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정말 괜찮은 걸까?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쌓아본 적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니 도저히 가늠이 안 된다. 속에 화 하나 쌓고 살라고 했지만 그래도 되는건지. 타이르듯 장난기를 표현해주니 괜찮겠지. 그래서 심호흡을 하고 결심을 세웠다. 부채에 새겨진 화려한 문양이 실제가 되어 흩날렸다. 재하는 부채를 앞으로 뻗으며 공중으로 떠오르듯 높게 뛰었다. 중원의 뒤를 넘어가려는 듯하며 흩날리던 벚꽃을 일직선으로 향하게끔 했다. 아래에서 위로. 그래서 짐승이 긁어내듯. 경지의 차이가 있으니 생채기 하나 낼 수 없음을 알지만 이정도 공격은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뿔싸, 틀렸다!
재하는 아래를 내려다보다 흠칫 놀란다. 맹수를 앞에 둔 토끼처럼 순간 몸서리를 쳤다. 사람의 눈 색이 변할 수 있나? 아니, 그것보다 괜찮은 것이 맞나? 사실 형이 아니라 나찰은 아닐까? 입술을 꾹 깨물고 겨우 땅에 내려앉는다. 공격이 물 흐르듯 쉬이 흘러버리며 벚꽃잎이 땅에 닿자 힉, 하는 숨을 삼켰다. 동요하지 말자. 천마님께서 함께 하실 것이다. 전장에서도 살아남았고 지금은 비무다. 괜찮을 것이다- 재하는 공포를 딛고 공격을 속행하려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까? 형이라고 부를 만큼 의지하는 사람에게 천마님의 위대한 공능을 보여줄 수 없다. 미움받고 싶은 마음은 없다.
"바, 방금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땅을 박차며 부채에 불만과 내공을 담아 휘둘렀다. 이제 보니 아직도 겁을 잔뜩 집어먹고 놀란 토끼눈이다.
- 천앵 3성, 귀소 내공 5를 소모해 현실에 구현된 모든 꽃잎을 한 번에 부채로 돌아오게 한다. 이 때 벚꽃잎은 일직선으로 날아온다..
벚꽃의 꽃잎들이 사람을 피해가기라도 하듯, 부딪히지 않고 바닥에 떨어졌다. 수 개의 무공을 동시에 완숙하게 다룰 수 있는 그로써는, 공격을 막아낼 수단도 역으로 공격을 가할 수단도 충분히 넘쳤다. 일직선으로 되돌아가는 꽃잎을 향해 찬찬히 손을 뻗었다. 황금빛의 막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상대는 허공 위를, 자신은 땅 아래를 취한 모양새였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 위를 바라보면서 중원은 찬찬히 타이르듯 말을 꺼냈다.
" 좋게 말하면 정파의 공격이라 하기 쉽고, 나쁘게 말하면 쉬이 예상하기 쉬운 공격이구나. 재하야, 물론 비무라 이 형이 다치지 않으라 걱정하는 것은 좋다만 이 공격은.. 마치 피하라 날려두고 왜 네가 놀란 것처럼 하느냐. "
제를 밉단 눈으로 바라보는 재하를 향해 너털웃음을 짓는다. 드디어 그의 손에 검이 들어올렸다. 손속을 재면서 중원은 고민에 빠졌다. 방어적으로, 아니면 공격적으로? 비무라 하여도 쉽게 다치진 않을 터이고, 나 역시 연습은 필요할테니. 공격적으로 나서기로 결정하며 검에 힘을 불어넣었다. 황금빛의 검기가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피어난다. 그대로 휘둘러도 위력적이겠으나 중원은 자신에게 씌워두었던 방어막을 다시 재하를 향하게 하곤 그대로 뛰어올랐다. 호쾌하고 무거운, 중검의 묘리를 가득 담은 검이 재하를 향해 밀려든다. 아마도 명중한다면, 보호막에 맞아 거친 소리를 내며 튕겨났을 것이다.
탁벌호장신공 7성 금의호갑 - 내공을 50 소모해 황금빛 보호막을 원하는 인물을 지정해 형성시킵니다.
북위검 7성 흉악검 - 내공을 20 소모하여 검을 휘두릅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경지가 낮은 상대는 무조건 공포 효과를 받습니다.
공격이 먹히지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실전 경험이라곤 쥐뿔만큼도 없으니 배우는 건 귀하지만 전장이었으면 죽었을 게 뻔하다. 재하는 등골을 스치는 오싹함을 누르려 애썼다. 허공 위를 점해서 좋을 일이 없으니 빨리 내려오려 했다. 중원의 시선이 두려운 것도 있었지만 저 보호막도 어떻게 해야 한다. 재하는 타이르는 목소리에 눈썹을 축 늘어뜨렸다.
"그러면 정도正道를 걷는다는 뜻으로 보면 아니 되는 것인가요?"
마교도에게 있어 어림도 없는 발언이다. 이 발언은 끝나고 회개 기도를 올려야겠다. 재하는 다시금 머리를 굴렸다. 천재 앞에서 범인이 머리를 굴려봤자 데굴데굴 구르는 소리가 나겠지만 나쁠 것은 없었다. 다치는 것도 싫지만 들키는 것도 조금 그렇고..
"형의 위압이 얼마나 큰지 겪어보시지 않으면 절대 모를 거예요."
너털웃음에 아랫입술을 비죽 내민다. 검을 들자 재하는 눈을 둥글게 떴다. 황금빛의 검기가 피어오르고 제 주변에도 금빛이 휘감긴다. 아까 공격을 막았던 것이 이 금빛 기운이었으니…….
재하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분명 피해야 한다 생각이 드는데 공포감에 짓눌려 생각과 몸이 따로 논다. 몸은 본능적으로 부채를 펼쳐 기를 두르곤 그 묵직한 것을 방어하려다, 이기지 못하고 뒤로 튕겨져 나갔다. 다행스럽게도 황급히 낙법을 취하여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 눈이다. 부채를 쥐었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이 어찌 대단한 힘인가! 예상하기 쉬운 공격이라지만 이 방법 말고는 다른게 없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하지? 아냐, 전장이라면 진즉 죽었다니까! 재하는 풍압에 산발이 된 머리를 휘휘 내젓고 부채를 접어 털었다.
주변이 뒤틀린다. 세상이 격동하고 재하는 딸꾹질이 올라오려는 것을 꾹 참았다. 난 몰라. 속으로 앓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다. 하늘은 붉고 바닥엔 시체가 깔린다. 그 와중에 재하가 득달같이 앞으로 나섰다. 부채로 다시금 쳐내려나 싶더니만, 접은 상태 그대로 손목을 쳐올리려 들었다.
"시, 싫어하시진 않으실 거죠..?"
그게 제법 불안했던 것 같다. 평소 같으면 입이라도 꾹 닫고 있을 텐데, 겁에 질린 눈으로도 할 말은 전부 하고 있는 걸 보니.
- 수라선 3성, 2식 광염 부채를 활짝 펼쳐내 기를 두르고 적의 공격을 방어한다.
- 수라선 2성, 1식 수라천하도 부채를 휘둘러 위대한 공능을 일으킨다. 공포심을 일으키는 불타오르는 붉은 하늘과 피와 시체로 가득한 땅을 현세에 불러온다.
정도正道. 참으로 의미 좋은 이야길 한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칼이 나도는 곳에 고고함을 따질 것이 어디 있더냐, 당장 내가 살기 위해 칼을 휘두르는 곳이 전장인데 말이다. 그러니 선선히 날아드는 공격을 바라봤다. 붉은 하늘과, 피와, 시체가 떠오른다. 금방이라도 까마귀가 날아들어 내 상태를 살필 것만 같은 공간이다. 재밌었다. 검을 쥔 손에 힘이 조금 거칠게 들어간다. 자신의 위압이 크다곤 하나, 이 세상에 내 이상의 위압을 가진 자는 많았다. 당장 떠올리는 것만 하더라도 남궁지원, 미사하란, 류호가 있었으니. 당장 뒤쳐지지 않기 위해 억지로 달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 싸우는 중에는 언제나 진심이다. 생각을 잊지는 않는다. 더 많이 팽팽 돌아가는 머리를 들고, 어떻게 몸을 내던저야 살 수 있을까 고민할 뿐이다.
" 싫고 좋고가 어여 쓰겠느냐. 살기 위해선 칼을 쥐여야 할 필요도 있는 법이거늘. "
무르다. 눈 앞의 재하란 소년은 분명 무른 존재이다. 그러나 휘두르는 손에는 자비가 없다. 보통의 이런 인물은 여려 판단이 서지만 가장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중원은 진심으로 아쉬웠다. 조금만 다듬어준다면 분명 훌륭한 패로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마음으로는 의심을 해야하는 사이이니 말인가. 그래서 지켜보았다. 어떻게 할까 싶어서, 어떻게 대응해볼까 싶어서. 그런 중원에게 재하는 의외로 뻔하듯, 조금 다른 변화를 쥐여오는 듯 싶었다. 날아들던 부채가 내려치려 하다가, 손목을 타곤 회전하여 들리며 노린다. 자, 만약 이 때 스스로 재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중원은 생각을 가다듬었다.
" 손목은 상대를 무력화시키기 좋은 부위이다. 노린 것은 좋은 판단이야. 그러나 손목의 움직임은 무성하다. 내가 중검을 사용하니, 그 손목을 노려 위력을 경감시키려 한 것은 훌륭한 판단이다. "
강하게 후려치는 손목에 선명한 고통이 서린다. 아마 나쁘지 않은 정도의 위력을 지녔을 부채에 얼굴을 찌푸리다가도, 중원의 발걸음이 무겁게 한 걸음 내딛힌다. 슬프게도, 재하는 중원의 원 안으로 들어와버렸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던 검에서 분노가 토해진다. 수없이 갈라지기 시작하는 연기를 닮은 검기들은, 황금빛의 보호막을 아슬아슬하게 꿰뚫지 못하고 부러졌다.
" 그러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상대의 거리에 무방비하게 들어왔단 것이구나. 나였다면 아까 네가 보여주었던 공격을 퍼트렸다가, 그것을 회수하며 내 등을 노리며 달려들었음 어땠을까 싶구나. 등을 막던지, 눈앞에 있을 부채를 막던지. 양자를 택하게 만들어 피해를 누적시키는 것은 자신보다 강한 이를 상대할 때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
군대를 운용하는 방법에서 쓰일 법한 병법에 대한 지식을 이야기하며 중원은 다시금 빙긋 웃는다. 변덕이라면, 조금 더 부려보아도 나쁠 것이 없다. 그러니 지금은 좋은 형의 모습을 더 보여주려 했다. 동생의 부족한 부분을 돌봐주는, 그런 형 말이다.
번뇌팔보 2성 망통보 -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내공을 10 소모함으로써 2단계 이하의 부상에 따른 고통을 무시하고 행동합니다. 단, 효과는 일회성이므로 한 레스에만 적용됩니다.
북위검 3성 도산옥 - 내공 20을 소모합니다. 검을 앞으로 쭉 내지르면 검기가 불규칙하게 가시처럼 검을 중심으로 다방면으로 길게 뻗어나갑니다.
탁벌호장신공 7성 금의호갑 - 내공을 50 소모해 황금빛 보호막을 원하는 인물을 지정해 형성시킵니다.
무대 밖은 아직도 소란스럽다. 정체모를 외지인이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의 의심과 눈초리는 온데간데 없이, 극의 절정, 심몽尋夢에서 펼쳐진 매화나무의 아래에서 두 손을 펼치며 닿을 수 없는 사랑을 부르던 여낭의 노래와 몸짓을 찬양하는 관객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잘 짜여진 직물과도 같이 우연에 우연이 겹치고, 또다시 우연이 겹쳐져 마련된 단 한 번뿐인 무대. 근 십년간은 이 지역 사람들의 입에 마치 기담처럼 오르내리지 않을까. 꿈의 흔적을 찾아 해메이던 여낭처럼 오늘 밤의 무대를 심히 그리워해 애달파 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소란스러운 무대의 이면에서는 참기 힘들 정도의 정적이 이어지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귀하디 귀한 집에서 자라 사랑과 마주치고 보기 힘들 정도로 괴로워했던 여식은 매서운 살기를 드러내는 무림인으로 매서운 살기를 드러내고 있었다. 새하얀 손등에 드러난 푸른 핏줄은 마치 백옥위에 상감象嵌한 옥과 같고, 날을 드러낸 손톱은 칼날과 같다. 손이라기 보다는 은장도에 가깝군. 이른바 조법抓法이라는 것인가. 고상하신 정파들이 쓸 무공은 아니고, 그렇다고 거칠기 짝이 없는 대부분의 사파들이 애용할 수법도 아니다. 눈앞의 무인의 정체가 미심쩍었으나, 지금은 다른 문제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굳이 들춰낼 이유는 없다.
“굳이 따지자면 이놈 탓에 귀공의 무대를 볼 수 있었으니, 관대한 처분을 부탁드릴까.”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볼을 엄지로 스윽 긋는 손짓을 한다. 파계회의 젊은 무인들 사이에서는 거짓부렁을 말하는 배신자는 그 시체의 입 양쪽을 찢어버리는 것으로 응보하는 유행이 있었다. 이는 염라 앞에서는 거짓을 말하지 말라는 나름의 의식이었다. 한쪽만을 찢어준다면 그래도 살아갈 수는 있으니, 야견 입장에서는 지극히 관대한 처사였다. 물론 엄격한 예인 사이에서 오늘 있었던 극장주와 단 사이의 폭력 같은 일은 흔해 빠진 일인지도 몰랐다. 지금도 눈앞의 일에 난처해하며 상처를 부여잡고 당황하고 있는 젊은 단도 앞일을 생각하면 이러한 처분은 바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야견은 공정함을 따지는 판관도, 약자의 사정을 중시하는 정파도 아니었다. 좋은 공연에 마침표가 찍힐 무렵, 기분을 잡칠 만한 것을 보았으니, 억지를 부려 일을 정리하려는 것에 불과했다. 단이 받은 수모를 단이 갚는다. 그럭저럭 볼만한 마무리가 아닌가.
“잠이라곤 안 오던 여름밤, 덕분에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꿈을 꾸었소. 고마웠소이다.”
야견은 마지막으로 진심어린 미소로, 손을 겹쳐 예인에게 예를 표하고 , 뒤돌아 떠나간다. 예인과 관객, 지금은 이 정도면 충분하리라. 등 뒤에서 살이 찢어지고 피가 터지는 소리가 난다. 시종일관 아름다웠던 극에 비하면 허무한 마침표일지도 모르나,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위한 쉼표라 생각하면 나쁘지 않겠지.
/크아아아아악!! 막레입니다!!! 일상 돌리는 내내 정말로 관객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어요! 재하주 정말로 수고하신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