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토끼만 날뛰는 달이 아니다. 3월은 고등학생도 날뛰게 하는데.... 어색한 첫만남이 언제냐는 듯 급속도로 친해진 당신들은 금방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매점과 급식소로 뛰어가게 되어 있다. 그것이 이 학교라는 공간의 특징이 아닐까?
1. AT필드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하지 않습니다. 항상 서로 인사하고 사이좋게 지냅시다. 2. 참치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용합니다. 편파, 캐조종 하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3. 수위는 최대 17금까지로 과한 성적 묘사는 지양해주세요. 풋풋하고 설레는 고등학생다운 연애를 합시다.(연플은 3/11까지 제한됩니다.) 4. 느긋한 템포로 굴러갈 예정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5. 서로 다양한 관계를 맺어 일상을 풍성하게 해주세요.
헉 태식주 아이디어 좋다!!! 캡틴이랑 이야기 잘 되면 좋겠어! 미나 픽업가챠 겁나 잘나왔잖아 비틱금지!!!!!!! 흐아앙 나도 얻게 해줘~~~~~~ 시나몬 완죤 귀엽쥐 응응 ^_^ 간식 입에 물고있으면 무한뽑보 받을 수 있을 지도?? 이정이가 그 얘기 들으면 바로 네 발로 자리잡고 왈!!왈ㄹ!!!!왈알!!! 하고 짖는다(ㅎㅎ) 언제 서우랑도 한 번 만나게 해줘야겠네~~~
별명이 조금 바뀌었다? 웬 너구리? 아진은 서우의 머리에 머리삔으로 끼워놔버린 나뭇잎을 보고 하는 말이었지만, 창가에 있는 탁상거울을 보지 않고는 서우가 그것을 알 수 있을 턱이 없었다.
잠에서 깨운 것은- 어쨌건 잠에서 깨긴 해야 했고, 이대로 잠들었으면 5교시, 잘하면 6교시까지 디립다 부스에서 자버렸을 터인 데다가, 그랬으면 수면 패턴이 폭망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서우가 아진을 깨운 건 한창 깊이 잠들어있어야 할 자정 넘은 시각이 아니라 점심시간이며, 아진은 낮잠을 자는 것보다 친구랑 밥을 먹는 게 더 좋았기에 서우가 자신을 깨워준 것을 전혀 불쾌하게 여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신을 깨워준 것이 서우라서 더 기분좋게 잠에서 깰 수 있었다. 그래서 서우가 뭔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갑자기 협상카드를 내밀자, 아진은 도리질을 친다. 오히려 아진은 서우더러 네가 붕어빵 세 마리를 먹는 건 어떻냐고 물어볼 참이었던 것이다.
"에이, 나 밥 다 먹고 나면 붕어빵 세 마리씩은 못 먹어. 오히려 네가 붕어빵 세 마리 먹으면 안 되냐고 물어보려던 참인데 그러면 두마리 두마리씩 갈라먹지 뭐~"
치킨 한 마리를 떡볶이 씹어먹듯 씹어먹어버리던 과거에 비해 확실히 식사량도 줄었다. 서우가 무언가를 가져오면 없던 입맛도 도는지라 평소처럼 깨작대는 것보다 좀더 식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물론 예전의 활기찬 아진을 기억하던 서우의 눈에는 영 식사량도 깨작거리게 된 모습으로밖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그래도 곧잘 밥도 반찬도 쏙쏙 집어먹는다. 그러다 갑자기 서우할미가 되어버리자, 아진은 까르륵 웃었다.
이제 확실하다. 설상산의 경치에 푹 빠져버린 나머지 수업종이 치는 줄도 모르고 천진난만히 옥상에 남아있던 청춘이 아니었다. 자신과 똑같이 땡땡이를 즐기러온, 음, 그래. 젊음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학생이라 해두자.
" 예 뭐... 그렇죠? "
시호가 어색하게 웃었다. 대신 괜스레 어깨에 두르고 있던 담요를 꼭꼭 여미는 것을 보니 조금 머쓱한 눈치였다. 이크. 내 명찰 읽는다. 시호는 조금 더 상대에게 다가가며 다시 한 번 인상을 훑었다. 일단 눈에 익은 얼굴은 아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란 소리겠지. 뭐 아닐 수도? 사실 홍시호는 남의 얼굴을 잘 외우는 편이 아니었기에, 한두 번 얼굴을 튼 사이임에도 처음 보는 사람이라 착각해버리는 일이 왕왕 있었다. 하지만 이 선배는 확실히 초면인 거 같고. 이 선배 얼굴 좀 반반하신데— 하고 생각할 무렵,
" 어라. 강하늘? "
—앗, 죄송. 시호가 재빠르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속으로 생각한다는 걸 그새 나불거리다니. 멋쩍은 듯 헛기침을 내뱉으며 시선을 돌린 시호는 곧 작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그, 해랑시 놀이터 대장님 강하늘? 물론 놀이터 대장님이란 호칭은 단순히 홍시호의 일방적인 라벨링일 뿐이었다만. 맞나? 아닌가? 두루뭉술한 의문이 시호의 머릿 속을 간질인다. 조금만 더 손을 뻗으면 잡아챌 수 있을 거 같은데, 구석탱이에 애매하게 걸린 기억이 자꾸만 시호의 신경을 쿡쿡 찔러대는 게 아닌가. 물어볼까? 혹시 해랑초 강하늘? 나랑 친구였던? 질문이 참 자기 중심적이다. 그러고보니 뭐라 물어보기도 애매하네. 혹시 해랑초 정글짐을 지배하던 강하늘씨가 맞습니까? 라고 물어보기엔, 서로의 정신과 몸이 너무 커버린 것이다.
" 어, 대박. 감사합니다. 원래 땡땡이 치는 사람들이 의리가 넘친대잖아요. 절대 함구. "
그렇게 바쁘게 머리를 굴리던 찰나, 웬 빵 봉지가 그의 앞으로 쑥 들어온다. 이 사람, 지금 내게 빵을 준거야? 해맑은 홍시호의 감사인사. 원래 먹을 거 주는 사람은 다 착한 사람이랬다. 되도않는 드립을 날리며 고맙게 빵을 받아든 홍시호는 잠시 고민하듯 입술을 달싹이곤, 조심스레 다시 입을 연다. 아무래도 머리가 근질대서 말이지.
" 여기 열리는 거 아는 사람들만 아는 시크릿, 뭐 그런건데. 진정한 해랑인이시네요. "
먼저 시시껄렁한 사담 좀 던져놓고. 시호가 능청스레 말문을 텄다. 사람을 만나고도 놀란 기색이 없는 걸 보니 아마 옥상에 자주 올라오는 모양이지. 그렇다면 앞으로도 종종 마주칠 일이 있을 거 같은데, 피차 프라이빗한 공간을 잃기 싫다면 친해지는 게 좋을 것이다. 시호가 살며시 상대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는 곧장 들이미는 본론.
" 근데 혹시 그, 해랑초 나오셨어요? 제가 옛날에 강하늘이란 애랑 친했거든요. 제가 지금 2학년이긴 한데 나이는 19살이라. "
시호가 톡톡 제 명찰을 건들대며 물었다. 나이가 동갑임을 밝히고도 존댓말을 놓지 않는 이유는, 혹시나 엄한 사람을 제 소꿉친구로 오해했을 가능성 때문이리라. 그런 머쓱한 상황이 온다면 빠르게 사과하고 도망쳐야지. 시호가 방금 받은 빵 봉지를 뜯으며 생각했다.
# 초등학교 이름은 일단 임의로 해랑초라 썼어!!!ㅠㅠ 무슨무슨 초가 있는지를 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