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껴본 손은 굳세다. 만드는 것보다 파괴하는 것이 더 익숙할지도 모를 손이다. 만일 자신을 죽이려 했을 적 만났다면 두렵다고 생각이 들 것이 분명했다. 목을 틀어쥐면 여린 목뼈는 엄지로도 쉽게 분질러질 것 같았고, 과장을 좀 보태자면 머리를 쥐면 으스러질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지만 당신의 손은 자신을 위해 많은 것을 만들어준다. 칵테일도, 스튜도, 이 온기도. 죽음에 대한 염려는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타인이 지금 이 상황을 보면 기가 차지 않을까. 누군가는 죽을지도 모르는 그 상황에서, 죽일지도 모르는 사람이 애정을 담은 손길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니. 다만 문제는 현재에 대한 염려는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겠다.
작게 기함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스크린에서 눈을 돌린다. 꼼질대며 품에 깊게 파고들자 정수리에 쓰다듬는 손길과는 또 다른 무언가가 와닿는다. 잠들었다 일어날 적에도 느꼈던 감촉이었기에, 에만은 눈만 들어 여인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래도 되나 싶은 표정에 멀뚱히 의문만 담아 눈을 끔뻑이다, 입맞춤을 남기자 눈을 내리감고 고개를 폭 기대버린다. 이제 페로사의 시선으로 보이는 것은, 다시금 이 작은 여우의 정수리뿐이다. 폭 파묻혀 그대로 가만히 있다 안고 있던 팔에 옅게 힘을 준다.
"아아안무서워.."
당근을 발견하고 가리는 게 없다고 부정하던 것과 비슷하게 이번에도 말을 늘리며 무섭지 않다 어필하였으나, 이미 엎질러진 액션이다. 여기서 확실해졌다. 아마 당신이 이 여우를 손에 쥐는 날, 한시도 떨어지지 않기 위해 폭 달라붙는 삶을 살 것이라고. 포옹에 큰 애착을 두고 말았으니 이제 당신의 책임이라는 것도.
에만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에 익은 포스터를 골라잡았다는 건 이해하겠지만, 따지고 고를 정신이 없었다는 말에 이 영화를 보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오른 것 같았다. 뺨이 점점 발그레하게 물들고, 세로로 죽 찢어진 동공은 점점 작아진다.
"에우우."
부끄러움에 고개를 폭 다시 파묻다 손에 쥐여지는 것에 눈을 굴린다. 마킹을 떠올리니 치사하단 생각이 든 건지, 입술을 오물거리다 양손으로 버튼을 꾹 누른다. 잔인한 장면은 잠시 소강 되었지만, 이때 바꾸지 않으면 또 터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뭘 봐야 하지? 역시 브리저튼? 아니다. 브리저튼은 너무해. 에밀리... 아, 안돼. 디즈니..? 미쳤나?
"나도, 지금은 경황이 없는데.. 그래도 나, 인기 있는 건 자주 보니까..."
인기 있는 추천작 리스트를 느릿하게 바라본 에만은 되는대로 꾹 누르기로 했고, 후회했다. 크루엘라! 하필이면 디즈니라니. 내색하지 않아야만 하는 난관이 들이닥쳤다. 모르겠다. 에만은 일단, 다시금 품에 기대기로 했다.
오늘은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 요즘 로로주랑 같이 있어서 정말 기쁘지만, 로로주가 나로 인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 나는 하루밖에 보지 못해도, 한 레스만 봐도 괜찮아. 그러니까 이걸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반드시 답레를 빨리 줘야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무리하면서까지 오지 않아도 돼. 편안하게 있어주먼 좋겠어. 내가 로로주와 함께 있을 때 편안한 것처럼.
오늘 하루는 월요일이네. 우리 오늘도 힘내고, 한 주 즐겁게 보내자. 정말 좋아해! 오늘은 로로주, 일찍 자자 >:0!!!! 늘 고맙고 좋은 꿈 꾸기야?(쪽)(안겨서 부빗)
부담을 느끼고 있긴 한데, 그건 에만주가 기다리고 있어! 하는 압박보다는 내가 좋은 글을 써서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욕심에서 나오는 부담이라고 생각해. 에만주가 언제까지나 나한테 상냥하고, 오래 기다려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나도 에만주에게 그렇게 오래 기다려줄 수 있고.
그런데 어느 쪽이건 부담이긴 마찬가지고... 예쁜 글을 써주려는 욕심이 오히려 에만주에게 부담감을 주게 된 것 같아 미안하네. 응, 에만주 말대로, 좀더 느긋하게 생각하면서 천천히 쓰기로 할게. 그렇게 말해줘서, 페로사주와 페로사를 소중히 여겨줘서 기뻐.
답레는 에만주 말대로 조금 여유롭게 다른 할 일 하면서 쉬엄쉬엄 써야겠다. 내 스스로가 나한테 주고 있는 부담 때문에 글이 더 안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니까. 그렇게 상냥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에만주도 에만도 많이 좋아해.
응, 이제 월요일이지. 에만주도 오늘 하루 무사하고 평화롭게 흘러가길 바라. 잘 자구 좋은 꿈 꿔. (쓰담담) (쪽)
좋은 점시임..(부비쟉)(파고들기) 요즘에 너무 일찍 잠들게 되네...🙄🙄🙄 좋은 현상이지만 좋지 않아..🥺
부담을 느끼고 있구나.. 어느 이유든 로로주가 편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면 좋겠어. 욕심도 좋지만 지치지 않게 페이스 조절 하자구.(꼬옥)
예쁜 글, 좋지. 그렇지만 로로주가 힘들어하고 무리하며 쓰는 글이라면 슬플 거야.. ;0;.. 건강도 멘탈도 최우선이라구!!!! (뽁실뽁실) 나는 부담 갖지 않았으니 걱정 말아요. 늘 로로주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주길 바라. 쉬엄쉬엄, 잡담도 하고 딴짓도 하고 현생도 살면서 느그읏하게 주라구우.. 응응, 나도 좋아해. (눈치) 사실은 가족처럼 사랑해! 0.<(무리수) 그리고 미안해하면.. 벌금 물거야!!! 우우!!! >:0!!!!
오늘도 2시 이전에는 들어갈 것 같아 이렇게 미리 레스 남겨. 으으음.. 분명 요즘 내 나름의 과수면을 하고 있다 생각하는데, 그것 때문에 잠이 늘어버린 건지, 아니면..😶 아무튼, 막상 하루가 지나면 기다렸다는 듯 체력이 전부 사라져있어서, 당분간은 이런 반강제적 규칙적인 낡고 지친 수면 사이클을 유지할 것 같네...😔 조금 오래 있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는 점, 미안해. ;0;
로로주는 월요일 하루 잘 보냈을까? •0• 만일 힘든 하루였어도 오늘 하루도 버텨줘서 고맙고, 내일도 힘내보아요. 나도 힘내볼게.
만약 잠들어있다면 좋은 밤 되길 바라고, 좋은 꿈 꾸길 바랄게. 잠들지 않았더라면 무리하지 않길 바라. 오늘도 좋아해!
아프면 아프다 말하라고 하지 않을게. 여기는 상판이고, 카톡이나 전화를 할 수 없는 익명이니 내가 상태를 몰랐다 한들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아니야. 지금은 로로주 몸을 더 챙겨야 하는 상황이 맞다고 봐.
잠들었다면 더 잠들고, 따뜻한 물도 자주 마셔주고. 아직 몸이 무거울 텐데, 덧날까 무섭다. 우리 로로주 더 자자, 아프지 말자.. 많이 아팠구나. 으응. 괜찮아, 천천히 줘도 돼. 멍해서 글이 안 잡히는 건 당연하답니다. 약기운도 열감도 있는데 왜 무리를 하려고 그래, 나 어디 안 사라지니까 걱정 말고 푹 자요, 푹.
응. 손 떼고... 푹 쉴게. 얼른 나아야지 혐생도 살고 답레도 쓰지... 답레가 늦어져서 미안하지만 거기다가 에만주 걱정까지 시키는 건 싫으니까. 잠이 다시 들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눈 감고 누워있을게. 기다려줘서 고마워. 걱정해줘서 고마워. 많이 좋아해.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구, 에만주도 피곤하면 일찍 자기야. 몸이 자라고 하는 걸 거절할 필요는 없으니까. 잘 자...
푹 쉬어. 쾌차하길 바랄게. 미안하다 할 필요가 없으니 너무 침울해하지 말아요. 갑자기 아픈 걸 우리가 미리 알겠어? 아프면 쉬는 게 당연하지, 미워하지 않아. 요즘 무리했을 텐데 이참에 푹 쉬자. 나야말로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많이 좋아하고, 푹 잠들기야. 잘 자요, 오늘 눈 감고 일어나면 내일은 조금 더 개운하고 덜 아픈 하루가 될 거야. 다시금 말하지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오늘 로로주가 잠들 적에 아프거나 불편해서 깨지 않고 푹 쉬길 기도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