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471 원체 그대로 쓰러져있어야 할 몸을 억지로 일으킨 탓인지, 칼등이 완전히 들어가는 것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어차피 상대를 죽일 생각은 없었으며 완전히 쓰러트릴 생각 역시 조금도 없었기에, 여인에게 있어선 잘 된 일이었다만......글쎄, 과연 저 말이 그대로 전해졌을지. 다급하게 죄송했다고 말하며 주저앉아 말하는 사내의 이야기를 '선영' 은 그저 몽롱한 눈으로 듣고만 있을수밖에 없었다. 당연하였다. 기이하게 관절을 비틀어 피하는 무공인 만큼, 한번은 몰라도 두번은 그만큼 몸에 오는 부담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었다. 온 눈이 핑핑 돌아 정말로 간신히 발을 딛고 서있기만 한 상태로, 선영은 계속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렇냐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었다.
"나으리께서는, 참으로 짖굳으신 분이시군요...... "
고작 그런 이유때문에, 금전을 노리려 하셨다구요. 과연 저 이유가 진짜일지는 모르겠으나, 뭐가 되었던간에 어처구니없는 이유인것은 명확했다. 장담컨대 저 스님은 정도와는 한참 어긋난 길을 걷고 계시는 스님인 것이 명확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선영은 속으로 어이없어 하고 있었다. 정도의 길을 걷는 스님이라면 지금쯤 아주 정중하게 기루에 들어가 루주님을 찾아뵙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다짜고짜 주먹을 들어 확인할 것까지야 없었는데, 정말로....!
"오늘의 일은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하는 게 좋겠습니다. 소란이 조금 있었을 뿐이니까요. 그보다 하오문을 사칭하는 자라니, 그건 이 소녀도 한번 들어보고 싶사온데...... "
야견은 어느새 무릎을 끓는 정좌 자세를 취한채 서당에서 훈장님께 훈계를 듣는 아이처럼 되지도 않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짖굳다는 표현은 상냥하게 들릴 정도의 동기였다만, 야견이 항시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망나니 스님들이 모인 파계회의 일원들 중에서는 유닥 겁이 많고 조심스러운 편이었으며, 일을 행할 때도 크게 일을 벌리는 것은 선호하지 않았다. 그만큼 세상이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이 정도의 과한 참견을 보인 것은 그를 아는 사람이 보았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드문 일이라 하겠지.
“....백도회라는 놈들이요. 아마 호남쪽에서 설쳐대는 것 같고, 하오문을 사칭한다는 것 외에는 들은 바가 없는데. 그러고보니 외부인인 나에게도 이런 일거리를 던져준걸 보면 호남쪽의 하오문도는 일손이 부족한 걸지도?”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종이를 꺼내 쓱쓱 무언가를 그린다. 호남에서 야견이 하오문의 의뢰를 받은 기루의 위치를 표시한 약도였다. 그런 와중에 아까 전에 큰 소리를 낸 것이 슬슬 이목이 끌었는지, 주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아아...역시 너무 난리쳤나?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곁눈질로 선영의 상태를 살핀다. 관절을 기묘하게 비트는 무공탓일까. 어째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는다. 오해가 있었다고 이야기 하긴 한다만, 이대로 주루에 끌려간다면...음. 좋게 끝나지는 않겠지. 좋아. 도망치자.
“혹시 한번 들러보겠소? 이곳에서 세화라는 애미나..아니 기녀를 찾으면 될거...요, 그럼 이만! 음악 감사했소 하오문 누님!”
야견은 지도를 건네주는 동시에 빈틈을 놓치지 않고 바로 뒤도 돌아보지 않는 도주행을 택한다. 뭐, 세화는 그 속을 알 수 없는 애미나...아니 무인이긴 했지만 적어도 소개를 받아 온 하오문도를 문전박대하지는 않겠지. 어쩌면 야견이 앞서말한 그답지 않게 행패를 부린 것은, 나름의 질문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쪽이나 나나, 밑바닥에서 그나마 범인(凡人)답게 행세할 수 있는 곳까지는 올라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저 살아가기에는 과분할 정도의 힘을 길렀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 이상을 바라도 되지 않을까라는 시시콜콜한 물음. 어쨌거나 거하게 행패를 벌이고 떠나가는 야견의 입가에서는 그가 화화루에 이끌리게 된 평온한 선율이 콧노래로 흐를 다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