도 보는 눈도 너무 많았다. 서로 좋아한다거나 연애 중이겠다는 건 영 눈치 없는게 아니라면 다 눈치챘을 것 같지만, 그것과는 별개다! 렌이 귀엽다고 여기서 꼭 안아버릴 수 없다는게, 작게 투덜거리는 말이 튀어나오게 했다.
"나 역시 공공장소라는 거 싫어ー"
코로리는 렌을 보고서 고개를 갸웃였다. 언제부터 밖에 있었느냐고 해도 시간을 재고 있지 않았으니까 몰랐다! 눈이 새끼손톱만큼 더 쌓일 동안? 하고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갸웃이며 답을 한다. 처음 급식실 앞까지 왔을 때보다 눈이 조금 더 쌓여 있었으니까, 그 정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코로리는 그저 지금 살짝 물기가 남아있는 렌의 머리카락에 시선이 물끄러미 향했다. 눈을 맞았다가 녹아서 젖은 것 같았다. 급식실 안에 있는 동안 마르다가 남았나보다.
"연락하면 급하게 먹으려구 할까 봐ー 많이 안 추워! 렌 씨는 눈의 여왕이 데려가겠다."
겨울 바람을 이기기에는 잠의 신은 겨울에게 질 수 밖에 없었다. 겨울을 피하기 위해 잠에 들고는 하는데, 그 잠이 어떻게 겨울을 이길 수 있을까. 코로리도 겨울만 되면 잠이 늘고, 추위에 약했다. 그래서 따뜻하게 잘 챙겨 입었고, 지금도 겨울 바람에 손가락 끝이나 무릎 정도가 조금 시려졌지 추위에 떨고 있지는 않았다. 코로리는 렌을 올려다보다가 손에 걸린 종이 가방이 부스럭거리는게 느껴졌다. 목도리라도 감으면 렌이 덜 추울까 싶다.
"렌 씨, 눈 감자! 그리구 조금만 숙여주기."
코로리는 나도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렌을 보며 앓는 마음을 꾹 눌렀다. 붉은 뺨으로 웃으면서 렌에게 두가지 부탁을 할 뿐이었다.
렌은 코로리가 공공장소가 싫다는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채고 말아서 자기도 마찬가지라며 웃어버렸다. 단 둘만 있는 곳이었다면 꼭 끌어안아 임시방편으로든 온기를 전해준 다음에 들쳐안고 따뜻하고 포근한 공간에 이불로 잔뜩 감싼 다음에 푹 재워버릴텐데. 렌은 산처럼 쌓인 이불더미 가운데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는 코로리를 상상하며 조금 웃었다.
눈이 새끼손톱만큼 더 쌓일 동안이라는 말에 눈이 내리는 정도를 보았으나 영 가늠하기는 어려웠다. 알 수 없는 것을 알려고 하는 것보다는 눈 앞에 있는 코로리에게 더 집중하기로 한다.
“많이 안 추웠다기에는 손하고 뺨이 차가운 것 같은데요. 그리고 저는 눈의 여왕보다 잠의 여왕님이 데려가주는 게 좋은데….”
렌은 여름을 좋아하는 편이었으나 더위에 그닥 강한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위보다는 추위에 더 강한 편이었고. 렌은 괜히 살짝 툴툴거리는 느낌으로 잠의 여왕님이 더 좋다며 어필했다. 그러다 바스락거리는 종이가방이나 눈을 감으라는 코로리의 말에 뭐지? 선물인가? 하고 생각해버린다.
뭘까? 하며 궁금한 낯을 보이다가 코로리의 말대로 —여왕님의 말에는 신하된 도리로 따르는 수밖에 없다— 눈을 감고 몸을 조금 숙였다.
렌 씨랑 있으면 언제나 여름 같으니까! 코로리는 지금도 벌써 뺨이 따뜻하게 열이 올랐다는 걸 느꼈다. 급식실 밖에서 눈 오는 것을 한창동안 보면서 시린 바람에 조금 차가워졌다고 해도, 렌을 보는 순간 말갛게 웃어버렸더니 그렇게 됐다. 코로리는 따뜻해지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덥히고는 해서 코로리가 렌을 기다리는 동안 춥다는 생각도 못 하게 만들었다. 이윽고 잠의 여왕님이 데려가주는게 좋다며 툴툴거리는 렌의 목소리에 소리내서 웃어버렸다.
"눈 뜨면 안 돼?"
눈을 감고, 조금 숙여준 렌을 보고서 다시 한 번 당부했다. 눈 뜨면 안 된다고 마지막 당부를 건넨 코로리는 종이 가방에서 목도리를 꺼냈다. 두툼하고, 포근했으며 지금 코로리가 입고 있는 가디건과 같은 색이었다. 목도리를 렌의 목에 둘려주려고 몸을 숙이라고 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눈을 감으라고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목도리를 깜짝 선물로 만들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코로리는 조금 다른 이유가 있었다. 눈을 감아달라고 한 것도, 몸을 숙이라고 한 것도 전부 이것 때문이었다. 이러면 모르지 않을까! 렌의 목에 목도리를 둘러주려고 가까이 다가갔는데, 목도리를 두르는데 날 소리가 아닌 것이 렌의 뺨의 남았다. 쪽 하는 작은 소리가 목도리에서 났을 리는 없고, 뜨개질한 목도리라기에는 느낌도 달랐다. 누군가 이걸 보았다면 목도리를 두르면서 고개를 돌린 것으로 착각하길 바랐다.
"이미 데려왔지."
목도리를 예쁘게 매어주면서 렌이 툴툴거렸던 말에 대한 답을 소근거린다. 수줍게 웃는 듯한 목소리였다. 다른 누가 데려가게 안 둘거야! 렌이 코로리의 말을 어기고서 눈을 떴다면 아마 새빨갛게 물들어서 목도리를 매어주는 걸 볼 수 있었을 것이다.
>>540 떨어져 살아도 코로리는 매일 연락할 것 같지만, 연락이랑 옆에 있는 건 다르니까.... 헤어지기 전에 세이 꼭 안고서 도담도담 많이 해줘야겠는걸 (*´ω`*) 리리가 열심히 세이가 안 반짝반짝하면 사람들이 힘들다구 도담도담해줄거라구?! 그러고보니 겨울여행 얘기도 있었지, 그 때 하려던 말 엄청 궁금했는데~!
>>548 이러니 저러니 해도 쌍둥이니까?! 리리가 너무 철없어서() 세이가 오빠같은 느낌이 많이 커졌지.... 걱정은 고맙지만 슬퍼하지는 말라구 도담도담해줘야지!리리도 안 슬프거나 한 건 아니지만 세이가 그러는 건 드무니까 말야, 누나처럼 어엿해보자구 ( ´∀`) 독백?! 무리 안 해도 괜찮으니까?!!?!
코코남매 둘이서 의지하면서 지낸 시간이 기니까 8ㅅ8 둘이 조금 더 같이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언젠가는 따로 지내야 하는 때가 오니까 말이지. 미리 연습이려나. 그래도 같이 안 살 뿐이지 자주 만날 것 같은데~ 코코남매 너무 귀엽단 말이야.... 윽.... 시간이 벌써 이렇게.... 나는 이만 자러 갈 것 같구. 코세이주도 코로리주도 얼른 자러 가기~
목도리를 매듭짓고 있던 코로리는 시선이 느껴졌다! 눈 뜨면 안 된다고 말했고, 렌이 그 말에 더 꼭 눈을 감는 걸 보았다. 그럼에도 설마하고 살짝 시선을 들어올리니까 눈이 꼭 마주쳤다. 피노키오라고 하고 싶어도 렌이 절대 눈을 뜨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었다. 거짓말을 했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저 자신의 말을 안 들어줬다고 툴툴거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말했지이, 금방 따뜻해진다구! 여름 됐잖아ー. 겨울바람 무색하게 얼굴은 화끈거렸다! 교복 치마 언저리에 똑 떨어지는 가디건을 두 손으로 꾸욱 쥐고 부끄러워한다.
"렌 씨에 대한 책임은 얼마큼이어도 많이 무거워도 좋아."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서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혼인 의식도 전부 아직 안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렌이 자리에 쭈그려 앉으니 훅 내려다봐야했다. 코로리는 자신을 슬쩍 올려다보는 렌과 눈을 맞추고는 우물우물, 부끄러워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이미 몰래 뺨에 입 맞추려던 걸 들킨 직후라서 부끄러움은 한계치다. 만약, 정말 코로리가 욕심대로 해버렸다면, 나쁜 신님이잖아! 악어한테 잡아먹힐거야. 이내 렌이 금방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니까 이번에는 훅 올려다봐야 했다.
"셋 다 응이야, 응."
코로리는 렌의 연달아 쏟아지는 말들에 웃어버리고 만다. 코로리의 가디건과 색도 똑같고, 꽈배기 무늬를 넣은 것도 똑같은 목도리는 처음부터 그렇게 뜨여진 것이었다. 일부러 똑같게, 렌을 위해서 뜬 것이다. 하양이나 파랑, 하늘색을 쓰고 싶었지만 겨울에는 좀 더 포근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마냥 새하얗지는 않은 아이보리색을 사용했다.
"똑같이 가디건이나 니트 같은 거 떠주고 싶었는데, 렌 씨가 얼마나 큰지 몰라서ー"
끌어안았던, 안겼던 품을 떠올려서 대강 짐작으로 만들기에는 잘못해서 너무 크거나 너무 작아지면 어떡하나 싶다.
코로리의 투덜거리는 말에 렌은 작게 쿡쿡 웃을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감고 있으라고 말하지 않았는 걸. 게다가 그렇게 볼에 입맞추면 그게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눈을 떠버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저에 대한 책임은 얼마든지 무거워도 좋다는 그 말에 렌은 기쁘기도 하고 만족스럽기도 했다. 렌은 여전히 확신이 있지는 않았다.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잘 믿지 못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감정이라는 것은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이니까. 나중에 코로리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게 되더라도, 그래서 그저 책임감으로라도 자신을 옆에 두었으면 하고 생각하게 되버린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알면 코로리는 화를 내겠지만. 응, 아마 그럴 것이었다.
셋 다 맞다는 말에 렌은 기뻐서 눈을 곱게 접으며 웃는다. 마음 깊은 곳에서 따뜻함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추웠지만 마치 여름이 된 것 같았다. 렌이 좋아하는 계절인 여름이었다.
“정말 감사해요. 소중히 잘 쓸게요. 목도리로도 충분히 좋은데…. 손도 엄청 많이 갔을 것 같은데….”
니트나 가디건도 물론 받으면 좋지만 손이 너무 많이 가는 것이 아닐까 우려스럽다. 게다가 심지어 엄청 잘 떴다. 정말 가게에서 파는 정도의 퀄리티라 대단하게 느껴졌다. 표정에 그렇게 변화가 크지는 않지만 코로리라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들뜬 낯이다. 선물을 받아서 기뻐하는 것이 보인다.
“코로리 씨, 뜨게질 엄청 잘하는 구나…. 나도 뭔가 보답하고 싶은데, 나한테 원하는 건 없어요?”
렌이 목에 매어진 목도리를 소중하게 만지작거리며 코로리에게 묻는다. 작은 손으로 꼬물꼬물 이 목도리를 떴을 거라고 생각하니 뭔가 너무 귀엽고 소중하지 않은가. 뭔가 해주고 싶은데 마땅히 지금 생각나는 게 없다.
감사하다고, 소중히 잘 쓰겠다는 목소리며 저는 알아볼 수 있는 기쁜 표정이 기꺼운데 손이 많이 갔는지가 떠오를 리가 없다. 그리고 실제로 목도리를 뜨는 동안에도 그런 생각은 하지 못 했다. 실타래가 풀리고 대바늘에 걸리고, 한 코가 뜨일 때 생각한 것은 렌이었다. 이런 색의 목도리를 하면 잘 어울릴까, 이걸 받으면 기뻐해줄 지 그래서 웃어줄 지 멋대로 상상해버리면 그런 기억만 남았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고민할 때는 선물을 받는 사람만 생각하듯이, 코로리도 목도리를 뜰 때 그랬던 것이다.
"렌 씨가 좋아해줄까만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정말 좋아해줘서 더 모르게 됐지이."
코로리는 렌이 목도리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고 웃었다.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원하는 거?"
답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원하는 게 너무 많아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게 없어서도 아니었다. 원하는 걸 말해도 되는지가 고민이었다. 코로리는 렌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더 욕심부려도 되나 싶었다. 늘 그래서, 닿는 것도 렌이 싫어할까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모른다. 뺨에 입 맞출 때도 눈 감아달라고 부탁하고 말았는데, 그러니까, 미움 받는 건 정말 싫은데 렌 씨한테 미움 받는 건 정말 정말 많이 싫으니까. 렌이 계속 저를 좋아하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은데, 코로리의 '계속' 은 너무 길었다. 끝이 없는 수준인데, 얼마나 과한 욕심인지. 그러다 목도리 말고도 렌을 만나고 싶어서 급식실 앞까지 와있었던 다른 이유가 하나 생각났다.
"나 렌 씨랑 눈 구경하고 싶어!"
첫 눈과 함께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댔으니까, 이미 좋아하구 있으면 조금 더 오래 더 많이 좋아하게 될 지도 모르잖아.
자신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는 말에 렌은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말랑말랑해져서 웃음을 지어버리고 만다. 코로리에게 물은 원하는 게 있는지 라는 물음에 코로리의 고민이 길어질 수록 렌은 더 궁금해진다. 코로리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다 들어주고 싶은 기분이 되어버린다.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낯설고 신기하다.
그러다 눈구경이라는 말에 렌은 작게 웃음을 흘린다. 마침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그럴까요? 그런데 눈이 이렇게 많이 내려서야 목도리가 젖어버릴 것 같은데….”
렌이 고민된다는 듯 말했다. 이미 머리나 옷이나 눈 때문에 드문드문 젖어있던터라 상관은 없지만 왠지 오늘 받은 목도리가 젖어버리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교실동에서 급식실로 이어지는 차양을 따라 걸으면 눈은 맞지 않겠지만 내리는 눈을 구경할 수는 있을 터였다. 남자애들끼리야 눈발 사이에서 눈도 던지고 옷 안에 눈덩이도 넣고 그런다지만 여자친구에게 하는 눈장난의 수위를 잠시 고민해본다. 코로리 씨 감기걸리면 어떡해…?
코로리는 목도리가 젖어버릴 것 같다는 렌의 말에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심지어 렌은 이미 조금 젖어 물기가 남아있었는데, 또 눈을 맞자고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목도리는 감기 안 걸리잖아! 구경하고 싶다고만 말한 이유가 있었다. 안 그래도 요즘 수영 훈련이 바빠보이던데, 운동을 하는 렌에게 감기는 치명적일 것 같았다. 렌이 아프다는 것도 이미 충분히 속상해 상상만으로 마음이 욱씬거려 문제인데 훈련도 며칠 빠지게 되어 렌이 힘들어할 것까지 생각하면 속상함이 두 배, 그 제곱이 될 것 같았다.
"보기만 해도 좋으니까ー"
물론 눈밭에서 놀고 싶기야 했다! 아무도 안 밟은 새하얀 눈밭에 발자국을 꾹 남기는 것은 물론이고, 저보다 훨씬 키큰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싶고, 눈싸움도 해보고 싶었다. 머리색을 원래의 색으로 바꾸고서 눈 밭에 폭 수그리면 숨바꼭질에서 이길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눈은 다음에도 올테니까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참을 수 있는 정도다. 그리고 꼭 첫 눈을 같이 맞아야 한다는 말은 없었다. 보는 것으로도 괜찮은 것 같으니까!
"나는 그냥…"
첫 눈이랑 같이 한 둘은 사랑에 빠진다는 말 생각나서. 렌을 보고서 말하지 못 하고 시선을 피해버렸다. 조그맣게 말하면서 한껏 부끄러워하고 있는게 티가 난다!
>>617 ㅋㅋㅋㅋㅋㅋㅋ 아키라가 그렇게 막 적극적으로 뭔가를 한 것은 아니다보니. (날로 먹은 학생회장)(시선회피) 일단 설정상으로도 딱히 막 인기가 있다거나 그런 애는 아니기 때문에 진짜 딱 친구들과 나누는 정도가 고작이 아닐까 싶네요. 그 와중에 눈덩이를 던지는 코로리라. 아키라의 눈이 뚱해져서는 전쟁을 하자는 의미죠? 이자요이 씨? 라는 말과 함께 빗자루 스탭으로 눈을 막 뿌려대는 아키라가 나올지도 모르니까 코로리는 어서 도망가야만 해요!! 아무튼 추위는 좀 덜 타는 편이라서 귀도리는 진짜 엄청 추울 때가 아니면 잘 안 하는 편이지만..그래도 겨울에 돌아다닐 때 한 두번은 끼고 다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618 쌍둥이들의 우당탕탕 빼빼로 만들기 일상을 돌릴 수 있었구나아악 。゚(゚´ω`゚)゚。 카페에서 받은 건 다 어디로 갔나요?! 요조라한테 들키면 어떻게 되려나 싶구?! 상대방이 덤벼오면.... 그 상대방 리리일 것 같구 ( ´∀`) 눈사람 만들자구 집 앞에 만들자구 할거 같지?1 사브작거리는 소리 듣기 좋지~! 쌍둥이 역시 날씨에서 반대였네! 코로리는 추위를 타는데 말이지 ( ´∀`) 세이한테도 목도리나 니트조끼 떠주려나 싶구?!
>>619 오호라. 적극적으로 한 것은 오로지 코로리의 수면시간방해 및 땡땡이 방지였다는 것이라고 오해하겠습니다 ( ◠‿◠ ) 빗자루로 눈 뿌리는 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비 끼고 있잖아!!!!! 아키라한테 덤빌때는 눈덩이 30개는 만들고 덤벼야겠다 좋았어 (도망갈 생각 없음) 추위..... 타도 괜찮지 않을까.....? 리본 귀도리 리본 매듭 한거 보고 싶어어어어
>>621 으앗!! 그렇게 나온다면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코로리에게만 그런 것은 아니니까 무죄가 아닐까요?! (시선회피) 눈덩이 30개를 빗자루로 모조리 막아버리는 묘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안됨) .dice 1 2. = 1 1.막기 성공 2.아키라는 눈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추위는 잘 안타는게 공식 설정이니까요! 그래도 엄청 칼바람이 불면 풀세트로 돌아다닐지도 모르겠네요. 혹은 온천에 들어가서 안 나오던가!
>>624 헉 왠지 댄디하고 깔끔한 느낌의 너음목도리일 것 같았는데 예상 실패했다!!!! 그정도 긴 목도리는 보통 150cm... 그 이상도 될 것 같으니까, 코로리는 길이가 거의 자기만한 목도리 떠서 세이 이것봐라~! 하구 다 떴을 때 자랑했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렌은 눈을 깜빡였다. 눈을 구경하자 = 눈을 맞자 = 눈싸움하자, 로 이어지는 생각은 아마 정답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눈을 구경하자는 정말로 눈이 내리는 것을 보자는 뜻이려나. 그래도 눈을 맞는다고 감기에 걸린 적은 없었기 때문에 왠지 코로리가 그렇게 놀라며 말하자 괜한 장난기에 반발심이 들어 무작정 손을 잡고 눈밭으로 뛰어들고 싶은 기분이었다.
코로리라면 그런 장난에도 웃으면서 어울려 줄 것 같았으나 자신은 괜찬다고 하더라도 코로리가 감기에 걸리면 고3 겨울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괜한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에 꾹 참았다. 목도리가 젖는 게 싫은 것도 한 몫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어지는 코로리의 자그마한 말을 들으면서 괜히 쑥쓰러워져서 렌도 잠시 시선을 피했다. 펑펑 내리는 새하얀 눈을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코로리에게 몸을 숙여 남들은 듣지 못하게 코로리의 귓가에 소근소근 말한다.
“…이미 사랑에 빠졌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코로리가 다시금 렌을 바라보면 렌은 가까이 숙였던 몸을 피며 딴청을 부릴 것이었다. 그리고 괜히 코로리의 손을 찾아 잡으며 교실동으로 이어지는 차양막을 따라 걸으려고 할 것이었다.
>>627 ㅋㅋㅋㅋㅋ 아니. 귀를 여세요!! 퀴를 열란 말이에요! 막지 마시고!! 8ㅁ8 그리고 빗자루르 많이 다뤘으면..30개 정도는 반사신경으로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봐야 눈덩이기도 하고 말이에요! ㅋㅋㅋㅋㅋ 아닛?! 그런 거 없어요! 아키라는 칼바라밍 불면 온천에 들어가서 안 나올 거예요! 그대로 쏙 숨어버릴거라구요!
>>615 코로리 진단! 1. 친구들하고 같이 매점에서 빼빼로 사먹고 하지 않을까 싶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빼빼로 나눠줄 것 같고. 코로리한테도 빼빼로 주러 찾아가지 않을까~
2. 눈이 오면 왠지 들떠서 친구들하고 같이 눈싸움도 하고 눈장난도 치고 그럴 것 같은데~ 뭔가 렌 평범한 남고생 같지~ 점심시간에 눈싸움 2차전 하고 쫄딱 젖어서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따뜻한 교실 안에서 몸 녹이기(+수업시간에 졸기)
3. 모자는 잘 안 쓸 것 같고 안에는 니트류나 가디건. 셔츠에 니트조끼도 좋아하고. 도톰한 맨투맨도 자주 입고. 목티는 별로 안 입을 것 같고. 안에 입는 상의는 흰색을 좋아하지만 아우터는 진한 색을 좋아하는 편. 짙은 남색이나 검정 같은 거. 코트도 있기는 하지만 활동하기 편한 패딩을 주로 입는 편! 하지만 패딩 항상 지퍼 열고 다닐 것 같고. 아주 추울 때만 꼭 잠그는 느낌이려나.
렌을 보지 못하고 시선을 피한 곳은 눈 내리는 풍경이었다. 이대로 계속 내리면 하교할 때는 더 많이 쌓여있을 것 같았다. 하교하고서라도 같이 놀 수 있으면 좋을텐데, 렌은 훈련을 갈테고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겠다. 아쉽다는 생각에 서운함이 들려는 찰나, 렌이 귓가로 다가와 소근거린다. 코로리는 간지러워서 흠칫 놀라버리고 말았다. 화악 붉힌 얼굴이 아까부터 계속 붉기만 한 것 같다. 코로리는 딴청 피우는 렌을 보고 있자니, 지금 안아줄 수 없다는 사실에 조금 앓는 소리가 났다.
"더 오래, 더 많이 빠지는 거 아닐까아."
렌과 손을 잡으면 손가락을 얽으려고 하는게 코로리였다. 이번에도 언제나 그랬듯이 깍지끼려고 꼼지락거려야 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렌 씨 손 차가워지면 어떡해. 코로리는 원래도 체온이 낮은 편이었고, 시려운 빨강이 어리고 있던 손 끝이 렌에게 차갑게 닿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멈칫 손을 가만히 두었다.
"나는 그럴 자신 있으니까ー"
급식실에서부터 교실동까지 이어지는 그늘이 눈을 막아준다. 그런데 왜 이렇게 떨리는지 모르겠다. 심장이 콩콩거리는게 렌도 그렇다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렌 씨도 그러면 좋겠어. 라고 말해버릴 것만 같았다. 정말이지, 이럴 때마다 인간이었으면 하고 바라고 말아버린다. 이내 렌이 곤란하지는 않을까 싶어서 말을 끝맺어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아예 다른 말까지 덧붙였다.
>>630 안들린다아아아안들린다아아아아아아아 (귀틀어막음) 눈덩이........ 어쩔수없다 주먹만한 눈덩이가 아니라 머리만한 눈덩이를 만들어 던지는 수밖에 ( ◠‿◠ ) 안돼애애애 아키라 귀도리 。゚(゚´ω`゚)゚。 그럼.... 졸업식 때 해줘....... (?)
>>631 친구들이랑 빼빼로 사먹는구나 내가 빼빼로 공장 사다줄게 응응..... (?) 앗 코로리도 아마 세이랑 우당탕탕 서로 연인 주려고 빼빼로 만들었을 거 같으니까~! 그거 주지 않으려나?! 렌은 평범한 남고생같은 점이 무척 귀엽다구 생각해....... 귀여워 。゚(゚´ω`゚)゚。 。゚(゚´ω`゚)゚。 감기만 걸리지 말자 응응 렌 왠지 눈오리집게 그거 사주고 싶다 잘 갖구 놀거 같아 귀여워 。゚(゚´ω`゚)゚。 그리고 렌 겨울 패션 무슨 일이야...... 화보 찍는거야...?? 잡지 사야겠다 응응
렌은 코로리를 보면서 이번에는 제가 코로리의 손을 깍지 껴 잡았다. 매번 깍지껴서 잡다보니 그냥 잡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진 탓이었다. 급식실에서 따뜻하게 있던 손이라 코로리의 손을 감싸니 차가움이 느껴졌다. ‘손 시렵겠다’ 생각하며 더욱 손을 감싼다.
렌은 코로리가 말하는 그럴 자신 있다는 말에 웃었지만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차마 나도, 라고 말할 수가 없었던 탓이었다. 이런 감정이 처음이라서 막막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계속 계속 코로리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는 건, 아무래도 제 아버지 탓일까. 제가 제 외모처럼 속마음까지 아버지를 닮았으면 어떡하나.
“눈 좋아해요. 보면 예쁘기도 하고 그냥 잔뜩 쌓이면 장난도 치고 싶고…. 눈이 내리는 게 싫어지면 어른이 되버린 거라는데…. 코로리 씨는 어때요?”
>>634 코로리가 직접 만든 수제 빼빼로라니…. 이거 아까워서 먹을 수 있을까? 아마 집에 가져와서도 사진 찍어놓고 한참 보다가 겨우 먹을 것 같은데 ;ㅁ; 아니면 그 자리에서 나눠 먹어도 좋을 것 같구. 렌은 튼튼하니까 감기 걸일 일이 거의 없지. 응. 코로리도 신이니까 감기 걸일 일이 별로 없으려나? ㅋㅋㅋㅋㅋ 패딩보다는 코트가 더 화보스럽지 않아?
아앗….. 캡…. 다시 재고해달라…. 귀도리 한 아키라 너무 귀엽겠는데…. 스키장에서 아키라 귀도리 하고 있지 않을까?(아님)
토와 면접준비 하느라 바빴다니 뭔가 역시 3학년…! 이라는 느낌이고. 토와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만나면 역시 의사가 되어있으려나~
꿈 같은 이야기여도 좋았다. 코로리는 꿈과 가까우니까 꿈 같은 이야기로만 남아도 계속 마음 속에 지닐 수 있다. 매년마다 첫눈을 같이 할 수 있을 지 없을 지 모르는 것이지만, 이제는 첫눈에 서로를 떠올리게 될테니까 정말 첫눈 내리는 하늘 아래 같이 있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첫눈 내릴 때마다 렌을 보러 갈 수 있다면 당연히 보러 가겠지만. 이제 눈을 보면 백설공주가 아니라 렌 씨가 생각날 거니까 또 이겼지! 호타루마츠리에서 한 번 했던 말과 비슷했다. 렌이 백설공주를 이겼을 거라고 했었는데, 그 때는 마법 거울이 백설공주가 아니라 렌이 예쁘다고 할 것이라며 한 말이었다.
"차가운 거 옮을텐데."
렌이 깍지를 껴올 줄 몰랐던 코로리는 깍지끼고 있는 손을 봤다가 렌을 바라본다. 렌이 손을 감싸오는데 코로리는 꼭 마주 잡지 못 하고 손이 잡혀있었다. 깍지끼지 않았더라도 손을 잡은 때부터 차갑게 느껴졌을텐데, 코로리가 느끼기에 렌이 따뜻한 만큼 렌에게는 코로리가 차가울테니까 그럴 수 밖에 없다.
"…진짜? 그럼 나,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아직도 어른 아닌가 봐. 진짜 피터팬 됐어!"
눈을 좋아한단 뜻이었다. 코로리가 하얗고 반짝반짝한 것 중에 싫어한다 한 건 없기도 했고, 눈은 하얗고 반짝반짝했다.
렌이 작게 웃었다. 코로리의 의도를 다 파악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백설공주보다 자신이 더 예쁘다는 뭐, 그런 의미가 아니겠는가 받아들였고 대충 맞았다. 자신은 눈 앞에 있는데 눈 앞에 없는 동화 속 존재인 백설공주한테 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는가. 진다면 조금 자존심 상할 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 자체가 코로리에게 물들었다는 것이려나.
"손 시려울까 봐. 내 따뜻함 나눠주고 싶어서요."
코로리의 손을 꼭 감싸며 입가엔 미소가 어린다. 차가움이 옮아오지만 시렵다기보다는 서늘해서 좋았다. 코로리의 손은 늘 서늘한 느낌이었는데 마치 매일 만나는 물과 같다고 생각했다. 늘 뛰어드는 물은 언제나 뜨거운 일이 없었다. 코로리의 손 온도처럼 살짝 서늘했다. 그래서 물 속에 잠길 때마다 종종 코로리가 떠올랐다. 첫 만남에 꿈 속에서, 깊은 물 속에서 만났던 탓도 있었고.
"다음에 장갑도 끼고 옷도 따뜻하게 입고 만나서 눈사람 만들어요."
렌이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잘하면 코로리 만큼 커다란 눈사람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그러다 코로리 공부하느라 바쁜데 시간이 있으려나 생각해본다. 역시 대학 시험 이후에나 가능하려나.
"요즘 공부하는 거 피곤하지 않아요?"
렌이 걱정하는 어조로 말했다. 잡지 않은 손을 뻗어 코로리의 머리카락을 살짝 정리해주려고 한다.
렌이 몸을 숙여서 귓가에 소근거렸던 것처럼, 이번에는 코로리가 반대로 까치발을 들었다. 귓가에 대고서 소곤거리는 말은 수줍음이 한가득 어려 있어서 목소리에서부터 부끄러움이 녹아있었다. 소리를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이 목소리는 분명 수줍은 분홍이거나 부끄러운 빨강이거나, 그 둘 사이 어딘가의 색일 것이다. 파랑일 지도 몰라!
"어떻게 렌 씨를 안 좋아할 수 있겠어. 난 그런 거 몰라ー"
그렇게 소근거리고서 까치발을 내렸는데, 까치발 내리고서 다급히 몇 마디 덧붙인다.
"평생 알고 싶지도 않고 있지도 않을 거야! 판도라도 못 열게 할 거니까."
오해 금지야! 구름이 가려도 하늘은 파랗다구!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이 신신당부하듯 말한다. 그리고 잡혀만 있던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서, 조심스럽게 마주 깍지낀다. 얽힌 손가락에서 체온이 느껴져서 입술을 물었다. 왠지 조금 부끄러워서 괜히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렌 씨가 주고 있는 건, 이미 엄청 많은데~."
다음에는 장갑도 끼고 옷도 따뜻하게 입고 만나서 눈사람 만들자는 렌의 말에 활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수영 훈련이 조금 널널해질 때가 오면, 그때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피곤한 거는 괜찮은데, 엄청 자구 싶어ー 겨울은 내 계절인데ー"
머리카락 정리해주는 손길에 마중나가듯이 고개를 살짝 갸웃이다가도 툴툴거린다. 잠의 신이 잠을 못 자고 있다는 건 역시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다.
코로리가 까치발을 들자 렌은 자연히 몸을 조금 숙여주었다. 코로리가 까치발을 들 때면 매번 귓속말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이제는 좀 더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행동이 나오곤 했다.
그리고 간질간질 속삭이는 말은 그 또한 간지러운 말이라서 렌은 조금 부끄러워지고 말았다. 게다가 까치발 내리고서 다급히 이어지는 말 또한 그랬다. 평생이라는 말이 막막할 정도로 길게 느껴졌다. 신에게 평생이란 얼마나 긴 시간일까. 기쁘기도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깊고 끝을 모를 바다처럼 두렵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렌은 그 다정한 말이 너무 좋아서, 막막하더라도 두렵더라도 더 그 안으로 빠져들고만 싶어졌다.
"저도 코로리 씨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되버린 것 같아요."
마치 마법에 걸린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한숨같이 웃음이 비어져 나온다. 얽힌 손가락 만큼이나 서로의 마음이 얽혀 있는 것 같아서 그 손을 더 단단히 꼭 쥐게 된다.
"저도 코로리 씨한테 엄청 받고 있으니까.... 오늘 목도리도 받았고."
렌이 장난스럽게 목도리 끝을 팔랑거리며 말했다. 코로리의 존재 자체가 위안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좋아하기 때문일까. 좋아한다는 감정이란 참으로 큰 감정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어버린다.
"겨울잠이라서요?"
렌이 작게 웃었다.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나 다람쥐나 곰 같은 것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들 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잠을 자는 코로리를 떠올리니 귀여웠다. 처음 만났을 때도 양호실에서 자고 있었던 것이 생각나기도 했다.
렌은 코로리의 머리카락만 넘겨주려다가 머리를 손에 더 가져다대는 듯한 몸짓에 코로리의 머리카락을 몇 번 더 쓰다듬었다. 조심스러우면서도 주저되는 것이었다. 마치 아름다운 비단에 몰래 손을 대어보는 어린아이가 된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혼날 것 같다는 의미였다. 원하면 안 되는 것을 원하고 탐하면 안 되는 것을 탐하는 느낌이었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 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코로리가 욕심이 나면서도 한 번 둑이 무너지면 제어할 수 없을까봐 꾹 참고 조심하고 있는 것이었다. 코로리에게 꿈에 찾아오지 말라고 하는 것도 못나게도 그런 의미였다.
"저야 피곤할 건 없죠. 훈련하고 잘 쉬고 잘 먹고 잘 자고..... 뭐어, 제 생각에는 초조하거나 불안하거나 같은 정신적인 영향을 안 받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싶고. 그렇게 되면 패턴이 망가지게 되니까...."
렌이 고개를 모로 기울이며 대답했다. 남일 같은 말인 느낌인 것을 보니 별로 그런 일은 없는 모양이었다.
이렇게 바쁜건 가끔이니까~ 안 하면 생활이 안 되기도 하고~ 그래도 역시 코세이주의 기도가 잘 들었으면 좋겠네 :3 앗 자고있는데 찾아오는거야 코세이? ㅋㅅㅋ 마히루한테 얘기하면 한번은 들여보내줄걸~ 일단 요조라 이상한 자세로 자고있는건 아닌지 먼저 확인하고~ 보고 깨워도 상관없다고 하겠지만~ 코세이가 깨울려나? 안 깨우고 나중에 왔다간거 들으면 부끄러워서 못 만난대~ ㅋㅋ 이상한 라인은 뭐 그런거지~ 잠꼬대 같은거~ 오타도 막 들어있고~ 이게 무슨 내요인지 싶은거~ 안데오 그거 머그묜 내가 머글꼰데 이런거~
그래도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게 모든 직장인의 바램일테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마히루도 들여보내주다니 의외네요. 요조라 그래도 쥐죽은듯이 자는 편이니까 막 자세가 이상하진 않을 것 같은데 ... 요조라 옆에 앉아서 볼도 찔러보고 머리도 쓰다듬고하면서 한참 장난치다가 살짝 깨울 것 같은걸요~ 보고싶어서 왔다고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잠꼬대 왤케 귀여운데욬ㅋㅋㅋㅋㅋㅋ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어ー. 좋아하는데 왜 아픈 건지 이제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아한다는 마음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부담으로 가닿을까봐 전하지 못 하고 꾹꾹 누른다. 더 이상 누를 수 없게 차올라도 꾹 누르고 욕심을 삼킨다. 코로리는 빨간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 하고 입술만 달싹거렸다. 사랑이란 말을 너무나 예쁘고 소중한 뜻을 담고 있어서, 나에게 네가 그렇게 에쁘고 소중한다고 말하는 것은 분명 기쁘겠지만 그만큼 부담스러울 지도 모르는 말이다. 렌이 꼭 쥐는 손으로 시선을 내렸다. 혼인 의식을 치루면 서로에게만 보이는 문양이 손등에 새겨진다는 이야기를 알면, 지금 코로리가 하는 행동이 얼마나 욕심에 점칠되어 있는지, 욕심을 눌러두고 있는지 알 수 있겠다.
"고마워ー"
고맙다는 인사의 끝점은 손등에 남긴 입맞춤이었다! 코로리는 얽혀서 깍지끼고 있는 손을 들어올렸다. 그렇게 들려올려진 렌의 손등 위에 입 맞추고, 배시시 웃어버린다. 욕심은 뒤로 숨기고 수줍은 웃음을 보인다.
"렌 씨가 갖고 싶으면, 원하면 다 줄 수 있어! 요술 램프는 아니지마안."
팔랑거리는 목도리 끝에서 렌에게로 눈을 맞춘다. 갖고 싶으면 뭐든지 말해도 된다고, 뭐든지 주겠다는 투지가 엿보인다. 코로리가 갖고 있는 것, 해줄 수 있는 것으로 제한되기는 하겠지만, 갖고 있지 않고 해줄 수 없는 것이라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니까. 꿈 속에서는 나두 지니만큼, 지니보다 더 대단한데!
"응, 겨울잠. 밤도 추위도 굴도 깊어ー"
쓰다듬어주는 것도 그렇고, 자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게 했다. 물론 잠이 오지 않게 되는 건 렌이 쓰다듬어주는게 좋아서, 좋은 만큼 부끄러워서 두근거리니 자고 싶다고 생각해도 잠이 오지는 않았다. 잠에게 잠이 오지 않는 건 또 무슨 아이러니인지 모르겠다. 부끄러움에 우물거리듯 입술을 꼭 물었다. 의식치도 못하고 먼저 고개를 갸웃이며 기울였단 것까지 알게 되면 펑펑 내리는 하늘의 눈이 무색해진다.
"그럼 다행이다아. 그래도 렌 씨, 피곤하면 꼭 말해야 해? 그 쪽 마법은 내가 제일이니까!"
쉬는 시간 10분, 아니 그 10분을 다 안 써도 괜찮다! 잠깐 자더라도 푹 자고 일어나 개운하게 피로가 풀린 느낌, 몇 분, 몇 초여도 가능하다! 코로리는 한껏 뿌듯해했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어느 방법으로든 어느 모습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 그런 일이었다.
렌은 코로리가 제 손등에 입을 맞추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조금 눈을 크게 떴다가 시선을 피하며 다른 쪽 손으로 목도리를 올려 입가와 코 끝까지 가려버린다. 부끄러운 탓이다. 뺨에 입을 맞춤 당한 것으로 모자라 손등에까지 입맞춤 당해 버렸다.
여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짧지 않게 사귀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나마 전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뿐 그렇게 자주 만나지는 못한 탓일까. 작은 스킨쉽에도 그저 부끄러워지고 마는 것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그런 걸까. 받은 만큼 돌려주기엔 렌은 아직 서툰 것일지도 몰랐다.
게다가 작은 신님은 그걸로 모자라 뭐든 주겠다는 말까지 한다. 렌은 그 말에 무언가 투지까지 옅보이는 반짝반짝한 눈을 바라보다가 끙, 앓는 소리를 낸다. 방금 머릿속에 든 생각이 너무 양심없는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차마 ‘코로리 씨가 갖고 싶어요’라고 말할 순 없지 않은가.
머릿속으로는 몇 번이고 코로리를 들쳐업고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차마 현실로는 그럴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일단 돈도 좀 벌고 좀 안정된 다음에야 코세이에게 가서 ‘코로리 씨를 제게 주십시오’라고 무릎을 꿇고 말한다거나 —생각해보니 너무 구시대적인 발언 같다— 그게 아니면 ‘코로리 씨는 제가 데려가겠습니다’라고 코로리를 들쳐업고 간다거나 —생각해보니 너무 악당같은 모먼트였다— 하지 않겠는가.
어쨌든 렌은 고개를 저으며 허황된 상상을 지워버렸다. 이러다가 애기 이름까지 지을 기세였기 때문이었다. 이게 다 코로리가 두 번이나 입맞춤한 것 때문에 생긴 설레발이었다—아니다—.
“…코로리 씨가 옆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나중에 갖고 싶은 게 생기면…, 꼭 이야기할테니까요.”
그러니까 언젠가는 코로리 씨가 갖고 싶어요, 라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 물론 코로리는 물건이 아니고,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였으며, 그저 기분을 낼 뿐일 말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아니면 이미 ‘내 것’ 일지도 모르지만…. 아냐, 역시 아직까지는 ‘소유’라는 개념보다는 ‘점유’라는 개념에 더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아니다. 생각해보면 그 반대인 것 같았다. 이미 자신은 ‘코로리의 것’이 아닌가. 방금도 말했다시피 잠의 여왕이 자신을 데려가버렸으니 이미 그렇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더 편한 것 같았다. 자신은 소유하는 것보다는 소유 당하는 게 더 어울리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입시가 끝나도 아직 겨울은 조금 남아있을테니까, 그 때 까지만 조금 더 힘내요. 그 때가 되면 잠도 푹 자고, 나랑도 시간 많이 보내고…. 시간 비워둘테니까….”
마지막 말은 우물우물 작아졌지만—부끄러워서 시선도 조금 비켜나갔지만— 코로리가 못 들을 정도로 작지는 않았다. 훈련 때문에 바쁜 것도 있었지만 코로리가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공부하라는 의미에서 바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다.
“네에. 꼭 말할 게요. 그래도…, 코로리 씨한테는 매일 후링이고 싶으니까. 최대한 그런 일 없을 테지만요.”
렌은 눈을 접으며 웃었다. 코로리와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래서 후링이나 양귀비가 이제 어떤 의미인지 아니까, 그래서 렌은 늘 코로리에게는 착하고 예쁜 아이이고 싶었다.
그러려나~ 잠깐씩 썰풀 여력은 남으려나~ :3 잠에서 깨웠을 때? 첨엔 마히루가 장난치는 줄 알고 아 하지마 저리가 하면서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갈걸~ 그러다 문득 위화감을 느끼고 눈만 빼꼼 내밀어서 코세이 보고~ 눈 감았다가 다시 떠서 보고 흠칫 놀라면서 다시 숨겠지~ 엄청 당황하고 부끄러워하면서 말야~ 작게 으우우 하고 앓는 소리도 날걸~
간다고 하면 얼른 손만 빼서 코세이 손 잡아야지~ 손 꼭 잡고 있다가 잠 다 깼는데 부끄러워서 못 나가겠다구 이불 속에서 웅얼웅얼 할지도~ 잡은 손 꼼지락거리다가 슬그머니 이불 속으로 끌어당겨서 손만 가지고 장난 칠 수도 있고~ ㅋㅋ 깨문다던지 손바닥에 뺨을 부빈다던지~ 잠은 다 깼지만 일어나긴 귀찮아서 장난치는? 그런거려나~
ㅋㅋㅋㅋㅋ 갓 나온 뜨끈한 요조라 ... 겨울이라 더 따뜻하게 느껴지겠는걸요~ 머리가 부스스해도, 잠옷차림이더라도 코세이는 똑같이 좋아해줄테고 ... 막 앵겨서 숨으면 꼭 안아줄테니까요. 어쨌든 이불 밖은 추우니까 ... 볼도 만지작거리고 가끔 가볍게 뽀뽀도 해주고 하면서 부족한 요조라 성분(?)을 채우는거죠!
코로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이 욕심이 얼마나 큰지 렌은 모르게 하고 싶었다. 겁먹게 하고 싶지도 않고, 두려워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미움받기도 싫으니까 이런 건 멀리 숨겨두어도 괜찮다. 그러니 굳이 손등에 입 맞춘 이유는 비밀로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코로리는 발갛게 달아오르더니 시선을 피해버린 렌을 바라보았다. 뺨에 입 맞추는 건, 렌도 한 적 있으니까 자신도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손등에 입 맞춘 건, 뺨보다는 닿기 쉽다고 생각했고 어디선가는 인사로 사용하기도 하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렌이 놀랐어?! 싫은 건, 싫은 거는 아니겠지이. 싫어하는 걸까 걱정했는데, 목도리에 코까지 폭 파묻는 걸 보고는 안심해버려서 웃어버렸다. 자신이 한 행동이 싫었다면, 자신이 떠 준 목도리에 얼굴을 묻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맑게 웃는 소리가 겨울보다는 여름에 어울린다.
"렌 씨, 그러면 입술에 한 거 같잖아ー"
웃음 소리가 짓궂은데 수줍어하고 있었다. 코로리가 생각하기에 자신이 방금 입 맞춘 건 욕심이 그득한 마녀의 솥이 펄펄 끓다가, 기어코 한 방울이 바깥으로 튀어버린 것이었다. 못된 짓을 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렌은 사랑스럽기만 하다. 그러니까 또 못된 짓, 나쁜 짓 하기 전에 아무렇지 않은 체 무슨 말이라도 하는 편이 좋겠다고 느꼈다. 그 결과로 장난스러운 말을 새빨간 얼굴로 수줍게 하게 된 것이다!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많이 주고 있는 건 렌 씨면서ー 응, 언제든지 뭐든지 다 줄게. 약속할까요?"
잡지 않고 있는 손의 새끼 손가락만 펴고서 손을 보여준다. 둘이 처음 만났던 날의 렌을 따라하는 것이었다! 그날 꿈 속에서 코로리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고, 코로리가 신계로 돌아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약속하자고 했었던 렌을 기억하고서 따라한다. 렌이 그 약속을 틀림없이 지켜낸 것처럼 코로리도 이렇게 약속하게 되면 열심히 지키겠다는 의미였다. 그 때는 분홍었는데, 지금은 하양이야! 벚꽃이 떨어지던 하늘이 눈송이 떨어지는 하늘이 되었다.
"그때는 시간이랑 싸워야겠다아."
이상한 나라에 갔던 앨리스가 만난 이상한 다과회는 계속 이어졌다. 모자장수가 시간을 죽이려고 한 탓에 시간에게 미움받아, 시간이 6시에 멈춰버렸고 6시에는 다과회를 해야한다는게 이유였다. 그러니까, 시간과 싸워 시간이 멈췄다고 계속되는 이상한 다과회처럼 렌과 보낼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는 것이다. 모자장수한테 시간이랑 사이 나빠지는 방법 물어봐야겠지!
"……. 렌 씨, 렌 씨는 내가 나빴으면 큰일났을 거야."
부끄러워도 얼굴을 묻어버릴 목도리가 없는 코로리는, 꾸욱 고개를 숙이며 붉힌 얼굴을 숨겨본다. 정말로 단내나는 말이니 뭐니 들었던게 렌 씨가 더 많이 하면서! 억울했다. 코로리는 자신이 인간에게 우호적일 수 밖에 없는 신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