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가 준 깃털을 보며 아련하게 표정을 지었다. 분명 그날이 나의 생일이였었지. 하고 떠올랐으니까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지만 꽃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케이크도 받았었고 다만, 자신의 가족들과 소꿉친구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을뿐 저 휴게실 끄트머리에서 소꿉친구로 보이는 아이가 꽃을 들고 서있다. 얼굴부분만 낙서한듯 검은색으로 잔뜩 일그러져있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음... 받긴 했지만 내가 줄게 딱히 없네 미안"
슬며시 부리를 툭툭 건드리면서 웃었다. 금세 잊어버리겠지 그러니까 괜찮다. 깊게 관련되어도 잠깐 슬픔이 일어날뿐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아직 나에겐 너무나도 무섭다. 일단 살아남겠다고 약속한게 있으니까 발버둥쳐보겠지만
직접 마시는 게 맞긴 합니다. 아마 아도니아 씨가 생각하는 그런 그림이 나올 일은 없겠지만요. 허공을 향해 약간 멍을 때리는 듯한 아도니아 씨를 보며 저는 옷 아래로 툴을 꺼내 보였습니다. 붉은, 그래요. 줄기라고 할까요? 끝에 피안화를 피우면 줄기 위의 꽃이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툴을 제 손에 감으며 웃습니다.
“이걸로 연결해서 마실 수 있어요. ..피를 섭취하는 동물은 대체로 좋은 느낌은 아니니까 비유는 하지 않도록 할게요.”
거머리, 모기, 박쥐. 그나마 셋 중 박쥐가 가장 이미지가 좋을까요? 하지만 그 셋 중 어느 것도 좋지 않습니다. 저는, 음, 차라리 나비가 좋습니다. 피안화는 꽃, 피안은 인분, 어울리지 않나요? 나방이요? 음... 그런 말씀은 조금 싫네요.
“..조절을 못하면 미라가 되기에.”
상대분이 말이죠. 툴을 연결해서 잠깐만 목을 축여도 사람 하나의 수분이 다 날아갑니다. 실제로 저번, 처음으로 사람과 싸우게 되었을 때를 떠올립니다. 별로 오래 마시지도 않았는데, 붕대를 칭칭 감아두면 좋은 미라가 될 것 같았죠.. 저는 다소 진지하게 다른 힐러들을 떠올렸습니다. 어떻게, 피로 홀려두고 천천히 성장시키면 좋은..까지는 아니더라도 괜찮은 대체제가 되어주지 않을까요? 정 의미 없다 싶으면 예비용 혈액.. 아뇨, 아뇨. 뭐가 자연스럽게 생각이 살벌한 쪽으로 흘러갑니다. 이런 세상이라고 해서 사람을 예비 혈액팩으로 생각하는 건 좋지 못합니다.
“가능한 ‘여러분’께는 하고 싶지 않지만요.”
제 능력은 많이 강해졌고, 혈액의 치유력과 그 지속력도 많이 강해졌습니다. 아마 며칠 정도는 문제없이 효과를 보이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미리 피를 뽑아둔 뒤 사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 않아도 괜찮겠죠. 하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별로 가치 없는 이들이야 상관없습니다만, 꽤 신경이 쓰이는 분들에게는 그러고 싶지 않지요. 제 피에서는 아주 진한 단맛이 납니다만, 그걸 제 근처의 사람들이 알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 피를 뽑아야 할 때가 있어서요.”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게 어찌 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건물 바깥, 아직 종종 연락이 오고 가는 이들을 떠올립니다. 피 한 방울, 선물로 드렸던 사람들. 그들에게 종종.. 선물을 드리죠. 네. 제 주변은 모를 단맛입니다. 으음, 그래도 가능한 뒤탈이 없도록 조심하고 있습니다만.
본래 자금면에서 상당히 여유가 생겼으나. 너무 집에서 놀고 먹는 (?) 클랜원들의 모습에 오늘의 할당량이 주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굳이 할 필요없는 사냥으로 다치는것도 본말전도이므로 가볍게 할당량은 5마리의 디스포. 너무 먹고 자는것만 하지 말고 적당히 운동이라도 하라는 모양인거 같다.
.dice 0 10.
// 참여방법은 >>0 을 붙여서 본문의 다이스를 굴려주시면 됩니당. 단순히 다이스만 굴리는게 아닌 독백처럼 묘사를 붙여줘도 오케이고 붙이지 않고 다이스만 굴려도 오케이니 그것은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