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459108> [ALL/일상/학원물] 해랑고 학생들 - 4.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 :: 1001

◆FsxX/m0A.s

2022-02-19 23:17:59 - 2022-02-26 05:49:55

0 ◆FsxX/m0A.s (qSkv2DgvWE)

2022-02-19 (파란날) 23:17:59

입학과 개학이 잦아들고 슬슬 어느정도 정리가 될 때쯤.
3월 14일, 화이트데이가 돌아왔다는 소식과 함께 들려온 소식.
3월 말 즈음에 3월 모의고사가 있다고...?



1. AT필드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하지 않습니다. 항상 서로 인사하고 사이좋게 지냅시다.
2. 참치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용합니다. 편파, 캐조종 하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3. 수위는 최대 17금까지로 과한 성적 묘사는 지양해주세요. 풋풋하고 설레는 고등학생다운 연애를 합시다.(연플은 3/11까지 제한됩니다.)
4. 느긋한 템포로 굴러갈 예정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5. 서로 다양한 관계를 맺어 일상을 풍성하게 해주세요.


시트스레 - >1596452092>
TMI 스레 - >1596456087>
웹박수 - https://forms.gle/kimeuhWNpe8y7A3N9

818 은우주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0:58:06

어서 와라! 아진주! 안녕안녕이야!!

819 채린주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0:59:09

갱신할게~ 하루만 더 버티면 주말이다~~

820 아진주 (DBF8VBo.EI)

2022-02-24 (거의 끝나감) 20:59:25

일상을 돌려야겠는디 와이리 피곤할까... 아진주 컨디션도 아진이 따라가나 @_@

821 다운주 (N8SrfdsQ9I)

2022-02-24 (거의 끝나감) 20:59:29

채린주도 하이하이~~~~

822 아진주 (DBF8VBo.EI)

2022-02-24 (거의 끝나감) 20:59:43

웰컴 채린주~

823 하늘 - 지켜 봐줘 (.S0OVLaVHw)

2022-02-24 (거의 끝나감) 21:05:07

그 때에는
그 때와 같은 하루가

계속 이어질 줄로만 알았어
변하지 않을 줄로만 알았어

언제 까지고 변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게 쭉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해야 할 말을 전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게으름만 피웠지.

이제는

네가 창가에 심어 놓은
이슬 맺힌 은방울 꽃도

나만의 아름다운 추억이라며
홀로 가꿔나갈 수 있게 됐어.

너는 내게 어제의 밤하늘을 남겨주었고
나는 오늘의 밤하늘에서 내일을 보고 있어

너도 나와 같은 밤하늘을 보고 있다면,
그대로, 지켜 봐줘
여명처럼 아름다웠던 눈동자로.

늦었지만, 내일을 밝혀 올 테니까.

824 하늘주 (.S0OVLaVHw)

2022-02-24 (거의 끝나감) 21:05:38

우와앗 사람이 갑자기 많아졌다~~ 다들 반갑구 어서오라구~~

825 채린주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06:54

다들 안녕안녕~

>>820 목요일쯤 되면 피로가 누적되기 마련이지~ 일단은 컨디션이 더 중요하니 푹 쉬도록 하자..

맞다~ 다운이가 문자 보냈단 후일담 봤어~ 단문인 것도 3분 후에 누구인지 다시 보냈다는 것도 다운이 답더라~ 🤣 그 짧은 사이 참지 못한 채린이가 누구냐고 답장 폭탄 보냈을 듯. 🤔

826 은우주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08:47

>>819 어서 와라! 채린주! 안녕안녕이야!!

>>820 아이고. 너무 무리는 하지 마라! 아진주!!

>>823 음. 뭔가 하늘이는 아직 예전을 완전히 벗어내진 못한 것이 아닐까...하고 최근 시를 보면서 느끼고 있어. 뭔가 시들이 하나같이 미련이 가득한 그런 느낌이 가득하네.


아무튼 슬슬 9시도 넘었고 나도 일상을 구해보는 쪽으로 갈게. 돌리고 싶은 사람은 찔러주면 될 것 같고 꼭 돌려야한다 그런 거 아니니 스루해도 된다!

827 서우 - 다운 (e7AAz07np2)

2022-02-24 (거의 끝나감) 21:12:39

수업이 끝났다는 종이자 점심시간이 시작했다는 종이 울렸다. 그렇지만 서우는 급식실로 달려가지 못 했다. 업보를 치르고 있었다.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라는 그림처럼 허리를 숙이고서 바닥에서 무언가 열심히 줍고 있다. 날아가기 쉽게 깃이 달린 하얀 공, 셔틀콕이다. 무슨 업보인가 하면 체육 시간에 제대로 배드민턴을 치지 않고 장난을 친 것에 대한 것이었다. 제대로 랠리를 주고 받지 않고 일부러 이상한 곳으로 공을 보내며 짝이 받기 어렵게 하질 않나, 셔틀콕 여러개를 한 번에 보내질 않나, 하나인 척 두개를 겹쳐서 속이기까지 재밌게도 놀았다. 체육 선생님 눈에 그것이 제대로 밟힌 줄도 모르고. 다들 밥먹기 시작하는 점심시간에 서우가 직접 이곳저곳 퍼뜨린 셔틀콕에, 반 아이들이 미처 찾지 못한 셔틀콕까지 찾게 될 줄 모르고!

“으아―아――!!!”

바닥에 벌러덩 누워버린다. 얌전히 셔틀콕이나 주울 성질머리가 아니었다.

“하―기―싫―어―!”

고작 두 개밖에 안 주웠다. 체육 선생님이 본다면 저 얄미운 머리통에 딱밤이라도 한 대 놓았을 것이다. 체육 선생님은 벌써 점심 시간을 즐기러 떠났지만. 그렇다고 아무도 듣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반 아이들이 전부 점심을 먹으러 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서우의 배드민턴 짝이었던,

“우~니야…. 넌 밥 먹으러 가도 돼…….”

다운이, 다우니. 동명의 섬유유연제가 광고할 때 쓰는 그 음의 높낮이로 부르되 ‘다’만 뺐다. 멋대로 지은 별명을 부르고 하는 말은 ‘나 혼자 다하겠다!‘라는 뜻이었는데 제대로 전해지지는 못할 것 같다. 말하는 톤이 비오는 날 고개 숙인 봄꽃잎처럼 추욱 처진데다 조그맣게 웅크려있기 때문이다.

828 채린주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13:14

>>823 시를 보고 있으니까 함께 했던 빈 자리가 확실하게 느껴져서 너무 안타깝다..

>>826 쿡쿡

829 은우주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15:51

>>828 채린주인가! 오케이! 선레는 다이스로 정한다고 치고 상황은 원하는 것이 혹시 있을까?

830 서우주 (m9znLgzoFU)

2022-02-24 (거의 끝나감) 21:16:13

선레 쓰고 오는 사이 복작복작해졌나~~~!!☺️☺️ 다들 좋은 밤이야~~~

831 다운주 (N8SrfdsQ9I)

2022-02-24 (거의 끝나감) 21:17:44

>>825 아나 ㅠㅠㅠㅠㅠ 폭풍 문자 너무너무 귀엽다 ㅋㅋㅋ큐ㅠㅠ

다들 어서어서와~~~~~~

832 하늘주 (.S0OVLaVHw)

2022-02-24 (거의 끝나감) 21:18:05

빈자리는 허전하지만 남겨준 것도 많으니까~! 내일로 나아가면서 이겨낼거라구~

서우주도 반가워~!

833 서월주 (DRd.yQ1Muw)

2022-02-24 (거의 끝나감) 21:20:35

팝콘은 캬라멜!

834 은우주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21:41

서월주도 어서 와라! 안녕안녕이야!

835 채린주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29:41

서우주도 좋은 밤~ 서월주는 어서 와라~

>>829 고민해봤는데 오늘따라 신박한 상황이 안 떠오른다.. 🥲 아직 화이트데이 안 끝났으니까 같은 반 애들한테 사탕 나눠주던 채린이가 은우에게도 하나 준다던지, 아니면 수업 시간 내내 멍 때리다가 노트 필기 빌려달라고 하던지.. 이 정도 부탁은 얼굴 아는 애한테 할 테니까.

836 은우주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32:28

>>835 일상이라는 것이 그런 자잘한 것들의 연속이 아닐까 싶어! 그럼 일단 화이트데이라는 느낌으로 돌려보는건 어떨까? 두 상황 다 화이트데이에서 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관련으로 만나다보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올 수도 있는 거니 말이야!

837 채린주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35:15

>>836 그래~ 그럼 노트 필기 빌려달라고 하면서 사탕을 뇌물로 주는 느낌이 되려나~ 🤔 선레는 다이스 돌릴게~

.dice 1 2. = 2
1. 채린주 2.은우주

838 은우주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40:18

내가 선레가 되는구나! 좋아! 그럼 천천히 써올게!

839 다운 - 서우 (N8SrfdsQ9I)

2022-02-24 (거의 끝나감) 21:43:48

다운은 서우 뒤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을까... 다운은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과거를 헤아려보았다. 오늘따라 배드민턴이 쉽지 않았다. 뭐가 문제였는지 한 번 생각하고 두 번 생각해봤는데 객관적으로 자기 잘못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다운이 화가 났다는 건 아니다. 다운이야 워낙 별 생각 없이 살지 않던가. 후반에는 자기도 서우의 장난에 반쯤 장단맞춰줬으니 자기 잘못이 아예 없지는... 아니 근데 내 잘못은 아니지. 다운은 뻔뻔하게 생각했다.

벌러덩 드러누운 서우에게 다가가 몸을 굽힌다.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어서 주섬주섬 셔틀콕을 줍다가 서우를 재촉했다. 높낮이 톤이 일정한 게 마치 알람음처럼 들릴 지경이었다.

"빨리 끝나야 밥 먹으러 가지. 얼른 일어나서 줍자. 내가 도와줄게."

하고 일어나 또 다른 셔틀콕을 주으러 자리를 옮기는 것이었다. 점심이야 아직 여유가 있었고 다운은 식탐 많은 성격도 아니었다. 그래서 별로 조급하지 않았다. 느릿느릿 하품이나 하다가,

"아, 그래? 그럼 나 먼저 갈게. 이것만 정리해놓고."

눈치 없이 대답했다. ...다운이한테 솔직하지 못하게 말한 서우의 잘못인지, 아니면 저걸 또 눈치 없게 진실로 받아들인 다운의 잘못인지 모르겠으나 상황이 영 이상스럽게 흘러가는 건 알겠다. 다운이 품에 모아뒀던 셔틀콕을 자루에 우스스 떨어뜨려 놓다가 등을 돌렸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데. 다운은 잠시 고민하다가 느릿하게 덧붙였다.

"...농담이었어."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갈 때 해결해줄 마법의 한마디!

840 은우 - 채린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1:44:46

적어도 오늘 하루는 시끌벅적한 하루가 쭉 이어지지 않을까하고 그는 생각했다. 당장 타바스코 사탕을 넣고 즐겼던 룰렛을 몇 번이나 즐기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주변의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으니까. 이번 쉬는 시간엔 어디 안 가고 자리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수업이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 이내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기분 좋게 쭉 두 팔을 뻗어 기지개를 켜며 일어서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그렇다고 룰렛을 끝낼 생각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 슬슬 피해다니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그는 가만히 주변을 살폈다. 아마 알고 있는 이도 있을테고 모르는 이도 있을테고.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자리에 앉아서 쉬기로 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그가 방금 전에 공부한 것을 복습하는 일은 없었다. 물론 공부를 아예 안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쉬는 시간에 쉬지 않고 공부를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겠는가..라고 그는 생각했다.

친구에게 받았던 알사탕 하나를 꺼낸 후에 그는 그 사탕을 입에 쏙 집어넣었다. 달달한 오렌지향과 맛이 혀 끝에 녹아내렸다. 와. 이거 맛있네. 무슨 사팅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포장지를 확인했다. 편의점에서 본 사탕인데 이게 이렇게 맛있었나? 나중에 하교하면서 하나 사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841 서우주 (ykpJfSr3Mc)

2022-02-24 (거의 끝나감) 21:45:44

다운이 귀여워~~~ 느릿하게 덧붙인 말이 귀여워~~~~~

842 다나주 (2Di257Nozo)

2022-02-24 (거의 끝나감) 22:00:13

다나아아아앗!!!!!! 일상을 구합니다앗...!!!
선관은 다나가 국내에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어려울것 같습니다앗...!!!

843 은우주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2:02:00

나는 막 일상을 돌리기 시작해서..다음에 기회가 되면 만나보자!!

844 하늘주 (.S0OVLaVHw)

2022-02-24 (거의 끝나감) 22:03:32

팝콘 와그작, 다들 귀여워~~~

다나주 반가워어어~~ 일상은 나두 돌리는게 있어서 다음에 만나자~~!!!!

845 서우 - 다운 (I5ySjau.42)

2022-02-24 (거의 끝나감) 22:10:09

“우~니는…… 천사야…?”

셔틀콕을 저렇게나 모았다니, 서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 번 힘차게 내던진 탱탱볼처럼 이리 튀고 저리 튀고 들쑤시고 쏘다니는게 서우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고 일단 잎으로 나아가 부딪히는 재미로 사는 애한테, 반복 노동 단순 작업이 주어졌으니 하기 싫어 널부러지는게 이해된다. 업보라는 점에서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고, 서우는 우니가 그렇게까지 말해준다니 느릿느릿 몸을 일으켜세웠다. 휘말린 우니가 이렇게나 도와주는데, 계속 발라당 누워있을 수는―

“어엉?! 안 돼―!!! 나랑 같이 점심 먹어줘야지!!! 우~니는 서우 혼밥시킬거야……?”

밥 먹으러 가도 된다고 한 것은 서우였다. 말한지 1분은 지났으려나, 서우는 바로 번복했다. 정반대의 말을 한다. 눈썹을 여덟 팔 자로 갸륵하게 휘고, 울망울망 어린 아이가 갖고 싶은 장난감을 재촉하는 눈빛으로 우니를 바라본다. 우니가 농담이라고 말할 때까지 계속된 눈빛공격이다.

“―그럴 줄 알았어!”

농담이라고 말하자마자 자리에서 튀어오르듯 일어섰다. 방글방글 웃는게 이정도면 연기를 전공 삼아야할 것 같다.

“근데근데, 우~니는 내 이름 알아?”

서우는 반 아이들 이름을 다 알고 있었다. 출석부를 보고서 별명을 짓는게 새학년을 맞이하는 서우의 첫 임무이기 때문이다. 셔틀콕을 다시 이삭 줍듯 모으나 싶었는데, 그새 또 우니의 뒤꽁무니를 쫓아와 기대어린 표정으로 바라본다.

846 서우주 (I5ySjau.42)

2022-02-24 (거의 끝나감) 22:11:38

나도 일상 돌리는게 있어서~~~!! 다음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 잡담도 제대로 못 보는 중이라 🥲🥲 그래도 다들 하로하로 쫀밤이야~~~🥰

847 채린 - 은우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2:11:48

오늘의 학교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아무래도 그 원인은 화이트데이일 것이다. 기념일이란 건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 법이니까. 아침부터 교실은 저마다 사탕을 나누는 아이들로 시끄러워졌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쉬는 시간일 때의 이야기. 수업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탕은 자취를 감추고, 글씨를 적는 소리만이 가득 채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여전히 손이 움직이지 않는 이가 있었으니. 채린이었다.

채린은 칠판에 적힌 글씨를 뒤로하고 창문 밖으로 눈을 돌렸다. 체육 시간인지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보인다. 몇 학년일까. 쟤 되게 빠르다. 하며 이어지던 잡생각을 멈춘 건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였다.

“아.”

채린은 책상을 보았다. 새하얀 공책은 새것과도 다름없었다. 아는 선배의 말에 의하면 이 교사는 불시에 필기 검사를 한다고 했다. 미리 적어두지 않으면 울게 될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채린은 주변을 살폈다. 마침 익숙한 얼굴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금 바빠? 넌 아직 안 준 것 같아서.”

채린은 생글거리는 낯으로 타이밍 좋게 비어있는 앞자리에 앉으며, 초록색과 주황색의 막대사탕 두 개를 그의 책상 위에 올렸다. 본론은 숨기기 위해 공책은 아직 책상 밑에 들고 있다.

848 다나주 (2Di257Nozo)

2022-02-24 (거의 끝나감) 22:13:46

아쉽습니다앗...!!! 그렇다면 오늘은 관전으로...!!!

849 채린주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2:14:58

다나 만나고 싶은데 내가 멀티는 무리라.. 😥 다음엔 꼭 같이 돌리자~!

850 은우 - 채린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2:20:17

"응?"

자신의 자리로 향하는 발소리가 그의 귓가로 들려왔다. 물론 그에게는 발소리만 듣고 그게 누구의 발소리인지 파악하는 능력은 없었기 때문에 발소리의 주인공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야 알 수 있었다.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며 그는 의자에 앉은채로 그녀를 바라봤다. 이내 들려오는 바쁘냐는 물음에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저번 시간까지는 좀 바쁘긴 했는데 지금은 프리해. 응? 그런데 사탕이야? 오! 땡큐! 잘 먹을게! 역시 살면서 친구가 있으면 이렇게 좋단 말이야. 아. 맞아. 나도 너에게 사탕 줬었는데. 챙겼어? 우주 사탕 있는 그거."

점심시간 무렵에 자신은 분명히 반의 모든 책상에 사탕을 돌렸다. 물론 그녀를 만나서 직접 준 것은 아니었으나 반 책상 전부에게 돌렸으니 당연히 그녀의 자리에도 사탕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 안에 들어있는 팝핀캔디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자신도 알 길이 없었지만. 아무튼 어깨를 으쓱하며 그는 가만히 주변을 돌아보며 입에 남아있는 사탕을 가볍게 씹은 다음에 꿀꺽 삼켰고 방금 받은 사탕을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다.

"음. 김에 왔으니 물어보겠는데 말이야. 이런 날에 검은색 사탕 복면을 쓰고 사탕을 몰래 숨긴 후에, 막 퀴즈 같은 것을 뿌리면서 최종장소에 숨겨뒀던 사탕에다가 플러스로 선물같은 것을 놓아두는 괴도 같은 이가 있으면 어떨 것 같아? 약간 이벤트 느낌으로?"

점심시간 무렵, 살짝 생각했었던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과연 어떨까 생각을 하며 그는 그녀에게 물어봤다. 물론 긍정적인 답이 나올 것 같진 않았으나 그래도 물어서 손해볼 일은 없지 않겠는가.

/

자세한 이야기는 >>209 ! 일단 2학년 1반에겐 모두 돌렸다!

851 다운 - 서우 (N8SrfdsQ9I)

2022-02-24 (거의 끝나감) 22:35:22

천사라는 말에 입을 잠시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무언가 반박하려다 만 것 같다는 인상이 든다. 천사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느니 이상한 말 하지 말라느니 주저리주저리 어깃장 놓는 대신 다운은 작게 툭 내뱉었다.

"나는 다운인데..."

딱히 반박하려는 말은 아니었고 혼잣말에 가까웠다. 다운은 사회성도 떨어지고 친구도 몇 없어서 서우 같은 친구를 대할때면 항상 어찌할 바 모르고 쑥맥처럼 굴기 일수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는데 같이 밥 먹어줘야한다는 말에 다운은 잠시 사고가 멈춘 것처럼 보였다. 팔짱을 끼고 고개를 기울이다가, 정말로 궁금해서 묻는다는 듯 검지를 내민다.

"근데 우리 옛날에 만난 적 있던가?"

그렇지 않고서야 밥도 같이 먹고 애칭도 정해주고 할리가 없지 않은가. 내가 기억을 잃었을지도, 내가 또 까먹었을지도, 아니면 내가 사회성이 떨어진 나머지 아싸처럼 구는 걸지도... 덜컥 겁을 먹은 다운이 심기불편한듯, 침음을 흘린다. 친구 사귀기가 이토록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건 서우가 곧잘 말을 붙여와 대화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잦아들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정 안되면 또 지금처럼 농담이라 얼버부리면 그만이다.

"엇, 이름? ..........."

비상이다. 다운은 팔짱을 끼고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얼굴이 얼마나 진지했는지 하마타면 친구 이름을 까먹은게 아니라 제 어머니 이름을 까먹은 줄 알겠다. 아무튼 나름의 답을 찾은 다운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시우?"

아니다.

852 채린 - 은우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2:51:11

그가 바빴다고 말하고서야 용케 타이밍이 맞았구나 싶었다. 채린은 매 쉬는 시간마다 사탕 교환하러 다닌다고 바빴기에 그가 자리를 얼마나 비웠는지도 몰랐다. 그냥 대충 비슷한 시간 보냈겠거니 짐작할 뿐이다. 어쨌든 화이트데이니까.

“나한테?”

채린은 고개를 기울였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곧 한가지 떠오르는 게 있었다. 점심을 먹고 돌아왔을 때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것. 친구들에게 물어봤을 때 다들 자기도 받았다고만 해서 의문이었는데, 이제야 찾은 모양이다.

“아, 그거. 난 또 산타가 시기를 착각한 줄 알았잖아. 너였구나~ 근데 왜 애들 없을 때 놔뒀어?”

채린은 비밀이 밝혀졌단 게 유쾌해서 웃었다. 사실 채린은 사탕 자체보단 누가 그걸 놔뒀는지가 더 신경 쓰이던 참이었다.

“어떻긴. 당연히 재밌겠지! 왜? 어디서 그런 이벤트 열린데?”

채린은 지루한 일상에 찾아올 이벤트라면 마다하지 않았다. 뭐가 되었든 수업 듣는다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보다야 훨씬 즐거울 테니까. 진짜로 열린다고 하면 친구들이랑 같이 갈까 싶었다. 관심이 생겨 의자를 당겨 앉으려던 채린은 들고 있던 공책을 떨어트렸다. 그제야 제가 이곳에 왔던 목적이 떠올랐다.

채린은 슬쩍 상대의 눈치를 살피며, 공책을 책상 위에 반쯤 걸쳤다. 그리곤 말을 하는 대신 웃었다.

853 대수주 (HKxAqsvrmo)

2022-02-24 (거의 끝나감) 22:54:53

>>848
늦었지만 일상을 돌리시렵니까?

854 은우 - 채린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2:58:35

"어. 뭔가 있을 때 놔두기도 뭐해서 말이야. 지금도 네가 이렇게 사탕 안 줬으면 굳이 말하지도 않았을걸? 좀 그렇잖아? 내가 모두에게 돌렸다! 하면 뭔가 되게 생색내는 것 같고, 애매하고 말이야."

물론 딱히 말을 한다고 해서 크게 변하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생색내는 분위기는 살짝 피하고 싶은 것이 그의 마음이었다. 방금 말한대로 그녀가 사탕을 주러 온 게 아니라면 그녀에게도 딱히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테니까. 정말로 가볍게 대답하며 그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이어 주머니에 넣어둔 사탕을 언제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자신의 물음에 대한 답이 나오자 그는 손뼉을 짝 쳤다.

"그치? 그치? 되게 재밌고 즐거울 것 같지 않아? 아. 이벤트가 열린다기보다는...그냥 그런 일도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야! 하하하!"

아무리 그래도 자신이 그런 일을 꾸미려고 했다..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하며 그는 말을 얼버무렸다. 그야 정말로 하게 되면 아마 내년이 될 텐데 자신의 정체를 미리 밝혀서 좋을 것은 없지 않겠는가.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이야기였다. 고3이 되어서 공부를 제대로 하게 되면 그런 이벤트성 장난은 치고 싶어도 못 칠 가능성이 높았을테니까.

"아무튼 아저씨는 잘 지내고 있어? 우리 아빠가 가끔은 안부 좀 묻고 그러라는데. 옆집 아저씨도 아니라서 참 애매하단 말이야. 이게. 아. 그런데 그 공책은 뭐야?"

방금 공책이 떨어진 것은 그도 눈으로 확인했다. 저 공책이 갑자기 나왔을린 없고, 그녀가 가지고 온 것은 분명해보였다. 그렇다면 그녀가 왜 여기로 공책을 가지고 왔는가. 가만히 생각하던 그는 살짝 의자를 뒤로 빼면서 일어날 채비를 했다.

"말해두는데 모의고사가 다가온다고 쉬는 시간에 공부할 생각 없어. 난. 알지? 채린아? 알잖아. 내가 그런 성향 아닌거 말이야. 우리 엄마가 공부 좀 시키라고 말이라도 한 거야? 아. 하지만 너도 딱히 그런 성향은 아닌 것으로 기억하는데."

생각해보면 그녀도 딱히 공부에는 관심이 없지 않던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855 다나주 (2Di257Nozo)

2022-02-24 (거의 끝나감) 23:03:39

>>853 대수!!! 좋습니다앗...!!! 선레는 어떻게...?

856 서우주 (Wce2bbdJbA)

2022-02-24 (거의 끝나감) 23:04:48

다운주 미안!!! 🥲🥲🥲 갑자기 할일이 생겨서 답레 내일 줄 수 있을 거 같아 😢 멀티해도 상관없고 🥲🥲

857 대수주 (HKxAqsvrmo)

2022-02-24 (거의 끝나감) 23:06:55

>>855
잠시 설겆이를 해야해서 선레를 주신다면 성의가 담긴 답레를..!

858 다운주 (N8SrfdsQ9I)

2022-02-24 (거의 끝나감) 23:08:10

>>856 앗 괜찮아 괜찮아~~~~ 잘 마치고 낼 천천히 줘~~~~ 나도 12시 이후로 할게 있구

859 다나주 (2Di257Nozo)

2022-02-24 (거의 끝나감) 23:10:39

>>857 오오케이...!!!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860 다나 - 대수 (2Di257Nozo)

2022-02-24 (거의 끝나감) 23:32:09

☆이전까지의 줄거리

"여기서부터는 혼자서 갈테니까 따라오면 안됩니다!"
"하지만 아가씨..."
"유모도 집에 있을때랑 다를게 없네요!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 승리는 없다-입니다!!!"

다나의 유모, 헬렌 조는 그저 난처할 뿐이었다. 태어난 순간부터 모시기 시작해 어언 17년, 아직까지도 행동패턴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제대로된 제어법이 식사나 고용주 말고는 없다는 것에 매일 고뇌할 뿐 그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아, 여기서는 차를 몰아도 되던가?"
"사장님께서 운전은 집안에서만 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하지만 여기는 아빠가 없는걸요?"

이건 그나마 괜찮은 편이다. 방금 전, 돌연 '그러고보니 아직 바다에 놀러가지 못했다'고 말한 이후에 막무가내로 수영복을 찾아대던 아가씨를 말리고 멀쩡한 옷을 준비해 입힌뒤 차를 대기시켜 해변으로 나오기까지... 2시간. 2시간이 걸렸다. 단순히 '나오는것'에만 2시간이 걸렸는데 그것도 옷이 마음에 안든다던가 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아가씨가 쉴새없이 조잘거리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믿겠는가?

"...오늘부터는 집안에서 한국어만 쓰십시오."
"에?왜요? 학교에서만 배우면 되는게 아닐까요?"
"아가씨가 이 학교에 더 빨리 적응하게 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의 이야기


헬렌은 나쁜사람입니다. 그렇게 정했습니다. 뭐가 마음에 안든건지 언어의 자유를 빼앗아가더니 이제는 한글공부를 마칠때까지는 디저트의 리퀘스트도 받지 않겠다고 하지 뭡니까. ...아예 안받는게 아니라는 잠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원하는게 없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것도 이 이해안되는 한글...

"ㄱ...ㅠ...ㄹ... 납득, 안돼입니다."

세상에, 어느 나라 사람이 저걸 '귤'이라고 발음 합니까?! 분명 광고에서는 너도 할수 있다! 초등학생도 한다고 하던데 이 나라 사람들은 어린애한테 도대체 뭘 시키고 다니는 겁니까?!
삐뚤빼뚤 넓은 공책에 한글을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가지만, 역시 납득이 안됩니다. 가나다와 아버지, 어머니는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저런 미묘한 발음은...
안되겠습니다. 여기는 도서관, 분명 무언가 답이 있을겁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어, 귀인은, 가능하다-에요? 입니다? 이거, 뭐라고 한다-에요?"

...부끄럽기야 하지만 들고있던 노트를 들고 지나가던 사람을 붙잡았습니다.

861 하늘주 (.S0OVLaVHw)

2022-02-24 (거의 끝나감) 23:34:23

ㅋㅋㅋㅋㅋㅋ 다나 너무 귀엽다~~~~ 팝콘냠

862 은우주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3:34:26

맙소사...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863 채린 - 은우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3:36:57

“생색내면 어때. 그래야 고생해서 나눠 준 보람이 있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혼자 알고 만족하면 된다는 걸까? 채린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다. 본인이 주면 줬다고 광고하는 사람인지라 더욱 그랬다. 아무래도 산타가 가상의 인물인 줄 알았더니 실재하기도 하나 보다.

“뭐야. 없는 이벤트였어? 진짜 어디에서 하는 줄 알았네. 상상력도 좋다.”

진짜 있는 이벤트라면 친구들 데리고 놀러 가려고 했더니 김이 샜다. 기껏 자세를 고쳐앉은 보람도 없어서 채린은 도로 편하게 앉기로 했다.

“아빠야 항상 잘 계시지. 슬슬 리조트 비수기라고 요즘은 엄마랑 꽃놀이 다니느라 바쁘셔. 너희 아버지는? ─아, 잠깐잠깐, 앉아봐! 당연히 알지. 너희 어머니 만난 적도 없고, 나 안 할 거도 잘 아네. 그러니까 이건.”

채린은 혹시나 은우가 떠나버릴까 급히 만류하며, 공책을 책상 위에 올린 후 펼쳤다. 새것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깨끗한 페이지가 펼쳐진다.

“어제 내가 늦게 잤거든. 그랬더니 너~무 피곤하더라고. 방금 수업 듣다가도 졸았다니까. 그래서 말이야. 혹시 필기했어?”

실컷 쓸데없는 말을 한 후에 본론이 나왔다. 사실은 그냥 수업 듣기 싫어서 안 썼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안 빌려줄까 봐 거짓말 좀 했다.

864 채린주 (zEIt/BTIvA)

2022-02-24 (거의 끝나감) 23:37:49

충전기 찾느라고 늦었다. 미안해.. 😫

865 대수 - 다나 (HKxAqsvrmo)

2022-02-24 (거의 끝나감) 23:40:43

"에?"

마치 '도를 아십니까?' 라거나 '훨칠해보이시네요' 라고 불린 것 같은 그런 아주 수상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말을 걸었다. 하지만 그런 목적이라고 하기에는 이 사람은 외국인 이었으니 그냥 길을 물어보는거라 생각되었다. 이곳도 나름 놀 수 있는 장소도 있으니 관광객이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지. 그래도 외국인 치고는 한국어를 매우 잘 하는 사람이었다. 아무래도 여행을 하면 그 여행지의 언어부터 알아보는 그런 사람인걸까?

"귤..이라 부르지 않을까 싶은데."

당연히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인종 중 한명인 그는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하지만 이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귤' 이라는 단어를 쓴단 말인가.

당연하게도 그의 입에서는 본토사람의 발음 '귤' 이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재현되었고 그는 그녀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혹시 무언가의 촬영? 그렇다기에는 카메라가 있는건 아니고. 그렇다기보다 이 항구근처에서는 귤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을텐데?

"(이 근처에)귤은 없을거라 생각해."

동네 마트라면 팔지도 모르겠지만. 아아, 혹시 그녀는 갑자기 오렌지나 귤같은 과일을 먹고싶었던걸까? 그거라면 어느정도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866 은우 - 채린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3:44:37

"글쎄. 뭐, 내년 이 맘쯤에 누군가가 할지도 모르지? 원래 이런 날이 되면 막 활동하고 싶어하는 이가 생기기도 하고 그렇잖아? 당장 나만 해도 방금 전까지 타바스코 사탕을 넣고 번갈아가며 먹으면서 게임을 즐겼는걸. 아. 참고로 6전 4패야."

괜히 입이 얼얼하다는 듯 그는 장난스럽게 키득거리면서 자신의 입술을 부채질하다가 다시 손을 아래로 내렸다. 물론 먹는 순간엔 상당히 매웠지만 그 매움이 아직까지 가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전 타임에선 매점으로 황급하게 뛰어가서 우유를 벌컥벌컥 마시기도 했으니 더더욱. 물론 그런 말은 굳이 자세하게 설명하진 않았다.

"앉기야 앉겠는데... 아. 우리 아빠는 여전히 잘 지내. 요즘엔 낚시에 살짝 빠지셨는지 일이 없으면 바다에 낚시하러 간다니까. 그런데 은근히 구경하니까 재밌을 것 같아서 나도 배워볼까 싶지만 뭔가 기다리는 거 되게 지루할 것 같기도 하고..."

미덥지 못한 표정을 지으며 은우는 일단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무튼 그렇다면 공책을 가지고 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해답은 곧 그녀의 입과 텅 비어있는 깨끗한 페이지를 보면서 짐작할 수 있었다. 허나 그녀의 말을 온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은우는 정말로 빤히 채린을 바라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런 것치고는 그다지 피곤해보이지 않는데? 너. 아무튼 뭐 때문인진 알 것 같아. 그야 난 당연히 필기했지! 어쨌든 시험을 아예 놓을 수도 없고, 일단 명문고니까 어느 정도는 공부를 해야 하잖아?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넌 정말 이 학교에 올 자격이 있냐는 말을 듣기도 싫고. 아무튼..."

이어 은우는 바로 옆에 둔 자신의 공책을 펼쳤다. 그래도 공부를 일단 조금은 하는지 페이지에 꽤 깔끔한 필체로 이뤄진 필기가 가득 매워져있었다. 이어 은우는 얼마든지 쓰라는 듯이 피식 웃어보였다.

"오케이. 오래 알고 지낸 친구 서비스! 친구 좋을게 뭐겠어. 이럴 때 돕고 돕는거지. 아무튼 다음 시간까지는 돌려줘. 그러니까 3일 뒤였나? 아무튼 그때까진! 나도 계속 필기는 해야 하니 말이야. 아무튼.. 2학년 새학기인데 재밌는 일 겪은 거 있어? 혹시?"

867 은우주 (/ZSDkei..A)

2022-02-24 (거의 끝나감) 23:44:55

아니야!! 천천히 써도 괜찮아!!

868 다나 - 대수 (DRDsPj9tCU)

2022-02-25 (불탄다..!) 00:00:15

"Thank you!그런데- 당연하다-입니다. 다나, 가지지 않고있다. 한국어, 공부한다-입니다. Two months 전에, 여기 왔다-에요."

어쩐지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은 사람에게 맞장구쳤습니다. 그래도 몇번이고 들어도 저 발음은 익숙해지지않습니다.
게다가 어쩐지 저 사람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친절한데 그럴리가 없지요!!! 적어도 제가 공항에 내려서 지금까지 만난사람... 어... 몇명이나 되죠?! 학교에 들어오고 난 이후에 한 반에 들어간 사람이 제일 많았던 것 같은데?

"아, 그러면, 이건 어떻다- 입니까? Korean, 어렵다-에요. Help me. 도-캐비"

고구마, 도깨비... 뭔가 단어를 연결지으면 '의미'는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음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본 드라마도 제목이 이랬는데 헬렌이 어쩐지 이상한 웃음으로 바라보던게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분명 3월에는 모의고사? 라는게 있었을겁니다. 거기서 한국어 점수가 높게나온다면ㅡ 디저트 통제도 풀릴겁니다.

"모든 순갼이 눈부셔따- 맞다입니까?"

제가 느끼기에도 들뜬 것 같았습니다! 그야 이렇게 완벽한 대사를 말해본것도 처음이지만, 이대로라면 머지 않은 미래에 제 사소한 희망사항이 이루어질지도 모르는거니까요!

"아, 죄송하다입니다. 당신, 나에게 수업해준다? PAY, 맞추어준다. 나쁘지 않은 선택. 선제요-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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