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 하늘에는 운명에 집어삼켜진 무지개 난 희망을 버렸지만 내일은 방황하지 않을거야 비록 내일이 지옥이더라도/clr> <clr #000000 #000000>난 기꺼이 기어가보이겠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페로사는 아예 숫제 바 옆으로 돌아나와 아스타로테에게로 후다닥 다가와서는, 아스타로테가 바 스툴에 도착하기까지 그녀를 부축해주었다. 이렇게 페로사의 부축을 받자니 어째 옛날 어느 한 장면이 생각나는 것도 같다. 그녀에게 부축받거나, 그녀를 부축하거나 한 적이 몇 번인가 있지 않았던가. 좋은 시절-이라고까진 못해도 재밌는 시절이었더랬다. 페로사의 냄새가 난다. 하얀 양복을 차려입고 새빨간 마스크를 쓰고 있던 그때도 페로사의 머리에선 이렇게 옅은 시트러스향이 났더랬다. 데킬라에 입맛을 들이기 시작했던 때도 대충 그 때 언저리가 아니었을까.
그래, 생각해보면 아스타로테는 이미 페로사가 한 번 변하는 순간을 겪었지 않은가. 그 하얀 양복도 벗어버리고 마스크도 어딘가 벗어던져버리고 거친 면 셔츠에 허름한 청바지를 입고 앞치마를 둘러맨 채로 온 안면에 쾌활한 미소를 짓던 그 순간도 아스타로테에게는 충분히 기억에 남을 만한 변화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아스타로테를 부축한 채로, 그녀를 스툴에 앉혀주었다.
"지쳐보이네." 위스키에 앞서, 아스타로테의 앞에 코스터가 깔리고는 시원한 얼음물이 한 잔 따라졌다. "일단 목부터 좀 축여." 랙에서 'NO REMORSE'라는 상표와 모닥불 앞에 혼자 걸터앉은 사람을 도식화한 심볼이 그려진 위스키 병을 꺼내며 페로사가 덧붙였다.
"옷차림은- 내가 어딜 가긴 어딜 가겠어. 그냥 기분따라 입어봤을 뿐이야." 페로사는 병을 든 채로 자기 옷차림을 한 번 훑어보았다. "역시 별로지?" 하면서 그녀는 글라스 선반으로 손을 뻗었다. 아니 뻗다가 말았다. 고개를 숙이고 양 손에 얼굴을 파묻은 아스타로테가 고개를 들 수 있을 때까지, 페로사는 아스타로테를 걱정 가득한 얼굴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것도 캐묻지 않았다.
>>937 (문득 코끝에 다가오는 익숙한 향기. 평소보다 좀더 짙게 다가오는 시트러스 향이다. 얼굴에 와닿는 곱슬곱슬한 질감은, 평소에 그래본 적이 없어서 좀 낯설지도.) 페로사: (머리채 잡힌 채로 눈을 깜빡이며 에만을 돌아본다) 페로사: (이내 눈웃음을 지으며 쓰담담)
제롬, 포레, 르노브가 서로를 발견한 것은 아마 동시였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그런 험악한 살기는, 셰바에 살고 있으면서도 쉽게 겪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잠깐, 기다려."
문이 닫히기 직전, 턱 하는 소리와 함께 문 틈으로 발과 손이 비집고 들어왔다. 제롬, 그의 손과 발이었다. 닫히려는 문을 힘으로 지탱하여 억지로 닫히지 않게 만들고는 문 틈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평소라면, 이대로 그냥 갔겠지. 꺼지라는 말을 듣고도 꾸역꾸역 얼굴을 들이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조금 달랐으니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벨라, 벨라는 어디있지? 혹시 잘못된 건 아니지?"
다급히 묻고는 포레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제롬의 눈빛에서 걱정이 묻어나왔을까. 그 둘이 왜 자신에게 험악한 살기를 보냈는지 대충 직감했음에도, 지금은 아스타로테의 신변이 더 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