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이상으로 날카롭다고 할까, 불쾌감까지 담긴 반응에 나는 내심 의아했다. 무언가 그녀의 화를 자극할만한 내용이라도 있었던걸까. 아니면, 아이 취급에 분노 했던걸까? 어쨌거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방금처럼 패닉에 빠질 정도는 아니었다. 눈 앞의 토끼 소녀의 변덕이 왠지 모르게 슬슬 익숙해져 가는 느낌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까부터 심각한 분위기와 느슨한 분위기를 쉴 새 없이 반복하고 있으니 감각이 마비된걸까.
"혹시나의 오해가 있을까봐 말하자면. 너를 그 아이와 비교하거나, 하물며 절교를 당했으니 다른 녀석을 찾아야겠다. 따위의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물론, 그리 오해 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화낼거야. 그걸로 상태가 안좋았던 것도 스스로의 탓이고. 나는 그저 내가 영문도 모를 행동을 하는 녀석이라고 생각되기 싫어서 설명했을 뿐이야."
일단은 생각해보건데, 오해의 소지가 있을만한 부분은 그 정도라서. 내가 만약 그녀의 입장이고, 조금이라도 저런 감정을 느꼈다면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해명했다. 무엇보다 그런 오해를 받는건 나로써도 기분이 좋은 일이 아니니까. 그 이후론 고개를 끄덕이곤
"그리고 너를 다시 한 번 생각해달라.......그럼 마침 기회니까 기탄없이 말해보마."
나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양반다리 자세에서 팔에 턱을 괸체로 생각에 잠겼다 입을 여는 것이다.
"변덕이 심하고 성격이 날카롭다. 자기중심적인것 처럼보이기도 하지. 당당하게 얘기하곤 있다만 결국 그 주장들을 정리하자면, 이쪽이 네게 호의를 가지고 있음을 이용해서 스스로의 호기심을 일방적으로 채웠을 뿐이지 않느냐. 심지어는 그게 재미없고 기분이 좋지 않았으니 이후 내게는 별로 그런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지. 일반적으로 보면 상당히 무례한 행위다. 젊은 아이들은 가지고 논다라고 표현할지도 모르고.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자면, 방금전의 행위는 순간의 호기심으로 치부하기엔 매우 대담하고 자연스러웠다. 지난번엔 머리쓰다듬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하던 녀석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그저 궁금해서라기보단 네 마음속에서 '그러고 싶은 기분' 이 적지 않게 있었음을 알 수 있지. 하지만 이쪽에서 반응했을 땐 곤혹스러워 하며 그래서는 안된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생각하는 바가 있다만 확실한건, 적어도 나를 그런 대상으로 보진 않았단 것이겠지. 중요한 것은 네가 자신이 먼저 안기고, 입술을 빼앗았으면서, 역으로 이쪽을 비난하였으며 이제와선 호기심과 흥미를 충족하기 위한 변덕이라 치부하고 있다는 점이야.
따라서 사실 나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근거조차 모르겠다. 그것은 온전히 내가 네 잔인한 장난과 배려없는 말들을 감수하는 것을 전제 삼고 있지 않느냐. 일방적인 관계를 좋아한다는 말은 확실히 사실 같다. 너는 오로지 네가 하고싶은대로 행하고, 상대가 그것을 받아주길 기대하고 있어. 스물이 넘었다고 자신있게 말함에 비해선, 네가 성인으로써의 성숙한 태도를 갖췄는지는 회의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너에게 내가 많은 추태를 보여서 믿어주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나는 본래 이런 쪽에선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너에 대한 호의를 제하고 객관적으로 보자면, 뭐 그런 느낌이다."
나는 화내는 것도 아니고, 서운한 것도 아니고, 비난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오로지 덤덤한 얼굴로 여태까지 벌어진 일들에 대한 정말 객관적인 관찰 결과를 전해주었다. 그러면서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문다. 지금은 마주 보고 앉아있지 않으니까, 연기를 정면에서 마시진 않겠지.
"하지만. 너는 내가 아까 당황해서 어린 나이로써 고백했을 때, 사귀어준다고 했었지. 상냥한 태도로 달래주었던 것은 기억난다. 그리고 내가 네 유혹에 처음 반응했을 때, 당황하면서 해명하려고 한 것에는 진심이 느껴졌어. 너는 미안하다던가, 자신이 이기적이라고 얘기했다. 이런, 지금의 발언과 태도랑은 모순되는데.
하물며 지금 네 표정은 매우 싸늘하다만, 내가 방금 정신을 차렸다고 얘기할 적만해도 너는 꽤 웃고 있었다고? 네가 변덕이 매우 심하고 성격이 나쁠 뿐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일지도 모른다만, 나는 그것보다. 네 기분이 내 얘기 중 모종의 사유로 인해서 좋지 않아졌다고 생각하고 싶다."
칙, 칙, 하고 불을 당긴다. 연기를 깊게 한모금 들이시고, 그녀와 고개를 잠깐 반대로 돌려 후우 하고 연기를 내뱉는다. 꽤나 스트레이트하게 말했으니 화낼까. 어줍잖게 부드러운 말을 하는 것 보단, 자기를 생각해달라길래 솔직하게 말하는게 낫겠다 싶었다. 그렇다곤 해도 거짓을 말한 것도 아니고, 과장해서 비난할 의도도 아니었음으로, 사실 이 부분에서 분노를 폭발시키고 나와 관계를 끊자고 한다면 나는 그녀를 좋게 본 내 안목이 조금 엇나갔음을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 라임아. 나는 너에 대해서 좀 더 듣고싶어. 네가 지금 무엇 때문에 화난건지,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건지, 네가 나와 어떻게 되고 싶은건지, 네가 왜 그런 기분이 들게 되었는지. 나는 너에 대해서 매우, 매우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만. 아저씨가 능력이 부족한지, 정답률이 썩 좋지는 않은 것 같아서."
나는 담배를 문체 양 손을 들어 항복 표시를 했다.
"나는 매우 솔직하게 얘기한 듯 하다. 내 상태도, 행동의 이유도, 너에 대한 감정도, 이후의 바램도. 너도 그래주길 바라는건, 욕심인가?"
" 정정해도 괜찮겠지? 잃은 게 아니야. 잊혀지는 거지. 나는 그래서 촉감과 파장으로 이뤄진 것들을 싫어했지. 눈으로 볼 수 없다면 나는 그것의 촉감과 소리. 그런 것들로 하여금 그것을 기억해야 했으니 말야. 너도 비슷해. 잊혀지고 있으니 잊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사람. "
그는 긴 하품을 뱉습니다.
" 이보다 훌륭한 그림이 왜 없겠어? 세상에 얼마나 훌륭한 그림이 많은데. 단지.. 지금의 네가 어떤 모습인지. 어떤 표현을 하고 있는지 알았기 때문에 이것이 훌륭하게 보일 뿐이야. 사실은. 훌륭한 게 아니라 너라서 맘에 와닿을 뿐이지. "
이거랑
칙, 칙, 담뱃불을 붙이는 듯한 소리와 함께 태식의 옆으로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비루한 듯 보이는 얼굴과 두 눈동자에는 섬짓할 만한 총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 네 생각처럼. 어디고 썩은 부분은 존재하기 마련이야. 그게 겉으로 들어났는지. 아니면 속 어귀 어딘가가 썩어가는지. 그 차이일 뿐이지만 말야. "
깊게 연기를 들이마시고 하늘 높게 뱉어내면서 그는 한숨과 함께 태식을 바라봅니다. 그런 그의 이상함에 눈길을 살짝 주지만 그는 헛웃음처럼 흘려버리곤 계속 담배를 피어갑니다.
" 뭐. 그래. 소개가 늦었군. 내 이름은 미야모토 준이다. 한국 사람은 아니긴 하지만.. 스승은 한국인이라 관광차 들렸거든. "
베니온 부회장인 이매망량이 사자왕을 보고 반드시 왕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그 장면이 마음에 들어. 사자왕과 제법 친해 보이는데 도기코인을 대체 얼마나 쓴 걸까... 같은 헬멧캐는 아니더라도 머리에 헬멧 쓰고 있고 다른 한쪽은 오브젝트헤드인 이상 동질감이 느껴져서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아.
두번째는 채주파파가 돈이 될건지 사람이 될건지 상인이 될건지 토고에게 조언 아닌 조언을 한거랑 거래중에 실수를 하자 물 뿌리고 정신 차려라! 꾸짖을 갈! 한거... 그냥 아ㅡㅡ 때려치우소 해도 될텐데 정 때문에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 같아서 채준파파 주가가 수직상승했어. 매우 좋아
" 돈이라는 게 이만큼 간사한 물건이 없다. 사람 마음을 흔들고, 사람을 간사하게 만들고, 사람을 치사하게 만들고, 이걸로 싸우게 만든다. 왜 사람들이 아직도 돈이라는 가치에 집착하고, 물건에 가치를 매기는지 아나? " " 그 가치가 무너지면 세계가 요동친다. 가치가 보장된다는 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모르제. 가치가 있으니까 그 가치를 지키려는 아들이 생기는 거고, 그 아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게 보호이고, 이 보호를 가치적으로 지키려 한 게 법이다. 법의 아래에는 가치를 보호하고자 하는 생각이 기본 이념으로 깔려 있다. 그것이 사람의 가치이든, 물건의 가치이든 말이다. "
이 두 대사에서 이채준이 이런 생각(혹은 이념)을 가지고 있으니 대곡령이 제가 생각했던 것 만큼 단순한 그런 조직은 아니구나.. .... . ...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면을 떠올리자면 예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명진이가 울산 달동네에서? 만난? 사제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