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이라는 캐릭터로 이 어장에 참여한지도 벌써 60어장이 다 되었습니다. 여러 다사다난한 사건이 있던 이후에 들어왔지만 다들 잘 맞아주시고 친절하셔서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었던거 같아요. 여러분들과 함께 여기까지 오는 동안, 캐릭터의 시점으로는... 이룬것이 별로 없지만....... (흐려짐) 그래도 충분히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언젠가는 다들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수 있겠죠?
지금.. 좀... 졸려서 머리가 잘 안돌아가긴 하는데 (3시간 수면 후 기상중) 이와중에 가장 걱정되는건.. 캡틴의 건강이네요. 부디 체력이나 건강이 쭉 무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연애도... 잘 되셨으면 좋겠고! 다른분들도 모두 좋은 하루를 보내길 바랄게요.
100번째 이야기가 끝났지만 아직 스토리가 많이 남은만큼, 다들 페이스 조절 잘하셔서 이탈자 없이 엔딩 보기 기원합니다!
말 그대로 실컷 애취급 당하고 있다. 민망하지 않다면 당연히 거짓말일 것이다. 부끄러워서 탄식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거기에는 바보취급이란 느낌은 없었고, 명백히 상냥함이 담겨있었기 때문에. 나는 떨쳐낼 수 없었다. 그녀는 내 턱을 살며시 잡아 올렸다. 평소의 체격차이와, 지난번 관계를 생각하면, 참 놀라운 일이다.
이어지는 얘기를 들어보건데, 나는 철저하게 15살 꼬마 대접을 받는 대신에 그녀와 사귈 기회를 눈앞에 둔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해서 깜짝 놀랐다. 스스로 말하기도 민망하지만, 완전히 거절 당하는 흐름 아니었던가. 물론 그녀가 말한다는 '사귄다' 가 그냥 애랑 좀 어울려주는 감각일지도 모르겠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소중한 사람의 분류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일 것이며. 그것은 내가 원하는 바와 꽤나 합치하기도 했다. 나는 원래부터 단순히 스킨쉽을 즐길 상대를 찾는게 아니었으니까. 모든걸 잃어버린 표류자가 된 듯한 기분에서, 소중하게 여길 무언가를 찾고 있던 것이다. 지금의 제안은 나에게는 꽤나, 아니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이 얼떨떨하면서도 감사한 쾌거를, 그녀의 기분이 바뀌기전에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만...
"키스는, 뭐, 상관 없지만 말이야....."
나는 조금 머쓱하게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뭔가 상당히 단호하게 말한 키스 금지라던가는, 사실 생각보다는 마음에 걸리는 요소가 아니었다. 아쉬움이 아주 조금도 없다고 묻느냐면 그건 아니겠다만, 지금의 제안을 망설일 이유는 아니었던 것이다. 다만 그저...나는...
"네가 귀엽다고 생각하는건 진심이니까. 어린애 취급이라던가, 쓸데없는 어른스러운척이라던가, 사실 기준선이 애매하기도 하고....노력은 해보겠지만 그냥 생각없는 아이처럼만 구는게 진심, 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분명히 나는 그녀를 어린애 취급하는 경향도 있었고, 쓸데없이 어른스럽게 구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것은, 그녀를 순수하게 귀엽다고 여기는 호의와 내 나름대로의 자연스러운 태도와 뒤섞여서,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스스로는 무엇이 무엇이라고 너무 완벽하게 반반 나눌 순 없었다. 굳이 나누려면, 나는 그녀 앞에선 철없고 귀여운 아이를 연기해야만 하는 지경이다. 그건 너무 비참하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호의를 받으려고 일부러 바보같이 구는 것은, 솔직히 그건 그거대로 너무 슬픈일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그 부분은 조금 조율의 여지가 없을까? 하하.....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앞에서는 그래도, 자연스럽게 있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나는 장난스럽지만 단호한, 성숙한 기색의 어른인 그녀에게 부드럽고 정중하게 이야기 해보는 것이다. 나도 그녀의 의사를 가능한 존중해서 노력하려고 애쓰겠지만, 그녀도 어느정도는 나의 이런 부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체면 까지 버려가면서 얻은 정말 좋은 기회를 막판에 불안불안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이 부근을 제대로 얘기하지 않으면, 결국 금방 엇갈려서 파탄날 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