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혀는 쇠보다 무겁고, 칼처럼 날카로우며, 비수匕首처럼 구순口脣 너머로 숨길 수 있으며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 이 가장 흉포한 무기다. 이 무기를 가장 능란하게 쓸 수 있는 것은 비밀을 가진 자요, 침묵할 수 있는 자니. 재하 후자에 속하며 제 벗 곤란케 하지 아니할 성품 가진 자인 것이다. 두려움으로 적당히 포장하며 침묵으로 세상을 바꾼다. 재하의 세상은 다시금 재희에서 마두가 된다.
미간의 주름은 깊어지며 세월 접어들어 눈가에 새겨지는 자그마한 실주름 깊어진다. 혈기 왕성한 나이가 되었기에 두 눈 형형하며 굳게 다물린 입술 일자 굳세니 그 모습 분노에 비견된다. 그렇지만 재하 표정 여전하다. 굳센 모습에도 잔잔하며 속세와 멀리 떨어진 형태다. 달관하였으며 운명을 받든다. 부드러운 손으로 손가락을 쥘 적엔 조심히 매만지듯 하며 깍지를 한 번 끼었다 푼다. 공허하나 손만큼은 다정했다. 어르고 달래듯 하는 손길의 뒤로 들려오는 대답은 제법 억세나, 손의 떨림 일절 없다.
"예. 남의 분노를 제어할 이유가 되지는 못하지요. 알고 있사옵니다."
그럴 줄 알았다면 재하 진즉 남을 홀려 잡아먹고 살았으리. 모든 것은 인이 있고 율이라는 것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이유가 정당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인은 누군가에게 율을 납득할 계기가 될 수 없으며, 누군가의 율은 누군가의 인이 될 수 없다. 사람은 제각기 다르다. 포용할 수 있는 범위는 넓다. 다름은 그른 것이 될 수 없다. 때문에 끝없이 분쟁한다. 포용할 수 없는 것을 받들기에 인간의 마음은 너무나도 작고 약하다. 재하는 그 사실을 너무나도 일찍 깨달아버렸다. 그렇지만 거스를 수 없다. 재하에겐 은혜가 있으며, 그 은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리 남에게 기회를 주는 것뿐이다. 지극히 타의적이며 자의적인 작태다.
남성이라기엔 가녀리며, 여인에 비견될만치 새하얗다. 그러쥔다면 찢어지진 않을까 싶을 정도로, 혈관이 비치는 얇은 피부다. 무림인이라기엔 불리한 조건을 타고났다. 이리도 핏줄이 선명하니, 약점이 어디인지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재하 살아남았다. 그 전장에서도, 어쩌면 이곳에서도. 목을 그러쥘 적, 재하는 눈 감지 아니하고 시선 정확히 마주한다. 소마를 죽이고자 하십니까. 필히 바른 생각일집니다. 혀는 무거우니 아무 말도 하지 아니한다.
"……."
목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죄는 손길은 조용하며 무던하다. 누군가를 죽이고자 함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과도 같다. 살기 없으며 이치에 맞게 행동할 뿐이다. 숨을 쉬기 어렵다. 이 감각을 재하는 잘 알고 있었다. 세간에서 목매달아 죽는 자는 어찌 되는지 아는가? 처음엔 발버둥을 친다. 힘은 점점 빠져가며 숨 멎는 소리는 귀에 선명하다. 그리고 마침내 늘어지면 세상은 뒤집힌다. 발버둥 치는 것이 당연하다. 인간은 그런 존재다. 재하 아무리 무림인이라 한들 버틸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런데 재하는 아무렇지 않다. 덤덤하며, 그 자세 그대로다. 달관하였고 생 내려놓은 자였다. 일찍이 버려야 했던 삶임을 알듯. 눈을 내리감는다. 목의 핏줄이 꿈틀, 하고 움직인다.
그런데, 재하만큼 세상이 이상하다. 당신도 이상한 사람이다. 우리는 끝내 서로 어렵고도 이해할 수 없으나, 존재할 수밖에 없는 해와 달이 되는 것이다. 재하 목이 놓일 적에 숨을 들이켠다. 흑 소리가 난다. 당신이 슬픈 눈길로 쳐다볼 적에 재하는 눈을 마주하며 여전히 덤덤한 눈길로 당신을 마주한다. 숨을 쉬는 몸은 잘게 떨리고, 여린 목은 붉은 자국이 선명하다. 당신의 자비는 자국이 남아 곧 파랗게 물들 것이며, 노랗게 물들고, 끝내 사라질 것이다. 재하가 흐트러지던 순간은 머리를 쓰다듬을 적이다. 재하 동공 일순 작아진다. 그 색다르고 다른 이치를 품은 것을 일순 홉뜬 것이다.
"공자."
당신은 그래서는 안 되었다.
"인간의 삶은 무상합니다. 봄날의 꿈과 같이 부질없는 일몽一夢일 뿐. 나는 그 꿈속 기루 높은 곳 난간에 서있습니다. 맞아 죽느니, 혹은 희롱 가득한 삶에 평생 목줄을 매느니, 나의 삶 무상하여 내 님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 되는 것을 깨달을 때는 뛰어내리고 싶지요. 한없이 아래로, 본디 있던 곳으로."
재하는 다시금 당신의 손을 향해 제 손을 뻗는다. 긴 손톱은, 곧게 뻗어난 흰 손가락은 여인의 것과 비견된다. 석류즙이 아직 묻어있는 손에 깍지를 끼고자 한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에서 옅은 힘이 들어간다. 품으로 무너지듯 하며 당신의 귓가에 나지막이 씹어뱉었다.
"그런데 막상 뛰어내리고자 하니, 당신은 거기에 없었습니다."
취하고자 하기를 바라십니까. 결국 그럴 수밖에 없는 삶이라면 그 여흥에 어울리는 것이 내가 결국 살아가며 해야 할 일인가 봅니다. 언제고 그러하였다. 이것은 자신의 삶을 날 적부터 알고 있었다. 나는 위로 오르면 손 뻗어 끌어내릴 것이고, 아래에서는 질리도록 가지고 놀 삶이지. 마침내 질리면 그 뼈를 개에게 던져주어, 남김없이 이용될 삶. 채연이 나를 데려가고, 제일상마전이 나를 거두었으며, 제오상마전이 나를 받쳐주었듯이. 당신 또한 나를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