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농담에 대한 시무룩함이고, 그걸 담아두지 않으리란걸 알고 있었지만, 코로리 누나의 침울한 표정은 다시 풀어주고 싶어 노력하게 되는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여기다 찍어줘, 응? 괜히 소매를 걷어 손목을 가리켜 보기도 했다. 겨울 동안 긴팔에 덮여진 손목은 유난히 하얬다. 언니 동생? 좋아!하고 금새 코로리 누나의 손을 작은 고사리손으로 부여잡는 하루나를 향해 장난스럽게 크흑, 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더니..!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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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트의 신님, 엄청 신나보이시네요. "
그도 그럴것이 코로리 누나의 귀와 뺨이 정말 빨갰다. 추워서나 다른 감정 때문이 아닌, 오롯이 '신남' 때문에 그렇게 붉게 물들여진 뺨이란 사실이 생생히 느껴졌다. 기운 좀 받아갈께요, 라고 말하며 누나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 곰인형이 말한다! "
커다란 곰인형에 누나가 가려지는 것에 아하하, 하고 웃고 말았다. 나는 정말? 진짜 받아도 돼? 라고 재차 되물어보며 결국 곰인형을 받아들였다. 집에 둘까? 서점에 앉혀놓을까? 고민하다가 역시 누나가 나한테만 준 것이니 내 방에 어울리진 않아도 방에 두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축제가 잘 무르익었고 그 증거로 곰인형 귀의 벚꽃 리본이 하늘하늘 춤추고 있었다.
다음 날, 코로리 누나는 서점에 출근 했을 때 의자에 앉혀 있는, 역시 벚꽃 장식을 달고 있지만 색깔은 연한 갈색인 커다란 곰인형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다 그런 일이 일어났냐면, 역시 다트의 신께 기운을 잘 받아간 내가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다트를 잘 던졌기 때문이겠지.
/막레 느낌으로 써봤어요 코로리랑 좀 더 오래 돌려보고 싶었는데 몸상태 때문에 이렇게 끝나버려서 죄송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있다가 머리 위로 사과가 떨어졌던 뉴턴과 들떠서 손을 흔들다 링고아메를 떨어트린 코로리, 사과가 떨어졌다는 것 하나로 친구를 하기로 했다. 친구가 된 뉴턴에게 사과나무에 매달려있는 있는 사과를 전부 선물받고, 모든 사과를 링고아메로 만들면 100개도 생기겠다! 사과는 또 열리니까 백설공주보다 사과 많이 먹을 수 있어! 하지만 뉴턴이랑 친구할 일 없게 링고아메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었고, 코세이가 가방을 대신 들어줄 때 무사히 하나를 내밀었다!
"쉬잇, 화과자가 섭섭해."
화과자에게는 링고아메한테 순위가 밀렸다는 것처럼 들릴 말이기 때문이었다. 입술에 검지를 갖다대어 목소리를 낮추라는 듯 하고, 코로리는 링고아메를 입으로 가져간다. 일부러 과장되게 행동해서 슬로우모션으로 보는 영화 같았다. 천천히 조심조심 한 입 깨물 때 겉의 코팅이 와삭와삭 깨지는 소리도 낮게 나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다음 한 입을 다시 깨물 때는 귀찮아서 안 할 짓이었다.
"응, 나 이제 풍선 다트의 신이야!"
한 입 깨문 링고아메는 볼 한쪽에 넣어두고, 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지지배배 아침에 새가 지저귀듯 조잘거린다. 벚꽃 구름이랑 악수하고 싶었고, 뉴턴말고 벚나무신님이랑 친구했고, 풍선으로 불꽃놀이했고, 목화꽃 좋아하는 곰씨도 선물하고, 세이 유성우도 봤어! 쉼표 한 번에 손가락 하나를 접으면서 말하다, 펼치고 있던 손가락 다섯개가 모두 접히면 코세이를 바라보고 방글방글 웃는다. 다른 사람이라면 코로리의 말을 금방 이해하지 못하겠다. 낮에도 밤에도 활짝 피어있는 벚꽃은 낮도 밤도 가리지 않고 언제나 떠있는 구름같아 떨어지는 꽃송이를 잡아보고 싶었고, 커다란 벚나무에 깃들었다는 신에게 풍선 다트를 잘 하게 해달라고 바랐는데 정말로 1등 경품을 타버렸고, 다트로 명중시켜 터져나가는 풍선들이 팡팡 터지는 불꽃놀이 같았고, 1등으로 탄 경품이 커다란 곰인형이었는데 그걸 선물했으며 아까 코세이가 떨어트린 유성우도 잘 보았다는 뜻이었다.
2월 21일 날씨는 맑음 3학년이 코 앞인데 몸이 아파져버렸다. 조금 어지럽고 배가 아팠던게 전부였는데 말이지. 그래서 병원에 갔다. 당분간은 입원해서 무리하지않고 치료만 잘 받으면 될 거라고 이야기했다. 큰 일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2월 23일 날씨는 조금 흐림 어제는 너무 바빴다. 학교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했고 짐을 챙겨서 본격적으로 병원에 들어오게 되었다. 기간은 얼마나 될 지 모르겠지만 이왕 쉬는거 잔뜩 쉬어야지. 친구들도 다들 잘 쉬고 꼭 나아서 오라고 이야기 해줘서 정말 기뻤다. 옆 반의 사사자키양도 와줬었고 마이는 울기까지 했다. 병문안도 자주 와준다고 했으니까 얼른 나아서 돌아가야지
2월 24일 날씨는 맑음 병원밥 맛없어
2월 25일 날씨는 여전히 맑음 입원한지 하루만에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다. 빨리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고 과자도 같이 먹었다. 학교에서 다들 날 응원해주고 있고 빨리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고 해주었다. 정말 기뻐. 하루 밖에 안 됐는데 얼른 돌아가고 싶다.
2월 28일 날씨는 비 우울한 날인데, 비가 와서 더 우울한 것 같다. 예정보다 입원생활이 길어질 것 같다고 한다. 얼마나 길어질지는 미정이라고 한다. 학교에는 잘 이야기해서 프린트물도 마이쨩이 전해주고 있고 공부도 하고 있어서 유급할 일은 없을 것 같다는건 그나마 다행일지도. 2월이 끝났다. 이제 곧 봄이 올거야. 올해 사쿠라마츠리는 갈 수 있으려나.
3월 1일 날씨는 맑음 오늘도 마이쨩이 친구들과 함께 찾아와주었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들 엄청 신나보여. 부럽다. 얼른 학교로 돌아와서 다 같이 또 놀자고 이야기해주었다. 너무 고마웠다.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낫지 않으면 안돼
3월 3일 날씨는 흐림 배가 아파
3월 6일 날씨는 맑음 이제 입원한지 2주 정도 지났다. 이렇게 누워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친구들이 자주 찾아와 주니 별로 외롭지도 않다. 완전히 휴양온 기분이야. 가끔씩 배가 아프고 어지러운 것만 빼면 괜찮은 것 같다. 그러고보니 새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즈도 함께 있다면 분명 좋아했을거야!'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이지!
3월 15일 날씨는 비 며칠 동안 엄청 아팠었다. 계속 배가 아파서 엄청 울었다. 울다보니까 지쳐서 잠들었었는데 그러는 동안은 아프지 않았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많이 걱정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같이 들었다. 그래도 다들 즐겁게 학교 다니고 있는 것 같다. 동아리도 하고있다고 하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고 하고. 재밌겠다. 나도 빨리 돌아가고싶어
3월 16 날씨는 여전히 비 다들 학교 재밌게 다니고 있는 것 같다. 이런저런 대회들도 나갔다고 하고 동아리도 엄청 재밌다고 한다. 다들 잘하는 게 많은가봐. 나도 학교 돌아가면 동아리도 하고 대회들도 나가야지. 어려서부터 친구였던 마이쨩도 이번에 무슨 동아리에 들었다고 한다. 학교로 돌아가면 나도 들어간다고 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