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나는 내 친우의 말에 귀를 의심했다. 드디어 미쳐버린 건가? 그의 얼굴을 살펴보았지만 별로 그런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평안해보였다. 덤덤하게, 미친 소리를 뱉은 그는 날 향해 씨익 웃어보였다.
"미친 소리라고 생각하나? 나도 그렇다. 하지만 그걸로 좋지 않은가. 꿈이라는 것은." "꿈이 너무 크면 망상이라고 하지, 응?"
너털웃음. 그는 뭐가 즐거운지 키득키득 웃었다. 평소에는 잘 웃지도 않더니만. 한번 웃음이 터지면 한동안은 쉽게 웃음을 뱉었다.
"지금은 오대세가 모두가 혼란스러운 시기다. 당가는 마교에 의해 후계자를 잃고, 전쟁에서도 패배해 한창 이를 갈고 있지. 제갈 역시 흑천성에게 받은 피해 때문이 적지 않은 상처를 입고 회복에 전념하고 있고. 모용은 소가주의 일로 인해 내부가 혼란스러운 상태. 팽가는... 뭘 하고는 있는건지 모르겠으니 넘어가고. 남궁 역시 예외는 아니다. 사마외도의 손녀, 구월검의 딸과 창천검의 둘째 손자의 결혼. 이 탓에 온 정파에게 사파와 손을 잡지 않았는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지."
남의 이야기처럼 태연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 한숨을 푹 쉬었다. 감정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때, 역설적으로 그는 감정의 변화가 가장 심했다. 일종의 방어 기제였다. 감정을 숨기고, 무표정만을 내비치는 것.
"오대세가 전부가 혼란스럽다면 그 꿈하고도 상당히 거리가 벌어진거 아닌가?"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혼란을 이용한다면, 오히려 평온할 때보다 오대세가의 뜻을 모으기 더 수월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걸 어떻게 하냐가 가장 큰 문제 아니야? 네가 정치에 소질이 전혀 없는건 나도, 너도 잘 아는데. 혼란을 이용하다가 휩쓸리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는 조용히 고소를 머금고는 달을 쳐다보았다. 밝은 달이었다. 지상을 환히 비출 만큼.
"원 형님께서는 잘 지내시고 계실련지." "뭐라고?" "편지를 써야겠구나. 못난 동생이, 부탁할 일이 있다고." "저기, 전혀 따라가지 못 하겠거든?" "남궁세가 하나를 끌어올리는 것보단, 오대세가를 한데 묶는 편이 더 쉽겠지. 형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내게 와서 어깨동무를 하는 그였다. 어깨를 두어번 툭툭 두드리고는, 씨익 미소를 짓는다.
"됐다. 신경쓸 필요 없으니. 그저 혼잣말이었다. 그보다는 함께 술이나 마시러 가자." "저기 새로 생긴 기루가 있다던데, 그곳으로 가볼까?" "난 유부남이다 이 망할 놈아..."
1. 지금 당장 뭔갈 할 수 없으니 침묵해라. 2. 가문 내에서 세력을 만들어라. 소가주나 가주 자리를 노리라는 게 아니다. 일종의 대 활동을 통해 단체활동과 신뢰의 감정을 주어라. 3. 꾸준히 파계회와 충돌하라. 구랑파의 문제로 파계회와 구랑파가 으르렁거리는 작금. 파계회의 문제를 흔들면 구랑파도 눈치를 보고 나설 것이다. 그때 파계회와는 정전을 하고, 호재필의 호의를 구랑파와 싸우는 데에 쓰라. 4. 이를 통해 정, 사에 아울러 명성을 쌓으라. 즉 정파이면서 사파의 인원들과 충돌하듯,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5. 그리하여 명성을 키워 기다리라. 계기는 급작스럽게 오리니.
능글맞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무례를 저질러도 된다는 것은 아닌데, 환복이라도 하고 있으면 어떡하냐고 하는 말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느 듯 살짝 웃음을 흘리는 것은 덤이었을까. 그러고보면, 같으 남자이면서 친우라 생각한다고 하지만 환복하는 복장을 들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저 만개한 얼굴을 보라. 저 아름다운 모습을 보라. 이 자가 남자라는 것이, 과연 믿겨지는 것인가.
"어찌 친우를 잊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기억하지요. 제 친우께서는, 절대 미천한 분이 아니니."
흐응. 재하를 보는 시선이 흥미롭게 바뀐다. 분명 과거에서는 자신을 어르고 달래는 말투였건만, 이제는 저리 차가워졌으니. 그 역시 자신과 같은 점이었다. 많이 변한 것이겠지. 타인을 쉬이 믿을 수 없어지고, 무심코 거리를 두게 되는. 본인은 언제부터였나, 그렇게 된 것이. 재하는 과연 언제부터였을까?
잡생각이 잠시 스치던 찰나, 재하의 행동에 지원은 살짝 당황했는지 눈을 잠시 크게 뜨다가, 이내 제자리로 돌아왔다. 남성이 단지 석류를 먹는데 저런 분위기라니. 언제 봐도 무서운 사람이었다, 재하는.
"그런 요요한 분위기를 풍기며 드시며, 오해를 살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를 홀리려 하는 요괴라던가. 장난스럽게 말을 건넸다. 실제로 재하가 풍기고 있는 분위기는 그런 오해를 받아도 할 말이 없었으니까. 하다못해 저 석류라도 없었다면.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 손을 뻗어 멱리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손가락만을 이용해 재하의 입술에 남은 붉은 것을, 제 손으로 닦아주려고 시도했을까.
"후후... 그거 기쁘군요. 다시 만나게 된다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으셨길래 그렇게 그리워하셨소?"
입가를 사붓하게 가린 재하를 보며 키득 웃었을까. 이런 상황,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데. 민간 소설에서였나. 잘은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즐거울 따름이었던가. 재하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해주었고, 이런 상황 속에 있다는 것이.
서로 무례를 주고받는다. 아무렇지 않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벗과 보지도 않고 타박하는 자신. 그런 상황이 지나면 재하 물끄러미 제 벗 쳐다본다. 미천한 자가 아니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7년의 세월 동안 교국에만 있었거늘, 교국 안의 일을 아는 것인가? 아니면 입에 발린 단 설탕과도 같은 겉치레에 불과한가? 홀로 경계하듯 가늠하다 그만두기로 한다.
"기억하여 주신다니 감읍하기 그지없어라……."
온화함 아무리 여전하다 하나 이젠 그 겉면에 차갑게 덧바른 얼음 가시 벗에게 드러내는 작태 추하기 그지없다. 제 벗 어찌 생각할지는 모르나, 적어도 재하 석류를 내려놓을 적엔 그리 생각했다. 하다 하다 벗까지 의심하지 않았던가.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더라, 좋지 않은 버릇이 들었음은 인정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재하 처연히 웃으며 제 벗이자 귀인 바라본다. 아무리 모른척하려 한들 전부 보았지 무언가. 이럴 때는 버릇 나쁜 모습을 보여야 재밌는 법이요, 기루 안에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공자도 참, 내단만 빼앗기지 않으면 무얼 못할까요."
귀인의 손에도 반투명한 그림자 드리운다. 입술에 남은 붉은 즙 닦아주려 시도했을 적 고개 천천히, 손에 입술이 닿을 때까지만 앞으로 기울인다. 짐승이 주둥이 손에 대듯 한다.
"소마 혼자서도 할 수 있었는데.. 이리도 정성이시어요."
눈 가늘게 뜨며 눈웃음치고 입술 벙긋거리니, 필히 장난치는 것이다. 천천히 몸 뒤로 물리며 재하 입가 가리고 웃었다. 이것이 패관문학 속 장면이 아니면 대체 무엇일까, 마두가 정파 명문 세가의 도련님과 기루에서 이리도 장난을 친다니. 그렇지만 사람 인생사는 패관문학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가. 오늘 하루가 딱 그런 날일 테다. 하루 중 일탈 없는 날이 어디 있겠는가? 무림인 죄 술이요 색이요 고기며 추구하고 온갖 향락을 풍류라 칭하고, 쾌걸이라 칭하며, 하물며 도리라는 명칭으로까지 칭하며 추구하고 다니는데, 무림인 추구하는 것 부정해야 무엇에 쓰나? 짧은 합리화였다.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요..? 공자께 시구를 읊으며 술을 따르는 날을 고대하였을까요..? 아니면 악을 하는 날을 고대하였을까요……."
재하 천천히 멱리 벗는다. 머리에 쓰고 있던 너울대는 흰 비단 바닥에 바람 나부끼듯 풀석 소리 내며 스러진다. 등색 불 환히 켜졌으나 벗이요 귀인이자 남궁세가의 둘째 공자에게 그림자 드리운 것은 재하 가까이 다가와 무릎만 세워 일으킨 몸 때문이요, 그 긴 머리가 그림자 지게끔 쏟아졌기 때문이다. 재하 뺨 위에 손 얹으려 하며 천천히 눈 휘어 웃는다. 깊이 모를 수심 드리운 미소와 함께 가볍게 내려다보며 입술 벙긋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