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디난드가 능력을 쓰려고 했지만 그 직후에 느껴지는 것은 다름 아닌 그가 동굴에 오기 전에 느꼈던 강한 어두컴컴한 이미지였다. 말 그대로 마음을 완전히 꽉 닫고 있는 느낌 뿐만이 아니라 강한 증오와 원망.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한 저주. 그 많은 것들이 강하게 섞여있었다. 한편 우주는 가짜 화연을 바라보며 그다지 관심도 두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도리도리 젓더니 이야기했다.
"...칼에 찔려본 적 없지? 아저씨. 그렇게 못 서 있어. 어설퍼. 되게 아파. 막 막 불타는 것 같아. 힘이 없고 막 되게 아프고 싫어. 그렇게는 절대 못 서 있어."
그 목소리는 7살 어린아이가 할법한 순수한 톤과는 거리가 멀었다. 너무나 차갑고 마음을 꽉 닫아버린 것이 분명해보이는 목소리를 끊으며 우주는 자신에게 설득을 하려는 듯한 유진과 퍼디난드를 바라봤다. 물론 유라는 화연의 말에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그의 목소리가 메아리 치듯 가만히 울렸을지도 모른다.
한편 우주는 자신의 양 옆에 나이프 두 개를 띄운 후에 함부로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그것을 정말로 빠르게 자신을 중심으로 원 형태로 회전시켰다.
"어차피 어딜 가도 마찬가지잖아." "어른들은 전부 위험하잖아." "어떤 어른이 그랬던지 무슨 상관이야. 경찰 아저씨 아줌마들도 다 똑같아."
"그래서 그 형이 이야기했어. 이 세상에 천벌이 내려서 어른들이 모두 죽게 될 거라고 말이야."
태연하게 입에 담는 말살. 그것은 이전 킹이 이야기했던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게 될 거라는 선언이 지금 아이의 입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신 님...이 이야기했어. 아무도 지켜주지 않으니까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키는 거라고. 매일매일 때리고 발로 차고 가방에 집어넣고 배고픈데 밥도 안 주고!! 엄마도 아빠도 다른 어른들도 다 미워. 다 없어졌으면 좋겠어! 경찰 아저씨, 아줌마들도 전부 다!!"
이상해. 그 여자가 굳이 이런짓을 아무런 의미없이 하고 있을까? 그녀는 눈을 가늘게 떴다가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를 향해가 아닙니다. 아이의 너머로. 즉 동굴 안쪽으로 아이를 지나쳐 가려고 하는겁니다. 회전하는 나이프야 그 근처로만 안가면 그만이고 만약 자신을 공격하더라도 패널로 막을 준비를 하며 지나쳐서 더 안쪽으로 향하려 합니다.
아이가 마음을 닫았다. 저 나이에 가지면 안 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퍼디난드는 선글라스 속의 눈동자를 드러내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라타토스크를 향한 증오 때문에 아이가 적대했을 것이다. 주먹을 쥔 손이 새하얘졌다. 칼에 찔린 적 있는 아이. 학대 받은 아이를 도와주지 못할 망정 이용해먹는 라타토스크, 어른, 그리고..
"어른 일이면 어른끼리 해결을 해야지 애를 사용해..?"
미친 사람들. 진짜 미친 사람들. 역겨워도 그게 적당해야지. 인간이길 포기했니 뭐니를 자랑으로 말하는 것도 멍청하고 열등한 족속들이 자기 머리 딸리는 걸 적당히 포장해 덮어 가리려는 자기합리화라고 쉽게 생각하고 넘겼는데.
"그럼 우리 우주는 뭐 때문에 똑같다고 생각했을까? 형이 그렇게 말해서 우주는 마음이 좋아졌을까?"
라타토스크는 무슨. 레전드 금쪽이만 모아뒀네.
"우리 우주는 아린 선생님도 죽었으면 좋겠어? 다 죽으면 우리 우주는 행복해질까?"
자신이 지키는 것임은 맞고 어른이 잘못하긴 했지만. 퍼디난드는 자신이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했다. 안 들어먹는다고 정신을 휘어잡을 수도 없고. 이래서야 능력이 쓸모가 없었다.
유진과 화연, 퍼디난드가 각각 설득에 나섰다. 허나 가장 우주가 반응을 보인 것은 다름 아닌 퍼디난드의 '아린 선생님'이라는 부분이었다. 그 말이 나오자 그는 순간 움찔하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물론 다른 이들의 말에도 반응을 안 보인 것은 아니었다. 에를 들면 '너도 아저씨야' 부분이라던가. 물론 거기서는 살짝 흘긴 눈빛을 보이긴 했지만. 아주 잠시의 흔들림이 있던 탓일까? 유진의 능력에 나이프 하나가 저쪽으로 넘어가긴 했으나 그럼에도 나이프는 계속 공중으로 떠오르려고 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우주 역시 익스퍼. 그것도 염동력을 사용할 수 있는 이였으니까.
"......."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살짝 숙인 7살 아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도저히 알 수 있는 게 없었다. 허나 곧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으며 우주는 악 쓴 목소리로 공격적으로 이야기했다.
"난 알아! 아린 선생님도 어른이니까 똑같잖아!! 어차피 여기로 데리고 온 누나도 우릴 나쁜 일에 쓰려는 거 알아! 그런데 그게 뭐!! 한번도, 한번도 내 말 같은 거 들어준 적 없어! 어른들은! 엄마도 아빠도 경찰 아저씨와 아줌마들도!! 그리고 나는 안 팔아먹었어!! 어른들, 어른들에게 험한 꼴 당하지 않도록 지켜준거야!!"
정보를 공유받았다면 아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아이는 학대 당해서 스스로 도망쳤던 아이라는 것을. 경찰이 출동했고 엄마와 아빠도 키우는 것을 포기하고 버려진 아이라는 것을. 그 반동일까. 적어도 우주의 눈에는 위그드라실 멤버를 신뢰하는 눈빛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연우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을 것이다. 허나 그 순간 그녀, 아니. 정확히는 모두의 익스파 탐지기에 S급 익스파가 포착되엇을 것이다. 이내 빠른 발소리와 함께, 뭔가가 연우를 스쳐지나갔다. 허나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그게 인간의 본질이란다. 우주야. 원래 사람들은 다 자기만 아는거야. 나도, 너도, 그리고 저기 있는 경찰들도 말이야. 세상에 남을 위하는 존재는 없어. 허나 그게 뭐가 나빠?"
이내 우주의 바로 뒤쪽에서 방금 전까지 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던 이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꾸몄던 유라의 모습이었다. 너무나 태연하고 여유롭게 서 있는 그녀는 가볍게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여줬다.
"하이~ 경찰 여러분. 이렇게 또 만나게 되었네. 하긴, 여기까지 오는 것은 대충 예상하고 있었거든. 나의 투명 능력을 알 수 있는 것은 익스퍼로 만드러진 경찰 팀 정도니 말이야. 아무튼 아주 가벼운 게임을 해볼까?"
이내 유라는 주머니에서 스위치처럼 보이는 뭔가를 꺼낸 후에 그 버튼을 꾹 눌렀다. 이어 우주의 등 쪽에서 째깍, 째깍하는 소리가 울렸다.
"어? 어? 어?"
"그 누구도 남을 위해서 움직일 이는 없어. 결국엔 자신의 안전과 이득이 중요한 법이야. 우주야. 잘 배워두렴. 자. 경찰 여러분. 앞으로 3분 후에, 우주의 등에 채워둔 작은 장치가 펑~ 하고 터지게 될거야. 솔직히 말해서 이 동굴이 무사할지도 난 잘 모르겠네. 뭐, 이 아이를 동굴 밖으로 빼내고 버린다면... 적어도 동굴은 무사할 수 있겠네. 어떻게 생각해? 하하하!"
".....?!"
그것은 명백히 위그드라실 멤버에게 주는 선택이었다. 어떻게 할 거냐는 도발이 포함되어있는 잔혹한 악의였다.
화연을 그를 노려보고는 유라에게 환각을 걸려고 시도했다. 최대한 저 타이머가 이른 시간에 폭발하는 환각을 걸어야한다. 실제로는 3초가 흘렀지만 타이머로는 4초가 흐른 것으로 보이게끔. 그리고 마지막에 터뜨리는 환각을 보여주고는 아이를 데리고 도망칠 계획이었다. 약 45초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어떻게든 되리라 믿었다.
" ... 그래 얼마나 무서웠겠니. 말하는 것조차도 공포에 질려서 한글자 입 밖으로 꺼내기도 힘들었을텐데. "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폭력이란 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그렇기에 우주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나 또한 가슴이 미어지는듯 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어느샌가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고 얼굴을 찡그리며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 여전히 역겹구나 넌. "
호리호리한 몸에 길게 늘어뜨린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객관적으로 아름답게 생긴 미모의 소유자이지만 그녀의 얼굴을 볼때마다 욕지기가 치밀어오른다.
" 인간의 본질이 아니라, 너의 본성이겠지 강유라. 뼛속까지 자기만 생각하는 소시오패스. "
그리고 들려오는 째깍거리는 소리. 그 소리는 우주의 등 뒤에서 나고 있었다.
" 너도 어릴 때는 얘처럼 살았으면서, 하나의 연민도 가지지 않는거야? 어디서부터 너가 틀어졌는지 모르겠다 유라야. 어릴적부터 너를 봐왔지만 어쩌면 내가 널 만났을때부터 넌 뒤틀려있지 않았을까? "
이를 갈면서 외쳤지만 달려들지는 않았다. 먼저 이 폭탄부터 제거하는게 급선무였으니까.
"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유라가 그렇게 쉽게 되게 해두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 일단 시도는 해봐야겠네요. "
연우씨의 말대로 일단 내 익스파로 폭탄을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대상이 되는 내 익스파라서 투명한 물체를 움직이는 것이 가능할지 가늠이 어려웠다.
마리는 종교를 믿지 않습니다. 마리에게 있어서 종교란 그저 인간이 인간을 조작하기 위한 시스템에 불과합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간에. 중요한 것은 신이니 뭐니 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실제 행동입니다. 그에 속한 사람들의 행동은 결국 무엇이 되었습니까?
"네, 증오를... 응어리진 감정을 풀어보렴. 쌓이고 쌓여 높은 감정의 성체. 지치고 상처 입은 가련한 어린 양에게는 구원을..."
증오란 매우 강력한 동기이죠. 사랑이라고 하는 감정 만큼이나. 감정이라는 것은 개별적인 상태가 아니에요. 사랑이 어디에는 있을 수 있다면 증오 역시 어디든 있으니까요. '악을 미워하는 정의' 라는 말은 어떠한가요? 결국, 미움과 분노로만 본다면 본질적으로는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입니다. 저것도 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 기재 입니다. 누구를 탓할 수는 없죠. 그리고 그걸 한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닙니다
저 아이를 행동을 바꾸는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적당히 말해주도록 할 용의가 있습니다. 솔직히 이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래, 그녀의 말은 옮아.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하지만... 이기적 이타주의라는 말을 한번 배워주렴. 전적으로 네가 원하고 네가 바란 것을 행함이 얼굴조차 모르는 타인에게 곧 모두를 위한 이득이 창출되는 일이 될 수 있어."
그래서 이 상황의 주모자인 여인의 행동, 그 후 이어진 것. 하, 이거 초침 소리인가요? 굳이 격발 방식을 기계식으로서 시간을 대략으로 예상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인가요? 친절하기도 하셔라. 당연하지만 이것은 반어법적으로서 마리는 생각했습니다. 말하는 것만 보면 시한 폭탄 계열 것 같습니다만 실제로 어떤 것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마리는 수많은 주변에 거미줄 마냥 퍼져나가 기어가는 가시덩쿨을 최대한 은밀하게 우주의 곁으로 근접하려 시도 했습니다. 그 뒤에 있을 무언가를 잡아채야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될까요?
화연이 무슨 말을 하던지 별 상관없다는 듯, 유라는 태연하게 미소지었다. 사실상 뭔가가 있다는 패를 꺼냈음에도 그녀는 너무나 침착하고 태연했다. 한편 우주는 순간적으로 패닉 상태가 되었는지 날뛰려고 했으나 마리의 가시덩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무서워도 가시덩쿨 속을 뛰어들 정도로 용기가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분명히 유라의 눈에 환각은 보이고 있겠지만 그녀는 너무나 태연했다. 오히려 해볼 거면 해보라는 식으로. 아니. 오히려 그녀의 시선은 연우와 유진에게 그대로 고정되어있었다. 연우가 등을 살펴보면 거기에는 뭔가 기계장치가 등에 부착되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상태에서 유진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려고 했고 그것은 정말로 태연하게 유진의 손으로 옮겨졌다. 그 순간이었다. 기계장치에서 플래쉬가 터졌다. 그것은 명백히 동굴에서 아이의 상의를 벗겨버리고 가시덩쿨 근처에 세워둔 장면을 '촬영'했다. 이어 유라는 보란듯이 자신의 핸드폰을 꺼낸 후에 방금 전 찍힌 사진을 보여줬다. 어느 순간 째깍째깍 소리가 사라진 것은 덤이었다.
"오케이.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전송!"
이어 그녀는 핸드폰 버튼을 꾹 누르며 그 사진을 어딘가로 전송시켰다. 물론 그것을 어디로 전송시켰는지까진 가르쳐주지 않았다. 뒤이어 아주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유라는 키득거렸다.
"아무튼 클라이언트가 따로 이야기 한... 그래. '신'이 지시한 것은 해냈고.. 이제 필요없어. 그런 애 따위."
"...네?"
"그러니까 필요없어. 네 가치는 이제 쓸모없어졌거든."
"....!"
그 순간이었다. 우주는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그 눈빛이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고 그 상태에서 몸을 웅크린채 마치 경련이라도 일어난 것 마냥 더욱 떨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유라는 피식 웃으며 유진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래. 나는 나만 생각해. 그게 뭐가 어때서? 연민? 왜 그런 것을 느껴야 해? 이 세상은 어차피 아무도 남을 위하지 않아. 그러면 자기 자신이 직접 자기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게 먼저야. 바보 같아. 남을 위하니까 손해 같은 것을 보는 거야. 이 아이도, 그 바보 같은 유치원 교사도, 그리고 너희들도 말이야. ...그러니까 나는 나만 생각해. 이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말이야."
이어 유라는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들었고 여유롭게 웃어보였다.
"그러면 여기까지 왔으니... 2번째 지시 사항을 시행해볼까? 자. 위그드라실 팀...이라고 했나? 너무 쉽게 무너지진 말아줘. 재미없으면 안되니 말이야."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은 드디어 유라 제압전이 이어집니다! 다들 수고했어요! 반응레스를 써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 그러도록 하렴. 지금의 너에게는 어쩌면 앞으로의 너에게도. 어떠한 말도 의미는 없겠지. 줄곧 네 곁에서 교활하게 속삭이던 독사와도 같이. 그 독이 네 몸에, 네 마음에 천천히 스며들어서. 그 고통만이 모든 것이였겠지."
마리는 우주의 반응에 그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이 상황에서 그 아이는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이제 그 아이의 모습에는 마리는 관심을 같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한들 지금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 아이를 도울수 있겠습니까? 어떤 방식으로요?
"적이지만... 그 편견을 활용한 수법은 칭찬할만해요. 그리고 이어질 당신의 작전에서도 그 편견이 핵심적으로 작용할 거에요. 그렇지 않나요?"
마리는 그러한 광경에서도, 아니 되려 그렇기에 슬그머니 손뼉을 치는 시늉을 해보이면서 살짝 눈웃음 지어 보이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건 참! 정말 크게 먹었습니다! 아무래도 뜬금없이 '폭탄'이라는 것이 이상하기는 했습니다. 마리는 정말로 폭탄인가? 의구심을 품기는 했습니다. 여기에 있는 다른 이들도 한 번 쯤은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심 같은 것 따위로는 별 행동의 도움이 안됩니다. 상황에서 어떠한 행동이든 빠르게 이어졌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결과입니다
이어서 굳이어 권총을 꺼내 들었다는 것은... 폭탄이 아니라는 것 의미라고 해도 되겠죠? 그 주제에서는 이만 벗어나고 싶습니다만...
"글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생각보다 재미 없이 놀이가 끝나게 될 수도 있겠지요. 혹은 더욱 흥이 날 수도 있고요. 획실한 것은 당신 말했던 것처럼... 당신의 놀이를 위해서는 아니라는 것 정도는 되겠죠. 당신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몰라도."
그렇게까지 내가 궁금하신걸까 싶었지만 하나뿐인 외동딸의 남자친구라는데 내가 부모님이어도 궁금하긴 할 것 같았다. 예전에도 남자친구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 내가 첫 남자친구인것 같기도 했고.
" 항상 감사합니다. "
분명 저번에도 날 태워다준 기사님인것 같다. 분명 운전 말고도 여러가지 일을 하시겠지. 괜히 나 때문에 일이 더 생긴건 아닐까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살며시 내 손을 잡아오는 연우씨의 손을 나도 꼭 잡아주면서 창밖을 잠깐 바라본다. 하지만 연우씨 집은 그렇게 먼 거리에 있는게 아니라서 금방 도착할테고 ..
" 저는 그렇게 자주 가는 편은 아니었네요. 가끔 생일파티 같은 곳에 초대 받으면 가는 정도? "
누군가의 집에 놀러가는만큼 나도 데려와야하는데 우리집은 누군가를 데려오기엔 좀 부적절한 곳이었으니까. 부적절하단 표현은 좀 별로일지도 모르지만 나 자신이 꺼려졌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래서 난 주로 밖에서 노는 편이었고.
" 연우씨 오늘은 들떠보이는걸요. "
기분이 좋으면 저렇게 살랑살랑 몸을 흔드는 버릇이 있다는걸 이젠 알고 있다. 나랑 집에 놀러가는게 좋은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웃어준다. 금방 연우씨 집에 도착했고, 문을 열고 내리려다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는 것을 보고선 역시 이런건 적응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면서 차에서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