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453066> [ALL/일상/학원물] 해랑고 학생들 - 1. 3월은 새학기의 시작 :: 1001

◆FsxX/m0A.s

2022-02-12 08:56:58 - 2022-02-16 16:11:44

0 ◆FsxX/m0A.s (543jgNWZwk)

2022-02-12 (파란날) 08:56:58

입학한 신입생 여러분 환영합니다.
또한 새로운 학년으로 올라가게 된 2,3학년 학생들도 환영합니다.
모두 사이좋게 지내며 즐거운 학창생활 되기 바랍니다.



1. AT필드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하지 않습니다. 항상 서로 인사하고 사이좋게 지냅시다.
2. 참치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용합니다. 편파, 캐조종 하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3. 수위는 최대 17금까지로 과한 성적 묘사는 지양해주세요. 풋풋하고 설레는 고등학생다운 연애를 합시다.(연플은 3/11까지 제한됩니다.)
4. 느긋한 템포로 굴러갈 예정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5. 서로 다양한 관계를 맺어 일상을 풍성하게 해주세요.

시트스레 - >1596452092>
웹박수 - https://forms.gle/kimeuhWNpe8y7A3N9

971 태식주 (kUmSGsQDgU)

2022-02-16 (水) 12:38:52

모두 좋은 점심입니다

972 은우주 (VLJnmfsW8o)

2022-02-16 (水) 12:48:28

어서 와라! 태식주! 안녕안녕이야! 그리고 난 밥 먹으러 가볼게!

973 미나주 (XlB2uznDYY)

2022-02-16 (水) 12:49:29

태식주도 좋은점심이야~~~~~

은우주도 맛난점심 먹어~~~~

974 하늘 - 독백 (zKLBQCGiN6)

2022-02-16 (水) 13:10:19

나는 낯선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었다. 바보처럼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특별히 뭔가 하지도 않고 그저 벤치에 앉아있었다. 공원 이전에 이 공원을 행정 구역으로 포함하고 있는 동네 자체가 낯설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평소에 소리 강 건너편 까지 다녔던 기억이 없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무언가 확고한 목적이 있어서 이 공원에 온 게 아니라 단순히, 기분 내키는 대로, 발길 가는 대로 걸어가다 보니 이 공원에 도착한 것이다. 어디 까지나 그것 뿐이었다. 그럴 때 있잖아. 문득 평소에는 가보지 않았던 곳을 개척해보고 싶은 모험심이라해야할지. 그런 기분도 없잖아 있었다.

물론 그 탐험의 결과 도착한 곳이 평소 가보지 않았던 강 건너의 랜드마크나 핫 플레이스 같은 곳이 아니라 그저 고즈넉한 공원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재미없는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렴 뭐 어때, 나 혼자 온 건데.

잡념 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고즈넉] 고요하고 아늑하다. 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꽤 넓고 조용한 공원이었다. 아늑함을 넘어서 왠지 모를 공허함까지 느껴질 정도지만, 단순히 놀이기구가 적은 탓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쪽 구석에 그네와 자그마한 모래밭이 있을 뿐, 시소도, 구름다리도 심지어는 그네와 함께 공원 놀이기구의 표준이라 할 수 있는 미끄럼틀 조차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인 나에게 공원이라는 장소는 본래 좀 더 향수를 불러일으킬 좌표일지도 모르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오히려 그것과 완전히 반대의 감정이 일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혹은, 뭐랄까, 그런 게 아닐까. 옛날부터 설치 돼 있던 다양한 놀이기구를 위험성과 어린이의 안전을 지킨다는 빌미로 철거해 버린 형태?

확실히 요즘 공원에는 옛날에는 흔히 보였던 정글짐이나 구름다리 같은 놀이기구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 걸 생각하다 보면 내가 어린아이였을 무렵에는 여러 가지로 말도 안 되는 짓을 했구나.. 라는 감상이 스친다. 구름 다리 위를 걷거나 뛰어다닌 다거나, 정글짐 꼭대기에 다리 만을 써서 거꾸로 매달려 있는 다거나.

지금 자신의 몸이 멀쩡하다는 기적 같은 것을 통감하는 노스텔지어와는 다른 감각이 소름 돋게 뻗쳐왔다.

//점심시간 짬내서 독백 투척

975 미나주 (jWknHQg3Hw)

2022-02-16 (水) 13:31:09

놀이터에 정글짐 구름다리 회전무대가 있던 때는 그거였지~ 약한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살아남을수 없는 시대였지~~~~ 심지어 극기훈련처럼 미션놀이 할수 있는(대개 떨어지면 사망처리라던가 하는 룰로) 이상하게 생긴 구조물들도 많았으니까~

향수에 젖어들면서도 을씨년한 기분, 느긋하면서도 적적한 느낌이 좋아~~~

976 하늘주 (zKLBQCGiN6)

2022-02-16 (水) 13:38:41

그렇지,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놀이터에서 북두신권의 계승자가 나와도 이상할게 없을 정도로 야생적인 권왕의 시대였달까 😂

드러나는 TMI지만 활동성이 별로 없는 지금과는 달리 하늘이의 어린 시절은 구름다리나 정글짐을 타며 장난 칠 정도로 개구쟁이었네

감상해줘서 고마워~ 😊

977 태식주 (kUmSGsQDgU)

2022-02-16 (水) 13:40:32

으어어어 있을 랑가 모르겠지만 선관이나 일상 함 구해 봅니당

978 미나주 (jWknHQg3Hw)

2022-02-16 (水) 13:48:42

실상은 모래사장 유지비가 많이 들어 우레탄으로 도배해버리고, 놀이터 관리비용이 아까워 주민유치 목적로 주차장을 설치해버린 거라는 괴담이 있지~
그래도 개구진 하늘이 귀여웠을 거야~~~ 물론 지금도 귀엽고~~~

태식법사가 선관과 일상을 구하는구나~~~~
으음, 일단 난 일상 굴리는 중이고....... 선관은 어떤 느낌이 좋을지 잘 모르겠어~

979 하늘주 (zKLBQCGiN6)

2022-02-16 (水) 13:50:23

이른바 어른들의 사정이라는 괴담이네 ㅋㅋㅋㅋ 귀여워 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귀엽다는 말은 미나에게도 고대로 돌려주기 🥰

980 미나주 (jWknHQg3Hw)

2022-02-16 (水) 14:00:31

미나에게 귀엽다는 말을 돌려주면 머리 위에 커다랗게 물음표 하나가 뜰지도 모른다~~~ 🤭🤭🤭

981 하늘주 (zKLBQCGiN6)

2022-02-16 (水) 14:05:02

그렇다면 말을 고쳐서 어.. Kawaii~ 라고 말해주면 되려나? 😋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닐지도.)

982 태식주 (kUmSGsQDgU)

2022-02-16 (水) 14:10:41

>>980
귀엽다고 하면 머리..에 물음표... 메모...

983 미나주 (jWknHQg3Hw)

2022-02-16 (水) 14:10:55

그러면 물음표 하나가 더 늘어나버려~~~~~
게다가 귀여운 구석은 딱히 없다구???? 😏
아무래도 태식법사가 더 귀엽지~~~~~~ <<긴급회피!

984 태식주 (kUmSGsQDgU)

2022-02-16 (水) 14:11:50

?? : 야 너 좀 귀엽다?
태식 : 하 제가 좀 귀엽죠?

985 미나주 (jWknHQg3Hw)

2022-02-16 (水) 14:16:31

스스로의 귀여움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귀여움이다!!!!

986 하늘주 (zKLBQCGiN6)

2022-02-16 (水) 14:18:17

스킨헤드는 태식이의 아기같은 귀여움을 어필하는 수단이었던 건가..!!?!?! (아니다)

987 태식주 (kUmSGsQDgU)

2022-02-16 (水) 14:21:41

>>986
정수리 쪽에 잘보면 숨구멍이 있답니다 하하하

988 서우주 (ybiVUvATWM)

2022-02-16 (水) 14:23:47

점심먹고 다시 갱신할게~~! 다들 점심 맛있게 챙겼니~~~~ 😋

989 미나주 (jWknHQg3Hw)

2022-02-16 (水) 14:25:42

와기태시기~~~~~~~~~ 정수리에 숨구멍이라니 귀엽잖아????

서우주 어서와~~~~~ 날아라 슈퍼보드 멤버들 아직 못모았니? <<????

990 태식주 (kUmSGsQDgU)

2022-02-16 (水) 14:26:30

서우주 어서오세요!

991 미나주 (jWknHQg3Hw)

2022-02-16 (水) 14:26:40

나는 점심 먹었지~~~~~ 다른 참치들도 점심 먹었으려나~ 먹고도 남을 시간이긴 한데!!!!

992 서우주 (ybiVUvATWM)

2022-02-16 (水) 14:32:44

위에 언뜻 보고 왓는데 하늘이 독 백 세상에....... 디저트를 너무 거하게 먹어버렷어 배불러~~~~~

일상은 내가 시간상 무리고............ 선관은 딱히 생각나는게 없다~~~~! 태식주가 서우랑 선관 맺고 싶다면 열심히 고민해볼게 ☺️

암튼 태식주 미나주 안녕 반가와~~~~~~~ 날아라 슈퍼보드 멤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찬리 모집 중입니다 많은 지원 바랍니다~🥰🥰🥰🥰

993 태식주 (kUmSGsQDgU)

2022-02-16 (水) 14:43:22

>>992
선관 딱 정해졌습니다 ㅋㅋㅋㅋ 날아라 수퍼보드 맴버 모집 하는거로 ㅋㅋㅋㅋㅋㅋㅋ

994 연우-하나 (z4ysm0a17A)

2022-02-16 (水) 14:47:46

"아하하... 그렇게까지 뛰어난 건 아닌거 같지만-"

아마, 성향의 변화일까. 때때로 부럽다, 귀엽다 라고 이야기하던게, 이제는 계속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때, 도와준 것은 하나였으니까. 자신이 나쁜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하나가 정말 싫어한다면, 자신이 알아챌 수 있을테니.

"그리고 혹시 몰라, 계속 잘 자고 잘먹으면 어떻게 10cm가 훅 자랄지도?"

허황된 소리라고 생각될수 있지만, 중학교 1학년의 겨울방학때 급격히 자란 연우였기에 하나에게 그렇게 이야기해본다. 그러다, 어느새 강당에 도착한 걸 알고 주위를 둘러본다. 역시나 계속 해오던 행사라서 그런지 선배들 중 반절 이상이 떠들거나 폰을 보고 있는게 보인다. 뭐어, 당연하겠지. 머리의 색도, 각자의 개성도 꽤나 다양하기에 웬만한 것이 아니고서야 집중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선생님에게 찍히길 원하는 것도 아니기에, 행사의 시작전에 하나와의 이야기는 아쉽게 끊긴다.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 애국가 제창... 역시라면 역시일까, 집중 안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신입생 대표, 서해인의 선서가 시작됨과 동시에, 분위기는 달라진다. 해인의 분위기, 기세에 압도되어, 조용해지는 강당. 해인의 한마디 한마디마다, 완벽함이 표출된다. 아마도 해인 나름대로의 연습을 한 결과겠지. 역시나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역시 부반장이...에?"

서해인의 짧은 연설이 끝나고 그렇게 중얼거리려는 찰나,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해인이 하나의 소꿉친구라니, 처음 알았다. 그야, 해인과의 이야기는 계속 공부나 공적인 이야기만 했지, 서로의 소꿉친구같은 사적인 이야기는 하려 한적이 없었으니. 그래도 꽤나 의외이다. 전부터 아는 사이라니.

//늦은김에 조금 길게 적어봤어요-

995 은우주 (VLJnmfsW8o)

2022-02-16 (水) 14:48:52

(밥 먹고 좀 누워서 쉬고 TV를 보다가 다시 돌아오니 뭔가 날아라 슈퍼보드 멤버를 모집하고 있다.)
(태식법사님의 손오공은 누가 되는가.)

갱신할게!!

996 미나주 (jWknHQg3Hw)

2022-02-16 (水) 15:09:07

연우주 은우주 어서와~~~~~

997 은우주 (VLJnmfsW8o)

2022-02-16 (水) 15:09:48

미나주도 안녕안녕이야!

998 미나주 (jWknHQg3Hw)

2022-02-16 (水) 15:56:15

뭔가 대화체로 재미삼아 쓰다보니까 엄청 길어져버렸어!! 나한테 이정도로 글쓸 여력이 있었다니!!!!

999 서우주 (ybiVUvATWM)

2022-02-16 (水) 16:00:43

>>993 그게 선관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졸업전에 결성해보자구~~~!!! ☺️

티미스레 다들 많이 써주면 좋겠어서 갱신해봤다~~~~ 그리고 늦엇지만 연우주 은우주 안녕~~~~~!

미나주가 무슨 글을 쓴걸까 뭔데!!! 뭔데!!!! 나도 볼줄 아는데!!!!!!

1000 은우주 (VLJnmfsW8o)

2022-02-16 (水) 16:05:22

TMI스레의 TMI는 내가 아주 냠냠하면서 맛있게 먹을거야! 그리고 이제 1000이다!

1001 최 미나 = 嗣永 美菜子 (jWknHQg3Hw)

2022-02-16 (水) 16:11:44

- 어이~ 미나미나~ 잘 살아는 있고?
- 요새는 숨쉬기운동 좀 하냐?
- 타케, 넌 숨만 쉬잖아.
- 그런건 신경 쓰지좀 마라 짜샤,
- 그럼 저번에 빌려줬던 공책 돌려줘.
- 어... 그거~? 알았어~ 내일 줄게~
- 전혀 펼쳐보지 않은 사람의 말투닼ㅋㅋㅋㅋ
- 너 내일 등교 즉시 C반으로 와라.
- ...아니다. 학교 뒷뜰에 무덤 파놨으니 아얘 그냥 거기 미리 들어가있던가, 너 좀 묻어주고 수업 들어가게. ^^
- 암ㅋㅋㅋ맼ㅋㅋㅋ장ㅋㅋㅋ
- 그거 타케놈이 들어갈 자리였냐궄ㅋㅋㅋㅋㅋ
- 난 또 나무 하나 심는줄ㅋㅋㅋㅋㅋㅋㅋ
- 타카하시 타케루, 그는 참으로 게으른 남자였습니다.
- 캐비닛으로 관까진 안짜놓은거 보면 히메라기가 많이 참았나보네~
- ㄹㅇㅋㅋ
- 히메라기~ 교실 들어가기 전에 흙은 완전히 털고 들어가라~ 오늘 복도청소 내가 하는 날이니까?
- 시꺼 짜식들아! 누구 맘대로 들어가라 마라야!!!!!!

- 아직도 반응 없는거 보면 숨쉬는거 까먹은거 아님?
- 이녀석ㅋㅋㅋㅋㅋ 결국엔 죽었엌ㅋㅋㅋㅋㅋ
-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 인터넷 장례식을 치루면 된다고 생각해.
- 야, 까짓거 그냥 우리가 갈까?
- [원정 장례식 파티원 구함! - 한국행 (자비부담) 너만 오면 바로 출발~]

'(액정을 부수고 나오는 흰토끼 스티커) 안 죽었어.'

- 미나코씨 부활했닼ㅋㅋㅋㅋㅋㅋ
- 어이어이, 어떻게 된 일이야~ 저놈의 몸에 생기가 돌아오고 있지 않나~
- 그나저나 저 스티커 아직도 잘 쓰고 있네.

'응, 하나에가 사준거니까.'

- 이열~
- 유열~
- 오오~~~~
- 5555~
- 역시 그거냐? 히메라기랑 츠구나가랑 뭐 있는거 아님?
- 오늘도 꽃피는구먼, 새하얀 백합이...
- (식칼을 든 검은토끼 스티커) 아무래도 뒷뜰에 자리가 모자랄거 같네~
- 어? 무슨 일 있었음?
- 판사님, 저희집 고양이가 폰을 만졌습니다.
- 루리 너네집 강아지 키우지 않냐?
- 타케 때문이네. ㅇㅇ
- ㄹㅇ. 타케놈이 히메라기한테 필기노트만 제대로 줬었더라도 여기까진 안번졌음;;;;
- 니들은 내가 동네북이냐?!?!

'여전하네. 다들, 5년전하고 다를게 없어.'

- 알면 연락 좀 자주 달라고~ 직접 찾아가서 깜짝파티 하기 전에,
- 어? 그러고보니 츠구나가 곧 생일 아님?
- 아직 멀었어 임마~ 넌 뭐 한달도 넘게 남은 얘기를 벌써 하고 앉았냐?
- 짜샤! 한달 남짓밖에 안남은 거야~
- 너네들 다 아웃이야. 나랑 하나에만 갈거니까,
- 여자애들만 재미보겠다 그거냐~ 우리도 좀 존중해줘라~~~~
- 맞아~ 미나 관광지에서 산다며~ 방학때 들러서 나쁠건 없잖아?
- 나 작년에 가봤는데 개쩔더라
- ????
- ?????????
- 이게 왜 진짜임?
- (화난 갈색토끼 스티커) 헐, 배신맨. 우리집 로토가 짖고 있잖아.
- [히메라기 하나에 레이드 파티원 구함! - 반상회 (대국민사과) 너만 오면 바로 출발~]



그것은 분명 똑같은 하늘이었다.
화사하게 꽃피는 계절은 바람을 타고 흘러 그녀의 코를 간질이다 떠나가길 반복했고, 따사로운 태양 아래의 계절은 한껏 달아오른 열병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내 사라졌다.
수확의 금빛 물결에 젖어든 계절이 잠깐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다가도, 새하얗게 바래어 눈이 내리던 계절은 변함없이 그녀를 따뜻하게 품어주다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분명 똑같은 달이었다.
뜨고 지는 오차는 있을지 몰라도 어차피 그녀에겐 가까이 와닿지 않을 세차歲差였다.

하지만 분명 또다른 풍경이었다.
익숙하되 익숙하지 않은 장소, 속속들이 아는 곳이되 정작 길은 찾지 못하는 장소, 본적은 있되 가보진 않은 장소.
아름드리 나무에 기대어선 그녀에게 세번째 계절로 접어든 봄은 오늘도 어김없이 코를 간질이다 떠나갔다.

"헤아리지 않았던 계절이 그리워."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입 밖으로 흘러넘쳤을 뿐이다. 봄은 원래 그런 계절이니까,
끝.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