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폐기된 설정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것인지 알려줘 :3!!!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릭터 외형이랑 무슨 신인지 정했을 때까지는 지금이랑 아주 다른 성격이었는데....
무려 "꼰대레" 라는 설정이었어... 신으로서의 자존심으로 꽉찬 꼰대할머니... 게다가 고상함의 극치를 달려서 모든 말을 교토화법처럼 어렵게 했었지...ㅎㅎㅎ 대사 예시로
"여는 풍어와 귀항로를 보살피는 신명일지니 인물人物된 것은 극진히 경굴하여 이내 모습 마주보지 못함이 마땅하다. 하므로 명 내리니, 너, 아해야. 즉시 고두하여 예를 보이어라." →해석: 어디 어른 앞에서 눈을 땡그랗게 뜨고 있냐? 어른이 왔으면 재깍재깍 고개부터 숙이고 아이고 어르신~ 신님~하면서 인사부터 해야지 요즘 인간들은 허 참
🤦🏻♀️
게다가 귀여운 모쏠이라 애인이 생긴다면 볼 빨갛게 돼서 옆구리 퍽퍽 때리고 막..ㅎㅎㅎ 진짜 누구세요다 캐릭터성은 마음에 들었지만 꼰대를 선 안 넘게 굴릴 자신이 없었고 말투 난이도도 높아서 포기했지만 말이야~ 지금 설정은 팟!하고 떠오른 거라 이렇다 할 계기는 없네🤔
Q2. 정말 믿던 사람에게 배신당한다면 어떤 반응일지!! 후미카라도 이 경우에는 조금 놀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멘탈이 흔들리지는 않을 거야.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면서 이 상황이 진실인지, 그렇다면 자기가 왜 배신당했을지를 곰곰이 고민해서 납득해. 어찌됐든 상대가 배신할 마음을 먹은 이상 관계를 회복하거나 예전으로 돌아가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아니 순순히 관계정리 할듯. 다만 그렇다고 당하기만 하고 끝내진 않...지만 복수나 업보를 주기보다는 적절한 배상을 받고 끝내.
이리로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끼자, 여학생은 이리로 시선을 돌린다. 맹수나 뱀 같은 살기등등한 눈빛이 무심하게 쇼를 응시해온다. 무슨 용건이라도 있냐고 말을 꺼내려던 차, 쇼가 먼저 무슨 용건이냐고 말을 건네오자 시니카의 긴 눈썹이 한번 깜빡였다. 그리곤 오히려 반문하려는 듯 미간에 조금 힘이 들어갔으나- 이내 쇼가 뒤에 덧붙인 말에 미간의 힘이 풀린다. 아하, 경음부원이었구나, 하고 납득하는 듯한 반응이었다. 시니카는 시선을 피하듯이 비스듬히 내렸다.
"아무것도."
가까이 접근해보니 알겠다. 여학생치곤 떡 벌어진 어깨. 바깥쪽으로 미세하게 휘어있는 엄지손가락. 힘줄 도드라진 손. 손가락 사이에 잡힌, 드럼스틱 쥐는 자리에 생겨있는 굳은살. 온몸에서 풍기는 양키 같은 분위기. 이 순간, 쇼의 경음악부 부원으로서의 경력과 음악적 소질에 힘입어 쇼에게 본능적으로 와닿는 직감이 있었다.
직접 만든거니까 성의가 가득하긴 하지. 불호령이 살짝 들어간 목소리로 얘기하는 그녀를 보면서 예예, 하는 말과 함께 웃으면서 샐러드를 젓가락으로 한움큼 집어서 입에 넣는다. 샐러드의 야채들도 싱싱하다곤 말 못하겠지만 적어도 차갑게 식어버린 가라아게보단 나았다. 오리엔탈 드레싱의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는게 마음에 들었다.
" 손님을 초대해놓고 그렇게까지 방치하는 신은 아니야. 너가 생각하는 내 이미지가 그런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
신계에선 마주치지 않았고 작년에 같은 반이었을때부터 서로 신이라는걸 알아서 가깝게 지내다보니 친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신계에서도 지금의 삶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런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지는 않았으니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적나라하게 이런 삶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미지가 망가지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 그리고 내 방은 항상 밤하늘이 펼쳐져있어서 생각보다 구경하기 괜찮다고? "
밤 뿐만 아니라 낮에도 별들은 움직인다. 단지 낮엔 보이지 않기에 관심도를 좀 떨어뜨려도 될 뿐이다. 내 방은 항상 밤하늘이 펼쳐져있고 황도 12궁에 따라 나눠진 지역을 내가 원할때마다 확인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밤하늘을 별로 안좋아하면 그렇게까지 감흥은 없겠지만. 애초에 인간들한텐 보여줄 수 없는 곳이기도 하고.
" 나도 그렇게까지 거리가 가까운건 아니지만 축제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거니까. "
분명 이 근처에 꽃의 신이 현신해있다는 소문을 들은 것 같은데. 누구인지는 한번도 마주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꽃의 신이나 축제의 신이 정말 좋아할만한 행사인건 확실하다. 그런 신들과는 당연히 거리가 있는 우리지만 순수하게 즐기는건 그런건 상관 없는 일이 아닌가.
" 관심 있으면 나랑 같이 놀러가는건 어때? 재밌을 것 같은데. "
싱글벙글, 화사한 웃음을 보여주며 말했다. 아, 이런건 영업용 미소이긴한데 ... 뭐, 가짜 웃음은 아니니까 상관 없나. 학교에선 좀처럼 짓지 않는 표정이라서 주변에서 지나가던 애들이 약간 당황스럽게 쳐다보는 기색도 느껴진다.
아무것도, 라는 말에 쇼가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그리고 그 뒤에, 신경 쓰이는데, 라는 말을 덧붙이려다 입을 꾹 다물고 만다. 무심코 상대의 손을 내려다봤는데, 여학생의 손이 어쩐지 약간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손이 이상하게 생겼다는 게 아니라 범인의 것과는 다른 미세한 차이점이 있다는 뜻이다. 쇼는 곧 무언가를 알 수 있었다. 무수한 영상들에서 스쳐지나가듯 보았던 드러머들의 손과, 작년 경음악부 활동을 해오며 지켜본 드러머 부원의 손. 그런 것들과 대조해 보면 답이 나온다.
"혹시 드럼 좀 쳤었나?"
물음을 던지는 그 어조가 묘하게 들떠 있었다. 그제서야 이해가 되는 듯 싶었다. 이 학생이 부실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던 이유가. 아마도 드럼이 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지금 부실 비어있으니까, 원하면 들어가서 좀 쳐도 되고…"
그래서 쇼는 그런 제안을 했다. 아주 잠깐, 그 눈빛이 맑아진 것도 같았다. 그러다 괜히 머쓱해졌는지 뒷목을 살살 쓸어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