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17067> [All/육성/슬로우/무협] 무림비사武林秘史 - 94 :: 1001

◆gFlXRVWxzA

2022-05-15 12:23:23 - 2022-05-22 02:51:02

0 ◆gFlXRVWxzA (G3G.JqGxw2)

2022-05-15 (내일 월요일) 12:23:23

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표준으로 적용하며, 이에 기속규칙대로 해야한다됩니다.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5835/recent
수련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307065/recent
다이스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2093605/recent
임시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7528/recent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익명 설문지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40d_FakoEwIYj7dHpDGZLWrxfDOqH6WZM-53IcFJCou4k5g/viewform?usp=sf_link

148 모용중원 - 남궁지원 (CsCg1i2vkg)

2022-05-15 (내일 월요일) 20:53:20

세상을 집어삼킬 법한 불길과, 호승심이 부른 강맹한 바람이 부딪혀 깨진 것은 아쉽게도 강맹한 바람의 검이었을 것이다.
불길로 검을 집어삼키고, 지원의 검을 막아낸 직후. 손 끝에 남은 어릿한 감각을 느끼면서 주먹을 쥐락펴락한다. 두 사람 모두 모든 내공을 소진하고 만 것이었으니. 그래서 승리했단 사실을 알아차린 후에.

〃하... 하하하......〃

검을 바닥에 내던지고 말았다.
분명 검은 닿았고 심리적인 면에서도 이긴 것은 확실했다. 그럼에도 개운하지 않은 기분으로 검을 쥐었던 손을 천천히 쥐었다 펴며, 최근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적호검희 미사하란과의 대결을, 같은 절정에 도달하여 나누었던 류호와의 대결을, 그리고 이번 남궁지원과의 대결.
셋 다 밀리지 않았다. 어느 부분에서는 압도하기도 했다. 비록 심계에서 지거나, 마음가짐에서 지는 일은 있더라도 무공의 고하로 지는 일은 벗어났다고.
그 사실을 알아차린 직후에야 손이 저릿하다는 것을 느꼈다.

'우습구나. 무겁다고, 무겁다고? 삼류부터 일류, 절정에 들어서기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각을 이제야 다시?'

손이 떨려온다. 지원이 지켜보고 있음에도 그 행동을 멈추지 못했다. 한쪽 무릎을 굽힌 채 한 손만 남은 손을 덜덜거리면서.

'닿았다. 분명, 분명, 분명 닿았다. 분명. 분명! 분명!!!'

분명 검이 닿은 것이 분명했는데도 왜.
왜?
왜!
대체 왜!

'왜 이제 무거움을 느꼈단 말이냐. 중원아. 대체 무엇이냐. 무엇이 네게 무거움을 느끼게 한 거냐.'

머리로는 이해한 영역이 이제 마음에는 닿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이것은 목표를 이루었단 만족감일 것이다.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지원과의 대결에서 이겼고, 적호검희라 불렸던 그녀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언젠가 자신만의 길을 이룰 류호에게서도, 그는 부족함을 느끼진 못했다.
그러나 머리의 만족감과는 달리 마음의 만족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절정에 도달하며 세상 모든 것에 흐름이 있노라고, 그 흐름이 하나의 길을 타고 가지만은 않는다고, 나는 나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분명 느끼고 있었음에도.

〃…지원아.〃

긴 침묵을 깨고 중원은 처음으로 가면을 벗어냈다.
자신의 아내에게만 보여주었던, 눈꼬리를 내린 채로 감정이 드러나는 표정으로 지원을 바라보면서.

〃너는 여전히 오대세가를 구파일방의 위에 올리겠단 꿈을 꾸느냐.〃

그 바보같은 꿈에 매달리려는 듯. 무거웠던 짐 위에 길을 놓는다.

〃분명 꿈임은 알 것이다. 모든 정파의 뿌리가 소림을 가르키듯, 협행의 시작이 무당에서 이어졌듯, 깨달음과 행위가 화산에서 태어났듯, 역사와 이야기가 곤륜에서 내려오듯. 우리에게는 역사가 없다. 당장 모용세가만 하더라도 우리 세가의 뿌리는 내가 그리도 혐오하던 북적, 그들의 한 분파에서 시작되어 이어온 것이다.〃

묵묵히 미소를 지으며 중원은 말을 이어갔다.
오랜만이었다. 마음의 응어리진 것들을 잠시 내려놓은 채 털어놓은 데에는 지원이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도, 자신을 방해하지도 않는단 사실을 알기 때문에 터져나온 것이다.
앞서간 후기지수들을 따라잡았단 사실을 알았을 때. 그는 가슴에 진 응어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렇기에 오대세가가 구파일방을 이기기 위해선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첫째론 역사이다. 저 얼마 지나지 않은 혈겁에 남궁안휘 대협께서 하셨듯 정正과 사邪. 두 역사에 충분한 발걸음을 남겨야만 하며 그들의 고고함을 부수어야 한다. 지원아.〃

마음 속에 있었던 답답함을 풀어내어. 말했다.

〃나는 무림맹주가 되고자 한다. 그냥 무림맹주가 아니라.〃

지원이 그랬듯.

〃정과 사. 두 세력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저 마교의 아가리를 막을 세력을 만들 것이다. 그로 하여금 난 오대세가를, 구파일방보다 위에 둘 것이다.〃

모략과 지략.
생각과 간계.
모든 것을 동원하여 부딪히겠다고 머릿속에 길을 깔곤 그는 손을 뻗었다.
의수가 아닌,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남은 한 팔을 내밀면서.

〃나를 따르란 말 같은 것은 하지 않으마. 너도 누군가의 아래에 있을 이는 아니거니와. 그런 것을 바라지 않을테니 말이다. 다만. 다만…〃

어딘가에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있다고.
비록 그 길은 다르더라도, 그 길의 끝에 결과만은 바라는 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오랜 몽중에 흐릿함이 있어 보았더니. 그 날의 내 모습은 거대한 대호의 아가리에 오른팔을 빼앗기고도 검을 잡았던 나였다. 무시당하기 싫어 검을 휘둘렀고, 무력하기 싫어 북쪽의 땅으로 갔다. 무의미하지 않기 위해 소가주의 자리에 앉았다.〃

칼을 쥐지 않고 서로를 보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이름 없는 편지의 원 아무개가 아니라.
모용중원으로써.

〃같은 꿈을 꾸자꾸나. 그 길은 다르더라도, 서로가 필요한 때에 돕겠다 약속해다오. 그렇다면 나 모용중원.〃

주먹을 쥔 채로 남은 내기를 모두 끌어모아 손에서 기를 뽑아낸다.
폭발하듯 튀어나온 기에 의해 피와 살점이 바닥에 뚝, 뚝, 떨어짐에도 지원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네 형이 되어주마. 어느 때에도 내 칼과 모략이 남궁세가를 향하지 않으리라고 맹세하겠다.〃
// 막레주세용!
끝.

Powered by lightuna v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