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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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0 넛케주 (nOGK3DryFg)
2022-04-12 (FIRE!) 22:22:55
947 공주 (TjqbrJIxxk)
2022-04-24 (내일 월요일) 21:18:45
흑백이까지만 올리고 사라지겠습니다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b9390e0835ae46e5b22f7dc0889ba98e/standard_walk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b9390e0835ae46e5b22f7dc0889ba98e/walk_sway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b9390e0835ae46e5b22f7dc0889ba98e/hip_hop_dancing3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b9390e0835ae46e5b22f7dc0889ba98e/punching_bag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b9390e0835ae46e5b22f7dc0889ba98e/standard_walk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b9390e0835ae46e5b22f7dc0889ba98e/walk_sway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b9390e0835ae46e5b22f7dc0889ba98e/hip_hop_dancing3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b9390e0835ae46e5b22f7dc0889ba98e/punching_bag
949 공주 (TjqbrJIxxk)
2022-04-24 (내일 월요일) 21:27:10
>>947 3,4가 왜 로딩이 안 될까 의 재업로드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2e441ac4f6d04ba08d5c4f72d3e590ac/hip_hop_dancing3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2e441ac4f6d04ba08d5c4f72d3e590ac/punching_bag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2e441ac4f6d04ba08d5c4f72d3e590ac/dance002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2e441ac4f6d04ba08d5c4f72d3e590ac/hip_hop_dancing3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2e441ac4f6d04ba08d5c4f72d3e590ac/punching_bag
https://sketch.metademolab.com/share/2e441ac4f6d04ba08d5c4f72d3e590ac/dance002
967 넛케주(월급루팡) (JxPqC0drBU)
2022-04-25 (모두 수고..) 12:13:29
헛 씨큐주 왔었구나 엇갈렸다니
혹시 씨큐주 보시면 이걸로 넛케씨큐 커미션 넣어도 되는지 물어봐 주세욧
넛케주가 어? 이렇게 어? 무릎을 꿇고 부탁하고 있잖아
혹시 씨큐주 보시면 이걸로 넛케씨큐 커미션 넣어도 되는지 물어봐 주세욧
넛케주가 어? 이렇게 어? 무릎을 꿇고 부탁하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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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8 코 (iOSA36/cYk)
2022-04-25 (모두 수고..) 15:52:22
"무슨 짓거리야? 내가 금이야 옥이야 기른 딸은 굳이 아니지만, 경호 대상의 인생을 1시간이나 허비하게 해주시다니. 네 남은 인생 전부로 보상해야 할거다."
"어이, 개면이. 와서 받침대 역할 좀 해라. 저격총은 잘 못 다루거든."
하겠군
"어이, 개면이. 와서 받침대 역할 좀 해라. 저격총은 잘 못 다루거든."
하겠군
991 코 (iOSA36/cYk)
2022-04-25 (모두 수고..) 16:23:09
우선 지혈대로 급한 과다출혈부터 막은 뒤에 지혈한 시각을 표시해줍니다
그 뒤에 상처가 난 부위의 옷을 걷거나 자른 뒤 소독된 거즈를 씌우고 붕대를 감아 환부를 보호해줍니다
일련의 처치 중에도 간단한 것은 스스로 하거나, 처치를 받는 도중에도 교전을 지속하는게 중요합니다
그 뒤에 상처가 난 부위의 옷을 걷거나 자른 뒤 소독된 거즈를 씌우고 붕대를 감아 환부를 보호해줍니다
일련의 처치 중에도 간단한 것은 스스로 하거나, 처치를 받는 도중에도 교전을 지속하는게 중요합니다
994 쮸 (w/u/I6nX9k)
2022-04-25 (모두 수고..) 16:39:03
힐링 방법
포션 사용방법을 교육받았다면 재생포션이나 회귀, 복구 포션을 쓴다.
교육받지 못한 민간인의 경우는 가벼운 경우 대량생산라인 포션을 쓸 수 있다(간단한 지혈, 타박상, 찰과상). 중상인 경우 치유 이능을 적용하거나, 신관의 힘이나. 포셔너가 포션을 외상에 바르는 본인이 사용하는 게 아닌 포셔너가 외부에서 개입해 사용하는 식으로 포션을 사용한다.
정 진짜 안되면 죽였다가 다시 부활시킨다.(?)
포션 사용방법을 교육받았다면 재생포션이나 회귀, 복구 포션을 쓴다.
교육받지 못한 민간인의 경우는 가벼운 경우 대량생산라인 포션을 쓸 수 있다(간단한 지혈, 타박상, 찰과상). 중상인 경우 치유 이능을 적용하거나, 신관의 힘이나. 포셔너가 포션을 외상에 바르는 본인이 사용하는 게 아닌 포셔너가 외부에서 개입해 사용하는 식으로 포션을 사용한다.
정 진짜 안되면 죽였다가 다시 부활시킨다.(?)
996 쮸 (w/u/I6nX9k)
2022-04-25 (모두 수고..) 17:39:45
현실 약물로 비유하자면 타이레놀이나 감기약. 수면제 같은 것도 포션 분류에 속하니까...(?)
997 white_maze - 00 (N1NRJbJRO6)
2022-04-25 (모두 수고..) 20:21:01
약한 자살묘사 주의?
"우리 이제 그만 만나요."
불행은 언제나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다. 그건 미로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래도 그녀는 그 불행을 나름대로 이겨내곤 했다. 중요한 시험을 망쳐도, 낮은 학점을 받아도, 상사에게 꾸중을 들어도 끄떡없었는데.
그날은 정말 오랜만의 데이트였다. 남자친구가 먼저 카페에서 보자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일이 바빠서 몇 달 동안은 얼굴도 보지 못했었는데, 이제야 그를 만날 수 있어서 미로는 기뻤었다. 하지만 정작 만나게 된 남자친구는 어딘가 수상한 낌새였다.
6년을 사귄 연인에게서 들은 첫 말은 상당히 냉혹했다. 스마트폰을 지그시 쳐다보며 실없이 웃던 미로가 화들짝 고개를 쳐들었다. 눈을 둥그렇게 뜬 게 퍽이나 놀란 눈치다. 그만 만나자는 말, 그 몇 마디에 가슴이 철렁한 탓이다. 그래도 미로는 애써 태연한 척 당황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인다. 이 상황을 질 나쁜 장난이라고 받아들이고 싶은 거다. 장난이어야만 한다.
"…뭐?"
그녀가 부러 되묻는다. 똑똑히 들었으면서도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남자, 현서의 태도는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꾹 다물린 입에선 모종의 의지마저 엿보였다. 미로가 표정을 고친다. 억지로 끌어올린 입꼬리에 마지막 남은 웃음마저 가신다. 미간이 찌푸려진다. 고개를 떨구니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닥친다.
"헤어지자고요."
현서가 다시금 그 잔인한 말을 입에 담는다. 뭐라도 말하고 싶어서, 무거운 머리를 힘겹게 들고 입을 오물댄다. "…아…" 하지만 입술 사이에선 기운 빠진 탄성만이 나올 뿐이다. 미로의 심장이 터질 듯 세차게 박동한다. 일순 시야가 흐려진 것도 같았다. 현기증이 나고 구토감이 올라오는 것 같은 착각이 인다. 삼켜낸 침이 너무 쓰게 느껴졌다.
"왜 그래, 현서야. 누나가 뭐 잘못했어?"
미로가 다급히 한 마디 한 마디를 토해낸다. 이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불안한 마음에 주먹을 꾹 쥐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 손톱에 살이 짓눌려서 욱신거린다.
"다른 사람 생겼어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언제부터…?" 미로가 떨리는 시선으로 현서를 바라본다. "세 달 전부터요." 자그마치 세 달. 그동안 자기한테는 다정한 남자친구인 척 하면서, 그 속으론 누군지 모를 빌어먹을 년을 생각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화가 치밀어오를 판에 미로는 오히려 침착했다. 아니, 그건 침착을 가장한 절망이었다. 거스를 수 없는 좌절감이 온 몸을 휘감고 있었다. 미로는 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한없이 무력하고 나약하다. 그녀의 눈이 파르르 떨린다. 윗니가 입술을 잘근잘근 깨어문다.
"…내가 더 잘할게. 그러니까…" 미로는 절망과 울분이 뒤섞인 얼굴로, 절박하게 현서의 손을 붙잡는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이처럼 매달려서 만류하는 게 전부였다. "됐어요." 그는 미로의 손길을 매몰차게 쳐낸다. "제 마음은 이미 떠났어요." 그녀를 응시하는 현서의 눈빛이 냉랭하다. 거기에 애인에 대한 사랑 따위는 없다. 하물며 동정심도.
"우리 그동안 좋았잖아…"
울음기 가득 머금은 목소리다. 미로는 촉촉한 눈으로 현서를 쳐다보다 고개를 힘없이 떨군다. 어느새 굵은 눈물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지워진 마스카라가, 지독한 원망이 눈가에 번져나간다. 나는 너한테 최선을 다했는데, 너는 날 배신하는구나. 괴롭다. 버림받는 건 싫다. 더 사랑받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너무 잔혹했다. 떨리는 숨소리가 슬픈 흐느낌으로 뒤바뀐다. 그걸 지켜보는 남자의 시선엔 동요조차 없다.
"저 먼저 갈게요."
그녀가 눈물을 쏟아내도 현서는 마냥 냉랭하게 대꾸할 뿐이다. 의자 끄는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멀어져간다. 미로는 황급히 얼굴을 들어 그가 지나간 방향을 눈으로 좇는다. "현서야, 현서야! 이현서!" 절박하게 그 이름을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건 텅 빈 메아리 뿐이다.
미로가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서 오열한다. 가슴이 꽉 막혀온다.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면서도 미로는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손 끝을 따라 흐르던 눈물이 스마트폰 액정에 몇 방울 떨어진다. 그에 반응해 까맣던 화면이 켜진다. 현서의 볼에 입맞춤하며 찍은 셀카가 보인다. 비참했다.
몇 년을 바쳐온 회사는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권고사직.
몇 년을 사귄 남자친구는 다른 애인이 생겼다며 결별을 선언.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집에서 술을 연거푸 퍼마시고 정신을 차리니 대교 한가운데였다. 중간 과정은 기억나지 않았다. 필름이 단단히 끊긴 모양이다. 하늘은 벌써 어두컴컴했다.
미로는 난간에 기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퉁퉁 부은 눈으로 다리 아래를 내려다본다. 한강이 달빛을 받아 잔잔히 빛나고 있었다. 이런 새벽녘엔 주변을 걷는 행인도 없다. 너른 다리 위에 홀로 서있으니 외로움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술이 덜 깬 정신은 아직도 공중에 뜬 듯 몽롱하다.
지금까지의 일을 차근차근 곱씹어본다. 그러다가도 금방 그만둬버린다. 실직에 실연까지 겪으니 살고 싶다는 의욕이 도무지 생기지 않는다. 이곳에 그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다. 부모님은 일찍이 돌아가셨고 키워준 친척들은 꼴보기도 싫다. 여기서 더 삶을 이어가봤자 의미없다. 현재의 미로는 완벽하게 혼자다.
미로는 깊은 강물 너머를 주시한다. 지금이라면 고통 없이 죽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어쩌면 착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물살에 몸을 맡기면 금세 편안해질 거다. 깨끗한 물이 모든 상처와 아픔을 씻어내줄 거다. 뛰어들고 싶다. 저 물이 어머니 뱃속의 양수처럼 친숙하게마저 느껴진다.
"저기요."
막 난간을 넘으려고 다리를 움직이는데, 낯선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그 말은 명백히 자신을 향한 것이다. 투신 희망자를 말리려는 의로운 시민이라도 되려나. 미로는 행동을 멈추고 신경질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키 큰 여자다. 긴 머리칼은 염색이라도 한 듯 벚꽃 닮은 분홍색이었다. 이상한 건 그녀의 귀가 이상하리만치 길고 뾰족하다는 점이었다. 코스프레인가, 술김에 헛 게 보이나. 미로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 말고도 다른,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여자가 품에 안은 새하얀 알이었다. 크기가 무슨 타조알만 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심상치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이거, 잠시만 맡아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여자는 의로운 시민도 뭣도 아니었다. 기다렸다는 듯 부탁해오는 말이 건조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알껍데기를 가볍게 두어 번 두드리며 '이것'이 알을 말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미로는 제일 먼저 당혹감을 느낀다. 이 상황 자체가 너무 낯설었다. 그야 귀여운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맡아달라고 해도 황당할 판인데 정체불명의 알이라니.
"…그게 뭔데요."
미로가 말라붙은 입술을 힘겹게 뗀다. 잔뜩 잠기고 갈라진 목소리다. 내뱉은 말에는 상대에 대한 책망과 짜증도 약간 묻어있었다.
"자세히 설명드리기엔 시간이 부족해요. 곧 부화할 겁니다."
그래도 여자는 여전히 무덤덤한 기색이다. 그녀의 말에 미로가 눈썹을 치켜뜬다. 상당히 놀란 눈치다. 부화? 지금 자신더러 새를 키우라는 건지(심지어 타조급 덩치의), 너무 뜬금없는 소리에 어이가 없어질 것 같았다.
"동물 분양하실 거면 다른 사람 알아보세요." 날선 어투로 미로가 쏘아붙인다. 이 여자가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당신 말고는 안 됩니다. 자, 어서요." 그녀의 반응에도 아랑곳않고 제 의견을 고집하는 여자다.
말을 마친 여자는 미로에게 억지로 알을 안겨준다. 그걸 얼떨결에 받아든 그녀였지만 은근히 열도 받았다. 이 여자가 자살을 말리는 의인이었대도 지금보다는 덜 화났을 거다. 방금 전까지 죽으려고 한 사람을 붙잡고 하는 말이 임시보호를 해 달라고? 화나는 게 당연했다. 난 지금 진지한데, 자기 일이 더 급하다 이거지.
"아이는 언젠가 되찾으러 가겠습니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그런 미로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여전히 뻔뻔한 태도를 고집한다. 그러더니 휙 뒤돌아 그대로 걸어가는 게 아닌가. "아니, 이봐요. 저기!" 미로가 언성을 높여 불러봐도 여자는 돌아보지 않는다. 시야에서 빠르게 사라져가는 여자를 바라보며 미로는 머리칼을 헤집었다.
"썅, 지랄 염병을 떨고 앉았네…"
미로가 욕설을 지껄이며 한숨을 내뱉는다. 알은 생각보다 가벼웠지만, 마음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졌다. 일련의 소동 탓에 콱 죽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은 이미 가라앉은지 오래다. 미로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거추장스러운 알을 들고, 인적 드문 거리를 걷는 내내 입속말로 불평불만을 궁시렁댔다.
집에 도착해서는 방 한켠에 알을 아무렇게나 내려놓았다. 비좁은 방이라 어디 놓아둘 곳도 없었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알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저걸 그냥 내다버릴까, 부쳐서 먹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걸 실행으로 옮기기엔 너무 귀찮았다. 껍데기 안에 잠든 것이 살아있는 동물이라고 생각하면 그러기도 어려웠다.
미로는 지친 표정으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밤이 너무도 길게 느껴지던 때였다.
"우리 이제 그만 만나요."
불행은 언제나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다. 그건 미로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래도 그녀는 그 불행을 나름대로 이겨내곤 했다. 중요한 시험을 망쳐도, 낮은 학점을 받아도, 상사에게 꾸중을 들어도 끄떡없었는데.
그날은 정말 오랜만의 데이트였다. 남자친구가 먼저 카페에서 보자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일이 바빠서 몇 달 동안은 얼굴도 보지 못했었는데, 이제야 그를 만날 수 있어서 미로는 기뻤었다. 하지만 정작 만나게 된 남자친구는 어딘가 수상한 낌새였다.
6년을 사귄 연인에게서 들은 첫 말은 상당히 냉혹했다. 스마트폰을 지그시 쳐다보며 실없이 웃던 미로가 화들짝 고개를 쳐들었다. 눈을 둥그렇게 뜬 게 퍽이나 놀란 눈치다. 그만 만나자는 말, 그 몇 마디에 가슴이 철렁한 탓이다. 그래도 미로는 애써 태연한 척 당황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인다. 이 상황을 질 나쁜 장난이라고 받아들이고 싶은 거다. 장난이어야만 한다.
"…뭐?"
그녀가 부러 되묻는다. 똑똑히 들었으면서도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남자, 현서의 태도는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꾹 다물린 입에선 모종의 의지마저 엿보였다. 미로가 표정을 고친다. 억지로 끌어올린 입꼬리에 마지막 남은 웃음마저 가신다. 미간이 찌푸려진다. 고개를 떨구니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닥친다.
"헤어지자고요."
현서가 다시금 그 잔인한 말을 입에 담는다. 뭐라도 말하고 싶어서, 무거운 머리를 힘겹게 들고 입을 오물댄다. "…아…" 하지만 입술 사이에선 기운 빠진 탄성만이 나올 뿐이다. 미로의 심장이 터질 듯 세차게 박동한다. 일순 시야가 흐려진 것도 같았다. 현기증이 나고 구토감이 올라오는 것 같은 착각이 인다. 삼켜낸 침이 너무 쓰게 느껴졌다.
"왜 그래, 현서야. 누나가 뭐 잘못했어?"
미로가 다급히 한 마디 한 마디를 토해낸다. 이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불안한 마음에 주먹을 꾹 쥐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 손톱에 살이 짓눌려서 욱신거린다.
"다른 사람 생겼어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언제부터…?" 미로가 떨리는 시선으로 현서를 바라본다. "세 달 전부터요." 자그마치 세 달. 그동안 자기한테는 다정한 남자친구인 척 하면서, 그 속으론 누군지 모를 빌어먹을 년을 생각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화가 치밀어오를 판에 미로는 오히려 침착했다. 아니, 그건 침착을 가장한 절망이었다. 거스를 수 없는 좌절감이 온 몸을 휘감고 있었다. 미로는 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한없이 무력하고 나약하다. 그녀의 눈이 파르르 떨린다. 윗니가 입술을 잘근잘근 깨어문다.
"…내가 더 잘할게. 그러니까…" 미로는 절망과 울분이 뒤섞인 얼굴로, 절박하게 현서의 손을 붙잡는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이처럼 매달려서 만류하는 게 전부였다. "됐어요." 그는 미로의 손길을 매몰차게 쳐낸다. "제 마음은 이미 떠났어요." 그녀를 응시하는 현서의 눈빛이 냉랭하다. 거기에 애인에 대한 사랑 따위는 없다. 하물며 동정심도.
"우리 그동안 좋았잖아…"
울음기 가득 머금은 목소리다. 미로는 촉촉한 눈으로 현서를 쳐다보다 고개를 힘없이 떨군다. 어느새 굵은 눈물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지워진 마스카라가, 지독한 원망이 눈가에 번져나간다. 나는 너한테 최선을 다했는데, 너는 날 배신하는구나. 괴롭다. 버림받는 건 싫다. 더 사랑받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너무 잔혹했다. 떨리는 숨소리가 슬픈 흐느낌으로 뒤바뀐다. 그걸 지켜보는 남자의 시선엔 동요조차 없다.
"저 먼저 갈게요."
그녀가 눈물을 쏟아내도 현서는 마냥 냉랭하게 대꾸할 뿐이다. 의자 끄는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멀어져간다. 미로는 황급히 얼굴을 들어 그가 지나간 방향을 눈으로 좇는다. "현서야, 현서야! 이현서!" 절박하게 그 이름을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건 텅 빈 메아리 뿐이다.
미로가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서 오열한다. 가슴이 꽉 막혀온다.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면서도 미로는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손 끝을 따라 흐르던 눈물이 스마트폰 액정에 몇 방울 떨어진다. 그에 반응해 까맣던 화면이 켜진다. 현서의 볼에 입맞춤하며 찍은 셀카가 보인다. 비참했다.
몇 년을 바쳐온 회사는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권고사직.
몇 년을 사귄 남자친구는 다른 애인이 생겼다며 결별을 선언.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집에서 술을 연거푸 퍼마시고 정신을 차리니 대교 한가운데였다. 중간 과정은 기억나지 않았다. 필름이 단단히 끊긴 모양이다. 하늘은 벌써 어두컴컴했다.
미로는 난간에 기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퉁퉁 부은 눈으로 다리 아래를 내려다본다. 한강이 달빛을 받아 잔잔히 빛나고 있었다. 이런 새벽녘엔 주변을 걷는 행인도 없다. 너른 다리 위에 홀로 서있으니 외로움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술이 덜 깬 정신은 아직도 공중에 뜬 듯 몽롱하다.
지금까지의 일을 차근차근 곱씹어본다. 그러다가도 금방 그만둬버린다. 실직에 실연까지 겪으니 살고 싶다는 의욕이 도무지 생기지 않는다. 이곳에 그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다. 부모님은 일찍이 돌아가셨고 키워준 친척들은 꼴보기도 싫다. 여기서 더 삶을 이어가봤자 의미없다. 현재의 미로는 완벽하게 혼자다.
미로는 깊은 강물 너머를 주시한다. 지금이라면 고통 없이 죽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어쩌면 착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물살에 몸을 맡기면 금세 편안해질 거다. 깨끗한 물이 모든 상처와 아픔을 씻어내줄 거다. 뛰어들고 싶다. 저 물이 어머니 뱃속의 양수처럼 친숙하게마저 느껴진다.
"저기요."
막 난간을 넘으려고 다리를 움직이는데, 낯선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그 말은 명백히 자신을 향한 것이다. 투신 희망자를 말리려는 의로운 시민이라도 되려나. 미로는 행동을 멈추고 신경질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키 큰 여자다. 긴 머리칼은 염색이라도 한 듯 벚꽃 닮은 분홍색이었다. 이상한 건 그녀의 귀가 이상하리만치 길고 뾰족하다는 점이었다. 코스프레인가, 술김에 헛 게 보이나. 미로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 말고도 다른,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여자가 품에 안은 새하얀 알이었다. 크기가 무슨 타조알만 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심상치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이거, 잠시만 맡아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여자는 의로운 시민도 뭣도 아니었다. 기다렸다는 듯 부탁해오는 말이 건조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알껍데기를 가볍게 두어 번 두드리며 '이것'이 알을 말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미로는 제일 먼저 당혹감을 느낀다. 이 상황 자체가 너무 낯설었다. 그야 귀여운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맡아달라고 해도 황당할 판인데 정체불명의 알이라니.
"…그게 뭔데요."
미로가 말라붙은 입술을 힘겹게 뗀다. 잔뜩 잠기고 갈라진 목소리다. 내뱉은 말에는 상대에 대한 책망과 짜증도 약간 묻어있었다.
"자세히 설명드리기엔 시간이 부족해요. 곧 부화할 겁니다."
그래도 여자는 여전히 무덤덤한 기색이다. 그녀의 말에 미로가 눈썹을 치켜뜬다. 상당히 놀란 눈치다. 부화? 지금 자신더러 새를 키우라는 건지(심지어 타조급 덩치의), 너무 뜬금없는 소리에 어이가 없어질 것 같았다.
"동물 분양하실 거면 다른 사람 알아보세요." 날선 어투로 미로가 쏘아붙인다. 이 여자가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당신 말고는 안 됩니다. 자, 어서요." 그녀의 반응에도 아랑곳않고 제 의견을 고집하는 여자다.
말을 마친 여자는 미로에게 억지로 알을 안겨준다. 그걸 얼떨결에 받아든 그녀였지만 은근히 열도 받았다. 이 여자가 자살을 말리는 의인이었대도 지금보다는 덜 화났을 거다. 방금 전까지 죽으려고 한 사람을 붙잡고 하는 말이 임시보호를 해 달라고? 화나는 게 당연했다. 난 지금 진지한데, 자기 일이 더 급하다 이거지.
"아이는 언젠가 되찾으러 가겠습니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그런 미로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여전히 뻔뻔한 태도를 고집한다. 그러더니 휙 뒤돌아 그대로 걸어가는 게 아닌가. "아니, 이봐요. 저기!" 미로가 언성을 높여 불러봐도 여자는 돌아보지 않는다. 시야에서 빠르게 사라져가는 여자를 바라보며 미로는 머리칼을 헤집었다.
"썅, 지랄 염병을 떨고 앉았네…"
미로가 욕설을 지껄이며 한숨을 내뱉는다. 알은 생각보다 가벼웠지만, 마음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졌다. 일련의 소동 탓에 콱 죽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은 이미 가라앉은지 오래다. 미로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거추장스러운 알을 들고, 인적 드문 거리를 걷는 내내 입속말로 불평불만을 궁시렁댔다.
집에 도착해서는 방 한켠에 알을 아무렇게나 내려놓았다. 비좁은 방이라 어디 놓아둘 곳도 없었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알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저걸 그냥 내다버릴까, 부쳐서 먹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걸 실행으로 옮기기엔 너무 귀찮았다. 껍데기 안에 잠든 것이 살아있는 동물이라고 생각하면 그러기도 어려웠다.
미로는 지친 표정으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밤이 너무도 길게 느껴지던 때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