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질 것 같이 미칠 것 같이 괴로운 밤에는 몰래 안고 아무도 없는 방 네가 없는 방 괴로운 밤에는 그렇게 중얼거렸어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미카엘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배로 예민했다. 그로스만이 연관되었을 가능성을 수도 없이 생각했다. 그로스만이 눈치챈다면 자신을 끌고 갈 것이다. 그때도 그랬으니까. 미카엘이 웃었던 것은 히스테릭에 가까웠다. 누군가의 상처를 헤집는 것은 스트레스를 뱉어내는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혼자만의 오해와 불안은 치솟았지만 의뢰인을 죽여버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불안함을 뱉어내고 났을 때,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는 말이 미카엘의 이성을 팽팽하게 조여 당겼다.
"다 아는구나. 그렇지?"
눈앞의 사람은 꼬아내어 자극했던 질문에 명백하게 답했다. 다시금 에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앞서 서술하였듯 오늘은 사고 치기 좋은 날이었다. 쓸데없는 말을 뱉고 싶은 날, 이유 없는 반항심이 드는 날. 에만은 카페의 푹신한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일단 널 찔러봤던 건 사과할게.. 최근에 했던 거래가 있던지라.. 새어나간 줄 알고 의심했거든. 네가 많은 걸 안다고 했으니 들켰다간 너나 나나 어떻게 될 지도 알겠지..?"
그러니 하문하라. 용왕은 그리 말했겠지만 미카엘은 그렇지 않았다. 둘 다 셰바에서 난 것은 맞지만 타고난 것은 달랐다. 적어도 미카엘은 겨울의 품격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가면 너머의 눈과 마주하려는 것을 거절하지 않으며, 짓씹듯 뱉는 말에는 작게 웃었다. "어지간히 두려운가 봐. 나도 형제라고 부른 건 조금 후회하는지라." 하고 혼잣말을 뱉곤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뗐다.
"네가 아는.. 당 씨, 그래.. 당 씨이자 용왕이라 불리는 오만불손한 녀석은 아직도 돼지를 좋아하지."
가면 속 겨울이 호선을 그었다.
"최근에는 조금 더 그 기질이 심해져 돼지를 잃는 날엔 자식을 잃었다며 울다 실신할 정도고. 사과의 의미로.. 그래, 무얼 더 묻고 싶어, 추가금은 받지 않을 테니 무엇이든 물어봐도 좋아."
당신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란 단어는 문장 그대로의 뜻을 담고 있었다. 나는 인간을 어떻게 하면 가장 기괴하고 흉측한 형태로 만드는지 알고 있습니다. 거울을 보고 차라리 죽여달라 비는 사람들을 공장에서 그러하듯 양산하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나는 목숨을 질기게 만들어 붙여놓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고자 혀를 깨물어도 끝끝내 혀가 덜렁거리는 채로 평생을 살아가도록 하는 법을 알아버렸습니다. 한숨을 쉬며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이 천장 너머에는 붉은 하늘이 자리잡고 있다. 나는 어찌하여 알지도 못하는 푸른 하늘에 얽매여있나. 이 모든 고뇌는 결국 내가 충분히 악하지 못하여 일어났다. 내 유약함이다.
"에만 씨라 하셨지요, 저도 에마논*이라 개명할까 고민중이던 참인데..."
허탈히 웃었다. 고개 바로 했다. 제발 우리가 같은 배에 탔다고 해줘. 이 시덥잖은 농에 웃어줘. 용왕 앞에 끌려가느니 차라리 죽을 테다.
"용궁의 주인께서는 저를 압니다. 아마... 아마도. 제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까지도."
초조하게 손을 깍지끼려다가, 에만의 말이 귀에 박혔다. 그 자가 돼지를 아낀다고. 그 작자가, 돼지를. 자식처럼. 돼지를 자식이라 말한다고. 역겹다. 역겨워 참을 수가 없다. 나는 아직도 천장에 붙어 손톱으로 긁어대던 지옥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는데, 당신이 눈물을 흘린다고. 헛구역질이 나왔다. 입을 틀어막았다. 나는 충분히 악하지 못하여... 이 모든 것이 지나치게 과하다. 잦은 기침을 했다. 생리적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