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지금 질문이 그렇게나 당황스러운건가? 관심이 없으면 관심이 없다고 하고, 관심이 있으면 있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이게 그 유명한 새침떼기 성격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두 눈을 깜빡였다. 말까지 얼버무리면서 대답을 회피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답이 아니겠는가. 괜히 귀여운지 소리없이 그는 웃었다.
허나 곧 자신에게 돌아온 반격과도 같은 질문. 그 질문에 아키라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하며 전혀 피하는 일 없이 곧바로 대답했다.
"관심이야 있죠. 다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지 않을 뿐이지. 적어도 제 나이 -2살까지라면 괜찮아요. 전."
적어도 아키라는 이런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숨기거나 하는 타입은 절대로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는 태연하게 자신의 세이프존까지 밝히면서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다 너무 그를 붙잡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며 아키라는 이내 자신의 뒷머리카락을 긁적였다.
"그건 그렇고 공연이 막 끝나서 피곤할텐데 제가 너무 길게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네요. 뭔가 대화를 하다보니까 계속 이런저런 말이 나와버려서. 오토하 씨가 생각보다 귀여운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꽤 유익한 시간이었지만요."
대놓고 웃진 않으며 그저 입꼬리만 살짝 올려 훈훈한 뭔가를 봤다는 것마냥 표정을 짓던 그는 쭈욱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쇼를 바라보면서 엄지를 내밀면서 이야기했다.
>>629 으아닛?! 그렇게 아쉬워하시다니!! 그래도 딱히 비밀은 아니니까 알려드리자면 [자기보다 키가 작고 정말로 자기 주관이 뚜렷하면서도 소심하거나 적극적이거나 그런 건 상관없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실히 이야기하고 자신과 관련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랍니다. 사실 스레 초기때 이미지게임을 하면서 이미 밝힌거니!
Q1. 걸려오는 시비는 피하는 편인지 아니면 맞서는 편인지! 그리고 싸운다면 어떻게 싸우는지 알려줘! -피하는 편인데, 자리를 피해서 여지를 차단하는 것보다는 기를 죽여놓고 '내가 봐준다'하면서 떠나주는 쪽이야. 어떻게 하냐면 빤히...아주 빤히 쳐다보는데 왠지 모를 위압감이 들어서 웬만하면 이 단계에서 기 죽고 상황 종료. 드물게 여기에서 안 끝난다면? 후미카는 자기한테 덤비는 녀석은 가만히 안 두기 때문에... 에잇 어쩔 수 없지 후미카 펀치!\\( •̀ω•́ )//
Q2. 친한 친구가 저 녀석의 심한 말 때문에 울어버렸다. 이 때 어떻게 대처할지 알려줘 :D!! -일단 위로부터 해줘. 위로를 잘 하는 편이 아니고 본인도 그걸 알아서... 그냥 토닥토닥 정도만 해주겠네. 복수를 해줄 것 같진 않아. 그건 당사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 자기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번화가, 골목길 스즈도 스즈의 친구들도 이런 골목길을 유달리 좋아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주저앉아서 울고있는 친구를 스즈는 '하룻치'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울고있는 한 명을 다른 한 명이 달래주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인상을 살짝 구기고 팔짱을 끼고 섰다. 스즈는 다시 한 번 '누구야?' 하고 물었고 팔짱을 낀 친구가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었다.
사랑싸움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소중한 친구의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단다. 그리고는 그 책임을 자신의 친구에게 덮어씌웠다고. 스즈의 눈썹이 꿈틀,하고 움직였다. 쪼그려 울고있는 친구의 촉촉하게 젖은 울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있던 스즈는 옆 자리에 쪼그려 앉아 뭔가 중얼거리며 이야기하곤 어깨를 톡톡 치며 일어섰다.
" 쟤야? "
사람이 많은 번화가였다. 그 중에서 스즈는 당당하게 한 명을 손가락질 하며 가리켰고 두 말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 스즈! 기다려! 잠깐만! 야! 스즈! "
팔짱을 끼고 서 있던 친구가 스즈를 말리겠다고 나섰고 울고있던 하룻치와 그걸 말리던 이도 고개를 들고 스즈를 바라보았다. 스즈는 당당하게 앞으로 나가서 그의 친구들과 이야기중이던 무리의 남자에게 다가가선 당돌하게 올려다보며 말했다.
" 사과해, 하룻치한테. " " 뭐? " " 두 번 째야. 하룻치한테 사과해. " " 뭐야 넌? 너 누군데? 너 나 알아? " " 세 번 째야. 네가 하룻치를 울렸잖아. 하룻치한테 사과해. " " 하룻치? 아~ 아아~! 안돼. 난 사과못하겠는데? 내가 왜 사과해야해? 전부 저 쪽에서 먼저 잘못한걸 " " 세 번 끝. "
컬러풀한 색조화장에 밝게 염색한 머리.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악세사리까지 찰랑거리는 스즈는 누가 봐도 '불량한'아이였다. 그래도 심성만은 곧은 스즈였다. 잘잘못을 따져보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별했다. 사과할 기회도 세 번이나 주었다. 그래도 친구는 울고있고 가해자는 사과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번화가는 사람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있지만, 그래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돼.
" 죽어 쓰레기야!! "
뺨을 후려치는 소리와 스즈의 높은 고음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모든 시선이 주목되었고 스즈는 몸을 던졌다. 다시 뺨을 때리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당연히 몸싸움으로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있다. 그래도 때려주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골목길에 있던 친구들이 달려나와 이름을 부르며 뜯어말렸고 그 남자의 친구들도 뜯어말려 거리가 벌어졌다.
" 열 받으면 찾아와 새끼야!! 가미즈미 고등학교 2학년 B반 미나미 스즈다!! 죽어 쓰레기야! 죽어!! "
뜯어말려지면서까지 악!!! 하고 소리를 지른 스즈는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마스크를 벗고 파우치에서 새로운 검은색 마스크를 꺼내 쓰곤 울고있던 친구의 머리를 톡톡 쳐주었다.
" 스즈가 이겼어, 하룻치. "
몇 대 맞은 것 쯤은 아무렇지 않다. 뺨을 때리고 뺨을 맞았다. 주먹을 날렸고 주먹을 맞았다 그럼에도 스즈는 '스즈가 이겼어.' 하는 말로 충분했나 보다. 헤헤~ 하고 웃으면서 스즈는 온 사방의 주목을 받으며 다시 무리를 이루고 움직였다. 다음에 만나면 또 때려줄거야. 하는 생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